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을 허정무호에 발탁하라', '석현준을 남아공 월드컵에 데려가야 한다'

일부 축구팬들은 최근 아약스의 1군 멤버로 활약중인 석현준(19)을 허정무호에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 중에는 석현준을 남아공 월드컵 23인 최종 엔트리에 뽑아야 한다는 반응도 끼어 있었습니다. 허정무호가 얼마전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를 발표했기 때문에 일부 여론의 기대심리가 다소 부풀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1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 입단해 최근 교체 멤버로 뛰고 있는 석현준의 행보가 외부에서 이슈를 끌고 있기 때문이죠.

현실적으로 석현준의 허정무호 발탁 가능성은 없습니다. 허정무호에서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은데다 아직까지 아약스에서의 활약이 '냉정하게 말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석현준이라는 이름 자체를 주목하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 경기력이 아직 덜 익은데다 팀의 공격 템포에 능숙하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개인 축구 실력은 아약스에 입단할 만큼 또래 세대 중에서 출중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얼마만큼 발전시키고 진화를 거듭할지도 의문입니다. 석현준에 대한 기대 심리는 그저 기대에 그쳐야 합니다.

그러나 석현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일부 여론에서 대표팀 명단에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한국 축구가 메시-테베즈-아구에로-이과인-밀리토라는 당대 최고의 공격수를 보유한 아르헨티나처럼 뛰어난 클래스를 지닌 공격수들이 즐비했다면 석현준 대표팀 발탁에 대한 목소리는 아예 없었을 것입니다. 석현준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한국 축구 공격수에 대한 여론의 불신을 의미합니다.

특히 석현준의 포지션인 정통파 타겟맨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통파 타겟맨이란 힘과 높이을 앞세워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내거나 포스트플레이를 하며 직접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수를 말합니다. 즐라탄-드록바-아데바요르가 대표적인 예이며, 이들의 타겟 역량 에토-토레스-루니 같은 공간을 노리는 타겟맨과는 다른 성향입니다. 특히 후자격에서는 박주영이 AS 모나코의 타겟맨으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전자의 성향까지 흡수중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황선홍-최용수 이후 국제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정통파 타겟맨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이동국을 거론하기에는 국제 무대에서 굴곡이 심했고, 조재진-정조국-김동현-양동현-하태균-신영록 같은 젊은 타겟맨들은 그동안 부진과 부상등의 이유로 꾸준히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K리그에서 활약했던 젊은 타겟맨들은 걸출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려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 흐름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조재진 같은 경우, 6년 전 수원에서 마르셀-나드손에게 밀려 4-4-2의 오른쪽 윙어로 몇 경기를 소화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석현준은 유럽파로서 이들과 다른 행보를 이어갑니다.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와 주전 경합을 벌이기 보다는 네덜란드에서 실력을 키우며 유럽에서 자리를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약스에서 마틴 욜 감독의 신뢰를 듬뿍받으며 꾸준하게 성장하면 언젠가 아약스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정통파 타겟맨으로 맹활약을 펼친 한국인 선수가 없었음을 상기하면(차범근은 돌파형 공격수) 석현준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석현준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욜 감독이 얼마전 인터뷰에서 석현준을 향해 "이런 한국 선수는 처음 봤다. 신장과 힘을 겸비한 대형 공격수다"라고 극찬한 것이 대표적 예죠. 자신이 직접 아약스 입단 테스트를 자청해 욜 감독의 혼을 빼면서 입단했던 드라마같은 행보, 아약스가 최근 몇년 동안 유스 출신 공격수를 1군에 정착하는데 실패하면서 석현준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선수 본인의 잠재력이 비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거구의 체격(190cm, 84kg)에 공중볼 장악능력과 몸싸움, 스피드, 기교를 골고루 지닌 공격수라면 유럽 팀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팬들이 석현준을 대표팀에 필요한 존재로 느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아직 유럽 성인 레벨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런 석현준이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아 경기력 발전을 키운다면 대표적인 예는 바로 즐라탄 입니다. 즐라탄은 20세의 나이였던 2001년 아약스에 입단해 네덜란드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의 정통파 타겟맨으로 성공할 수 있는 내공을 연마했습니다. 아약스 입단 당시에는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으나 시즌 도중 로날드 쾨만 감독의 부임 이후 실전 배치가 늘어나면서 기량을 키우더니 네덜란드 무대를 평정하여 2004년 유벤투스에 이적했습니다. 즐라탄이 아약스 출신의 정통파 타겟맨이었음을 상기하면 석현준은 유럽에서 입지를 굳히는 공격수로 성장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석현준의 스타일은 즐라탄과 일치합니다. 195cm의 즐라탄은 힘과 높이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타겟맨이지만 2선까지 내려와 움직이는 적극성을 즐깁니다. 최근 석현준의 경기를 보면 최전방에 머물기보다는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하거나 2선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역습을 노리는 움직임을 취합니다. 그리고 석현준과 즐라탄은 장신임에도 유연한 발 재간과 스피드를 삼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기와 완성도는 엄연히 차이가 크지만 선수 개인으로서의 장점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즐라탄의 강점인 창조적인 플레이에서는 석현준이 아직 부족하지만, 이것은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경기력을 키우며 개인의 힘으로 상대 수비를 허물 수 있는 내공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석현준이 즐라탄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에서 두각을 떨치는 정통파 타겟맨으로 성장하려면 즐라탄을 롤 모델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석현준의 장점만을 놓고 보면 즐라탄의 존재감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개인기와 스피드를 강점으로 삼고 있는 장신 공격수는 흔치 않으며 특히 정통파 공격수의 부침으로 고민하는 한국 축구에게는 석현준의 존재감을 필요로 합니다.

석현준이 남아공 월드컵 23인 최종 엔트리에 뽑힐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년 U-20 월드컵,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석현준이 아약스에서 기량을 연마하며 한국의 즐라탄으로 성장하면 한국 축구는 황선홍-최용수 이후의 정통파 타겟맨에 대한 고민에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석현준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아약스에서 꾸준히 두각을 떨친다는 전제조건에서 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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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펨께 2010.03.02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석현준 선수가 아약스에서 활동하는줄 모르고 있었네요. 에구
    주말에 또 축구경기 열심히 해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아요.ㅎㅎ

  3. 다중이인니다 2010.03.02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들어보는 선수네요. 화이팅입니다!

  4. 다중이인니다 2010.03.02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들어보는 선수네요. 화이팅입니다!

  5. asdads 2010.03.02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동국 같은 어정쩡한 공격수들보단 이런 외국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월드컵에서 훨씬 활약할수 있을탠데..

  6. ViTa 2010.03.02 1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인터넷에서 석현준선수가 출전한 동영상들을 구해 보았습니다.
    석현준선수의 나이에 유벤투스를 상대로 출전한거 자체가 자랑스럽지만
    국가대표에 발탁해야한다는 말은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막 열리고 있는 열매에게 열매열린지 하루만에 이렇게 큰 열매는 못보았다고 최고라고 하지만
    열린지 일주일된 열매에게는 안되는 법입니다.
    차라리 이번에 러시아로 이적하는 신영록 선수라면 모를까 석현준선수는 너무 성급하고도
    잘알지못하면서 단지 언론에서 띄워주는대로 받아드리는 사람들의 의견인듯싶습니다.
    물론 이것도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겠지만은요.

  7. ViTa 2010.03.02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리사랑님 글은 예전부터 읽어왔는데
    글 남겨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항상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8. 효리를 잊으세요! 2010.03.03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봣네요~ 글쓰는 솜씨가 예사롭지않네요 ㅎ 기자 하셔도 될듯 ㅎ

    그리고 효리를 그만좀 잊으세요!! 넝담 ㅋㅋ

  9. 방랑객 2010.03.03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선수랑 닮음것 같아요...

  10. @yousukoh 2010.03.04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친구 잘되서 진짜 나중에 세리에 아 와서 활약하는 것좀 봤으면... ㅋ 글 잘보고 갑니다

  11. 진짜 4년후,, 2010.03.04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지성이 몸관리 열심히 해서 그때도 뛰고 이청용 리그에서 돋보이는 스타로 성장하고 석현준 즐라탄처럼 되면 국대도 쩔텐데,, 수비 유망주가 문젠가,,

  12. 2선까지 내려와 수비가담 하는게 2010.03.04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 포지션을 해봐서 그렇다네요 ㅋ 원래는 미드필더였는데 갑자기 20cm가량 커서 센터백봤다가 고등학교때 포워드를 하게됬대요.

  13. 나침판 2010.03.04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견해 잘보았습니다.

    석현준선수의 대표발탁가능성에 대해서는, 저와 생각이 다르시군요.

    남아공월드컵을 앞둔시점, 국가대표팀 타켓형공격수의 현실을 고려하면, / 석현준선수의 국대발탁가능성이 이야기 되지않을수가 없군요. 석현준선수의 국대발탁은, 한국축구 미래에 가치있는 투자이기도 하지요.

    타켓형스트라이커로서 피지컬능력이 우선되어야하는지 (석현준)? 경험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이동국) ? 견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mraz 2010.03.05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월드컵은 미래를 투자한다거나 할 대회가 아닙니다
      차기대회 참가도 장담못하는 대회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뇨
      1프로 라도 더 팀에 보탬이 될 선수들로 결과를 내는 대회일 뿐입니다. 제일 의미없는 말들이 희망을 보았네 이런 말들이죠..98년에도 언론과 팬들은 이동국을 보며 자위하고 희망을 운운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침판님 같은 분에겐 똑같이 미래만을 염두해둔 선수와 비교당하는 처지입니다

  14. mraz 2010.03.05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소년시절에 스탯이나 지도자들 평가를 보면 지동원이 한수 이상 앞선 선수인데..게다가 피지컬도 석현준에 비해 별로 떨어지지도 않죠...석현준은 유럽이라는 간판에 너무 거품이 끼는거 같습니다 하기사 네티즌들 기준은 오로지 유럽간판이니까요...실제 5-10분 출전 하는 경기 보면 단한번도 위협적인 볼터치나 움직임을 보여준적은 없고 겨우 키에 비해 주력이 괜찮다 정도던데..올한해 지동원 활약하는거 함 지켜보세요..소속팀에서도 전략적으로 키워줄 선수이니..

  15. marc 2010.03.09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이 석현준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한게 아니라 현재까지 드러난 조그마한 실력을 과대평가해서 문제라는 거군요.. 저두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직 1, 2군을 왔다갔다 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 기대가 큰 만큼 기다려지는 선수이기도 하니 국대 발탁 보다는 국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이뤄내어 석현준 선수에게 자극을 주는 것이 더 좋겠지요 ^^

  16. 반데사르 2010.03.09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 석현준..
    한번씩 기사로 소식을 듣는 정도의 선수이기는 한데.. 확실히 꾸준히만 성장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대형공격수가 탄생할 것 같은 선수이긴 하나.. 아직 국대에 넣기엔 부족한 점이 있긴 하죠.. 특히 경험면에서.. 유럽에서 뛰고 있긴하나.. 과연 월드컵이라는 그 큰대회에서의 압박감을 잘 견뎌줄지도 문제고.. 체격이 좋다하나 월드컵은 어느 대회보다 더 치열하게 싸우는 대회인데.. 상대 센터백들을 상대로 잘 싸워줄수 있을지도 문제고.. 진짜 이런 실험을 할 바에는 다른 타겟멘들을 실험을 해보겠죠.. 솔직히 석현준은 아직 팀에서 꾸준히 실력과 경험을 쌓아가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통타겟맨보다는... 만능형스트라이커가 맞다고 보는 1인..^^;;
    즐라탄은 분명 타겟맨으로 활약을 했었으나.. 지금? 플레이 하는것을 보면.. 패스,돌파,타겟,테크닉등 거희 공격수의 모든 능력을 겸비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만능형스트라이커가 맞다고 봐요..ㅎㅎ

  17. 임영박 2010.03.10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즐라탄으로 성장하라~팍팍~무릎무릎 무릎팍~

  18. ㅉㅉㅉ 2010.03.10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듯 이상화 선수 닮았네요..ㅋㅋㅋㅋ

  19. 한국의 이므라모비치라... 2010.03.10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기대를 갖게하는 유망주군요. 부디 설기현같은 케이스는 되지 말기를...^^;

  20. @.@ 2010.03.10 2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쵸. 잉글랜드 무대같이 거친곳에서 검증받으면 인정되겠지만. 월드컵자체가 축구라기보다 격투기에 가까우니 데려가기 부담스럽죠. 과거 천재소리듣던 박주영이 월드컵무대에서 완전히 무력화된걸 기억해야 하겠죠. 천천히 성장하길 바랍니다.

  21. dddd 2010.05.28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글을 읽고 피파온라인에서 석현준을 사두기로 했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