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 박주영(26, AS모나코)이 2골(멀티골)을 터뜨리며 골잡이의 진면모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그동안 필드골이 부족했다는 여론의 아쉬움을 단번에 해결짓는 멋진 골 장면 이었습니다.

박주영은 27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프랑스 리게 앙(리그1) 24라운드 SM까엥전에서 시즌 8호골, 9호골을 기록했습니다. 전반 35분 장 자크 고소가 박스 안에서 상대팀의 핸드볼 파울을 유도하면서 페널티킥을 맡았고 골망 왼쪽을 가르며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1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상대 선수 1명을 제치고 대포알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터뜨리며 또 한 번 골망을 출렁였습니다. 프랑스리그 진출 이후 3번째 멀티골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 리그 득점 랭킹 공동 9위로 올라섰습니다. 또한 자신의 프랑스리그 최다 골 기록을 넘었습니다. 2008/09시즌 리그에서 5골, 지난 시즌 리그 8골 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의 2골 분전 속에서도 모나코는 끝내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후반 22분 유스프 엘 아라비에게 추격골, 후반 26분 요앙 몰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죠. 특히 몰로의 골은 TV 중계 화면에 의해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모나코는 리그 18위(4승12무8패)를 지키며 여전히 강등권을 면치 못했습니다.

박주영 2골, 모나코 강등권 탈출 방법을 제시하다

그럼에도 박주영의 2골이 반가운 이유는 모나코의 득점력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습니다. 모나코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23골 26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프랑스리그 11~20위권 팀들 중에서 가장 실점이 적습니다. 문제는 골입니다. 박주영(9골) 이외에는 마땅한 골잡이가 없습니다. 시즌 내내 박주영 원톱 보다는 투톱을 더 많이 구사했음을 상기하면 모나코의 골 문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음보카니(현 볼프스부르크 임대)는 700만 유로(약 109억원)에 걸맞지 않게 10경기 1골에 그쳐 먹튀로 전락했고, 니쿨라에(4골)는 부상 여파로 출전이 꾸준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영입된 웰컴(0골)은 프랑스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현 시점에서 모나코의 투톱 시스템은 실패작입니다. 전임 사령탑이었던 라콤브 전 감독은 음보카니-박주영, 또는 음보카니-니쿨라에 투톱을 구사하며 한때 박주영을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바니드 감독은 박주영 쉐도우-웰컴 타겟맨 체제를 구축했죠. 하지만 음보카니-니쿨라에-웰컴은 프랑스리그 특유의 거친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최전방에서 고립되면서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끊기는 단점을 초래했죠. 음보카니-웰컴이 대표적 예 입니다. 니쿨라에의 경우에는 골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만큼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처럼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거나 경합하면서 적극적으로 맞서는 성향은 아닙니다.

결국, 모나코 투톱은 박주영 장점을 살리지 못했던 패착을 초래했습니다. 박주영을 제외한 공격 구성원 자체가 프랑스리그에 성공할 재목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라콤브 전 감독 같은 경우에는 다른 공격수들을 중용하면서 박주영을 왼쪽 측면에 배치했지만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2008/09시즌 박주영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뛰었던 피노(갈라타사라이)가 그나마 제격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바니드 감독은 까엥전에서 웰컴을 벤치로 내리고 박주영을 4-2-3-1의 원톱으로 활용했습니다. 2선 미드필더에는 쿠타도르-고소-무캉조가 배치되면서 박주영을 보조했죠.

그 효과는 전반전에 빛을 발했습니다. 모나코가 전반 내내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기 때문이죠. 박주영이 원톱을 맡으면서 때로는 2선, 측면쪽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늘리며 2선과 끊임없이 호흡했습니다. 라콤브 전 감독 시절에는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는 모습이 부족했지만, 바니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는 활동 폭을 넓히면서 후방 공격을 읽는 흐름이 향상됐습니다. 까엥전에서는 원톱을 맡으면서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상대 수비 공간 이곳 저곳을 휘저었습니다. 까엥이 이렇다할 공격을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박주영은 지친 기색이 드러나지 않고 볼 없을때의 움직임까지 능동적인 자세를 취했습니다.

후반 16분 중거리 슈팅으로 두번째 골을 기록했던 순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중앙쪽으로 쇄도했기 때문이죠. 박스 쪽에서 자리잡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해결했습니다. 상대 수비가 집중력이 떨어진 단점을 눈치채고 '골을 넣어야 한다'고 의식하면서 골을 넣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1년 5개월 동안 필드골이 없었던 행보와 정반대 였습니다. 골을 노리는 '과감함'이 되살았습니다. 그 외에도 최전방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골 기회를 노리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죠.

박주영이 까엥전에서 공격에 열성을 다했던 이유는 팀 사정과 밀접합니다. 쿠타도르-고소-무캉조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은 공격을 주도하는 기질이 떨어집니다. 자기 플레이를 키우는데 급급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공격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잦죠. 지난 시즌 모나코의 주전을 맡았던 네네-알론소에 비하면 개인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모나코가 박주영에게 기대는 시선이 클 수 밖에 없죠. 라콤브 전 감독이었다면 박주영을 최전방에 고정시키면서 공중볼 따내는 것을 주문했을지 모르지만 바니드 감독은 프리롤을 맡겼습니다. 이기와 이타적인 기질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박주영의 장점을 반영한 결과였죠.

아쉬운 것은, 모나코가 박주영의 2골 이후 수비 집중력 저하 및 심판의 오심에 발목 잡히면서 2-2로 비겼습니다. 특히 후반 22분 엘 아라비에게 실점한 것이 문제였죠. 선수들이 2-0 리드에 잔뜩 취했습니다. 올 시즌 24경기 중에서 단 4경기만 승리했기 때문에 박주영 2골에 반색했을지 모르겠지만,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좀 더 냉정하고 침착했어야 합니다. 모나코에는 그 분위기를 잡아줄 리더가 없는 셈이죠. 그럼에도 박주영 원톱 체제는 엄연한 소득 이었습니다. 팀의 공격력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카드를 찾았기 때문이죠. 실점이 적은 특징을 미루어보면,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박주영 원톱' 입니다.

박주영은 까엥전을 통해서 시즌 10호골 및 그 이상의 골을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14경기 남았기 때문에 더 많은 골을 기대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전술적 관점에서 골을 늘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기존에는 최전방에서 머리로 롱볼을 받아내는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2선과 낮은 볼을 주고 받으면서 골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죠. 웰컴과 공존하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바니드 감독 부임 이후에는 모나코의 까엥전 공격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박주영에게 시즌 8호골, 9호골이 반가운 이유는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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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기회가 오면 그것을 잡으려는 의욕을 가져야 합니다. 기회가 오면 비겁하게 도망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악착같이 잡아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힘껏 도전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기회를 스스로 개척하기보다 현실적인 위치에 안주하면 그 사람은 분명히 실패할 것입니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24)가 프랑스리그 파리 생제르망(PSG)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근호의 현 소속팀인 주빌로 이와타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근호가 PSG로 이적하는 것이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근호는 올 시즌 J리그 8경기에서 6골 5도움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자신의 더 나은 미래와 꿈을 위해 유럽 진출을 결정지었습니다.

이근호의 어깨에 들쳐 멘 짐은 무거울 것입니다.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었지만 이제부터는 수준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경쟁 대열에서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야 합니다. 이천수, 이동국 같은 한때 한국 최고의 축구 스타들도 실패했던 유럽 무대에서 이름 석 자 알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출수는 없습니다.

그런 이근호에게도 부담이 되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K리그와 레벨이 비슷한 J리그에 남아 '호날두 놀이'를 할지 아니면 앞으로의 인생이 힘들더라도 유럽 진출을 선택하여 자신의 인생 성공을 위한 업그레이드를 감행할지 마음 속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여기에 이와타 구단이 잔류를 요청했으니 J리그라는 달콤한 유혹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결국 이근호는 박지성의 조언을 받아 이적을 선택했습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니치>는 19일 "이근호가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박지성으로부터 '젊을 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있다'는 충고를 받아들였다고 말해 이적을 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지성은 2002년 연말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잔류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이적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유럽 진출을 선택했던 케이스였기 때문에 이근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죠. 이근호는 선배의 충고를 받아 프랑스리그 진출을 선택했습니다.

이근호의 PSG 성공 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PSG는 지난 시즌 리그1 17골 2도움을 기록했던 기욤 오아로를 비롯해서 루도비치 지울리(9골 5도움) 페귀 뤼인둘라(5골 3도움) 마테야 케즈만(3골 1도움) 같은 걸출한 공격수들이 있습니다. 명성만을 놓고 보면 이근호가 주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박 선생' 박주영(AS모나코)이 지난 시즌 후반까지 프랑스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처럼, 리그1은 상대 공격수를 두껍게 애워쌓는 강력한 압박 수비 때문에 공격수들이 골을 넣기 어려운 리그로 유명합니다. 그런 곳에서 이근호의 공격력이 통할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프랑스리그는 한국인 선수들이 많이 실패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최순호(로데스)-서정원(스타라스부르)-이상윤(FC 로리앙)-조원광(FC소쇼)-안정환(FC 메츠) 같은 한국 축구를 빛낸 스타들과 영건은 현지 적응 어려움 및 감독과의 불화 등을 이유로 실패했습니다. 박주영 같은 경우에는 시즌 후반에 이르러서야 모나코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18일에는 남태희가 프랑스 리그1 발랑시엔 FC에 입단하여 관심을 끌기도 했죠. 하지만 프랑스리그에서 제대로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박주영 단 한 명에 불과합니다. 한국 선수 사례를 놓고 보면, 이근호의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하지만 이근호는 아직 젊은 선수입니다. 유럽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성공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프랑스리그 진출에 도전한 것입니다. 성공과 실패 가능성을 따지는 것 보다 젊은이 답게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패기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유럽에서 고생하더라도 K리그와 J리그라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 보다 몇 배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몸으로 부딪치겠다는 각오를 세우며 스스로 잡초가 되었습니다. 이미 K리그와 J리그에서 더 큰 성장을 하는데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는 큰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유럽리그 같은 큰 물에서 헤엄쳐야 할 시점에 왔습니다.

박주영의 성공도 본인에게 자극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근호와 박주영은 고교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에이스를 다툴 라이벌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두 선수는 고교시절 우승 트로피를 양분하던 부평고(이근호)와 청구고(박주영)의 에이스로 활약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연령별 대표팀에서 공격수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벌이면서 마침내 국가대표팀 부동의 투톱 콤비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물론 이근호는 박주영과 절친한 사이지만 고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박주영과의 경쟁 대열에서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근호는 PSG 이적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박주영도 프랑스에서 성공했는데 내가 못할것이 뭐가 있어? 나도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마음 속 생각을 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젊은이 특유의 패기가 치솟아 도전에 대한 욕구를 키우고 싶었던 것이죠. 프랑스리그에 진출하는 이근호의 선택은 옹호받아야 할 것이며 훗날 한국 축구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는데 있어 큰 의미를 던져줄 것으로 보입니다.

K리그와 J리그, 그리고 한국 대표팀에서 맹위를 떨친 이근호. 그의 거침없는 골 감각이 유럽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가치가 높아질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인천 시절 2년 동안 2군 선수로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그동안의 역경을 떠올리면, 프랑스리그 진출을 선택한 도전은 단순 이상의 의미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근호의 PSG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 그 자체가 훨씬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7경기 출전 4골 6도움 기록'

'박 선생' 박주영(24, AS모나코)의 올 시즌 스탯입니다. 기록만을 놓고 보면 공격수 치고는 평범한게 사실입니다. 아니, 부족할지 모릅니다. 국내에서 특출난 골잡이로 유명했던 선수가 27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는 것(1경기당 0.15골)은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골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박주영의 골 부족을 아쉬워합니다. 거의 7경기에 1골을 넣었으니 골잡이로서의 매력이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포털에 있는 박주영 관련 기사 댓글에 골 부족과 관련된 의견을 나타내며 그를 조롱하거나 비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연한 현상일지 모릅니다. 골잡이는 어디까지나 골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골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도 가혹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박주영을 상징하는 이미지는 다름 아닌 '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나코에서의 박주영은 골잡이와 다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후안 파블로 피노와 투톱 공격수를 맡으면서 서로의 역할을 바꾸고 있지만 주로 쉐도우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후에는 오른쪽 윙어로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났죠. 지난 3월 2일 생테티엔전에서는 4-3-3의 왼쪽 윙 포워드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위치를 따지지 않더라도,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골잡이와 무관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팀내 득점 1위(컵대회 포함 9골)인 알렉산드레 리카타는 지난해 11월 6일 프랑스 일간지 <니스마탱>을 통해 "박주영은 이타적인 선수다. 모든 방향에서 좋은 콜을 해주는 것은 물론 패스도 좋다"고 했습니다. 이는 박주영이 다른 공격 옵션들의 역량과 팀의 전체적인 공격 흐름을 이끌기 위한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유럽축구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은 박주영을 '박 선생', '박 코치'라고 부릅니다. 단조롭고, 맥이 느리고, 정적이고,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와 거리감이 있는 모나코의 공격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믿을맨이기 때문이죠.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 보다는 모나코의 불안 요소인 공격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한 박자 빠르면서 섬세하고 예리한 패싱력에 유연한 볼 컨트롤, 힘이 실린 드리블 돌파, 여기에 프랑스리그에서 단련된 몸싸움 능력까지 전체적인 기교는 군계일학입니다.

물론 기술과 스피드, 움직임, 그리고 슈팅은 박주영보다는 피노가 더 우세입니다.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답게 엄청난 탄력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자랑하며 시즌 중반부터 팀 공격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하지만 피노의 문제점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는 것입니다.(루이스 나니보다 심할 정도로) 박주영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기에는 독단함이 지나칠 수 밖에 없었죠. 공격 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하지 않고 무리하게 볼 끌기를 시도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른 시간에 질책성 교체된 적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마치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죠.

반면 박주영에게는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이타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꾸준함이 있었기 때문에 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피노보다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하나 만큼은 상대 수비를 공략할 수 있는 임펙트가 있기 때문에 모나코 공격 옵션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죠. 그래서 그는 히카르두 고메스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얻으며 팀내 공격 옵션 중에서 유일하게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묵묵히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하고 미드필더진으로 내려가면서 공격을 전개하다보니 팀 공격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박주영은 최근 10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11개의 슈팅을 날렸습니다. 반면에 지난해 9월 13일 로리엔트와의 데뷔전 이후에 가진 10경기에서는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25개의 슈팅을 날렸습니다. 이 기록만을 놓고 보면, 슈팅을 아낀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자신이 직접 슈팅을 날리기보다는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그 빈도가 늘어났다는 것은 고메즈 감독의 지시에 의한 전술적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모나코 공격의 확실한 믿을맨이라는 것입니다.

올 시즌 4골에 그친 선수가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러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보다 골이 더 많은 리카타와 프레데릭 니마니(6골)는 시즌 후반부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습니다. 활약도가 들쑥날쑥한 피노도 6골을 넣고 있죠. 이는 박주영의 가치를 '골 숫자'로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골이 아닌 '자신의 또 다른 장점'인 이타적인 공격 본능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괴물 골잡이'로 불렸던 시절의 박주영이라면 모나코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박주영은 2007년에 잦은 부상으로 부침에 시달리면서 출중한 골 감각과 부지런한 움직임, 빠른 스피드에 힘을 실릴 수 있는 능력을 아직까지 되찾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잦은 대표팀 차출로 혹사에 시달리면서 부상 및 부진으로 어려운 나날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더니 지난해 서울에서는 왼쪽 윙어로 전환하면서 이타적인 활약에 치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골을 책임지는 역할은 자신이 아니라 이근호였죠.

그리고 박주영은 모나코에서도 이타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골만 넣을 줄 아는 그저 그런 골잡이였다면 모나코에서 성공할 수 없었을 뿐더러 전형적인 반짝 선수의 축구 인생을 보냈을 것입니다. 박주영에게는 동료 선수들의 골과 드리블 돌파를 도울 수 있는 패싱력과 넓은 시야, 그리고 경기를 손쉽게 풀어갈 수 있는 영리함이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리그 적응에 성공했던 겁니다. 물론 지난일이긴 합니다만,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는 잦은 대표팀 차출이 선수를 힘들게 했던 겁니다. 일부 팬들에게는 박주영의 골 부족이 못마땅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프랑스리그에서 순조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겁니다.

그러나 아쉬운것은 있습니다. 모나코는 박주영의 쉐도우 역량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걸출한 골잡이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리카타와 니마니의 내림세 행보가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두 선수보다 꾸준한 능력을 지닌 소유자가 있었더라면 박주영의 공격력에 힘이 실렸을 겁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지 모르죠.

개인적으로는 박주영이 모나코에 오랫동안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풀럼으로 이적하라고 그런것은 아닙니다.(저는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박주영의 풀럼행 및 올해 여름 이적을 반대합니다.) 모나코 공격력의 취약 요소가 여럿 있기 때문에 이보다 수준이 뛰어난 팀에서 기량을 연마하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언제까지 '박 선생'에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유럽리그 감각이 충분히 쌓일 수 있는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 이후가 상위팀에 이적할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닐까 합니다.

어찌되었건, 박주영의 모나코 활약상을 단순한 골 숫자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박주영이 왜 모나코에서 유일한 붙박이 주전 공격 옵션으로 활약하면서 팀 공격의 믿을맨으로 활약하는지 그게 더 중요합니다. 적어도 모나코에서 만큼은, 박주영은 골잡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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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4, AS 모나코)은 그동안 언론에서 '축구 천재'로 불렸던 선수입니다. 지난 2004년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대회(U-20) 결승전에서 중국 수비수 5명을 농락하는 개인기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 결정타가 되어 한국 축구 최고 공격수의 계보를 이을 천재로 주목받게 된 것이죠.

하지만 박주영 본인은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슬럼프를 부담스러워 하면서 축구 천재로 불리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축구팬들 반응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축구 천재는 메시, 호날두, 카카 같은 선수들에게 붙는 별명이지 박주영은 아니다. 박주영이 축구 천재로 불리는 것은 오히려 본인을 부담스럽게 한다'는 것이 주된 반응이었으며 포털에서 '축구 천재 박주영'이라는 내용이 담긴 기사가 뜰 때마다 이를 반박하는 형식의 댓글이 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축구팬들은 박주영을 향해 새로운 별명을 붙였습니다. 바로 '박선생'과 '박코치' 입니다. 아직은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별명이지만 점차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축구 천재'를 대체할 수 있는 별명이 등장했죠. 실제로 유명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박주영이라는 이름 대신에 박선생과 박코치로 불리고 있습니다. 팬들도 그가 축구 천재로 불이지 않기를 원했던 터라, 박선생과 박코치라는 별명이 친숙하게 느껴졌던 겁니다. 야구팬들이 김태균과 이범호라는 이름 보다 김별명, 꽃범호라고 부르는 것 처럼 말입니다.

박주영이 박선생과 박코치로 불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모나코의 공격 옵션 중에서 유일하게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한 28경기에서 27번이나 선발 출전했었죠. 이는 히카르두 고메스 감독으로부터 자신의 기량을 확실히 인정 받은 선수이자 모나코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 팬들은 '박주영이 골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합니다. 올 시즌 28경기에서 3골에 그쳤던 것이 그 이유죠. 그러고도 박주영이 붙박이 주전으로 뛸 수 있었던 것은 골잡이의 면모보다는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 기질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박주영의 경기를 보면, 골을 노리기 보다는 자신의 감각적인 패스와 문전 돌파를 앞세워 동료 선수들을 활용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이는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팀내 득점 1위(9골)를 기록중인 알렉산드레 리카타는 지난해 11월 6일 프랑스 일간지 <니스마탱>을 통해 "박주영은 이타적인 선수다. 모든 방향에서 좋은 콜을 해주는 것은 물론 패스도 좋다"며 자신이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박주영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리카타는 팀내 득점 2위(6골)인 프레데릭 니마니와 더불어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최근 박주영-피노' 투톱의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리카타와 니마니 같은 정적인 선수보다는 박주영과 후안 파블로 피노 같은 아기자기한 공격 전개를 즐기는 공격수들이 팀에서 확실하게 인정받는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모나코의 전력과 연관이 깊습니다. 모나코의 취약지점인 미드필더진에서는 섬세한 경기 전개와 절호의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좋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렇다보니 모나코의 공격 패턴이 단조로울 수 밖에 없었으며 포백에서 공격진으로 향하는 롱패스 또한 많았습니다. 프리미어리그처럼 화끈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기대했던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모나코 경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히카르두 감독은 이러한 단점을 만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박주영을 4-4-2의 오른쪽 윙어, 4-3-3의 왼쪽 윙 포워드로 활용하면서 공격력의 문제점을 만회할 수 있는 실험을 몇 차례 했습니다. 이는 플레이메이커 기질이 강한 박주영의 공격력을 최대화 시키기 위한 의도였죠. 4-4-2에서는 실패로 끝났지만 4-3-3을 쓰던 지난달 2일 생테티엔전에서는 박주영이 2도움을 기록하면서, 박주영을 통해 거치는 패스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팀 내 공격 옵션 중에서 유일하게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박주영이 모나코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보니, 국내 팬들에게 박선생과 박코치로 불리게 된 것이죠.

이는 박주영이 프랑스리그에서 확실하게 성공했음을 의미합니다. 강력하고 타이트한 수비로 웬만하면 골이 쉽게 터지지 않는 프랑스리그에서 골잡이보다는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기질을 확실하게 인정 받으면서 모나코에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것이죠. 팬들이 박선생과 박코치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은 현재 유럽리그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선수 중에서 팀 내 붙박이 주전과 동시에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는 몇 안되는 선수입니다. 그동안 박지성, 이영표가 유럽리그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저력을 알렸다면 박주영은 최근 AS모나코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유럽리거의 ´새로운 자존심´으로 떠오르는 중 입니다. 탄탄한 개인 기량과 히카르두 감독의 돈둑한 신뢰를 받고 있는 박주영의 밝은 미래가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 축구의 보배' 박주영(24, AS 모나코)이 오랜만에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맹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축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박주영은 22일 새벽 2시 50분(이하 한국시간) 스타드 마르셀 피코에서 열린 2008/09시즌 프랑스 리그1 29라운드 낭시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5분 후안 파블로 피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로써 박주영은 지난해 11월 2일 르 하브르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린 이후 4개월 20여일, 정규리그 14경기 만에 골망을 가르며 극심한 골 부진에서 벗어났습니다. 또한 팀의 2연승 및 10위 도약을 이끄는 값진 골을 넣으며 자신의 시즌 3호골을 기록했습니다.

결승골 뿐만 빛난 것은 아닙니다. 이날 피노와 함께 투톱 공격수를 맡은 박주영은 최전방에서의 움직임이 주춤했던 이전과는 달리 왼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누비면서 팀 공격의 활기를 띄웠습니다. 팀이 경기 주도권에서 밀리고 있을때는 수비에 가담하여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까지 줄여주는 등 팀 플레이에서도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특히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후반 중반부터는 자신의 폼을 끌어 올리며 후반 초반까지 상대팀의 공세에 흔들렸던 팀 공격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13분 자신의 드리블 돌파로 팀의 역습 기회를 만들었고 18분에는 왼쪽 측면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얻으며 팀의 프리킥 기회를 엮었고 2분 뒤에는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25분 문전 정면에서 피노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골로 밀어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박주영의 시즌 3호골이 기쁜 이유

박주영이 이번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것을 비롯 경기 내용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것은 AS모나코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히카르두 고메즈 감독이 자신에게 등번호 10번을 부여했는지,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했는지, 그동안 골이 부족했음에도 좌우 윙어로 선발 출전시키면서 프랑스리그에 대한 적응을 키우도록 독려했는지 알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런 박주영은 낭시전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골을 넣으며 히카르두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은 지난달 3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후반전에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2일 릴전에서는 후반 16분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질책성 교체를 받으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더욱이 콜롬비아 출신 21세 유망주 피노가 릴전까지 리그 7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여 3경기 연속골(2008년 12월 13일 발렌시엔네스전~2009년 1월 18일 캉전)을 넣는 등 주전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으로 시즌 후반을 맞이해야하는 부담스런 상황에 직면했었습니다.

그런 박주영에게 전화위복이 된 것이 지난 2일 생테티엔전 이었습니다. 4-3-3의 왼쪽 윙 포워드로서 프레데릭 니마니, 세르쥬 각페와 좌우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스위칭하여 힘차게 문전을 두드린 끝에 2도움을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24일 르망전 이후 3개월 만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것과 동시에 시즌 후반 맹활약을 위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더니 7일 니스전 1도움, 14일 툴루즈전 3-2 승리를 공헌하면서 오름세 페이스를 이어가더니 마침내 이번 낭시전에서 리그 14경기만에 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래서 박주영이 낭시전에서 골을 넣은 것은 프랑스리그 적응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기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주영이 뛰는 프랑스리그는 견고하고 두꺼운 압박 수비를 자랑할 만큼 골이 쉽게 터지지 않기로 유명한 리그 입니다. 여간해선 공격수들이 골을 넣기가 쉽지 않은데다 서정원-이상윤-안정환-조원광 같은 한국인 공격수 혹은 윙어들이 줄줄이 실패의 쓴잔을 마신 곳이어서(서정원은 감독과의 불화가 주 원인)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출중한 기량을 발휘하여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 적지 않은 이득을 안겨주고 있는 것입니다.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우군'이나 다름없는 히카르두 감독의 존재감도 있었지만 경기를 창의롭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영리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감각적이고 타이밍이 한 박자 빠른 패스로 동료 선수에게 위협적인 골 기회를 제공하고 적절한 위치선정으로 팀에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연결하는 장면들, 그리고 상대 수비수와 맞닥드리는 과정에서 이렇다할 흔들림 없이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벽을 뚫는 장면은 팀 공격을 착실하게 플레이메이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제는 골까지 터뜨리며 기나긴 골 침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기 때문에 모처럼 공격수로서의 제 역할을 해낸 것이죠.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동료 선수들의 공격 지원을 받지 못해 상대 수비벽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영리함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골까지 터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2005년 최절정의 활약을 펼치던 시절에 비해 슈팅을 아끼는 모습이 아직까지 역력하지만 현재 AS모나코에서는 골보다 팀 공격의 균형을 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오름세 행보가 반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박주영이 프랑스리그에서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격 포인트가 더 필요합니다. AS모나코가 올 시즌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일관하며 중위권과 중하위권을 오가는 불안정한 공격력을 지닌 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팀의 대도약을 위해서라면 앞으로의 경기에서 더 커다란 결실을 거두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4경기 중에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1골 3도움)를 기록하며 팀의 10위권 도약을 이끈것은 팀 전력에 없어선 안될 선수임을 확실하게 증명했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자신이 지금 갖고 있는 출중한 기량에 노력까지 더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박지성과 이영표 처럼 유럽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코리안리거로 거듭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낭시전에서 증명한 것 처럼 이제는 프랑스리그 적응에 성공적인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기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임엔 분명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의 골이 반가운 이유는 오는 4월 1일 북한과의 A매치에 나서는 허정무호 전력에 적지 않은 이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정무호는 지난해 북한과의 네 번의 A매치에서 모두 비긴데다 두 골에 그쳐 상대 밀집수비를 공략하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리그에서 강력하고 탄탄한 상대팀 수비에 단련되었던 박주영의 존재는 '이근호가 빠질지 모를' 대표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감각을 북한전에서 유감없이 증명하면 한국의 승리 및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을 거의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낯선 환경과 4개월 20여일 동안 기나긴 골 침묵의 어려움 속에서도 프랑스 땅에서 노력의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박주영. 그의 낭시전 골이 고맙고 반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북한전을 비롯 앞으로도 AS모나코에서 자신의 출중한 공격 본능을 마음껏 떨치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