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클럽아메리카 축구 경기의 중요성이 큰 이유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닌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세계에서 축구 실력이 가장 뛰어난 클럽을 가리는 FIFA 주관 대회다. 전북 클럽아메리카 경기는 두 팀에게 있어서 세계 No.1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실전 무대를 치르기 때문에 서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렬할 것이다. 아시아와 북중미 최고의 팀끼리의 맞대결에서 어느 팀이 4강에서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을지 기대된다.

 

 

[사진 = 전북 클럽아메리카 경기가 펼쳐진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전북 클럽아메리카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 6강 경기는 12월 11일 일요일 오후 4시 일본 스이타에 소재한 시립 스이타 사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승리하는 팀은 12월 15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요코하마 국제 종합경기장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4강전을 치른다. 한국 클럽이 레알 마드리드 같은 유럽의 명문 클럽과 맞붙었던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것을 놓고 보면 전북은 반드시 클럽아메리카를 꺾고 4강에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할 수 있다. 그것이 전북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전북 레알 마드리드 맞대결 성사된다면 국내 축구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특히 유럽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북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생중계로 보며 축구의 묘미에 흠뻑 빠지는 시간을 보낼지 모른다. 레알 마드리드의 FIFA 클럽 월드컵 4강전이 12월 15일 오후 7시 30분에 펼쳐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축구팬이 그 경기를 생중계로 보는데 있어서 시간대가 좋은 것은 분명하다. 평일 저녁에 레알 마드리드 같은 유럽 명문 팀의 경기를 생중계로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보다는 전북이 클럽아메리카를 이겨야 한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면 레알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은 물거품이 된다. 현실적으로 클럽아메리카를 꺾어야만 한다. 클럽아메리카는 2015/16시즌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우승했던 북중미 최고의 클럽이다. 그 이전인 2014/15시즌에도 CONCACAF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멕시코 클럽이기 때문에 멕시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클럽으로 여기기 쉬우나 실제로는 미국과 남미 같은 비 멕시코 선수들의 비중이 적잖다.

 

 

[사진 = 전북 클럽아메리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전북 클럽 아메리카 경기는 되도록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클럽 아메리카가 역습에 능하기 때문이다. 클럽 아메리카는 기본적으로 5백을 구사하는 수비 지향적인 팀으로서 공격 시 역습을 노린다. 상대 수비의 허점을 발견할 때 치밀한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것이 그들의 전략인 셈이다. 반면 전북은 골키퍼 권순태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권순태를 대체할 백업 골키퍼가 실전 부족에 따른 실수를 범하면 클럽 아메리카에게 실점을 범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만약 전북이 상대 팀에 골을 내주면 힘겨운 90분을 보낼지 모를 일이다.

 

 

전북 클럽아메리카 맞대결에서 가장 분발해야 할 선수는 신형민이다. 그는 지난 9월 경찰청에서 제대 이후 전북에 합류했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동료 선수들의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을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면서 즐기지 못했던 것이다. 그 아쉬움을 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서 해소해야 한다. 전북 클럽아메리카 경기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출전이 예상되나 때에 따라서는 센터백 전환도 가능하다.

 

공격에서는 한교원의 맹활약이 필요하다. 주전 윙어였던 로페즈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FIFA 클럽 월드컵 대회에 임하지 못한 공백을 한교원이 메워야 한다. 그가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공헌하는데 있어서 주도적이었음을 떠올리면 지금의 오름세를 전북 클럽아메리카 맞대결에서도 이어가야 한다. 만약 그가 상대편 진영을 활발히 누비며 빈 공간을 만들어내면 전북이 클럽 아메리카의 촘촘한 수비벽을 뚫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에서는 총 7개 팀이 참가한다. 전북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fifa.com)]

 

 

[사진 = 전북 공격수 이동국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 맹활약이 기대된다. (C) 나이스블루]

 

 

[사진 = 2016년 12월 11일은 전북 클럽아메리카 경기가 펼쳐진다. 사진은 글쓴이 스마트폰 달력이며 12월 11일을 가리킨다.]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 경기 일정]

 

전북 클럽아메리카 맞대결은 전북에게 있어서 10년 전 패배를 복수하기 위한 의미가 있다. 전북은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뒤 FIFA 클럽 월드컵 참가 자격을 얻었으나 6강에서 클럽 아메리카에게 0-1로 패하고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전북은 5~6위전에서 오클랜드 시티를 3-0으로 제압하며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만약 전북이 클럽아메리카를 이겼다면 4강에서 스페인 명문 클럽 FC 바르셀로나와 맞붙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클럽아메리카전 패배는 아쉬웠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전북이 클럽아메리카를 꺾고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을지 주목된다.

 

참고로 전북의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골키퍼 : 홍정남, 김태호, 황병근
수비수 : 최철순, 김창수, 이한도, 김영찬, 김형일, 임종은, 최규백, 박원재
미드필더 : 신형민, 정혁, 김보경, 장윤호, 한교원, 레오나르도, 이재성, 고무열
공격수 : 이동국, 김신욱, 에두, 이종호

 

 

Posted by 나이스블루

 

저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알사드(카타르)가 부정한 방법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클럽 월드컵에 대하여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지난 11일 알사드의 8강 에스페란스(튀니지)전 2-1 승리 경기를 안봤습니다. 굳이 준결승 진출 과정을 살펴볼 필요 없습니다. 4강도 보지 않으려 했지만 뜻하지 않게 여유 시간이 있어서 TV 리모콘을 켰습니다. 이 글에서 알사드를 부정적인 늬앙스로 접근하는 이유는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사진=알사드 선수들 (C) 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 사진(fifa.com)]

알사드의 4강 FC 바르셀로나(스페인)전 0-4 패배는 예상된 결과 였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들의 저항을 실력으로 뿌리쳤던 현존하는 유럽 최고의 클럽입니다. 반면 알사드의 축구 실력은 아시아 최강이라고 극찬하기에는 논란의 연속 이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세파한(이란)전 몰수승-4강 수원전 비매너 골&관중 폭행&침대 축구-결승 전북전 침대 축구, 그리고 AFC의 징계 꼼수까지 더해지면서 아시아 챔피언에 오르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아시아 축구 역사상 이렇게 운이 좋은 클럽은 지금까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클럽 월드컵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진짜 실력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죠.

카탈루냐 군단과 맞대결을 펼친 알사드는 90분 동안 잠그기를 펼쳤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수원-전북전에서도 밀집 수비를 펼쳤지만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미드필더까지 수비 지역으로 내리는 존 디펜스를 형성했습니다.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집중 견제한 것 까지는 성공했습니다. 메시는 볼을 잡을때마다 2~3명의 알사드 선수와 상대하면서 좋은 공간에서 골 기회를 포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몇 차례 부정확한 패스를 연발했습니다. 유럽 무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일본 원정에 임했던 컨디션 저하까지 겹쳤죠. 알사드의 메시 봉쇄 작전까지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알사드의 수비 축구는 실패작 입니다. 슈팅 2-19(유효 슈팅 0-8, 개) 점유율 28-72(%)의 열세는 어쩔 수 없었지만 슈팅 2개가 모두 전반전 이었습니다. 수비 축구가 성공하려면 효과적인 역습이 줄기차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알사드는 마마두 니앙, 압둘 카데르 케이타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에 치중하면서 공격 전환시 후방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종패스가 부정확 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돌파까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니앙-케이타가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전반 중반에는 5-4-1로 전환하면서 열심히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사드의 무기력한 공격력은 2010년 클럽 월드컵 4강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에게 0-3으로 패했던 성남과 비교됩니다. 효리사랑 블로그에서는 당시 성남의 패배에 대해서 '한국 축구 문제점과 일치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상대팀보다 더 열심히 뛰었지만 비효율적인 공격 작업을 거듭하면서 인터 밀란 수비진을 뚫지 못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장점으로 손꼽히는 기동력으로는 유럽 최고의 팀을 제압하기가 역부족입니다. 그래도 성남은 열심히 뛰었습니다. 슈팅 16-7(유효 슈팅 3-6, 개)의 우세를 점했고 점유율에서는 47-53(%)로 밀렸지만 거의 대등한 수치였습니다. 인터 밀란이 바르셀로나와 다른 팀 컬러임을 감안해도, 당시 경기를 보면 성남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알사드는 2010년 성남과 달리 아시아 챔피언 답지 못했습니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우승팀이라면 그에 걸맞는 기백이 넘쳐흘러야 합니다. 2010년 성남은 유럽 챔피언에게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면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알사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경기 내내 수비 축구를 했지만 끝내 4실점을 허용했고 역습까지 잘 안풀렸죠. 수비 축구도 이기는 전략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알사드는 그 핵심이 없었습니다.

실점 장면까지 불안했습니다. 전반 25분 아드리아누에게 선제골을 내줬을때 수비수 벨하지가 페드로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오른발로 걷어내면서 근처에 있던 골키퍼에게 가볍게 패스했지만, 골키퍼가 제대로 볼을 잡지 못하면서 아드리아누에게 골을 허용했습니다. 두 선수가 아드리아누 움직임을 살펴봤다면 실점을 면했을지 모릅니다. 전반 43분에는 박스 안에 있던 알사드 선수들이 문전 쇄도에 이은 슈팅을 노렸던 아드리아누 움직임을 놓쳤죠. 후반 18분 세이두 케이타에게 실점할 때도 수비수들의 마크가 늦었고, 후반 36분 막스웰에게 네번째 골을 허용할 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수비 참여 인원이 많았을 뿐 수비 뒷 공간 커버 플레이가 부실했죠.

문득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가 걱정되는 이유는 K리그 클럽의 우승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을 봐도 중동 클럽이 부정한 방법을 노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또한 AFC의 K리그 클럽 견제가 벌어질지 모릅니다. K리그의 중동 클럽 경기에서 중동 심판을 배정받는 것은 일반적 현상이 되었죠. '부자 클럽' 광저우 헝다 같은 중국 클럽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내부적으로는 K리그 44경기 편성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에게 체력적으로 불리합니다. 2012년 클럽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이 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쉬운 경기 였습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한 것도 대단합니다. '유럽 챔피언' 인터 밀란(이하 인테르)이 잘했다기 보다는, 성남이 인테르와 경기한 것에 큰 의의를 두어야 합니다. 비록 인테르에게 완패했지만, 우리는 성남이 막대한 예산 삭감 및 주축 선수 이탈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시안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기적'을 이루었다는 팀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 경기를 통해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성남은 16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아부다비에 속한 자에드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10 FIFA 클럽 월드컵 4강 인테르(이탈리아)전에서 0-3으로 패했습니다. 전반 3분 데얀 스탄코비치에게 선제 결승골, 전반 32분 하비에르 사네티에게 추가골을 내줬습니다. 그 이후 만회골을 넣기 위해 반격을 펼쳤지만 후반 28분 디에고 밀리토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인테르전 완패를 모면하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성남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오는 18일 저녁 11시 인터 나시오날(브라질)과 3~4위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성남을 보면서 한국 축구가 오버랩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성남이 인테르에게 밀립니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이변은 언제든지 존재합니다. 성남은 인테르의 올 시즌 성적 부진을 이용하여 승리를 노릴 수 있었고 여론이 내심 기대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인테르는 엄연히 '유럽 챔피언', '이탈리아 명문' 이라는 클래스가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전력을 되찾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베니테즈 감독은 성남전을 분위기 전환을 위한 기회로 여겼고, 스탄코비치-캄비아소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유도하여 후방을 탄탄히 다지는 안정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이러한 인테르의 변화는 결과적 관점에서 성남에게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우선, 성남은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전반 3분에 수비 집중력 저하로 스탄코비치에게 실점을 헌납했기 때문입니다. 전반 2분 스네이더르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성남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장면 이후 수비진의 느슨한 대인마크가 실점의 화를 키웠습니다. 오른쪽 측면 뒷 공간에서 성남 선수 3명이 에토의 침투 패스를 그저 바라보면서 마크를 놓쳤던 것, 조병국이 볼을 걷어냈으나 컨트롤 실수로 스탄코비치에게 인터셉트 당하면서 골을 내준것이 문제였습니다. 전반 32분 사네티 추가골 상황에서는 사샤가 전진 수비에 실패하면서 마크할 타이밍이 늦어진 것이 아쉬워을 따름이죠.

그런 성남은 인테르와의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 7-2(유효 슈팅 1-2, 개)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하지만 성남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인테르의 슈팅 2개는 모두 골 이었습니다. 사격으로 비유하면 성남이 인테르보다 더 많이 장전하고 총알을 쐈지만, 오히려 인테르가 영점을 잘 잡았습니다. 축구가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스포츠임을 감안할 때 성남 공격의 효율성이 부족했습니다. 인테르의 두꺼운 수비벽을 허물기 위해 여러차례 공격을 펼치면서 에너지를 소모했지만 박스 안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슈팅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경기 초반 실점했던 것이 인테르가 리드를 지키는 명분으로 작용하면서 성남의 공격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흐름은 후반전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성남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수비 라인을 윗쪽으로 끌어올리며 인테르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부정확한 슈팅 및 패스 미스가 속출했습니다. 그렇게 공격에 치중하던 사이, 후반 28분 인테르 역습 상황에서 포백의 간격이 벌어졌던 사이에 밀리토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성남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인테르가 성남과의 점유율에서 53-47(%)로 우세를 점했던 것은, 성남의 공격을 차단하면 그 즉시 패스 게임을 펼쳐 시간을 벌었기 때문입니다. 전반 초반부터 리드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공격 할 필요가 없었죠. 그럴수록 수비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성남 공격 옵션들의 힘을 빼놓는데 열중했습니다.

성남은 인테르와의 슈팅 숫자에서 16-7(유효 슈팅 3-6, 개)로 앞섰지만 경기는 0-3으로 패했습니다. 인테르보다 2배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면서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고 유효 슈팅 횟수도 적었습니다. 전력이 약세인 팀이라면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려야하는 과감함이 필요하지만 성남 선수들은 골 이라는 마침표를 찍는 작업이 힘겨웠습니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인테르 수비와 맞서면서 슈팅을 의식했기 때문에 골을 노리는 강약 조절 능력이 떨어졌죠. 그 결과는 골대 바깥으로 향하는 슈팅이 잦으면서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약점을 노출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라돈치치 부진이 아쉬웠습니다. 전반 초반 루시우와의 몸싸움 경합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우월한 피지컬' 실력을 내뿜었지만, 그 이후 루시우의 마크 및 코르도바의 커버 플레이에 막히면서 결국 인테르 수비에 봉쇄 당했습니다. 성남은 라돈치치가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나머지 공격 옵션들이 전방으로 침투하는 형태의 공격 전술을 펼쳤지만, 라돈치치가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박스 안에서의 세밀한 공격 플레이가 속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몰리나-조동건-최성국이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성남의 공격 템포가 느려졌고 인테르의 수비에 읽히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몰리나는 인테르 수비에 의해 집중 견제 당했고, 조동건과 최성국은 서로의 분업화가 실패하면서 유기적인 공격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했죠. 이렇다보니 백패스가 속출했습니다.

그렇다고 인테르 선수들이 성남보다 더 많이 뛰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반 초반에 1-0으로 앞서면서 수비진영을 지키는 쪽에 주력하면서 성남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죠. 인테르의 공격이 성남보다 활발하지 않았던 것은 슈팅 숫자에서도 증명됐습니다. 축구는 많이 뛴다고 해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인테르가 입증했죠. 인테르의 공격 템포는 전체적으로 성남보다 느렸습니다. 하지만 3-0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성남의 수비 밸런스가 떨어진 상황에서 빠른 타이밍의 2대1 패스, 침투 패스를 통해 결정적인 골을 엮어낸 것입니다. 성남이 인테르에게 패한 것은 팀 전술이전에 선수 개인의 기술 및 집중력에서 승부가 엇갈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축구의 문제점들이 오버랩됩니다.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백패스를 시도하는 것, 높은 레벨의 팀 또는 두꺼운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을 상대로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는 것, 한 순간의 집중력 저하로 수비가 뚫리는 것 등 여러가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국제 대회의 중요한 고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공식들입니다.

공교롭게도 성남의 인테르전 패인과 일치 합니다.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반드시 이러한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기술력 및 경기를 효율적으로 지배하는 능력을 지닌 팀이 승리하는 것이 축구의 진리죠. 한국 축구가 오랫동안 강조했던 기동력 및 정신력으로는 엄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 축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걸출한 테크니션들이 발굴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물론 성남의 기술력은 아시아에서 단연 으뜸이지만 인테르전을 통해 업그레이드가 필요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물론 성남은 라돈치치-몰리나-사샤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인테르는 선발 출전 선수 전원이 외국인 선수였던(이탈리아 국적 선수가 없었던)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K리그가 언젠가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리함을 이겨내야 합니다. 라돈치치-몰리나-사샤는 한국 클럽팀에서 뛰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남과 인테르의 경기는 한국 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선전하기 위한 과제를 짚으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되찾는 계기로 작용해야 할 것입니다. 선진 축구의 장점이 완전히 흡수되는 그 날을 바래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시아 챔피언' 성남이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그것도 4골을 퍼부는 대량 득점 승리를 거두었죠. '유럽 챔피언' 인터 밀란(이탈리아)전 선전을 예고하는 값진 승리였습니다.

성남은 12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아부다비 자에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FIFA 클럽 월드컵 6강에서 알 와다(UAE)를 4-1로 제압했습니다. 전반 4분 마우리시오 몰리나가 선제골을 넣었으며 전반 27분에는 페르난두 바이아누에게 동점골을 내줬습니다. 그 이후 전반 30분 사샤 오그네노브스키, 후반 27분 최성국, 후반 35분 조동건이 골을 터뜨리며 성남이 4강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몰리나는 1골 2도움, 조동건은 1골 1도움을 기록하여 알 와다전 승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로써, 성남은 클럽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하여 오는 16일 오전 2시에 인터 밀란과 결승행을 놓고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습니다. 한국 클럽이 유럽 챔피언과 격돌하는 의미가 있지만, 단순한 친선 경기가 아닌 세계적인 권위력을 상징하는 토너먼트 대회에서 맞붙는 상징성이 큽니다. 성남이 인터 밀란을 제치고 아시아 최초로 클럽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할지 기대됩니다. 특히 알 와다전에서는 고비가 찾아왔었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서는 인터 밀란전 이변을 예고하는 긍정적인 내용 이었습니다.

성남의 우세로 끝났던 전반전 2-1 리드

성남은 알 와다전에서 4-3-3을 구사했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홍철-조병국-사샤-고재성이 포백, 전광진-김성환이 수비형 미드필더, 최성국이 공격형 미드필더, 몰리나-조동건이 좌우 윙 포워드, 라돈치치가 중앙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지난달 13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조 바한전)에 결장했던 라돈치치-최성국-전광진-홍철이 선발 출전하면서 가용할 수 있는 최상의 스쿼드로 경기에 임하게 됐습니다. 다만, 김철호의 상무 입대 공백을 전광진-김성환이 얼마만큼 메워줄지 관건 이었습니다.

그런 성남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는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전반 4분 몰리나가 아크 정면에서 알 와다 수비수 함단이 잘못 것어낸 볼을 받아 왼발 발리슛을 날리며 성남의 1-0 리드를 이끌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70-30(%)의 점유율 우세를 점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던 것이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도하며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했습니다. 성남이 경기 초반에 승부수를 띄웠던 이유는 알 와다가 공격 지향적인 팀이기 때문입니다. 빠른 순발력을 기반으로 출중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전방 옵션들이 즐비한 만큼, 성남이 그것을 역이용하여 경기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성남은 선제골 이후에 미드필더진에서 주도권을 점하여 알 와다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라돈치치를 전방에 고정시키고, 몰리나-최성국-조동건이 스위칭하거나 서로의 간격을 좁히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전진패스 및 오픈 패스가 활발했습니다. 경기 흐름에 따라 몰리나-조동건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거나, 라돈치치에게 종패스를 밀어주거나, 서로 볼을 돌리는 지공 형태의 공격을 골고루 섞으며 상대 수비를 마음껏 유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빠른 볼 터치가 더해지면서 상대 수비가 순발력이 약한 취약점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상대 수비 사이로 빠지는 패스를 적극적으로 연결했고, 라돈치치가 후방에서 올라오는 볼을 부지런히 받아내면서 서로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펼쳤죠.

하지만 성남은 전반 20분을 넘기면서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적극적인 패스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25분까지 슈팅 3개에 그칠 정도로 상대 진영을 흔들어놓는 강렬한 임펙트가 부족했습니다. 박스 안에서 활발히 슈팅하면서 골을 노렸다면 알 와다의 경기력 위축을 키웠을텐데, 경기를 다채롭게 풀어가는 쪽에 너무 무게감을 두면서 추가골 의지가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알 와다의 추격을 느슨하게 대응한 끝에, 전반 27분 바이아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엘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렸던 크로스를 문전 정면에서 헤딩으로 떨구면서 골로 연결됐죠. 성남 선수들이 유리한 경기 흐름에 도취되었기 때문에 엘사의 크로스가 골로 이어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어진 전반 30분에는 사샤가 몰리나의 왼발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하며 성남이 2-1로 앞섰습니다. 한 번의 세트 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성남의 응집력이 빛났던 장면 입니다. 사샤는 '골 넣는 수비수'로서 몰리나의 코너킥 낙하지점을 비집고 195cm의 장신을 앞세운 헤딩을 날리며 골을 엮어냈습니다. 성남은 동점골 허용 이후 알 와다에게 끌려다닐 수 있었던 경기 분위기를 뒤집으며 다시 경기 흐름을 장악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수비 라인을 밑으로 내리고 미드필더진의 압박을 강화하며 수비에 무게감을 두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알와다에게 또 다시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느슨한 플레이를 버리고 수비진의 탄탄함을 키우는데 주력했죠. 하지만 전광진이 전반 44분 왼팔 부상으로 교체되는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며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후반전에 값졌던 조동건 1골 1도움, 성남 4-1 대승 원동력

성남은 후반 초반에도 압박을 강화하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공격에 치중하면 후반 중반부터 체력 저하에 시달리거나, 인터 밀란전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앞쪽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후반 3분에는 조재철이 알 와다 진영에서 상대 공격을 끊는 전방 압박을 취했죠. 알 와다 공격을 차단하면 선수들끼리 볼을 돌리며 체력을 비축했습니다. 상대 수비가 빈 공간을 허용할 때는 종패스 및 전방 돌파에 의한 역습을 펼치며 세번째 골 기회를 노렸죠. 8분에는 라돈치치가 박스 오른쪽에서 직접 역습을 주도하며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슈팅이 골키퍼에게 걸리면서 골망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15분에는 사샤가 핸드볼 파울로 경고를 받았습니다. 4강 인터 밀란전을 비롯한 향후 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성남 수비의 대들보라 할 수 있는 사샤의 경고가 아쉬웠습니다. 그 이전이었던 10분 조재철의 경고까지 포함하면 성남의 카드 관리가 옥에 티 였습니다. 그리고 박스 안에서 알 와다에게 여러차례 슈팅을 허용하는 불안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역습 형태의 공격을 취하면서 알 와다에게 주도권을 내줬지만, 후방 옵션들이 거칠게 대응했던 것이 두 번의 경고로 이어지면서 압박이 느슨해졌죠. 특히 미드필더진과 수비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알 와다의 역습 발판을 허용했습니다. 전광진의 부상 교체가 아쉬웠던 대목입니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은 후반 23분 라돈치치 대신에 송호영을 교체 투입하여 느슨해진 경기 흐름을 만회 했습니다. 조동건이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가고 송호영이 오른쪽 윙 포워드를 맡는 포지션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 교체는 성남의 공격 분위기가 무르익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성남 선수들이 송호영 투입 의중을 읽으며 반격을 노렸던 것이 세번째 골의 발판이 됐습니다. 27분 송호영의 왼쪽 코너킥을 조동건이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세 명과 둘러쌓인 상황에서 오른쪽 패스를 연결했고, 최성국이 오른발 인스텝킥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성남이 3-1로 앞섰습니다. 송호영을 교체 투입하여 선수들의 분발을 유도한 신태용 감독의 전략이 적중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라돈치치를 교체한 것은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인터 밀란전을 위해서 라돈치치의 체력을 안배한 것, 둘째는 송호영 투입으로 공격력 변화를 노린 것, 그리고 세번째는 라돈치치의 경기력 저하를 질책하는 의도였습니다. 라돈치치가 전반 중반까지는 2선과 활발히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그 이후에는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하면서 팀의 공격력이 무뎌지는 단점이 노출됐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수비까지 불안했기 때문에 자극제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그 선택은 옳았습니다. 성남이 라돈치치를 빼면서 연이어 추가골을 넣는 원동력을 마련했죠.

라돈치치의 교체 공백은 조동건이 톡톡히 메웠습니다. 후반 27분 최성국의 골을 어시스트했다면 35분에는 직접 골을 터뜨렸습니다. 몰리나의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으로 달려들 때 머리로 볼의 방향을 골문쪽으로 틀어놓는 헤딩슛으로 성남의 네번째 골을 작렬했습니다. 조동건은 본래 최전방 공격수였기 때문에 라돈치치 몫을 대신 담당할 수 있습니다. 선수 본인도 성남이 승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에 의한 골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임펙트 넘치는 경기를 펼쳤죠. 결국, 성남은 조동건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알 와다를 4-1로 제압했습니다.

성남의 알 와다전 승리가 값진 이유는 골이 필요한 시점에서 어김없이 넣었기 때문입니다. 선수 기량 및 팀의 단결력, 감독의 지략 등에서 성남이 우세를 점했지만, 알 와다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특징이 성남에게 부담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 와다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이겨내고 골에 대한 응집력을 키운 끝에 4골을 작렬했습니다. 이러한 경기 흐름이라면 인터 밀란 선수들에게 주득들지 않고 착실하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반격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경기력 저하로 비틀거리는 인터 밀란이라면 성남의 이변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009년 12월의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어 있습니다. 지난 5일 한국의 본선 B조 상대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가 배정된 이후부터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축구 관련 매스컴 소식에는 월드컵 관련 이야기들이 상당수 눈에 띄고 있습니다. 여기에 박지성과 이청용의 유럽파 근황 소식과 축구 스타들의 결혼 소식에 이르기까지 축구 관련 보도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근간' K리그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매스컴에서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죠. 공중파에서 K리그 생중계를 보는 것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이제는 케이블 마저도 생중계를 거르는 실정입니다. 녹화 중계는 기본, 최근에는 후반전 생중계까지 빈번하게 방영되는 현실입니다. 녹화 중계라면 경기 결과를 알아버린 상황에서 브라운관을 바라봐야 하며 후반전 생중계는 전반전 없이 경기를 봅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K리그 빅 매치는 중계 일정을 잡지 않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K리그 팬들이 K리그를 마음껏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가운데, 12일 오전 1시 국제축구연맹(FIFA) 2009 클럽 월드컵 6강전 포항과 마젬베의 경기는 국내에서 중계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방송사들이 방송 중계권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항의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축구팬들은 포항 경기를 생중계하는 외국 방송을 인터넷으로 봤습니다. TV 브라운관보다 화질이 좋지 않고, 버퍼링 때문에 동영상이 종종 끊기고,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중계되는 포항의 경기를 바라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현실은 그저 씁쓸할 따름입니다.

효리사랑은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 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일본 TV 생중계 방송을 찾아서 경기를 봤으니까요. 일본어를 조금 알아듣기 때문에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어떤 말을 하는지 약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랍어와 중국어로 해설 듣는 것보다는 '일본어를 배운' 한국인에게는 일본 방송이 더 편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럴 것입니다. '외국어로 방영되는 축구 경기를 쓰잘데기 없이 왜 보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K리그 팀의 국제 대회 경기를 한국어가 아닌 외국 방송으로 들어야 하는 현실 말입니다.

물론 포항의 경기는 비중 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미 K리그 일정은 끝났고 포항은 한달 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K리그에 대한 열기가 식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은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아시아의 챔피언 자격으로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고 '아프리카 최강자' 마젬베를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4강에서는 후안 베론의 소속팀인 아르헨티나의 에스투디안테스와 맞붙습니다. 그리고 결승에 진출하면 2008/09시즌 유럽 축구 트레블을 달성한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와 붙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포항과 에스투디안테스의 경기는 마젬베전에 이어 국내에서 중계되지 않습니다. 포항과 FC 바르셀로나의 매치가 성립되면 그 경기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세계 축구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포항 선수들의 승리욕을 한국 축구팬들은 TV 생중계로 볼 수 없습니다. 클럽 월드컵은 포항이 우승했던 AFC 챔피언스리그보다 권위가 높으며 그것도 FIFA가 주최합니다. 각국의 클럽들이 모여 친선경기를 갖는 개념의 경기가 아닌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공식 경기입니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포항의 클럽 월드컵 경기를 외면했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클럽 월드컵 경기는 어느 케이블 방송사에서 생중계로 방영했습니다. 맨유에 박지성이 있었기 때문이죠. 맨유는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팀이고 박지성까지 있으니 당연히 생중계를 보여줄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케이블 축구 중계 중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경기가 맨유 경기입니다.(그렇다고 맨유를 비하하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 포항의 클럽 월드컵 경기는 중계일정 조차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포항은 엄연히 한국 클럽이고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 자격이자 K리그와 아시아의 자존심을 걸고 대회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포항 경기가 방송사에서 외면받는다면, 포항은 도대체 어느 나라 클럽이란 말입니까. 지난해 맨유의 클럽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했던 그 방송사는 올해 포항의 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를 생중계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프랑스리그 중계권을 따면서 축구 중계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포항의 클럽 월드컵 경기는 왜 안됩니까.

물론 포항 경기는 다른 케이블 방송사에서도 생중계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 케이블 중계를 보니까 다양한 경기들이 생중계 되더군요. 남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물론이요, 국내 여자 실업축구인 WK리그, 사회인 야구를 생중계하고, 김연경의 일본 여자 배구 경기까지 녹화 중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포항 경기는 안됩니까. 생중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녹화 중계권이라도 따야하는거 아닌지요.

이러한 방송사들의 K리그 중계 외면에 프로축구연맹은 최근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개 했습니다. K리그 TV중계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월요일에 K리그 경기를 열겠다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에 K리그 경기를 진행하여 TV 생중계를 추진한다는 것이죠. WK리그가 월요일 저녁 케이블 방송사에서 생중계 된 것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또한 프로축구연맹이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대형 가수의 공연을 월요일 경기 하프타임때 진행하는 아이디어가 최근 프로축구연맹 워크숍에서 논의 되었다고 합니다. 얼핏보면 월요일 경기는 TV 생중계를 위한 틈새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K리그 경기를 프로야구 때문에 월요일에 열겠다는 발상은 매우 잘못 됐습니다. 월요일은 회사들의 업무가 많은 날이자(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있겠지만) 일주일 중에 첫 날을 업무로 보냅니다. 또한 학생들은 공부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관중들을 기대할 수 없으며 TV 시청률 효과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월요일 경기가 중계되면 관중석이 썰렁한 경기들 때문에 대중들에게 'K리그=텅 빈 관중'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월요일 경기는 'K리그가 프로야구에 완전히 밀렸다'는 사람들의 인식과 함께 K리그라는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겁니다.

더 걱정되는건 내년입니다. 내년에 스포츠 케이블에서는 한국 프로야구를 비롯 일본 프로야구 생중계에 열을 올릴 겁니다. WBC 신화의 주인공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각각 지바 롯데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했기 때문이죠. 특히 신동빈 지바 롯데 구단주 대행인은 김태균 영입 직후 "지바 롯데 TV 중계권을 한국에 판매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케이블 방송사들은 야구 중계에 열을 올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죽어나는 것이 바로 K리그 입니다. 이제는 케이블 방송사에서 K리그 경기를 얼마나 보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축구팬들이 K리그 경기를 인터넷을 통해 직접 중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지만 어느 모 포털 사이트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어 중계가 쉽지 않습니다.

2009년 12월의 한국 축구는 남아공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K리그는 거센 찬바람과 눈보라를 쓸쓸하게 맞고 있습니다. K리그의 정규리그 스폰서가 없고, 현직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고, 한국 축구의 특출난 유망주들이 K리그 진출에 등을 돌리고 있고, 이제는 방송사 마저 중계에 소극적입니다. 포항의 클럽 월드컵 경기가 녹화 중계마저 열리지 않는 지금의 K리그 현실이 그저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K리그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방송사들이 이제는 K리그 흥행의 장애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