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근호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12경기 연속 0골'

한때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각광 받았던 이근호(25, 주빌로 이와타)의 최근 대표팀 기록입니다. 지난해 4월 1일 북한전부터 지난 3일 코트디부아르전까지 1년 동안 A매치 12경기에 출전했으나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지난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부터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거듭났던 전적을 떠올리면 12경기 연속 무득점이 씁쓸한 이유입니다.

지난 3일 코트디부아르전은 이근호의 부진이 두드러졌던 경기 였습니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기 위해 빠른 움직임을 발휘한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돌파 공간을 좁혀 견제하는 시점 부터는 방향 전환을 잃으며 대표팀의 공격 템포가 끊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쪽으로 통하는 공격 패턴은 상대 수비의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소득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최전방에서 골을 못넣는 것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는 상대 수비 제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근호가 남아공 월드컵 23인 최종 엔트리를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보냅니다. 맞는 말입니다. 공격수로서 1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행보 자체가 여론의 비판을 받을 만 합니다. 지난해 11월 18일 세르비아전에서 후반전에 왼쪽 윙어로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원톱 또는 투톱 공격수로 모습을 내밀었던 만큼 골 부진이 심각합니다. 골 뿐만이 아닙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뚜렷한 개선점을 찾지 못했고 그런 모습이 A매치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이근호-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 23인 최종 엔트리에 포함 될 가능성이 큽니다. 노병준은 이미 대표팀에서 탈락했고 이승렬은 일본전 역전골 이외에는 대표팀 공헌도가 미약한데다 강렬한 임펙트와 마무리 능력이 부족한 문제점이 있어 탈락이 유력합니다. 설기현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포항에서 원래의 폼을 되찾지 못하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은 물거품입니다. 문제는 12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린 이근호가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현실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공격수 자원이 취약함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이근호의 골 침묵은 선수 본인의 역량에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격수가 어떤 상황에서든 골을 넣지 못한다는 것은 공격수의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거침없는 골 감각을 발휘했던 그가 대표팀에서 12번 연속으로 고개를 숙였다는 점은 개인 역량의 문제가 아닌 또 다른 문제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이근호가 태극전사의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던 시절,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부터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던 과거, 지난해 4월 1일 북한전부터 지난 3일 코트디부아르전까지의 포지션 및 투톱 파트너가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대표팀의 새내기였을 시절에는 측면 옵션이었고, 다득점을 넣었던 시절에는 정성훈과 함께 투톱을 맡았고, 북한전 이후에는 박주영 또는 이동국과 함께 투톱으로 배치 됐습니다.

이근호가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쳤을 시절에는 정성훈이라는 190cm 신장의 타겟맨이 있었습니다. 이근호는 정성훈이 최전방에서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하며 여러차례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의 투톱이었던 오언(이근호)-헤스키(정성훈)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로, 정성훈이 포스트 플레이를 하고 이근호가 최전방에서의 빠른 스피드로 골을 넣는 패턴이 허정무호에서 재미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정성훈이 부상으로 낙마한 이후부터 삐끗하기 시작합니다. 지난해 북한전에서 박주영과 투톱을 맡은 이후부터 볼 터치 횟수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박주영이 미드필더진으로 내려가 트라이앵글 형태의 공격 패턴을 만들며 후방 옵션들에게 많은 지원을 받는 타입이라면, 이근호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오른쪽 측면으로 돌리며 중앙으로 치고드는 타입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두 선수의 활동 공간이 겹치면서 볼 터치가 박주영쪽으로 쏠리다보니, 이근호의 득점력이 반감돠는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그러면서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 패턴이 박주영쪽으로 쏠리면서 이근호가 활용되지 못하는 공격 불균형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에도 계속 벌어졌습니다. 상대 수비수의 위치를 교란하는 역할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상대팀의 거센 압박을 받으면 특유의 빠른 발이 금새 무뎌지고 맙니다. 물론 현란한 기술을 자랑하는 테크니션이라도 상대 수비의 철저한 압박을 받으면 무너지기 쉽습니다. 압박을 극복하려면 동료 선수와의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한꺼풀씩 벗겨내며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가 연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연계 플레이마저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고, 패스가 맥없이 끊깁니다. 최전방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돌파가 안될 뿐더러 기본적인 공격력까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근호가 정성훈과 공존하던 시절에는 파트너의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에 고전하던 상대팀의 느슨한 견제를 통해 최전방에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골도 잘 넣었습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부침에 시달렸던 정성훈이 허정무호에 합류할 가능성은 0%이며, 박주영과 이동국은 정성훈과 달리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가 트라이앵글을 엮어내는 활동 패턴을 나타냅니다. 물론 정성훈과의 공존을 통해 다득점의 재미를 봤지만, 정성훈은 오래전에 부상으로 낙마한데다 대표팀 무득점으로 번번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성훈과의 빅앤스몰 투톱 체제가 공격 패턴이 단조로워지는 문제점이 있음을 상기하면 톱클래스 팀들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이근호가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쳐낼 수 있었던 것은 윙어로서의 역량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년 전 핌 베어벡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에 4-4-2의 왼쪽 윙어를 맡아 빠른 발을 활용한 폭발적인 공격력과 득점 능력까지 갖춰 대표팀 공격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부평고 시절에는 공격수로서 박주영의 라이벌로 손꼽혔던 전도유망한 선수였으나, 그 이후 K리그에서는 공격수가 아닌 측면 옵션으로서의 능력이 단련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주영과 투톱 공격수를 맡으면서 '윙어 이근호'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허정무호에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2년 전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무기력한 행보 끝에 8강 진출에 실패했던 원인은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보직 변경하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제압하지 못하는 이근호의 공격력 이었습니다. 문제는 올림픽대표팀에서 박주영과 투톱 공격수를 맡았던 패턴이 허정무호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결과는 부진 이었습니다.

물론 이근호는 친정팀 대구에서 3-4-1-2의 투톱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에닝요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장남석이 자신의 투톱 파트너로 뛰었죠. 하지만 세 선수는 프리롤 형태의 공격 움직임을 취하며 부지런히 측면과 중앙을 번갈아 갔습니다. 돌파 형태의 공격력을 강점으로 삼았던 이근호의 진가는 동료 선수들의 프리롤 효과 속에 다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4-4-2를 쓰는 허정무호에서 프리롤 공격을 도맡는 선수는 측면 미드필더인 박지성과 이청용이며 고정된 형태의 공격 역할을 맡는 선수는 이근호입니다. 이것은 이근호가 허정무호에서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근호의 대표팀 부진 원인은 포지션 전환 실패로 요약됩니다. 중앙이 측면보다 압박의 세기가 두껍고 공격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특성을 상기하면, 측면에서 빈 공간쪽으로 빠르게 질주했던 이근호는 최전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성훈이라는 단짝과 함께 맹활약을 펼쳤던 시절이 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허정무호에서 정성훈이라는 이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측면에서 박지성과 이청용이 자리를 굳혔고 김보경과 감재성이 백업으로 활용되는 현 시점에서, 이근호는 허정무호의 최전방과 윙어 사이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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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정환은 2008년 6월 15일 북한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대표팀 경기에 출전한 이후 그동안 붉은색 유니폼을 입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허정무호에 재발탁되어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빛낼 올드보이로 주목받게 됐습니다. (C) 부산 아이파크 공식 홈페이지(busanipark.com)]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새로운 진용을 구축했습니다. 다음달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A매치 평가전에 나설 23인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대한 윤곽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실험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이었으나 이제는 실험을 종료하고 16강 진출을 위해 대표팀의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는 과정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의 체질 강화를 위해 21개월 동안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던 '판타지스타' 안정환(34, 다롄 스더)을 발탁했습니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의 강렬한 활약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얻은 축구 스타입니다. 그의 대표팀 발탁은 여론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안정환과 더불어 두 번의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나 허심을 사로잡지 못했던 또 한 명의 스타가 있습니다. 바로 '미꾸라지' 이천수(29, 알 나스르)입니다. 이천수와 안정환은 그동안 대표팀 재발탁 여부를 놓고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허정무 감독은 안정환 단 한 명을 선택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월드컵 23인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천수의 남아공행은 거의 무산되었고 안정환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천수가 아닌 안정환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정환이 이천수보다 대표팀 발탁에 유리한 이유

만약 허정무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의 주 포메이션인 4-4-2를 고수할 경우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을 미드필더로 놓고 박주영-이근호를 투톱으로 포진하는 체제를 그대로 쓸 가능성이 큽니다. 4-2-3-1로 전환하면 김남일-신형민-이동국의 활용도가 커지면서 주전 가용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지난달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얼마전에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역점을 둔 것은 주전 경쟁의 목적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23인 엔트리에 뽑을 옥석 가리기 였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김두현-구자철-박주호 등 7명의 선수가 탈락한 것이 그 예죠.

하지만 허정무호는 그동안의 실험에서 한 가지 숙제를 풀지 못했습니다. 절호의 승부처에서 한국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슈퍼 조커'의 적임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김치우가 슈퍼 조커로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왼쪽 풀백-윙어-윙 포워드에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폼이 떨어져 결국 하차했습니다. 김치우의 멀티 능력을 통해 후반 중요한 시점에서 승부를 뒤집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슈퍼 조커에 어울리는 선수로 올드보이에 눈을 돌렸고 결국 안정환이 허정무호에 승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안정환은 전성기 시절에 슈퍼 조커로서 강인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에 치른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2골, 한일 월드컵 미국전 동점골, 2003년 5월 일본전 결승골,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 역전 중거리포를 꽂았죠. 슈퍼 조커로서 경기의 흐름을 한국쪽으로 유리하게 이끌고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는 안정환의 기질과 경험은 여전히 대표팀에서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경기 내용에 있어서도 순간적인 예측불허의 창의적인 능력이 충만하기 때문에 대표팀의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기질이 넘쳐납니다.

안정환은 허정무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혹은 4-4-2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뛸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적임자의 약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왼쪽에 치중하는 활동 패턴을 나타내며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타겟맨으로 성장하면서 쉐도우로서의 감각 저하가 우려되는데다 부상이 잦습니다.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다소 낯설며, 김보경은 경험이 부족하고, 김두현은 이미 엔트리에서 떨어졌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안정환의 대표팀 발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

또한 안정환은 다롄의 3-4-1-2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습니다. 공격 포인트 보다는 정교한 패스와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쳐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죠. 지난 시즌 다롄에서 6골 2도움을 올렸던 공격 포인트는 대표팀 발탁 여부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팀의 중위권(10승8무12패, 8위) 전력 속에서도 이타적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것은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뛰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격 포인트에 욕심을 내지 않은 것은 팀 플레이어로서 앞으로 보여줄 것이 충분함을 의미하죠.


[사진=이천수 (C) 알 나스르 공식 홈페이지(nassr.com)]

반면에 이천수는 대표팀에서 파고들 자리가 없습니다. 박지성-이청용이라는 한국 축구의 명품 윙어가 측면을 버티고 있으며 왼쪽 측면에 김보경-염기훈, 오른쪽 측면에 김재성이 있고 이근호까지 측면 옵션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이천수의 중요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이전까지는 이천수의 그림자가 짙은색 이었으나, 허정무호가 옥석 가리기를 하면서 김보경-김재성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투톱 공격수로서는 박주영-이근호가 버티고 이동국-이승렬에 설기현까지 가용할 수 있으니, 이천수의 존재감이 허정무호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었죠.

이천수의 최근 행보도 대표팀 발탁을 어렵게 했습니다. 사우디에서 순탄치 않은 적응을 겪어 한국의 K리그, 일본의 J리그 진출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죠. 물론 방출설은 와전된 것이지만 팀 내 입지와 관련된 안좋은 이야기들이 언론에 줄기차게 보도된 것은 허정무 감독이 발탁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페예노르트에서의 정착 실패와 수원-전남에서의 임의 탈퇴, 매끄럽지 못한 사우디 진출로 시끄러운 나날을 보냈죠. 허정무 감독이 소속팀 활약을 중시하는 지도자임을 상기하면, 소속팀에서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은 이천수의 대표팀 발탁은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안정환과 이천수는 올드보이로서 다른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입니다. 물론 이천수는 29세지만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많은 국제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선수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안정환을 발탁한 것은 그의 경험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거라 여겼습니다. 반면 이천수의 경험은 팀 전력에 필요없음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경험이 축구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같은 큰 무대에서는 경험이 팀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 포인트로 작용하거나 팀의 단결력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에 홍명보를 한동안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본선을 얼마 앞두고 다시 발탁한 것은 그의 경험이 팀 전력의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고 그 선택은 월드컵 4강 진출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맨유와 아스날의 차이는 바로 경험 이었습니다.

특히 경험은 팀 전력과 궁합이 맞아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스날이 미카엘 실베스트레, 숄 캠벨 같은 노장 수비수를 영입했으나 둘 다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팀의 스타일에 어울리기에는 개인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아스날은 티에리 앙리 이후 노련한 선수가 팀의 리더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윌리엄 갈라스 캡틴 체제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반면 맨유는 긱스-스콜스가 각각 37, 36세의 나이 속에서도 여전히 팀의 리더로서 막중한 존재감을 더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두 선수를 대체할 재목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호가 원했던 올드보이는 긱스와 스콜스처럼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었고 김남일에 이어 안정환이 선택을 받았습니다.(이동국의 경우는 정통 타겟맨 자원이 엷은 특징이 있어 논외) 여기서 말하는 리더는 주장 경력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을 지휘하며 동료 선수들을 춤추게 할 수 있는 존재감을 지닌 선수를 말합니다. 안정환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슈퍼조커로서의 가치가 풍부하지만 이천수는 수원 시절에 후배 선수를 폭행한 전적이 있어 허정무호 일원들과의 조화 여부를 어렵게 합니다. 허정무 감독이 그를 발탁하지 않은 것은 불안 요소를 늘리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죠.

물론 이천수가 가진 재능은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올드보이의 대표팀 발탁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의 베테랑으로서 얼마만큼 리더의 몫을 다하여 팀의 조직력을 살찌우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아우라를 지닌 선수를 발탁 시켰습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킨 올드보이는 김남일과 안정환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안정환이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은 것이 옳았음을 증명해야 할 때 입니다. 안정환 효과가 대표팀에 통해야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과정이 손쉬워질 것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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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VS FINLAND 

[사진=허정무호 선수들 (C) 티스토리 PicApp]

1.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음달 3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이번 평가전은 4월 말 또는 5월 초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 발표 이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A매치 입니다. 그래서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는 사실상 월드컵 최종 엔트리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소속팀 활약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 된 선수들이 남아공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지난달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얼마전에 끝난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를 통해 옥석가리기를 끝냈으며 이제 최종 엔트리 23인 명단을 꾸릴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오는 22일 경에 발표 될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에 포함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예상했습니다.

2.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7일 해외리그에서 활약중인 13명의 소속팀에 대표팀 소집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13명에 포함 된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이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와 밀접하죠. 아직까지 최종 확정 단계를 거치지 않았지만 허정무호 승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입니다. 그 선수들의 명단은 이렇습니다.

FW : 박주영, 이근호, 안정환
WM : 박지성, 이청용, 김보경
CM : 기성용, 김남일
DF : 이영표, 차두리, 이정수, 박주호, 곽태휘

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김남일-이영표-차두리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 차출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입니다. 이근호-김보경-이정수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최종 엔트리 포함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비추었고, 박주호-곽태휘는 중국전에서 부진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안정환은 대표팀의 히든 카드로서 스쿼드의 부족분을 채울 것입니다. 다만, 박주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차출이 안될 수 있어 이것이 허정무호 엔트리 경쟁의 변수로 작용합니다.(박주영의 대안은 4번에서 따로 언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3명의 선수도 코트디부아르전 및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이운재-김영광-정성룡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허정무호의 대표팀 발표 때 마다 단골로 포함되었기 때문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포함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무호가 골키퍼 3인 체제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에 변화는 없을 것이며 이운재의 주전 기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3. 23명에서 해외파 13명과 골키퍼 3명을 빼면 남은 인원은 7명입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는 23인 경쟁보다는 7인 경쟁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미 해외파에 차출 공문을 보냈고,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과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를 통해 옥석 가리기를 했기 때문에 경쟁 체제가 7인으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 입장에서도, 지금 이 시간 즈음이면 7인에 어느 선수를 포함시킬지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23인 엔트리는 골키퍼 3명과 필드 플레이어 20명을 뽑습니다. 골키퍼 3명은 이운재-김영광-정성룡이고 필드 플레이어 20명 중에 13명이 해외파입니다. 허정무호가 해외파 13명을 코트디부아르전에 그대로 끌고 간다는 전제하에서, 남은 포지션은 공격수 1명-윙어 1명-중앙 미드필더 2명-수비수 3명이 될 것입니다.(한 자리 당 2명씩 뽑기 때문에) 그 7명이 바로 누구인지, 효리사랑의 예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FW : 이동국
WM : 김재성
CM : 김정우, 신형민
DF : 조용형, 강민수, 오범석

냉정한 관점에서, 이동국은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 되어야 할 선수입니다.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꾸준한 폼을 보여주지 못했고 감독이 원하는 롤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대표팀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한국 축구의 환경적인 한계 입니다. 그동안 젊고 유망했던 한국 축구의 정통 타겟맨들이 K리그에서 부침에 시달리거나 해외리그에서 방황하면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이라는 결과물이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의 플레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여전히 대표팀의 주전으로 쓰는 것은, 이동국에게 여전히 기대하는 것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박주영-이근호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공격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의 플랜B 전술의 정점에 놓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죠. 플랜A는 박주영-이근호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며, 플랜B는 이동국의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선이 굵은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18일 핀란드와의 후반전에서 4-2-3-1을 구사하여 이동국에게 활발한 골 기회를 밀어주는 전술이 바로 플랜B 였습니다.

윙어로는 김재성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김재성의 경쟁 상대인 노병준은 기복이 심하고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김두현은 탈락이 유력하다는 생각입니다. 노병준과 더불어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국이 0-3으로 패했던 중국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후반전에 질책성으로 교체 되었습니다. 최근 평가전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맘껏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소죠. 이승렬은 일본전에서 역전골을 넣었으나, 상대를 제압하는 임펙트가 부족한 것이 흠이며 이것은 지난해 U-20 월드컵 주전 경쟁에서 밀린 원인이 되었습니다.

효리사랑이 김재성을 꼽은 이유는 허정무호의 오른쪽 윙어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입니다. 본래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였기 때문에 그동안 측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일본전에서는 주도면밀한 역습으로 상대 미드필더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간결한 패스와 종적인 움직임을 뽐내며 상대 측면 뒷 공간을 흔들었고 특히 이동국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많은 골 기회를 밀어줬습니다. 코트디부아르전 발탁의 플러스 요소가 됐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김정우의 발탁은 기정 사실로 보이며, 남은 한 자리는 신형민의 몫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정무 감독이 중국전 0-3 패배 이후에 일본전에서 스쿼드를 바꾸면서 구자철을 빼고 신형민을 선발로 기용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신형민은 일본전 맹활약으로 허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습니다. 구자철은 대표팀 주전으로서 손색이 없는 선수지만 지난 중국전에서 지나친 공격 가담으로 수비 밸런스가 끊어지는 문제점을 초래했고 기성용과 스타일이 비슷한 특징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전에서 김정우-구자철 조합이 실패한 것과 일본전에서 김정우-신형민 조합이 성공한 것은, 신형민의 합류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신형민은 지난 일본전을 통해 조원희의 존재감을 완전히 지웠습니다. 나카무라 겐코를 비롯 일본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봉쇄하며 경기를 한국 페이스로 뒤집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진영으로 침투하는 상대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을 쫓으며 빈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 했고 상대 공격 패턴을 미리 읽는 판단력을 통해 공간을 미리 선점하는 지능적인 경기 운영이 빛났습니다. 여기에 안정적인 볼 키핑과 정확한 패싱력을 갖췄기 때문에 김남일-김정우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형민에게 부족한 대표적인 키워드는 '네임벨류' 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비수는 조용형-강민수-오범석이 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줄곧 모습을 내밀었기 때문에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 포함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수비수는 개인 역량보다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대표팀에 뽑혔던 수비수들이 계속 차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범석은 대표팀에 필요한 존재지만, 문제는 조용형과 강민수를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기용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이것은 효리사랑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4. 23인 엔트리의 또 다른 대안으로는 이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FW : 설기현(이승렬)
WM : 노병준, 이승렬, 김두현(염기훈은 부상)
CM : 구자철, 조원희(김두현)
DF : 김동진, 김형일, 황재원

만약 박주영의 차출이 불발된다면 설기현 또는 이승렬이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설기현은 소속팀 포항에서 폼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국 런던까지 불러서 코트디부아르전을 준비시키기에는 컨디션 저하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후보 선수인 이승렬이 현실적으로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더욱이 이승렬은 박주영처럼 돌진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박주영의 공백을 메우기에 적합한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승렬은 윙어로도 쓸 수 있는 선수죠. 하지만 두 선수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변수가 될 것입니다.

노병준에게 여전히 미련이 가는 이유는 이승렬처럼 투톱 공격수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3인 엔트리에서는 기본적으로 4명의 공격수를 쓸 수 있지만, 공격의 다양화를 위해 공격수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성향의 김재성보다는 공격수 성향의 노병준이 끌리는 이유입니다. 김두현은 최근 대표팀에서 부진했지만 공격 재능이 출중한 선수이고 강력한 중거리슛을 주무기로 삼습니다. 원래의 폼만 되찾으면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김두현은 조원희, 구자철과 더불어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김동진과 김형일은 코트디부아르전에 발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영표, 박주호(이상 왼쪽 풀백) 이정수, 곽태휘(이상 센터백)의 소속팀에 차출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김동진과 김형일의 대표팀 제외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박주호와 곽태휘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이렇다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김동진과 김형일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황재원의 발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조용형-강민수 조합이 일본전 3-1 승리로 면죄부를 얻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허정무 감독이 수비라인에 과감한 메스를 꺼내들 의사가 있다면 황재원을 뽑아 황재원-김형일 조합을 실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시기가 이미 늦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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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재원-김형일 (C) 포항 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중국전 졸전 및 0-3 패배로 표류 상태에 빠졌습니다. 중국전에서의 납득하기 힘든 선수 기용과 무리한 포지션 전환, 단조로운 공격 루트, 이동국-이근호 투톱의 부진, 중국 역습에 단번에 뚫리는 불안한 경기 운영, 허약한 수비 집중력, 중국전에 임하는 전술적인 준비 부족 등 여러가지의 치명적인 약점들을 범하고 치욕스런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을 향한 여론의 경질 압박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포백이 문제였습니다. 이정수(박주호)-조용형-곽태휘-오범석으로 짜인 한국의 포백은 경기 내내 중국의 빠른 역습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공간 장악 및 협력 플레이 미숙으로 상대에게 뒷 공간을 내주면서 여러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허용했습니다. 그 중에서 조용형과 곽태휘의 호흡은 전혀 맞지 않았고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곽태휘의 컨디션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부정확한 볼 배급을 일관하며 미드필더들의 허리 장악을 어렵게 했고 한국의 두 번째 실점 발단은 곽태휘의 패스미스 때문 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허정무호 포백의 불안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잠비아전에서는 4실점을 범했고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는 전반 이른 시간에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위험 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거나 길목 차단이 한 박자 느린 것, 불안한 볼 처리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세르비아-잠비아-중국은 역습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던 팀들이라, 집중력 약화가 습관으로 굳어진 한국의 수비진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없습니다. 문제는 그 어려움이 갈수록 심해졌고 이제는 한 수 아래의 팀에게 3골이나 내줬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팀의 수비 조직력은 보통 3~4개월이면 완성 형태가 갖춰지며 길게는 6개월이 걸립니다. 물론 대표팀은 클럽팀과 달리 소집 훈련 시간이 제한적이고 A매치 경기도 많지 않기 때문에 더 걸릴 수 있겠지만, 허정무호는 출범한지 2년 1개월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수비 조직력 향상에 이렇다할 행보를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베어벡호 포백이 출범 이후 1년 만에 완성을 거두었음을 상기하면 허정무 감독에게 수비 조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베어벡 감독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도자는 허정무 감독 입니다.

대표팀 수비의 가장 큰 핵심은 센터백을 어떤 조합으로 묶느냐 입니다. 센터백은 개인의 수비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동료 수비수와의 하나 된 호흡을 바탕으로 상대 공세를 막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대인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 패턴을 재빨리 읽어 수비 위치를 선점하고 동료 선수들과 원만한 완급 조절 역할을 부여받아 강력한 지역방어망을 구축하는 역할까지 늘었죠. 그래서 센터백은 호흡과 집중력이 중요시 되는 포지션으로 꼽힙니다.

문제는 대표팀에서 줄곧 선을 보였던 조용형-강민수, 조용형-이정수 조합이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조용형-강민수 조합은 느린 발과 볼 트래핑이 약한 단점을 이겨내지 못했고 투쟁심이 강한 상대 공격수와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조용형-이정수 조합은 고질적인 수비 집중력 약화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상대팀에게 쩔쩔메는 모습이 두드러졌고 상대 공세에 대처하는 판단력과 위치선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지난 중국전에서 선을 보였던 조용형-곽태휘 조합은 호흡부터 맞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 때문인지 최근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황재원-김형일 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포항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센터백으로서 철벽같은 수비 조직력을 자랑했습니다. 좌우 풀백인 김정겸과 최효진(현 FC서울), 수비형 미드필더인 신형민과의 철저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튼튼한 수비 밸런스를 구축하여 상대의 공세를 차단하고 즉시 전방으로 공격을 빠르게 전환하는 역할이 성공적 이었습니다. 그래서 황재원-김형일 조합은 아시아 제패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이 축구팬들의 선호를 받는 결정적 원인이 되었습니다.(반면, 조용형-강민수 조합은 지난해 K리그 14위 팀이자 포항전 8실점을 범했던 제주의 센터백 이었습니다.)

물론 황재원과 김형일의 개인 수비력은 엄연히 약점이 있습니다. 둘 다 파이팅이 넘치는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세밀함이 떨어지고 현란한 기교를 자랑하는 상대 공격수에게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연말 FIFA 클럽 선수권 4강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전에서 상대 공격수의 기교에 무너졌던 것이 대표적 예입니다. 또한 황재원은 대인방어 과정에서 잔실수가 있으며 김형일은 파이터형 수비수의 전형적인 단점인 발이 느린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황재원과 김형일은 허정무호에서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조용형-강민수-이정수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황재원은 지난해 3월 이라크전에서 자책골을 범했고 4월 초 북한전에서는 경기 도중 복부 통증을 호소해 교체되는 불운에 시달리더니 그 이후 대표팀에서 이렇다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김형일은 지난해 6월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뛰었으나 그 이후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센터백은 조용형을 주전으로 두면서 강민수와 이정수를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는 성격이 강했고 지금도 그 틀을 유지 중입니다.

그럼에도 황재원과 김형일은 개인 역량보다는 조합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스타일입니다. 마치 '1+1=3'의 효과를 내는 것 처럼 서로의 단점을 극복하며 조합을 완성시키는 성향입니다. 황재원이 포항의 주장으로서 동료 선수들의 수비 위치를 조절하며 팀의 수비력을 높이는 리더 성향이라면 김형일은 상대 공격수 마크를 전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황재원이 지능적인 위치선정과 세밀한 공격 차단을 통해 김형일을 커버하면서 두 선수 사이의 시너지 효과가 빛을 봅니다. 특히 황재원이 수비를 이끌어가며 선수들의 완급 조절을 높이는 모습은 지금의 대표팀 포백에서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만약 허정무호에서 황재원-김형일 조합을 예전부터 줄곧 실험했다면 조용형-강민수, 조용형-이정수 조합과는 다른 행보를 나타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황재원은 이라크전 자책골 여파가 컸고 그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전 기회를 잡은 김형일은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서 두 선수의 조합을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대표팀은 조용형-강민수-이정수가 자리를 선점한 상황이었기에 황재원-김형일 조합의 필요성이 '그때까지는' 절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황재원-김형일 조합이 대표팀 수비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카드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물론 월드컵 본선이 4개월 남았고 다음달 3일 코트디부아르전 이후 2개월 동안 A매치를 치르지 않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비 조합을 실험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용형-강민수-이정수-곽태휘 체제의 대표팀 센터백이 14일 일본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 월드컵 16강 과정이 어려워질 공산이 큽니다. 월드컵 같은 단기적인 경기에서 수비의 중요성이 큰 특징을 상기하면 허정무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재원-김형일 조합의 단점은 대표팀 경기 경험이 적습니다. 하지만 조용형-강민수-이정수-곽태휘도 비 아사아권 팀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 횟수가 많지 않으며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베어벡호 포백 완성의 핵심이었던 김진규-강민수 센터백 조합도 아시안컵 예선 2차전까지는 김동진-김상식 조합에 밀렸습니다. 김진규-강민수 조합이 성공한 이유는 당시 소속팀인 전남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다져진 호흡을 통해 베어벡호에서 성공의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황재원-김형일도 이들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황재원-김형일 조합의 필요성은 아직 대표팀에서 유효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JAPAN-TOKYO-SOCCER-MEN-EAST ASIAN CHAMPIONSHIP-CHN VS KOR

[사진=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 중국전에서 오장은이 위 하이를 마크하는 장면 (C) 티스토리 PicApp]

한국 축구에게 있어 1997년의 기억은 달콤합니다. 일본 도쿄 요요기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게는 악몽같은 추억이지만, 한국 축구는 지금까지 '도쿄대첩'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중국과의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 경기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치욕스런 패배중에 하나로 남을 것입니다. 중국을 상대로 약 32년 동안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를 기록했으나 이번 경기에서 0-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 축구의 한 수 아래의 상대로 평가 받았고,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 완패가 씁쓸합니다. 한국 축구가 13년 전 일본전에서 '도쿄 대첩'을 거두었다면 이번 중국전에서는 '도쿄 대참사'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것도 도쿄에서 말입니다.

선수들의 실패 : 투쟁 정신이 보이지 않았다

골 횟수를 제외한 경기 기록만을 놓고 보면 한국의 우세가 두드러집니다. 한국은 중국과의 슈팅 숫자에서 22-7(유효 슈팅 6-5), 점유율 68-32(%), 패스 성공률 78-67(%), 패스 횟수 506-277(개)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0-3 패배였고 그 외에 골을 내줄 뻔한 장면도 2~3번이나 있었습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들고 나온 중국의 일격에 여러차례 허무하게 무너졌고 90분 내내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허술한 압박을 일관하는 졸전을 범했습니다. 중국전 승리 의지가 경기력으로 표현되지 않았던 '의지박약'의 경기였습니다.

중국전 패배는 한 마디로 이해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중국에게 패한 것은 둘째치고, 한국 선수들이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전반 4분 부터 실점을 헌납했다면 상대보다 더 부지런하게 뛰고 타이트하게 압박할 수 있는 경기를 펼쳐야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태극 전사들에게 이러한 투쟁 정신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후반전에 투입된 이승렬과 노병준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나름 고군분투했지만, 문제는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 미약했습니다.

심리적으로도 한국이 쫓겼습니다. 전반 4분 이른 시간에 위 하이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죠. 지난 홍콩전에서 5-0 대승을 거두었던 여파 때문인지, 한국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자세를 보였지만 중국의 역습 한 방에 의해 실점을 허용한 이후부터 잔뜩 움츠린 경기력을 일관했습니다. 전반 27분 가오린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이후에는 공격 템포가 점점 느려졌고 수비 밸런스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후반 15분 덩 주오샹에게 세번째 골을 실점한 이후 부터는 우리 선수들의 기가 완전히 꺾였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졸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반 4분 선제골 실점은 의지박약의 대표적인 장면 이었습니다. 취보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날려 위 하이의 헤딩 선제골을 엮어냈는데, 취보를 마크했던 김정우가 크로스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상대의 돌파를 막아내 커팅을 시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김정우는 취보를 따라붙는 순간에 어슬렁대더니 크로스를 허용합니다. 이운재를 비롯한 한국 수비수들은 김정우의 느슨한 마크에 속으면서 상대의 크로스에 어리둥절했고, 그 틈을 노린 위 하이가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안이한 경기 운영을 펼쳤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한국은 중국보다 수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고 상대보다 3배 더 많은 슈팅을 날렸습니다. 문제는 밀집 수비에 대처하는 한국 선수들의 공격 전개 부족 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8백'이나 다름 없는 중국 수비진을 뚫으려면 상대 수비를 한꺼풀씩 벗겨내려는 조직적인 공격 전개를 통해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파고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원투패스나 2대1 패스, 빠른 타이밍에 의한 패스 전개를 하지 못했고 공격 과정에서 호흡까지 맞지 못했습니다. 중앙쪽에 의존하고 타이밍이 느렸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일관한 것을 비롯 롱볼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SOUTH KOREA VS FINLAND

[사진=허정무 감독 (C) 티스토리 PicApp]

허정무 감독의 실패 : 무리한 선수 실험 및 포지션 전환

선수들의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중국전에 임하는 허정무호의 기본 전략은 졸전을 부추겼습니다. 한국은 중국전에서 다소 모험이 짙은 선수 선발을 했습니다. 김두현과 오장은을 4-4-2의 좌우 미드필더에 배치했는데 두 선수는 엄연히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김두현은 수원과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측면을 많은 경험이 즐비하지만 오장은의 측면 기용은 K리그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 입니다. 그 결과는 미드필더가 중앙 위주의 공격 패턴을 나타내면서 상대 수비에 읽히는 시나리오로 이어졌습니다. 대표팀 허리진을 맡는 4명 모두 중앙 미드필더였기 때문이죠.

이정수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을 맡았으나 중국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 했습니다. K리그 시절에 주로 오른쪽에서 뛰었던 경험이 많았을 만큼 왼쪽 자리가 생소합니다. 그런 이정수의 왼쪽 포진은 다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고비 때마다 실점 기회를 허용했던 불안함이 있었지만 풀백보다는 센터백으로서 경쟁력이 높았습니다. 곽태휘를 검증하기 위해 풀백으로 이동했지만, 오른쪽에서 오범석에 밀려 왼쪽으로 내려간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전반 15분 부상으로 교체되었으니, 왼쪽 풀백 전환은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김두현-오장은-이정수의 포지션 전환은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시험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전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어의 가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수 역량에 맞지 않는 포지션 전환은 무의미합니다. 한때 허정무호의 슈퍼 서브로 꼽혔던 김치우의 대표팀 탈락 원인이 잦은 포지션 전환에 따른 경기력 저하였던 것 처럼, 세 선수의 포지션 전환 실험은 다소 무모했고 중국전에서 위기를 자초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지 못했던 곽태휘-이근호-김두현의 선발 기용도 문제였습니다. 세 선수가 선발을 맡으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고 이것은 치명적인 패스 미스(전반 27분 곽태휘의 부정확한 패스가 가오린에게 걸려 추가골 허용) 및 비효율적인 연계 플레이의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곽태휘의 패스미스는 너무나 뼈아팠고 김두현은 상대 밀집수비를 공략하기 위해 동료 선수들과 협력하는 자세가 다소 소극적 이었습니다. 이근호는 최전방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의 전방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지 못해 상대 수비수들에게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부상으로 신음했던 곽태휘와 이근호의 선발 기용은 허정무 감독의 무리수 였습니다. 곽태휘는 2년 전 중국을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경험을 비롯 빠른 발과 높이가 있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폼이 떨어졌습니다. 이근호는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지난해 허정무호에서의 거듭된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더욱이 두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상의 폼을 발휘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허정무 감독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실험한 댓가를 혹독히 치르고 말았습니다.

SOUTH KOREA VS FINLAND

[사진=허정무호 선수들 (C) 티스토리 PicApp]

상대팀의 빠른 역습에 취약한 허정무호

가오홍보 중국 대표팀 감독의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 인터뷰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한국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32년 동안 중국에게 패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지적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0-3으로 패배하면서 적장의 평가에 수긍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아닌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봐도 가오홍보 감독의 평가는 맞는 말입니다.(더욱 놀라운 것은, 가오홍보 감독의 나이가 44세이며, 앞으로 한국 축구를 괴롭힐 존재로 부각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에 3골 허용한 수비진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그대로 봐야 합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 발표 이전까지 A매치가 앞으로 두 번(일본전, 코트디부아르전) 남았기 때문에, 새로운 수비수를 테스트 할 기회가 적습니다. 수비수가 개인 실력보다 조합끼리의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월드컵 본선 이전의 A매치는 기존 수비수들이 조직력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기존 수비수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수비수들을 등용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조용형과 곽태휘, 이정수, 강민수는 허정무 감독이 끝까지 안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14일 한일전이 고비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지난달 잠비아를 상대로 2-4로 패했던 경기와 이번 중국전의 공통점은 한국이 상대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수비가 상대팀에게 뒷 공간을 자주 간파당하는 것을 비롯 수비 집중력 부족, 미드필더와 수비수와의 지속적이지 못한 압박이 상대의 역습에 취약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가 간파하면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과정이 험난할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그리스는 선 수비 후 역습을 기반으로 하며 아르헨티나도 빠른 역습에 능합니다.

이제 허정무 감독에게는 월드컵 본선까지 4개월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4개월을 충실하게 보내면 월드컵 16강 진출을 비롯 2002년에 이어 세계 축구를 깜짝 놀래킬 파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하지만 4개월을 헛되이 보내면 본선 탈락이라는 허무한 결과를 남길 것입니다. 특히 중국전 0-3 패배는 16강을 노리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중국전처럼 안이하게 경기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래서 중국전을 통해 지금의 문제점을 되짚어 전술적인 보완을 키우고 용병술을 강화하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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