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소치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09초 498을 기록하며 캐나다,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이 종목에서는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여자 3000m 계주에 강한 '전통'을 다시 이어가게 됐습니다. 한국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던 중국은 실격 처리되면서 한국은 2010년 벤쿠버 올림픽때의 악몽을 통쾌하게 복수했습니다.

 

여자 3000m 계주 최고의 명장면은 심석희 분노의 질주입니다. 마지막 반 바퀴를 통과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앞에 있던 리젠러우(중국)를 빠르게 추월하여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곡선을 질주한 뒤 결승선에 통과하기까지 엄청난 속도를 내면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심석희의 짜릿한 장면을 보면 며칠전 개인전 1500m에서 저우양(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받았던 분노를 풀어내는 듯 했습니다.

 

 

[사진=심석희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sochi20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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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의 소치 올림픽 맹활약은 예견되었던 일입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1000m와 1500m 세계 랭킹 1위였기 때문이죠. 3000m 계주도 한국이 세계 1위입니다. 그만큼 심석희의 국제 경쟁력이 강합니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냈으나 결과적으로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3000m 계주에서 리젠러우를 따돌리는 모습을 봐도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욕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세계 랭킹 1위 답게 승부처에서 과감한 공략을 펼치며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심석희의 나이입니다. 세화여고에 재학중인 올해 17세 선수입니다. 앞으로 1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 동안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인물입니다. 그 이전에도 10대 여자 쇼트트랙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전례가 있었습니다. 김윤미(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 당시 13세, 동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 전이경(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 당시 18세) 고기현(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당시 15세) 진선유(2006년 토리노 올림픽, 당시 17세) 등이 대표적이죠.(선수 나이는 만 나이로 표기)

 

많은 분들은 한국 쇼트트랙의 경쟁력이 예전같지 않은 것을 보며 2018년 한국에서 펼쳐질 평창 올림픽을 걱정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여자 3000m 계주 이전까지는 금메달 선수가 배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심석희가 계주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한국 쇼트트랙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올림픽 결승전에서 보여줬습니다. 여자 대표팀의 경우 한동안 중국에게 밀렸습니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중국이 전 종목을 싹쓸이했죠. 하지만 소치 올림픽에서는 달라질 기미가 나타났습니다. 한국이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냈고 심석희는 앞으로 펼쳐질 1000m에서 2관왕에 도전합니다.

 

심석희가 이번 계주에서 중국인 선수를 제치고 역전에 성공하면서 금메달을 달성한 것은 반가운 장면입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경쟁력이 중국을 다시 추월할 수 있다는 임펙트를 심석희가 보여줬죠. 더욱이 중국은 실격 처리됐습니다. 저우양이 심석희의 진로를 방해한 것이 화근이 되었죠. 그럼에도 심석희는 평정심을 잃지 않으며 리젠러우를 추격한 끝에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인 선수를 많이 이겨줬으면 좋겠네요.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을 빛낼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스타입니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며 이상화는 평창 올림픽에서 현역 선수로 활동할지 불투명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심석희가 평창 올림픽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것임에 틀림없죠. 그때는 지금보다 국제 경험이 풍부할 것이며 경기력도 더 좋아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개최국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는 멋진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는 심석희 분노의 질주가 기분 좋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7연승'의 주인공 한국 야구 대표팀이 22일 오전 11시 30분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16일 일본을 5-3으로 물리쳤던 한국은 '일본 킬러' 김광현(20, SK)를 내세워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일본에 강한 김광현이 이번에도 '완벽 피칭'으로 일본을 울릴지 관심사.

김광현의 날갯짓은 국내 무대를 넘어 올림픽 무대로 쭉쭉 뻗어가고 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과의 본선 4차전에 선발 등판하여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호투하며 일본 타자들을 제압했다. ´에이스 급´ 구위를 선보였던 그의 놀라운 피칭은 한국의 5-3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그야말로 경이적이었다. 1회말부터 삼진 2개를 잡아내더니 4회 2사에서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볼넷을 허용하기 전까지 11타자를 상대로 완벽한 퍼펙트를 기록하며 경기 분위기를 잡았다. 나카지마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안타를 내주고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나바 아츠노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며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김광현이 일본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이유는 지금까지 일본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 지난해 11월 8일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주니치와의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7.2이닝 3피안타 3볼넷 5탓삼진 1실점으로 대회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패배를 안겼다. 고교 시절인 2005년에는 문학구장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전에 등판해 5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일본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자랑했다.

김광현 본인도 이를 의식한듯 일본전 종료 후 "코나미컵에서 주니치를 상대로 잘 던진 적이 있어 자신감이 있었다. 1회를 넘기니까 일본 타자들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자신감을 얻어 2~3회 쉽게 넘어갔으며 매 이닝 집중하고 던질 수 있었다"며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이었던 주니치를 상대로 호투했던 경험을 살려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놀랍게도 김광현의 나이는 20세. 베테랑 선수를 보는 듯 큰 무대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를 무색케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MVP 리오스를 꺾은 것과 동시에 SK의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이 오늘날 일본을 상대로 거침없는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원동력이 됐다.

일본을 상대로 3경기 연속 호투한 김광현의 활약에 야구팬들은 ´일본 킬러´라는 수식어를 치켜 세웠다. 선수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일본 야구 특유의 현미경 야구가 발동하면 김광현이 앞으로의 일본전에서 부진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일본에 강한 모습을 보인 그의 호투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러한 김광현의 활약은 90년대부터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까지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구대성(40, 한화)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즉 김광현이 구대성의 명예였던 '일본 킬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

'대성 불패' 구대성은 지금까지의 일본전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좌완 투수 특유의 각도 큰 투구로 일본 타선을 제대로 눌렀다. 199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깰 때 마무리로 등판해 마지막 6명의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보였으며 이듬애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두 번이나 일본 대표팀을 침묵시켰고 선발 등판했던 일본과의 3-4위전에서는 9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한국에 동메달을 선사했다.

일본 야구의 자존심을 눌렀던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구대성의 호투는 빛을 발했다. 3월 5일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2이닝 무안타 무실점, 16일 2번째 일본전에선 1이닝 1실점을 기록해 한국 승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후 구대성이 잦은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에 빠지면서 한때 류현진과 장원삼, 권혁 등 왼손 투수 3인방이 '차세대 일본 킬러'로 꼽혔지만 구대성의 뒤를 이은 후배 선수는 김광현이었다.

김광현과 구대성은 같은 왼손 투수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스타일이 다르다. 먼저 김광현은 187cm의 큰 키와 긴 팔에서 뿜어 나오는 최고 150km/h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워피쳐'로서 다채로운 변화구의 방향을 앞세워 상대팀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구대성은 16일 김광현과 상대했던 와다 쓰요시 처럼 팔을 감추고 던지는 특이한 투구폼으로 직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주무기인 빠른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일본 타자들을 요리했다.

김광현은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일본과 만나면 펄펄 나는 구대성처럼 어린 나이에 일본 킬러로 각광 받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기량이 부쩍 발전하며 한국 야구의 대들보 위치에 오른 김광현이 일본 킬러에서 더 나아가 한국 최고의 투수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또한 한국 야구는 김광현의 이 같은 활약에 앞으로의 일본전에서 거침없이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는 새로운 일본 킬러를 보유해 구대성의 공백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 오는 22일 일본과의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는 김광현이 상대 타자들을 하나 둘 씩 제압하는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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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제전´ 올림픽의 대표적인 기초 종목은 육상과 수영. 두 종목은 기술보다는 체격과 힘이 경기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동양 선수보다 체격 조건이 더 좋은 서양 선수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종목이다. 체격 열세는 곧 경기력 열세로 나타나 동양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아시아인이 올림픽 기초 종목에서 ´세계 최강자´가 될 수 있음을 명백히 증명했다. 중국의 ´황색탄환´ 류시앙(25)과 한국의 ´마린 보이´ 박태환(19, 단국대)이 그 주인공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육상과 수영의 ´세계적인 강자´로 떠오른 류시앙과 박태환은 이미 그 이름 자체가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두 선수는 오랫동안 동양인의 한계로 여겨졌던 육상과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동양인은 못한다´는 서양인들의 고정관념을 당당히 깨뜨렸다.

류시앙, 세계 육상계에 이름 떨친 ´황색탄환´

류시앙은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스타이자 이 부문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는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남자 110m 허들 세계 기록인 12초 91 타이기록을 세우며 중국 최초로 남자 올림픽 육상 트랙 종목에서 기념비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과 함께 거침없이 허들을 넘으며 질풍같이 트랙을 질주한 그는 가장 먼저 결승선에 통과해 ´황색탄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서양 선수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올림픽에서 대업을 이룬 류시앙은 2년 뒤 스위스 로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 스랑프리에서 12초 88의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여 ´아테네 영광´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 세계 선수권 대회마저 제패한 류시앙은 올림픽 육상 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모든 동양 선수들의 ´꿈´으로 자리 잡았다.

류시앙이 ´황색탄환´으로 자리잡은 비결은 서양 선수 못지 않은 건장한 체격(189cm, 85kg)에서 나오는 탄력과 스피드다.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세 번의 스텝으로 허들을 유연하게 넘는 허들링 기술을 앞세워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빛냈던 것. 그의 경기력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전폭적인 투자를 앞세운 중국 육상의 집념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류시앙은 없었다.

최근 류시앙은 현 세계 신기록(12초 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여기에 허벅지 부상과 각종 행사 참가로 인한 훈련 부족으로 올림픽 2연패 달성에 먹구름이 끼었다. 그러나 류시앙은 지난 5월 중국 오픈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13초 18로 우승해 여전히 강자 다운 면모를 확인시켰다. 13억 중국인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한 몸에 받는 그가 올림픽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태환, 베이징보다 앞날 미래가 더 밝은 ´마린 보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가 기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 시켰다. '한국 수영의 별'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면서 동양 남자 선수로는 72년 만에 남자 자유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으로 세계 수영계의 파란을 일으키며 올림픽 금메달을 예고한 바 있었다.

자유형은 배영과 접영, 평영을 통틀어 수영의 4가지 영법 가운데 가장 빠르게 헤엄치는 종목이자 '수영의 꽃'이다. 동양 선수보다는 체격과 파워가 좋은 서양 선수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종목. '박태환의 경쟁자' 그랜트 해켓(호주)의 발 사이즈가 360mm인 반면에 박태환은 270m 밖에 되지 않는 점에서 그의 금메달 가치가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은 혼자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도성 초등학교 시절부터 베이징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헌신적으로 키웠던 노민상 수영 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컸던 것.

노민상 감독은 생리학에서 비롯된 스텝 테스트와 젖산 테스트로 박태환의 신체적 변화를 점검했으며 지구력과 유연성 향상을 위해 고된 훈련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체계적인 조련으로 박태환의 금메달을 도왔다. '비인기 종목'인 한국 수영의 열악한 환경과 지난해 '박태환 전담팀' 내부 불화 및 해체라는 악재를 이겨낸 성과가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졌다.

박태환의 '금빛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10일 저녁부터 시작 될 남자 자유형 200m 경기를 치른 뒤 15일에는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1500m에 출전해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한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자신의 라이벌 해킷과의 금빛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각오다.

물론 19세의 박태환은 베이징 올림픽 보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박석기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10일 SBS 수영 중계 해설을 맡아 "박태환의 전성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될 것이다"며 박태환이 4년 뒤에 부쩍 발전한 경기력을 독보적인 기록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세의 나이에 아테네 올림픽 6관왕에 올랐던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8관왕을 노리는 것 처럼 지독한 '연습 벌레'로 소문난 박태환의 성장 가능성은 밝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로 동양 선수의 편견을 깬 박태환이 4년 뒤 런던 올림픽에서 펠프스 같은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로 발돋움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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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판승의 달인´ 최민호(28, 한국 마사회)가 한국에 값진 첫 금메달을 안겼다.

최민호는 9일 저녁 8시 30분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맞아 2분 24초만에 화끈한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김재엽) 이후 20년 만에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 동메달에 머물렀던 최민호는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4년의 한´을 푸는데 성공했다. 그는 파이셔를 누르자 마자 4년 전의 아픔을 떠올린 듯, 바닥에 엎드린 채 눈물을 흘렸으며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그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최민호는 아테네 시절의 한을 풀기 위해 2회전부터 결승까지 전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기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후 5연속 한판승 퍼레이드로 상대방을 제압한 것. 2회전 미겔 앙헬 알바라킨(아르헨티나) 3회전 마소드 아콘자데(이란) 8강 리쇼드 소비로프(우즈베키스탄)를 주특기인 업어치기 한판으로 메쳤다.

이후 최민호는 연이은 한판승으로 재미를 붙이며 금메달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준결승에서 루벤 후케스(네덜란드)를 경기 시작 24초 만에 ´자신의 또 다른 주특기´인 다리 들어 메치기 한판으로 꺾은 뒤 결승전서 루드비히를 상대로 2분 24초 만에 또 한 번 다리 들어 메치기를 시도하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최민호의 ´전경기 한판승´은 특급 선수라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어서 값진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 선수가 국내 대회와 아시아 및 세계 무대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한 적이 여럿 있었지만 ´스포츠 대제전´인 올림픽 무대에서 이러한 대기록으로 금메달을 달성한 것은 최민호가 국내 최초이기 때문.

특히 2000년대 이후 국내 및 국제 성인 유도 대회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주목받은 남자 유도 선수는 3명 뿐이다. 2001년 4월 아시아 선수권 대회 81kg급에서 추성훈(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했으며 2년 뒤 전국 체전에서는 ´비운의 유도 선수´ 윤동식이 78kg급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같은 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이원희가 73kg급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유도계에 떨친 뒤 3년 뒤 포르투갈 리스본 월드컵 국제 유도대회 같은 체급에서 또 다시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했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5경기 중에 4번을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한판승의 사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최민호가 국내 남자 유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태릉 선수촌에서 아침 일찍부터 훈련에 매진하는 것으로 유명한 최민호는 4년 전의 아픔을 가슴 속에 새기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올림픽에서 전경기 한판승을 달성해 무결점 선수로 거듭났다.

그 결실을 올림픽 금메달의 값진 성과로 보상받은 최민호. 그는 자신이 그토록 목에 걸고 싶었던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을 상징하는 금메달 단상대에 올라섰다.

한국 유도는 이날 최민호가 첫 스타트를 훌륭하게 끊으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0일에는 올해 파리오픈 우승자인 김주진(66kg급)을 비롯 11일에는 이원희를 꺾고 올림픽에 진출한 왕기춘(73kg급) 12일에는 올해 독일오픈과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재범(81kg급)이 차례로 금빛 사냥에 나선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장성호(100kg급) 역시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

반면 유도 종주국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히라오카 히라오키(60kg급)가 1회전부터 탈락한데 이어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유도 여왕´ 다니 료코가 동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