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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우루과이 수아레스, 맨유의 새로운 공격수?

 

한국 축구에게 남아공 월드컵 8강 진출 실패를 안겨줬던 루이스 수아레스(23, 아약스)의 차기 행선지가 지구촌 축구팬들의 열렬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수아레스는 올 시즌 네덜란드리그 에레데비지에 33경기에서 35골로 득점왕에 오른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전 2골을 포함 3골을 넣으며 유럽 이적시장에서의 몸값이 오를 전망입니다. 월드컵 이전부터 유럽 빅 클럽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어쩌면 올해 여름 이적이 조심스레 예상됩니다.

최근 수아레스에 대한 영입 관심 및 러브콜을 보냈던 빅 클럽은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비롯해 첼시, 토트넘, FC 바르셀로나, AC밀란입니다. FC바르셀로나는 월드컵 직전 다비드 비야를 영입하면서 수아레스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졌으며, 토트넘은 선수 본인이 거절했고, AC밀란은 공격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수아레스를 곁눈질 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첼시는 6개월 전 현지 언론에서 수아레스 영입에 합의했다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여전히 수아레스 영입 가시권에 있습니다. 그리고 맨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정 적자' 맨유가 수아레스를 원하는 이유

우선, 맨유는 엄청난 재정 적자를 안고 있습니다. 말콤 글레이져 구단주가 2005년 빚을 내서 맨유를 인수했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7억 1600만 파운드(약 1조 2979억원)의 빚을 떠안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7년 만기인 5억 파운드(약 9064억원)의 수익 채권을 발행하면서 약간의 고비를 넘었습니다. 지난 7일 잉글랜드 공영방송 <BBC> 보도에 의하면 4억 파운드(약 7251억원)의 빚이 추가로 발견되었지만 글레이져 구단주 개인의 빚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맨유의 재정 적자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에 발목을 잡는 장애물로 작용할 법 합니다.

그런데 맨유는 여전히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부터 4월까지 영입했던 마메 비랑 디우프, 크리스 스몰링, 하비에르 에르난데스(EPL 등록명 : 치차리토) 같은 영건 영입에 2000만 파운드(약 362억원)의 돈을 썼습니다. 근래 이적 대상자들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돈을 지출하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올 시즌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을 이끌었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영입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대형 선수 영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맨유가 기존 스쿼드로는 2010/11시즌 프리미어리그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힘들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칼링컵 우승-프리미어리그 2위-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했지만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 우승, 2008/09시즌 프리미어리그-칼링컵-클럽 월드컵 우승 및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런 결과 였습니다. 맨유는 우승에 목이 마른 클럽이고 재정 적자를 조금이라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2010/11시즌 우승을 위한 안간힘을 쏟을 것입니다.

맨유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취약 자원인 공격력 보강을 노리고 있습니다. 웨인 루니 이외에는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선수가 없기 때문에 루니와 공존하면서 대체 역할까지 병행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 필요합니다. 루니와 타겟맨 역할이 겹치는 마이클 오언은 잦은 부상이 문제이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박스 바깥에서 공격을 조율하는 성향이고, 치차리토는 아직 유럽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았고, 마케다-디우프-웰백은 영건이기 때문에 이들의 불안 요소를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공격 자원이 필요합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3일 "수아레스는 아약스에게 맨유로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맨유에 대한 영입 관심을 받아왔던 선수였기 때문에 맨유 이적설이 불거졌죠. 하지만 마틴 욜 아약스 감독은 수아레스의 이적을 원치 않고 있으며 아약스 측은 맨유에게 2500만 파운드(약 453억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수아레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으로 2500만 파운드 이상의 몸값 가치를 얻을 가능성이 고조됩니다. 재정 적자를 안고 있는 맨유에게 있어 수아레스의 영입은 어쩌면 힘들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맨유는 수아레스의 존재감을 필요로 합니다. 타겟맨과 쉐도우, 윙 포워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 자원으로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 운용을 다채롭게 할 수 있으며 강력한 득점력과 천부적인 드리블 돌파를 자랑합니다. 공을 끄는 습관 때문에 상대 수비에 막혀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지만 한 번 물이 오르면 2선 플레이 또는 역습을 통해 스스로 공격을 해결지으며 공간 침투에 대한 자신감이 강합니다. 개인 공격력을 놓고 보면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남아공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끌면서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쌓였습니다.

만약 맨유가 수아레스를 영입하면 루니에 대한 공격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맨유의 골이 그동안 루니에게 과중하게 의지했기 때문에 수아레스라는 또 다른 득점 자원의 등장으로 공격 패턴의 다채로움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말 루니의 발목 부상 이후 공격력이 삐꺽거리면서 첼시에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허용했던 아픔을 수아레스의 존재감 속에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을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2010/11시즌에는 루니에 대한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견제가 예상되기 때문에 수아레스 같은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또 다른 공격수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맨유가 수아레스 영입을 원하는 이유는 '루니 시프트' 강화에 따른 목적까지 작용합니다. 루니는 2007/08시즌 맨유의 더블 우승 과정에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영혼의 투톱'으로 불렸던 달콤한 추억이 있습니다. 수아레스는 테베스와 비슷한 성향의 기술적인 공격수이자 출중한 득점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루니와의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만약 수아레스의 맨유 이적이 성사되면 지난해 여름 호날두-테베스 이적으로 파괴력이 약화된 맨유 공격의 세기가 커질 전망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8강 진출을 이끈 수아레스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