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지난 25일 온두라스전 4-0 대승이 의미있는 이유는 조광래호의 '기술 축구'가 정착했음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온두라스전 흐름을 놓고 보면 아시안컵에 비해 공격의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아직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자신감을 축적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깨우치고 정진하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세계를 빛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주창했던 '한국 축구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순간 말입니다.

물론 온두라스의 경기력이 예상보다 미흡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수비가 좋은 팀이라고 자부했던 팀이 맞는지 의심 될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북중미 강호' 온두라스가 무기력했던 이유는 스스로의 자멸이 아닌, 그들의 수비가 상대하기에는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벅찼습니다. 홈에서 진행된 경기임을 감안해도,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승리하는 기질을 익히며 그동안 내제되었던 불안 요소를 뿌리치고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아시안컵 인도전 4-0 승리와 본질적으로 다른 온두라스전 4-0 승리였습니다.
 
한국 축구의 공격, 이렇게 진화했다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아시안컵 이전까지의 조광래호 행보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조광래호가 주문하는 기술 축구에 적응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한국 축구가 오래전부터 선이 굵고 롱볼에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허정무호에서 테크니션들을 두루 활용하면서 차츰 완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롱볼은 계속 되었죠. 조광래 감독은 상대 수비 공간을 가르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하면서 풍부한 전술 이해도 및 움직임이 많은 선수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조광래 감독의 스타일을 따라가기에는 힘이 벅찬 상태였습니다.

그 흐름은 실전에서 그대로 반영 됐습니다. 조광래호는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에서 기분좋게 승리했지만 9월 이란전-10월 일본전에서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면서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일본전은 0-0으로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 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술 축구는 취지가 좋았지만 그때까지는 선수들의 유연한 전술 대처가 부족했죠.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하루 아침에 드리블 패턴을 바꿀수는 없는 법입니다.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감독이 주문하는 전술을 몸과 마음에 맞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광래호는 앞날을 위한 성장통에 직면했던 셈입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술 축구는 아시안컵에서 긍정적 희망을 얻었습니다. 비록 우승에 실패했지만 앞날의 비전 및 청사진, 조광래 감독의 축구 철학이 한국의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5주 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조광래 감독 축구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박주영 부상 공백을 4-6-0 체제의 제로톱(기본 전형은 4-2-3-1)으로 이겨내면서 미드필더들의 공격 작업이 활발해지고 전방 침투가 용이한 이점을 얻게 됐습니다. 터키전까지 포함하면 지동원-구자철-이용래-홍정호-남태희 같은 뉴 페이스들이 등장하면서 스쿼드의 내실이 탄탄해졌죠. 그러면서 조광래호의 볼 배급은 짧고 낮은 패스가 중심을 잡으며 상대 수비 공간을 노렸습니다.

그런 조광래호의 공격력 진화는 지난해 10월 일본전, 지난 25일 온두라스전 4-1-4-1을 통해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조용형을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윤빛가람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형은 상대에게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불안함에 직면했습니다. 전반전에는 상대 플레이메이커 혼다 봉쇄에 성공했지만 후반들어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혼다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는 문제점이 있었죠. 신형민-윤빛가람 라인은 일본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신형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중장거리 패스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어색했습니다. 윤빛가람은 아기자기한 볼 배급 속에서도 빠른 원터치 패스가 익숙하지 못한 단점이 있죠. 선수 개개인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면 온두라스전에서는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김정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습니다. 특히 이용래-김정우의 부지런한 기동력 및 패스 과정에서의 능동적인 움직임은 팀 공격의 지속성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후방 및 측면에서 누군가 볼을 잡으면 대각선쪽으로 움직임을 벌리거나 온두라스 수비 배후 공간을 선점하며 볼을 터치했고, 그 과정에서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빠른 패스를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렸습니다. 그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이청용이 문전과 측면을 활발히 넘나들고, 박주영이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벗어나게 했고, 기성용까지 공격에 여유를 찾으면서 전방 공간에서 패스를 시도했습니다. 4-1-4-1 전술의 좋은 예 였습니다.

물론 일본과 온두라스는 팀 색깔 및 선수 개인의 레벨이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조광래호의 4-1-4-1이 6개월 사이에 변화된 것은 분명합니다. 선수들이 공간을 폭 넓게 커버하고 침투 패스를 줄기차게 시도하면서 상대 압박을 분쇄하는 힘을 기르게 됐죠. 앞으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및 최종예선에서 상대팀 밀집 수비에 대처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임을 상기하면 온두라스전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닙니다. 어느 팀이든, 공격 축구를 펼치는 팀은 상대팀의 견고한 압박을 받기 쉽습니다.

또한 4-1-4-1은 아시안컵에서 활용했던 4-2-3-1에 비해 실질적 공격 숫자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4-1-4-1이 기본적으로 5명이라면 4-2-3-1은 4명입니다.(수비형 미드필더 및 풀백을 제외하면) 상대 진영에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및 풀백까지 공격에 가담하여 상대의 수비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격 옵션들이 공간을 넓게 움직이고, 짧은 패스를 활발히 연결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공격 루트를 확보하여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많아집니다. 이용래-김정우로 짜인 공격형 미드필더 조합은 기본적인 수비 센스가 있는 선수들로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상대 역습 의지를 끊을 수 있는 이점까지 겸비했습니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이후에 걱정했던 문제는 박지성 은퇴 공백 입니다. 터키전에서는 구자철이 측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두라스전에서는 김보경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박지성의 후계자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그런 김보경 맹활약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조광래호가 박지성 공백을 팀 전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박지성이 팀 공격을 이끄는 지휘자였다면 김보경은 동료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팀 플레이에 주력했던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용래-김정우가 중심이 된 것도 아니고 박주영-이청용-기성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로가 팀으로 똘똘 뭉치면서 여러 형태의 패스를 주고 받으며 기술 축구의 정착을 주도한 셈이죠. 아시안컵에서 제로톱이 빛났다면 온두라스전은 4-1-4-1 효과가 컸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는 앞으로 3년 3개월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조광래호는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터키전 및 온두라스전에서 긍정적인 희망을 쌓으며 앞날의 밝은 미래를 알렸습니다. 물론 온두라스전에서는 경기 내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수비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수비가 강해야 공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수비는 고질적 불안 요소 였습니다. 하지만 온두라스전은 공격력 진화에 무게감을 둘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비 불안까지 해결하면, 한국 축구는 2014년에 브라질 땅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지 모릅니다. 조광래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거듭된 성공을 거둔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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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용에서 우세를 점했고 결과까지 이겼습니다. 아시안컵 이후 빠르고 세밀한 공격 축구가 정착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게 됩니다. 가장 반가웠던 것은 대량 득점으로 승리했다는 것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4-0으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28분 이정수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43분 김정우, 후반 41분 박주영, 후반 47분 이근호가 온두라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네 번의 골 장면을 비롯 모든 선수들이 한국의 기분좋고 통쾌한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한국,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4-1-4-1로 나섰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김영권-황재원-이정수-조영철이 수비수,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보경-이용래-김정우-이청용이 2선 미드필더, 박주영이 원톱을 맡았습니다. 상대팀 온두라스는 4-4-1-1을 활용했습니다. 바야다레스가 골키퍼, 피게로아-사비온-차베스-조니 팔라시오스가 수비수, 이사기레-토마스-클라로스-마리오 마르티네스가 미드필더, 데 레온이 쉐도우, 웰컴이 타겟맨으로 출전했습니다.(조니 팔라시오스는 토트넘에서 뛰는 윌슨 팔라시오스, 마리오 마르티네스도 에밀 마르티네스와 다른 인물입니다.)

그런 한국은 경기 초반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미드필더들과 풀백들이 서로 볼을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늘렸죠. 온두라스 미드필더들이 포백과 폭을 좁히고 후방쪽으로 무게 중심을 잡았기 때문에 한국의 공격 상황이 많았습니다. 전반 7분에는 김정우가 온두라스 박스 중앙에서 김보경-이용래가 왼쪽에서 띄웠던 볼을 왼발로 터치했지만 상대 수비수 옆쪽에서 슈팅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슈팅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오른쪽에 있던 이청용에게 패스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전반 10분까지 합해서 골문 바깥으로 향하는 슈팅을 두 번이나 날렸습니다. 박스쪽으로 달려드는 움직임은 좋았지만 슈팅의 세기 및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이정수-김정우 골, 기분 좋은 2-0 리드

한국은 전반 11분 점유율에서 61-39(%)로 앞섰습니다. 경기 초반에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던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죠. 온두라스가 이청용의 슈팅 2번 이후로 토마스-클라로스를 박스 안쪽으로 내리면서 이사기레-마르티네스가 측면에서 수비 공간을 넓게 잡으면서 본격적인 수비 축구에 돌입했습니다. 전반 14분에는 웰컴이 마르티네스의 오른쪽 크로스를 박스 왼쪽에서 받으며 왼발 발리슈팅을 날렸습니다. 정성룡이 발로 걷어냈지만 역습이 날카로웠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때 '선 수비-후 역습'로 칠레-스페인-스위스와 상대했던 전술을 그대로 활용한 셈입니다. 다행히 골을 내주지 않았지만, 황재원이 웰컴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는 불안한 위치선정이 아쉬웠습니다.

전반 19분에는 이청용이 또 다시 박스쪽에서 슈팅을 날렸습니다. 온두라스 왼쪽 풀백 피게로아가 왼쪽에서 공간을 내준 틈을 노리며 순간적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죠.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시도했지만 파워가 붙지 못하면서 슈팅의 세기가 떨어졌죠. 이청용의 슈팅 파워 부족은 늘 지적되었던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청용에게 많은 슈팅 기회가 주어진 것은 박주영의 공격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박주영이 차베스-사비온으로 짜인 온두라스 센터백 라인과 경합하고, 이용래-김정우가 상대 수비수 및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파고들며 밸런스 파괴를 노린다면, 김보경이 측면에서 볼을 투입하면서 이청용이 해결짓는 형태가 나타났습니다. 선수들의 전체적 움직임은 활발했지만 마무리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의 첫 골은 전반 28분에 터졌습니다.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이 문전에서 바운드 된 볼을 이정수가 왼발 슈팅을 날리며 온두라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었다는 것은 상대 밀집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게 됐습니다. 그 이전까지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칫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정수의 골이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전반 30분에는 이청용이 한국 진영에서 볼을 잡으며 하프라인쪽을 넘어섰던 박주영에게 빠른 종패스를 띄웠고, 1분 뒤에는 이청용의 오른쪽 크로스가 박주영의 헤딩 슈팅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장면은 추가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두 선수 사이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이청용-김보경-김정우는 동료 선수의 능동적 움직임을 살리는 패싱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반 39분에는 기성용이 한국 진영에서 하프라인까지 볼을 달고 나왔습니다. 2선 미드필더 뒷 공간에서 볼을 투입하면서 홀딩 역할까지 도맡았지만, 온두라스가 수비쪽에 많은 인원을 배치하면서 웰컴쪽을 노리는 역습을 노렸기 때문에 기성용이 공격쪽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전반 43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했었죠.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이용래-김정우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치면서 커버링이 가능했고, 온두라스가 공격의 맥을 찾지 못하면서 기성용이 앞쪽으로 나왔습니다. 기성용-이용래-김정우의 공존은 무난했습니다. 그리고 전반 43분에는 김정우가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기성용의 오른쪽 논스톱 패스 및 박주영의 백패스를 김정우가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죠.

한국은 전반전을 2-0으로 앞섰습니다. 온두라스 밀집 수비에 흔들리지 않고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는 볼 배급을 줄기차게 시도했고, 공격 상황에서의 빠른 순간 스피드 및 측면까지 넓게 벌리는 위치선정으로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던 경기 운영이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온두라스 수비가 예상보다 견고하지 못한것도 없지 않았지만 그 흐름을 만든것은 한국 이었습니다. 이청용의 슈팅 4개가 골로 연결되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정수-김정우가 만회한 것도 좋았습니다. 골을 넣기 위해 경기 집중력의 느슨함을 경계하고 끝까지 공격에 몰두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박주영, 1년 6개월 만에 필드골 작렬...이근호 대표팀 복귀 골 포함 4-0 승리

한국은 교체 선수 없이 후반전에 나섰습니다. 평가전이기 때문에 후반 시작과 함께 누군가 교체 투입할 수 있었지만, 조광래 감독이 전반전 경기력에 만족을 나타냈는지 아무도 벤치로 불러들이지 않았습니다. 후반 초반에는 온두라스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전방쪽으로 쏠리면서 반격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패스가 끊기거나 수비에 가담하는 움직임이 많아졌습니다. 전반전에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면 후반 초반에는 경기가 소강 상태 였습니다. 후반 10분에는 이근호가 김보경 대신에 교체 투입하면서 왼쪽 윙어로 출격했습니다. 허정무호에서는 주로 공격수를 맡았지만 조광래호에서는 왼쪽 윙어로 뛰었죠. 과거 베어벡호에서 맡았던 바로 그 자리 였습니다.

온두라스의 공세에 맞선 한국은 미드필더들의 활동 폭을 늘리는 작전을 펼쳤습니다. 수비시에는 이용래-김정우-이청용이 내려가면서 압박을 펼쳤고, 공격시에는 선수들끼리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하면서 볼을 투입했죠. 단순한 짧은 패스 및 횡패스로 공격을 전개하지 않고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는 볼 투입을 전개하며 대각선 패스를 시도했죠. 후반 15분에는 이근호가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며 대표팀 복귀 골을 노렸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파고드는 활동 패턴으로 슈팅을 노렸습니다. 1분 뒤에는 이근호가 앞쪽에 있던 박주영에게 긴 스루패스로 문전 침투를 도왔죠. 대표팀 공격이 얼마만큼 다양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적어도 온두라스전을 놓고 보면, 김보경-이근호가 박지성 공백을 메웠습니다. 온두라스 수비진 사이를 파고드는 빠른 순간 스피드 및 기동력, 빈 공간을 이용한 움직임으로 한국의 공격 물꼬를 틀었습니다. 온두라스의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터키전에서 구자철이 왼쪽 윙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 성과를 얻었습니다. 또한 후반 24분 공격지역 패스 성공률에서는 71-38(%)로 앞섰습니다. 후반 초반에 공격 템포가 무뎌졌던 아쉬움을 만회하는데 성공했죠. 온두라스 진영에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 볼 전개의 세밀함을 시도했던 것이 수치상에서 반영되었죠. 그러면서 온두라스의 공격 의지가 점점 꺾였습니다.

한국은 후반 27분 이청용을 빼고 지동원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주영을 오른쪽 윙어로 내렸습니다. 부상에서 회복되지 얼마 안된 지동원의 대표팀 경험을 기르고, 그동안 혹사 논란에 빠졌던 이청용의 체력을 안배하고, 박주영을 측면으로 돌리는 공격의 다양화가 모두 함축된 장면입니다. 후반 34분에는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자 중앙쪽으로 이동하여 논스톱 패스를 날렸고, 이용래가 그 볼을 받아 빈 공간을 침투하여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떴습니다. 박주영이 그동안 측면에서는 중앙에 있을때에 비해 공격의 파괴력이 반감되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온두라스전에서는 무난했습니다. 하지만 두 팀의 전세가 이미 기울어졌고 이사기레까지 교체되었기 때문에 '박주영은 오른쪽 윙어에 어울린다'는 평가는 유보입니다.

그런 박주영은 후반 37분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지동원의 왼쪽 크로스를 중앙에서 헤딩골로 밀어 붙였죠. 2009년 9월 5일 호주전 이후 1년 6개월 만에 필드골을 넣었으며, 자신의 50번째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렸습니다. 앞으로 며칠 뒤 소속팀 AS모나코에 복귀하면서 강등권 탈출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온두라스전 골은 선수의 사기를 고취시키는 값진 장면입니다. 그 이후 한국은 후반 41분 조찬호-윤빛가람-박기동을 교체 투입하며(OUT 김정우-이용래-박주영) A매치 출전 기회를 제공했고, 47분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대표팀 복귀 골을 넣은 끝에 4-0 완승을 굳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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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전이 취소되면서 온두라스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온두라스전 다음날 K리그 대구FC와의 연습 경기가 마련되었지만 A매치와 국내팀끼리의 경기는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온두라스전에서 여러가지 과제를 해결해는 숙명에 있지만 앞날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긍정적인 의미와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온두라스와 A매치 평가전을 치릅니다. 한국과 온두라스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각각 29위, 39위이지만 단판 경기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북중미에 속한 온두라스와는 1994년 6월 11일 평가전에서 유일하게 맞붙었으며 한국이 3-0으로 승리했습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던 두 나라의 한 판 승부가 기다려집니다.

1. 온두라스, 한국전에서 '선 수비-후 역습' 활용할까?

국내에서는 온두라스 축구에 대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온두라스와 상대했던 경험이 적었고, 상대팀은 두 번의 월드컵 출전(1982년, 2010년) 이외에는 세계 무대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사기레(셀틱) 웰컴(AS 모나코) 피게로아, 토마스(이상 위건)의 경우에는 한국인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뛰거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면서 낯이 익은 온두라스 출신 선수들입니다. 특히 이사기레는 빠른 스피드 및 왕성한 활동량을 주무기로 측면을 휘젓는 왼쪽 풀백으로서 리버풀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팔라시오스(토트넘) 수아소(인터 밀란)는 한국전 명단에 빠졌습니다.

온두라스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H조 본선에서 선 수비-후 역습을 즐겨 구사했습니다. 특히 H조 본선 3경기에서는 상대팀(칠레-스페인-스위스)과의 점유율 및 슈팅에서 모두 밀렸으며,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실점을 내주지 않는데 주력했습니다. 1무2패로 탈락했지만 3경기 3실점을 허용했을 뿐이죠. 문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역습 속도가 상대 수비 압박 타이밍보다 더 느렸고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죠. 그런 온두라스가 수아소 없이 한국 원정을 앞두고 있음을 상기하면 선 수비-후 역습을 펼치는 쪽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한국이 온두라스의 수비벽을 뚫고 상대 골망을 흔들지 주목됩니다.

2. 조광래호, 온두라스전 화두는 주전 경쟁

한국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27명입니다. 하지만 몬테네그로전이 취소되면서 온두라스전에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습니다. 11명 선발, 최대 6명 교체, 최소 10명의 선수가 결장합니다. 온두라스전에 출전하지 않거나 교체로 뛴 선수들은 26일 대구와의 연습 경기에 출전하겠지만, A매치 경험 없이 소속팀에 복귀하게 됩니다. 더욱이 온두라스전에는 차두리-구자철-손흥민-남태희 같은 유럽파들이 차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오는 6월 A매치에서 정규 멤버를 소집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6월 A매치 명단에 뽑히기 위해 서로를 넘으며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온두라스전 주전 11명은 이미 공개 됐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김영권-황재원-이정수-조영철이 수비수,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보경-이용래-김정우-이청용이 2선 미드필더, 박주영이 원톱을 맡는 4-1-4-1 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대표팀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은 것은 아닙니다. 온두라스전에서 부진하면 백업에게 밀릴 수 있으며, 백업은 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를 마련합니다.

특히 몇몇 포지션의 주전 경쟁 구도가 치열합니다. 원톱에는 박주영-지동원-김신욱-박기동, 왼쪽 윙어에는 김보경-고창현-조찬호-이근호의 4인 경쟁 체제가 꾸려졌습니다. 좌우풀백에는 김영권-박주호-홍철/조영철-최효진-김성환-김태환이 경쟁하는 형태죠.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성환이 기성용에 도전하는 형국입니다. 김정우는 온두라스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지만 경우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 원톱까지 도맡으며 기존 선수들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과연 어느 선수가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주목됩니다.

3 '원톱' 박주영, 필드골 필요하다

박주영은 2009년 9월 5일 호주전 이후 1년 6개월 동안 A매치에서 필드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조광래호 출범 이후 맹활약을 펼친 경기가 없습니다. 지난달 10일 터키전에서는 왼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번갈아갔지만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구자철이 왼쪽 윙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전반 20분 부터 측면을 담당했지만, 지금까지 중앙에서 뛰는것에 익숙했기 때문에 넓은 공간에서 공격의 파괴력을 실어주는 적극성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수비 가담을 펼쳐야 하는 부담감이 있죠. 온두라스전에서는 원톱으로 복귀했으나, 만약 이 경기 마저 필드골이 없다면 조광래호 공격력 강화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박주영은 조광래호에 필요합니다. 국제 경기 경험이 많고, 공격쪽에서 다재다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젊은 공격수들 보다는 경기를 풀어가는 노하우가 풍부합니다. 지난 24일 대표팀 훈련에서는 3개의 포지션(왼쪽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원톱)을 뛰면서 조광래 감독의 전력 구상안에 있는 선수임을 알렸죠. 또한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면 필드 골이 필요합니다. 공격수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골이죠. 그동안 원톱에서 많이 뛰었고,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 경합을 즐기면서 기교까지 갖춘 장점도 좋지만 좀 더 슈팅에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50번째 A매치에서 조광래호의 해결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4. 기성용-김정우-이용래, 공존 성공할까?

기성용-김정우-이용래는 당초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경합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김정우가 올 시즌 상주의 공격수로서 3경기 4골을 기록한 영향에 힘입어 조광래호에서 구자철 공백을 메우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용래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오면서 대표팀 포메이션이 4-2-3-1에서 4-1-4-1로 바뀌게 됐죠. 결국, 세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존하는 셈입니다. 이용래-김정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온 것은, 조광래 감독이 중원에서의 부지런한 기동력으로 온두라스의 압박 타이밍을 분쇄하는 작전을 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칫 미드필더진의 패싱력이 완만할 수 있기 때문에 '뛰는 축구'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죠.

관건은 기성용 입니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원 볼란치 역할을 소화했던 경험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아시안컵에서는 수비력이 터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용래와 함께 더블 볼란치로 공존했었죠. 그런데 온두라스전에서는 역할이 많아졌습니다. 대표팀의 빌드업을 전개하거나 패스의 강약을 조절하는 기존의 역할 이외에 수비적인 비중까지 커졌죠. 이용래-김정우가 얼마만큼 수비에 가담하느냐에 따라 기성용의 수비력이 판가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조광래호는 포어 체킹을 시도하면서 온두라스 선수들의 무게 중심을 후방쪽으로 내려야 합니다. 온두라스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역습 타이밍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그래야 기성용의 수비 부담이 줄어듭니다.

5. 김보경-김영권, Next 박지성-이영표 입증할까?

아시안컵까지 한국 대표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박지성-이영표가 책임졌던 왼쪽 측면 라인 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왼쪽에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터키전에서는 구자철-홍철이 왼쪽을 맡았지만 서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면서 박지성-이영표 후계자를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구자철은 측면에 어울리지 않았고 홍철은 자신의 강점이었던 오버래핑 타이밍을 잃으면서 수비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죠.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온두라스전에서 김보경-김영권을 테스트하게 됐습니다.

김보경은 그동안 조광래호에서 박지성에 가려 두각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박지성이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주전의 기회를 잡게 됐죠. 기교와 슈팅을 겸비한 윙어로서 경기 상황에 따라 빠른 순간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영을 스스로 공략하며 팀의 공격 분위기를 띄우는 장점이 있습니다. 넓은 시야를 이용한 원터치 패스 또한 일품입니다. 센터백 김영권은 대표팀에서 왼쪽 풀백이 낯섭니다. 그럼에도 측면 수비를 맡은 이유는 대표팀 경기 출전을 통해 국제 경험을 기르도록 배려하는 조광래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겸했던 홍정호가 대표적 케이스였죠. 다소 모험적인 선수 기용이지만, 김영권에게는 대표팀 붙박이 주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