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우승팀을 맞추는 것은 어렵지만 8강 진출팀을 예상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의 유로 대회는 늘 이변이 존재했고 우승 후보팀이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유로 2012는 폴란드-우크라이나가 공동 개최하면서 1번 시드에 배정되었으며 몇몇 우승 후보 및 다크호스들이 2~4번 시드로 분산됐습니다. 그 결과, 개최국 두 팀이 속한 A조는 절대 강자가 없으며 B~D조는 예측 불허의 접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예상하는 유로 2012 8강 진출팀은 이렇습니다.

A조 : 폴란드, 그리스, 러시아, 체코(러시아, 폴란드 8강 진출 예상)

A조는 4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개 국가 모두 강팀이 아닙니다. 그리스와 러시아는 각각 유로 2004 우승, 유로 2008 4강을 달성했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탈락했거나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러시아 13위, 그리스 15위, 체코 27위, 폴란드 62위(2012년 5월 기준) 입니다. 폴란드 순위가 가장 낮지만 개최국 이점에 힘입어 A조에서 선전할지 모릅니다. '도르트문트 3인방'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루카스 피스첵, 야쿱 브와쉬치코프스키가 제 몫을 다하면 8강 진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8번의 A매치에서는 6승1무1패 및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러시아는 체코-폴란드-그리스와의 역대 전적에서 모두 우세입니다. 각각 6승5무2패, 7승4무3패, 13승5무3패로 앞서있습니다. 유로 2008 4강 공신이었던 안드리 아르샤빈, 로만 파블류첸코가 공격을 담당하면서 4년 전 대회에서 부상으로 불참했던 파벨 포그레브냑이 출전할 예정입니다. 오른쪽 측면에는 러시아 축구의 신성으로 떠오른 알란 자고예프가 버티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수비 조직력입니다. 유로 2012 예선 10경기에서 4실점에 그쳤습니다. 반면 그리스와 체코는 유로 2012 예선에서 각각 10경기 14골, 8경기 12골에 그칠만큼 화력이 떨어집니다. 체코는 토마스 로시츠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탈락 위험이 큽니다.

B조 :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포르투갈(독일, 네덜란드 8강 진출 예상)

B조는 유로 2012 '죽음의 조' 입니다. 네덜란드-독일은 이번 대회 우승 전력이며, 포르투갈은 '유럽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유했다는 점(리오넬 메시는 남미 선수이므로), 덴마크는 FIFA 랭킹 9위 입니다. 역대 전적을 놓고 보면 네덜란드가 고전할지 모릅니다. 독일에게 10승14무14패, 포르투갈에게 1승3무6패로 밀립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유로 2012 예선 10경기 37골 올리며 최다 득점 1위를 올렸습니다. B조 1위 획득은 험난하겠지만 본선에서 탈락할 클래스는 아닙니다. 독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포르투갈의 탈락을 예상합니다. 좌우 윙어를 맡는 호날두-나니 의존도가 높으며 고질적으로 중앙 공격이 약합니다. 호날두-나니가 상대 수비수들에게 막히면 공격 전개가 더디며, 두 윙어가 공격 성향인 특징이 후방에 있는 선수들에게 수비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특히 호날두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독일의 필립 람에게 봉쇄 당한적이 있었죠. 덴마크도 8강 진출이 힘겹게 느껴집니다. B조 경쟁국들에 비해서 선수 개인의 경기력이 떨어지며 공격 루트가 단순합니다. B조 1차전 네덜란드전, 2차전 포르투갈전을 포함해서 최소 승점 4점을 확보해야 8강 진출의 승산이 있습니다.

C조 :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크로아티아(스페인, 이탈리아 8강 진출 예상)

2강2약으로 요약됩니다.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 불참 공백이 치명적이고, 역대 유로 2연패 클럽이 존재하지 않았던 징크스가 걸림돌입니다. 그럼에도 본선 행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비-이니에스타-파브레가스-마타-실바 같은 유능한 플레이메이커들이 여럿 포진했으며, 팀의 최대 고민인 원톱은 토레스가 한국전에서 골을 터뜨리면서 우려를 불식 시켰습니다. 이탈리아전은 C조 1위 확보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역대 전적에서 7승10무8패로 근소하게 밀립니다. 이탈리아는 유로 2012 예선 10경기 2실점으로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기세가 스페인전에서 되풀이되면 무적 함대의 빗장 수비 공략이 힘겨울 것입니다.

C조에서 주목할 것은 이탈리아의 부활 여부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했으나 4년 뒤 남아공 월드컵 32강 본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유로 2008에서는 8강 진출에 만족했죠. 유로 2012 예선에서는 강력한 수비 조직력과 미드필더진의 높은 짜임새를 유지했지만 본선에서는 공격력에 물음표입니다. 예선에서 6골 넣었던 안토니오 카사노는 지난해 11월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한동안 경기를 쉬었고, 안토니오 디 나탈레는 우디네세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것에 비해서 유독 대표팀에 약합니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돌발 행동을 자제하지 않으면 팀에 해를 끼칠지 모릅니다. 아일랜드-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이탈리아에 비해서 무게감이 떨어집니다.

D조 : 우크라이나, 스웨덴, 프랑스, 잉글랜드(프랑스, 잉글랜드 8강 진출 예상)

1강2중1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D조 1위는 프랑스가 유력합니다. 최근 A매치 2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중입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우크라이나(3승3무) 스웨덴(8승5무4패)에 앞서 있습니다. 잉글랜드와의 역대 전적에서 8승4무16패로 밀렸으나 2000년대 이후 3승1무의 우세를 나타냈습니다. 유로 2012 예선에서는 킬러 부재에 시달렸지만 카림 벤제마가 레알 마드리드의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성장했고, 리게 앙 득점왕 올리비에 지루드가 백업 멤버로 활용 가능한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비달-사냐-카불 같은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며 얀 음빌라는 발목 부상이 심하지 않지만 D조 1차전 잉글랜드전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D조 2위는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각축전입니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이름값에 비해 실속이 부족했지만 본선에서 탈락할 정도로 팀 역량이 약하지 않습니다. 스웨덴은 유로 2012 예선 10경기에서 31골 기록했으며 그 중에 5골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몫입니다. 팀 득점이 즐라탄에게 편중되지 않으면서 여러 선수가 골을 터뜨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 팀의 2위 쟁탈은 16일 맞대결에서 가려질 전망입니다. 잉글랜드는 한때 스웨덴에게 43년 동안 이기지 못했던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16일 평가전에서 가레스 배리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면서 스웨덴에 약한 징크스를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의 1차전 프랑스전, 2차전 스웨덴전 결장이 부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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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16강 일정을 종료하면서 8강을 앞두게 됐습니다. 오는 18일 저녁 8시(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8강 조추첨을 진행합니다. 올 시즌 유럽 최고의 클럽을 꿈꾸는 8개의 별이 생존하면서 박진감 넘치고 수준 높은 경기력이 벌써부터 설렙니다. 또한 16강과 차원이 다른 흥행 스토리가 형성 될 것으로 보입니다. 8강 조추첨을 앞두고, 많은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오랫 동안 회자 될 10가지 예상 이슈를 꼽았습니다. (참고로, 클럽 명이 길은 팀은 포스팅 편의상 줄임말로 표기합니다.)

1. 레알 마드리드vsFC 바르셀로나, 라이벌 대결 실현?

8강 조추첨은 같은 나라끼리 토너먼트에서 대결할 수 있습니다. 첼시와 리버풀이 2008/09시즌 8강에서 맞붙은 것이 예 입니다. 올 시즌에는 레알이 7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면서 라이벌 바르사와의 대결이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우승을 노리는 두 팀에게는 반갑지 않은 상대일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혈전을 기대하는 축구팬 입장에서는 '레알vs바르사'의 엘 클라시코 더비 실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호날두vs메시, 무간지vs펩간지(무리뉴 감독vs과르디올라 감독) 대결 구도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릴 수 있죠. 역대 전적에서는 레알이 161전 68승30무63패로 앞섰지만, 지난해 11월 30일 바르사 원정에서 0-5로 대패했습니다. 반면 바르사는 최근 레알전 5연승을 달렸습니다.

2. 인터 밀란, 위기의 세리에A 구할까?

인터 밀란의 8강 진출은 극적 이었습니다. 홈에서 치렀던 뮌헨과의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지만 2차전 뮌헨 원정에서 3-2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후반 중반까지 1-2로 밀렸으나 스네이더르-판 데프가 각각 후반 17분 및 43분에 골을 터뜨리면서 짜릿한 승리를 올렸죠. 이탈리아 세리에A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8강에 올랐습니다. 세리에A가 독일 분데스리가에 의해 유럽 3대리그 타이틀을 내주었던 현 상황에서는 인터 밀란의 뮌헨전 승리가 값집니다. AS로마-AC밀란이 16강에서 맥을 못춘 가운데, 인터 밀란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유럽 제패에 성공하여 위기의 세리에A를 구할지 주목됩니다. 특히 8강 상대를 잘 만나야 합니다.

3. 샤흐타르, '변방 돌풍' 일으킬까?

우크라이나는 유럽 축구의 변방입니다. 유럽 축구가 서유럽-남유럽 중심으로 발달되면서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국가의 비중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가 32강 H조 1위, 로마와의 16강 1~2차전을 스윕하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로마전에서 2경기 연속 3골을 터뜨리는 화력을 과시했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번의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네임벨류는 8강 진출 팀들 중에서 가장 취약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토트넘-살케와 더불어 다크호스로 거론됩니다. 때떄로 수비 집중력이 약하지만, 분위기를 타면 루이스-자드손-윌리안-더글라스 같은 브라질 선수들의 공격력이 매섭습니다. 샤흐타르와 8강에서 격돌하는 팀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 입니다.

[사진=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에서 AC밀란을 1-0으로 제압한 토트넘 (C) tottenhamhotspur.com]

4. 프리미어리그, 2년 만에 세 팀이 4강에 진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강세를 거듭했죠. 2006/07, 2007/08, 2008/09시즌 4강에 세 팀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유럽 최고의 리그로 손꼽혔던 것도 세 시즌의 임펙트가 컸습니다. 올 시즌에는 맨유-첼시-토트넘이 8강 무대에 올랐습니다. 8강에 올라온 팀들 면면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세 시즌의 업적을 재현하기에는 무리일지 모릅니다. 또는 8강에 같은 리그 팀들이 붙을 수 있죠. 하지만 맨유는 발렌시아-나니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박지성도 곧 돌아옵니다. 첼시는 토레스의 득점력 폭발, 토트넘은 베일-레넌의 '황금 날개' 위력이 나타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16강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가능성이 뚜렷합니다. 문제는 8강 상대가 어느 팀이냐는 것입니다.

5. 메시-에토-아넬카, 치열한 득점 1위 경쟁

메시는 2008/09,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8경기 8골을 기록하면서 고메스(뮌헨) 에토(인터 밀란)과 함께 공동 1위를 기록중입니다. 그 다음으로 아넬카(첼시, 7골)가 추격중이죠. 고메스의 뮌헨이 16강에서 떨어졌음을 상기하면, 득점 1위를 향한 '메시-에토-아넬카'의 3각 경쟁이 형성됐습니다. 바르사-인터 밀란-첼시 입장에서는 유럽 제패를 위해서는 메시-에토-아넬카가 많은 골을 터뜨리기를 바랄 것입니다. 특히 메시와 에토는 2008/09시즌까지 바르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관계였습니다. 한때는 골을 도와주거나 동료 선수가 연결한 패스를 골로 받아내는 콤비 플레이를 펼쳤지만 이제는 대회 득점 1위를 다투는 사이입니다. 반면 아넬카는 두 선수보다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6. 박지성vs나가토모 or 박지성vs우치다, 챔스 한일전 성사될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맨유-인터 밀란 또는 맨유-살케가 격돌하면 '박지성vs나가토모', '박지성vs우치다' 맞대결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나가토모는 지난 16일 뮌헨전 교체 투입으로 인터 밀란의 역전승 흐름을 열여줬습니다. 그리고 우치다는 올 시즌 살케의 붙박이 주전을 굳혔으며 16강 발렌시아전에서 살케의 8강 진출을 이끄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5월 25일 A매치 한일전에서는 박지성-나가토모(나가토모가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 지난 1월 25일 아시안컵 4강에서는 박지성-우치다가 매치업을 펼쳤습니다. 과연 챔피언스리그 한일전이 성사될 지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 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가토모vs우치다'가 맞붙는 재팬 더비 실현이 가능합니다.

7. 호날두-라울, 친정팀과 상대하나?

스페인 축구스타 모리엔테스(당시 AS모나코 임대, 은퇴)는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친정팀 레알과 상대했습니다. 원정 1차전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리며 레알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모나코 2-4 패) 2차전에서는 모나코 4강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을 넣으며(모나코 3-1 승) 친정팀에 일격을 가했죠. 지난 시즌 16강에서는 베컴(현 LA 갤럭시)이 AC밀란 임대 소속으로서 7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맨유 홈구장)를 밟으며 친정팀 맨유와 상대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호날두-라울이 각각 레알 및 살케 소속으로서 친정팀과 4강행을 다툴지 주목됩니다. 호날두와 라울의 친정팀은 각각 맨유와 레알이며, 자신들이 세계 최정상급 축구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각별한 클럽 입니다. 8강 최대의 이슈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8. 무리뉴 감독, 첼시-인터 밀란과 격돌할까?

무리뉴 감독은 17일 리옹과의 16강전에서 3-0 완승 및 레알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첼시-인터 밀란 같은 친정팀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성공 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던 애착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상대팀으로 만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친정팀과 상대할 확률은 7:2 입니다. 지난 시즌 16강에서 첼시와 맞붙었던 것 처럼, 또 다시 친정팀과 격돌할 가능성이 적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첼시-인터 밀란도 무리뉴 감독의 레알과 대결하기를 꺼릴 것입니다. 무리뉴 감독이 두 팀의 성향을 잘 알고 있거나 주축 선수들을 키웠습니다. 그럼에도 무리뉴 감독은 승부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것을 친정팀에게 일깨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합니다.

9. 베일-레넌, 토트넘 '황금 날개' 저력 떨칠까?

토트넘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며, 그 여세를 몰아 AC밀란을 제압하고 8강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16강 1~2차전에서는 베일의 쏜살같은 공격력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베일은 1차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했고 2차전에서는 후반 20분 교체 출전했지만 팀이 수비 안정을 취하면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습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베일 효과 없이 8강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축구팬 마음에서는 아쉬웠습니다. 더욱이 레넌은 1차전에서 안토니니 공략에 성공했지만 2차전에서는 얀클로프스키에게 막혔습니다. 그런 토트넘이 4강에 진출하려면 베일-레넌의 '황금 날개'가 저력을 떨쳐야 합니다. 두 선수의 가공할 스피드가 8강 무대를 호령할지 주목됩니다.

10. 베르바토프-토레스, 8강에서 명예회복할까?

베르바토프-토레스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액 이적료를 기록했고 둘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토레스는 지난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하면서 16강 코펜하겐전 2경기를 뛰었지만, 5000만 파운드(약 912억원)의 이적료를 감안하면 코펜하겐전 무득점이 아쉽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챔피언스리그 18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으며 마르세유와의 16강 2차전에서는 에르난데스에 밀려 결장했습니다. 강팀에 약한 면모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되고 있죠. 그래서 두 명의 골잡이가 8강에서 골을 터뜨리며 명예회복할지 주목됩니다. 맨유-첼시가 유럽 제패에 성공하려면 두 명의 골 생산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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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을 꿈꾸는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과정에 중대한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중동의 강호' 이란과의 매치업이 성사 됐습니다. 1996년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게 2-6으로 대패했던 과거의 악몽, 이란과의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던 것(4무2패), 지난해 9월 7일 이란전 0-1 패배를 떠올리면 결코 유쾌하지 못한 만남입니다. 또한 이란의 사령탑은 과거 한국에서 코칭 스태프로 활약했던 압신 고트비 감독 입니다.

한국이 51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등극하려면 반드시 이란을 제압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한 번 패하면 비행기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란전에서 승리를 위해 분발해야 합니다. 본선 3경기를 통해 직면했던 5가지의 고민을 이겨내야 이란전 승리를 장담할 수 있습니다. 어느 팀이든 고민이 없지 않겠지만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1. 이란전, 체력 저하에 시달릴지 모른다

한국은 본선 3차전 인도전에서 이정수를 제외한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습니다. D조 1위가 확정된 이란과의 대진을 피하기 위해 다득점으로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서였죠. 38개 슈팅, 20개 유효 슈팅을 기록하면서 많은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4골에 그쳤습니다. 골 결정력 불안에 발목 잡혔기 때문이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인도전에서 많은 체력을 소모했습니다.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인도 선수들이 실점 최소화에 주력하느라 수비쪽에서 부지런히 움직였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불가피 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도중에 비가 잔뜩 내렸죠.

사실, 인도전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들을 가동했어야 합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후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고, 스쿼드의 내실을 키울 필요가 있었죠. 하지만 호주전에서 1-1로 비겼고, 이란이 사실상 D조 1위를 확정지으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인도전 출전 필요성이 커졌죠. 그러나 호주에게 골득실에서 밀리면서(한국 4골, 호주 5골) 인도전 4-1 승리는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되었죠. 토너먼트가 체력전임을 상기하면 인도전에 미련이 남습니다.

물론 이란은 20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과 D조 본선 3차전을 치릅니다. 일정상으로는 한국보다 체력적인 열세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위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로테이션 멤버를 출전시킬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리고 이란을 제압하더라도 아시안컵 일정이 결코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일지 모릅니다. 2007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는 공격 옵션들의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습니다. 그래도 우승을 위해 극복해야 합니다.

2. 박지성-구자철이 집중 견제 받을 수 있다

한국은 본선 3경기에서 공격 옵션이 상대 수비수에게 집중 견제를 받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유병수가 제로톱에 어울리지 못했던 것을 제외하면 공격 옵션들의 활약상은 대체적으로 평이했습니다. 하지만 8강 이란전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란이 한국의 공격 옵션을 봉쇄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죠. 박지성이 2009년 2월 11일 이란 원정에서 상대 수비수들에게 집중 견제 받았던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이란이 아시안컵 본선에서 미드필더진의 압박이 느슨해진 단점을 노출했지만, 그들은 중동의 강호라는 저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전을 소홀히 넘기지 않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특히 박지성-구자철은 이란에 의해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박지성은 2년 전 이란의 압박에 맥을 못추었던 전례가 있으며 구자철은 한국의 본선 7골 중에 4골을 책임졌던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지동원이 최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상대 미드필더가 제어할지는 의문이지만, '이란의 캡틴' 네쿠남이 구자철을 견제하는데 주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트비 감독이 한국 축구의 특징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이를 테면, 많이 뛰는 것에 비해 골을 해결짓지 못하는/박스 안에서 흔들어 줄 공격수가 없는) 박지성-구자철 집중 견제를 지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스위칭으로 위기를 넘겨야하는데 문제는 체력 소모가 불가피합니다.

3. 박지성의 아시안컵 무득점

박지성의 아시안컵 본선 3경기 활약상이 뛰어났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래도 골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인도전에서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않았습니다. 동료 선수들이 골을 넣도록 묵묵히 지원하거나 공격루트 개척에 주력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중앙 공격 옵션들(지동원-구자철-손흥민)이 한국의 7골을 책임졌던 현 상황에서는 윙어도 득점력이 필요함을 뜻합니다. 지동원이나 구자철이 골을 해결짓지 못하면 측면 옵션이 득점의 갈증을 풀어줘야 한국의 승리가 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맨유에서 6골을 터뜨렸던 박지성의 득점력이 토너먼트에서 필요하게 됐습니다.

특히 박지성은 아시안컵 11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00-2004년 아시안컵에서 골이 없었고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2000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윙백으로 활약했던 특성이 있었지만요. 한 가지 주목할 것은, A매치 98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하면서 강팀 또는 아시아의 난적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던 전적이 즐비합니다. 프랑스(2골)-포르투갈-잉글랜드-그리스-이란(2골)-일본이 그 예 입니다. 8강 이란전에서 무득점의 사슬을 끊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2009년 2월, 6월 이란전에서 골을 작렬했던 경험이라면 이번 경기에서의 골이 기대됩니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던 13경기 중에 2002년 프랑스전을 제외한 12경기에서는 한국이 패하지 않았습니다.


4. 곽태휘-황재원의 위험한 파울

이란전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곽태휘는 바레인-인도전에서 위험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불안한 수비를 펼쳤습니다. 바레인전에서는 상대 공격 옵션과 서로 손을 쓰면서 밀쳤던 것이 과도하게 이어지면서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이 불가피했고(퇴장은 오심이었음), 인도전에서는 헤딩 경합 과정에서 손으로 거칠게 밀으며 쓰러뜨린 것이 문제였습니다.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의욕적인 자세가 불필요한 플레이를 범하는 화근이 되었죠. 만약 곽태휘가 이란전에 선발 출전하면 상대팀이 그 약점을 노릴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공격 옵션이 곽태휘쪽에서 가까이 움직이고 패스를 받으면서 파울을 유도할 수 있죠.

황재원도 마찬가지 입니다. 호주전-인도전에서 상대팀이 세트 피스로 골을 노리는 지점에서 파울을 범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상대를 거칠게 다루면서 파울을 유발합니다. 곽태휘와의 차이점이라면 박스 안과 밖에서 범하는 파울 위치입니다. 황재원은 악착같은 수비력을 펼치는 선수이지만 때로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발이 느린 약점 때문인지 상대를 거칠게 마크합니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수비수들의 전형적인 문제점입니다. 이란전에서는 이정수가 출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곽태휘 또는 황재원이 선발 출전 기회를 잡겠지만, 판정에 엄격한 심판이 배정되면 위험한 파울을 주의해야 합니다.

5. 수비진의 패스미스, 이란에게 기회

한국이 지난해 9월 7일 이란에게 0-1로 패했던 이유는 수비진의 패스미스 때문입니다. 이영표가 뒷쪽으로 백패스를 연결한 것이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쇼자에이의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상대 공격 옵션의 동선을 파악하면서 집중력을 키웠다면 이러한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영표는 3백의 윙백으로 출전했지만, 당시 한국이 5백으로 변형되었기 때문에 수비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선수들의 이 같은 사례가 국제 경기에서 종종 있었다는 점입니다. 수비진에서 패스가 끊어지면 여지없이 역습을 허용당하죠. 인도전에서는 전반 10분과 18분에 수비진 패스 미스에 의해 상대 역습에 직면하는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사실, 한국 수비수들은 패싱력이 정확한 선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조용형이 우수하지만 종종 기복이 심합니다. 동료 선수들끼리 볼을 돌리다가 상대 공격 옵션에게 빼앗기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죠. 어떨때는 무의미한 롱패스를 띄웁니다. 문제는 그 약점을 고트비 감독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축구의 특징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한국전 승리 과정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이 이란전에서 승리하려면 수비진이 불필요한 패스를 줄이거나, 상대 공격 옵션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경기 집중력을 기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작은 실수가 실점으로 직결될 수 있고, 그 장면이 자칫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이어질 수 있음을 수비수들이 명심해야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그야말로 예측불허 입니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2009/10시즌 판세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럽축구 전통의 강자 및 신흥명문으로 이름을 떨치던 유벤투스-AC밀란-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리버풀-첼시가 32강과 16강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반면에 보르도-리옹-모스크바는 강팀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며 8강 앞으로 약진했습니다. 어느 팀이 유럽 축구 최강자로 등극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팀들의 특징들을 종합했습니다. 최근 누리꾼들에게 유행하는 시리즈인 '좋은 예-나쁜 예'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8강을 전망했습니다.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에 열리는 1차전, 다음달 7일과 8일에 치를 2차전을 통해 4강 진출팀을 가리게 될 챔피언스리그 별들의 전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주목됩니다.

1. 올림피크 리옹

-좋은 예 :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나는 수비 조직력

한때 프랑스리그 최강자였던 리옹의 올 시즌 자국리그 성적은 5위입니다. 수비 조직력이 고비 때마다 허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죠. 올 시즌 프랑스리그 30경기에서 31실점을 헌납해 리그 최소 실점 7위를 기록중입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로 무대를 옮기면 상황이 다릅니다. 8경기에서 4실점만 내줬기 때문이죠. 노장 센터백인 크리스의 안정적인 수비 조율 및 시소코-붐송-레비에르까지 힘을 합친 타이트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리버풀-레알 같은 강팀들에 굴욕을 안기고 4시즌 만에 8강에 진출했습니다. 16강 레알전에서 호날두-카카 같은 당대 최고의 축구 천재들을 고립시켰던 수비력이 8강에서도 골문의 잠금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쁜 예 : 벤제마 공백

리옹은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14골의 비교적 무난한 득점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공격수에 의해서 기록한 득점은 4골에 불과합니다. 고미스가 2골, 리산드로-고부가 1골을 넣었죠. 특히 챔피언스리그 3시즌 동안 12골을 넣었던 리산드로는 지난해 여름 리옹 역대 최고 이적료(2000만 유로)의 주인공임에도 7경기 1골에 그쳤습니다. 리옹이 보르도를 제치고 4강에 진출하려면 리산드로의 골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레알로 떠났던 벤제마 공백 메우기에 실패했음을 의미합니다. 벤제마는 지난 시즌까지 리옹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19경기에서 12골 넣었기 때문이죠. 리산드로는 벤제마의 재림이 될 수 있을까요?

2. 보르도

-좋은 예 : 유벤투스-뮌헨-올림피아코스를 제압한 자신감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 우승팀이자 올 시즌 자국리그 선두를 달리는 보르도의 승승장구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32강 조별리그에서 유벤투스-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 같은 강팀들에 밀려 고배를 마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두 팀과의 4차례 대결에서 3승1무를 기록한것을 비롯 본선 6경기에서 5승1무의 압도적인 결과를 거두고 16강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올림피아코스와의 두 차례 대결에서 180분 동안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미드필더진의 두꺼움 속에 2승을 챙기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유벤투스-뮌헨-올림피아코스를 제압한 보르도의 자신감이라면 프랑스리그에서 쇠퇴중인 리옹전에서 충분히 해볼만 합니다.

-나쁜 예 : 샤막의 대안이 없다

보르도는 4-2-3-1의 포메이션을 쓰는 팀으로써 '중원 사령관' 구르퀴프를 주축으로 허리를 강화하는 전술로 많은 재미를 봤습니다. 하지만 보로도에는 샤막 이외에는 최전방에서 파괴적인 공격력을 뽐내는 원톱 자원이 없습니다. 샤막은 유벤투스-뮌헨-올림피아코스전에서 한 골씩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으나 문제는 다른 원톱 자원들이 부진합니다. 벨리옹-카베나기는 챔피언스리그 2경기 무득점에 그쳤고 공격수로 뛸 수 있는 구프란도 득점포가 조용합니다. 수비 조직력이 견고한 상대팀이라면 샤막의 최전방 고립을 유도하는 전술을 쓸 것임이 분명합니다. 리옹의 크리스가 샤막을 철저히 묶으면 보로도의 공격 마무리가 주춤할 가능성이 큽니다.

3. 바이에른 뮌헨

-좋은 예 : 물 오른 로번의 공격력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피오렌티나와의 접전끝에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로번의 화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로번은 1차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2차전에서는 후반 20분 문전 27m 지점에서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뮌헨 8강 진출의 결정타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24일 살케전까지 5경기에서 5골 넣은 로번의 파괴력이 뮌헨의 공격력을 끌어 올렸습니다. 공격수들이 지난 시즌처럼 팀 전력에 무게감을 더하지 못하는 뮌헨의 고민을 로번이 해결하고 있습니다.

-나쁜 예 : 과대평가된 화력, 그리고 로번의 부상

뮌헨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공격입니다. 뮐러-고메즈-클로제 같은 득점기계들을 비롯 리베리-로번 같은 파괴적인 윙어들이 포진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공격 옵션 개개인의 화력이 기대에 미흡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경기 7골의 주인공 클로제는 올 시즌 5경기 1골로 침묵에 빠졌으며, 고메즈가 8경기 1골, 뮐러가 7경기 2골로 화력이 시들했습니다. 최근에 조커로 밀려난 리베리의 부상 및 부진이 공격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로번은 27일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맨유와의 8강 1차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좋은 예 : 박지성과 루니의 오름세

맨유는 AC밀란과의 16강 1~2차전에서 3-2, 4-0의 대승으로 거두고 8강에 올랐습니다. 두 경기에서 승리하기까지 박지성과 루니의 맹활약이 돋보였습니다. 박지성은 두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상대팀의 공격 젖줄인 피를로를 봉쇄하는데 성공했는데, 이것이 AC밀란의 수비 밸런스 붕괴로 이어져 맨유가 2경기에서 7골 몰아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박지성은 2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강팀 킬러'임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루니는 두 경기에서 4골을 넣었는데 머리로만 3골을 꽂았습니다. 32강 3경기 무득점에 그쳤던 루니의 득점 폭발, 여기에 박지성의 오름세까지 맞물려 맨유의 전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나쁜 예 : 루니의 부상, 문제는 대안이 없다

맨유의 고민은 루니의 무릎 부상입니다. 루니가 최근 무릎 힘줄에 염증이 재발하면서 28일 볼턴전에 결장했고 31일 뮌헨 원정 풀타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베르바토프가 볼턴전에서 두 골을 넣었으나 약팀에 강하고 강팀에 약한 선수여서 뮌헨전을 믿고 내보내는데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오언은 이미 시즌 아웃되었고 마케다-디우프 같은 영건들에게 골을 맡기기에는 경험이 적습니다. 결국, 맨유의 뮌헨전 행보는 루니의 득점력 및 부상 영향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여기에 뮌헨이 루니 고립에 초점을 맞추면, 퍼거슨 감독의 전술 운용이 숨통을 틔우기 어렵습니다. 박지성-나니-발렌시아-긱스 같은 미드필더들의 골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5. 아스날

-좋은 예 : 해결사는 파브레가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스날 공격의 에이스는 파브레가스지만, 팀 승리를 해결짓는 선수는 파브레가스 뿐만이 아닙니다. 아르샤빈은 포르투와의 16강 2차전에서 도움 두 개를 기록해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고 이번 대회에서 도움 1위(5도움)를 기록중입니다. 벤트너도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고질적인 골 결정력에 대한 불안함에서 벗어났습니다. 여기에 나스리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에 일조했습니다. 그리고 아스날의 득점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강점을 자랑합니다. 센터백 베르마엘렌이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39경기 8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 미드필더와 공격수들까지 골고루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이 아스날의 강점입니다.

-나쁜 예 : 갈라스의 부상, 불안한 알무니아

아스날은 화려한 공격력을 주무기로 삼는것과 반대로 수비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갈라스가 최근에 허리 부상이 재발하면서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1차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캠벨의 폼은 전성기보다 떨어진 상태이며 두달 전 부상에서 복귀했던 클리시는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위태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28일 버밍엄 시티전에서는 송 빌롱이 센터백으로 전환했지만 데니우손의 어정쩡한 홀딩을 기대하기에는 아스날의 뒷문이 취약합니다. 무엇보다 아스날을 고민에 빠뜨리는 것은 골키퍼 알무니아 입니다. 버밍엄 시티와의 종료 직전에 이해할 수 없는 펀칭으로 동점골을 헌납한 알무니아의 불안함이 못미덥습니다.

6. FC 바르셀로나

-좋은 예 : 강팀은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바르사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행보는 디펜딩 챔피언답지 못했습니다. 32강 조별리그 4차전까지 1승2무1패를 기록한데다 슈투트가르트와의 16강 1차전 원정에서는 1-1로 비기면서 탈락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32강 5차전과 6차전에서 내리 승리하고 슈투트가르트와의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해 강팀다운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이번 대회 7경기에서 4골 넣은 메시의 화력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앙리의 내림세를 페드로의 오름세로 극복했습니다. 사비-이니에스타-투레(부스케츠)로 짜인 허리는 여전히 튼튼하며 막스웰(아비달)-푸욜-피케-알베스로 구성된 포백은 견고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골키퍼 발데스는 8경기에서 4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나쁜 예 : 지난 시즌보다 장애물이 많아졌다

문제는 바르사가 원정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32강 디나모 키예프 원정에서 2-1로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인터 밀란-루빈 카잔-슈투트가르트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홈 경기에 강하고 원정 경기에 주춤한 이유는, 원정에서 상대팀의 집중적인 압박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바르사의 공격력은 유럽 최강이었으나 올 시즌에는 '바르사를 제압하겠다'는 상대팀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기에 이니에스타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스날전 출전이 불투명하며 즐라탄은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회 5경기 무득점인 앙리의 부진까지 포함하면, 우승 과정에 있어 지난 시즌보다 장애물이 많아졌습니다.

7. 인터 밀란

-좋은 예 : 조연이 주연보다 강하다

인터 밀란은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올 시즌 16강에서 첼시를 제압해 16강 울렁증에서 벗어났습니다. 사네티-사무엘-루시우-마이콘으로 짜인 포백의 견고함은 유럽 최정상이었으며 캄비아소-스탄코비치-모타가 버티는 미드필더들의 타이트한 압박은 '푸른 사자' 첼시의 용맹함을 지웠습니다. 특히 루시우는 16강 첼시와의 두 경기에서 드록바와의 공중볼 및 몸싸움에서 우세를 점하여 8강 진출의 숨은 공신으로 활약했고 마이콘은 폭발적인 스피드에 이은 날렵한 측면 침투와 빠른 패스 타이밍을 엮으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슈네이데르는 정교한 패싱력과 순간적인 전방 침투를 과시하며 팀의 공격력을 끌어 올렸습니다.

-나쁜 예 : 유럽에서 작아지는 에토-밀리토의 파괴력

인터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에토-밀리토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견고한 반면에 두 공격수의 챔피언스리그 활약은 네임벨류 및 세리에A에서의 폭발적인 활약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에토는 이번 대회 8경기에서 2골에 그쳐 바르사 시절보다 공격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밀리토도 6경기에서 2골을 기록해 세리에A에서의 폭발적인 득점력(29경기 18골)과 대조된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비록 에토가 첼시와의 16강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으나, 경기 내용상으로는 상대팀의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골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인터 밀란이 우승하려면 두 공격수의 강력한 임펙트가 꾸준하고 적시 적소에 터져야 합니다.

8. CSKA 모스크바

-좋은 예 : 돌풍의 주인공

모스크바는 16강에서 세비야를 제치고 8강에 진출해 유럽 축구의 변방에서 신흥 강호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2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의 2-1 승리를 이끈 '일본 축구의 아이콘' 혼다의 맹활약으로 8강에 올랐습니다. 32강 맨유와의 조별 본선 원정 경기에서는 후반 35분까지 3-1로 앞설 만큼(3-3 무승부로 종료) 모스크바를 만만하게 보는것은 금물입니다. 마마예프-알도닌으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경기 장악력을 바탕으로 네시드-자고예프-혼다-크라시치 같은 공격 옵션들이 골고루 제 몫을 다하며 팀 공격의 활기를 키웠습니다. 유럽을 뒤흔드는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 없지만 8강 진출 그 자체만으로 보르도와 더불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나쁜 예 :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모스크바가 8강에 진출한 팀 들 중에 최약체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네시드가 최전방에서 분전하지만 동시에 장단을 맞춰 줄 공격수가 없어 원톱 시스템을 써야 하는 한계는 모스크바의 전술 가용폭을 좁게 만듭니다. 이번 대회 8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승리한 경기가 없었다는 점은, 한 골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토너먼트 행보에 이롭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2000년대 이후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이 올 시즌이 처음인 만큼 토너먼트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8강까지 진출했던 자신감이 충만하면 4강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