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생각이었지만, 성인이 되면 멋진 집과 자동차를 가지는 것과 더불어 좋은 배우자와 사랑을 나누며 TV 드라마의 러브 스토리 같은 인생을 보낼거라 생각했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어른들의 가르침속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무리 공부에 매달려도 다른 경쟁자들 때문에 좋은 등 수를 받기 힘들었고, 학교 시험 및 수능에 변별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저의 머릿속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많이 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더라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명문대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고, 명문대를 나오더라도 취업이 힘든 구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20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 같은 젊은이들을 '88만원 세대'라고 규정짓습니다. 물론 외국도 실업 및 취업 문제로 고민하지만, 어느 대학교 출신이냐에 따라 취업이 결정되는 흐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사진=다음 블로거 무터킨더님(박성숙님)이 독일 교육에 대해서 작성한 <꼴찌도 행복한 교실> (C) 효리사랑]

누군가는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척도는 대학이다"라고 말입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하루 3~5시간 취침하면서 공부에 매달리고, 비좁은 교실에 앉아 주입식 교육을 12년 동안 들었고, 1등을 칭찬하고 꼴찌에게 벌을 주는 환경에 적응했고, 심지어 두발 제한에 과잉 체벌까지 일삼는 우리의 교육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 아닌지요.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이 88만원 세대인 저의 입장에서 부러운 이유입니다.


[사진=지난 19일 북 포럼 인터넷 방송에서 강연하셨던 무터킨더님(박성숙님) (C) 효리사랑]

독일 교육은 꼴찌도 행복하다

언젠가부터 독일 교육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무터킨더님(박성숙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독일 교육 정보 및 누리꾼들과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한국의 교육 현실과 달리 독일의 교육은 '행복'이라는 컨셉이 가득했다는 느낌입니다. 초등학생들은 저녁 7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고, 예습을 하지 않아도 되고, 과외가 활발하지 않은데다 영재교육이 거의 없고, 전 과목 다 잘할 필요 없고, 공부보다 인격을 중요시하고, 대학교 못가도 성공하는 독일의 현실이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무터킨더님이 최근에 발간한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라는 책은 한국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1998년 남편과 함께 독일로 떠난 뒤, 현재 초등학교와 김나지옴에 다니는 두 아이를 키운 무터킨더님이 작성한 '성찰의 교육체험기'가 섬세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편성 됐습니다. 그런데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라는 제목이 눈에 띱니다. '1등 아니면 다 안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조되는 타이틀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독일의 교육이 1등 위주가 아닌, 1등과 꼴찌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함께 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교육은 중하위권 학생 위주로 진행되며 참고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적표에 등수가 나오지 않고 그것조차 알려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국은 100점 만점이지만 독일의 점수 체계는 1~6점이며 1점이 가장 좋은 점수입니다. 독일 교사들은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의 수업 태도와 수준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시험 성적만으로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1점은 한 반에서 1~2명에 불과하고 2점이 가장 이상적인 점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독일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2점을 가장 선호한답니다. 1점 지원자는 지나친 경쟁으로 동료와 어울리기 어려워 조직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독일이 지식 이전에 인격 교육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지식만 쌓는 지성인을 원하지 않는 풍토가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격이 동반되지 않는 것을 싫어하며 학교에서도 그런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환경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1등이든 부자든 가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1등을 해야 한다'는 한국 교육의 환경과 뚜렷히 대조됩니다. 시험을 보면 틀린 문제 갯수대로 회초리를 맞는 것이 한국 교육의 현실이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예전처럼 1등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거나 하루종일 공부에 집중하는 환경을 미루어보면 예전과 환경이 똑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격 이전에 지식 쌓기에 주력하는 한국 교육에서는 꼴찌가 외면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학교 다니면서 골치 아팠던 것은, 시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변별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교과서를 봐도 문제를 변형해서 출제하면(속된말로 꼬아서 내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안했다'는 꾸지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해도 선생님에게 배우지 않은 문제가 출제되면 답을 못찾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변별력을 기르는 문제를 1~2개 끼워도 감점을 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저학년이라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만 출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습은 다른 아이들의 학습 의욕을 꺾는 행위이자 선생님을 무시하는 행위로 여기기 때문에 학교에서 사절한다고 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균등한 조건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것이 독일 교육의 장점이기 때문이죠. 과외는 상위권 학생 보다는 5~6점으로 낙제 가능성이 있는 꼴찌 학생이 받으며 전교에서 1~2명 꼴이랍니다. 수업이 중하위권 학생 수준에 맞춰서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영재교육이 거의 없답니다. 독일의 꼴찌가 우리나라 꼴찌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이유죠.




[동영상=무터킨더님은 독일 교육과 한국 교육의 핵심적인 차이는 '경쟁이 적고 많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외에 자세한 이야기가 주어집니다. (C) 효리사랑]

독일 교육, 경쟁보다 창의성을 강조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1등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성격에 따른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가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살펴봤던 1등 학생 중에 일부가 그런 케이스 였습니다. 왜나하면 1등도 1등 사이에서의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반에서 1등하더라도 전교 성적이 1등이 아니라면 선생님의 쓴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 예로, 제가 중3때 항상 반에서 1등한 친구가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성적표를 보더니 "너는 왜 전교 등수가 항상 4등이야?"라며 반 아이들 앞에서 화를 냈습니다.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는 반 1등에 만족하지 않도록 채찍을 줬지만, 1등 친구는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시험에서 1등을 하더라도 다음 시험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1등을 내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공부에 매달립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 나날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꼴찌와 중위권 학생도 등수 올리기를 위해 경쟁을 펼치지만 1등도 경쟁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경쟁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그런 교육은 최고를 가리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거야'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것이 과열되면서 학생들이 적잖은 학습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사교육에 의지하는 부정적 영향을 초래 합니다. 그리고 1등과 꼴찌 사이의 괴리감이 생겨 친구들과의 친밀감을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경쟁보다는 창의성을 중요시합니다. 경쟁이 있으면 창의성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무터킨더님의 지론이기 때문입니다. 무터킨더님은 지난 19일 북 포럼 인터넷 방송을 통해 "독일어 시험 같은 경우, 하나의 우화를 써야 한다. 교사의 점수 항목을 보면 '이 우화가 재미있나?'라고 표기되어 있다. 재미있으면 1점, 재미없으면 3점 이런식이다. 이것이 나중에 대학 입학에 반영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연습용으로 숙제할 수 있어도 시험에서 채점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창의성이 나오기 힘든거다"라며 경쟁을 강조하는 한국 교육과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독일 교육의 차이점을 언급했습니다.

독일이 경쟁을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경쟁 교육 시스템 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배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히틀러가 존재하던 시절의 독일 기술 및 학문은 세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는데 '주입식 교육'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주입식 교육은 정신적인 발달 이전에 단순 암기와 지식만을 추구하는 교육이며 사고의 깊이가 없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일은 히틀러라는 위험한 독재자의 등장으로 역사적인 잘못을 범하자, 경쟁을 배제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래서 독일은 사고의 깊이와 인성을 중요시하는 교육 시스템을 강조했고 경쟁보다 창의성에 초점을 두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명문대라는 개념을 없애고 대학의 평준화를 유도했는데 그것이 성공했습니다.

경쟁을 중요시하지 않는 독일 교육이 부러운 이유는 성적에 따라 학생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성적을 중요시하는 것과 달리, 독일은 지덕체를 모두 겸비한 학생을 길러내는 목표를 두면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경쟁 및 주입식 교육을 배제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끼리의 상식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생활하는 삶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유도하는것이 독일 교육의 특징입니다. 경쟁보다 세상의 눈을 높이는 독일의 학생들은 행복한 사람들 같습니다.

저는 한국 교육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지만 10년 뒤에는 어느 한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자식 세대에서는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라는 무터킨더님의 책 제목 처럼, 성적 경쟁이라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활짝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성적에 지나치게 강조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했고, 제가 인식을 변화해야 아이가 지덕체를 겸비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울러 이 세상을 함께 공존하는 우리들은 한국이 강조하는 엘리트 교육 속에서 성장했지만 교실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손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들이 그 환경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꼴찌도 행복한 교실>은 꿈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질 타이밍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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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비한데니 2010.04.26 0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독일에서 공부하고 싶네요...
    정말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할수있는 저 환경^^

  2. 모피우스 2010.04.26 0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 교육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곳이랍니다. 우리나라 교육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바람이 서서히 불어 오는 것 같습니다. 트랙백 걸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3. JS Kim 2010.04.26 0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 배틀넷 아이디가 Hyorilove이던 군대 선임 형님이 생각나네요...
    잘 계시는지..

    아무튼 ㅋ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4. joara 2010.04.26 0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교육이 좋구나...^^
    즐거운 한주 되세요~

  5. killerich 2010.04.26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8만원세대...정말 안습입니다;;;..
    언제까지 이럴껀지 정말...

  6. 무터킨더 2010.04.26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리사랑님, 그날 정말 반가웠어요.
    이름처럼 아름다운 외모, 머리만..ㅎㅎㅎ
    블로거들 중에는 제게 가장 익숙하고도 보고싶었던
    파워블로거 였거든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더욱 감사하고요.^^
    계속 건필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7. 시본연 2010.04.26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주입식 교육이 아직도 3년 넘게 남았네요 ㅋㅋ
    이런 ㅜㅜ

  8. SniPeR_LiO 2010.04.26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보니까 결혼을 해서는 외국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저도 나중에는 외국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런 글을 보니까
    후세를 위해서도 정말로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새는 기업에서도 저런 인재를 뽑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학교를 보고 성적을 보고
    채용하는 시대이니까 조금은 답답해지네요...

  9. hyuj 2010.05.03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므로 인적 자원개발이 되질 않는다고 하더구만 경쟁력에서 떨어지고 있다 하네요 유럽이 미국에 뒤지는 게 그래서라 하던데.... 좋은게 있으면 반드시 뒷면엔 나쁜게 있지 않을까요?

  10. SHINee온유 2010.09.05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좋겠다 독일....저는 독일에 관심이 많아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