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이적 시장의 화두는 '월드컵 스타' 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이적 시장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죠. 이적설로 주목받는 선수 입장에서도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월드컵 스타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월드컵 스타를 통해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여 팀의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팀들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모두 실패했던 부진을 올 시즌에 벗어나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되면서 대형 선수 영입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로 주목받는 월드컵 스타 16명을 정리했습니다.
1. 루이스 파비아누(1980년 11월 8일생, 세비야, 국적 : 브라질, 포지션 : 공격수)
파비아누는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원톱을 맡아 5경기 3골을 넣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3골 중에 1골은 손을 이용한 장면이었고 북한전-포르투갈전-네덜란드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힘으로 제압하는 파워풀한 몸싸움 및 강력한 헤딩슛, 골문 안에서의 감각적인 골 냄새를 두루 겸비하며 정통파 공격수로서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비록 세밀함이 떨어지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거구 수비수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개인 역량은 출중합니다. 지난 시즌 폼이 떨어졌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보다는 프리미어리그 유형에 어울리는 공격수로 손꼽히며 최근 토트넘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 하울 메이렐레스(1983년 3월 17일생, 포르투, 국적 : 포르투갈, 포지션 : 수비형 MF)
메이렐레스는 월드컵 본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심을 두는 경기를 치렀습니다.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상대 측면 공격을 봉쇄하면서 포르투갈의 역습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았죠. 주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박스 투 박스의 역할을 맡아 세밀한 커팅 및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날리며 공수 양면에서 구김살없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본선 2차전 북한전에서는 연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 중원 뒷 공간을 활발히 파고든 끝에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팀의 7-0 대승의 물꼬를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첼시로부터 1500만 파운드(약 274억원)의 이적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베슬러이 스네이더르(1984년 6월 9일생, 인터 밀란, 국적 : 네덜란드, 포지션 : 공격형 MF)
스네이더르는 지난해 여름 부터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던 선수였습니다. 루니의 득점력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도우미로서, 전성기 시절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을 펼쳤던 스콜스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었죠. 퍼거슨 감독은 스네이더르의 맨유 이적설을 부정했지만, 로번이 얼마전 스네이더르의 맨유 이적을 예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여전히 유효하게 됐습니다.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 및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실버볼까지 획득했던 스네이더르가 만약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면 강팀끼리의 예측불허 판도가 예상됩니다.
4. 사미르 한다노비치(1984년 7월 14일생, 우디네세, 국적 : 슬로베니아, 포지션 : 골키퍼)
한다노비치는 월드컵에서 슬로베니아의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여 3경기 3실점을 허용했지만 동물적인 감각에 의한 선방으로 위기 상황을 스스로 이겨냈던 선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여러 차례 슈퍼 세이브를 거듭하며 슬로베니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견인했고 선방시의 순발력이 빠릅니다. 풀럼의 슈왈처와 더불어 아스날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이적 시장 행보가 주목됩니다. 아스날은 알무니아-파비안스키의 불안한 선방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벵거 감독이 한다노비치를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5. 루카스 포돌스키(1985년 6월 4일생, 쾰른, 국적 : 독일, 포지션 : 공격수-왼쪽 윙어)
포돌스키는 과거보다 득점력이 떨어진 아쉬움이 있지만 왼쪽 윙어로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과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골 4도움에 그쳤지만 그라운드를 밟았던 27경기 모두 주전으로 활약했고, 날렵한 순간 스피드와 강력한 왼발 크로스를 앞세워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에 치중했습니다. 최근 맨시티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어, 벨라미의 경쟁자 또는 토트넘 이적설에 직면한 벨라미의 대체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수로 뛸 수 있어 아데바요르-테베스와 다른 컨셉의 공격력을 내뿜을 수 있습니다.
6. 박주영(1985년 7월 10일생, AS 모나코, 국적 : 한국, 포지션 : 공격수)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의 두드러진 성장과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유연한 움직임 및 빠른 돌파력을 과시했습니다. 리버풀-풀럼-에버턴-애스턴 빌라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아일랜드 축구 영웅 토니 타운젠트가 지난 5일 잉글랜드 <ITV>를 통해 900만 파운드(약 168억원)의 이적료 가치가 있다는 소개를 받았습니다. 특히 리버풀, 에버턴은 주전급 공격수가 절실한 상황이며 박주영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콤브 감독이 박주영의 이적설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지금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임엔 분명합니다.
7. 혼다 케이스케(1986년 6월 13일생, CSKA 모스크바, 국적 : 일본, 포지션 :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
혼다의 이적설은 국내 여론에서 뜨겁게 불거지고 있지만 언론 기사가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축구팬들의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맨유, 맨시티, 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을 비롯해서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마르세유에 사우디 이적설 등 웬만한 축구 스타보다 이적설이 광범위합니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진출로 주목을 받는 월드컵 스타임엔 분명합니다.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와 거친 몸싸움에 적응할지는 의문이지만 역동적인 공격 패턴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날카로운 킥 능력을 장착했습니다. 유럽 축구에서 괄목할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8. 앤서니 아난(1986년 7월 21일생, 로젠보리, 국적 : 가나, 포지션 : 수비형 MF)
아난은 가나의 월드컵 8강 진출을 공헌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출중한 홀딩 실력을 뽐냈습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세밀한 태클과 저돌적인 압박으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본선 5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팀 내에서의 입지가 굳건했습니다. 전방으로 연결하는 정확하고 간결한 패싱력으로 가나 공격의 젖줄 역할을 도맡으며 부상으로 월드컵에 불참했던 에시엔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웠습니다. 2년 전 부터 맨유의 러브콜을 받았으며 한때는 아스날과 블랙번의 영입 관심을 가졌고 최근에는 월드컵 맹활약에 힘입어 첼시까지 영입전에 가세했습니다.
9. 루이스 수아레스(1987년 1월 24일생, 아약스, 국적 : 우루과이, 포지션 : 공격수)
수아레스는 8강 가나전에서 상대팀의 골을 손으로 막았던 불미스러운 실수를 범했습니다. 하지만 본선 3차전 멕시코전 1골, 16강 한국전 2골을 통해 골 냄새를 잘 맡는 선수임을 실력으로 입증했습니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33경기 35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진가까지 더해지면서 맨유와 첼시의 영입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한국전 종료 후에는 박지성에게 다가가 유니폼 교환을 제의하면서 맨유 이적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게 됐습니다. 맨유 입장에서도 루니와 더불어 박스 안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가 절실하기 때문에 수아레스의 올드 트래포드행이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10. 에디슨 카바니(1987년 2월 14일생, 팔레르모, 국적 : 우루과이, 포지션 : 공격수-오른쪽 윙어)
카바니는 남아공 월드컵 이전부터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영입 대상으로 꼽혔던 선수였습니다.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13골을 넣으며 팔레르모의 5위 도약을 이끈 에이스로 활약했던 영향이 컸습니다. 넓은 활동 반경과 날카로운 침투 능력을 자랑하는 기동력이 뛰어난 공격 옵션으로서 공격수와 오른쪽 윙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포를란-수아레스와 더불어 우루과이의 4강 진출을 공헌했으며 토트넘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토트넘의 측면 자원이 강하다는 것을 미루어보면 디포의 새로운 파트너로 등장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11. 하미레스(1987년 3월 24일생, 벤피카, 국적 : 브라질, 포지션 : 오른쪽 윙어-수비형 MF)
하미레스는 브라질의 멀티 플레이어이며 월드컵에서 오른쪽 윙어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동시에 소화했습니다. 빠른 발을 앞세운 측면 돌파를 앞세운 연계 플레이를 유도하며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가투소를 보는 듯한 중원에서의 왕성한 움직임과 강력한 체력을 통해 상대팀의 중앙 공격을 차단할 수 있으며 공수 전환이 빠릅니다. 첼시에서 발라크(현 레버쿠젠)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체자원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에시엔의 홀딩 역할까지 대신 도맡을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시스템을 선호하는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 활용폭을 높일 수 있는 미드필더로 손꼽힙니다.
12. 사미 케디라(1987년 4월 4일생, 슈투트가르트, 국적 : 독일, 포지션 : 수비형 MF)
독일의 케디라도 하미레스와 더불어 첼시의 발라크 대체자로 거론되는 선수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발라크의 부상 공백 걱정을 완전히 떨쳤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왕성한 움직임과 안정된 수비 밸런스를 앞세워 독일의 중원을 견고하게 지켰습니다. 상대 공격을 적극적으로 끊는 세밀함을 강점으로 삼고 있으며 지능적인 위치선정과 커버 플레이를 통해 살림꾼 역할을 충실히 도맡을 수 있습니다. 189cm의 장신으로서 공중볼 처리에 능하며 다부진 피지컬을 자랑합니다. 발라크보다 득점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지녔습니다.
13. 제르비뉴(1987년 5월 27일생, 릴, 국적 : 코트디부아르, 포지션 : 좌우 윙어)
제르비뉴는 어깨까지 닿는 긴 머리에 이마를 넓게 벌리는 5대5 가르마 때문에 월드컵에서 유명해진 선수입니다. 지난해까지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에서의 공헌이 부족했지만, 지난 시즌 프랑스 릴에서 32경기 13골 4도움을 기록해 2008/09시즌의 33경기 6골 3도움보다 파괴력이 향상되면서 다득점 윙어로서의 진가를 뽐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월드컵 본선 3경기 중에 2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고 감각적인 발재간과 민첩한 움직임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베나윤을 첼시로 보냈고 카위트를 인터 밀란에 넘길지 모를 리버풀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왕성한 움직임을 선호하는 호지슨 감독의 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4. 그레고리 판 더르 비엘(1988년 2월 3일생, 아약스, 국적 : 네덜란드, 포지션 : 오른쪽 풀백)
판 더르 비엘은 지난해까지 헤이팅아와의 오른쪽 풀백 경쟁에서 밀렸지만, 헤이팅아가 센터백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자신의 재능을 월드컵에서 꽃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과감한 오버래핑과 투쟁심을 겸비한 공격 성향의 풀백으로서 활동 폭이 넓으며 로번에게 활발한 공격 지원을 했습니다. 여기에 빠른 발과 개인기까지 장착하면서 상대 수비를 허물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적극성을 통해 거친 수비를 마다 않으며 상대 공격 옵션을 물고 늘어지는 견제력을 월드컵에서 과시하며 첼시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첼시로 이적하면 이바노비치와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되며, 이바노비치가 센터백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15. 파비우 코엔트랑(1988년 3월 11일생, 벤피카, 국적 : 포르투갈, 포지션 : 왼쪽 풀백)
코엔트랑은 월드컵 직전까지 많은 축구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영건 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A매치에 데뷔전을 치른데다 대표팀의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두다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벤피카의 포르투갈 수페르리가 우승을 이끈 오름세에 힘입어 대표팀에서 두다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끝에 본선 4경기 모두 주전으로 활약했습니다. 두다의 약점이었던 끈질긴 대인 방어 부족을 코엔트랑이 해결했죠. 공격 성향의 풀백으로서 왕성한 지구력과 투쟁심을 자랑하며 맨 마킹 및 커버 플레이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맨시티-첼시-바이에른 뮌헨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맨시티가 3000만 유로(약 459억원)의 이적료를 벤피카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무르 익었습니다.
16. 메수트 외질(1988년 10월 15일생, 베르더 브레멘, 국적 : 독일, 포지션 : 공격형MF-좌우 윙어)
외질은 월드컵에서 독일 축구의 기술적인 진보를 이끈 기대주이며 카카-호날두-메시에 이은 세계 축구 천재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 자원이며 어느 위치에서든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패싱력과 감각적인 기교, 넓은 활동 폭에 이타적인 스타일까지 가미되면서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그래서 외질은 첼시-아스날-맨시티 같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주요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첼시에서는 조 콜-데쿠, 아스날에서는 파브레가스, 맨시티에서는 벨라미-아일랜드의 대체자로 꼽히며 브레멘과 내년 여름에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올해 여름 이적이 유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