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제라드 리버풀 작별 루머는 사실이었다. 리버풀이 한국 시간으로 1월 2일 오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라드 거취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했다. 제라드가 2014/15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언급한 것. 리버풀 홈페이지에서는 그가 (1998년 데뷔 이후) 17년 동안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통산 695경기에서 180골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제라드 이별 방식을 보며 그의 라이벌 프랭크 램파드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화두 중에 하나는 프랭크 램파드가 정들었던 첼시를 떠나 미국 리그의 신생팀 뉴욕 시티의 일원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현재 뛰고 있는 팀은 '첼시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다. 맨시티 임대 선수로서 소속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을 막아내는 중이다.

 

[사진=리버풀은 1월 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라드가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메인(liverpoolfc.tv)]

 

제라드와 램파드는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30대 중반의 중앙 미드필더다. 각각 리버풀과 첼시에서 오랫동안 중원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하며 팀의 부흥을 주도했다. 제라드가 리버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04/05시즌)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우승 1회(2000/01시즌)를 이루었다면 램파드는 첼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2004/05, 2005/06,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11/12시즌) 유로파리그 우승 1회(2012/13시즌)의 업적을 이루었다. 서로 똑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경기 스타일을 과시하면서 팀 전력의 중심 축으로 활동하며 라이벌로 손꼽히게 됐다.

 

그런데 두 선수의 친정팀 이별 방식은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첼시를 떠났던 램파드는 원 소속팀이 뉴욕 시티지만 팀이 201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에 참여하기까지 몇 개월 동안의 공백이 생겼다.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맨시티에 임대됐다. 뉴욕 시티와 맨시티는 구단주가 셰이크 만수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맨시티는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는 관계다. 지난 시즌에는 맨시티가 우승, 첼시가 준우승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첼시 소속이었던 램파드는 올 시즌 맨시티 선수가 됐다.

 

 

램파드가 맨시티 소속으로 활약중인 것은 첼시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됐다. 첼시는 올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했으나 '램파드 효과'에 힘입은 맨시티 추격을 받으면서 끝내 승점과 골득실 동률 상태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22일 맨시티 첼시 맞대결에서 동점골을 넣었던 램파드 골 장면이 뼈아프다. 만약 램파드가 골을 넣지 않았다면 첼시가 1-0으로 승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램파드가 골을 터뜨리면서 두 팀은 승점 1점씩 나뉘어가지게 되었고 20라운드가 끝난 현재까지 승점 46점, 득점 44골, 골득실 25골 동률을 나타냈다.

 

첼시에게 더욱 뼈아픈건 램파드 임대연장 이슈다. 맨시티는 1월 1일이 되자 램파드 임대연장 기간이 올 시즌 종료까지 변경되었다고 밝혔다. 당초 임대 기간이 1월까지였으나 올 시즌 종료 시점으로 늘어나게 됐다. 램파드가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의 2015시즌 초반부터 뛰기를 기다렸을 뉴욕 시티 팬들은 그를 원망하게 되었지만 그 마음은 첼시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램파드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막아낼 맨시티 중원 사령관으로 거듭나고 말았다. 첼시의 살아있는 레전드가 오늘날 첼시 경쟁팀의 주축 선수가 된 것은 불과 1년 전까지 상상하기 힘든 시나리오였다.

 

'램파드 라이벌' 제라드는 올 시즌 끝나고 리버풀을 떠난다. 그의 작별을 알렸던 리버풀 구단 홈페이지에서는 제라드 인터뷰가 게재됐다.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하여 "리버풀을 상대로 경기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차기 행선지가 프리미어리그 팀이 아니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22일 친정팀 첼시와 맞붙으면서 골까지 터뜨렸던 램파드의 행보와 철저히 다르다. 제라드가 이를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친정팀 리버풀을 사랑하는 마음이 여전히 깊다고 볼 수 있다.

 

제라드 리버풀 작별 의미는 현대 축구에서 원클럽맨이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같은 유럽의 빅 리그라면 더욱 그렇다. 다수의 팀들이 성적 향상 및 전력 보강을 목적으로 세계 각지의 유능한 축구 인재 영입에 힘을 쓰면서 선수들의 이적이 잦아졌다. 이렇다보니 원클럽맨의 희소가치가 커졌다. 프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리버풀에서 뛰었던, 7세였던 1987년 유소년 선수 시절부터 2015년 현재까지 28년 동안 오직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제라드 원클랩맨 행보는 올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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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이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빅 매치로 꼽혔던 리버풀과 첼시의 승패가 엇갈렸던 결정적 장면이 바로 스티븐 제라드의 실책이었다. 전반 48분 하프라인에서 동료 선수들과 볼을 돌렸을 때 왼쪽에 있던 마마두 사코에게 건네받았던 패스를 오른발로 터치했다. 그런데 볼이 자신의 오른발을 튀고 뒷쪽으로 굴절되면서 근처에 있던 뎀바 바에게 향했고, 뎀바 바는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제라드 실책에 이은 뎀바 바 득점은 첼시가 후반 남은 시간까지 수비에 집중하는 원동력이 됐다. 후반 48분에는 윌리안 골에 의해 스코어를 2-0으로 벌리면서 리버풀을 2-0으로 제압했다. 당초 홈팀이었던 리버풀의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오히려 첼시가 이겼다. 만약 리버풀이 승점 3점을 따냈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제는 첼시에게 승점 2점 차이로 쫓기게 됐다.

 

 

[사진=스티븐 제라드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경기 도중 퇴장을 당하는 등 여러 가지 실수할 때가 있다. 한때 세계 최고였던 리오넬 메시의 기복은 예전보다 더 심해졌다. 축구라는 종목 그 자체가 실수 투성이다. 무수히 많은 슈팅을 날리거나 태클, 패스를 시도하지만 항상 100% 성공률이 나올 수는 없다.

 

그런데 제라드의 첼시전 실책은 리버풀에게 너무 뼈아팠다. 그 장면으로 첼시에게 먼저 실점하면서 상대 팀의 승점 3점 획득을 도와주는 치명타로 이어졌다. 실수를 범했던 선수가 리버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 살아있는 레전드로 꼽히는 제라드인 것이 의외다. 얼마전 안필드에서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에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던 선수 답지 않은 장면이 첼시전에서 연출되고 말았다.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이 더욱 쉽지 않게 됐다.

 

 

 

 

후반 48분 윌리안의 골을 도왔던 페르난도 토레스의 어시스트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역습 상황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리버풀 골키퍼 사이먼 미뇰렛과의 1대1 상황이 연출됐다. 이 상황에서는 누구나 슈팅을 날렸을 것이다. 그동안 골 부족에 시달렸던 토레스로서는 다른 경기 같았으면 그 장면에서 골을 노렸을 것임에 틀림 없다. 그런데 미뇰렛과 맞닥뜨렸던 토레스의 선택은 달렸다. 근처에 있던 윌리안에게 패스하면서 그의 골을 돕게 됐다.

 

이는 토레스가 안필드에서 친정팀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그의 실제 속마음이 어땠는지 알 수 없으나 한때 그는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였다. 이른바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은 지금의 SAS라인(수아레스-스터리지)이 등장하기 전까지 리버풀 공격을 상징하는 키워드였다. 제라드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리버풀의 우승 도전에 찬물을 끼얹었고 토레스는 윌리안의 골을 돕는 양보를 하며 리버풀 팬들에게 의미심장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토레스가 리버풀팬들의 미움을 받고 있으나 그가 만약 친정팀을 싫어했다면 미뇰렛을 상대로 골을 넣으려 했을지 모른다.

 

리버풀과 첼시는 현재까지 승점을 각각 80점, 78점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2경기 모두 이기고 싶어할 것이다. 또 다른 변수는 맨체스터 시티다. 승점 77점 누적되었으나 리버풀과 첼시에 비해 1경기를 덜 치렀다. 남은 3경기 모두 이기면 승점 86점이 된다. 리버풀 우승이 거의 확실시됐던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이 제라드 실책에 의해 3각 대립으로 바뀌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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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프랭크 램파드는 지난 주말 A매치 산마리노전에서 골을 넣으며 역대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최다 득점자(28골)로 이름을 올렸다. 그 이전인 지난 18일 웨스트햄전에서도 득점을 올리며 첼시에서 200골 터뜨린 선수가 됐다. 앞으로 세 골 더 추가할 경우 역대 첼시 최다골(202골, 보비 탬블링) 기록을 새롭게 경신한다. 또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1경기에서 12골 얻으며 팀 내 득점 1위를 유지중이다. 올해 35세의 미드필더로서 경이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램파드의 올 시즌 종료 후 거취는 불투명하다. 첼시가 재계약을 원치 않는 분위기. 세대교체의 완성을 위해 램파드와의 작별을 염두하고 있다. 램파드가 시즌 중반부터 폼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램파드는 첼시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1년부터 12년 동안 첼시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레전드가 구단의 재계약 거부로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많은 축구팬들이 접하고 싶지 않은 소식이다. 극적으로 계약이 연장되어도 재계약 난항이 벌어진 것 자체가 매끄럽지 않다.

그렇다면 '램파드 라이벌' 스티븐 제라드의 재계약 전망은 어떨까. 램파드에 비해 여유롭다. 올해 33세로서 내년에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 1987년 리버풀 유소년 팀 입단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리버풀에서 뛰었던 원 클럽맨이라는 상징성을 떠올릴 때 또 한 번의 장기 계약이 유력하다. 올 시즌 활약까지 좋다.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30경기)에 선발 출전하여 8골 9도움 기록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잔부상에 시달렸던 아쉬움을 해소하며 리버풀 중원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실시한 팬 투표에 의해 2012년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리버풀의 성적 부진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에 머물렀으며 유로파리그 32강에서는 탈락했다. 현실적으로 빅4 재진입이 힘들며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다. 제라드는 리버풀의 기대 이하 행보 속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그 노력이 팀 성적과 비례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리버풀의 칼링컵(현 캐피털 원 컵) 우승 멤버로 활약했으나, 칼링컵은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보다 비중이 약하다. 자신의 30대를 화려하게 빛낼 업적이 필요해 보인다.

그 꿈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잉글랜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H조에서 2위(3승2무, 승점 11)를 기록중이다. 오는 27일 몬테네그로(4승1무, 승점 13) 원정에서 이겨야 H조 1위에 오르나 그렇지 않을 경우 본선 진출 전망이 불투명하다. 만약 본선에 진출해도 브라질-아르헨티나-스페인의 벽을 넘으며 우승의 꿈을 이룰지 의문이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메이져 대회에서 자국 축구팬들에게 실망스런 결과를 안겨줬다. 대표팀 주장을 맡는 제라드는 잉글랜드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 종가의 저력을 회복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리버풀에서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거취가 다음 시즌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것은 섣부르나, 골을 잘 넣는 공격수의 전력 이탈은 팀 성적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올 시즌의 아스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 여부도 변수로 작용한다. 만약 유로파리그 티켓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보강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아울러 수아레스 잔류의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제라드가 어느 시점에서 리버풀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다음 시즌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리버풀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펼쳐야 한다. 어쩌면 브라질 월드컵은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누구보다 동기부여가 남다를 것이다. 갑작스러운 노쇠화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30대 중반에도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라드는 다음 시즌 팀의 유일한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가 된다. 자신과 더불어 리버풀의 원 클럽맨으로 명성을 떨쳤던 제이미 캐러거가 올 시즌 종료 후 은퇴하기 때문. 앞으로 팀에서 레전드라는 상징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할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선수 생활 말년이 아름답기를 리버풀팬들이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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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명예회복을 꿈꾸는 리버풀이 영국 축구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조 앨런(22)을 영입했다. 앨런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했던 스완지 돌풍을 일으켰던 인물. 당시 프리미어리그 36경기에서 4골 2도움 기록했으며, 91.2%에 빛나는 정확한 패싱력과 창의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스완지 사령탑이었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시즌 종료 후 리버풀로 떠났고, 로저스 감독이 앨런을 원하면서 영입이 성사됐다. 앨런의 이적료는 1500만 파운드(약 264억 원)로 알려졌다.

앨런은 리버풀의 즉시 전력감이다. 로저스 감독과 함께 스완지 비상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으며, 22세 기대주치고 1500만 파운드라는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것은 리버풀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카가와 신지 영입에 1400만 파운드(약 246억 원)를 투자한 액수보다 근소하게 많다.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 루카스 레이바, 찰리 아담, 조던 헨더슨, 제이 스피어링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즐비하면서 앨런을 보강했다. 중원 옵션의 포화를 감수하면서 앨런을 영입한 것은 전력 강화의 목적이 강하다.

리버풀의 올 시즌 불안 요소 중 하나는 꾸준히 제 몫을 다해 줄 중앙 미드필더가 마땅치 않다. 제라드는 그동안 리버풀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내년이면 33세이며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 여파로 프리미어리그 총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루카스는 부상으로 장기간 뛰지 못했던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되며, 아담은 지난 시즌 경기력이 미흡했다. 22세 영건 헨더슨은 오른쪽 윙어를 번갈아가며 경험을 쌓았지만 기복이 심했으며, 스피어링은 리버풀 주축 선수로 뛰기에는 내공을 더 쌓아야 한다.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필요했던 이유다.

그런 리버풀의 앨런 영입은 포스트 제라드를 육성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이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장기적으로 제라드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하다. 제라드는 지난여름 유로 2012에서 증명했듯 여전히 실전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지만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언젠가 노쇠화에 시달릴지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몇 년째 폴 스콜스 대체자를 발굴하지 못했던 것을 리버풀이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앨런과 제라드는 다른 유형의 미드필더다. 하지만 앨런이 패스를 통해서 공격을 풀어가는 플레이메이커 기질과 젊은 나이를 놓고 보면 잠재적으로 제라드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로저스 감독과 궁합이 맞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 스완지 돌풍은 앨런의 패싱력과 로저스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 축구에서 빚어진 작품이었다. 만약 로저스 체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 앨런의 가치가 드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앨런이 제라드처럼 리버풀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득점력을 키워야 한다.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려면 골을 통한 임펙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지난 시즌 스완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음을 생각해도 36경기 4골의 성적은 제라드에 비해 득점력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제라드도 10년 전에는 득점력이 특출나지 않았다. 2002/03시즌 프리미어리그 37경기 5골,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 4골 기록했다. 그 이후 7-10-7-11-16골 터뜨리면서 득점력이 향상됐다. 앨런이 리버풀에서 착실하게 성장하면 지금보다 장점이 풍부한 선수로 거듭날 것이다.

다만, 앨런이 프리시즌에 런던 올림픽을 치르면서 리버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은 것이 올 시즌 활약의 변수다. 중원에서 활동하는 미드필더는 기본적으로 동료 선수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패스를 정확하게 찔러주는 것도 좋지만 패스를 주고받는 선수와의 약속된 움직임이 더 요구된다. 될 수 있으면 팀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한편, 리버풀은 앨런을 보강한 것과 동시에 기성용 영입전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 가능한 자원을 데려오면서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와 계약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기성용은 런던 올림픽 8강 영국전 승리 이후부터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한국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8강 영국전에서 앨런, 애런 램지(아스널) 톰 클래버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우수한 공격력을 과시했던 그가 어느 팀으로 이적할지 앞날의 행보가 궁금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쳤던 리버풀이 케니 달글리시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달글리시 감독은 올 시즌 리버풀의 칼링컵 우승, FA컵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지지부진한 성적이 팀을 떠나게 된 빌미가 됐습니다. 7위를 기록한 지역 라이벌 에버턴보다 성적이 저조했으며 안필드에서 6승9무4패에 그치면서 홈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달글리시 감독의 경질은 예견된 시나리오 였습니다.

리버풀은 3시즌 연속 빅4에서 탈락했습니다. 2009/10시즌 7위, 2010/11시즌 6위, 2011/12시즌 8위로 부진했습니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와 더불어 빅4를 형성했지만 올 시즌 침체에 빠지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더욱이 8위는 중위권을 의미합니다. 팀에 확실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빅4 재진입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진=케니 달글리시 감독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tv)]

7위-6위-8위, 리버풀의 현 주소

리버풀 침체의 근본적 원인은 감독들에게 있었습니다. 2009/10시즌을 7위로 마친 뒤에는 라파엘 베니테즈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되었습니다. 2010/11시즌에는 로이 호지슨(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시즌 전반기 10위권 바깥을 맴돌면서 해임됐습니다. 시즌 후반기에는 달글리시 감독 대행이 부임한 효과에 힘입어 6위까지 올라왔습니다. 올 시즌에는 달글리시 감독이 정식 사령탑을 맡았지만 프리미어리그 8위에 만족했습니다.

베니테즈 체제에서는 미드필더진의 조직력이 무너졌습니다. 사비 알론소가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이후부터 중원에서의 볼 배급이 엉성하거나 경직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호지슨 체제에서는 롱볼에 의존했습니다. 전임 감독 지휘하에 아기자기한 축구에 익숙했던 선수단과의 전술적인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헤딩볼을 따내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말입니다. 강팀치고는(적어도 그때까지는) 수비가 불안했던 것으로 회자됩니다. 호지슨 감독이 경질되기 이전까지는 원정 경기에서 1승2무7패로 부진했습니다.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입니다.

리버풀의 거듭된 성적 부진은 팀의 레전드였던 달글리시 감독도 소용 없었습니다. 대행 시절이었던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성적 향상 효과가 있었지만 올 시즌 8위에 그쳤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4위권 진입 여부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구단이 지난해 1월,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거금을 들이면서 빅4 진입 의욕을 나타냈죠. 그러나 성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앤디 캐롤(3500만 파운드) 스튜어트 다우닝(2000만 파운드) 호세 엔리케(1900만 파운드) 찰리 아담(700만 파운드) 영입은 실패작입니다. 루이스 수아레스는 그라운드 안에서 구설수를 일으키면서 몇몇 경기를 징계로 뛰지 못했습니다. 선수 영입은 달글리시 감독이 관여했던 부분이죠.

리버풀은 올해 여름에 대형 선수를 영입할지 모릅니다.(오히려 주력 선수의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지장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스쿼드로 최대한의 전술적 응집력을 발휘할 적임자가 리버풀을 이끌어야 합니다. 기존 주력 선수가 못하면 벤치로 내려 앉히는 과감함을 겸비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몸값이 비싼 선수라도 실전에서 못하면 소용 없습니다. 리버풀의 새로운 감독이라면 그런 선수를 내치면서 잠재력이 풍부한 영건을 주력 선수로 키우는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까지는 로베르토 마르니테스 위건 감독이 리버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리버풀 부진은 '에이스' 스티븐 제라드 내림세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리버풀이 빅4에서 탈락했던 2009/10시즌은 제라드의 폼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때입니다. 팀이 프리미어리그 2위를 기록했던 2008/09시즌에는 31경기 16골 9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4-2-3-1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토레스(첼시)와 성공적으로 공존하면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습니다.

제라드는 2009/10시즌 33경기에서 9골 7도움 올렸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부족하지 않은 공격 포인트지만 경기 내용에서 기복이 심해졌습니다. 이전 시즌에 비해 상대팀 집중 견제를 받을때 파괴력이 반감됐습니다. 사타구니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으며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2008년 연말에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2009년 7월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폭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때는 리버풀이 프리시즌에 돌입했던 시점입니다. 프리시즌은 선수들이 체력을 보강하면서 팀 전력의 완성도를 높이는 목적이 있지만 제라드는 재판을 받으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이후 제라드는 2010/11시즌 21경기 4골 5도움, 2011/12시즌 18경기 5골 2도움 기록했습니다. 출전 횟수에 비해서 공격 포인트가 나쁘지 않지만 부상으로 경기 투입 횟수가 부쩍 줄었습니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부진했을 정도는 아니지만 팀의 에이스로서 결장이 잦은것이 흠입니다. 팀의 빅4 재진입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공헌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리버풀의 3시즌 연속 빅4 탈락의 주 원인을 제라드라고 꼽을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팀의 성적 향상에 있어서 에이스의 지속적인 활약은 당연히 전제되는 부분입니다. 리버풀이 다음 시즌에 명예회복하려면 제라드의 2008/09시즌 모드 회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리버풀의 10년을 이끌어갈 또 다른 에이스를 길러내야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