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마크 휴즈 전 감독을 경질하고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영입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빅4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맨시티는 29일 울버햄튼전을 포함해 최근 3연승을 달리며 휴즈 체제에서의 7연속 무승부 분위기를 뒤집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만치니 체제에서는 26일 스토크 시티전 2-0, 29일 울버햄튼전 3-0 승리를 올리며 부진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울버햄튼전은 맨시티의 긍정적 변화를 의미하는 경기였습니다. 포메이션을 비롯 전술적인 색깔과 선수 구성까지 바뀌면서 휴즈 체제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선, 맨시티의 울버햄튼전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상대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슈팅 숫자에서 16-14(유효 슈팅 3-4)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점유율에서는 49-51(%)로 약간 밀렸습니다. 패스 시도에서는 408-404(개), 패스 성공 횟수는 331-338(개)를 기록해 상대팀과 비슷한 수치를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맨시티가 울버햄튼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것은 전술적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3-0 승리는 후반 24분 하비에르 가리스가 프리킥 골을 넣은 요인도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2골 넣은 최전방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의 킬러 본능이 빛을 발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테베즈는 최근 8경기에서 8골을 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고 맨시티가 최근 3연승을 달렸던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골을 넣으며 맨시티의 오름세를 이끈 골잡이로 거듭났습니다.

테베즈의 골이 늘어난 원인은 맨시티의 공격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테베즈-벨라미가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의 골 역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아데바요르가 골 부진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테베즈가 아데바요르 몫을 대신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맨시티는 울버햄튼전에서 테베즈를 타겟맨에 놓고 크레이그 벨라미를 쉐도우에 프리롤 역할까지 맡겼습니다. 그 뒷쪽에 마틴 페트로프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배리-데 용-아일랜드 형태로 미드필더진을 구성하는 4-3-1-2을 앞세워 중원을 두껍게 구축했습니다.

이날 맨시티 공격의 초점은 한마디로 '테베즈 시프트' 였습니다. 테베즈를 최전방에 고정시키고 밑선에 있는 벨라미와 페트로프의 활동 폭을 늘리며 미드필더진과 테베즈의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왼쪽에서 많은 공격을 시도하여 동료 선수끼리의 폭을 좁혔던 것이 테베즈의 전방 고립을 막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페트로프가 미드필더진에서 공을 잡으면 벨라미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벨라미는 왼쪽에서의 빠른 주력을 앞세워 상대의 압박을 분산시킨 뒤 테베즈에게 공을 배달한 형태가 반복된 것이죠.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맨시티의 이러한 전술이 고정 형태를 띄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왼쪽에서 많은 공격을 시도하면서도 오른쪽에서는 페트로프-아일랜드-배리가 차례로 공격에 가담하여 테베즈-벨라미의 공격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왼쪽에서의 활발한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 다른 옵션이 오른쪽에서 공간을 파고들어 상대 수비 압박을 분산 시켰습니다. 그래서 맨시티 공격진은 때에 따라 벨라미-테베즈-페트로프(또는 아일랜드, 배리)로 짜인 스리톱 형태로 변화하여 공격 과정에서의 역동성을 키웠습니다. 이것은 테베즈를 마크하는 상대 수비에 혼란을 가져다주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공격 형태는 휴즈 체제와 대조적입니다. 휴즈 체제에서는 공격 옵션들이 협공보다는 개인 기량 위주의 공격을 펼치면서 부분 전술을 통한 공격 전개에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데바요르는 상대 수비의 압박에 이렇다할 대처를 하지 못했고 테베즈-벨라미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최전방에 고립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치니 체제는 다릅니다. 테베즈의 골 역량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미드필더들과 공격진이 협공하여 공격을 전개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것은 맨시티가 유연한 공격 전개를 통해 득점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이 됐습니다.

테베즈의 두 골 과정이 대표적 예입니다. 테베즈의 전반 33분 선제골은 맨시티가 줄기차게 시도했던 왼쪽 공격에서 성과를 냈던 장면입니다. 벨라미는 미드필더진에서 전방 패스를 왼쪽 측면에서 받아 공을 몰았습니다. 상대 수비의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방향 전환하여 무게중심을 떨어뜨린 즉시 오른쪽에 있던 테베즈에게 패스하여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후반 41분에는 오른쪽을 돌파하던 호비뉴가 테베즈가 있던 문전을 슬쩍 바라보고 재빨리 크로스를 올리며 테베즈의 왼발 추가골을 엮었습니다.

이러한 테베즈 시프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아데바요르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어 당분간 스쿼드에서 볼 수 없습니다. 더구나 호비뉴와 더불어 만치니 감독에게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팀 내에서의 입지가 좋지 않습니다. 반면에 테베즈는 울버햄튼전 2골을 비롯 최근 8경기에서 8골을 넣는 오름세로 만치니 감독에게 확실한 신임을 얻을 수 있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이제는 아데바요르가 아닌 테베즈가 맨시티 공격을 대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맨시티는 고질적으로 중앙 공격에 문제점이 있는 팀 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벤자니-바셀-조-카세이도 같은 중앙 공격수들이 대거 부진에 빠졌고 벨라미도 중앙 공격수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아데바요르가 초반에 반짝했을 뿐 아스날전 골 세리머니 징계 이후 골 부진에 빠지면서 2500만 파운드(약 468억원)의 거액 이적료 값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맨시티의 고민은 테베즈가 최근의 맹활약으로 깨끗하게 해결하며 팀의 전력 오름세 효과를 높였습니다. 여기에 동료 공격 옵션까지 테베즈를 뒷받침하면서 공격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맨시티는 8승8무2패(승점 32)로 리그 6위를 기록중입니다. 4위 토트넘(11승4무5패, 승점 37)을 승점 5점 차이로 추격중인데다 아직 두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리그 4위 진입을 얼마든지 넘볼 수 있습니다. 맨시티의 빅4 진입은 만치니 감독의 부임과 테베즈 시프트 정착으로 탄력을 얻었습니다. 특히 테베즈 시프트는 빅4 진입의 열쇠와 같은 존재로서 테베즈의 활약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가려질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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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루돌 2009.12.29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세리에A 감독출신은 윙이나 윙포워드 없는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듯 합니다. 첼시에 적용해 왔던 안첼로티 감독의 윙없는 4-4-2 포메이션이 리그 중반에 이르러 힘겨워 하는 것과 같이, 맨시티의 이런 변화도 언젠가 한계가 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원의 몸싸움이 치열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윙플레이가 절실할 수 밖에 없는데, 첼시와 맨시티가 고정관념을 깰 수 있을 지 기대가 됩니다.

    • 나이스블루 2009.12.29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첼시와 맨시티는 앞으로 연관되는게 많을 것 같습니다.
      저로서도 두 팀의 유사점을 주목하고 있어요.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2. 먕당 2009.12.29 1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시티 와 맨유 경기의 박지성 활약상을 보고 싶어서 오고 있는데 아직 인가보네요^^;

    그 어느때보다 박지성 출전 경기가 보고싶다는...항상 수고하십니다..^^;

  3. MK 문 2009.12.30 0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시가 드디어 무재배를 마치고..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는군요... 겨울인데..무재배철은...지난;;
    테베즈는 시즌반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잘해주고 있지만 시즌끝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빅4진입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네여
    포스팅 잘봤습니다~

  4. 지구벌레 2009.12.30 04: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셨던 무재배가 끝난 모양이군요..ㅎㅎ..
    역시 축구는 감독의 영향력이 막강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