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위 부진에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 관심을 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영입 실적 저조의 댓가를 치렀던 만큼 내년 1월에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선수와의 계약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일하게 수혈했던 마루앙 펠라이니는 부상 및 부진으로 고액 이적료(2750만 파운드, 약 475억 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맨유의 중원 딜레마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마이클 캐릭의 분투는 올 시즌 전반기에 한계를 드러냈으며 펠라이니 효과도 없었다. 캐릭-펠라이니 조합은 스피드와 포백 보호에 약점을 드러내며 맨유의 중원을 튼튼히 다지지 못했다. 톰 클레버리와 필 존스는 경기력 편차가 컸던 아쉬움이 있다.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데려올지 주목된다.

 

 

[사진=마루앙 펠라이니. 맨유는 201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펠라이니를 영입했다. 그러나 펠라이니는 기대에 어긋난 행보를 보였고 이는 팀의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맨유는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까?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유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펠라이니를 영입했고 클레버리의 최근 폼이 좋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캐릭은 팀 훈련에 합류하며 복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펠라이니가 부상 복귀 이후 에버턴 시절의 포스를 되찾을지, 클레버리의 경기력이 꾸준히 유지될지, 사실상 30대 중반이 된 캐릭의 체력이 4개 대회를 병행할 수준인지 알 수 없다. 냉정히 말해서 맨유에는 중원 딜레마를 풀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으면서 최고의 호흡을 과시할 수준의 조합도 없다.

 

사실,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만 보강해선 안된다. 믿음직한 측면 미드필더가 '18세 유망주' 아드낭 야누자이 말고는 없으며 파트리스 에브라를 대체할 선수도 마땅치 않다. 윙어 딜레마에 대해서는 '박지성이 떠났던' 지난 시즌부터 드러났던 문제점이며 이제는 에브라의 기량 저하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원이 튼튼하지 못하면 팀 성적이 좋아지기 힘들다. 우리 몸에서 허리가 중요한 것처럼 축구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혹은 수비형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의 경기력이 뛰어나야 팀의 전력이 높아진다.

 

최근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끄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미드필더들이 많다. 일카이 귄도간, 마르코 로이스(이상 도르트문트)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데르 에레라(빌바오) 이반 라키티치(세비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 레미 카벨라(몽펠리에) 등이 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맨유의 문제점이 미드필더로 지적되고 있음을 현지 언론 이적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들 중에서는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 또는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들도 있다.

 

그 중에 귄도간은 도르트문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 사힌(레알 마드리드, 현 도르트문트 임대) 카가와 신지(맨유)가 그랬듯 다른 빅 클럽으로 떠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빼어난 볼 배급과 감각적인 발재간을 뽐내는 귄도간의 재능이라면 폴 스콜스(은퇴)를 대체할 기질이 충분하다. 귄도간도 스콜스처럼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분류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도 귄도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그의 맨유행이 성사될지 알 수 없다.

 

최근에는 코케도 눈길을 끌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이 지난 1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FC 포르투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케 이적설이 불거졌다. 코케는 올 시즌 윙어로 활발히 기용됐다. 하지만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의 창의적인 볼 배급이라면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 같은 맨유 공격수들의 골 생산을 도와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다만,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노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시즌 중에 코케를 맨유에 내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맨유가 내년 1월에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원만이 취약 포지션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 1월에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팀 전력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제대로된 이적생'이 절실하다. 내년 1월은 지난 여름과 달라야 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글에 앞서서 : 이 글은 3일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리뷰 입니다. 3일 작성했어야 하는 글이지만, 저의 생애 처음으로 엠뷸런스에 탑승하고 병원 두 곳을 다닐 정도로 몸이 아팠습니다. 병원에서 링거 맞아서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오늘 몸이 회복되면서 정상적인 블로그 활동이 가능함을 밝힙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저의 몸을 걱정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3일 오텔룰 갈라티전에서 웨인 루니를 4-4-2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습니다. 루니는 지난 주말 에버턴 원정에서도 4-1-4-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마이클 캐릭, 톰 클레버리가 부상 당했고 대런 플래처의 폼이 평소보다 못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2경기 연속 중원에서 뛰고 있습니다. 맨유 공격수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10번 선수가 있어야 할 곳은 최전방 입니다.

[사진=박지성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루니는 오텔룰 갈리티전에서 후반 43분 크리스탄 사르기의 자책골을 유도했습니다.(따라서 박지성 도움은 무효) 하지만 루니는 전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이유 때문인지 중원에서 킬러 패스를 찔러주거나 공격을 조율하는 면모가 부족했습니다. 잔패스가 매우 많았지만 중앙 미드필더라면 볼 터치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맨유에게 아쉬웠던 '스콜스 기질'을 채워줄 적임자는 아니었습니다. 루니보다는 안데르손이 중원 앞선에서 패스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많았죠. 그런데 안데르손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부진했습니다.

후반 34분 박지성 교체 투입은 맨유가 중원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맨유가 전반 8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선제골 이후 오랫동안 공격이 소강 상태였던 이유는 중원의 불안한 공격력과 일치합니다. 점유율이 많았을 뿐 상대 수비에게 뻔히 읽히는 공격이 수없이 되풀이 되면서 골을 가르지 못했죠. 그래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조커로 활용하며 경기력 반전을 꾀했습니다. 박지성은 패스에 관여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팀 공격의 활력을 키웠습니다. 후반 43분에는 자책골을 얻어냈던 루니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활용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습니다. 지난 시즌 아시안컵 차출 이전까지 공격을 풀어가는 조율 능력이 부쩍 좋아지면서 스콜스 부상 공백을 메웠습니다. 당시에는 왼쪽 윙어로 활약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실질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때는 득점력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성공적인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수비력과 활동량이 검증된 만큼 4-4-2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데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여름 미국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했습니다. 최근 3경기에서는 중원에서 뛰었던 공통점이 있죠.

역설적으로는 맨유의 중원을 꾸준히 뒷받침할 적임자가 없음을 뜻합니다. 클레버리는 두 번의 부상을 당했고, 안데르손-캐릭-플래처는 경기력이 좋지 않으며, 긱스도 최근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박지성-루니 같은 중앙 미드필더 활용이 가능한 선수의 포지션 전환이 불가피했죠. 아마도 맨유는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대로는 한 시즌을 꾸리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을 선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출전이 많을 겁니다.

박지성의 영향력은 파트리스 에브라의 최근 활약에서 파악됩니다. 에브라가 올 시즌 수비력이 불안해진 원인은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지성 같은 수비에서 많은 힘을 실어줄 윙어가 빠지고 '수비력이 약한' 애슐리 영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에브라의 수비 부담이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과부하와 맞물리면서 최근 활약상이 좋지 않죠. 또 하나의 문제는 애슐리 영의 직선적인 공격 패턴이 상대 수비에게 읽혔습니다. 시즌 초반의 에브라였다면 애슐리 영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윙어를 도와줬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두 선수가 서로를 도와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에브라를 예로 든 것은, 박지성이 맨유 중원에 많은 공헌을 해줄 선수임을 뜻합니다. 박지성은 팀을 위해서, 누군가를 보조하기 위해서 뛰는 마인드가 철저하게 발달된 선수입니다. 지난달 26일 칼링컵 16강 올더숏전에서는 수비적인 성향의 미드필더로서 포백을 보호하는 포지셔닝으로 맨유 수비수들을 도와줬죠. 지난 주말 에버턴전, 주중 오텔룰 갈라티전에서는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주변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팀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습니다.

박지성은 과거의 로이 킨이나 스콜스 같은 특출난 재능을 지닌 전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닙니다. 하지만 미드필더 어느 영역에서든 팀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클래스가 뚜렷합니다. 박지성보다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맨유에 없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맨유의 지난달 23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 1-6 참패 원인을 박지성 결장이라고 지목합니다. 박지성이 투입해도 맨유가 승점을 따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맨유가 맨시티전 이후 3경기에서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한 것은 더 이상의 위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도입니다. 첫번째이자 결정적인 위기 극복 카드는 박지성 이었습니다.

그런 박지성 입지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즌 초반에는 애슐리 영에게 주전에서 밀렸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1600만 파운드 이적생의 오름세는 꾸준하지 못했습니다. 심한 표현을 하면, 애슐리 영의 거품이 빠진 것이죠. 중앙 문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즌 초반에는 클레버리가 스콜스 공백을 해결하고 안데르손이 각성하는 듯 싶었지만 현실은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만큼 박지성이 맨유에서 누구보다 부럽지 않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지만 팀을 위해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본능이 최근 맨유 중원에서 잘 묻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폼이라면 맨유의 중원 딜레마를 해결할 적임자임에 틀림 없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하여 팀의 승리를 기여했습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투철한 수비력, 너른 활동 폭, 동료 선수와 공존하면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움직임이 인상 깊었던 경기 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에서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2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엘런 로드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1/12시즌 잉글리시 칼링컵 32강(3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이하 리즈)전에서 3-0으로 승리했습니다. 마이클 오언이 전반 15분, 32분에 골을 터뜨렸고 라이언 긱스가 전반 45분 쐐기골을 넣었습니다. 박지성은 오언의 첫번째 골과 긱스의 골을 도우며 2도움을 올렸죠. 기대 이상의 경기 내용까지 받쳐주면서 중앙 미드필더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사진=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박지성, 중앙 미드필더로서 어색함 없는 맹활약

원정팀 맨유는 리즈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아모스가 골키퍼, 파비우-프라이어스-캐릭-발렌시아가 수비수, 디우프-긱스-박지성-마케다가 미드필더, 베르바토프-오언이 공격수로 투입됐습니다. 발렌시아-캐릭이 수비수로 전환하고,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하면서, 공격수 4명이 동시에 선발 출전했습니다. 맨유가 퍼디난드-비디치-클레버리 같은 센터백 및 중앙 미드필더가 부상으로 빠졌고, 에반스-존스-플래처-안데르손이 지난 첼시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리즈전에 중앙쪽으로 내세울 선수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리즈전 선수 기용이 파격적이었죠. 특히 박지성이 공식 경기에서 4-4-2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경험은 이번 리즈전이 처음 입니다.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전개했습니다. 횡패스를 주고 받는 지공보다는 직선적인 패스를 활용한 공격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고, 측면 옵션들의 돌파가 어우러지면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20개월전 FA컵 64강전 리즈전에서 상대의 탄탄한 수비력을 넘지 못하고 0-1로 패했던 아쉬움을 떠올린 것 같았습니다. 또한 베르바토프-디우프-마케다 위치는 수시로 바뀌고 패스를 시도하며 상대 수비 진영을 흔들었습니다.속도에 중심을 두는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전략과 일치합니다. 맨유는 지난 첼시에 이어 리즈전에서도 '상대 수비 속도보다 더 빠른 공격'을 추구했습니다.

특히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서 농익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전반 5분 맨유 진영 한 가운데에서 상대팀 선수가 소유한 볼을 차단했고, 그 이후에도 동료 선수와 협력 수비를 펼치거나 또는 볼을 소유한 상대팀 선수를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볼을 따내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전반 7분에는 리즈 진영에서 동료 공격수와 원투패스를 시도했고, 전반 24분에는 전방쪽으로 스루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며 중앙 미드필더가 어색하지 않은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맨유의 공격이 측면쪽에 집중되면서 중앙 미드필더치고는 볼 터치가 많지 않았지만, 빈 공간에서 활동량을 늘렸던 움직임이 인상적입니다. 긱스의 활동 반경이 밑쪽으로 처지면서 박지성이 커버해야 할 공간이 많아졌죠.

박지성은 전반 15분 오언의 선제골을 도왔습니다.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베르바토프의 종패스를 받아 왼쪽에 있는 오언에게 오른발로 가볍게 패스를 밀어줬고, 그 볼을 오언이 왼발로 낮게 슈팅을 날리며 맨유가 1-0으로 앞섰습니다. 중앙에서 활동 폭을 넓혔던 부지런함, 영리한 위치선정이 1도움의 계기가 됐습니다. 볼이 없을 때 오른쪽 측면 뒷 공간으로 질주하면서 베르바토프에게 볼을 받기 이전에는 노마크 상태 였습니다. 바깥쪽에 리즈 선수 3명이 몰렸을때 그들의 뒷 공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이 그 공간에 빠르게 접근하여 볼을 터치했고, 리즈 선수들이 뒤늦게 따라붙었으나 이미 상황은 종료 됐습니다. 박지성이 골 장면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오언은 전반 15분에 이어 32분에도 골을 터뜨렸습니다. 디우프가 오른쪽 측면에서 밀어준 스루패스를 박스 중앙에서 볼을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평소에는 쟁쟁한 멤버들에 가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골 결정력 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맨유 입장에서는 든든한 킬러가 있음에 초반부터 공격 속도를 높이며 에너지를 쏟았던 성과를 보상 받았습니다. 전반 45분에는 긱스가 세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의 오른발 패스를 받자마자 상대 선수 한 명을 따돌리고 문전으로 질주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습니다. 박지성은 2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맨유의 전반전 3-0 리드는 싱거웠다는 느낌입니다. 2010년 1월에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즈에게 0-1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던 이유 때문인지 이번 경기는 90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리즈의 홈에서 전반전에만 3골을 터뜨렸습니다. 2009/10시즌 중반과 비교하면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실력적인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까지 작용하면서 전반전을 3-0으로 마쳤죠. 그래서 박지성의 2도움 및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성공적인 활약이 반갑습니다. 또한 맨유는 후반전을 여유롭게 보내는 명분을 얻었죠.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분위기 였습니다.

그런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긱스를 빼고 '19세 유망주' 포그바를 교체 투입 했습니다. 긱스가 벤치로 들어가면서 박지성이 후반 초반에 상대 진영에서 패스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후반 11분에는 포그바와 원투패스를 정확하게 주고 받으며 맨유의 공격 기회를 지켜냈죠. 그 타이밍에는 리즈 선수들이 포어체킹을 펼치며 맨유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아랫쪽으로 밀어냈습니다. 경기 내내 공격을 주도했던 맨유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위축된 경기를 펼쳤죠. 그런데 선수들의 경기 운영이 침착했습니다. 볼을 걷어내는데 급급하는 답답함 보다는 주변에 있는 동료 선수와 원터치 패스를 주고 받으며 볼을 지켜냈습니다. 맨유 선수들이 리즈 선수들보다 볼을 잘 다루었고 경기 운영에서 우세였습니다.

만약 리즈가 포어체킹을 하지 않았다면 박지성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후반 7~8분 무렵 전까지는 공격적인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리즈가 실점 줄이기를 위해서 선수들을 앞쪽으로 끌어올리면서 박지성-포그바 활동 반경이 밑으로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결국에는 맨유가 고비를 넘기면서 후반 20분부터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펼치는 움직임이 많아졌습니다. 공격 포인트 욕심보다는 팀의 밸런스를 잡아줬던 박지성의 판단력이 옳았습니다. 리즈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뛰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마음이 더 우선시 됩니다. 아마도 저의 생각에는 박지성이 앞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뛸 시간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맨유는 후반 24분 웰백(out 디우프) 후반 31분 라넬 콜(out 마케다)을 교체 투입하는 여유를 부렸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웰백이 실전 감각을 되찾도록, 리저브팀에서 뛰는 라넬 콜이 1군 경험을 쌓도록 했죠. 후반 36분에는 프라이어스가 부상 당하자 더 이상 경기에 뛰지못해 벤치로 들어갔고, 맨유가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쓰면서 베르바토프가 센터백으로 내려갔습니다. 맨유의 승리 분위기로 기울어지면서 공격수 1명을 줄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하며 2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고, 맨유는 3-0 리드를 굳히며 칼링컵 16강에 진출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11/12시즌 화두는 중앙 미드필더 입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에서 중원 수비의 취약함을 드러내면서 끝내 패배했고, 폴 스콜스의 은퇴로 누군가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 최근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영입을 전면 부인했으며, 사미르 나스리(아스널)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같은 플레이메이커 영입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중원에서 출중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홀딩맨이 없고 창의적으로 공격을 풀어줄 플레이메이커가 없는 것이 맨유의 현 주소 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 뚜렷한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 15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3명(필 존스, 애슐리 영, 다비드 데 헤아)을 영입했고 그에 만족하고 있는 입장이다"며 지금까지의 여름 이적시장 행보를 긍정적으로 전했습니다. 만약 맨유가 중앙 미드필더를 수혈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위건에서 임대 복귀된 톰 클레버리가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산소탱크' 박지성의 포지션 이동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진=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박지성, 중앙 MF 출전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박지성은 지난 14일 미국 클럽 뉴 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친선전에서 후반 30분 중앙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 했습니다. 후반 35분에는 직접 골을 넣으며 맨유의 4-1 승리에 기여했죠. 하프라인에서 볼을 잡을때 왼쪽 측면에 있던 긱스에게 긴 스루패스를 연결한 뒤 재빨리 문전쪽으로 비집으며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죠. 상대 골망을 갈랐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지만 골의 시발점이 되었던 스루패스는 자신의 마크맨이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타이밍이 빨랐고 정확도-판단력-시야까지 인상적 이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킬러 패스를 띄워주면서 단번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역량을 하나의 결정적 장면으로 말해줬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지난 시즌 8골 6도움(프리미어리그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2005년 맨유 이적 이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맨유의 주축 선수임을 과시했죠. 특히 이전 시즌보다 월등하게 향상 된 것은 볼 배급의 퀄리티 였습니다. 과거에는 루니-호날두-테베스 같은 쟁쟁한 슈퍼스타들의 맹활약을 돕기 위해 공간 창출에 주력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내주는 패턴이 일관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 부터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 및 원터치 패스가 늘어났고 볼 배급의 타이밍을 높이면서 맨유 공격 템포의 강약을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길렀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를 리드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이러한 박지성의 공격력 진화는 맨유에서의 전술적 활용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단순히 측면에서 뛰는 것을 벗어나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게 됐죠. 물론 2009/10시즌에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을때는 상대 중원의 밸런스를 공략하는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이었던 4월 2일 웨스트햄과의 전반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으며 상대와 맞섰죠. 박지성의 중앙 공격력을 믿고 있다는 퍼거슨 감독의 심산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26일 볼턴전, 지난 5월 1일 아스널전, 5월 28일 FC 바르셀로나전에서는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교체 투입하거나 경기 도중 측면에서 중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예년과 비교하면 중앙에서의 비중이 소폭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14일 뉴 잉글랜드 레볼루션 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하여 골을 넣었습니다. 자신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각된 애슐리 영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죠. 올 시즌에는 애슐리 영-박지성 왼쪽 측면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지만, 그렇다고 맨유가 두 선수의 역할을 왼쪽 측면에 제한하지는 않을거란 예감입니다. 애슐리 영도 박지성처럼 중앙 미드필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애슐리 영은 중앙에서의 수비력이 두드러지게 발전한 선수가 아닙니다. 마땅한 홀딩맨이 없는 맨유의 현실에서는 왼쪽 윙어로서의 임무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맨유의 중앙이 스콜스 은퇴, 긱스 체력 저하, 플래쳐의 나빠진 몸 상태, 안데르손의 기량 정체로 어려움을 겪는 현 시점에서는 박지성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박지성이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왼쪽 윙어로서 너른 활약을 과시할 역량이 충분하고도 남기 때문이죠. 주로 왼쪽 측면을 맡아 애슐리 영과 경쟁하면서, 때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는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감입니다. 맨유가 스네이더르 영입을 부인하면서 중앙 미드필더 영입 여부를 종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역설적으로는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출전이 많이질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맨유의 현 전력에서는 캐릭을 제외하면 매 시즌 중원에서 활약할 자원이 없으며, 캐릭이 지난 시즌 거의 매 경기마다 자질구레한 역할까지 도맡으며 잠재적인 과부하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맨유 입장에서는 기존 중앙 미드필더 부재를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며 그 한 명이 박지성 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지성은 공격과 수비에 걸쳐 여러가지 역할을 병행하며 맨유의 경기력을 키우는 성실함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비록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지 않지만, 개인 이전에 팀이 중요시 되는 맨유에서는 박지성 같은 성실함의 대명사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패스를 기반으로 공격력이 부쩍 강해진 것은 다양한 패턴을 능숙하게 소화했던 자신감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에 부진했으나 가을 무렵부터 폼이 올랐던 것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팀 내에서의 전술적 영향력을 높였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러한 박지성의 경기 패턴은 중앙 미드필더의 전형적인 경기 자세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력과 수비력이 기본적으로 전제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신속하게 배급하고 스스로 돌파하거나 골을 노리는 경기력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 및 악착같은 대인 방어, 포백과의 존 디펜스 유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커팅 및 동료 선수와의 협력 수비에 이르기까지 수비에서도 역할이 많습니다. 또한 맨유의 4-4-2는 중앙 미드필더의 넓은 활동 폭과 적극적인 움직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왼쪽 측면에서 경기 내내 부지런함을 유지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박지성이라면 중앙 미드필더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합니다.

또한 박지성은 중앙에서의 경험이 풍부합니다. PSV 에인트호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04/05시즌에는 4-3-1-2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죠. 한국 대표팀에서도 본프레레호 시절의 3-4-1-2를 비롯해서 아드보카트호의 4-3-3, 허정무호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빈번하게 출전했죠. 물론 측면이 주 무대 였지만요. 맨유에서는 중앙에서의 경험이 많지 않았을뿐 선수 개인의 클래스를 놓고 보면 결코 낯선 자리는 아닙니다. 퍼거슨 감독도 그 점을 알고 있겠죠. 박지성이 지난 시즌 공격력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했다면 올 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활약상이 긍정적이라면 박지성은 매 시즌마다 진화하는 맨유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오는 12일 A매치 일본전은 조광래호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일본은 한국의 전통적인 라이벌이고, 조광래호 입장에서는 지난달 이란전 0-1 패배를 안방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일본전 A매치 3연승 도전이라는 상징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에, 태극 전사들의 승리가 기대됩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에이스'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일본전 포지션 변경입니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4일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주기 위해 변화를 줄 생각이다. 박지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2선으로 내려서 활용하는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일본을 맞이하여 '박지성 카드'로 맞불을 놓으며 승리하겠다는 것이 조광래 감독 의도입니다. 지난 5월 25일 일본 원정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박지성이 과연 일본전 맹활약을 통해 국민들에게 승전보를 전해줄지 주목됩니다.

일본전 승리, 박지성 발끝에 달렸다

현 시점에서, 조광래호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중원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콤비였던 김정우-기성용의 최근 행보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우는 군사훈련 이후 컨디션 난조에 시달린 끝에 일본전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기성용은 소속팀 셀틱에서의 잦은 결장 여파 때문에 실전 감각이 무뎌진 상황입니다. 물론 기성용은 수비력 부족을 이겨내기 위해 공수 양면에서 적극적인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폼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아직은 일본전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윤빛가람은 지난 이란전에서 몸싸움 및 피지컬 부족을 견디지 못한 끝에 상대 허리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미드필더진이 강한 일본을 상대로 제 실력을 발휘할지 의문입니다. 구자철-신형민의 대표팀 가세는 조광래호 중원에 숙제를 안겨줍니다. 일본의 두꺼운 허리를 상대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최적의 중원 조합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구자철-신형민은 A매치 출전 경험이 무뎌졌기 때문에 일본전 선발 출전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지 않습니다. 기성용-윤빛가람 라인을 지난 이란전에 이어 일본전에서 가동하면 중원 장악 어려움 때문에 상대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일본이 한국전 승리를 위해 기성용-윤빛가람 라인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중원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 박지성을 선택했습니다. 박지성은 8년 전까지 일본 J리그 무대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고, 유럽 무대에서 축적된 역량을 통해 상대의 두꺼운 수비를 극복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하는 내공이 있으며, 지난달 26일 볼턴전에서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평점 7점을 받는 긍정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2010년에 접어들어 소속팀 맨유에서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센트럴 팍'으로 두각을 떨치는 활약상에 힘입어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점은 조광래호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근 맨유의 왼쪽 윙어로서 부진에 빠진 박지성에게 중앙 전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중앙 자리에 익숙합니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2004년 아시안컵에서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고, 아드보카트호-베어벡호-허정무호에서도 4-3-3과 4-2-3-1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개인 실력이 다른 한국 선수들을 능가하는데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공격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중앙이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다만, 조광래호에서는 3-4-3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대표팀 역할에서 수비적인 비중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수비력은 맨유에서 6시즌 동안 입지를 다지는 원천이었기 때문에 일본전 수비 역할이 걱정되지 않습니다.

또한 박지성이 3-4-3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이유는 대표팀의 일본전 명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24명의 선수들 중에 '박지성을 제외한' 8명을 공격수로 채웠습니다. 박주영-유병수-김신욱이 중앙 공격수, 이청용-염기훈-이승렬-조영철-최성국이 윙 포워드 자원입니다. 박지성을 공격수로 포진하면 기존 공격진이 과포화되기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명단을 놓고 보면, 조광래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시켜 일본의 강한 허리를 무너뜨리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 지난 5월 25일 일본 원정에서 상대 미드필더진을 강한 압박으로 제압하여 2-0 완승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5개월전과 지금의 한국-일본 전력은 엄연히 다릅니다. 5개월 전의 한국은 김정우-기성용 조합 성공 및 전반적인 시스템 완성에 힘입어 압박을 강화했지만 지금은 중원 옵션 개개인의 행보가 좋지 않습니다. 반면 일본은 한국전 패배 당시 월드컵 3전 3패를 걱정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렸지만, 본선에서 엔도-아베-하세베로 짜인 '스리 볼란치' 정착 성공에 탄력받아 짠물축구로 16강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최근 일본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자케로니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지역방어 및 철저한 압박으로 재미를 봤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일본의 허리를 만만하게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일본전에서 3-4-3을 구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 능력이 골고루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를 선발에 기용할 것입니다. 박지성이 우선 순위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또한,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기성용-구자철-신형민-윤빛가람 중에 한 명을 박지성 파트너로 골라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제는 소집 훈련에서의 옥석 고르기를 통해 해결 될 것입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파트너가 중원에서 뒷받침하는 것에 힘입어 빠르고 역동적인 공격 전개에 힘을 실어주면서 상대 배후 공간을 노릴 것이 분명합니다.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 유지에 강점을 삼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일본전에서 묻어나오면 한국의 경기 운영이 매끄러울 것입니다.

박지성 입장에서도 일본전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맨유에서 부진에 탈출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4일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 하다가 전방에서 막힐 때, 페이스가 떨어질 때는 2선에서 전진하면서 하는 플레이도 바람직하다"며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변신이 최근의 부진을 이겨낼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박지성은 대표팀 차출에 따른 컨디션 저하에 의해 맨유에서 경기력이 다운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전 차출이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에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감각을 되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본전은 박지성 발끝에서 한국의 승패가 결정 될 것입니다. 대표팀은 본프레레호 시절부터 지금까지 박지성의 존재감 및 활약 여부에 치우치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에 이번 일본전에서도 박지성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이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다면 한국의 일본전 승리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박지성이 일본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맡아 조광래호 승리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축구팬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서울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