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만 쇼크가 떠올랐던 패배였습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2003년 9월 27일 인천에서 진행된 아시안컵 예선 오만전에서 1-0으로 승리했습니다. 같은 해였던 10월 21일 오만 원정에서는 1-3으로 패하면서 쿠엘류호가 위기에 빠졌죠. 당시 오만에게 패할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15일 저녁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 차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지역예선 5차전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패했습니다. 전반 4분 알 사디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전반 20분 구자철이 페널티킥 골을 넣었으나 전반 31분 아트윈에게 결승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경기 종료까지 무수한 공격 기회가 주어졌으나 레바논 골망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레바논 원정에서 의외의 패배를 당하면서 2011년 A매치 일정을 씁쓸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한국, 이른 시간에 실점 허용

한국은 레바논 원정에서 4-2-3-1로 나섰습니다. 정성룡이 골키퍼, 이용래-이정수-곽태휘-차두리가 수비수, 구자철-홍정호가 더블 볼란치, 이승기-손흥민-서정진이 2선 미드필더, 이근호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박주영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고 홍철-지동원이 11일 UAE전에서 부진하면서 이승기-이근호가 선발로 뛰었고 이용래가 포지션을 전환했습니다. 레바논도 4-2-3-1을 활용했습니다. 엘 사마드가 골키퍼, 이스마일-알 사디-나자린-다유브가 수비수, 아트위-파우르가 더블 볼란치, 차이토-안타르-즈레익이 2선 미드필더, 엘 알리가 원톱을 맡았습니다.

레바논전은 예상과 달리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전반 4분 레바논이 오른쪽 프리킥 상황에서 안타르가 슈팅을 날렸던 볼이 한국 선수 몸을 맞고 앞쪽으로 굴절되었고, 알 사디가 오른발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한국이 0-1로 밀렸습니다. 실점보다 아쉬운 것은 심판 판정 이었습니다. 한국 선수 이전에 레바논 선수가 먼저 파울을 범했지만 주심은 레바논의 프리킥을 인정했고 그 과정이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현지의 불규칙한 잔디, 소나기, 전반 10분 볼 점유율 열세(46-54, %)로 고전했던 전반 초반을 보냈습니다.

구자철 PK 동점골-PK 허용, 어려웠던 전반전

전반전에는 서정진의 공격력이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무거운 몸 놀림, 불안한 볼 키핑력, 부정확한 볼 배급을 범하면서 팀 공격이 몇차례 끊겼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선호하는 패스 축구가 완성되려면 공격 옵션들의 세밀한 볼 배급이 요구되지만 서정진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경기가 지난 UAE 원정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기본적인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알사드전 부진까지 포함하면 기복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전반 20분 이근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구자철이 마무리지으며 1-1로 따라 붙었습니다. 전반 10분을 넘길 때 선수들의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볼 점유율이 많아졌습니다. 레바논이 빌드업을 시도할 때는 공격 옵션들이 포어체킹을 펼치며 상대 수비 속도를 늦췄습니다. 전반 26분에는 구자철이 직접 공격을 끊은 뒤 이승기에게 정확한 종패스를 찔러주는 역습을 연출했습니다. 그러나 홍정호의 잦은 패스미스가 아쉬웠습니다. 기성용 결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지만 UAE전에 이어 레바논전에서도 공격력에서 믿음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전반 30분에는 구자철이 페널티킥을 허용했습니다. 박스 안쪽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고, 1분 뒤 아트윈이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한국이 1-2로 밀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레바논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쏠리면서 한국이 공격을 주도했지만 상대팀의 수비 저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격 옵션들의 볼 처리가 여전히 느리며, 홍정호의 패스미스가 이어지면서 레바논 수비진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전반 39분 구자철이 왼쪽 측면에서 이승기에게 찔러줬던 스루패스는 제법 날카로웠지만 2차-3차 공격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답답함을 노출했습니다. 그나마 구자철의 패싱력이 위안 이었습니다.

한국이 전반전에 고전했던 또 다른 원인은 이근호-손흥민의 공격력이 아쉬웠습니다. 이근호는 전반전에 10개의 패스미스를 범했습니다.(15/25) 볼 터치가 길어지면서 상대 수비에게 읽히기 쉬운 공격력을 나타냈죠. 한국이 상대 박스 안쪽에서 연계 플레이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과 밀접합니다. 손흥민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패스 횟수가 부족했습니다.(10/13개) 볼 터치 29번에 어울리지 않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풀어주지 못했습니다. 이근호가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던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공격의 밸런스가 무너졌죠.

답답한 공격의 연속, 레바논 원정에서 1-2 패배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중앙에서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못하면서 지동원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대신 맡았습니다. 하지만 레바논이 공격수 1명을 뺀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한국의 공격 작업이 박스 안쪽으로 뻗지 못했습니다. 후반 7분에는 남태희가 서정진을 대신해서 두번째 조커로 뛰었고, 지동원-이근호 투톱 체제의 4-4-2로 전환했지만 패스 미스가 계속 됐습니다. 일부 선수는 볼을 받을때의 퍼스트 터치가 불안했죠. 레바논이 후반전에 협력 수비를 강화하면서 한국의 공격이 뜻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후반 10분까지는 한국이 패스 정확도에서 75-64(%)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한국의 패스가 비효율적 이었습니다. 공격 템포를 늦췄을때 볼을 주고 받으면서 패스 정확도가 높아졌을 뿐, 레바논 수비 진영 사이를 가르는 패스의 정확성이 부족했습니다. 구자철의 종패스는 후반전이 시작하면서 뜸해졌죠. 후반 16분에는 홍정호가 전방쪽으로 롱볼을 올려줬으나 부정확하게 향했습니다. 후반 17분에는 후방에서 두 차례 롱볼을 띄웠으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죠. 한국의 공격 옵션들이 레바논의 협력 수비에 막혔고, 그런 레바논이 포어체킹을 시도하면서 마땅히 패스를 줄 곳이 없었습니다.

수비 집중력까지 비판 받아야 합니다. 레바논이 후반 20분 왼쪽 코너킥을 날렸을 때 슈팅을 날렸던 선수를 마크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의 위치가 골문 안쪽으로 뭉치면서 레바논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쳤습니다. 레바논 선수의 슈팅이 골대를 맞아서 다행이었지만 운이 나빴다면 추가 실점을 허용했을지 모릅니다. 한국에게 동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실점 빌미를 내준 것은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후반 25분 윤빛가람을 교체 투입(out 홍정호) 이전까지 공격력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한국의 레바논전 졸전 원인은 확실한 콘셉트가 없었습니다. 특정 선수의 공백을 감안해도 1-2로 밀릴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습니다. 패스 축구를 추구하는 팀에 걸맞지 않게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가 되풀이 되었고,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상대팀 선수들에게 끌려다니는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레바논전 한 경기 만을 놓고 보면 대표팀 전술이 어떤 스타일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불과 두달 전에는 한국이 홈에서 6-0 대승을 거두었지만 원정에서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밀렸습니다. 당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뱍주영 공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한국은 1-2로 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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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라이벌 리버풀에게 패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스코어를 비롯 경기 내용에서 상대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졸전을 펼쳤습니다. 원정 경기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애초 승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맨유는 6일 저녁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리버풀 원정에서 1-3으로 패했습니다. 리버풀의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던 디르크 카위트에게 전반 33분, 전반 38분, 후반 19분에 해트트릭을 허용했죠. 세 번의 실점은 카위트가 박스 안에서 골 냄새를 잘 맡았던 장면 이었지만 맨유에게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후반 46분에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스코어를 뒤집기에는 발동이 늦었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1위(17승9무3패, 승점 60)를 지켰지만 지난 2일 첼시전에 이어 리그 2연패에 빠졌습니다. 2위 아스날(17승6무5패, 승점 57)과의 승점은 4점에서 3점으로 좁혀졌습니다. 반면 리버풀은 볼턴을 제치고 6위(12승6무11패, 승점 42)에 오르며 빅4 재진입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맨유, 중원 및 수비 불안에서 비롯된 리버풀전 1-3 패배

맨유는 리버풀 원정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판 데르 사르가 골키퍼, 에브라-브라운-스몰링-하파엘이 수비수, 긱스-스콜스-캐릭-나니가 미드필더, 루니-베르바토프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비디치가 첼시전에서 경고 누적에 의해 퇴장 당하면서 브라운이 그 공백을 대신했죠. 이에 리버풀은 4-2-3-1로 맞섰습니다. 레이나가 골키퍼, 아우렐리우-스크르텔-캐러거-존슨이 수비수, 루카스-제라드가 더블 볼란치, 막시-메이렐레스-카위트가 2선 미드필더, 수아레스가 원톱을 담당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3백을 예상했지만 달글리시 감독 대행은 본래의 포메이션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우선, 맨유의 리버풀전 졸전이 예견되었던 이유는 체력 때문입니다. 지난 첼시와의 전반전에서 1-0으로 앞서면서 경기 내용까지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후반전에 내리 2실점을 허용하면서 패했습니다. 체력 저하가 문제였죠. 지난 2주 동안 마르세유-위건-첼시-리버풀전을 치르는 '원정 4연전'에 돌입했는데, 몇몇 선수들의 부상을 안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기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죠. 이미 첼시전에서 그 문제점에 직면했고 리버풀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전개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맨유는 4일, 리버풀은 7일 만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체력은 일찌감치 리버풀의 우세였습니다.

또한 맨유의 포메이션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 4-2-3-1 또는 4-3-3을 활용했지만 첼시전 및 리버풀전에서는 4-4-2를 활용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부상 및 컨디션 저하로 신음중이기 때문에 강팀과의 경기에 최적화된 포메이션을 쓸 수 없는 겁니다. 박지성-발렌시아-안데르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긱스-스콜스 같은 노장들의 출전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슬럼프에 빠진 캐릭이 여전히 선발 출전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플래쳐가 첼시전에서 오른쪽 윙어를 담당했죠. 하지만 플래쳐는 리버풀 원정에서 컨디션 저하에 시달리며 선발에서 제외 됐습니다. 그래서 긱스-스콜스가 동시에 선발 출전했습니다.


[사진=리버풀전에서 부진했던 마이클 캐릭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플래쳐 선발 제외는 맨유가 리버풀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스콜스-캐릭이 메이렐레스-루카스-제라드와 맞서야 하는 현실이죠. 리그 3연패를 이끌었던 시절의 스콜스-캐릭이라면 짜임새 넘치는 공수 완급 조절 및 농익은 경기력으로 상대 중원을 괴롭혔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지난 시즌부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압박이 무뎌지고, 수비 활동 공간이 좁아지는 문제점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맨유와 상대하는 팀들은 스콜스-캐릭의 뒷 공간을 겨냥하는 빠른 침투 패스를 구사하는데 여념 없었죠. 플래쳐가 중원에 있었다면 커버링을 통해 수비 쪽에서 활기가 넘쳐흐르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차단할 수 있었죠. 하지만 플래쳐가 없는 맨유의 중원은 허약합니다.

특히 캐릭의 부진이 문제였습니다. 캐릭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양팀 최저 평점(4점)을 받을 정도로 활약상이 저조했습니다. 양팀 미드필더들 중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했지만(85개) 패스 미스 횟수는 19개 였죠. 더욱이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리버풀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캐릭의 패스 대부분이 군더더기가 많았고 상대 중원 뒷 공간을 겨냥하는 연계 플레이가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과거의 캐릭이었다면 빠른 원 터치 패스를 통해 경기를 컨트롤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폼 자체가 떨어졌죠. 리버풀전에서도 그 흐름이 반영되면서 볼 키핑까지 저조했습니다.

(한 가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캐릭이 얼마전 맨유와 3년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폼을 바라보면 과연 3년 재계약을 맺을 가치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맨유가 대형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

맨유의 긱스-스콜스 동시 선발 출전은 실전에 투입할 자원이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30대 후반의 두 선수는 최근에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상대 압박을 이겨내거나 촌철살인의 공격력을 과시할 힘이 떨어졌습니다. 캐릭이 슬럼프에 빠졌고 나니의 경기 당일 폼이 정상적이지 못했던 아쉬움과 맞물리면, 맨유는 미드필더들의 취약함을 안고 리버풀 원정을 치렀습니다. 더욱이 지난 2주 동안 4번의 원정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에 경기 내내 정상적인 폼을 발휘하기 어려웠습니다.

리버풀전 패인의 또 다른 원인은 비디치 결장 이었습니다. 퍼디난드-에반스까지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브라운의 선발 출전이 불가피했지만 그동안 경기 출전 횟수가 부족했습니다. 스몰링은 첼시전 페널티킥 허용처럼 경험 부족이 문제였죠. 두 명의 센터백이 모두 불안했고 스콜스-캐릭이 버텼던 중앙 미드필더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맨유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후방쪽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자주 내려와서 경기를 펼치다보니 루니-베르바토프 투톱과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끝내 최전방이 고립되었죠. 후방이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격수가 부진했던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막시와 매치업을 펼쳤던 하파엘의 수비력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맨유의 수비 불안은 리버풀의 포어 체킹에 흔들리는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수아레스-카위트가 맨유 진영 깊숙한 곳까지 압박을 펼치고 공을 따내기 위해 몸을 날리면서 맨유 후방의 빌드업이 늦어졌습니다. 그 상황에서 미드필더들이 뒷쪽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고 공격수와의 공존이 어려워졌죠. 리버풀의 전술적 입장에서는 포어 체킹이 3-1 승리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쉴새없이 압박을 펼치면서 맨유 수비수들을 괴롭혔죠. 달글리시 감독 대행이 지난 첼시전에서 토레스 봉쇄를 위해 3백을 구사하는 맞춤형 전술로 재미를 봤다면, 이번 맨유전에서는 상대 수비 및 중원의 약점을 간파하는 포어 체킹으로 귀중한 승리를 올렸죠.

특히 전반 33분 카위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던 장면은 맨유 수비가 얼마만큼 불안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수아레스가 박스 왼쪽 구석에서 개인기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로 골문을 공략할 때, 스몰링-하파엘-캐릭-브라운이 수아레스 개인기에 농락 당했고 이것이 카위트의 골로 연결됐습니다. 전반 38분에는 나니가 헤딩을 통해 공중볼을 맨유 골문 쪽으로 걷어낸 것이 카위트의 추가골로 이어지는 실책과 직결됐죠. 후반 19분 카위트의 세 번째 골 장면은 골키퍼 판 데르 사르가 수아레스의 프리킥을 완벽히 잡아내지 못한 것을 문제삼을 수 있죠. 수아레스의 슈팅 파워가 강했긴 하지만요. 그런데 그 장면도 수비 실수가 있었습니다. 카위트가 빠른 순발력으로 골문쪽을 파고 들 때 에브라가 뒷쪽을 놓쳤죠.

맨유가 걱정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나니의 부상 입니다. 전반 46분 캐러거 태클에 의해 오른쪽 무릎쪽을 가격 당하면서 부상으로 교체 됐습니다. 통곡하여 눈물을 흘릴 정도로 부상 장면이 아찔했죠. 만약 부상이 심하면 오는 13일 FA컵 8강 아스날전에 어떤 선수가 윙어를 맡을지 의문입니다. 박지성-발렌시아의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 오베르탕-베베의 투입이 불가피합니다. 올 시즌 9골 15도움을 기록했던 나니의 결장이 길어지면 맨유가 공격력 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큽니다. 복귀를 앞둔 박지성은 맨유가 리버풀전 졸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떨칠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산소탱크 특유의 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학창 시절에 가장 싫어했던 것 중 하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공부를 못했다는 이유로 숙제만 잔뜩 안겨준 것이죠. A4 용지 10장을 영어 단어로 가득 채우는 일을 비롯해서 (일명 : 깜지), 영어 본문을 그대로 외우는 것, 틀린 수학 문제 다시 공부해서 다음 수업 시간이 되면 칠판에 문제를 풀이하는 등 학생의 학습 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과제들을 내줬습니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자기 시간을 빼앗길 만큼 선생님이 내준 숙제가 귀찮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하기 싫은데 그래도 해야죠.

북한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친 허정무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팀을 완성시키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최종예선 3경기를 잘 치러야 하고 월드컵 본선 진출시 세계의 강호들과 많은 경기를 치르겠지만 이대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게 지금의 아쉬움입니다. 물론 인간의 마음은 욕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법이어서 항상 뒷맛이 깔끔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전에서 팬들을 실망시키는 경기를 펼친 것은 앞으로를 위해 반드시 되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전 이후에 주어진 어려운 숙제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고 경기력을 업그레이드할지 참으로 막막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밀집수비 극복의 해법으로 삼은 대표팀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3-5-2 형태를 쓰다 수비 상황에서 5-4-1, 혹은 8-1-1이 되는 북한의 촘촘한 수비에 밀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습니다. 71-29(%)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 우세와 80-70(%)로 앞선 패스 성공률, 9개의 북한보다 2배 더 많았던 21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북한 문전을 사정없이 두드렸지만 결국 얻은것은 프리킥 골 한 방이었습니다. 나머지 20개의 슈팅 중 대부분은 허공을 가르거나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기 일쑤였고 필드골은 아예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공격 패턴이 너무 안이했기 때문입니다. 짧은 패스에 의존하는 공격 루트를 그려가면서 템포가 느려지더니 상대팀의 수비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던 겁니다. 농구에서 지공 플레이보다 속공 형태의 공격이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며 득점을 기록하는 것 처럼, 수비-허리-공격진으로 향하는 패스가 한 박자 빨리 전개되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유기적이었다면 북한 수비망을 정면으로 뚫을 수 있는 절호의 골 기회를 얻었을지 모릅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띄우는 롱패스,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크로스의 정확도가 부족했던 겁니다. 우선 롱패스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부정확하게 향했고 체공 시간까지 길었습니다. 크로스 정확도는 29.4%(17개 시도 5개 성공)의 낮은 확률을 기록하며 71.4%(7개 시도 5개 성공)을 기록한 북한보다 열세 였습니다. 그동안 A매치 끝나면 축구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크로스 정확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했는데 이 같은 고질병을 해결하기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물론 골 결정력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죠.

단조로운 공격력 또한 앞으로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표팀 공격 전개 과정에서 기성용에 의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은 북한 수비에게 충분히 읽히기가 쉬웠습니다. 그리고 후반 15분 김동진 교체 투입 이후에는 중앙이 아닌 측면 공격에 치중하면서 상대 수비망이 중앙에서 측면쪽으로 쏠리게 되었죠. 그러더니 이청용과 이근호는 무리한 전진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팀 공격을 번번이 놓치고 말았습니다. 공격 루트가 좀 더 다채로웠다면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북한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박지성-조원희-기성용-이청용'으로 짜인 미드필더진을 가리켜 '황금MF'라고 하지만 어제 네 선수는 솔직히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밀집 수비의 힘에 밀리면서 공격수들의 최전방 고립을 가중시켰고(전반전에는 이근호의 고립이 두드러졌습니다.) 기성용의 패스, 박지성과 이청용의 측면 돌파가 상대에게 번번히 읽히는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죠. 감각적인 패스 혹은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며 교란하는 전방 침투로 밀집 수비를 한 꺼풀씩 걷어내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중반들어 공격수와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을 남기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박주영의 공격력도 아쉬움에 남습니다. 북한 수비수 차정혁의 밀착 견제를 이겨내고 최전방에서 여러차례 감각적인 공격력을 뽐낸것은 좋으나 최전방에서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다면 대표팀 공격이 수월하게 이루어졌을지 모릅니다. 문전에만 머물려는 움직임은 팀이 상대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애를 써도 기대했던 성과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박주영 본인이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근호의 대표팀 발탁은 좀 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주 안으로 소속팀이 확정된다는 말이 언론을 통해 꾸준히 보도되고 있지만 빠른 시일내에 팀을 구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팀에서 실전 감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허정무호 합류가 어려울 것입니다. 허정무 감독 본인도 그동안 자신이 고수했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이근호를 발탁했던 것에 후회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근호 거취 문제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달 말에 대표팀 명단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이근호의 발탁 여부가 또 한번 도마위에 오를 것입니다. 이러한 잡음을 없애려면 선수 진로에 뚜렷한 성과가 나와야 합니다.

허정무호는 이 같은 어려운 숙제들을 꼭 풀어야 경기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홈 경기의 이점이 있는데다 경험과 개인 기량이 우리가 한 수 위에 있었지만 더 좋은 경기 내용을 펼친 팀이 수비 조직력이 탄탄했던 북한이었으니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숨길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숙제들이 북한전에서 드러난 일시적 문제가 아닌 대표팀 그리고 한국 축구에 만연했던 문제점까지 포함되어 있어 참으로 막막합니다. 하지만 '결과'라는 꽃은 '내용'이라는 줄기를 거쳐야 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만만찮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축구는 엄연한 단체 종목입니다.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놀라운 기량도 중요하지만 11명의 선수를 하나로 묶으며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적절한 전술을 구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기전에 선수들과 머리를 짜면서도 이에 대한 전술이 어긋나면 경기 상황에 맞게 다른 작전을 구사하여 상대방을 공략하기 위해 골을 넣어야 합니다. 문제는 전반전에 유기적인 전술 움직임을 나타냈으면서도 시간이 흘러 혼자가 되고마는 각개병사가 된다면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는 가혹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것은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펄펄 날았던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러한 무기력한 모습을 홈팬들에게 보여주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운이 좋았던 것은 후반전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는 점이죠.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값진 보상으로 비춰볼 수 있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긍정'과는 정반대로 흘렀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시아 최종예선 B조 5차전 북한전에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대표팀은 87분까지 19개의 슈팅을 놓치는 불안한 골 결정력과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일관하는 졸전을 펼쳤지만 후반 42분 김치우의 천금같은 프리킥이 북한의 골망을 가르면서 가슴 졸이는 경기를 극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김치우가 골을 넣지 못했다면 B조 3위로 밀리며 남아공행이 멀어질 위기에 놓였던 만큼, 골 상황이 그야말로 기가 막혔습니다.

한국은 북한전 승리로 B조 1위에 오르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71-29(%)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 우세와 80-70(%)로 앞선 패스 성공률, 그리고 21개의 슈팅으로 9개의 북한보다 2배 더 많은 골을 시도하여 북한 문전을 사정없이 두드리는 모습이 많았던 경기였죠.하지만 허정무 감독이 경기 전 "북한전은 한골 승부가 될 것이다"는 말이 현실화가 된 듯, 후반 42분 김치우가 골을 넣기 이전까지 19개의 슈팅을 그대로 놓치는 불안한 경기력을 일관하며 많은 팬들에게 답답함을 안겨줬습니다. 비록 경기는 이겼지만 내용에서 만큼은 씁쓸함이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반전에는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북한이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습니다. '홍영조-정대세' 투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에 치중했고 '골 넣는 전략'보다 '실점하지 않는 전략'에 무게를 두는 수비 전술에 올인하여 우리에게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한 틈도 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진영에 틀여박혀 있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전반 중반에는 홍영조까지 미드필더진으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사실상 9백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 수비수 차정혁은 경기 내내 박주영을 쫓아다니며 밀착 마크를 하는데 주력했죠.

그러면서 한국이 공격할 수 있는 기회는 상대팀보다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반 30분까지 북한과의 슈팅 숫자에서 7-1의 우세를 점했고 볼 점유율에서 76-24(%)의 우세를 점할 정도로 상대팀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부지런히 뛰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북한과의 4경기에서 2골에 그친 '북한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습니다. 축구는 상대팀 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 종목인 만큼, '골'이 절실했던 우리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확실하게 주도하지 않는 이상은 골을 넣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죠.

'과정이 좋아야 결과가 좋다'는 인생의 진리처럼, 골을 넣기 위한 한국의 공격 과정은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전반 6분부터 하프라인 부근에서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을 공간을 찾는데 바빴습니다. 그러더니 수비-허리-공격진의 간격을 점점 좁히면서 평소보다 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효율적인 공격 시도를 노렸습니다. 또 하나의 이점이라면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패스미스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죠.

하지만 '북한전 승리'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국의 '골 마무리'는 수월치 않았습니다. 아무리 과정에 충실해도 골 결정력이 따르지 않으면 득점을 얻을 수 없는 만큼, 전반에만 시도했던 13번의 슈팅이 단 한 차례도 골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지난달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무수히 많은 슈팅을 시도했던 이근호의 몸은 경직됐고 최전방에서 상대팀 마크를 따돌리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박주영의 모습이 외로워 보였습니다. 전반 35분과 43분 이영표와 오범석의 중거리슛을 비롯 여러 차례의 완벽한 득점 과정 속에서 빚은 슈팅 기회는 허공을 가르거나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습니다.

후반 초반에는 북한의 압박 및 빠른 역습 공격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절호의 슈팅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후반 1분에는 이근호가 문전 정면에서 날린 슈팅이 한 박자 늦게 이루어지면서 상대 수비수 3명의 밀착 견제에 활로를 찾지 못해 슈팅 자세가 흐트러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2분과 5분, 9분 상황에서 우리 미드필더진이 홍영조와 문인국의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을 대처하지 못하면서 실점 위기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1분과 12분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전방에서 공을 잡아 상대 수비수를 등지기 위해 애썼지만 안타깝게도 두 개의 장면 모두 상대 밀착 수비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한국이 골을 넣기 위한 돌파구를 찾은 곳이 바로 '측면' 이었습니다. 중앙 공격으로는 더 이상 북한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없기 때문에 별 수 없이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측면 공격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15분에는 '후반들어 오버래핑이 주춤했던' 이영표를 빼고 김동진을 투입하면서 옆구리 공격에 치중하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죠. 그 이후 5분 동안 오른쪽 측면에서 2~3번씩이나 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선수들은 오히려 무리한 전진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팀 선수에게 공을 차단당하는 위기 상황을 맞았습니다. 그 돌파 마저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쏠리는 루트를 고집했으니 상대에게 충분히 읽히기 쉬운 공격을 펼치고 말았죠. 더욱이 박지성-이영표, 박주영-이근호 라인 사이의 간격이 전반전보다 더 벌어지면서 북한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 연결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네 명의 선수는 상대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공 받을 곳을 찾기 위해 앞선에서 받아주는 패스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자기 지역에만 머무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해답은 있는데 우리 선수들이 그것도 못찾은 꼴이죠.

결국 한국에게 운이 따랐던 것이 후반 33분 김치우의 교체 투입이었습니다. 경기 내내 세밀한 문전 플레이에 아쉬움을 남겼던 이근호를 빼면서 새로운 득점 루트를 찾는데 주력한 것이죠. 그것이 바로 세트 피스 였습니다. 김치우는 후반 42분 오른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직접 프리킥으로 상대의 골망을 흔들며 답답한 경기를 펼친 그동안의 흐름을 끊는데 성공했습니다.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전반적으로는 한국에게 아쉬움이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90분 동안 21개의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필드 골을 넣지 못한데다 후반 42분에 이르러 교체 멤버인 김치우가 프리킥으로 골망을 출렁인 것은 선수들의 공격력이 안이했다는 느낌을 짙게 합니다. 한국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는 고전속에 한 고비를 넘기며 월드컵 본선 진출의 밝은 가능성을 알렸지만 이대로는 앞으로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이근호의 실전 감각 부족을 비롯하여 문전에만 머물려고 했던 투톱 공격수들의 2% 부족한 움직임, 공격진의 최전방 고립을 가중시켰던 미드필더들의 연계 플레이 부족,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부정확한 롱패스, 그리고 골 결정력에 이르기까지 공격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남겼습니다. 비록 북한전에서 이겼지만 결과적으로는 공격력 및 골 결정력 강화라는 숙제만 남긴 경기였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무리 강팀이라도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면 좋은 성과를 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선수들이 무성의한 경기력을 일관하면 상대팀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술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런 팀은 마치 당나라 부대를 보는 것 처럼 '의지박약' 혹은 '오합지졸'이나 다름 없습니다. 놀랍게도, 그 팀이 바로 '그동안 거침없이 잘 나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였습니다.

올 시즌 클럽 월드컵과 칼링컵 우승, 프리미어리그 1위로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달려왔던 맨유의 기세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4일 리버풀전에서 1-4 대패를 당하더니 22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습니다. 마치 저주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최근 두 경기에서 이전과 전혀 상반된 경기를 펼치며 졸전을 거듭하게 됐습니다.

특히 풀럼전은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습니다. 1964년 이후 45년 만에 풀럼 원정에서 무릎을 꿇고 만 것이죠.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진데다 전반 18분과 후반 43분에는 폴 스콜스와 웨인 루니가 퇴장당하면서 강팀의 이미지를 단단히 구기고 말았습니다. 이번 풀럼전 패배는 단순 이상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올 시즌 5관왕을 노리겠다던 야심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리버풀 또는 첼시에게 리그 선두 자리를 내주는 타이밍이 시간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맨유, 왜 풀럼전에서 최악의 경기 펼쳤나?

사실, 이번 풀럼전은 맨유가 경기 시작부터 90분 동안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쳐야 마땅했던 경기였습니다. 리버풀전이 일시적인 부진임을 증명하려면 풀럼전에서 '전력에 문제 없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말해줘야 했지만 오히려 90분 동안 그리고 공수 양면에 걸쳐 답답하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얼굴 표정이 전반 18분 폴 스콜스의 퇴장 이후 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맨유팬들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맨유는 풀럼과의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 2-18(유효슛 0-7)의 엄청난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볼 점유율에서 52-48%의 우세를 기록하고도 슈팅에서 밀렸다는 것은 공격 옵션들이 상대 수비진을 열어 제치는데 시종일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죠. 공격의 대부분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측면 드리블에 치우칠 정도로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그렸던 것이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주 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호날두의 개인기와 드리블이 최근 상대 수비수들에게 자주 걸린다는 것인데 이는 상대팀들이 '호날두를 꽁꽁 막으면 맨유를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통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특히 스콜스가 전반 18분 바비 자모라가 헤딩슛한 공을 손으로 걷어내고 퇴장당한 것은 엄청난 악운이 따르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경기 종료까지 숫적 열세에 놓인 것에 모자라 공수 양면에 걸쳐 극심한 경기력 저하에 빠지면서 난국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동점골을 넣겠다는 적극적인 자세 없이 상대 수비에 막혀 공을 돌리는데 급급했고 이마저도 잦은 패스 미스에 빠지면서 '의지 박약' 그 자체의 안이한 모습을 그려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빼고 웨인 루니를 투입하여 공격에 올인 했습니다 .후반 15분 부터 5분 동안 7개의 슈팅을 시도했을 만큼 한때 동점골을 넣기 위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24분 존 오셰이를 빼고 카를로스 테베즈를 투입하면서 공격 주도권에서 풀럼에게 밀리는 불안정한 경기를 펼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더니 42분 졸탄 게라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더니 43분 루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실력에서 풀럼에게 우위였다고 할지라도 경기를 이기겠다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똘똘 뭉친 조직력은 오히려 상대팀에게 배워야 마땅했을 정도로 나쁜 경기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은 느슨한 압박을 일관하며 상대팀 공격에 쉽게 무너지더니 잦은 패스미스로 팀 전력의 불안함을 가중시키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파트리스 에브라는 전반 46분 헐리웃 액션으로 경고를 받으면서 리버풀전 페널티킥 허용에 이은 결정적인 실수를 또 범하고 말았습니다.

'베르바토프-긱스' 투톱의 부진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2선에서 이렇다할 공격 기회를 받지 못해 상대 수비진의 발에 묶이면서 골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죠. 그럴수록 2선으로 내려가 공격을 전개하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요구될 수 밖에 없지만 볼 터치 부족으로 고전하면서 '상대팀에 밀린' 공격의 흐름을 뒤바꾸지 못했습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루니는 여러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음에도 2번의 쓸떼없는 반칙으로 퇴장을 당했고 테베즈는 상대팀의 견고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교체 투입이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총체적 부진은 리버풀전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리버풀전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경기력이 풀럼전에서 그대로 재현된 것이 결정적 이유라 할 수 있죠. 상대팀을 반드시 꺾겠다는 '승리욕' 까지 실종될 정도로 그동안 오름세를 이어갔던 사기가 완전히 꺾이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전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최근 두 경기에서 내리 패하면서 오합지졸의 행보를 그려가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안이한 자세도 문제지만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는 것은 졸전의 심각성을 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풀럼전에서는 리버풀전에서 드러난 단점을 통해 전력을 재정비하여 시즌 후반 오름세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문제는 리버풀전에 이어 풀럼전에서도 똑같은 경기 내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입니다.

올 시즌 맨유 전술의 핵심이었던 포백이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장한 '과부하'에 걸리면서 지난 리버풀전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 문제죠. 미드필더진에서 잦은 패스 미스로 수비진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것이 최근 2경기에서 6골을 허용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특히 허리싸움에서 리버풀과 풀럼에게 밀렸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전과 풀럼전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내내 호날두의 측면 돌파를 활용하는 공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호날두의 드리블 돌파는 최근 몇 경기 동안 팀 공격에 이렇다할 실마리를 던져주지 못했을 뿐더러 지난 시즌에 비해 득점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불과 지난 시즌처럼 호날두에 의존하는 공격은 이제 더 이상 상대 수비진에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호날두는 우수한 체력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팀 공격을 좌지우지하는 에이스임엔 분명하지만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의 대반전을 위해서라면 기존 공격 옵션들의 다채로운 공격 변화가 절실합니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호날두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다면 맨유가 앞으로도 뒷걸음을 칠것이 분명합니다. 호날두 뿐만이 아니더라도 풀럼전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떠한 경기에서든 승리를 거두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선수 그리고 감독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