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들썪이게 했던 지난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나자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선수들 못지 않게 축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골의 화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 MF)의 행보다.

2007/08시즌 맨유의 더블 달성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득점왕에 올랐던 호날두는 2년 전부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또는 FC 바르셀로나 이적과 관련된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더니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추진하며 맨유와 대립각을 세웠으며 자신이 '현대판 노예'라고 주장하는 등 이적을 위한 안간힘을 썼다.

어느새 2008/09시즌 유럽 리그 개막이 곧 다가오고 있어 호날두로서는 맨유에 잔류하느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느냐는 고민을 끝내고 확실한 결정을 내릴 시간이 다가왔다. 아직 자신의 거취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적을 반대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6일 잉글랜드 BBC 인터넷판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와의 협상은 이미 끝났다. 호날두는 팀에 남게 된다"며 맨유와의 계약이 4년 더 남은 그의 잔류가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네덜란드 출신 미드필더 라파엘 판 더 바르트를 영입하면서 호날두의 이적이 어려워졌다. 라몬 칼데론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5일 로이터 통신을 통해 "판 더 바르트가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영입 선수가 될 것이다"고 밝혀 사실상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행이 물 건너간 것.

어찌되었건, 호날두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번 시즌은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보낼 예정이다. 물론 호날두는 지난 5일 맨유 팀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포르투갈 리스본에 머물며 맨유에 복귀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호날두가 복귀하더라도 그를 맞이하는 시선은 차가울 것으로 보여 불과 지난 시즌까지 '세계 최고의 선수'로 극찬 받던 그의 위상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이미 대다수 현지 맨유팬들은 호날두에게 마음이 돌아선 상태다. 맨유팬들은 지난달 13일 맨유 리저브팀과 버스코프와의 친선전에서 '노예(호날두)는 맨유를 떠나라'는 걸게를 펼치며 불과 지난 시즌까지 '맨유 잔류'를 선언했던 호날두를 향한 배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2일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은퇴경기에서도 '호날두가 누구? 올레가 진정한 전설'이라는 문구를 선보이며 더 이상 호날두에 미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호날두를 향해 맨유 선수들의 반응 역시 차갑기만 하다.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난드 같은 맨유의 베테랑 선수들은 일제히 호날두의 이적 반대를 주장하며 팀에 대한 충성심이 결여 되었다며 그를 비판했다. 맨유의 유력한 수석코치 후보인 '호날두의 맨유 7번 선배' 에릭 칸토나도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데일리 스타를 통해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멍청한 짓이다"고 맨유를 떠나려는 그를 질타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로 2008 8강 독일전에서의 발목 부상으로 재활중인 호날두는 10월 이후에나 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호날두는 컨디션 향상과 팀 조직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맨유의 프리 시즌 훈련과 2008/09시즌 초반에 나설 수 없어 지난 시즌의 독보적인 팀 내 입지를 장담할 수 없는 위치로 내려왔다.

부상 이후에도 지난 시즌 '절정의 감각'을 그대로 옮겨올지는 미지수. 호날두는 지난 시즌 내내 상대팀의 거친 공세에 시달린 것과 잦은 풀타임 출장으로 인한 혹사를 얻으며 발목 부상을 참고 경기를 뛰어야만 했다. 2006/07 시즌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던 카카(AC밀란)의 지난 시즌 '부상과 혹사 때문에' 고전했던 사례와 비슷해 이번 시즌을 앞둔 호날두에게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어졌다.

최근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의 맨유'에서 '루니 시프트'로 바꿀 것임을 시사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토트넘) 같은 타겟맨을 루니의 짝으로 활용하여 이타 성향이 강한 그의 공격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지휘하겠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이번 시즌 계획. 지난 시즌 자신에게 수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했던 호날두는 타겟맨을 전폭적으로 도울 루니의 '지원 감소'로 골 기회가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

이러한 여러 이유 때문에 현실적으로 '맨유에 복귀할 수 밖에 없는' 호날두의 향후 전망은 어둡게 됐다. 맨유에 대한 마음을 접은 상황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을 수 밖에 없는 호날두에게 지난 시즌의 독보적인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허나 그가 맨유에 대한 충성심을 되찾는다면 동료 선수들과 맨유팬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다시 받으며 자신을 둘러싼 부담감을 잊을 수 있다.

이처럼 상대 수비수들을 쥐락펴락하며 탁월한 골 감각을 과시했던 호날두의 이적 여부는 이번 여름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며 지구촌 축구팬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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