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사랑의 전주 여행기(4)

전주천의 첫 인상은 포근했다. 당초 여행 코스로 생각하지 않았던 곳이지만 햇쌀이 물을 비추는 장면에서 시선을 모을 수 밖에 없었다. 전주 한옥마을을 끝으로 전주 여행이 끝나는 일정에서 전주천을 산책하는 코스가 포함된 것이다.


풍경만을 놓고 보면 전형적인 시골을 찾은 느낌이었다. 도시의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같았으면 빌딩 또는 시끌벅쩍한 도로 사이에 하천이 있었지만 전주천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너무 조용해서 자연적인 분위기를 느끼는데 딱이었다.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돌아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물이 흐르는 청량한 소리, 맑은 공기, 푸른 하늘, 초겨울이지만 춥지 않았던 날씨, 전주천에 핀 억새를 바라보면서 자연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전주천에는 억새가 풍요로운 장관을 연출했다. 늦가을과 초겨울 분위기에 어울리는 풀이다. 억새가 있기 때문인지 전주천에서 나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여러 대상을 꼭 둘러봐야했지만 전주천에서는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았다. 계속 걸으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주 여행을 보내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징검다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에 있는 하천에도 징검다리가 놓여져 있지만 주민이 이동하는데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남천교 중앙에는 팔작지붕 모양의 누각이 놓여져 있다. 남천교는 1753년에 유실되었지만 1791년에 복구가 완료됐다. 1957년에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다리를 설치했지만 1996년 안전에 이상이 있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2009년 누각과 함께 새롭게 완공됐다. 옛 고지도에 있는 홍예교(무지개형)를 본따 복원했다고 한다. 가운데에 누각이 있기 때문인지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주에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쉽게 접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


남천교 누각 가운데에서 전주천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수심이 얕아보이지만 풍경 만큼은 끝내주도록 좋았다.


남천교쪽에서 윗쪽으로 직진했을때 전동성당의 모습이 보였다. 오전에 전주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았던 셈이다. 전주 여행 일정이 드디어 끝났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전주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전주에서 축제가 열릴 때 언젠가 다시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할 생각이다. 전주의 또 다른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장소까지 찾고 싶다. 그때도 전주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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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사랑의 전주 여행기(2)

전주 경기전. 사적 제339호로 지정된 문화재로써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영정)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1410년(태종 10년)에 창건했으며 당시 이름은 어용전이었다. 1442년에는 경기전으로 변경. 임진왜란 때 불에 타면서 1614년에 중건했다. 당시 어진은 여러 곳을 경유한 끝에 묘향산에 있는 보현사에 모셔졌으며 1872년에 새로 제작됐다. 일제 시대때 부속 건물이 철거되고 땅의 절반을 잃었지만 점차 복원했다.

경기전은 전주 한옥마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그렇다고 서울에 있는 고궁처럼 넓은 공간은 아니다. 마을과 함께하는 문화재라는 느낌이 강했다. 전주 한옥마을을 처음 방문하는 입장으로써 경기전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전동성당 맞은편에 고궁과 흡사한 입구가 있었는데, 단번에 경기전임을 알아챘다. 처음 경기전 앞을 지나갈때는 일요일 저녁이라서 방문 시간이 지났다. 다음날 아침 9시에 개장하자마자 경기전을 찾았다. 이날 낮에 전주를 떠나야 하는 일정이라 시간이 조금 촉박했다.


경기전 담장 높이는 생각보다 작았다. 그런데 마을과 조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을의 소박한 풍경이 문화재의 높은 담장과 공존하기에는 어색할지 모르니까. 적절한 담장 높이를 보면서 마을과 하나로 뭉친 느낌이 들었다. 담장 안을 둘러싼 공간에는 아직 단풍잎이 남은 나무가 있었다. 서울은 단풍잎과 은행잎이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전주에는 늦가을 풍경을 아련히 간직했다. 물론 대부분의 나뭇잎은 떨어졌지만. 경기전길 중간에는 최명희길이 옆에 위치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까 한옥 건물이 보였다. 전주 한옥마을에 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경기전 입장료는 없었다. 전주시 내에서는 2012년 유료화(성인 1,000원)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내가 방문했을때는 돈을 받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입장료를 운영하는 문화재들이 있지만, 돈을 받는 문화시설이라면 사람들과 거리감을 좁히는게 중요하다. 경기전은 전주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경기전 바로 앞에 있는 파리바게트 건물이 기와로 지어진 것을 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할때 풍남문, 전동성당과 더불어 방문 코스 초반에 속했다. 전주시민이 아니라서 유료화가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경기전 맞은편에 있는 전동성당]


[사진=경기전 정문을 지나면 태극무늬가 새겨진 문을 볼 수 있다.]


경기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곳이 있었다. 2010년 10월 부여 대백제전을 방문할 때 사비궁을 찾은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대나무를 봤다. 문화재와 대나무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나의 추측이지만 조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목적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나무를 보면서 멋진 풍경을 간직한 곳임을 느꼈다.


바닥으로 살랑살랑 떨어진 단풍잎과 은행잎들이 많았다. 아직 나무에 붙은 잎들도 제법 있었지만 이제 겨울에 접어들었음을 깨닫게 된다. 가을에는 얼마나 멋진 곳이었을까. 11월 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전북vs알사드)을 관전했다면, 경기전의 전형적인 가을 풍경을 음미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당시 4만명 넘는 축구팬들이 입장하면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여행하기 딱 좋았던 주말이라 경기전을 비롯한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던 축구팬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는 개인사정으로 전주를 찾지 못했지만 11월에 갔으면 더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조 어진이 모셔진 정전이다. '진입하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있어서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지만 어진이 철저하게 보관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2008년 서울 숭례문 화재 사건을 봐도 문화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이다.


[사진=경기전 내에 있는 전주사고(全州史庫)의 모습이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장소라고 한다.]



[사진=조경묘는 1771년에 세워졌다. 전주 이씨의 시조 이한,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경기전은 '용의 눈물', '왕과 비', '바람의 화원' 같은 사극이 촬영된 곳으로 알려져있다. 역사적 가치와 멋진 풍경을 간직했던 곳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단순히 문화재만 바라보는 공간은 아니었다. 월요일 아침의 추운 날씨 속에서 방문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조용해서 일상 생활의 잡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 볼 차례다.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효리사랑의 전주 여행기(1)

일반인 입장에서 K리그 지방 원정은 어떻게 비춰질까? 생소함을 느끼지 않을까.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개념에는 익숙하지만, K리그 보러 멀리까지 이동하는 문화는 대중적 관점에서 활발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K리그는 재미없다', 'K리그는 관중 없다'는 잘못된 편견을 지닌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K리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지역을 찾아 경기장을 드나드는 것은 쉽지 않다. 주말에 K리그 경기만 보는 것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K리그 지방 원정은 우리 축구 리그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들이 즐기는 수단이다.

개인적으로 2007년 10월 대전 월드컵 경기장(대전vs수원)을 찾은 이후로 4년 2개월만에 K리그 지방 원정을 떠났다. 공식적으로 좋아하는 K리그 클럽은 없지만 서울 사람이기 때문에 지방 원정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겠지만. 2009년 12월에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제주vs연변FC)에 갔지만 K리그 경기는 아니므로 논외. 어쨌든 2011년 12월 4일 일요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전북vs울산의 경기를 봤다. 그런데 축구만 보러온 것은 아니다. 1박2일 전주 여행이었다.

전주에 내려가기 전날까지는 잠을 못잤다. 토요일 저녁에 2시간 잤다가 깼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요일 오전까지 유럽축구 시청하면서 칼럼 작성을 마무리하고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떠났다. 낯선 곳에서 잠을 못 이루는 성격이라 걱정을 했지만 축구 현장에 가는 느낌 때문인지 피로가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경기 시작 2시간전에 전주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전주행 버스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다다르면 운전 기사에게 "아저씨.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워주세요"라고 말하며 내리면 된다.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관중수는 3만 3,554명 이었다. 수많은 전북팬들이 이곳을 찾았겠지만, 나를 비롯해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축구팬들도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했을 것이다. S석에 있는 울산팬들은 대략 1,000명 정도 원정 응원을 한 것 같다. 울산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1차전에서는 전북이 2:1로 승리하면서 우승이 유력한 분위기였다. 정규리그 1위 자격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전북에 비해서 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엄청난 체력을 소모했다. 나름 생각했던 2차전 관전 포인트는 '전북이 어떤 과정으로 승리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전북이 예상외로 일격을 당했다. 전반 24분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더니 후반 11분에는 울산 설기현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울산의 막판 뒷심이 느껴졌던 그 순간, 후반 13분 울산 최재수가 최철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전북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에닝요가 후반 14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으면서 1:1이 되었고, 후반 23분에는 루이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에스티벤을 제치고 빠르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끝에 오른발 강 슈팅으로 역전골을 작렬했다. 결과는 전북의 2:1 승리. 왼쪽 가슴에 두 번째 별을 새기게 됐다.


[사진=2011시즌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전북 선수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전주 여행 시작이다. 다음 목적지는 전주 한옥마을이다. 하지만 여행 전에 인터넷을 통해 찾아봤지만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주 한옥마을까지 가는 버스 노선이 마땅치 못했다. 인터넷에 의하면 배차 시간이 매우 길었다. 초겨울 날씨에 버스정류장에서 전주 한옥마을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릴 수 없어서 택시를 타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들었다. 엄청난 택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전주 시내와 적잖은 거리 차이가 있어서 택시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전주 지리가 낯선 나에게 도와준 분이 있었다. 경기장에서 나의 옆자리에 앉은 분이었다. 경기 시작 전 나에게 "혹시 효리사랑님 아니세요?"라고 물어보셔서 서로 말을 나누게 됐다. 그 분 말에 의하면 경기 종료 후 근처에서 전주 시내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한다고 한다. 셔틀버스가 어느 곳에서 운행되는지 상세하게 말해주셔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그 분에게 정말 고마웠다. 아마도 셔틀버스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 흥행 차원에서 사람들이 경기장에 쉽게 접근하도록 마련된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셔틀버스의 도착 지점은 전주 종합 운동장이었다. 운동장 정문이 기와 모양이라서 전주 특유의 특색이 느껴졌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북의 옛날 엠블럼과 더불어 '막강현대', '최강전북'이라고 새겨진 문구가 있었다. 전북의 옛 홈구장이 바로 이곳이었다. 전북 버팔로-전북 다이노스-전북 현대 초창기 시절의 옛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저 문구를 보면서 과거에 전북 경기를 손꼽아 기다려왔던 축구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장소가 아닌가 싶다. 전북이 K리그에서 우승하던 날, 우연히 전주 종합 운동장을 찾으니까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전주 종합 운동장부터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걷기로 했다. 스마트폰 지도를 보니까 거리 차이가 그리 멀지 않았다. 하지만 도보 30분 거리였다. 전주 종합 운동장에서 버스 노선을 살펴봤다면 전주 한옥마을까지 무난하게 도착하지 않았을까.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전주천에 있는 다리를 지나다니면서 '진짜로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실감했다. 전주천 억새길을 보면서 초겨울의 낭만을 느꼈다. 바람이 적당히 불어주고 좋은 풍경을 보니까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런데 전주천이 나중에는 나의 전주 여행 최고의 장소가 되었을 줄이야.


드디어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했다. 웅장한 건물이 멀리까지 찾아온 나를 맞이했다. 1914년에 준공된 사적 제 288호 전동성당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역사가 오래되기로 유명한 서양식 근대건축물이다. 전동성당 옆쪽에는 풍남문이 보였다. 조선시대 전주를 둘러싼 남쪽 출입문으로서 보물 제 308호에 속한다. 현재는 풍남문 하나만 남아있다고 한다. 전주의 역사가 느껴지는 곳이다. 풍남문 바깥쪽 가로수에는 노란색 빛깔의 은행잎이 피어있었다. 남부 지방이라서 그런지 12월초에도 은행나무를 볼 수 있었다. 2011년 5월초 경기도 연천 신탄리역에서 벚꽃나무를 봤던 기분과 흡사한 느낌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야경도 찍어봤다. 거리 곳곳에 한옥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한옥으로 지어진 식당들도 보였다. 역시 서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일요일 저녁이자 겨울철에 접어든 날씨 때문인지 예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조용한 분위기라서 기분이 좋았다. 서울의 거리를 지나다닐때는 바쁜 기분이었지만 이곳에 오니까 마음이 차분해진다. 하지만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다. 전주 여행에서 가장 꿈꾸었던 순간을 맞이하고 싶어서 였다.


저녁은 <갑기원>이라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전주 지역의 대표적인 맛집 중의 하나로써 전주 비빔밥이 맛있다고 한다. 역시 예상대로 전주 비빔밥이 맛있었다. 평소 비빔밥을 좋아하지만 전주에서 전주 비빔밥을 먹으니까 여행의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밑반찬이 10가지 넘는다. 서울과 달리 푸짐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맨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 "뜨거운 물 드릴까요?"라며 친근하게 대했던 아주머니의 친절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몇 시간째 차가운 공기와 함께했던 나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정말 많이 먹었다. 전주 여행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한 뒤에는 전북-울산의 경기가 열리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라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평소 지방 경기였다면 TV로 축구를 즐겼겠지만 오늘 만큼은 현장에 가고 싶었습니다. 평소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포스팅이지만, 전주 1박 2일 여행을 앞둔 축구팬의 마음을 자세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축구팬으로서 전주 원정에 가는 3가지 이유는 이렇습니다.

1. 2011년 마지막 K리그를 즐기고 싶어서

전북과 울산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2011년 마지막 K리그 경기 입니다. 올 시즌 K리그는 승부조작의 악재속에서도 여러가지 희망을 봤습니다. 신영록이 기적 같이 의식을 회복하면서 승부조작으로 우울했던 K리그에 감동을 선사했고, 10월 3일 수원-서울 라이벌전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최초로 K리그 경기에서 만석을 달성했습니다.(4만 4,537명 집계) 그동안 이상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승강제가 확정되었고, 신생팀 광주FC 돌풍이 신선했으며, 전북의 '닥공'과 울산의 '철퇴'가 여론의 긍정적인 주목을 끌면서 K리그 경기력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느낌입니다. 긍정적인 스토리가 쏟아지는 시점이라면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멋진 명승부가 연출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K리그 최초로 300만 관중 돌파가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299만 7,032명의 관중이 K리그 경기장을 찾았으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2,968명의 관중이 찾으면 대기록을 달성합니다. 전북의 홈 경기이자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특수성을 놓고 보면 '저를 포함한' 최소 3만 관중이 운집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K리그=텅 빈 관중', 'K리그는 관중 없다'며 K리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현실 속에서 K리그 300만 관중 시대는 매우 의미있는 업적입니다. 그 현장을 TV로 지켜보는 것보다는 직접 지방 원정에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K리그의 역사적인 순간이니까요.

2. 전북vs울산, 흥밋거리가 즐비하다

저는 며칠전 칼럼에서 "전북과 울산의 공통점은 기존의 한국 축구 스타일에서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과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압박-파워-스피드-기술-공중볼-조직력 등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양한 장점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자랑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완성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팀의 경기력만으로 흥미를 더합니다.

주중 1차전에서는 전북이 에닝요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습니다. 2차전에서는 전북이 홈에서 통합 스코어 리드를 지키느냐, 아니면 울산이 기적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정규리그 6위팀의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여줄지 두 팀의 기세가 팽팽합니다. 체력에서는 전북이 절대적 강세지만, 울산이 예측불허 속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기질이 강합니다. 또한 이동국과 설기현의 79년생 공격수 맞대결, 조성환-심우연-정성훈-김신욱의 공중볼 마스터 대결,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시즌 10호골 달성 여부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이동국은 울산전에서 2골을 넣을 경우 K리그 통산 최다 득점(현재 115골. 1위는 우성용 116골) 기록을 경신합니다.

3. 전주 비빔밥, 전주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를 즐기고 싶다

전주 1박 2일 여행은 K리그 경기를 보는 목적도 있지만 여행 가고 싶은 동기 부여가 뚜렷했습니다. 전주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전주를 찾게 되었는데 관광객 입장에서 즐길 거리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원정의 묘미는 여행입니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여행 수요가 많아지는 현 시점에서는 지방 원정이라고 해서 K리그 관전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전주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전주 비빔밥을 먹는 것입니다. 일반 비빔밥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전주 비빔밥을 좋아하는 이유를 직접 느끼고 싶습니다. 여행 일정 중에는 전주 한옥마을 방문이 포함 됐습니다. 전주에서 가장 손꼽히는 문화 명소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전주의 특색을 즐길 생각입니다. 한달전에 구입했던 DSLR 카메라(캐논 600D)를 다루면서 사진 스킬을 기르고 싶습니다. 좋은 렌즈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사진을 찍고 싶네요. 이 글을 마치고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내려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