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본전 패배는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국제 경기 규정상으로는 무승부가 맞지만,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패한 것 자체가 운이 없었습니다. 연장 전반 7분 황재원의 파울은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범했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정확히는 부심) 페널티킥 판정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오심만 아니었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끝났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시안컵 4강전에서 무능한 판정이 나왔다는 점이 석연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전 패배는 더 이상 번복할 수 없는 결과이죠.

'왕의 귀환'은 결국 없었습니다. 그것도 일본에 의해 아시안컵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전 패배에 연연해서는 안됩니다. 51년 만의 아시아 제패를 노렸던 한국 축구의 목표 달성은 실패로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미래가 남아 있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있기 때문입니다. 손흥민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은 일본전 패배에 분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지만 아시안컵에서 잘 싸웠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한국 축구는 끝없이 성장하고, 멈추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2014년을 노려야 할 것입니다.

우선, 한국은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아시안컵 3위까지 다음 대회(2015년 호주) 자동 출전권을 얻기 때문입니다. 만약 3위에 실패하면 브라질 월드컵 준비로 바쁠 2013년 혹은 2014년에 아시안컵 예선을 치러야 합니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에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해야 하는 셈이죠.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더라도 또 다시 아시아 팀들과 상대하기 때문에, 월드컵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2014년을 생각해서라도 우즈베키스탄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아시안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아시아 제패를 위해 힘을 쏟았던 노력이 끝내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3위를 해야 합니다. 비록 아시안컵 우승은 실패로 끝났고 No.1 등극에 대해서 더 이상 동기부여가 작용하지 않지만, 아시아 팀을 상대로 두 번 연속 패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아무리 한국 축구가 51년 동안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가 없었지만 '아시아 맹주'라는 자존심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자임을 각인시키려면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은 한국 축구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새로운 희망의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노장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2014년 월드컵 선전을 다짐해야 할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더욱 주도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후배 선수들은 자신들이 2014년 월드컵을 빛낼 주역이라는 것을 실력으로 말해야 할 것입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지금까지의 행보를 통해 미래를 위한 자신감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동원-구자철-손흥민-윤빛가람 같은 젊은 선수들의 아시안컵 유종의 미가 기대됩니다.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첫 메이져 대회였기 때문에(성인 대표팀 범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이 미미했거나 아쉬움이 있었던 유병수-염기훈-곽태휘 등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 입니다. 물론 어떤 선수가 출전 기회를 잡을지는 알 수 없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은 미래지향적인 동기부여가 작용한다는 생각입니다.

우즈베키스탄전 한 경기 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광래호의 세대교체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노장들에게 기댈수는 없습니다. 지동원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곧게 성장하려면 성인 대표팀에서의 더 많은 출전 기회가 필요합니다. 비록 일본전에서 패했지만 더 좋은 선수로 클 수 있는 '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지만, 허정무호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원동력은 '쌍용' 기성용-이청용이 중심이 된 세대교체 였습니다. 대표팀의 동맥 경화를 막으려면 세대교체는 불가피합니다.

특히 수비라인의 세대교체가 절실합니다. 이영표(34)-황재원(30)-이정수(31)-차두리(31) 같은 주전 수비수들이 모두 30대 입니다. 이미 이영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황재원-이정수-차두리가 과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의 후방을 책임질 선수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2014년을 위해서라면 이들도 젊은 수비수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탈락 원인은 세대교체 실패였으며, 1~2년 전 부터 슬럼프 조짐이 나타났던 파비오 칸나바로(당시 37세)를 주전 센터백으로 활용한 것이 패착 이었습니다. 젊은 수비수들의 육성 및 관리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일본전 패배가 끝은 아닙니다. 한국 축구는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들이 배출되었고, 자국 축구의 환경 및 감독의 지도력 등 많은 부분들이 발전을 했습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대표팀을 비롯한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꾸준히 향상되어야 하며 유소년 축구의 지원 또한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뛸 맛이 나는' 신명나는 프로 스포츠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표팀의 경기력은 자국 축구의 저력과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붉은 함성이 세계를 향해 거세게 몰아치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숙명의 한일전이 다가왔습니다. 지난해 한일전 두 경기는 평가전이었지만 이번 경기는 아시안컵 결승 진출 티켓이 걸려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부담스런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이 '왕의 귀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5일 저녁 10시 2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릴 2011 아시안컵 4강 일본전을 치릅니다. 역대 전적 73전 40승21무12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자랑하지만 아시안컵 4강에서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캡틴 박지성은 일본전에서 센츄리 클럽(A매치 100번째 출전)에 가입할 예정이며, 구자철은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 선두(4골)를 지키겠다는 각오입니다. 과연 태극 전사들이 우리들에게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 한국의 4-2-3-1vs일본의 4-2-3-1, 누가 더 강할까?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은 포메이션이 4-2-3-1 입니다. 조광래 감독과 자케로니 감독은 3백을 선호하는 지도자이지만 아시안컵에서는 4-2-3-1을 밀고 갔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8강에 진출했던 팀들 중에 7팀이 4-2-3-1을 주 포메이션으로 활용했던 것 처럼, 현대 축구를 상징하는 포메이션은 4-2-3-1이 되었습니다. 또한 두 팀 모두 4-2-3-1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이번 한일전에서는 '창vs창'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 됩니다. 누구의 4-2-3-1이 더 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두 팀 4-2-3-1의 차이점으로는, 한국은 제로톱이며 일본은 전형적인 원톱 체제 입니다. 한국 같은 경우에는 지동원이 최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상대 수비수들을 옆쪽으로 끌고 나오면, 2선 미드필더들이 앞공간을 커버하면서 4-6-0으로 변형됩니다. 반면 일본의 원톱을 맡는 마에다는 상대 수비를 앞쪽으로 끌어 내리거나 직접 경합하며 후방의 침투를 유도하는 패턴이죠. 또한 두 팀의 압박 패턴도 다릅니다. 한국은 전방 압박을 적극 시도 했습니다. 호주-이란 같은 아시아 강호들과 경기하면서 공격 옵션들이 압박을 짊어졌죠. 일본은 지금까지 전력이 약했던 팀들과 상대하면서 2선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자기 지역을 분담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한국전에서 같은 자세를 취할지 주목됩니다.

2. 박지성의 A매치 100번째 경기, 이영표의 데자뷰

박지성은 일본과의 4강전에서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치릅니다. 지난해 5월 25일 일본전에서 선제골을 비롯 공수에서 너른 활약을 펼쳐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에, 이번 일본전 활약상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죠. 일본의 오른쪽 풀백을 맡는 우치다가 수비 뒷 공간을 쉽게 내주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또는 이노하가 선발로 나설 수 있음) 박지성이 그 약점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동안 강팀 경기에 강했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일본전에서도 맡은 일을 척척 해낼 것임에 분명합니다.

축구팬 입장에서는, 박지성이 일본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관점에서는 이영표를 떠올리기 쉽죠. 자신의 A매치 100번째 경기였던 2008년 11월 20일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 원정에서 경기 초반 상대팀의 골 기회를 직접 몸으로 막아냈고, 적극적인 경기 자세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왼쪽 공격의 분위기를 살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의 자신감을 얻는 경기가 됐습니다. 그런 이영표의 데자뷰가 떠오르는 이유는, 이영표와 더불어 한국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약했던 박지성의 A매치 100번째 경기가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래서 입니다.

3. 손흥민-윤빛가람, 일본전 빛낼 슈퍼조커

한국의 체력 문제는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도 한국의 약점이 체력임을 알고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일본전 승리가 어렵다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합니다. 축구는 골이 중요하며 그 밑바탕은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 힘입니다. 체력이 약하면 그에 맞는 전략으로 일본전에 나서면 됩니다. 선제골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리드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일본이 8강 카타르전에서 1-2의 스코어를 3-2로 뒤바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게 추가골이 요구되는 것이며 후반전에도 화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만약 일본전이 팽팽한 접전이라면 후반전에 공격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합니다.

바로 '슈퍼 조커' 입니다. 경기의 흐름을 한국쪽에 유리하게 가져가는 슈퍼 조커를 투입하여 일본 진영을 위협해야 합니다. 일본은 나카자와-툴리우 부상에 따른 대회 불참 및 요시다 퇴장으로 센터백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에, 한국이 그 약점을 노릴 수 있죠. 손흥민-윤빛가람 같은 교체 자원들이 일본전에서 구김살 없는 활약을 펼치며 슈퍼 조커로 거듭나야 합니다. 한국 선수들은 후반 중반부터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손흥민-윤빛가람의 '과감한 한 방'이 필요합니다. 특히 윤빛가람의 8강 이란전 결승골 장면은 일본전에서 줄기차게 시도되어야 할 장면 입니다. 또한 손흥민-윤빛가람은 기동력에서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일본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지 기대됩니다.

4. 과연 카가와는 박지성을 넘을까?

'일본 축구의 신성' 카가와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아시안컵 이전에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직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맨유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죠. 도르트문트가 카가와 이적료를 2000만 파운드(약 358억원)로 정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한 일본 언론이 카가와가 맨유에서 박지성을 대신할 수 있다고 제기하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신경이 날카로웠습니다. 박지성의 맨유 입지를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이라면 일본 언론의 추측임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적설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믿어서는 안됩니다.(그리고 맨유는 선수 영입에 2000만 파운드를 쏟을 자금적 여유가 없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카가와가 박지성을 넘어 한국전 승리를 이끌기를 바랄 것입니다. 일본도 박지성 같은 스타가 배출되기를 원했겠죠. 혼다는 유럽 빅 리그 이적설이 난무했을 뿐 아무런 진척이 없으며 결국 카가와가 그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박지성과 카가와는 한일전에서 나란히 왼쪽 윙어를 맡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합니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는 박지성이 카가와를 제압하여 한국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이끌기를 바라겠지만요. 그동안 우리들은 잉글랜드 현지에서 제기하는 박지성 이적설 및 방출설, 일부 여론에서 흔들었던 '박지성 위기론'에 찜찜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박지성이 카가와를 제압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랄 것입니다.

5. 매치업 대결 (1) 정성룡vs가와시마, 맹활약이 필요한 이유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불안 요소는 골키퍼 입니다. 정성룡과 가와시마가 아시안컵에서 실수를 범하며 상대팀에게 실점을 헌납했던 장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성룡은 본선 2차전 호주전에서 앞쪽으로 뛰어 나오는 타이밍이 늦어지는 바람에 동점골을 내줬던 것을 비롯해서, 지난해 12월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부진하면서 대표팀 No.1 골키퍼 자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가와시마는 본선 2차전 시리아전에서 상대팀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퇴장까지 당했고, 8강 카타르전에서는 첫번째 실점 상황에서 볼이 자신의 다리 사이를 통과했고, 두번째 실점때는 상대 프리킥을 대처하는 위치선정에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정성룡과 가와시마의 공통점은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한국과 일본의 No.1 골키퍼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은 이운재, 일본은 나라자키 였습니다. 그런 정성룡과 가와시마는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의 선배를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그 이후의 행보가 순탄하지 못합니다. 한국과 일본 최고의 골키퍼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라면 이번 한일전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서로 맹활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의 승리를 원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가와시마가 실수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정성룡이 분발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8강 이란전에서 지동원이 상대 프리킥을 머리로 잘못 걷어낸 것을 왼팔로 막아냈던 정성룡의 포스에서 희망을 얻습니다.

6. 매치업 대결 (2) 기성용-이용래vs엔도-하세베, 중원 전쟁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미드필더 싸움으로 요약됩니다. 서로 4-2-3-1을 구사하며, 출중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했고,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접전을 펼치기 때문에 허리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기성용-이용래vs엔도-하세베'의 중원 전쟁 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중원에서의 강렬한 존재감에 힘입어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중원을 형성하는 네 명의 선수는 폼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노련미에서는 아베와 함께 스리 볼란치를 맡아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견인했던 엔도-하세베에 힘을 실을 수 있지만, 한국은 이용래가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기성용과의 공존에 성공하면서 김정우 부상 공백을 커버했습니다.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엔도-하세베 라인을 능가할 수 있는 중원 조합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일본과 아시안컵에서 상대했던 팀들의 전력이 떨어졌죠. 엔도-하세베는 개인 능력에서도 여러가지 장점을 보유했기 때문에 아시아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이용래가 엔도-하세베보다 취약한 조합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한국이 일본전에서 승리하려면 기성용-이용래가 엔도-하세베를 물리쳐야 합니다. 기성용은 셀틱에서 업그레이드 된 수비력과 날카로운 킬러 패스를 장착했고, 이용래는 이란전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기세에 힘을 얻을 것입니다. 패기가 뚜렷한 이들에게는 엔도-하세베와의 대결이 적잖은 동기부여로 작용합니다. 두 선수의 활약에 일본전 승리 여부가 달렸습니다.


7. 매치업 대결 (3) 이청용vs나가토모, 기교와 기동력의 대결

이청용과 나가토모의 대결 또한 기대됩니다. 두 선수의 플레이를 상징하는 단어는 '기교'와 '기동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기동력을 강점으로 삼았고 일본의 축구가 기교를 중요시했다면, 이청용과 나가토모의 결투는 한국과 일본의 스타일이 서로 상반되는 양상입니다. 이청용은 감각적인 센스와 부드러운 볼 배급, 재치있는 돌파력으로 상대 왼쪽 진영을 파고드는 성향입니다. 반면 나가토모는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 및 빠른 스피드로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상대 오른쪽 윙어를 봉쇄하는 타입에 속합니다. 과연 이청용이 나가토모를 제압할지, 아니면 나가토모가 이청용을 꽁꽁 묶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분명한 것은, 일본의 수비가 불안합니다. 요시다의 퇴장 공백을 메우면서 골키퍼 가와시마의 실수를 커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좌우 풀백들의 수비 부담이 평소보다 커졌습니다. 만약 일본이 오른쪽 풀백에 우치다를 선발로 기용하면 나가토모의 수비 역할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청용 공격력vs나가토모 수비력'이 승부의 중요한 판세로 이어질 수 있죠. 이청용에게 플러스로 작용하는 것은 볼턴에서의 경기력입니다. 볼턴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기 위해 얼리 크로스를 띄우거나, 중앙쪽으로 활동 반경을 트거나, 후방쪽으로 빠지면서 침투 패스를 연결했던 패턴이 나가토모와의 대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이 일본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청용의 공격력이 한국에게 힘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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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껄끄럽게 생각했던 팀은 이란 이었습니다. 그런 이란을 8강에서 1-0으로 제압하면서 아시안컵 우승의 자신감을 얻었던 것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본전은 질 수 없는 경기입니다. 아시안컵 우승 여부를 떠나 동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슬로건인 '왕의 귀환'을 위해서는 일본을 반드시 제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이란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축구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및 아시안컵에서 몰락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더불어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자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잦아졌습니다. 그리고 축구 발전을 위한 뚜렷한 비젼이 있습니다. 1993년 '백년 대계' 발표가 그 예 입니다. 중동의 내림세와 정반대되는 행보죠. 한국 축구도 일본과 더불어 발전의 곡선의 그렸고, 이번 일본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도 한국전 승리를 벼르고 있음을 우리가 인지해야 합니다.

한국은 역대 일본전에서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많은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역대 전적 73전 40승21무12패 우세를 통해 보듯, 일본과 만나면 강인함을 발휘했던 한국 축구 였습니다. 1988년 12월 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2-0으로 제압했던 전적도 있습니다. 오는 25일 저녁 10시 2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진행될 일본과의 4강전에서 역대 전적 우위의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일본전을 맞이해서, 일본 대표팀 전력 탐구 16가지 핵심 사항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장점 및 단점 6가지-

(1) 일본 축구 고유의 장점은 여전하다

일본 축구의 장점하면 개인기, 점유율 축구, 패스 게임 같은 키워드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톱클래스 수준 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선 수비-후 역습으로 돌아서면서 실리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원래의 색깔로 되돌아갔죠. 자케로니 감독 체제에서는 공격적인 컬러가 뚜렷해졌다는 평가입니다. 메추 카타르 감독이 일본 축구를 가리켜 '아시아의 FC 바르셀로나'라고 극찬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과 아시안컵에서 상대했던 팀들의 공통점은 아시아 상위권 클래스가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 축구 고유의 장점은 여전합니다. 그들의 무기가 녹슬지 않았다는 뜻이죠.

(2) 남아공 월드컵에서 업그레이드 된 승리 의지

일본의 8강 카타르전 3-2 역전승은 승리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일깨운 경기였습니다. 카타르의 개최국 이점 및 선제골 허용, 후반 16분 요시다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던 것, 후반 18분까지 1-2로 밀렸던 흐름을 경기 막판에 뒤집었죠. 카가와는 경기 내용상으로는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했음에도 2골 1도움을 기록했습니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축구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무장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흐름이 아시안컵에서 반영되고 있습니다.(당시 카가와는 최종 엔트리에 없었지만) 물론 카타르의 전력이 약했던 것도 분명하지만, 일본의 10명이 카타르 11명을 제압한 것은 곱씹어 봐야 합니다.

(3) 우치다보다 수비력이 더 좋은 이노하

일본의 단점 중에 하나는 오른쪽 풀백 우치다의 수비력 부족 입니다. 잦은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수비 뒷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죠.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전에서는 당시 왼쪽 윙어로 뛰었던 이청용에게 뒷 공간을 내주는 불안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8강 카타르전에서 우치다의 경고 누적 공백을 메웠던 이노하는 수비쪽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공간을 선점하면서 상대 왼쪽 공격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카타르의 오른쪽 공격이 잦았던 것도 이노하의 수비력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노하의 원 포지션이 센터백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노하는 한국전에서 우치다를 제치고 박지성 봉쇄맨으로 활용될지 모릅니다. 또는 요시다 퇴장 공백을 메울 수 있죠.

(4) 일본의 원톱은 여전히 불안하다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원톱입니다. 미드필더진에서 아기자기한 패싱 플레이를 펼침에도 불구하고 공격수가 박스쪽을 비벼주지 못하면서 공격의 효율성이 다소 부족하죠. 아시안컵에서 원톱을 맡은 마에다는 상대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 맥을 못추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본선 1차전 요르단전, 2차전 시리아전이 그 예 입니다. 3차전 사우디전에서는 2골을 터뜨렸지만 상대팀의 수비 의지가 약했던 특징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8강 카타르전에서는 상대 수비를 앞쪽으로 끌고 나오는 패턴은 성공했지만 경기 흐름을 결정지을 골 기회 및 연계 플레이가 떨어졌습니다. 그런 마에다는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전에서 부진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일본의 원톱은 여전히 불안하죠.

(5) 카가와-혼다, 여전히 풀지못한 공존 문제

카가와-혼다는 8강 카타르전에서 나란히 맹활약을 펼쳤지만 두 선수 사이의 공존은 취약했습니다. 여전히 호흡이 맞지 않으며, 서로의 특징을 키우고 보완할 수 있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카가와의 2골은 혼다의 킬러 패스가 결정타 였습니다. 하지만 혼다의 패스를 받았던 선수는 카가와가 아닌 오카자키 였습니다.(2골 모두) 또한 카가와는 왼쪽 윙어로서 기동력이 떨어지는 것, 혼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좁은 공간에 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더욱이 카타르는 일본과 본선에서 상대했던 요르단-시리아와 다르게 수비 조직력이 불안했습니다. 두 선수의 공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6) 나카자와-툴리우 공백, 그리고 요시다 퇴장

일본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센터백입니다. 나카자와-툴리우가 부상으로 동반 결장했고, 구리하라도 같은 사유로 아시안컵에 불참하면서 경험, 실력, 호흡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센터백 조합이 없습니다. 8강 카타르전에서는 요시다가 경험 부족에 따른 라인 컨트롤 실패(선제골 실점 원인), 두 번의 불필요한 파울로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을 당하면서 수비력에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4강 한국전에서는 이와마사 또는 이노하가 곤노와 함께 센터백을 맡을 예정 입니다. 하지만 이와마사-이노하는 A매치 출전이 10경기를 채우지 못했을 정도로 국제 경험이 부족하죠. 물론 이와마사는 29세이지만 그동안 센터백 경쟁에서 밀렸던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센터백들은 발이 느립니다. 아시안컵에서 나카자와-툴리우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이유죠.

-일본, 요주의 인물 5명 누구?-

(1) 엔도 야스히토(31세, 감바 오사카, 수비형 미드필더, 177cm/73kg)

엔도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다재다능한 장점을 갖췄습니다. 넓은 활동량과 투철한 지구력, 강인한 승리욕까지 더해지면서 상대 공격을 악착같이 봉쇄합니다. 그래서 공수 밸런스 유지에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패스 게임이 원활했던 것도 엔도의 궂은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엔도는 너른 시야를 활용한 패싱력이 출중합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기반으로 2선 미드필더들을 지원하죠. 또한 감아차는 프리킥이 뛰어납니다. 퍼거슨 맨유 감독에게 공개적인 칭찬을 받았을 정도로 개인 능력이 출중하죠. 2009년 AFC(아시아 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에 뽑혔던 아시아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 입니다.

(2) 하세베 마코토(27세, 볼프스부르크, 수비형 미드필더, 179cm/72kg)

하세베는 엔도의 더블 볼란치 파트너로 기용되는 일본 대표팀 주장입니다. 우라와 레즈 소속이었던 2007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에서 8강 전북전, 4강 성남전 맹활약을 통해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던 선수였죠. 당시에는 공격적인 재능에서 두각을 떨쳤지만, 독일 분데스리가(볼프스부르크)에서 키웠던 수비력이 일본 대표팀에서 엔도와 철벽 수비를 과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따른 커버 플레이를 통해 상대팀에게 뒷 공간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묻어납니다. 또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쉼없이 누빕니다. 일본 대표팀의 힘은 하세베-엔도 조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카가와 신지(22세, 도르트문트, 왼쪽 윙어, 173cm/63kg)

두말 할 필요 없는 일본 축구의 새로운 아이콘 입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도르트문트) 전반기 17경기에서 8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소속팀의 리그 1위를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작은 체구에서 비롯된 낮은 패스 플레이에 강한 성향 입니다. 여러 형태의 패스를 골고루 섞으며 경기를 풀어가는 자질이 충분하며, 상대 수비 조직이 약한 틈을 보일 때 문전쪽으로 과감히 침투하여 골 기회를 엮어냅니다. 그 상황에서는 순발력이 빠릅니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4-4-2의 쉐도우로서 이러한 장점이 빛을 발하죠. 일본 대표팀에서는 왼쪽 윙어를 맡으면서 파괴력이 반감된 약점을 노출했지만 8강 카타르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명예회복 했습니다.


(4) 혼다 케이스케(26세, CSKA 모스크바, 공격형 미드필더, 182cm/76kg)

혼다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일본의 16강 진출을 이끈 축구 스타입니다. 근거를 알 수 없는 이적설 난무 및 돌출 행동 때문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었지만, 경기의 임펙트를 결정지을 내공이 출중합니다. 전방 옵션들에게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로 골 기회를 밀어주거나 횡쪽으로 찔러주는 패스를 즐깁니다. 적어도 패스 타이밍 만큼은 카가와-오카자키 같은 2선 미드필더 보다 더 빠릅니다. 그리고 상대 수비가 뒷 공간을 내주면 돌파를 감행하며 경기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이 있습니다. 일본 선수들 중에서 피지컬이 좋은 편에 속하며, 무회전 프리킥을 장착했습니다. 또한 오른쪽 윙어, 원톱,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수 있는 선수죠.


(5) 나가토모 유토(25세, 체세나, 왼쪽 풀백, 170cm/68kg)

일본은 전통적으로 측면이 약했지만, 나가토모가 3년 전 부터 대표팀에 등장하면서 그 약점을 메웠습니다. 나가토모는 경이적인 주력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폭 넓게 움직이는 성향입니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상대 공격 옵션을 견제하거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펼치죠. 작은 체격의 약점을 이겨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했고, 그 원동력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큰 체격을 자랑하는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몸의 무게 중심이 낮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경기력이 투박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 특징이 자신의 장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의 일본전 공략법 5가지는?-

(1) 차두리, 카가와를 터프하게 밀어붙여라

한국 입장에서 일본의 카가와는 반드시 막아야 할 선수 입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내공 때문에 해결사 기질을 발휘할 잠재적 역량이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도 카가와의 골이 터지기를 바라겠지만요. 하지만 카가와는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전에서 최효진의 끈적한 수비에 힘을 쓰지 못하고 교체 되었습니다. 도르트문트에서는 동료 공격 옵션들이 자신의 압박 부담을 덜어주는 이점에 힘입어 공격력을 키울 수 있었지만, 당시의 한국전에서는 거친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죠. 그래서 차두리의 수비력이 중요합니다. 아시안컵에서는 개선되었지만, 카가와에게 수비 뒷 공간을 내줘서는 안됩니다. 카가와를 터프하게 밀어붙이면서 상대 왼쪽 공격을 번번이 차단해야 합니다.

(2) 선제골이 필요하다

한국의 약점은 체력입니다. 본선 3차전 인도전에서 최정예 멤버들이 비를 맞아가면서 경기를 치렀고, 8강 이란전에서는 120분 연장 혈투를 펼쳤고, 일본보다 8강전이 하루 늦게 실시됐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놓고 보면 한국의 열세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만, 일본보다 피지컬과 파워가 강하기 때문에 체력 저하를 이겨낼 힘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약점을 완전히 커버하려면 선제골이 필요합니다. 만약 일본에게 먼저 실점을 허용하면 경기를 뒤집기 위해 적잖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제골로 먼저 리드하면서 점유율 강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축구는 체력 관리 보다는 경기를 효율적으로 지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일환이 선제골 입니다.

(3) 미드필더 압박이 관건

일본전 승리는 미드필더들의 압박에 달렸습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미드필더들이 얼마만큼 상대 허리를 압박하고 공격을 끊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결정 될 것입니다. 박지성-구자철-이청용으로 짜인 2선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중요하겠지만, 이 선수들이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일본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후방쪽으로 내리는 전술도 염두해야 합니다. 일본에게 점유율을 내주지 않으려면 2선에서 바로 압박을 가하면서 패스 길목을 끊고, 그 틈을 이용해서 역습을 노려야 합니다. 일본의 카타르전 선제골 실점 과정 및 카가와 동점골 이전까지 고전했던 흐름이 대표적 예 입니다.

(4) 기성용의 포어 리베로 전환 필요

자케로니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카가와-혼다-오카자키로 짜인 2선 미드필더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끌어 올리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했습니다. 엔도-하세베가 더블 볼란치로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2선의 수비 부담이 줄었죠. 일본과 상대했던 팀들의 경기력이 약했던 흐름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일본이 한국전에서 같은 전술을 구사하면 기성용-이용래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그 특징을 노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래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일본 공격 옵션들과 상대하면, 기성용은 이란과의 전반전처럼 포어 리베로로 전환하여 상대 공격 옵션을 앞쪽으로 끌어 올리는 플레이를 유도해야 합니다. 그럴 경우, 일본의 패스 간격이 벌어지기 때문에 한국에게 공격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허리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죠.

(5) 일본의 요시다 공백을 노려라

한국은 이정수가 일본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합니다. 조용형을 센터백으로 활용할 수 있고, 황재원이 8강 이란전에서 기대 이상의 몫을 했기 때문에 이정수 공백을 막아낼 여지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요시다가 카타르전 퇴장으로 한국전에 결장하면서 센터백이 취약 지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나카자와-툴리우 공백까지 겹쳐서 말입니다. 한국의 제로톱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동원이 최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일본 수비수들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유도할 때, 박지성 또는 구자철이 일본 중앙쪽을 침투하여 골 기회를 노릴 수 있죠. 엔도-하세베가 후방까지 압박에 가담할 수 있지만, 이청용도 중앙쪽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또한 손흥민-윤빛가람 조커 카드를 통해 '과감한 한 방'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통산 73번째 한일전에서 득점없이 비기면서 올해 A매치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4백과 3백을 골고루 섞으며 일본의 공세를 차단했지만 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력을 펼친 끝에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한국은 12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습니다. '캡틴' 박지성의 무릎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어느 누구도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후반 초반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골운이 따르지 못했습니다. 다만, 조용형을 포어 리베로로 활용하고 이영표-최효진 같은 좌우 풀백들의 활동 폭을 늘리며 혼다-마에다-카가와-마쓰이를 봉쇄하는데 성공한 것은 수비에 대한 응집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조용형의 포어 리베로 변신, 경기 초반부터 효과 나타났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4-1-4-1 포메이션을 위주로 때에 따라 3-4-3으로 변형했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이영표-이정수-홍정호-최효진이 포백, 조용형이 수비형 미드필더, 이청용-신형민-윤빛가람-최성국이 2선 미드필더, 박주영이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조용형이 후방으로 내려오면 대표팀의 수비라인은 3백으로 바뀌었고, 전방으로 올라오면 4백이 되는 변형적인 수비 시스템을 구사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4-2-3-1로 맞섰습니다. 니시카와가 골키퍼, 나가토모-구리하라-곤노-고마노가 포백, 하세베-엔도가 수비형 미드필더, 카가와-혼다-마쓰이가 2선 미드필더, 마에다가 원톱으로 나섰습니다. 일본은 툴리우-나카자와-오카자키-가와시마-혼다 히로시가 부상으로 한국전에 결장했습니다.

먼저,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박주영이 혼다가 하프라인에서 소유한 볼을 태클로 막아낼 정도로 상대의 기세를 꺾으려는 의지가 충만했습니다. 조용형이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포어 리베로' 역할을 하면서 원톱 마에다를 계속 따라다녔고, 미드필더진과 수비수의 폭을 좁히면서 일본이 전진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상대 공격을 끊으면 한 박자 빨리 전진패스를 띄우며 역습을 노렸습니다. 최전방에서 박주영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조용형의 활동 폭을 늘리면서 4백과 3백을 적절히 섞으며 상대의 기세를 누른것은 분명했습니다.

전반 10분 까지의 한국은 서두르게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선수들의 지구력-활동량-스피드가 향상되면서 조직력이 부쩍 좋아진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 입니다. 경기 초반에 많은 힘을 소모하면 오버 페이스로 인하여 막판에 힘이 떨어지고 상대에게 밀리는 문제점이 따릅니다. 그래서 경기 초반에 힘을 비축하여 무리한 플레이를 자제하고, 일본 수비의 빈 틈이 보이면 공간을 활용한 공격 패턴으로 승부를 띄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전반 15분까지 파울 숫자에서 6-4(개)로 앞섰다는 점은, 일본 수비도 한국 공격을 철저하게 묶고 있다는 뜻을 의미합니다. 전반 15분까지의 경기 흐름을 놓고 보면, 두 팀의 경기는 '한 골 싸움'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매끄럽지 못한 공격력, '박지성-기성용 공백' 실감

전반 20분까지의 점유율에서는 일본이 60-40(%)로 우세를 점했습니다. 한국이 공격보다는 조용형에 중심을 두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일본이 자연스럽게 볼을 터치하는 시간이 많아졌죠. 하지만 경기 흐름은 대등했습니다. 일본이 높은 점유율에 비해 한국의 수비를 과감히 벗기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리는 장면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선수들이 박스를 중심으로 과감히 내려오면서 일본이 중앙 돌파할 수 있는 공간을 철저히 장악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전반 22분 하세베가 패스할 공간을 찾지 못하자 먼 거리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할 정도로 한국 진영을 전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나마 혼다가 전반 26분 박스 왼쪽에서 한국 골대 구석을 노리는 왼발슛을 날렸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걸렸습니다.

문제는 한국 공격입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연결되고, 박주영이 볼을 터치하고 재차 박주영이 연결되는 패스의 정확도-타이밍-세기가 떨어집니다. 일본 선수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치면서 박주영이 볼을 터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원톱 체제는 박주영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2선 미드필더와의 유기적인 공존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원톱이 고립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결국, 박주영은 구리하라-곤노의 견제를 받는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최성국은 올해 K리그에서의 경기력 저하 및 대표팀 경기 감각 부족 때문에 기존 공격 옵션과의 호흡이 맞지 못했습니다. 퍼스트 터치가 길었고 슈팅시의 자세가 흐트러지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어느 누구도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습니다. 즉, 박지성 공백을 실감하고 말았습니다. 박지성이 있었다면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작업이 줄기차게 이어졌겠지만, 일본전에 선발 출전한 공격 옵션들은 서로 따로노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상대의 철저한 압박을 뚫으려면 측면과 중앙을 넓게 벌리며 빠른 볼 처리에 의한 공격 전개를 하거나, 2대1 패스와 공간 패스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경기 자세가 부족했습니다. 이청용이 전반 30분 이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여 스위칭했지만 경기 분위기를 한국쪽으로 몰아가기에는 임펙트가 떨어졌고, 신형민-윤빛가람은 박주영과 폭을 좁히면서 패스 플레이를 노리는 플레이가 부족했고, 신형민-최성국의 선발 기용은 실패작 이었습니다.

박지성과 더불어 기성용의 선발 제외 공백도 아쉬웠습니다. 기성용의 대타였던 신형민의 부진이 문제였습니다, 신형민은 본래 수비형 미드필더였고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에 강한 옵션입니다. 또한 남아공 월드컵 이후 포항에서의 공격 전개 과정이 미흡했던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전에서 윤빛가람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상대 빈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부족했고 경기를 운영하는 영민함이 떨어졌습니다. 또한 윤빛가람-조용형도 볼 배급에서 미스가 있었고, 중원 자체가 하세베-엔도와의 허리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그래서 전반 막판에 이르면서 측면에서의 볼 터치 빈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격적이었던 후반전, 하지만 일본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형민을 빼고 기성용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신형민에게 공격 성향의 경기력을 요구하기에는 선수의 컨셉이 팀 전술과 부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성용을 투입하여 공격력에 비중을 키우고, 미드필더진의 연계 플레이를 키우면서 박주영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밀어주기 위한 승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성용 투입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한국의 후반 초반 공격이 과감해지고 볼 배급-방향 전환-종적인 움직임이 전반전보다 매끄러웠습니다. 전반전에 수비에 무게감을 두었다면 후반전에는 공격에 힘을 실으며 골을 넣겠다는 의도가 두드러졌습니다.

이청용은 후반 6분에 일본 박스 왼쪽에서 슈팅을 날렸고, 3분 뒤에는 슛을 시도하는 척하면서 박주영에게 패스를 시도하며 임펙트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슈팅은 세기가 약했고 패스는상대 수비에 걸리고 말았지만, 일본의 골망을 흔들려는 의지를 통해 한국의 공격 분위기가 점차 살아났습니다. 또한 윤빛가람이 한국의 공격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하세베-엔도의 뒷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공격 의지를 무너뜨린것에서 성과를 봤습니다. 특히 조용형이 혼다-마에다 같은 일본 공격 옵션들을 철저히 따라붙으면서, 일본이 한국 진영으로 역습할 수 있는 틈을 노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거나 일본이 자기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면 짧은 패스와 전진패스를 골고루 섞으며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그래서 공격쪽에 쏠렸던 한국 선수들이 수비쪽으로 내려오면서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일본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비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일본의 공세를 차단했고 정성룡의 선방까지 더해지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적어도 수비력에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믿음감을 심어줬습니다.

후반 21분에는 최성국 대신에 염기훈을 투입하면서 이청용이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습니다. 1분 뒤에는 윤빛가람이 드리블 돌파로 역습을 시도하면서 볼을 끄는 바람에 상대 수비에 저지당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또 3분 뒤에는 최효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기성용을 향해 빨랫줄 같은 스루패스를 연결하며 다이렉트로 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최효진 같은 경우, 경기 내내 활동 폭을 넓게 잡으며 부지런히 움직이고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하며 한국 공격의 빌드업을 전개했습니다. 비록 볼 배급 과정에서 몇 차례 미스가 있었지만, 넓은 시야를 활용한 패스를 통해 과감함을 발휘한 것은 공격력 저하에 시달렸던 한국에게 그나마 위안 이었습니다.

후반 30분에는 애매한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최효진이 박스 오른쪽에서 마쓰이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상황에서 볼이 오른쪽 팔에 맞았습니다. 페널티킥을 허용할 수 있었지만 주심은 코너킥을 선언하여 한국이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TV카메라로 바라보면 공이 최효진의 팔을 맞았지만, 주심은 최효진이 고의적으로 볼을 건드리지 않은 우발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페널티킥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 한국 진영에서 일본 선수들의 공간 침투에 무너지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2선 미드필더들이 공격쪽에 치중하다보니 선수들의 종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에서 비롯됐습니다. 후반 35분에는 염기훈의 왼쪽 크로스가 박주영의 헤딩슛으로 이어졌지만 일본 골키퍼 니시카와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한국은 후반 36분에 최효진-염기훈을 빼고 차두리-유병수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후반 21분에 출전한 염기훈을 15분 만에 벤치로 내린 것은 박주영을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박주영-유병수가 박스 안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옵션이라고 판단했고 이청용은 끝까지 안고 가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염기훈이 어쩔 수 없이 교체 된 것이죠. 하지만 유병수는 후반 40분 하프라인에서 왼쪽에 있던 박주영에게 전진패스를 부정확하게 연결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3분 뒤에는 혼다의 왼발슛을 정성룡이 침착하게 선방했고 그 이후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끝내 무득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피할 수 없는 한일전이 다가왔습니다. 대결 자체로 긴장되고, 두근거리고, 흥분되는 불같은 승리욕과 격렬함의 온기가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단순한 라이벌 대결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판도를 뒤흔들고, 더 나아가 내년 1월 아시안컵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두 나라의 자존심 싸움이 90분 동안 치열하게 전개 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오늘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통산 73번째 A매치 대결을 치릅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72전 40승20무12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자랑하며 지난 2월과 5월 일본 원정에서 각각 3-1, 2-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지난 8일 아르헨티나전 1-0 완승을 비롯 남아공 월드컵 이후 A매치 3경기(파라과이-과테말라-아르헨티나)를 모두 이겼다는 점에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라이벌전은 실력 이전에 정신적인 기싸움과 단합된 조직력에서 경기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이번 일본전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됩니다. 오늘 경기에 대한 분위기가 뜨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 대립적인 요소들이 서로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1. 박지성 결장vs오카자기 결장, 어느 쪽이 치명적?

한국과 일본은 이번 라이벌전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 변수에 직면했습니다. 한국은 에이스이자 주장인 박지성이 무릎 부상으로 일본전 결장이 확정되었으며, 일본은 아르헨티나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오카자키를 비롯해서 몇몇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습니다. 특히 박지성의 부상은 한국에게 치명적입니다. 그동안 박지성의 존재감에 의해 경기력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고 아직도 그의 존재감에 상당 부분을 의지했습니다. 박지성이 있음에 한국의 공격이 매끄럽게 풀렸고,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유지했지만 이번 일본전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그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 왼쪽에 이청용, 오른쪽에 최성국을 세울 계획이지만 '최상의 대안'은 아닙니다. 이청용은 왼쪽이 익숙하지 못하며 최성국은 지난해보다 폼이 떨어졌고 대표팀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이 흠입니다.

반면 일본은 아르헨티나전 이후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3명입니다. 오카자키는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 혼다 히로시-가와시마는 내전근 통증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자랑이었던 툴리우-나카자와 센터백 조합은 애초부터 부상으로 동반 결장한 상태입니다. 특히 간판 공격 옵션이었던 오카자키의 결장은 일본의 기동력이 저하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오카자키가 담당했던 왼쪽 윙어는 카가와가 맡을 계획이지만 그동안 중앙에서 많이 뛰었기 때문에 측면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측면에서는 중앙에서 뛸 때 보다 기동력이 요구되면서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버거움이 따르게 됩니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박지성-오카자키 결장은 어느 팀이 그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느냐의 싸움이 됐습니다. 

2. 한국-일본, 포메이션 변화 성공할까?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은 이날 경기에서 포메이션을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3-4-3에서 4-1-4-1, 일본은 4-3-3에서 4-2-3-1로 전환하여 3선이 아닌 4선 배치를 통해 승부수를 띄울 전망입니다. 아직 선발 엔트리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포메이션으로 회귀할 수 있지만 '변화된 포메이션'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조광래 감독은 3백을 선호하는 지도자임에도 일본전에서는 4백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종적인 움직임 및 종패스를 간파하기 위해서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조용형)를 두는 포메이션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자케로니 일본 감독은 스리톱을 즐겨 구사하지만 지난 아르헨티나와의 후반전에서 4-2-3-1을 실험한 것은 한국전을 염두한 전술 변화일 가능성이 큽니다.

두 팀 포메이션 변화 성공을 좌우하는 키워드는 원톱입니다. 4-1-4-1과 4-2-3-1은 전방에 공격수 한 명을 두는 포메이션으로서, 원톱과 2선 미드필더의 유기적인 공존 여부에 의해 공격력이 가려집니다. 원톱이 상대의 압박에 막혀 고전하기 쉬운 약점이 있기 때문에 후방과의 지속적인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최전방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원톱으로서의 역량을 놓고 보면 프랑스리그를 통해 원톱으로서의 경험이 축적된 박주영이 마에다-모리모토보다 우세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박지성의 부상으로 2선 미드필더들을 새롭게 짜야하고, 일본은 오카자키의 부상 속에서도 카가와-혼다-마쓰이의 호흡이 서로 잘 맞습니다. 만약 한국이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박주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3. 과연 박주영의 발끝에서 골이 터질까?

'박지성 결장'으로 어려움에 빠진 한국의 또 다른 고민은 박주영입니다. 대표팀 및 소속팀 AS 모나코에 걸쳐 폼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은 지난달 12일 마르세유전에서 골을 넣기 전까지 모나코에서 15경기 연속 무득점(프랑스컵 포함)에 시달렸으며, 마르세유전 이후에도 3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졌습니다. 대표팀에서는 지난 8월 나이지리아전과 9월 이란전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한데다 공격수로서 특출난 임펙트를 뽐내지 못했습니다.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려는 적극성 및 과감함이 여전히 떨어진 상황이며 최근 모나코에서 왼쪽 윙어로 전환한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물론 박주영은 원톱으로서 많은 경기를 치렀고 공중볼을 잘 따내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무기력하게 부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몸싸움을 놓고 보면 '툴리우-나카자와가 빠진' 일본 센터백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은 분명하며, 오히려 프랑스리그에서의 경험을 통해 거구와의 몸싸움 경쟁을 즐기는 타입으로 변화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특출난 공격 재능이 그라운드에서 최대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폼이 떨어진 여파가 일본전에서 그대로 이어지면 한국의 승리 과정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은 분명합니다. 박지성이 없는 한국은 박주영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어야하고, 박주영이 팀 공격의 구심점 역할까지 짊어져야 합니다. 과연 박주영이 자신의 발끝에서 골이 터지면서 득점력 향상에 자신감을 얻을지 주목됩니다.

4. 조용형, 혼다 봉쇄에 성공할까?

한국의 4-1-4-1 포메이션 변신 화두는 조용형 입니다. 일본의 철저한 수비 조직력을 간파할 수 있는 퀄리티 높은 볼 배급을 펼치고, 일본의 공격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조용형이 있습니다. 한국의 좌우 풀백인 이영표-최효진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펼치면 조용형은 후방으로 내려가 스위퍼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에 3백 변형까지 가능합니다. 즉, 조용형은 3백 개념에서 바라보면 과거의 홍명보가 즐겨 맡았던 리베로의 역할을 보게되는 것입니다. 지능적인 수비력을 펼치면서 효율적인 볼 배급을 자랑하기 때문에 홍명보와 비슷한 경기 패턴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이죠.

우선, 조용형은 일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혼다를 적극 봉쇄해야 합니다. 혼다는 지난 5월 한국전에서 김정우의 찰거머리 압박에 막혀 부진했기 때문에 조용형의 우세에 무게감이 실릴 수 있습니다. 물론 조용형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격까지 신경써야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혼다를 놓칠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포메이션의 구조적인 문제점일 뿐, 조용형의 수비력을 놓고 보면 다른 누구보다 믿음직한 선수임엔 분명합니다. 혼다는 어떻게든 한국이 묶어야 할 선수이기 때문에 조용형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또한 미드필더로서 기성용-윤빛가람에게 질 높은 볼 배급을 펼치며 한국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지 그의 활약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5. 매치업 대결 (1) 이청용vs카가와, 신예 에이스들의 자존심 대결

박지성과 혼다의 에이스 대결은 무산되었지만, 한일 축구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이청용과 카가와의 '신예 에이스 대결'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여러가지의 공통점을 안고 있습니다. 10대 중반에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고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떨치며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성장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또한 체격 조건의 열세를 영리한 축구 지능과 감각적인 기교로 이겨내며 예측불허의 공격력을 펼칩니다. 그리고 이날 한일전에서는 둘 다 왼쪽 윙어로 기용 될 예정입니다. 자신의 원 포지션이 아닌 어려움을 이겨내고 팀의 승리를 견인할지 주목됩니다.

이청용은 공격 과정에서 주로 오른발을 쓰지만, 오른발 못지 않게 왼발 사용 능력 또한 좋습니다. 잰걸음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 공간을 파고들거나 슈팅 과정에서 왼발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왼쪽 공간에서 오른발을 쓰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은 지역방어를 근간으로 철저한 압박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빠른 볼 처리에 요구됩니다. 이청용의 오른발이라면 짧고 정교한 패스를 횡으로 연결하여 상대 압박을 한 꺼풀 벗겨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카가와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활동 패턴을 옮기면서 기동력을 요구받게 되었지만, 한국의 오른쪽 풀백 최효진이 공격 성향이라는 점을 눈치채면 일본 공격력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효진의 수비력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6. 매치업 대결 (2) 기성용-윤빛가람vs하세베-엔도, 중원 전쟁 승리자는?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중원 전쟁'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4-1-4-1을 구사하면서 중원에 대한 비중을 높였고, 불과 이틀전까지는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전통적으로 미드필더진이 강하며 특히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중원의 압박-조직력-공격 전개가 물이 오를대로 올랐습니다. 중원을 지배하는 팀은 경기의 흐름 및 결과까지 우세함을 점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기성용-윤빛가람과 하세베-엔도의 맞대결은 한국과 일본의 판세를 좌우할 매치업입니다. 네 선수 모두 공수 양면에 걸쳐 서로 얽히고 섥히는 접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기성용 입장에서는 하세베-엔도와의 대결이 그동안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작용합니다. 공격력에서는 흠잠을 것이 없었으나 소속팀 셀틱에서 수비력 부족으로 어려움에 시달리며 잦은 결장에 따른 실전 감각 저하로 한동안 경기력이 떨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수비력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팀에서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그것을 시험하려면 하세베-엔도의 종적인 공격 패턴을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윤빛가람은 하세베-엔도의 수비력을 넘어서기 위해 '조광래 유치원'에서 단련된 감각적인 공격 재능을 과감히 발휘해야 합니다. 지난달 이란전에서 상대의 허리 싸움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일본전에서는 조용형이 자신의 뒷 공간을 커버하기 때문에 수비력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점에서 맹활약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7. 매치업 대결 (3) 유병수vs마에다, 득점 1위의 자존심을 건다

큰 경기는 해결사들의 득점포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믿음감을 지닌 원톱이 없습니다. 골 부족에 시달리는 박주영의 행보가 아쉬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한일전은 K리그와 J리그에서 특출난 득점 실력을 뽐낸 유병수와 마에다의 매치업에 눈길이 모아집니다. 유병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 23경기 20골로 득점 1위를 기록중이며, 마에다는 올 시즌 J리그 득점 2위(24경기 12골)에 있지만 지난해 득점왕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 꾸준히 소집되지 못했고,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짓는 본능이 뛰어난 공통점이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중요한 비중을 안고 있습니다.

유병수는 일본전에서 슈퍼 조커 출전이 유력합니다. 박주영이 부진하면 그 대안으로 조커 투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득점 감각에서는 박주영보다 더 우세이기 때문에 한 번의 결정적인 골 기회를 충분히 살릴 것입니다.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한국에 골이 필요한 시점에서 유병수를 준비시킬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마에다는 그동안 대표팀과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던 아쉬움을 한국전에서 분풀이할지 주목됩니다.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노려 골을 넣는 능력이 좋지만 문제는 A매치에서 그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아르헨티나전에서 교체투입하여 2~3번의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는 점은 지금의 폼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병수와 마에다가 대표팀에서 롱런 하려면 이번 경기에서 골을 터뜨려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