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동유럽에 속한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통해 고지대에서의 경기 감각을 기를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 경기가 끝난 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23인을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한국은 30일 저녁 10시(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스타디움에서 벨라루스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벨라루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에 속한 약체 팀이지만, 한국이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비롯해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같은 월드컵 본선 상대국들과 경기를 갖기 때문에 일종의 '스파링 파트너'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지대에서 열리는 첫번째 경기인 만큼, 실전을 가볍게 치르겠다는 것이 허정무호의 의도입니다.

1. 한국과 상대하는 벨라루스는 '가상의 그리스'

우선, 벨라루스는 일부 선수들이 제외된 상태에서 한국전을 치릅니다. 벨라루스의 에이스인 알렉산드르 흘렙(슈투트가르트)를 비롯해 티모페이 칼라체프(로스토프) 비탈리 쿠투조프(바리)가 한국전에 불참합니다. 안톤 푸틸로(함부르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동유럽 리그에서 활약중 공격수 게이 코르닐렌코(톰 톰스크)는 김남일의 동료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잉글랜드,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에 밀려 4위에 그쳤으며 아직까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는 약팀입니다.

허정무호는 벨라루스전을 '가상의 그리스'로 설정했으며 그리스의 강점인 높이와 세트피스, 거친 몸싸움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벨라루스 선수들도 그리스 못지않게 높이와 몸싸움 능력이 출중하고 탄탄한 수비력과 함께 미드필더진의 압박도 매끄러운 편입니다. 지난 1월 한국과 상대했던 핀란드, 라트비아는 뒷 공간을 자주 허용하는 수비때문에 '가상의 그리스'로서 약했고 경기 내용도 맥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가 평소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줘야 허정무호가 제대로된 실전 상대를 만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벨라루스전에서 최종 엔트리가 결정된다

벨라루스전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가리는 마지막 경기입니다. FIFA가 정한 최종 엔트리 제출시한이 다음달 2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어야 합니다. 허정무 감독은 벨라루스전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선수들을 투입시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교체시킬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2004년 7월 부터 FIFA가 정했던 A매치 교체 인원(6명 이하)을 넘겨 A매치 기록에서 제외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6월 3일 오만전에서는 11명을 교체시켜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허정무호 예비 엔트리 26인에는 골키퍼 3명, 수비수 8명이 포함되었는데 실질적으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왼쪽 윙어로서 박지성-김보경, 오른쪽 윙어로서 이청용-김재성 라인이 확정되었고, 중앙 미드필더와 투톱 공격수 중에서 3명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할 것입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이 확정되었고 신형민과 구자철이 남은 한 자리를 다투게 됐습니다. 투톱 공격수에서는 박주영-안정환이 최종 엔트리 포함을 보장 받았고 부상중인 이동국을 비롯해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경합 중 입니다. 과연 어떤 선수가 벨라루스전에서 허심을 사로잡을지 주목됩니다.

3. 안정환, 벨라루스전에 출전할까?

안정환은 지난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결장했으나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요원했던 슈퍼 조커로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지만,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슈퍼 조커 능력을 검증한 것은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이 유일했습니다. 당시의 안정환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해 최전방에서 끊임없이 슈팅 및 패스 기회를 마련하며 대표팀 공격에 힘을 실었습니다.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넣었음에도 위치선정 및 패스 받을때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던 이동국보다는 안정환의 활약이 더 위협적 이었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전에서는 안정환을 교체 투입해 슈퍼 조커로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허정무호가 부상자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음을 상기하면 안정환이 실전 감각을 쌓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벨라루스전 투입이 절실한 이유는 실전 감각 저하를 막아야 하는데다, 안정환이 유기적인 콤비플레이를 엮으며 팀 공격을 전개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동료 선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 및 시간이 필요합니다. 벨라루스전이 끝나면 월드컵 우승 후보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있고 그 다음이 월드컵 본선인 만큼, 안정환을 마음놓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는 벨라루스전이 마지막입니다.

4. 기성용의 폼이 살아나야 한다

이동국의 부상과 더불어, 허정무호의 딜레마로 꼽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기성용의 부진입니다. 소속팀 셀틱에서 8경기 연속 결장한 상태에서 허정무호에 합류했으나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서 평소 이하의 폼을 발휘하면서 많은 축구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에콰도르전보다 동료 선수와의 호흡이 잘 맞았으며 공격 템포를 주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패스를 끄는 습관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으며 후반전에는 4-2-3-1에서 박지성과 함께 스위칭을 하면서 왼쪽 윙어를 맡았으나 동료 선수에게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저조했고 전반전보다 부진했습니다.

기성용은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벨라루스전에 선발 투입할 것입니다. 벨라루스의 미드필더들이 압박에 능한데다 팀의 전반적인 수비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기성용이 본래의 공격력을 맘껏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벨라루스전이 끝나면 더 이상 쉬운 상대와 경기하지 않기 때문에, 이 경기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아야 합니다. 또한 기성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허정무호에 없다는 점에서 선수 본인이 분발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기성용의 폼이 살아야 허정무호의 월드컵 16강 진출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입니다.

5. 정성룡vs이운재, 벨라루스전에서 누가 선택받나?

벨라루스전에 선발로 출전할 골키퍼가 누구인지 주목됩니다. 그동안 이운재가 붙박이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으나 올 시즌 K리그 부진으로 과거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정성룡은 K리그에서의 눈부신 선방 및 반사신경이 향상된 끝에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출전하며 무실점 선방을 과시했습니다. 현재 폼으로는 정성룡이 이운재보다 더 우세라고 할 수 있지만, 정성룡이 지난 일본전에서 펀칭 불안으로 실점 위기를 초래할 뻔했던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만약 정성룡이 벨라루스전에서 주전 골키퍼로 투입하면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책임질 수문장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운재가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공헌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벨라루스전에 투입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허정무호가 지난 일본전 종료 후 "이운재가 두 경기 동안 바깥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던 것은, 후배 정성룡의 활약을 지켜보며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는 메시지입니다. 더욱이 올 시즌 K리그 부진은 올해 초 해외 전지훈련에서 시작된 체력 저하가 있었기 때문에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휴식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운재가 벨라루스전에 출전하면 허심을 새로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6. 무한 스위칭, 벨라루스전에서 선보일까?

허정무호가 지난 일본전에서 2-0으로 완승했던 원동력에는 무한 스위칭이 있었습니다. 공격 옵션들이 경기 중에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경기를 풀어간 것입니다. 투톱으로 출전한 염기훈과 이근호가 측면과 최전방을 넓게 벌리며 부지런히 움직였고, 박지성과 이청용이 중앙으로 침투하고 이근호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는 모습이 여럿 있었습니다. 전반 30분이 넘은 이후에는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는 4-2-3-1로 전환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러한 전술 변화는 일본 수비진에 큰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후반전에는 기성용이 왼쪽 윙어로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전에서도 무한 스위칭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허정무 감독은 부지런한 움직임과 변화무쌍한 위치변화에 익숙한 공격수들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그 역할에 무난하게 적응할지 주목됩니다. 또한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측면 미드필더로 이동하면서 팀 공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벨라루스전에서는 김재성의 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과 측면을 넓게 움직이며 투쟁적인 경기력을 펼치는 김재성이 무한 스위칭에 녹아들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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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금의 예비 엔트리 26인에서 3명을 제외시켜 남아공 그라운드를 밟을 23명의 선수들을 가려내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할 3명이 과연 누구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우선,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 될 골키퍼와 수비수는 사실상 모두 가려졌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골키퍼 3명을 제외하고, 한 포지션 당 2명의 선수를 포함시켜 최종 엔트리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예비 엔트리 26인에 포함된 골키퍼와 수비수의 숫자는 각각 3명과 8명 입니다. 골키퍼에 이운재-정성룡-김영광, 풀백에 이영표-김동진-오범석-차두리, 센터백에 조용형-이정수-곽태휘-김형일 체제로 구축 됐습니다. 그리고 왼쪽 윙어는 박지성-김보경, 오른쪽 윙어는 이청용-김재성 체재로 가려졌습니다. 예비 엔트리 26인에서 제외 될 3명의 포지션은 투톱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로 좁혀 졌습니다.

지금까지는 김보경-구자철-이승렬의 최종 엔트리 제외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렸습니다. 세 명 모두 나이가 어린데다 기존 대표팀 선수들보다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의 중간급 및 노장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코칭 스태프를 향해 탈락에 불만을 품으며 팀 워크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8년 전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는 염동균-최성국-정조국-여효진 같은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한일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어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력대로 최종 엔트리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쌓았던 공헌도보다는 현재의 폼이 뛰어난 선수들을 최종 엔트리에 뽑아 스쿼드 퀄리티를 높이자는 것이 이들의 반응입니다. 공교롭게도 조원희-김치우-강민수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허정무호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공헌했지만 그 이후 부상과 부진의 이유로 폼이 떨어지면서 결국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김보경-구자철-이승렬의 폼은 올 시즌 들어 오름세를 거듭하며 월드컵 본선 맹활약의 의욕을 키웠습니다.

김보경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사실상 확정적입니다. 최근 A매치에 꾸준히 출전하는 것을 미루어보면, 허정무 감독이 박지성의 백업으로 김보경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말합니다. 당초에는 염기훈-이승렬까지 가세하면서 박지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으나, 두 선수가 투톱 공격수 경쟁 대열에 포함되면서 김보경의 최종 엔트리 확정에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특히 지난 16일 에콰도르전과 24일 일본전에서는 조커로 출전해 자신의 장기인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대표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다했습니다.

구자철과 이승렬은 허정무호 최종 엔트리 탈락 범위에 속한 중앙 미드필더와 투톱 공격수를 맡고 있습니다. 허정무호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이 최종 엔트리 합류를 보장 받았고 구자철과 신형민이 남은 한 자리를 다투는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구자철의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했으나, 자신과 비슷한 컨셉인 기성용이 셀틱에서의 잦은 결장 여파로 평소의 폼을 찾지 못해 구자철에게 틈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신형민이 허정무호의 홀딩맨으로서 철저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고, 구자철은 무리한 공격 가담으로 수비 밸런스를 깨뜨리는 문제가 있어 어느 선수가 탈락할지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투톱 공격수에서는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 확정적이며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허정무호 부동의 공격수이고 이동국은 허정무호 공격 옵션 중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골 감각을 기른 선수입니다. 안정환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데다,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입증했듯이 슈퍼 조커로서 막중한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고, 올 시즌 다롄 스더에서의 폼이 좋았기 때문에 최종 엔트리 합류를 보장 받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승렬-이근호-염기훈 중에 두 명은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근호-염기훈이 일본전에서 평소 이하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반면에 이승렬은 에콰도르전에 이어 일본전에서 괄목할 기량을 선보이며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본전 종료 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렬을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 후보로 거론했습니다. 지난 2월 14일 일본전과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지난 24일 일본전에서 위험지역까지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동료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를 도우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습니다. 이러한 기세라면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파란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와 염기훈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두 선수는 A매치에서 원래의 폼을 발휘하지 못했고 예전에 비해 공격력이 주춤해진 상황입니다. 이근호는 A매치 13경기 연속 무득점, 소속팀 이와타에서 올 시즌 12경기 1골에 8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는 골 부진으로 허정무호의 황태자에서 위기의 남자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일본전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으로 맞붙었지만 공격수로서 골을 해결지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염기훈이 일본 수비수들에게 고립되었음을 감안하면, 이근호가 전반전에 골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염기훈은 잦은 부상 여파로 대표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예전보다 순발력이 떨어진 단점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날카로운 킥력과 감각적인 발재간을 자랑하지만 그것 이외에는 수원을 포함한 최근 경기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김보경이 자신과 컨셉이 겹치는 바람에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킥과 패스의 세밀함 부족으로 평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일본전에서는 일본 수비수들에게 봉쇄 당한 끝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됐습니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으나 끝내 허정무 감독의 믿음을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는 30일 벨라루스전에서 백업 멤버들을 기용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와 염기훈이 다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가 좋지 않은데다 이승렬이 두각을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엔트리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입니다. 벨라루스전에서 분발하지 않으면 허심을 사로잡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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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17일 예비 엔트리 26명을 발표하면서 4명을 탈락 시켰습니다. 조원희, 강민수(이상 수원) 황재원(포항) 김치우(서울)가 허심을 잡지 못해 짐을 싸고 대표팀에서 하차했습니다. 네 명의 선수는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밀려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예비 엔트리 30인에서 4명을 추려낸 허정무호는 다음달 1일까지 최종 엔트리 23인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합니다.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진 3명은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및 남아공 월드컵 본선 일정을 함께 소화하면서도 그라운드를 밟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제는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한 3명이 누구인지 주목할 때가 왔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한 포지션 당 두 명의 선수를 배치하며 최종 엔트리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수비수 8명은 모두 가려졌고, 공격수와 미드필더 중에 3명을 대표팀에서 하차시켜야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확정적이며 남은 한 자리는 구자철과 신형민이 경쟁합니다. 공격수에서도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 자리를 굳혔다면 남은 한 자리는 이승렬-염기훈-이근호가 팽팽히 맞서있습니다. 박지성의 백업이자 왼쪽 윙어 한 자리는 김보경과 염기훈이 다투고 있습니다. 오른쪽 윙어는 이청용-김재성 라인이 확정적입니다.

그런데 이승렬과 김보경이 올해 A매치 및 소속팀에서 폼이 오르고 있다는 점은 최종 엔트리 23인 포함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승렬은 지난 2월 14일 일본전과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허정무호의 새로운 해결사로 거듭났습니다. 소속팀 서울에서도 활발한 움직임과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를 앞세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며 허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김보경은 에콰도르전에 교체 출전하여 준수한 몸놀림을 보여줬고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에서 다득점을 뽐내며 최종 엔트리 포함에 대한 집념을 발휘했습니다.

이승렬과 김보경이 허정무호에서 두각을 드러낸 반면에 염기훈과 이근호의 행보는 주춤합니다. 전자가 평소의 폼을 되찾지 못했다면 후자는 경쟁자원들의 두각속에 팀 내 입지가 꺾였습니다. 염기훈은 에콰도르전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크로스바를 맞추는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킥과 패스의 세밀함이 평소보다 떨어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왼쪽 발등뼈 부상 복귀 이후 수원에 이어 허정무호에서도 특유의 세기넘치는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한 상태라면 최종 엔트리 합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순발력이 떨어진 것도 우려됩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지난달 27일 월드컵 공식 행사 인터뷰에서 "염기훈은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치켜 세웠습니다. 염기훈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염기훈이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과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러나 염기훈이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에서 원래의 폼을 되찾으면 김보경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김보경보다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이 더 많은데다 강한 상대와 맞서도 주늑들지 않는 대담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평가전에서 허심을 잡으면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근호입니다. J리그 일정 때문에 에콰도르전에 불참했지만, 이승렬이 에콰도르전에서 두각을 떨쳤고 염기훈이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어 팀 내에서의 입지가 불안합니다. 불과 1년 전까지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끝없는 부진에 시달린 끝에 최종 엔트리 포함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름값을 놓고 보면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기용 될 수 있지만 A매치 12경기 연속 무득점, 올 시즌 J리그 12경기 1골 및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이라면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합니다.

무엇보다 강민수-김치우-조원희의 대표팀 탈락은 이근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 선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공헌했던 선수들이고, 특히 강민수는 불과 3개월 전까지 허정무호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발하게 기용되었던 선수였습니다. 강민수의 탈락은 올 시즌 수원 이적 이후의 끝없는 부진이 문제였고 김치우-조원희는 경쟁 자원이 많은데다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세 선수의 탈락은 이근호도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근호는 특유의 휘젓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스타일입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감각적인 발재간을 지닌데다 종적인 움직임에 능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역량이 출중합니다. 문제는 그 스타일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에 철저히 봉쇄 당했습니다. 이근호는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투톱 공격수로 뛰었으나 본래는 윙 포워드 였습니다. 그런데 측면에서 중앙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상대 수비의 압박속에 활동 폭이 좁아졌습니다. 좁은 구역에서 자신의 장점을 맘껏 살려야 하는데, 이근호에게 이러한 역량이 부족합니다.

그런 이근호가 '국제 경기 울렁증'에 시달린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월등한 클래스를 자랑하는 팀들은 상대가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여 수비를 두껍게 강화합니다. 상대 공격수를 철저히 마크하면 많은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공간 싸움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상대 수비와의 공간 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공격 옵션이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공간 싸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거듭했고 휘젓는 플레이도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덴마크전과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상대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근호가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에서 최전방을 맡아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치면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벨라루스는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와 대등한 클래스를 지닌 팀들이 아니며 특히 일본은 나카자와 유지의 노쇠화로 수비 라인에 결함이 생겼습니다. 더욱이 이근호는 지난 2월 14일 일본전에서 교체로 투입했으나 뚜렷히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두 경기에서 골을 넣더라도 상대 수비와의 공간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활약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근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 수비를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플레이입니다.

이근호는 지난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부터 지난해 3월 28일 이라크전까지 A매치 8경기에서 7골 넣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골잡이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A매치에서 12경기 연속 무득점, 소속팀 이와타에서는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쳐 극심한 골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여기에 경기 내용에서도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이 유력한 상태입니다. 허정무호의 황태자에서 '위기의 남자'로 전락한 이근호는 일본전과 벨라루스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허심을 사로잡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생존의 기로에 선 이근호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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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1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남아공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허정무호는 에콰도르전에서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을 가진 뒤 오는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일본과의 평가전을 갖습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험준한 알프스 산맥으로 이동해 오는 30일 벨로루시전, 다음달 3일 스페인전을 통해 남아공과 똑같은 시차에 고지대까지 적응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이전까지의 A매치 4연전은 16강 진출을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4연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허정무호의 월드컵 본선 행보가 가려질 수 있습니다. 히딩크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직전에 스코틀랜드-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유럽팀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 끝에 4강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반면 아드보카트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에 가진 평가전에서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한 끝에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허정무호가 치를 A매치 4연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최종 엔트리 23인, 최고의 옥석 가릴 때

오는 16일 에콰도르전은 최종 엔트리 23인을 가려내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래서 예비 엔트리 30인을 가려내기 위해 몇몇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백업 멤버들을 대거 기용하여 옥석을 가려낼 것으로 보입니다. 에콰도르전에서 백업 멤버의 경기력 및 컨디션을 점검하고 본선에서 활용하게 될 전술에 어울리느냐 여부에 따라 최종 엔트리 23인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소속팀에서 벤치를 지킨 끝에 허정무호에 합류한 기성용-차두리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허정무호 최종 엔트리 경쟁은 4가지로 압축됩니다. 강민수-김형일-황재원이 센터백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 조원희-신형민-구자철이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것, 김치우-염기훈-이승렬-김보경이 왼쪽 윙어이자 박지성 백업 멤버로서 경쟁하는 구도, 남은 공격수 한 자리인 이근호-염기훈-이승렬의 경쟁이 에콰도르전에서 마침표를 찍을 전망입니다. 과연 어느 선수가 에콰도르전에서 허심을 사로잡아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할지 주목됩니다.

평가전의 최대 고비는 일본-스페인전

에콰도르전이 옥석 가리기, 벨로루시전이 남아공 시차 및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한 무대라면 일본전과 스페인전은 허정무호 평가전의 최대 고비로 작용합니다. 두 경기에서 패하면 사기가 저하된 상태에서 남아공에 입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전에서는 부상을 조심해야 합니다. 라이벌전인데다, 일본이 '한국을 이기면 4강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단'는 마음으로 평가전에 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격렬한 경기가 예상됩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둔 중국전에서 황선홍이 부상당했던 충격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허정무 감독의 적절한 선수 기용 및 체력 안배가 중요합니다.

스페인은 강력한 월드컵 우승후보로서 한국의 전력 열세가 우려됩니다. 만약 졸전 끝에 패하면 그 다음 경기인 그리스와의 본선 1차전에 대한 전력 구상이 어려워집니다. 한국은 4년 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수비 불안끝에 패한 바람에 토고와의 전반전에서 3백으로 변경했으나 선제골을 허용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야 스페인전에서 긍정적인 이득을 얻고 남아공에 입성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전은 남아공 월드컵을 위한 최종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과제를 남기기보다는 본선 전투력 상승에 초점을 모아야 합니다.

양박-쌍용의 폼이 올라올까?

허정무호의 문제점은 핵심 자원과 비핵심 자원의 전력 격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핵심 자원은 '양박' 박지성-박주영, '쌍용' 기성용-이청용으로 불리는 선수들인데, 네 명의 존재 여부에 따라 허정무호의 경기력이 좌우 됩니다. 문제는 4명의 선수가 최근 소속팀에서 부상 및 경기력 저하의 이유로 폼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박지성과 박주영은 각각 발목-허벅지 부상을 당했으며, 기성용은 수비력 부족으로 8경기 연속 결장했고 이청용은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네 명의 선수가 평가전 4연전을 통해 컨디션을 되찾아야 합니다.

조직력 강화 차원이라면 네 명의 선수를 평가전 4연전에 모두 기용하여 전술적인 틀을 다져야 합니다. 하지만 박지성-박주영-이청용은 유럽에서 한 시즌을 소화했기 때문에 피로도가 쌓였습니다. 박지성은 한달 동안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두 선수 보다 피로가 심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대표팀 차출 여파로 컨디션이 나빠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4명의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고 적절한 훈련 스케줄로 최고의 몸 상태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재활이 필요하며, 박지성-이청용은 무리한 출전이 자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허정무호 부동의 No.1 골키퍼는?

허정무호가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2-0 완승을 거둘때까지만 하더라도 골키퍼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허정무호에서 줄곧 주전 골키퍼를 맡았던 이운재가 최근 K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치면서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행보가 우려되는 상태입니다. 이운재는 순발력 및 집중력 저하, 판단력 미스, 킥력 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올해 37세이기 때문에 노쇠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 믿고 기용하기에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독일전 최인영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릅니다. 공교롭게도 최인영 대신에 교체 투입한 선수가 이운재입니다.

그래서 허정무호는 평가전 4연전을 통해 본선에서 믿고 쓸 수 있는 부동의 No.1 골키퍼를 가려내야 합니다. 이름값에 의존하기보다는 현재의 컨디션 및 폼을 통해 최적의 골키퍼를 결정해야 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운재와 김병지를 한 경기씩 저울질하며 두 선수의 경쟁을 유도한 끝에 이운재가 본선에서 신들린 선방을 과시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이운재-김영광-정성룡을 공평한 시선에서 평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김영광-정성룡은 그동안 No.1 골키퍼가 되기 위한 몸부림을 펼쳤던 만큼, 평가전에서 실전 투입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정무호 센터백, 수비 역량 향상될까?

월드컵 같은 단기간의 경기에서는 골 넣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튼튼해야 합니다. 문제는 허정무호 수비수들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1월 잠비아전 2-4 패배, 2월 중국전 0-3 완패를 당했으나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세계 최고의 타겟맨 디디에 드록바 봉쇄에 성공하여 2-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것은 수비 집중력에 결함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 수비수들의 문제점은 경기를 90분 동안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며 그 과정에서 집중력이 흔들리는 허점을 드러냅니다. 세계적인 수비수들이 90분 동안 투철한 수비력을 일관하며 뒷문을 튼튼히 지키는 것과 다른 폼입니다.

문제점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한 박자 늦는 커버 플레이 및 대인마크 실수 때문에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상대팀 공격수에 약한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강민수가 수원에서의 부진으로 팀의 꼴찌 추락 책임을 안게 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 강민수의 남아공행이 이루어질지는 의문이지만, 다른 한국 센터백들도 똑같은 문제점을 짊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평가전 4연전에서는 수비 조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호흡을 가다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수비가 완성되지 않으면 본선에서의 행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센터백들의 호흡이 무르익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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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징크스하면 떠오르는 것이 '펠레의 저주'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펠레가 지목한 우승후보가 중도 탈락하거나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가리켜 펠레의 저주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그리고 한국도 월드컵에 대한 징크스가 하나 있다. 월드컵에서 선전하면 다음 월드컵에서 부진하고, 그 다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지그재그 징크스'가 있다.

(월드컵이 얼마 안남은 어느 날, Daum의 어느 모 축구 카페 채팅방에서는 축구팬들이 서로 토론을 하며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은별 : 갑자기 머릿속에서 '펠레의 저주'가 떠올랐는데 우리나라도 조심해야겠네요.

찰순 : 펠레가 4년 전에 "한국,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할 것이다"고 말했더니 결국 저주에 걸렸잖아요. 그것도 국내 방송사가 인터뷰하는 바람에.

인혜 : 그거 웬만하면 이야기하지 마세요. 말이 씨가 된다니까요. 펠레가 아무소리 하지 않도록 조용히 있는 게 좋아요. 펠레의 저주 이야기 나오니까 불길합니다.

찰순 : 펠레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을…….
은별-인혜 : 아이~ 그 얘기 꺼내지 말라니까요. 람반장님에게 강퇴 요청할거에요.
찰순 : 나는 은별님이 펠레의 저주 이야기 꺼내서 그 얘기 한 것뿐인데…….
인혜 : 그래도 수위 조절은 하셔야죠.
은별 : 그런데 펠레의 저주 말고도 다른 월드컵 징크스가 있을까요?

찰순 : 물론 있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골대 맞추면 패한다는 '골대의 저주'를 비롯해서 개최국이 2라운드 이상 진출하는 것, 1996년 잉글랜드를 시작으로 남미와 유럽 팀이 교차로 우승하는 것, 컨페더레이션스컵과 유로대회 우승팀이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 못할 확률이 높은 것, 개최국이 속한 대륙에서 우승할 확률이 높은 것 등이 있죠.

인혜 : 아놔~월드컵이 무슨 '징크스 경연대회'도 아니고…….
람반장 : 그리고 한국도 징크스가 하나 있죠. 지그재그 징크스(은별 : 그런 것도 있었어요?)

람반장 : 네. 제가 한국의 역대 월드컵 행보를 정리해서 올려볼께요. 한국의 월드컵 행보가 좋았는지, 안 좋았거나 기대에 못 미쳤는지는 각각 긍정과 부정으로 표시할게요.

1954년 스위스 월드컵(헝가리와 터키에게 0-9, 0-7로 패배, 부정)
1986년 멕시코 월드컵(1무2패였으나 강호 및 유럽을 상대로 잘 싸웠음, 긍정)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3전 3패 및 1득점에 그침, 부정)
1994년 미국 월드컵(2무1패였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 보여줌. 긍정)
1998년 프랑스 월드컵(멕시코전 1-3 및 네덜란드전 0-5 대패, 부정)
2002년 한일 월드컵(유쾌!상쾌!통쾌! 4강 신화 달성!!!, 긍정)
2006년 독일 월드컵(1승1무1패로 16강 진출 실패. 기대에 비해 아쉬웠음, 부정)
2010년 남아공 월드컵(성적 : 긍정 ?)

은별 : 역시 람반장님 답네요. 우리 카페 우수 회원답게 간단한 자료 정리까지 척척 이십니다.

인혜 : 람반장님이 킹왕짱이시네요. 우리의 라이벌 축구 카페 회원인 날동이보다 참신합니다.

찰순 : 그런데 좀 이상하네요. 독일 월드컵은 실패하지 않았는데요. 아무리 스위스에게 패했어도 토고-프랑스전은 선전했잖아요. 토고전을 통해 원정 1승을 거둔 것, 준우승팀 프랑스와 비긴 것은 가치가 큰데요.

람반장 : 그래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비하면 16강 진출 실패의 결과가 아쉬운 건 사실이죠. 그리고 경기 내용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죠. 토고전에서 안정환이 역전골을 넣은 이후 잠그기에 들어간 것이 국내 여론에서 논란이 많았고, 조재진의 머리를 겨냥하는 롱볼 축구, 4백 불안으로 토고와의 전반전에서 3백 썼다가 후반전부터 4백으로 바꾼 것, 상대 공격 옵션의 빠른 침투에 약한 수비라인이 아쉬움에 남았죠. 스위스전 해결사로 기대 받던 박주영이 부진했고요.

찰순 : 독일 월드컵 1승1무1패가 멕시코 월드컵 1무2패, 미국 월드컵 2무1패보다 더 좋은데요.

인혜 : 그때는 월드컵 경험이 많지 않았잖아요. 1승과 인연이 없던 시절이니 세계무대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자신감을 성취하는 게 더 중요했던 거죠.

람반장 : 긍정과 부정으로 구분지어 표현하면, 독일 월드컵은 부정이죠. 그래서 부정과 긍정이 교차되니까 지그재그 징크스라고 표현한 것이고요. 퐁당퐁당 이라는 유사단어도 있겠고요.

인혜 : 그런데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까요?

람반장 : 작년에 U-17, U-20 월드컵에서 8강 달성을 했으니 남아공에서도 8강가지 않을까요?

은별 : 저는 좀 힘들 것 같던데. 메시가 잘하니까 걱정입니다. 메시뿐만 아니라 아구에로, 이과인, 테베즈까지 있으니 우리 수비수들이 농락당할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너무 잘해~

찰순 : 7무로 월드컵 우승하지 않을까요? (은별 : 7무? 그게 가능해요?)
찰순 : 웃자고 한 이야기죠. 허정무호가 7무로 월드컵 우승한다는 이야기가 축구팬들에게 유명하잖아요. 예전에 허정무 감독이 K리그 사령탑 시절 많은 무승부를 거두는 바람에 '허정무컵', '무재배' 라는 단어가 유행했고 그 과정에서 '7무로 월드컵 우승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죠.

은별 : 그렇다면 토너먼트는 모두 승부차기?

찰순 : 본선 3경기 3무로 16강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지만, 16강부터 결승전까지 무승부로 승부차기 끝에 우승하면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기는 업적을 거두는 거죠. 그것도 무득점 무재배의 연속이라면 대단한 기록이죠. 골키퍼는 4경기 연속 승부차기를 해야 할 판이니 심장이 발락발락 할 것 같은데요.

인혜 : 2007년 아시안컵 8강부터 3~4위전까지 3경기 연속 무득점에 승부차기까지 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8강부터 3경기 동안 1골도 넣지 못했는데 3위 했잖아요. 그때 사령탑이 베어벡 감독 이었는데 3경기 연속 무득점 무재배가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골키퍼가 이운재였는데, 아시안컵 복귀 후 FC서울과의 FA컵까지 비기는 바람에 4경기 연속 승부차기를 했습니다.

찰순 : 그런데 한국의 지그재그 징크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적중하면, 허정무호가 좋은 성적 거두겠는데요. 적어도 16강 진출 할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람반장 : 징크스가 적중하면 그렇게 되죠.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징크스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잊어버리고 싶은 징크스죠. 만약 허정무호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거둔다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그재그 징크스 날리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 할 거예요.

인혜 : 그래도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를 격파하기 위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람반장 : 네. 맞아요. 그리스는 선 수비-후 역습을 쓰지만 유로 2004에 비해 역습의 세기가 떨어진데다 3백 수비수들의 발이 느려요. 밀집수비 전략을 취하지만 예전만큼 끈끈하지 못해요. 그리스의 공격을 끊으면 그 즉시 종적인 움직임에 의한 역습을 취하면서 박지성-이청용이 상대 수비수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죠. 아르헨티나는 막강한 공격에 비해 수비 조직력이 취약한 편인데 공격 과정에서 유기적인 콤비 플레이가 중요합니다. 나이지리아도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수비 조직력이 아킬레스건이고 뒷공간을 쉽게 허용하는 고질적 단점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세 나라 모두 수비가 좋지 않군요.

찰순 :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잖아요.
람반장 :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 2-0 승리 및 드록바 봉쇄에 성공했으니 안정을 되찾았다고 봐야겠죠. 결과적으로 허정무호 수비력의 기복이 심한 편인데, 수비 구성원들의 꾸준한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달성과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의 엇갈린 행보가 결국 수비에서 좌우되었잖아요. 홍태철(홍명보-김태영-최진철)트리오 만큼의 조직력이 요구됩니다.

은별 :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운도 따라야 할 것 같아요.

인혜 : 런던 대공황 슛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베컴이 유로 2004에서 승부차기를 너무 높이 차는 바람에 실축했잖아요. 그런데 세계적 초능력자인 유리겔라가 자신의 염력이 너무 과해서 베컴의 승부차기를 망쳤다고 말했잖아요.

찰순 : 듣고 보니까, 아르헨티나가 남아공 월드컵 한국전에서 어이없는 슈팅을 무수하게 날렸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메시의 로빙슛이 어디선가 염력을 받아 너무 높게 뜬다든지 그런 거죠. 메시의 슛이 사람의 만세 동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만델라 만세슛', '남아공 노예해방슛'으로 불리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남아공 비하하는 의도는 아니에요.

은별 : 현실적인 가능성은 없을 것 같은데요. 염력을 누가 믿어요?
람반장 : 한국에게 유리한쪽이라면 좋은 거죠. 언제까지 야나기사와의 후지산 대폭발슛 시리즈에 만족할 수는 없잖아요.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업그레이드 폭소 슈팅을 봤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청용이 볼턴 선수들과 함께 크로스바 맞추는 게임에서 난데없이 땅볼 슈팅 날린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니까 크게 웃었습니다.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이기고 있을 때 누군가 유쾌한 예능 본능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외국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찰순 : 한국의 지그재그 징크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적중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못지않게 행복한 6월을 보낼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다음달이네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관'을 외치고 싶습니다.

은별-인혜 : 한민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요.
람반장 : 찰순님. 진지한 토론 도중에 찬물을 끼얹네요. 반장인 제가 강퇴 시켰습니다.

*이 글은 Daum 스포츠 남아공 월드컵 특집 매거진에 실렸으며 Daum측의 허락을 받고 게재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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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