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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루니 스캔들, 맨유에게 '최대의 고비'

 

잉글랜드 축구가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스캔들 때문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잉글랜드의 일요판 신문 <선데이 미러>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루니는 지난해 7월 부터 4개월 동안 매춘부 제니퍼 톰슨(21)과 외도를 했다. 톰슨과 7번의 성관계를 가졌으며 한 번의 만남에 1000파운드(약 180만원)을 제공했다. 당시 루니의 아내 콜린은 임신중이었다"고 보도하면서 루니의 스캔들이 공개적으로 알려졌고 선수 본인이 시인했습니다.

결국, 루니는 대표팀 및 가정에서 모두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현재 대표팀 일정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 원정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도덕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논란을 빚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루니는 콜린과의 이혼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언론에서도 이혼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5일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에 의하면 루니의 스폰서 손실 및 이혼 위자료는 총 1억 파운드(약 1811억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루니의 스폰서를 맡는 나이키는 여전한 후원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루니는 지난 2004년 7월 여성 3명과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콜린과의 결별 위기에 처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콜린이 너그럽게 용서하면서 위기를 넘겼지만, 이미 결혼한 상황에서 또 다시 스캔들로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에 콜린의 마음이 불편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콜린과의 관계가 정리되기 이전까지는 루니의 심리가 매우 불안정 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 부진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루니로서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을 것입니다.

물론 루니는 그동안 축구장 안에서 또는 밖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그라운드에서는 변함없이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루니의 마음을 잡아줄 수 있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믿음감이 넘칩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루니가 스캔들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데다 이혼까지 예상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콜린을 잃을 수 있는 심리적 공황에서 벗어날지 미지수입니다. 만약 그것을 이겨내더라도 언제쯤 치유될지는 의문입니다. 루니에게 있어 콜린은 12세부터 함께했던 소꼽친구였기 때문에 내적인 마음이 흔들리기 쉬우며 지금까지 일으켰던 구설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루니 의존도'가 두드러졌던 맨유에게는 전력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팀 전력에서 가장 막중한 역할에 있는 선수가 축구 외적인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데다 이혼 위기에 따른 심리적 마음이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만큼의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하기에는 선수에게 부담이 가중 될 것이며 팀의 성적 향상에 지장이 따를 수 있습니다.

맨유의 문제점은 루니와 더불어 공격의 파괴력을 주도할 수 있는 옵션이 없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두드러진 문제였지만 구단주의 재정난으로 대형 공격 옵션을 영입할 여건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루니에게 기댈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베르바토프-나니가 이전 시즌과 전혀 다른 파괴력을 선보이며 맨유 공격의 새로운 주축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아직은 '꾸준함'이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맨유는 여전히 루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며, 루니의 존재감 및 활약상에 따라 팀의 경기력이 엇갈리는 불안 요소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맨유에게는 루니의 스캔들이 올 시즌 행보를 가늠하는 '최대의 고비'에 몰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루니가 평소의 폼을 발휘하면 팀 전력에 걱정이 없겠지만, 스캔들 충격을 이겨내지 못해 심리적 공황에 빠지면 팀의 경기력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유력하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지도자로서 제자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불어넣으며 그라운드에서의 맹활약을 이끌어내야 하는 숙명에 봉착했습니다. 더욱이 루니는 남아공 월드컵 부진의 악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의 역할이 막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루니는 올 시즌 골에 대한 역할보다는 이타적인 경기력에 치중하며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에 힘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발목 부상 이후 걷잡을 수 없는 골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에 올 시즌 초반에는 경기력 향상을 통한 슬럼프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타겟맨으로 쉐도우로 전환하면서 베르바토프의 골 생산을 키우는 헌신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경기 내용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이 중요하기 때문에 루니가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함이 없지 않습니다. 여기에 스캔들까지 더해지면서 루니의 슬럼프 탈출을 단기간에 기대하기에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지난 2007년 9월 집단 난교 파티로 물의를 일으켰던 호날두-나니-안데르손을 용서하며 맨유의 오름세를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맨유는 슬로우 스타터로 고전하면서 라이벌 아스날의 시즌 초반 고공행진을 허용했고 경기력이 이전 시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더욱이 호날두는 포츠머스와의 시즌 2라운드에서 박치기 파울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시즌 초반 행보가 좋지 못했고, 안데르손은 8월 말 선덜랜드전 부진 및 잦은 결장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 먹튀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나니-안데르손을 맨유의 미래를 이끌 기대주로 낙점했기 때문에(호날두는 2009년 떠났지만) 세 선수에 대한 기를 실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 선수의 경기력을 믿으며 더 이상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세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출중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그 여파는 맨유가 가을부터 걷잡을 수 없는 오름세를 타며 2007/08 시즌 더블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특히 호날두는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동시 득점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3년 전의 사례를 놓고 보면, 퍼거슨 감독은 루니의 심리적 마음을 다스리며 맨유의 오름세를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루니는 퍼거슨 감독을 믿으며 그라운드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스캔들을 이겨내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맨유에게는 지금 이 시점이 중요한 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니가 퍼거슨 감독의 힘을 얻으며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지, 맨유가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지, 아니면 루니-퍼거슨 감독-맨유가 서로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