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상대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허리를 가격 당하면서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이청용은 14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울버햄턴 원정에서 2도움을 달성했습니다. 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쪽으로 헤딩 패스를 길게 연결했던 것이 울버햄턴 수비수 리처드 스티어만의 몸을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볼턴이 선제골을 기록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자책골 유도는 도움으로 인정됩니다. 후반 22분에는 문전 오른쪽을 파고드는 상황에서 가운데쪽으로 패스를 연결했던 것이 스튜어트 홀든의 골로 이어지면서 2번째 도움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볼턴은 울버햄턴을 3-2로 제압했습니다.

이로써, 이청용은 시즌 5호 도움을 기록하여 리그 도움 순위 6위에 올랐습니다. 이 부문에서는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3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1도움을 추가하여 9도움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크리스 브런트(7도움, 웨스트 브로미치) 디디에 드록바(첼시) 피터 크라우치(토트넘) 메튜 에더링턴(스토크 시티, 이상 6도움)이 나니를 추격중이며 그들에 이어 이청용이 도움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에게 안타까움이 드는 이유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이어 올 시즌에도 과부하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혹사'에 시달리는 이청용이 걱정된다

이청용의 2도움이 반가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반 20분에는 매우 아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울버햄턴 수비수 엘로코비와 공중볼을 다투는 상황에서 허리를 가격 당했습니다. 엘로코비가 이청용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허리를 찍고 말았죠. 그래서 이청용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습니다. 통증의 아픔을 이겨내면서 경기 출전을 강행했고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경기 종료 후에는 손으로 허리를 움켜잡고 그라운드를 나서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청용은 척추 골반 부상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허리 통증을 참아가면서 풀타임 출전을 강행했다는 것입니다. 코일 볼턴 감독은 항상 "휴식이 필요하다"며 체력적인 과부하를 걱정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매 경기 선발로 기용했으며 최근 3경기에서 풀타임을 뛰게 했습니다. 볼턴이 리그 5위로 약진하다보니 이청용의 활용 빈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휘저어야 볼턴이 골을 기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벤치로 불러들일 여유가 없으며, 그가 빠지는 순간에는 팀 공격이 와해될 수 있는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그런 이청용은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습니다. 지난달 12일 국내에서 A매치 일본전을 치르면서 한국과 잉글랜드를 왕복했고, 그 피로가 말끔해게 해소되지 않았을 16일 스토크 시티전에서는 87분을 소화했습니다. 23일 위건전에서는 체력 저하의 아쉬움을 남기고 후반 20분에 교체됐죠. 그 이후 5경기 중에 4경기에서는 풀타임 출전했으며, 최근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풀타임 출전 경기였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바라보면, 잦은 풀타임 출전때문에 그동안 약했던 체력을 길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의 몸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청용은 지난해 여름 볼턴 진출 이전까지 국내에서 각급 대표팀 및 친정팀 FC서울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에 시달렸습니다. 지난해 초 국가 대표팀의 동계훈련 일정을 소화한 이후에는 K리그 전반기에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혹사 후유증'에 시달리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전반기에도 서울의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대표팀의 A매치 일정까지 소화하며 쉴틈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 여름 볼턴으로 이적하면서 이렇다할 휴식기를 갖지 못한 끝에 2009/10시즌을 치렀습니다. 볼턴의 에이스로 자리잡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체력적인 과부하에 시달린 끝에 폼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한국 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이끌다보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날짜는 지난 6월 29일이었고, 이청용이 잉글랜드로 출국한 것은 지난 7월 25일 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한 달도 되지 않는 휴식기가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휴식기에는 몇몇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코일 감독이 이청용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청용은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볼턴의 선전을 위해 계속 경기에 뛰어야 합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의 일정입니다. 다음달 26일에 박싱데이(Boxing Day)를 치러야하며 내년 1월에는 카타르에서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뛰어야 합니다. 다음달 18일 선덜랜드 원정까지 1주일에 한 경기씩 출전하지만 26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홈 경기, 29일 첼시 원정, 내년 1월 1일 리버풀 원정을 치르는 만만치 않은 일정에 시달리게 됩니다. 올 시즌 박싱데이는 일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29일 첼시 원정 스케줄이 잡힌 것입니다. 첼시와 리버풀 원정이라면 이청용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런데 박싱데이 피로를 안고 런던(첼시 연고지)에서 리버풀로 이동하기 때문에 힘든 일정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이 내년 1월 5일 위건과의 홈 경기를 뛰고 아시안컵에 임할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위건전을 소화하고 오는 10일 카타르에서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본선 첫 경기를 치르면 엄청난 체력적인 부담을 안게 됩니다. 굳이 위건전을 뛰지 않더라도 박싱데이 때문에 힘든 일정에 직면하죠. 문제는 이청용 본인이 조광래호 전술을 '만화 축구'로 비유하며 어려움을 나타냈다는 점입니다. 소속팀에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면 제 역할을 다해낼지 의문입니다. 한국 대표팀 중심 선수라는 책임감 때문에 이를 악물고 열심히 뛰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럴수록 몸은 점점 지쳐가고 부상의 위험성이 커집니다. 아시안컵 이후에 지난 시즌 후반기처럼 체력적인 과부하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현 시점에서는, 코일 감독이 이청용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방법을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볼턴은 내년 1월 이청용의 아시안컵 차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서 임대된 19세 윙어 호드리고 모레노를 키워야 할 시점입니다. 선수 관리 측면에서도 이청용의 혹사를 피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기 때문에 무리한 출전이 힘이 실리지 못합니다. 이청용의 휴식을 강조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코일 감독 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일 감독은 부쩍 오른 팀 성적 때문에 이청용의 휴식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최근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이 그 증거입니다. 어떻게든, 이청용의 혹사는 끝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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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문전 정면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은 나름 돋보였고 발재간도 그리 나쁜편은 아니었습니다. 상대 골망을 흔들기 위한 공격 작업을 위해 동료 선수와 원투 패스를 시도하려는 모습도 있었고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슈팅을 날리며 골도 노렸습니다. 그러나 과정은 좋았지만 임펙트와 슈팅 마무리 동작이 평소와 달리 위력적이지 못했고 볼 배급 및 슈팅 방향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경기를 치를수록 폼이 점점 떨어진 것입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에 풀타임 선발 출전했으나 시즌 6호골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이청용의 볼턴은 10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에서 0-2로 패했습니다. 전반 30분 카를로스 테베즈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7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고개를 숙였고 리그 17위에 머물려 여전히 강등 위협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이청용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특색이 없었다(Fairly anonymous)'는 평가와 함께 평점 5점에 그쳤습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 된 메튜 테일러와 함께 팀 내 최저 평점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동료 선수들은 6점을 받았으며 공격수인 케빈 데이비스만이 7점을 얻었습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하며 공간 싸움을 벌였던 데이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기대에 못미친 활약을 펼친 것입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볼턴이 직면한 문제점들이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아담 존슨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이후부터(테베즈가 키커로 나서 선제골 기록)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고 상대 공격 옵션에게 뒷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맨시티의 새내기인 존슨 봉쇄에 실패해 경기 흐름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반 클라스니치 부상 공백의 대안이었던 요한 엘만더는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았고 중앙 미드필더들의 볼 배급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해 윌셔-이청용으로 짜인 윙어들의 공격력을 보조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볼턴은 최근에 빈도를 줄였던 롱볼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무암바-코헨-이청용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게 떨어지다보니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미드필더 사이에서 패스가 통하지 않자, 후방 옵션들이 전방에 위치한 데이비스-엘만더의 머리를 향해 롱볼을 날렸습니다. 그나마 데이비스가 맨시티 수비수를 달고 다니며 롱볼을 잘 따냈으나 그 과정에서 문전 침투를 통해 상대 골망을 흔들려는 선수들의 공격 자세는 이전과 다르게 소극적 이었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볼턴이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3경기에서의 공통점은 미드필더들이 모두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청용을 비롯한 미드필더 전원이 평소에 비해 움직임이 무뎌지고 빌드업 및 수비가담 타이밍이 느렸습니다. 개개인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패스 간격이 길어지거나(무암바-코헨) 부정확한 패스가 많아지거나(테일러) 패스 받는 공간으로 움직이지 못해 상대 수비진에 고립되고 공격의 마무리가 약해지는(이청용)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볼턴이 맨시티전에서 롱볼 빈도를 늘리고 말았습니다.

볼턴 미드필더들의 부진 원인은 최근에 두드러졌던 살인적인 일정 때문입니다. 지난달 18일 아스날전부터 31일 리버풀전까지 보름동안 5경기를 소화하면서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급기야 폼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스날전 이전에는 한파로 인한 경기 취소가 잇따르면서 컨디션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날씨도 추웠습니다. 결국 체력 저하에 시달려 평소답지 못한 활약을 펼쳤고 이것은 볼턴이 3경기 연속 골을 넣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달 아스날과의 2연전과 27일 번리전에서의 인상적인 경기력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청용의 체력 저하는 다른 누구보다 심각성이 큽니다. 이청용은 지난해 1월 대표팀 동계훈련 일정을 소화하여 중동 전지훈련 및 A매치 이란전에 뛰었고 그 이후 친정팀 FC서울에 복귀해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병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로골절로 신음하며 한때 서울에서 부진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러더니 여름 휴식기 없이 볼턴에 입단해 지금까지 경기를 뛰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시즌 일정을 소화했다면, 이청용은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여기에 이청용은 2007년과 2008년에 청소년-올림픽-국가대표팀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습니다. 2007년 U-20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및 최종예선 같은 굵직한 A매치 일정을 소화했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습니다. 그것도 기량 및 체력이 여물지 않은 19~20세에 대표팀과 소속팀을 넘나드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죠. 이동국-고종수-최성국-박주영-김진규가 거듭된 혹사에 시달리다 슬럼프에 빠져 부진의 늪에 빠졌던 것 처럼, 이청용도 그 전례를 밟을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청용은 서울 시절에 체력 저하로 꾸준히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볼턴에서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떨어진 것도 마찬가지의 상황입니다. 문제는 과도한 출전으로 체력 저하가 누적이 되었다는 점이고, 휴식을 취할 상황이 마땅치 않습니다. 소속팀 볼턴이 강등권에 있어, 코일 감독이 팀의 중심 선수인 이청용을 지속적으로 선발 기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청용의 혹사가 계속된 것은 팀의 열악한 상황과 밀접합니다.

최근 이청용의 경기를 보면 '볼턴 에이스'로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지난날과 대조적입니다. 특유의 활력 넘치는 움직임과 과감한 문전 침투가 빛을 발하지 못했고 볼 배급과 슈팅 과정에서 타이밍이 한 박자 빠르지 못하며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특히 맨시티전에서는 후반 34분 상대 골키퍼 세이 기븐과 1대1로 맞선 상황이 있었으나 부정확한 슈팅을 날리며 시즌 6호골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으나 체력 저하로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잃으면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냉정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맨시티전에서는 상대 왼쪽 풀백인 웨인 브릿지에게 봉쇄 당했습니다. 브릿지의 압박 및 공간 선점에 밀려 전방으로 침투할 수 있는 방향을 잃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동료 선수들에게 활발한 볼 배급을 받지 못하면서 고립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그레타르 스테인손이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넓게 커버하면서 후방 패스를 통해 공격 기회를 얻었지만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연계 플레이는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지난 6일 풀럼전에서도 재차 반복되었던 문제점입니다.

이청용은 맨시티전에서 1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팀 내에서의 붙박이 주전 입지를 굳게 지켰습니다. 하지만 역의 관점에서 보면 이청용의 혹사가 두드러졌으며 이것은 경기력이 떨어진 원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이청용의 혹사는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꿈꾸는 허정무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합니다. 비록 볼턴이 강등권에 있지만 아직 리그 경기가 10경기 이상 남아있는 만큼, 이청용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경기력 회복을 키우기 위한 코일 감독의 빠른 결단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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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튼)은 지난 24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이하 셰필드)와의 FA컵 4라운드에서 도움을 기록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21일 아스날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는 오름세를 달렸고 오언 코일 신임 감독의 기대를 받는 영건으로 거듭났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4골 5도움을 기록해 앞으로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굳이 공격 포인트를 논하지 않아도, 이청용은 볼튼의 에이스로서 물 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드필더진의 아기자기한 패싱력을 주도하며 롱볼 위주의 단순한 공격 패턴을 나타냈던 볼튼의 색깔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볼튼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청용의 기교를 앞세운 공격 전개가 날이 갈수록 위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일 감독이 이청용의 기량을 치켜 세우고 슈퍼 스타로 키우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이청용의 오름세는 앞으로 계속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청용의 오름세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합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의 특징은 쉴세 없는 공수 전환과 빠른 공격 템포를 90분 동안 버텨낼 수 있는 강철같은 체력을 겸비했습니다. 특히 빅4 클럽의 주축 선수라면 여러 대회를 치르며 바쁜 일정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합니다. 친정팀인 FC서울 시절에 체력 부족에 대한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이청용이 시즌 후반을 무사히 버티며 지금의 활약상을 꾸준히 이어갈지는 의문입니다. 현재의 이청용 체력도 90분 풀타임을 매끄럽게 소화할 수 있는 레벨에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후반 중반부터 지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청용이 현재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아스날과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오는 31일 리버풀 원정에 이르기까지 보름 동안 5경기를 소화하는 바쁜 일정에 시달리고 있죠. 지난 6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아스날 원정이 현지 기상 악화로 21일로 연기되어 순연 경기를 치렀던 것이 체력적인 부담을 키우게 됐습니다.

이것은 이청용의 18일 아스날전과 21일 아스날전 활약상의 차이가 서로 뚜렷해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18일 아스날전에서는 상대 왼쪽 뒷 공간을 뒤흔드는 맹활약으로 적장인 아르센 벵거 감독의 찬사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3일 뒤에는 후반들어 움직임이 눈에 띄게 적어지고 공격적인 활약이 살아나지 않자 후반 중반에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이청용의 체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일 간격으로 런던과 볼튼을 오가며 강팀과 경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체력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청용이 24일 셰필드전에 풀타임 출전한 것은 무조건 좋은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사실, 셰필드전은 선발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였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이었기 때문에 아스날과의 2연전을 치른 주축 선수들이 체력을 안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는 홈 경기인데다 코일 감독이 홈팬들을 상대로 사령탑 부임 후 첫 승을 거둘 기회가 있었고, 리그 19위로 강등권에 빠진 팀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겨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청용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이 포함 되었습니다.

이청용은 셰필드전에서 도움을 기록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팀 내에서 유일하게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의 관점에서 보면, 이청용은 팀의 활기찬 공격을 위해 많은 체력을 소모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날 볼튼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전체적으로 무거웠기 때문에 이청용의 부담이 적지 않았죠. 일주일 사이에 아스날과의 2연전과 셰필드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청용이 27일 번리와의 라이벌전과 31일 리버풀 원정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팀 승리를 위해 맹활약을 펼칠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이청용은 다음달에도 바쁜 일정을 이겨내야 합니다. 오는 6일 풀럼전을 시작으로 9일 맨시티전, 13일 토트넘-리즈 경기의 승리팀(FA컵 5라운드), 16일 위건전, 22일 블랙번전, 27일 울버햄튼전까지 총 6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팀의 주축 선수이자 강등권 탈출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5경기 모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FA컵 5라운드 경기인 13일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 체력적인 부담이 더 커집니다. 만약 볼튼이 FA컵 5라운드에서도 승리하면, 이청용은 오는 봄에도 만만치 않은 일정에 시달려야 합니다. 지난 9일 기상 악화로 취소된 선더랜드와의 순연 경기, 오는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A매치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도 있죠.

만약 이청용이 빅4 클럽 선수였다면 로테이션 시스템의 일환으로 몇몇 경기를 걸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볼튼은 강등권에서 벗어나야 하는 팀이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볼튼의 에이스인 이청용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것은 이청용의 체력 부담이 커지면서 자칫 혹사로 인한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과도한 경기 출전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최상의 폼을 발휘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죠. 부상 위험성도 커집니다. 특히 이청용은 활동량이 많고 움직임의 폭이 넓은 윙어이기 때문에 혹사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이청용은 볼튼 이적 이전에 혹사로 슬럼프에 빠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2007년 부터 줄곧 계속 되었던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했던 것이 그것이죠. 지난해 초에는 충분한 휴식없이 허정무호 동계훈련에 참가했더니 그 해 소속팀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경기력 저하로 고전했습니다. 지난해 초 허정무호 동계훈련에서 두 번의 발목 통증을 겪었던 것이 소속팀 서울 복귀 후 피로누적에 시달리며 시즌 초반 슬럼프로 이어졌죠. 혹사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볼튼에서의 앞날이 우려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청용의 과도한 경기 출전은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바쁜 일정을 이겨낼 수 있는 내구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청용의 축구 선배인 고종수-이동국-최성국-박주영-김진규는 어린 나이에 각급 대표팀과 프로팀 경기 출전으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며 혹사에 시달렸고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2001년 십자인대 파열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고종수, 무릎 부상 이후 독일 진출까지 겹친 이동국, 지금까지 잔부상이 끊이지 않는 박주영, 예전보다 수비의 과감함이 떨어진 김진규의 부침은 혹사가 주 원인 이었습니다.

물론 이청용이 시즌 막판 잔여경기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하면 혹사로 인한 걱정이 줄어들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종료 이후에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여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참가해야 합니다. 만약 잉글랜드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남아공에 입성하는 일정을 소화하면 장거리 이동 여파 등으로 컨디션에 지장이 따를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박지성이 고생했던 것 처럼)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마무리하고 지구 반대편을 두 번씩이나 오가는 일정속에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상의 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청용을 비롯한 유럽파들이 시즌 종료 후 한국 복귀가 아닌 현지에서 휴식을 취한 뒤 남아공에 입성하는게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남아공과 유럽의 시차가 비슷한 이점도 있고요.)

지금으로서는 이청용 본인이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중인 상황에서 몸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 혹사로 인한 부담을 덜어낼 것입니다. 아울러 볼튼의 선수 관리도 어떠한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강등권에 속한 팀으로서 이청용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청용의 오름세가 계속되어 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다음 시즌 볼튼의 돌풍을 이끄는 긍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과도한 일정으로 인한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발목 부상에서 회복중인 '축구 천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의 포르투갈 대표팀 차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호날두의 A매치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포르투갈 대표팀과 선수 보호 차원에서 무리한 출전에 난색을 표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대립각을 세우게 됐습니다.

호날두가 소속된 포르투갈 대표팀은 오는 14일과 18일에 열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남아공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를 치릅니다. 만약 포르투갈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두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하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합니다. 그래서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호날두의 비중이 팀 내에서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호날두가 A매치에 빠지고 포르투갈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자국팬들의 원성을 받을 지 모릅니다. 이것은 포르투갈 대표팀도 같은 입장입니다.

그래서 카를로스 퀘이로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9일 해외축구 언론사 <트라이벌 풋볼>을 통해 "나는 호날두를 차출했다. 호날두가 몇분이라도 출전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도왔으면 한다. 우리는 호날두의 회복을 믿고 있으며 그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전에 출전해야 한다"며 호날두가 부상을 참고 대표팀 경기에 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호르헤 발다노 레알 단장을 비롯한 레알 관계자들이 스페인 언론을 통해 난색을 표하면서 포르투갈 대표팀과 갈등을 벌이게 됐습니다.

포르투갈 대표팀이 치를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 플레이오프 입니다. 그러므로 레알은 FIFA 규정에 따라 호날두를 포르투갈 대표팀에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호날두가 A매치 스케줄을 치르면서 부상이 악화되면 레알 전력에 적지 않은 타격이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레알이 호날두의 포르투갈 대표팀 차출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겁니다.

호날두의 대표팀 차출 문제를 둘러싼 포르투갈 대표팀과 레알의 갈등 원인은 지난달 10일 A매치 헝가리전 이었습니다. 호날두가 지난 9월 26일 마르세유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죠. 포르투갈이 월드컵 유럽 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기 때문에 레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몸이 다친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호날두는 무리한 경기 출전으로 부상이 더 커지면서 경기 시작 27분 만에 교체 됐습니다. 그래서 호날두의 발목 부상은 더 악화되었고 포르투갈 대표팀이 또 다시 차출하면서 레알과의 갈등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러나 호날두의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전 출전은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떠나 호날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발목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경기에 출전하면 부상이 또 악화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까지 이동하는 대표팀 스케줄을 소화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재활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적습니다. 또한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발목 부상을 키웠기 때문에 언제 또 부상으로 신음할지 알 수 없습니다.

호날두가 부상당한 발목은 신체를 과도하게 움직이면 부상의 위험성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도한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이 발목 부상에 걸리기 쉽습니다.

여기에 상대의 거친 태클이 자신의 발목쪽으로 날아오면 부상 강도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호날두가 지난 9월 26일 마르세유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던 것도 슐레이망 디아와라의 거친 태클이 결정적 원인입니다. 당초 2~3주 이후 복귀가 유력했지만 선수 본인이 무리하게 헝가리전 출전을 강행하면서 발목 부상이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디아와라에게 거친 태클을 당하기 이전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이것이 호날두의 발목 부상이 악화된 근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호날두는 2006/0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동안 A매치를 포함해 188경기를 뛰었습니다. 1년에 60경기를 넘는 과도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발목이 점점 나빠졌습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까지는 특유의 내구성으로 부상을 이겨냈고 상대의 거친 태클에 의해 발목을 다치더라도 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경우가 여럿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발목 부상을 키우고 말았습니다.

그런 호날두는 지난해에도 발목 부상으로 신음했습니다. 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07/08시즌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해 6월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훈련 도중 경미한 발복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부상을 안고 유로 2008에 출전했더니 8강 독일전에서 또 다시 발목을 다쳤습니다. 부상 상태는 맨유 의료진이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했고, 결국 9월 18일 비야 레알전에 이르러 복귀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복귀 이후 시즌 종료까지 소속팀에서만 50경기를 뛰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고 시즌 중반에는 슬럼프까지 빠지면서 2007/08시즌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호날두의 행보는 혹사로 고생했던 다른 선수들의 사례와 밀접합니다. 이동국은 10년 전 각급 대표팀과 프로팀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며 혹사 당한끝에 발목 및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습니다. 그 결과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져 오랜기간 동안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호날두와 더불어 '축구 천재'로 일컫는 카카도 레알 이적 전까지는 2년 동안 발목을 비롯한 각종 잔부상에 시달렸습니다. AC밀란이 카카의 기량에 의존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카가 과도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의 파괴력은 2년 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렸던 시절보다 떨어졌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전을 위해 포르투갈 대표팀에 차출된 호날두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팀 출전 및 포르투갈의 성적 여부를 떠나 발목 부상 후유증이 염려되기 때문이죠. 물론 헝가리전 출전은 호날두 본인이 출전을 강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이전인 맨유 시절부터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혹사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호날두가 그저 혹사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고 편안하게 축구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동국, 고종수, 최성국, 박주영, 김진규

다섯명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혹사' 입니다.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청소년-올림픽-국가대표 같은 각급 대표팀에 소속팀 경기 일정까지 소화하는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 했습니다.

이들은 영건 시절에 여러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축구를 빛낼 신성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체력 소모와 여론 기대에 대한 중압감을 못 이겨 잦은 부상, 슬럼프 혹은 체력 저하로 고생했습니다. 이들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소리없이 잊혀져간 선수들이나 남모르게 혹사를 숨긴 선수들도 있습니다. 한국 축구에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악순환이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FC 서울의 '쌍용' 기성용(20) 이청용(21)이 그런 케이스 입니다. 그동안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했고 올해 초에는 충분한 휴식없이 대표팀 동계훈련에 참가하더니,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하면서 경기력 저하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두 선수의 부진을 안타까워하는 듯한 늬앙스의 보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두 선수의 고전은 이미 예견되었던 겁니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악순환 구조를 알고 있던 축구팬이라면 두 선수의 올 시즌 부진을 직감했을 것입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007년부터 서울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더니 청소년-올림픽-국가 대표팀을 돌며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일정이 끝나면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그 뒤에는 또 다른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는 악순환 구조입니다. 다른 K리그 선수들처럼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경기력과 체력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여서 부진의 덫에 빠지기가 쉬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게된다면 경기력 저하는 물론 부상에 빠지면서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슬럼프에 빠지고 맙니다. 문제는 쌍용이 벌써 그 상태에 도달한 것이죠.

두 선수의 부진 원인은 부상과 피로누적 때문입니다. 특히 기성용이 심각합니다. 기성용은 최근 3개월 동안 두번이나 부상 당했습니다. 지난 2월 1일 시리아전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더니 지난 9일 전북전에서는 왼쪽 발목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햄스트링 부상이 눈에 띱니다. 햄스트링을 다치면 1주~2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데, 지난해 많은 일정을 소화한데다 동계 기간에 각종 행사 및 조기 대표팀 차출로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더 많아야 했습니다. 결국에는 지친 몸 상태로 11일 이란 원정에 풀타임 출전했지만, 이것이 부진의 화근이 되어 좀처럼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성용은 지난 20일 감바 오사카 원정 경기에서 발목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채 경기에 뛰었습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서울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왔던 것이죠. 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발목이 온전치 않았는데 감바 오사카전에 나왔고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표팀 경기 뛰느라, 소속팀 경기도 뛰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것도 올해 20세에 불과한 선수가 말입니다.

이청용은 피로누적 때문입니다. 기성용 못지 않게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고 있으니 그라운드에서 좀처럼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까지 뛰어야 하니 체력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올해 초 대표팀 동계훈련때는 두번이나 부상 당했습니다. 1월 23일 울산과의 연습 경기에서 오른쪽 부상을 다쳤고 2월 4일 바레인전 경기 도중에는 오른쪽 발목 통증을 참고 뛰었습니다. 그런 몸 상태로 소속팀 일정을 소화해야 했으니 경기력 저하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도 어김없이 포함 됐습니다. 오는 6월 A매치 중동 3연전이 그것이죠. 아랍에미리트(UAE) 원정을 비롯해서 홈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전을 치러야 합니다. 두 선수 모두 허정무호에 없어선 안될 주축 선수이기 때문에 중동 3연전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대표팀과 K리그,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다시 국가대표팀에 들어가야 합니다. 경기 활약 여부를 떠나서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1일 대표팀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의 부진에 대해 "선수마다 슬럼프가 있다. 기본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여러모로 봤을때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다"고 했습니다. "필요하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내뱉을 정도니 두 선수의 혹사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수의 몸이 어떤지에 상관없이 무조건 불러들이면 그만인 것이 한국 축구의 기형적인 시스템입니다.

또한 허정무 감독은 10년 전 이동국을 각급 대표팀에 무리하게 차출시키면서 축구팬들의 비판을 받던 지도자입니다. 1998년 12월 방콕 아시안 게임 대표팀을 시작으로 올림픽,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까지 이동국을 무리하게 불러들였습니다. 당시의 축구팬들은 "이동국이 그라운드에서 걸어다닌다. 저런 게으른 선수가 어딨나"라고 질타했지만, 이러한 원인은 혹사 때문에 최상의 경기 감각을 되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발점이 된 방콕 아시안게임은 이미 K리그 시즌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동국은 시즌 중에 월드컵-청소년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더니 나중에는 그라운드에서 힘껏 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기성용-이청용이니, 과연 이것이 허 감독의 '소신' 이었나요?

물론 대표팀 선수 선발 권한은 감독이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적절치 못하면 비판을 감수해야 합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그래서 책임이 막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선수가 대표팀 엔트리에 뽑히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기성용은 발목이 안좋은 상태에서, 이청용은 피로누적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대표팀 일정을 치러야 합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대표팀에 뽑혔습니다.

분명한 것은, 다른 대표팀 자원들도 두 선수 못지않게 잘할 수 있습니다. 기성용 자리에는 김정우가 앵커 역할을 하면서 조원희가 홀딩맨으로서 지원사격하면 되는 것이고, 이청용쪽에는 최태욱이 들어가면 됩니다. 만약 박지성이 오른쪽 윙어를 맡는다면 왼쪽에서는 김치우가 포진하면 됩니다. 백업 선수 부족할 것 같으면 또 다른 선수들을 데려오면 되죠.

저는 김진규가 올 시즌 극도의 부진으로 서울팬들에게 질타 받는 모습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국가대표팀에 없어선 안될 수비수였고 2년 전 아시안컵에서는 8강-4강-3,4위전 무실점의 원동력이었던 선수입니다. 하지만 잦은 대표팀 차출로 무리함을 거듭하더니 결국 올 시즌에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어떤 팬은(서울팬은 아니지만) 김진규 부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더군요. 부진의 근본적 원인을 알고 있었다면 쓴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을까요? 나중에는 김진규와 같은 팀 소속인 기성용과 이청용이 서울팬들에게 안좋은 소리 듣는게 아닌가 우려됩니다.

그보다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유망주 혹사'가 계속 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러한 축구 환경에서는 제2의 제3의 박지성이 많이 배출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성용과 이청용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동국-고종수-최성국-박주영-김진규의 전례를 밟지 않도록 말입니다. 두 선수의 혹사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가 장기간 슬럼프에 빠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