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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뤼트 판 니스텔로이 (C) 티스토리 PicApp]
네덜란드의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의 화두는 '판니' 뤼트 판 니스텔로이(34, 함부르크)의 대표팀 합류 여부 였습니다. 2000년대 네덜란드 공격을 주름잡았던 판 니스텔로이가 거의 1년 동안 무릎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면서 대표팀 공헌도가 떨어진데다, 로빈 판 페르시-클라스 얀 훈텔라르 같은 젊은 공격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판 니스텔로이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선, 판 니스텔로이의 월드컵 엔트리 제외는 무릎 부상 이후의 기량 하락 때문이 아닙니다.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시절이었던 지난해 9월 소속팀에 복귀했으나 마누엘 페예그리니 전 감독은 이과인-벤제마-라울을 주전 공격수로 저울질을 했던 상황 이었습니다. 그저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 어쩔 수 없이 벤치를 지켰고,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함부르크로 이적해 골 감각을 되찾으며 월드컵 출전 기회를 노렸으나 그 꿈이 좌절됐습니다.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판 페르시-훈텔라르에게 기회를 더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판 니스텔로이를 내친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선택이 결국에는 월드컵 본선에서 이전 대표팀과 달리 공격의 임펙트가 떨어지는 문제점으로 귀결되고 말았습니다. 네덜란드의 원톱 공격수로서 덴마크전과 일본전을 소화했던 판 페르시는 최전방에서 어떠한 위력을 실어주지 못해 평소 이하의 폼을 일관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전에서는 평소 만큼의 연계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상대 수비를 다른 공간으로 유린하거나 과감히 돌파하는 적극성이 부족했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연계 플레이마저 매끄럽지 못하면서 패스 미스가 속출하고 상대의 견고한 압박에 밀려 발이 묶인끝에 부진했습니다.
판 페르시의 부진 원인은 부상 이후의 폼을 회복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14일 이탈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태클에 의해 발목을 다쳐 5개월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습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시즌 막판 아스날 경기 일정을 소화했으나 부상 이전 만큼의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유연한 몸동작이 보이지 않았고 지금의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네덜란드 특유의 화력이 정점을 찍으려면 판 페르시의 발끝이 살아나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덴마크전과 일본전에서 이겼지만 월드컵 첫 우승을 달성하려면 판 페르시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작 네덜란드가 안고 있는 문제는 훈텔라르의 부진입니다. 훈텔라르는 지난해 1월 레알 마드리드에 진출한 이후부터 득점력에 기복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지 7개월 만에 AC밀란으로 방출성 이적되더니 끝 없는 부진에 시달리면서 또 다시 방출설이 불거지고 말았습니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선발 출전을 부여받지 못했고 골 감각까지 저하된 훈텔라르의 슬럼프는 네덜란드 대표팀에 영향을 끼쳤고 판 페르시를 선발로 내세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됐습니다.
[사진=로빈 판 페르시-클라스 얀 훈텔라르 (C) 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판 페르시와 훈텔라르는 서로 다른 타입의 공격수들 입니다. 판 페르시는 순발력과 연계 플레이를 기반으로 팀 공격의 효율성을 키우며 골을 노리는 전형적인 쉐도우 타입입니다. 올 시즌 아스날과 지금의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원톱을 맡고 있지만 그 이전에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을때는 쉐도우로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측면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지만 본인이 측면을 원하지 않은데다 6년 전에 페예노르트에서 마찰을 빚었던 이력이 있어 중앙에서 뛰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훈텔라르는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골잡이지만 박스 안에만 머무는 고질적인 약점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것이 빅 리그에서 부진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공격 축구를 하는 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공식구인 자블라니가 선수들이 감아차기 힘든 단점 때문에 공을 잘 다루는 팀들이 평소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격 축구의 대명사' FC 바르셀로나가 수비 축구에 약한 면모를 드러내면서, 강팀을 상대하는 다크호스 또는 약체들이 이변을 일으키기 위한 전략으로 수비 축구를 택했다. 그런데 네덜란드도 바르셀로나처럼 공격 축구를 기반으로 경기를 펼치는 성향이기 때문에(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축구가 네덜란드의 토털사커에서 이식된 것이죠.) 덴마크-일본의 수비 축구를 맘껏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그럴수록 판 니스텔로이 같은 파워형 스트라이커가 필요하지만 지금의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그런 성향의 선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훈텔라르가 판 니스텔로이처럼 강력한 슈팅을 퍼부을 수 있지만 이미 슬럼프에 빠진데다 박스 바깥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하니다. 연계 플레이가 강점이었던 판 페르시를 믿고 쓰기에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정면 경합을 벌여 공격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파워형 스트라이커의 부족함을 메우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다재다능한 공격수들이 배출 됐습니다. 특히 90년대 중반 부터 10년 동안 데니스 베르캄프, 페트릭 클루이베르트, 피에르 판 후이동크, 로이 마카이, 판 니스텔로이 같은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이 배출 되었습니다. 특히 판 니스텔로이는 골 결정력은 물론 타겟맨으로서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며 네덜란드 공격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하지만 판 니스텔로이가 대표팀을 떠난 이후부터는 최전방에서 강력한 임펙트를 찍을 수 있는 공격 옵션의 존재감이 아쉽습니다. 다시 말해, 네덜란드의 최전방을 확실하게 책임질 공격 옵션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네덜란드가 월드컵 첫 우승을 위해 기대야 할 선수는 판 페르시 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판 페르시를 통한 연계 플레이를 강화하여 다채로운 득점 패턴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좌우 윙어의 위치 변화, 판 페르시의 2선 가담을 앞세운 '무한 스위칭'을 통해 상대 수비에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공격 옵션끼리의 간격을 서로 좁히면서 패스의 정확도를 키워야 합니다. 덴마크전과 일본전에서는 판 니스텔로이의 존재감을 아쉽게 했지만 이제는 공격 전술 변화를 통해 특유의 폭발적인 화력을 되찾아야 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