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SNS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전처럼 기성용이 SNS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서가 아니다. 기성용 사과에 대한 홍명보 국가 대표팀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의 입장이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최강희 감독은 이를 원치 않고 있다. 최근 대표팀에 소집된 기성용이 과연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다가가 사과를 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현 시점에서는 SNS 논란이 종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번 논란은 대한축구협회가 기성용에게 엄중 경고를 내렸던 시점에서 끝나야 했다. 하지만 기성용의 3개월전 사과가 진정성이 없었다.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을 전달했다. 당시 소속팀 스완지 시티의 프리시즌 훈련에 참여한지 얼마 안된 시점임을 고려해도 사과 형식에 대해서는 성의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일부 축구팬들의 목소리처럼 한국으로 귀국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시즌의 중요성을 놓고 볼 때 한국 귀국은 무리한 감이 없지 않았다. 진정성있는 사과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결국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에게 성의있게 사과할 타이밍이 늦어졌다. 10월 A매치 기간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와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다가가 사과한다고 할지라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해소하지 못한다. 과연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할지, 최강희 감독이 며칠 뒤 기성용과 만나면서 그의 사과를 받아줄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되도록이면 기성용이 사과하는 것이 좋다.) 이미 배가 떠난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애초부터 기성용이 사과를 잘했어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기성용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도 적절치 못했다. 그 발언을 안했다면 기성용 논란은 이렇게 커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최강희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과 기성용을 언급하지 않았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성용 논란이 다시 불거졌으며 여론 입장에서는 '기성용이 대표팀 복귀를 위해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하는 것이 아니냐', '기성용이 홍명보 감독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게 된 것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주고 말았다. 기성용이 한국으로 돌아와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한다고 할지라도 진정성 부족에서 아쉬움을 남게 됐다.

 

물론 홍명보 감독에게는 기성용을 대표팀에서 필요로 했을 것이다. 대표팀에서 기성용 대체 자원이 사실상 없는, 하대성이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일정을 병행중인, 대표팀이 브라질전과 말리전을 앞둔 현 상황에서는 기성용이라는 한국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를 뽑고 싶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기성용이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 발탁의 명분을 위해 그가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론적 관점에서는 불필요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대표팀 분위기다. 오는 12일 브라질전을 앞두고 대표팀 상황이 어수선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든다. 기성용 사과 여부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성용은 SNS 논란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그의 대표팀 복귀를 원치 않았던 일부 여론에서 곱지 않게 바라볼 수도 있다. 기성용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대표팀에게 도움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서는 종결되어야 한다.

 

기성용이 축구팬들의 신뢰를 되찾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다가가 사과한다고 여론의 반응이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여론의 호감을 되찾으려면 A매치에서 오랫동안 분발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브라질전과 말리전을 비롯해서 앞으로의 대표팀 경기를 통해 한국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활약을 펼친다고 자신을 향한 외부의 반응이 쉽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축구 선수는 축구 실력으로 말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은 '놀라운 성과'였다. '그래도 한국은 기본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실력'이라고 부정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011년 8월 일본 원정 0-3 완패를 기점으로 침체된 대표팀의 경기력, 그때 그때마다 반응이 다른 축구팬(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냄비 근성), 논란 부추기는 언론,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SNS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한 것은 결코 쉬운 성과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이 더 험난했거나 아니면 최종예선에서 탈락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물론 일부 선수들의 SNS 논란은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에 벌어진 이슈다. 그러나 평소 최강희 감독을 향한 마음이 어땠는지 그들의 SNS 메시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최강희 감독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며 국내 여론에서는 U-20 월드컵에 열광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누군가는 최강희 감독의 선수 장악 실패를 꼬집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뒤 전북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여론에서는 이를 가리켜 '시한부 감독'이라고 불렀다. 한국 대표팀은 여기서부터 잘못됐다. 조광래 전 감독 경질 과정과 더불어 말이다.

 

 

[사진=최강희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분명한 것은, 최강희 감독은 당초 목표였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고 전북으로 복귀했다. 이것만으로 박수 받아야 한다.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한건 사실이나 최악의 여건에서 목표를 이루었다. 아무리 유능한 외국인 지도자라도 뜻하는 결과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외국인 지도자로서 유일하게 한국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도 대표팀 전력을 완성하기까지 장기간 합숙 끝에 1년 넘는 시간을 소요했다. 반면 지금은 대표팀 소집 기간이 제한적이다. 다른 불안 요소까지 맞물리는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이 '닥공(닥치고 공격)' 또는 '전북셀로나(전북+FC 바르셀로나)' 경기력을 전북에 이어 대표팀에서 재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최강희 감독을 향한 국민적인 감정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미디어를 통해 '뻥축구를 하는 감독'으로 낙인 찍혔다. 한 예로 어느 공중파 TV 뉴스에서 한국 대표팀 문제점으로 뻥축구를 언급했을 때 최강희 감독의 모습을 화면에 비추면서 보도했다. 뉴스를 보는 사람(특히 K리그 클래식에 관심없는)이라면 최강희 감독을 싫어하는 감정을 느끼기 쉽다. 평소 K리그 클래식을 좋아했던 축구팬들은 '최강희 감독이 뻥축구를 한다'는 논리에 공감하지 않겠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K리그 클래식보다 대표팀을 더 알아준다. 자국 리그가 홀대받는 나라의 대표팀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어낸 것은 '대단하다'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그렇다고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시절 전술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글쓴이도 경기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달 국내에서 펼쳐졌던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란전 두 경기 만이라도 시원하게 이겼다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만의 아쉬움이 아니다. 누구나 이러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대표팀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비판이면 몰라도 최강희 감독을 향한 비난은 적절치 않다. 포털 댓글에 최강희 감독을 겨냥한 인신비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도 여전히 최강희 감독 비방에 열을 올리는 못된 네티즌들이 있다.

 

누구도 최강희 감독을 비난할 자격 없다. 최강희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한 지도자다. 전북 사령탑을 오랫동안 맡겠다는 자신의 꿈을 어쩔 수 없이 접으면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야만 했다. 애초부터 대표팀을 지휘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최근에 다시 전북으로 돌아왔으나 그가 없었던 1년 6개월 동안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최강이라는 이미지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심지어 수원에게 올해 2경기 모두 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과거 전북 시절 수원에 강했던 것은 K리그 클래식 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부진도 두말 할 필요 없다. 최강희호 출범은 최강희 감독과 전북에게 손해였으며 대표팀 경기력까지 정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를 향한 비난이 적절치 못한 이유다.

 

만약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야망이 강했던 지도자였다면 전북 복귀보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을 이끄는 시나리오를 더 원했을지 모를일이었다. 'K리그 클래식<대표팀'이라는 흐름이 오래전부터 만연했던 한국 축구의 현실에서 대표팀 감독은 지도자들에게 가장 명예로운 자리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전북 사령탑으로 롱런하는 것을 더 원했다. 전북이 K리그 클래식의 강팀으로 거듭났던 것은 최강희 감독의 영향이 컸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것과 유사하다. 최강희 감독은 한국판 퍼거슨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원치 않았던 길을 어쩔 수 없이 걸으면서 1년 6개월 동안 전북을 떠나야만 했다. 대표팀에서 보냈던 여정마저 달콤하지 않았다. 대중적인 신뢰도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고 A매치에서 침체를 거듭한 끝에 마지막 경기(이란전) 패배로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짓지 못했다. 힘든 여건에서 순탄한 행보를 거듭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다. 전북의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시 재현해도 일부 네티즌의 악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들의 머릿속에는 'K리그 클래식은 안된다'는 잘못된 개념이 박혀있을 것이다. 이동국이 전북에서 골 넣었던 경기와 관련된 포털의 언론 기사에서 이동국을 비난하는 댓글이 달려있던 것 처럼 말이다. 이는 몇 년째 계속 됐다. 지금 분위기라면 최강희 감독이 '뻥축구를 한다'라는 외부의 편견을 극복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자신이 단 한 번이라도 한국 축구에 열광했다면 최강희 감독을 향한 비난을 멈춰야 할 것이다. 그동안 고생 많았던 최강희 감독의 앞날이 오랫동안 번창하기를 바래야 하는 것 아닌가.

 

 

Posted by 나이스블루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3년 A매치 첫번째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다. 두 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저녁 11시 잉글랜드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맞붙는다. 크레이븐 코티지는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홈 구장이며 한국 대표팀이 2007년 그리스전(1-0 승), 2009년 세르비아전(0-1 패)와 평가전을 가졌던 경기장이다.

한국은 크로아티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2무1패를 기록했으며, 가장 최근이었던 2006년 1월 29일 홍콩에서 진행된 칼스버그컵에서 김동진과 이천수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독일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대비하는 입장이다. 크로아티아는 최정예 멤버가 출격할 예정이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에게 최적의 평가전 상대로 꼽히고 있다.

1. 한국과 상대하는 크로아티아는 어떤 팀?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된 동유럽 국가다. 올드 축구팬들에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위 돌풍을 일으켰던 팀으로 회자된다. 당시 골든 슈(득점왕)를 달성했던 다보르 수케르를 비롯해서 즈보니미르 보반, 로베르트 야르니 등이 두각을 떨쳤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위다. 34위를 기록중인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는 3승 1무로 2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는 C조 3위(1승1무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대회 우승팀 스페인에게 0-1로 패했음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루카 모드리치는 날카로운 패싱력과 감각적인 기교, 부지런한 움직임을 과시하며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가 버텼던 스페인 중원을 공략했다. 그때의 강렬한 활약은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일원이 되는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를 비롯해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에두아르두, 다리요 스르나(이상 샤흐타르 도네츠크) 믈라덴 페트리치(풀럼) 등 축구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만주키치와 페트리치는 각각 볼프스부르크와 함부르크에서 구자철과 손흥민 동료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공격진에 한 방이 강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대표팀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90분 동안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2. 경계 대상 1호. 마리오 만주키치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만주키치다. 올해 27세이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14골 넣으며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지난 시즌의 12골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 세 골 기록하며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한 끝에 독일 대표팀 간판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겼다. 최근 3경기 연속 골(5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잡이로 거듭났다. 크로아티아의 지난해 마지막 A매치였던 10월 16일 웨일즈전에서 선제골을 작렬하며 크로아티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만주키치는 공중볼 다툼과 몸싸움에 강한 타겟맨이며 동료 선수들이 밀어주는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이 강하다. 전형적인 타겟맨치고는 왕성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 기여가 돋보인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이 약점이나 지금 페이스라면 분데스리가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만주키치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출 또 다른 공격수로는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와 올리치를 꼽을 수 있다. 옐라비치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에서 6골 기록중인 에버턴 부동의 타겟맨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9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진 것이 약점. 올리치는 올해 34세이며 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시절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전성기가 지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서 7골 넣으며 소속팀의 준우승을 공헌했던 활약상, 그동안 많은 치렀던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왼쪽 윙어와 중앙 공격수를 번갈아 맡았다.

3. 이동국-박주영 투톱? 아니면 손흥민 공격진 가세?

크로아티아전 최대의 관심은 이동국(전북) 박주영(셀타 비고)의 공존 여부다. 두 선수는 한국 정상급 공격수라는 네임벨류와 달리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최상의 호흡을 과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전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평가전인 만큼 두 선수의 공존 여부를 실험하는 사실상 최종 테스트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강희호는 이번 경기에서 이동국-박주영을 투톱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주영이 셀타 비고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알메이라전 이후 8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진 것이 변수로 작용한다. 소속팀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된 상황.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골 넣으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함부르크)과 대조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첼시, 토트넘, 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크로아티아전이 런던에서 펼쳐지는 만큼 이번 경기에 대한 충분한 동기 부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수보다는 윙어로 많이 나섰다. 선발 출전 경험도 적은 편.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4. 김보경-이청용, 크로아티아전 맹활약 펼칠까?

한국 축구는 최근에 측면 공격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달성했으나 윙어들의 경기력이 미흡했던 단점이 있었다. 국가 대표팀도 마찬가지. 지난해 하반기에 펼쳐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 4차전 이란 원정에서 측면 공격의 위력이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 좌우 윙어를 맡았던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청용(볼턴) 부진이 아쉬움에 남았다. 김보경은 안정감이 부족했으며 이청용은 2년 전 오른쪽 정강이 이중골절 부상에 따른 긴 공백기를 보낸 것이 대표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

김보경과 이청용은 크로아티아전 맹활약을 통해 대표팀 주전을 굳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활동중인 선수들 답게 잉글랜드 경기장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과시해야하는 기대치가 있다. 이 밖에 손흥민, 이승기(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윙어로 나설 수 있는 인물들이다. 과연 어느 선수가 지난해 대표팀에서 펄펄 날았던 이근호가 차출되지 못한 공백을 메우며 최강희호 측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5. 구자철vs모드리치, 중원 사령관 맞대결

당초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모드리치의 중원 대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성용은 피로누적으로 3일과 4일 훈련에 불참한 상황. 크로아티아전을 뛰더라도 최소한 풀타임 출전은 힘들 듯 하다. 최강희 감독이 그동안 유럽파들의 체력 안배를 도왔다는 점에서 어쩌면 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있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 주장으로서 동메달을 이끌었던 그가 크로아티아전 승리를 주도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구자철은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오른쪽 윙어를 맡고 있으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패스 성공률은 팀 내 미드필더 2위(83.6%)로서 정교한 패싱력을 자랑하며 부지런한 움직임과 빼어난 탈압박이 일품이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지난 주말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전에서 1도움 올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딱히 부진한 경기가 드물 정도로 최근 페이스가 좋다.

반면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료 3500만 유로(약 513억 원)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선발과 교체 출전을 번갈아가는 상황. 프리메라리가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패스 성공률은 팀 내 10경기 이상 뛰었던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87.1%) 지금까지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으로 맹위를 떨쳤던 경험과 유로 2012를 통해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도약한 명성을 놓고 볼 때 한국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모드리치 공략에 나설 한국의 중원 전략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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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이동국(33, 전북)은 지난 1월 23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다. 당시 이경규는 "이동국에게 월드컵이란?"이라고 물었다. 이동국의 답은 이랬다.

"아직 제가 이루지 못한 숙제인 것 같아요. 모든 큰 대회 때마다 항상 골을 넣었는데 유독 월드컵에서는 아직 골이 없어요. 그거는 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데, 글쎄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나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겠죠. 저는 국가대표 은퇴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요. 축구를 시작하면서 마지막 축구화 끈을 푸는 순간까지는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을 가져야 하고,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가져야 하고요. 2014년까지 제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요."

아마도 한국 축구 역사상 이동국만큼 월드컵 사연이 기구한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황선홍은 네 번의 월드컵 도전 끝에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지만, 이동국은 네 번의 월드컵에 도전했거나 그 직전 단계에 있었지만 '국내용' 오명을 떨치지 못했다.

물론 이동국이 국제 경기에 강할 때가 있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국제 경기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가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한 탓도 있다.

이동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종료 직전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쳤다. 끝내 한국이 탈락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동국을 비난했다. 월드컵 종료 후에는 감독이 바뀌면서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렇게 그의 월드컵 도전은 끝나는 듯싶었다.

하지만 전북에서 절치부심 끝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고, 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스승이자 은인' 최강희 감독이 지난해 연말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최근까지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26일 발표된 대표팀의 이란전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시 그의 월드컵 도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동국, 파란만장했던 대표팀 14년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14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출전하여 29골 넣었다.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은 없었지만 199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롱런했다. 그는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에서 2000년대 이전에 대표팀에서 뛰었던 유일한 선수였다. 이동국은 온갖 실패와 시련을 겪었으나 월드컵에서 골 넣는 목표를 품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파란만장했던 이동국의 스토리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시작한다. 포철공고 졸업 후 당시 K리그 포항에서 발군의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당시 대표팀을 지휘했던 차범근 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월드컵 본선 2차전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했을 때는 이미 한국의 패색이 짙어졌다. 그는 후반 막판에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한국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답답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록 한국은 0-5로 대패했지만 이동국은 대중들에게 '미래 한국 축구를 빛낼 유망주'로 부각되었고, 이는 K리그의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동국은 대중들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혹사에 시달렸다.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를 병행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부진은 무릎 부상 뒤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뛰었기 때문이다. 그해 아시안컵에서는 6골로 득점왕에 올랐으나 오른쪽 무릎을 붕대로 감으면서 이룬 악전고투였다.

2001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 진출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무릎 부상 후유증과 연관이 깊다. 슬럼프에 빠진 이동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동국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때는 2004년이었다. 상무에서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면서 당시 대표팀 신임 사령탑이었던 본프레레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아시안컵 4경기 4골로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그해 12월 A매치 독일전에서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였던 올리버 칸을 상대로 오른발 발리슛을 쏘아 올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국민적인 신뢰를 되찾았다.

본프레레호에 이어 아드보카트호에서도 발군의 공격력을 과시하며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4년 전 한일월드컵의 아쉬움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동국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2006년 4월 K리그 경기 도중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월드컵 본선 출전이 좌절됐다. 한일월드컵 좌절을 극복하기 위한 4년의 노력이 물거품됐다.
 
이듬해 1월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했으나 무릎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해 여름 아시안컵에서는 조재진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끝에 무득점에 그쳤으며, 음주 파문에 휘말리면서 1년간 대표팀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2008년 5월에는 미들즈브러, 12월에는 성남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내리막길에 빠진 이동국에게 부활의 손길을 내밀었던 인물은 최강희 당시 전북 감독이었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의 믿음을 얻으며 예전의 기량을 회복한 끝에 2009년 K리그 21골로 득점왕에 오르면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비록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진했고, 조광래 전 감독과의 전술적인 괴리감을 지우지 못했지만 전북에서는 꾸준히 펄펄 날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다시 태극 전사가 됐다. 올해 2월 A매치 2경기에서는 3골 넣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골을 넣었으나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고, 결국 이번 이란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포기'는 옳았다

결과적으로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포기는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대표팀 발탁은 어느 선수든 공정한 시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축구 실력이 다른 누구보다 월등하거나 감독의 신임을 받는 선수라도 컨디션이 떨어지면 대표팀으로 발탁해선 안 된다. 대표팀은 최정상급 기량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모인 집단이어야 한다.

이동국은 33세 노장이다. 대표팀 벤치를 지키면 후배들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쉽다. 최강희 감독도 이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절대적으로 경기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동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부진했다. 7월 이후 K리그 12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이란전 엔트리 발표 이전까지를 말한다.) 반면 3~6월 K리그 14경기에서는 12골 기록했다. 체력적 부담과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던 과부하 때문인지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평소만큼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욱 이란 원정은 10만 관중이 운집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그 경기장은 해발 1273m 고지대에 있다. 원정팀이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이동국처럼 컨디션이 좋지 못한 선수가 이란 원정에 참여하면 대표팀 전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참고로 한국 국가 대표팀은 지금까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한 경험이 없다. (올림픽 대표팀은 승리한 적이 있다.)

이동국의 대표팀 제외는 최강희 감독의 소신으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이동국과 인연을 맺었다. 대표팀 사령탑 부임 이후에는 조광래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던 이동국을 주전 공격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동국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을 편애하는 것이 아니냐'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 대표팀 제외'를 결단하면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동국의 스승이 아닌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땅한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

과연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할까?

최강희 감독은 이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동국이 소속팀에서 잘하면 다시 대표팀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임기가 2013년 6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라고 못 박았다. 만약 최 감독 뜻대로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고 전북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것이다. 최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본선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2014년 한국 대표팀을 이끌 지도자가 이동국을 발탁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동국은 2014년이면 35세다. 사실상 브라질월드컵이 현역 선수로서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되기까지, 그리고 본선에서 많은 시간 출전하기에는 체력적 한계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북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K리그 2위) 2012년 32강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2013년에 만회해야 한다. 이동국은 전북의 에이스로서 앞으로 많은 경기를 뛸 수밖에 없다.

만약 이동국이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다면 선발보다는 조커에 무게감이 실린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두 경기에서도 조커로 투입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A매치에서 교체 선수로 골을 넣은 경험이 많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후반전 교체 투입이 빈번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이동국은 후반전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의 기질보다는 선발 선수로서의 경쟁력이 더 강했다.

그렇다고 이동국의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벌써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2014년에도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에서 주장으로 활약했던 왼쪽 풀백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4강 우루과이전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그의 나이는 35세였다.

한국에서 이동국은 어떤 선수였나

이동국을 향한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평소 K리그를 좋아했던 축구팬이라면 이동국을 현역 선수 중에서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K리그와 익숙하지 않거나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이동국은 비난의 대상이다. '이동국은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이 등장한 것도 이와 밀접하다.

실제로 이동국이 전북에서 골을 넣을 때 포털 뉴스 댓글에서 그를 비난하는 악플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가 대표팀이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안티팬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축구 선수로서 성공했다. 단지 월드컵 골과 인연이 없었을 뿐이다. '비운의 스타'라는 이미지는 그래서 생겼다. 예전에 비해 '대표팀이 K리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대표팀 중심주의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K리그보다 대표팀이 더 익숙하다. 이 때문에 이동국의 K리그 활약이 평가절하된 측면도 있다. 

이동국은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해 골을 넣는 시나리오를 오랫동안 갈망했을 것이다. 그는 K리그에서 화려한 나날을 보냈고 대표팀에서 14년 동안 롱런했지만 축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니다.

이동국은 여전히 꿈꾸고 있다. 이란전 엔트리 제외는 그가 지금까지 겪은 시련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이동국의 꿈 실현은 개인적인 영예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가 월드컵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면 많은 국민이 환호할 것이다.

사자왕 이동국의 포효가 기대되는 이유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개인적으로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조광래 전 감독과 작별하는 수순이 매끄럽지 못해서 차기 감독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국인 감독을 뽑기에는 봉급 문제와 맞물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이 부담스럽죠. 일찌감치 국내파 감독 내정을 예상했습니다. 최근 저의 블로그에서 대표팀 이슈를 다루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저는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을 크게 찬성하지 않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 전념하기를 원했던 지도자였으며 대표팀을 부담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전북과 K리그 입장에서는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입성이 손해입니다. 2011년 K리그 최고의 이슈는 '닥공(닥치고 공격)'이었으며 그 중심에는 최강희 감독이 있었습니다. K리그를 흥미롭게했던 아이템이 결국 대표팀으로 건너가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웃으려면 최강희호가 성공해야 합니다. 최강희 감독에게 놓인 10가지 변수는 이렇습니다.

1. 프로팀과 다른 체계

조광래 전 감독이 실패했던 원인중에 하나는 대표팀을 프로팀처럼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부임 초기부터 3-4-2-1, 포어 리베로, 패스 위주의 공격 전술을 도입하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혼란을 느꼈던 늬앙스가 강했습니다. 주력 선수 기용 변화의 폭이 좁았고, 특정 선수를 생소한 포지션에 배치시켰지만 대표팀에서 역효과를 나타냈죠. 시즌 내내 선수들을 조련하는 프로팀, 소집 시간이 한정적인 대표팀은 체계가 다릅니다. 대표팀은 대표팀에 맞는 선수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최강희 감독은 쿠엘류호 시절 대표팀 코치를 맡은 경험이 있습니다.

2. 박지성 대표팀 복귀 여부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1월 16일 YTN 인터뷰에서 박지성 대표팀 복귀를 희망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로 밝혔지만 박지성 복귀 가능성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최강희 감독 의도와 관계없이 말입니다. 만약 여론에서 박지성과 관련된 말이 많아지면 최강희 감독이 자신의 의사를 밝힐겁니다. 만약 박지성 복귀를 원하지 않아도 대한축구협회 고위층 생각이 다르면 자칫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으로 확대되지 않을가 염려됩니다.

3. 박주영 리더십

저는 박주영 리더십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박주영은 9월~11월 조광래호 6경기 8골 기록했지만, 과연 선수들이 박주영을 중심을 똘똘 뭉쳤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선수들이 박주영을 좋아하지만, 일본전-레바논전 패배를 놓고 보면 주변 선수와의 유기적인 호흡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팀 전술의 어려움을 감안해도 '과연 박주영이 대표팀 공격의 구심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광래호 에이스로 일컫는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팀 공격을 짊어지기에는 포지션 한계가 있습니다. 박주영 리더십이 여론의 논란으로 확대되면 박지성 대표팀 복귀 주장의 빌미로 작용할지 모릅니다.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 리더십을 받쳐줄 또 다른 리더를 발굴할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4. 유럽파 차출

순리적 관점에서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서 제외되거나 벤치를 지키는 것이 정답입니다. 소속팀 네임벨류는 선수의 모든 것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전임 대표팀에서는 실전 감각이 떨어진 유럽파가 팀 공격을 꾸리면서 경기력 난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유럽파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대표팀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특히 박주영-지동원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부족하며 구자철-손흥민은 아직 붙박이 주전 단계가 아닙니다. 최강희 감독은 유럽파 차출에 대해서 확고한 스탠스가 필요합니다.

5. 런던 올림픽 이후

최강희호는 런던 올림픽 이후에 체력적인 어려움과 싸워야 합니다. 박주영-구자철-서정진-기성용 같은 현 대표팀 선수들이 런던 올림픽 일정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그 중에 유럽파는 시차적응이 핸디캡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는 국내파 영건은 K리그 44경기 편성이 부담스럽죠. K리그의 빠듯한 일정은 '런던 올림픽 이후'에 접어드는 시즌 후반에 선수들 체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쿠엘류호 침체는 2003시즌 K리그 44경기 편성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최강희호가 2012년 9월-10월-11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장거리 원정을 떠나면 선수들 체력이 걱정됩니다. 아직 최종예선 조추첨을 안했지만, 호주 원정이 가장 위험합니다.

6. 대표팀 수비 불안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모토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전북과 같은 성향의 전술을 활용하면 수비 불안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대표팀의 수비력 약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우루과이를 상대로 8실점 허용했습니다. 수비 전술에 일가견있는 조광래 감독도 팀의 고질적 약점을 해결 못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 라인(박원재-심우연-조성환-최철순)을 그대로 끌고가기에는 특정팀에서 많은 선수가 차출되는 단점, 그 팀의 전력 약화가 고민입니다. 공격도 수비가 튼튼해야 탄력을 받는 만큼, 최강희호가 강한 팀을 상대로 닥공을 선택할지 아니면 실용적인 축구를 택할지 주목됩니다.

7. 왼쪽-오른쪽 풀백

조광래호는 이영표 후계자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차두리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병행하면서 부상과 싸워야 했습니다. 최강희호는 믿음직한 왼쪽-오른쪽 풀백이 필요합니다. 전북의 좌우 측면 뒷 공간을 책임졌던 박원재-최철순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예상되지만 과거 대표팀에서 꾸준히 두각을 떨치지 못한 것이 흠입니다. 윤석영-홍철 같은 올림픽대표팀 왼쪽 풀백 기대주들은 2012년에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 차두리는 셀틱 닥터에게 대표팀 은퇴를 권유받았지만 아직 입장을 정리한 단계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혹시 모를 차두리 부상 공백을 대비해서 새로운 오른쪽 풀백을 육성해야 합니다.

8. 이동국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이동국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동국이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던 결정적 배경에는 최강희 감독이며, 봉동이장 전술에 가장 어울리는 공격수는 봉동 청년회장 입니다.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동국이 대표팀을 병행하기에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내년 33세) 대표팀-소속팀 경기 일정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려면 무리한 일정을 견뎌야만 합니다.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활용 방안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9. 일본

최강희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려면 일본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국민들은 일본에게 패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조광래 전 감독을 향한 여론의 반응이 악화된 결정타는 지난 8월 일본전 0-3 완패 였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조광래호 기술 축구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분위기였지만 일본전에서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라이벌전 패배 이후에도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기 내용을 거듭한 끝에 레바논 원정 패배로 이어졌고 결국 감독이 '옳지 못한 수순으로' 교체 됐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여론의 신뢰를 얻으려면 전임 대표팀의 일본전 0-3 패배를 복수해야 합니다. 아직 최종예선 조추첨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2013년에 동아시아축구 선수권 대회가 진행 될 예정입니다.

10. 대한축구협회

굳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온갖 구설수를 언급하지 않아도, 과연 최강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와의 사이가 원만할지 의문입니다. 조광래 전 감독은 지난 5월 대표팀 선발 권한을 놓고 이회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현 부회장)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이회택 부회장은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선수를 뽑을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의 지지를 얻은 쪽은 조광래 전 감독 이었습니다. 그때의 일이 조광래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고위층과의 사이가 틀어진 결정타가 됐죠.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최강희 감독에게 얼마만큼 힘을 실어줄지 의문입니다. 대표팀 감독이 교체되었지만, 정작 바뀌어야 하는 쪽은 대한축구협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