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호날두가 떠났지만 (전력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우리는 한 명의 팀이 아니다. 호날두 이적 이후에도 그 이전과 동일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일간지 <더 피플>을 통해 밝힌 말입니다. 긱스는 맨유가 풀럼에게 0-3으로 패한 이후에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맨유의 부진 원인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백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맨유는 호날두의 팀이 아니며 호날두와 더불어 걸출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음을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맨유의 최근 부진 및 공격 역동성이 사라진 원인으로 호날두 공백을 지목합니다. 하지만 맨유는 올 시즌 호날두 공백을 점유율 축구로 메웠으며 그 과정에서 '이타적이었던' 루니가 골잡이로 거듭났고 미드필더들의 득점이 늘어났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호날두의 슬럼프 속에서도 꾸준히 승점 3점을 얻으며 프리미어리그 3연패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그런 맨유의 더딘 행보는 호날두 공백과는 별개의 문제가 있음을 상징합니다.

바로 수비수들의 줄 부상입니다. 파트리스 에브라를 제외하면 1군의 모든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그래서 리저브팀의 왼쪽 풀백이었던 리치 드 라예가 1군에서 좌우 풀백과 센터백을 모두 겸하고 있으며 캐릭-플래처가 수비수로 내려갔습니다. 지난 6일 볼프스부르크 원정과 20일 풀럼 원정에서는 3백으로 전환했고 각각 나니-박지성, 에브라-발렌시아가 좌우 윙백을 맡았습니다. 수비수들의 줄 부상은 맨유 전술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컸고 이것은 맨유의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풀럼전 0-3 패배가 그 예 입니다. 전문 센터백이 아닌 선수들로 구성된 '드 라예-캐릭-플래처'의 3백이 불안한 대인마크와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일관하더니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이 커지자 공격 비중이 줄었고 공격수들이 최전방에 고립됐습니다. 골잡이 루니가 미드필더진에서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펼치고 상대가 소유한 공을 따내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맨유의 수비 불안은 축구에서 수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맨유로서는 부상자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들의 빠른 복귀를 절실히 원할 것입니다. 수비수들이 복귀해야 팀이 수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맨유가 수비수들의 복귀로 예전의 철옹성 수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입니다. 맨유는 수비수 줄 부상 이전에도 고비때마다 수비 불안으로 상대에게 실점을 헌납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에 그런 현상들이 부쩍 많아졌으며 문전 안에서 상대의 문전 쇄도를 허용하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비디치-퍼니단드-오셰이 같은 주전 수비수들의 폼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습니다. 비디치-퍼디난드는 지난 시즌 막강한 센터백 라인을 형성했으나 올 시즌에는 빠른 주력을 지닌 선수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문전 안에서의 상황 판단 능력과 집중력도 약해졌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폼이 떨어진 것이 들쭉날쭉한 수비력을 발휘했던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셰이는 올 시즌 들어 활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측면 윙어의 후방 공격을 돕지 못했고 상대에게 뒷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도 지난 시즌보다 더 늘었습니다.

그래서 비디치-퍼디난드-오셰이가 부상 복귀 후에도 불안한 수비력을 일관하면 맨유의 내림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세 명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지만, 비디치-퍼디난드의 경기력 부진 원인이 잦은 부상이었다는 점은 맨유의 침체 극복을 장담하기 힘든 요인입니다. 특히 퍼디난드는 토트넘 이적설까지 거론 될 정도로 전반적인 폼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인 미드필더들이 수비수들을 헌신적으로 도와줄 수 밖에 없습니다.

맨유의 지난 시즌 리그 우승 원동력은 포백의 건재함이 있었지만 이들을 뒷받침하는 조연들의 역할도 빛났습니다. 수비 성향이 짙은 미드필더들의 맹활약이 전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캐릭-플래처-박지성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 명의 미드필더는 적극적인 수비가담과 수비 상황에서의 절묘한 위치선정, 포백과의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로 수비적인 역할에서 적지 않은 공헌을 했습니다. 포백이 과도한 수비 부담을 받지 않았던 것도 캐릭-플래처-박지성의 압박이 빛을 발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플래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플래처는 수비 과정에서 상대의 중앙 공격 길목을 미리 선점하여 공격 밸런스를 무너뜨렸고 압박 상황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의 예봉을 끊었습니다. 상대 공격을 저지하면 공을 소유하면서 팀 공격의 길목을 찾는데 집중하거나 아니면 전방쪽으로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습니다. 이러한 플래처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빛을 발했고 호날두 부재와 비디치-퍼디난드의 경기력 저하라는 단점을 안고 있던 맨유가 불안 요소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러나 플래처는 현재 맨유 중원에 없습니다.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미드필더들이 수비수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어쩔 수 없이 캐릭과 함께 수비수로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데르손-스콜스-깁슨 같은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들이 중원을 지키고 있지만 세 선수 모두 수비 상황에서의 집중력 부족과 압박 과정에서의 연계 플레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 수비 불안을 가중 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맨유의 3백이 붕괴되었고 중앙 미드필더 어느 누구도 플래처의 포지션 전환 공백을 메우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축구에서 살림꾼의 존재감이 얼마만큼 강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원에서 누군가가 궃은 역할을 해야 공격과 수비 옵션들의 경기력이 빛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첼시는 마이클 에시엔이라는 살림꾼의 확실한 존재감 속에서 터프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고 수원의 올 시즌 부진 원인은 조원희의 위건 이적이 결정타 였습니다. 맨유에서는 로이 킨이 살림꾼으로서 전성기를 이끌었고 2006/07시즌의 캐릭과 2007/08시즌의 하그리브스를 거쳐 지금의 플래처가 있었습니다. 맨유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 0-2 패배의 원인 또한 플래처의 공백이 결정타였습니다.

그래서 맨유가 지금의 침체를 극복하려면 부상중인 수비수들의 복귀가 전제 된 가운데 플래처의 중원 복귀가 절실합니다. 플래처가 중원으로 돌아와야 맨유의 공수 밸런스가 불안에서 안정 모드로 돌아설 수 있고 수비수들이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공격 옵션들이 공격에 전념하여 루니의 골이 늘어나고 발렌시아의 문전 침투가 용이해지는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위한 꾸준한 오름세를 달리기 위한 시작점은 플래처의 중원 복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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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 수비는 매우 좋았으며 조직적이었다. 우리에게는 정말로 힘든 하루였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풀럼전 종료 후 MUTV를 통해 무수한 공격 기회 속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던 순간을 아쉬워 했습니다. 이날 맨유의 공격은 평소와 달리 무거웠으며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속에서 어렵게 경기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패배였습니다.

맨유가 풀럼에게 일격을 맞았습니다. 맨유는 20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풀럼 원정에서 0-3으로 패했습니다. 전반 22분 대니 머피에게 선제골을 내주더니 후반 시작 후 18초만에 바비 자모라에게 추가골을 내줘 패배의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후반 30분에는 데미언 더프에게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지난 3월 22일 풀럼 원정 0-2 패배에 이어 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리그 2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으나 선두 첼시가 21일 새벽 웨스트햄전에서 승리하면 승점 격차가 3점에서 6점으로 벌어질 것입니다. 반면에 풀럼은 맨유전 승리로 최근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단 1패, 홈에서 열린 최근 6경기에서 5승1무를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맨유, 풀럼전 0-3 패배는 '당연한 결과'

우선, 이날 경기는 선제골을 넣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번 경기를 제외하고, 최근 두 팀이 맞붙은 5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이 그대로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풀럼에는 머피라는 '맨유 킬러'가 있었습니다. 리버풀과 찰튼, 토트넘, 풀럼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미드필더인 머피는 지금까지 맨유전에서 4골 넣었는데(이번 경기 제외) 모두 결승골 이었습니다. 머피가 맨유전에서 골 넣으면 여지없이 머피 소속팀의 승리로 이어졌으니 그야말로 '머피의 법칙'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 머피의 법칙이 또 다시 증명되고 말았습니다. 머피는 전반 22분 스콜스가 중원에서 소유하던 공을 직접 빼앗아 맨유 진영쪽으로 돌진하자마자 오른발 강슛을 날려 맨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머피의 골은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던 맨유의 기세를 흔들고 풀럼이 공수 전력에서 힘을 얻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경기 종료 후 MUTV를 통해 "첫 번째 골은 너무 쉽게 내주었다. 그로 인해 풀럼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고 인정한 것 처럼 머피의 골은 맨유에게 큰 치명타가 됐습니다.

문제는 이날 경기에서 머피에게 공을 빼앗긴 스콜스가 고전했다는 점입니다. 스콜스는 이날 경기에서 대런 깁슨과 함께 3-4-1-2의 더블 볼란치를 맡아 무난한 패싱력을 발휘했으나 상대에게 쉽게 공간을 허용하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상대 공격 길목을 빠르게 읽지 못해 수비 위치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했고 이는 풀럼의 역습에 휘말리는 원인이 됐습니다. 맨유의 중원이 경기 내내 흔들렸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전반 6분 이른 시간에 더프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았던 것도 수비 상황에서 소극적인 임무에 치중하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지난 3월 풀럼 원정에서 전반 18분에 퇴장당했던 악몽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머피에게 골을 내줬던 배경은 스콜스 부진 뿐만이 아닙니다. 맨유 수비가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게 역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내줬기 때문입니다. 이날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에브라를 미드필더진으로 올리는 3백을 구사했습니다. 에브라는 왼쪽 윙백으로서 적극적인 수비가담보다 상대 왼쪽 골문에서 공을 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제는 에브라가 너무 윗쪽에 포진하면서 드 라예의 수비 공간이 커졌습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스콜스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했지만 수비 범위가 커지다보니 상대 미드필더들에게 역습 공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머피에게 골을 내줬습니다.

맨유의 3백 전환도 실패작 이었습니다. 비디치가 종아리 부상이 회복되지 못해 풀럼 원정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이날 경기의 패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맨유는 비디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드 라예-캐릭-플래처로 짜인 3백으로 경기를 시작했으나 문제는 세 명 모두 전문 센터백 자원이 아닙니다. 드 라예는 풀백, 캐릭과 플래처는 중앙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선수들 입니다. 평소와 다른 역할을 맡은 이들의 3백 조합은 수비 과정에서 끈끈한 호흡을 기대할 수 없었던 원인이 됐습니다.(한국 대표팀으로 치면 2~3년전에 김상식-김동진을 4백 센터백 조합으로 세운것과 똑같은 현상이죠.) 그래서 커버 플레이 미숙으로 상대 공격에 대처하는 반응이 늦었고 압박의 세기도 느슨했습니다.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맨유는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말았습니다. 수비가 불안하면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이 커지고 공격수들이 고립되는 축구 전술의 공식이 맨유의 부진으로 고스란히 연결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투톱 공격수로 기용되었던 오언-루니는 평소답지 않게 공격 과정에서 힘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언은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칠 수 있는 과감함이 부족했고 루니는 미드필더들의 들쭉날쭉한 공격 지원속에 결국 미드필더진으로 수비 가담하면서 많은 볼 터치를 기록했으나 상대 진영에서 골을 노리는 비중이 적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슈팅 숫자에서 16-11(유효 슈팅 2-6)으로 앞섰고 점유율에서 59-41(%)로 우세를 점했습니다. 패스에서는 548-361(개)를 기록해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풀럼에게 무득점 3실점 패배를 허용한 것은 불안한 수비력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공격 옵션들이 공격 루트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먼 거리에서 슈팅을 날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맨유가 풀럼보다 많은 슈팅을 날렸음에도 유효 슈팅이 떨어진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비디치의 부상 공백과 더불어 아쉬웠던 것은 플래처가 중원에 없다는 점입니다. 플래처가 맨유 수비수들의 줄부상때문에 수비수로 내려가다보니 중원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플래처가 풀럼전에서 미드필더를 맡았다면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지키면서 전방쪽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활발히 연결했을 것이며 중원에서의 압박과 커팅에 이은 빠른 빌드업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맨유의 현 스쿼드에서는 플래처 이외에는 이러한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미드필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지난 13일 아스톤 빌라전 0-1 패배의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맨유는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공격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임했으나 중원에서 상대의 빠른 역습에 흔들렸고 이는 아그본라허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스톤 빌라전에서 '캐릭-안데르손' 더블 볼란치 조합이 수비에서 무너졌다면 풀럼전에서는 스콜스가 플래처 역할을 대신 맡았으나 아스톤 빌라전 패배 과정을 반복하고 말았습니다. 플래처를 수비수로 전환시킨 맨유의 경기 운영은 아스톤 빌라와 풀럼전에서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긱스의 결장도 아쉬웠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던 안데르손-깁슨-발렌시아는 전방쪽을 향해 부지런히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고 상대 수비를 뒤흔들 수 있는 임펙트도 부족했습니다. 특히 안데르손과 깁슨은 전진패스가 아닌 횡패스가 많았으며 지나치게 대각선 패스에 치중했습니다.(반면에 머피는 전진 패스 위주의 공격으로 풀럼의 빠른 역습을 주도했습니다.) 만약 긱스를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시켰다면 경기 내용 및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모를 일입니다. 결국 맨유는 여러가지 패인에 시달린 끝에 0-3으로 무너졌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20일 저녁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5경기만에 선발 출장했습니다.

박지성은 경기 시작과 함께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한 태클과 압박으로 상대 공격 물줄기를 끊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전반 중반까지 맨시티 왼쪽 풀백 웨인 브릿지의 측면 오버래핑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킨 것은 '수비형 윙어' 다운 면모를 발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후반전에는 브릿지에게 침투 공간을 내주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활동 반경을 오른쪽 측면에서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넓히며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는 모습은 이전 경기보다 컨디션이 올라왔음을 의미합니다.

아쉬운 것은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입니다. 후반 6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흘러나온 공을 받자마자 슈팅을 날렸으나 무산됐고 3분 뒤에는 아크 중앙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은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공격 작업의 미숙함 이었습니다. 후반 18분 교체되기 전까지 11회의 패스를 시도했지만 5회만 성공했을 뿐 6회가 동료 선수에게 부정확하게 향했습니다. 크로스 3회 또한 부정확 했습니다. 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 임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맨유 선수 중에서 첫번째로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박지성은 맨시티전 이전까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니-발렌시아 조합에게서 공격 포인트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니는 강팀과 약팀 구분 없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고, 발렌시아는 양질의 패스와 크로스로 공격수들의 골을 도울 수 있는 이타적 역량이 출중합니다. 호날두-테베즈 이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진 맨유로서는 그 부족분을 채울 잠재력이 있는 나니-발렌시아 조합을 운용했고 박지성의 비중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지성이 두 선수에게 주전에서 밀린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딘가 섣부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니-발렌시아가 퍼거슨 감독에게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나니는 지난 시즌 박지성에게 밀렸으며 발렌시아는 이적생입니다. 두 선수 모두 맨유의 주전으로 거듭나려면 시즌 초반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단계이지만, 실제로 두 선수는 기복이 심한 공격 작업을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문제는 박지성입니다. 나니-발렌시아 조합에 밀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맨시티전에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비 과정에서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고 경기 당일 컨디션도 문제 없었지만 경기 상황마다 실수가 여럿 속출하고 말았습니다.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도 오랜만에 손발을 맞추다보니 부정확한 패스와 크로스가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맨시티전에서 널뛰기 기복을 보인 것은 당연했을지 모릅니다.

박지성의 공격력이 부족한 또 하나의 원인은 팀 전술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박지성은 풀백과의 간격을 좁혀, 서로 패스를 주고 받아 측면 침투를 노리거나 또는 상대 측면 옵션을 향해 동시에 압박을 가하는 성향입니다. 왼쪽에서는 에브라, 오른쪽에서는 하파엘과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에브라-하파엘이 아닌 존 오셰이와 오른쪽에 포진했지만, 오셰이가 박지성을 적절히 공간 커버하지 못해 서로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는 박지성이 공격 전개 과정에서 볼 터치가 줄어들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팬들의 관심은 박지성이 언제쯤 제 몫을 다할 수 있느냐의 여부입니다. 비록 시즌 초반은 불안한 행보를 보였지만 중반과 후반 행보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박지성의 저력을 믿고 있습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의 다섯 시즌 동안 수 없이 생존 경쟁을 치렀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대런 플래처의 성장은 박지성과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플래처도 지금의 박지성처럼 한때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다 로테이션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렸던 설움이 있기 때문이죠. 플래처는 2005/06시즌에 41경기에 출장했고 그 중에 36경기가 선발로 나왔던 경기입니다. 2006/07시즌에는 40경기에 나오면서(26경기 선발)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하지만 2007/08시즌 23경기 출장(12경기 선발)에 그치면서 경기 출전 횟수가 부쩍 줄었고 한때 이적을 요청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플래처의 입지가 좁아진 원인은 맨유가 2007년 여름 하그리브스-안데르손-나니 같은 미드필더들을 동시에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세 선수는 첫 시즌 많은 경기에 출전한 반면에 플래처의 출전 시간이 줄어든 것이죠. 지금의 박지성이 발렌시아의 합류로 출전 시간이 줄어든 것과 유사한 대목입니다. 또한 플래처의 그 당시 실력은 양날의 칼 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스피드와 패싱력이 있지만 압박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맨유 수비에 이렇다할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수비력이 좋으나 공격력이 떨어지는 박지성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플래처는 지난 시즌 41경기에 출장하고 37경기에 선발로 모습을 내밀면서 입지를 되찾았고 실력까지 늘어나면서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맨유 중원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꼽히며 실전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번 맨시티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팀의 4-3 승리를 공헌한 것은 강팀에 강한 선수이자 캐릭과의 주전 경쟁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는 비결이 됐습니다. 2007/08시즌에 팀 내 입지가 좁아졌던 시련을 슬기롭게 이겨냈던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플래처의 행보는 박지성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무리 나니-발렌시아 조합에 의해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팀을 위해 헌신적인 활약을 펼치면 언젠가 플래처처럼 '쨍하고 해뜰날'이 돌아올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퍼거슨 감독은 개인 기량이 화려한 선수보다 팀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를 선호하고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하는 지도자입니다. 그래서 박지성을 신뢰했고 두 번씩이나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힘으로 '산소탱크'의 저력을 과시할 날이 곧 올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위기의´ 아스날과 라이벌전을 벌인다.

두 팀은 오는 8일 저녁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격돌한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인 두 팀의 팽팽한 접전과 경기 결과에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아스날의 상황이 좋지 않다. 6승2무3패로 4위에 있으나 5위 아스톤빌라와 6위 헐 시티와의 승점이 똑같은데다(20점)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최근 3경기서 2무1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 로빈 판 페르시는 지난 경기 퇴장으로 맨유전에 결장하며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윌리엄 갈라스, 테오 월콧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최근에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경질설이 지난 7일 잉글랜드 대중지 타임즈에 보도돼 위기에 봉착했다.

물론 아스날은 2006년 애미레이트 스타디움 개장 이후 빅4팀을 상대로 패한적이 없으나 올해 맨유전서 2전2패로 고전했다. 지난 1월 칼링컵 4강 토트넘전 패배로 8년 묵은 토트넘전 무패 행진을 지키지 못한 전적이 있어 이번 맨유전이 불안한 상황.

이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모를리가 없다. 그는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스날은 부상이 많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리버풀과 첼시를 따라가야 하니까. 아스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아스날을 깎아내렸다. 이번 경기서 퍼거슨 감독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길 맨유의 키플레이어는 과연 누구일까?

아스날전 활약이 기대되는 맨유의 4총사

첫번째 주자는 아스날전서 누구보다 눈을 더 부릅뜰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다. 전 소속팀 토트넘이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를 형성하는데다 현 소속팀 맨유 역시 아스날과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

베르바토프는 아스날과 만나면 우아한 백조처럼 ´펄펄 나는´ 골잡이. 지난해 12월 22일 아스날전서 동점골을 넣었으며 한달 뒤 칼링컵 4강 2차전 아스날전서 저메인 제나스의 선제골을 도우며 팀의 5-1 대승을 공헌했다. 올 시즌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뛴 11경기서 5골 5도움을 기록한 베르바토프는 리버풀, 첼시전서 팀의 선제골 장면을 엮어내는 등 강팀에 강한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아스날전 활약이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팀 내 득점 1위(7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스날을 상대로 리그 득점 1위 등극을 타진한다. 최근 리그 2경기 연속 2골로 출중한 골 감각을 되찾으면서 아스날전 골 여부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게 된 것. 자신과 상대할 아스날 수비진이 갈라스와 바카리 사냐, 미카엘 실베스트르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골을 넣기가 한결 수월하다.

그동안 호날두는 아스날을 비롯 강팀에 약한 면모를 보이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 리버풀과 첼시를 상대로 골을 넣은데다 지난 4월 13일 아스날전서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유로 2008 8강 독일전 부진으로 강팀에 약한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번 경기에서 깨끗이 털겠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 맨유의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한 대런 플래처는 아스날과 좋은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2월 아스날과의 FA컵 16강전에서 자신의 '생명 연장골'인 2골을 넣으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기 때문. 당시 이 경기서 어떠한 존재감을 남기지 않았다면 올해 여름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컸던 플래처였기에 이번 아스날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물론 플래처는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아스날전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 그러나 올해 2월 아스날전 2골과 올 시즌 뚜렷한 오름세로 퍼거슨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어 라이벌 아스날전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아스날의 '파브레가스-데니우손' 조합이 지난 시즌 '파브레가스-플라미니(질베르투)' 조합보다 공수 양면에 걸쳐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단점 없는 미드필더' 플래처의 중요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스날전을 벼르는 또 한 명의 사나이가 박지성이다. 2006년 4월 10일 아스날전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공식 기록)을 넣은데다 올해 4월 13일 아스날전에서 선발 출장하여 종횡무진의 공격 본능을 과시한 경험이 있다. 지난 9월 21일 첼시전에서는 시즌 첫 골을 넣으며 강팀과의 경기서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

맨유의 빡빡한 경기 일정과 루이스 나니의 물오른 성장으로 최근 3경기 연속 결장중인 박지성은 이번 아스날전 활약에 따라 팀 내 입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봄에 3경기 연속 결장하다 4월 1일 AS로마전서 웨인 루니의 골을 도우며 팀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에 이번 아스날전 활약이 주목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스날전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다시 얻을지 국내팬들은 박지성이 아스날전 승리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길 바라고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