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오는 11일 A매치 나이지리아전에 출전할 25명의 '조광래호 1기'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치열한 신인왕 다툼을 펼치는 지동원(전남) 윤빛가람(경남)을 발탁했으며,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끈 홍정호(제주) 김영권(FC 도쿄) 김보경(오이타) 김민우(사간 토스)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에서 제외되었던 곽태휘(전남) 황재원(수원) 이근호(감바 오사카)도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가장 주목할 것은, 대표팀 명단에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의 이름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두 선수는 전임 감독 체제였던 허정무호에서 대표팀 발탁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노장 공격수들입니다. 하지만 이동국은 남아공 월드컵 2경기에 조커로 출전했으나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고 안정환은 단 1분도 뛰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두 선수는 나이가 많은 30대 노장들입니다.(이동국 31세, 안정환 34세) 조광래 감독이 영건 발탁을 통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세대교체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두 선수는 '세대교체의 희생양'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어쩌면, 이동국과 안정환은 앞으로 대표팀에서 못보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운재처럼 나이지리아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조광래호 1기 명단에 이름을 내밀지 못한 것은 지도자가 추구하는 철학과 맞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발표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는 축구를 운영하려면 좀 더 마음이 움직이고 스피드를 가진 공격수가 필요하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와 거리가 있다는 점도 (대표팀) 탈락 이유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동국과 안정환은 조 감독이 원하는 '빠른 축구'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기술적이고 빠른 축구를 선호하며 안양-경남 사령탑으로서 영건들을 집중 육성했던 것 처럼 젊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깊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은 고질적으로 움직임이 취약하며 안정환은 예전보다 스피드가 느려졌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실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며 나이가 많습니다.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대표팀 사령탑에 뽑힌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옵션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동국과 안정환은 그 기준에 적합하지 못했죠.

이동국 같은 경우에는 다시 대표팀에 발탁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31세인데다 K리그에서 꾸준히 골을 넣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표팀 자원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죠.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 출신이기 때문에 2011년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칠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동국의 움직임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부터 올해 남아공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12년 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문제점입니다. 컨디션이 좋았던 시기에는 2선과 최전방을 활발히 넘나들었지만 그것이 꾸준하지 못했고 다른 경쟁 자원보다 부족했습니다. 젊은 선수를 선호하는 조광래 감독을 흡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안정환은 전반적으로 전성기 시절보다 기량 저하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조광래 감독을 흡족시키지 못합니다. 젊은 나이의 테크니션형 공격 옵션들이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는 현 시점에서 앞으로 대표팀에 뽑히게 될지 의문입니다. 90분을 충분히 뛸 수 있는 체력도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허정무호의 슈퍼조커로서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본선에서 벤치만 지켰다는 점에서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조광래 감독이 19세 영건 지동원을 대표팀에 포함시킨 것은 앞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공격수를 뽑겠다는 의지를 표현합니다. 지동원은 전남의 4-2-3-1에서 좌우 윙어 및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원톱 슈바와의 공존 때문에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을 뿐 실제 포지션은 타겟맨입니다. 경험 많은 선수 못지 않은 능숙한 경기 운영 및 박스 안에서 골을 넣는 본능이 뛰어난 선수로서 대표팀에서 성장을 거듭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동원으로서는 조광래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대형 공격수로 착실히 성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지동원의 합류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아약스) 손흥민(함부르크)가 언젠가 대표팀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칩니다. 지동원-석현준-손흥민은 10대 후반의 공격수로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되는 영건 공격수들이며 이들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한국 축구가 2002년 황선홍과 작별한 이후 이렇다할 대형 공격수를 보유하지 못했거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불안했던 행보를 거듭했음을 상기하면 지동원-석현준-손흥민에게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 결정체는 대표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K리그에서 활약중인 지동원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면서 석현준-손흥민의 대표팀 차출을 언젠가 실행할 것이 틀림 없습니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입지를 키우려면 기존 공격수들이 희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화살은 결국 이동국과 안정환에게 타겟이 됐습니다. 그동안 10년 넘게 대표팀과 정이 들었던 이동국과 안정환은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줘야 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의 동맥 경화를 위해서는 두 선수의 제외가 마냥 아쉽지 않습니다. 조광래호가 거침없이 성장하려면 이동국-안정환의 존재감을 지울 수 있는 젊은 공격수가 반드시 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조광래 감독의 과제이자 숙명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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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찰리버드 2010.08.05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은 참 빠르네요
    안정환과 이동국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줄때가 되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손흥민이나 석현준의 활약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효리사랑님 잘보고 갑니다.

  2. 주작 2010.08.0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쉽지 않은 문제군요. 잘 보고 갑니다. ^^

  3. 임현철 2010.08.05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네요.

  4. 쿠란 2010.08.05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동국은 아시안컵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끝으로 은퇴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조광래 감독이 쓰리백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한던데 과연 어껗게 될지 ..........

  5. 빛이 드는 창 2010.08.05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고 서운하고 그렇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길을 터 주는게 당연해보입니다.

  6. 주미사랑 2010.08.05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무십일홍 .. 이라지만 이동국선수는 아직 8일쯤 된 것 같습니다. 아직은 유용한 자원일텐데요.

    국내파선수들 중에서도 리드해줄 베테랑이 몇몇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경력을 따지면 괜찮은 카드아닐가요? 아시안컵까진 유용하게 쓰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젊은 세대로 교체되는 건 굉장히 고무적이네요.

    추신 : 본인 의사는 잘 모르겠지만 괜찮다고만하면 안정환선수도 은퇴할 기회를 주면 좋을텐데요.

  7. 2010.08.05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안타깝긴하지만... 2010.08.05 2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4년 월드컵을 생각하자면....젊은 피 수혈이 필요로 한다고 봅니다......

    두선수 모두 대단한 선수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서 이젠 좀더 먼 미래를 보아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조광래 감독님이 3백을 사용하겟다고하는건 사실인가요 ?

    긍깨 그.....기존의 포벡라인은 없에고 올 3백을 상용하겟다는 뜻인지 아니면 4백을 운영하대

    경기도중 전술과 각 상황에 마춰 3~4백을 바구며 운영하겟다는 뜻인가요 ?

    개인 적으론 4백을 포기 안햇으면 하는 바램이 ㅠㅠ;

  9. 그라운드지기 2010.08.06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0년 월드컵을 끝으로 결국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많은 노장선수들이 떠나가는 겉 같네요...
    이운재 선수도 그렇고.. ^^ 아쉬움도 남지만, 향휴에도 어떤 역할로서든 좋은 모습 볼수있길바래요~^^;

  10. 샤샤 2010.08.17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동국은 아직 대표팀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오히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노리는거 같더군요.

    근데 조광래호에서는 조금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조광래가 짤리고 김호곤호가 되어야 이동국이 나설 기회가 있을 겁니다.

    어차피 조광래가 4년씩이나 계속 할 수 있을거 같지는 않으니 기회는 곧 오겠죠.

  11. 소사랑 2010.10.07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정환선수의 팬으로서 국대 은퇴식,,은퇴경기,,를 못보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허감독에게 감정이 좀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