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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vs핀란드, 관전 포인트 6가지는?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년 A매치 두 번째 경기인 핀란드전을 치릅니다. 지난 9일 남아공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의 2-4 패배를 만회하여 국민들에게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아울러 경기 내용까지 충실하면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한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입니다.

한국은 18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스타디움에서 핀란드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그리스와 상대하는 한국으로서는 핀란드를 '가상의 그리스'로 설정하여 월드컵 본선에 대비합니다. 핀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에 속한 국가로서 남아공 유럽예선 4조에서는 독일, 러시아에 밀려 조 3위에 그쳐 본선 진출이 좌절된 팀입니다. 하지만 독일과의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비기는 저력을 발휘한 팀이어서 각별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1. 선 굵은 유럽팀의 습성을 파악하라

핀란드는 북유럽에 속한 국가입니다. 북유럽 축구의 특징은 장신 선수들의 탁월한 피지컬을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한다는 점입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히는 두꺼운 수비 조직력으로 상대팀에 실점을 헌납치 않는 경기를 펼치며 좌우 윙어의 저돌적인 돌파력을 역습으로 활용하거나 또는 후방에서 전방으로 띄우는 롱볼과 논스톱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며 타겟맨이 골을 해결짓습니다. 한국과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그리스가 북유럽식 축구와 유사한 성향을 띄고 있기 때문에 허정무호가 핀란드와 경기하여 선 굵은 유럽팀의 습성을 파악하려는 것이죠.

한국은 지난해 11월 덴마크-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가지면서 선 굵은 유럽팀들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두 경기 모두 무득점에 그쳤던 것이죠. 박주영의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아쉬웠지만, 그보다는 상대 수비 조직을 뚫을 수 있는 전술적인 움직임과 선수들의 역량이 뒷받침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핀란드전은 그리스처럼 선이 굵은 팀을 제압할 수 있는 노하우를 기르며 그리스 격파의 해법을 찾는것이 중요합니다.

2. 이동국, 핀란드전에서 타겟 역량 과시할까?

허정무호 최고의 이슈메이커는 단연 이동국입니다. 이동국은 지난해 K리그 득점왕(21골)을 달성하며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으나 정작 대표팀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허정무호에 발탁된 지난해 8월 파라과이전 이후 A매치 5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습니다. 얼마전 남아공 전지훈련 최종전인 베이 유나이티드에서 2골을 넣었으나 상대가 현지 2부리그 팀이었음을 감안할 때 골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번 핀란드전에서 골을 넣어야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발탁 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것입니다.

그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동국의 타겟 역량입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체격 조건이 뛰어난 수비수들과 맞붙어 상대 수비를 흔들며 후방 공격 옵션에게 전방 침투 공간의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경기력이 필요합니다. 핀란드전에서 염기훈과 투톱을 맡기 때문에 타겟맨 역할을 맡을 공산이 크며 유럽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정면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지 기대됩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잠비아전 종료 후 "타겟맨을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데려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당시 경기에서 부진했던 이동국에게 엄포를 놓았습니다. 과연 이동국이 핀란드전 맹활약으로 허정무 감독에게 어떤 말을 듣게 될지 주목됩니다.

3. 풀럼-토트넘에 영입 관심받는 노병준의 활약상은?

'대표팀 늦깎이' 노병준이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풀럼과 토트넘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죠. 이번 핀란드전에서는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리그에서 자유계약신분으로 풀린 노병준이 핀란드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가까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포항과의 재계약 협상이 풀리지 않고 있어, 핀란드전 활약 여부가 자신의 진로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노병준은 핀란드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투입됩니다. 포항에서는 4-3-3의 왼쪽 윙 포워드를 맡았으나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빠른 기동력과 투쟁력을 가지고 있어 팀 공격의 활발함을 가져다줍니다. 킥 능력이 다소 굴곡이 심한것은 사실이나 절묘한 프리킥과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 만큼 핀란드전에서의 킬러 본능 또한 주목됩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동국-염기훈 투톱에게 얼마만큼 골 기회를 가져다주고 직접 문전으로 침투하여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4. 김정우-신형민 조합의 호흡이 중요하다

핀란드전에서는 김정우와 신형민을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할 계획입니다. 지난 잠비아전에서 김정우-김재성 조합을 실험했으나 두 선수 모두 호흡 부족과 그라운드 적응 어려움의 이유로 경기 초반부터 중원 장악에 실패해 상대팀에게 일방적인 공세를 허용당했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이번 핀란드전에서 김재성 대신에 신형민을 투입해 중원의 안정을 노릴 계획입니다. 신형민은 소속팀 포항에서 살림꾼 역할에 몸이 베인 선수로서 대표팀에서 같은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공수 양면에 걸친 경기력이 골고루 뛰어나며 무엇보다 전술 수행능력이 뛰어납니다.

특히 핀란드전에서는 김정우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했으나 최상의 폼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본래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였으나 기성용과 중원에서 호흡하면서 살림꾼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특유의 센스 넘치는 공격력과 정확한 전진패스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수비 고정에서는 거친 태클로 카드를 받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죠. 지난 잠비아전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쳐 매끄럽지 못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핀란드전에서는 긍정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신형민과의 안정된 호흡을 앞세워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활약이 필요합니다.

5. 김보경, 대표팀 공격의 키워드로 거듭날까?

김보경은 핀란드전에서 왼쪽 윙어를 맡을 재목입니다. 지난 잠비아전에서 후반 중반에 왼쪽 윙어로 교체 투입되어 안정적인 볼 키핑으로 상대팀에 끌려가던 한국의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주력했던 선수입니다. 그리고 구자철의 오른발 드롭골 과정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인상깊은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며칠전 남아공 2부리그 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자신의 주특기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허정무호 공격의 새로운 키워드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핀란드전은 김보경이라는 이름 석자를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리고 허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자신보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하여 특유의 기동력과 공격 센스를 뽐내겠다는 각오입니다. 몸싸움이 약한 것이 흠이지만 측면은 중앙보다 빈 공간이 만들어지기 쉽다는 점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보다 원활한 공격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왼쪽 측면에서 재치있는 볼 배급과 유연한 움직임, 날카로운 슈팅으로 허정무호 공격에 힘을 실어준다면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밝아질 것입니다.

6. 조용형-이운재, 핀란드전에서 명예회복 성공?

지난 잠비아전에서 부진했던 조용형과 이운재의 명예회복 또한 주목됩니다. 두 선수 모두 여론으로부터 4실점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죠. 조용형은 불안한 대인마크와 상대 공격수의 공을 커팅할 수 있는 기술 부족, 공중볼 처리 부족 등의 이유로 축구팬들의 끊임없는 질타를 받았고 지난 잠비아전에서도 문제점을 또 다시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이운재는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선방과 판단력을 앞세워 대표팀 뒷문을 튼튼히 지켰으나 잠비아전에서 4실점을 내주는 평소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용형과 이운재로서는 핀란드전이 중요합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름값을 해내야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명분을 얻기 때문입니다. 조용형 자리는 강민수, 이운재 자리는 김영광과 정성룡 같은 백업 자원들이 주전을 넘보고 있어 핀란드전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선수 모두 허정무호에서 줄곧 주전으로 뛰었던 만큼, 그에 걸맞는 활약상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