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A매치 데뷔전 맹활약에 감탄했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축구 선수였으나 한국 우즈베키스탄 평가전 계기로 그의 밝은 미래 기대하는 축구팬들이 많아질 것임에 틀림 없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3월 2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얻은 소득을 꼽으라면 이재성 발굴이었다. 비록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력은 홈팀 답지 못했던 답답함을 안겨줬으나 이재성 활약 만큼은 달랐다.

 

어떤 관점에서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돋보였던 이재성 향한 칭찬에 거부감 느끼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A매치 1경기만 뛴 선수를 너무 칭찬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물론 A매치 데뷔전에서 잘했음에도 롱런에 어려움 겪으며 반짝했던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성 축구 재능을 놓고 보면 대표팀 대들보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사진 = 이재성 (C)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hyundai-motorsfc.com)]

 

이재성 우즈베키스탄전 경기력을 보면 A매치 데뷔전에 임하는 선수 같지 않았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를 앞세운 지능적인 공격 전개, 안정적인 볼 키핑, 매끄러운 위치선정이 돋보였던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후반 26분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을 극복하며 볼을 지켜내려는 탈압박 장면이었다. 볼을 소유했을 때 상대방 따돌리기 위해 몸을 뒤로 틀면서 볼을 간수하기 위해 노력했던 장면은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좋았음을 알 수 있다. A매치 데뷔전에 의기소침하지 않고 실전에서 자신의 축구 재능을 잘 드러냈다.

 

 

이날 이재성 경기력은 A매치 처음 뛰는 선수 같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뛰었던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나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라고 봐도 어색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이재성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친 선수가 있을지라도 이날 한국의 공격력이 좋지 못했음을 떠올리면 이재성 맹활약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평가전은 재미없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준우승 성과를 거둔 이후의 첫 A매치였던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부족하게 보였다. 그 이유는 한국 선수들이 우즈베키스탄보다 열심히 뛴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격 과정에서 볼을 자주 빼앗기거나 슈팅 기회가 몇 차례 무산되는 허무한 모습과 더불어 상대 팀에게 역습 위기를 허용하는 불안한 장면이 연출됐다. 일부 선수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된 것과 더불어 유럽파들이 전체적으로 컨디션 안좋았던 이유 때문인지 이날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쉬웠다.

 

이렇다보니 이재성 맹활약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는 마음 때문인지 자신의 경기력이 한국 대표팀에서 통한다는 것을 충분히 과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적극적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경기력을 과시하면 대표팀 입지 향상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이날 오른쪽 윙어로 뛰면서 이청용 대체했으나 어쩌면 이청용 경쟁자로서 강력하게 급부상 할지 모를 일이다.

 

이재성 군면제 이력 또한 눈에 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멤버로 활약했다. K리그 클래식 강팀 전북에서 패기 넘치는 경기력 과시하는 그의 물 오른 행보를 놓고 보면 유럽 진출 기대해도 될 듯하다. 이재성이 앞으로 국가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국내 축구팬들에게 유럽 진출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되도록이면 전북에 많은 이적료 안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K리그 클래식에 이어 국가 대표팀 데뷔전에서 좋은 경기력 과시했던 이재성 쾌속질주가 계속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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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은 '놀라운 성과'였다. '그래도 한국은 기본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실력'이라고 부정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011년 8월 일본 원정 0-3 완패를 기점으로 침체된 대표팀의 경기력, 그때 그때마다 반응이 다른 축구팬(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냄비 근성), 논란 부추기는 언론,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SNS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한 것은 결코 쉬운 성과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이 더 험난했거나 아니면 최종예선에서 탈락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물론 일부 선수들의 SNS 논란은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에 벌어진 이슈다. 그러나 평소 최강희 감독을 향한 마음이 어땠는지 그들의 SNS 메시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최강희 감독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며 국내 여론에서는 U-20 월드컵에 열광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누군가는 최강희 감독의 선수 장악 실패를 꼬집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뒤 전북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여론에서는 이를 가리켜 '시한부 감독'이라고 불렀다. 한국 대표팀은 여기서부터 잘못됐다. 조광래 전 감독 경질 과정과 더불어 말이다.

 

 

[사진=최강희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분명한 것은, 최강희 감독은 당초 목표였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고 전북으로 복귀했다. 이것만으로 박수 받아야 한다.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한건 사실이나 최악의 여건에서 목표를 이루었다. 아무리 유능한 외국인 지도자라도 뜻하는 결과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외국인 지도자로서 유일하게 한국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도 대표팀 전력을 완성하기까지 장기간 합숙 끝에 1년 넘는 시간을 소요했다. 반면 지금은 대표팀 소집 기간이 제한적이다. 다른 불안 요소까지 맞물리는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이 '닥공(닥치고 공격)' 또는 '전북셀로나(전북+FC 바르셀로나)' 경기력을 전북에 이어 대표팀에서 재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최강희 감독을 향한 국민적인 감정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미디어를 통해 '뻥축구를 하는 감독'으로 낙인 찍혔다. 한 예로 어느 공중파 TV 뉴스에서 한국 대표팀 문제점으로 뻥축구를 언급했을 때 최강희 감독의 모습을 화면에 비추면서 보도했다. 뉴스를 보는 사람(특히 K리그 클래식에 관심없는)이라면 최강희 감독을 싫어하는 감정을 느끼기 쉽다. 평소 K리그 클래식을 좋아했던 축구팬들은 '최강희 감독이 뻥축구를 한다'는 논리에 공감하지 않겠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K리그 클래식보다 대표팀을 더 알아준다. 자국 리그가 홀대받는 나라의 대표팀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어낸 것은 '대단하다'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그렇다고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시절 전술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글쓴이도 경기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달 국내에서 펼쳐졌던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란전 두 경기 만이라도 시원하게 이겼다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만의 아쉬움이 아니다. 누구나 이러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대표팀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비판이면 몰라도 최강희 감독을 향한 비난은 적절치 않다. 포털 댓글에 최강희 감독을 겨냥한 인신비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도 여전히 최강희 감독 비방에 열을 올리는 못된 네티즌들이 있다.

 

누구도 최강희 감독을 비난할 자격 없다. 최강희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한 지도자다. 전북 사령탑을 오랫동안 맡겠다는 자신의 꿈을 어쩔 수 없이 접으면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야만 했다. 애초부터 대표팀을 지휘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최근에 다시 전북으로 돌아왔으나 그가 없었던 1년 6개월 동안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최강이라는 이미지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심지어 수원에게 올해 2경기 모두 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과거 전북 시절 수원에 강했던 것은 K리그 클래식 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부진도 두말 할 필요 없다. 최강희호 출범은 최강희 감독과 전북에게 손해였으며 대표팀 경기력까지 정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를 향한 비난이 적절치 못한 이유다.

 

만약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야망이 강했던 지도자였다면 전북 복귀보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을 이끄는 시나리오를 더 원했을지 모를일이었다. 'K리그 클래식<대표팀'이라는 흐름이 오래전부터 만연했던 한국 축구의 현실에서 대표팀 감독은 지도자들에게 가장 명예로운 자리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전북 사령탑으로 롱런하는 것을 더 원했다. 전북이 K리그 클래식의 강팀으로 거듭났던 것은 최강희 감독의 영향이 컸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것과 유사하다. 최강희 감독은 한국판 퍼거슨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원치 않았던 길을 어쩔 수 없이 걸으면서 1년 6개월 동안 전북을 떠나야만 했다. 대표팀에서 보냈던 여정마저 달콤하지 않았다. 대중적인 신뢰도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고 A매치에서 침체를 거듭한 끝에 마지막 경기(이란전) 패배로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짓지 못했다. 힘든 여건에서 순탄한 행보를 거듭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다. 전북의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시 재현해도 일부 네티즌의 악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들의 머릿속에는 'K리그 클래식은 안된다'는 잘못된 개념이 박혀있을 것이다. 이동국이 전북에서 골 넣었던 경기와 관련된 포털의 언론 기사에서 이동국을 비난하는 댓글이 달려있던 것 처럼 말이다. 이는 몇 년째 계속 됐다. 지금 분위기라면 최강희 감독이 '뻥축구를 한다'라는 외부의 편견을 극복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자신이 단 한 번이라도 한국 축구에 열광했다면 최강희 감독을 향한 비난을 멈춰야 할 것이다. 그동안 고생 많았던 최강희 감독의 앞날이 오랫동안 번창하기를 바래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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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전 1-5 대패는 K리그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이 쉽지 않음을 뜻합니다.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K리그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1년에는 전북이 대회 준우승을 달성했습니다. 2010년에는 K리그 4팀, 2011년에는 3팀이 대회 8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죠. 일본-중국 같은 주변국보다 성과가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우승 과정이 쉽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특히 광저우는 전북전을 통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전력임을 경기력으로 보여줬습니다. '중국의 맨시티', '아시아의 맨시티'로 불릴 정도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지난해 선수단 운영에 약 6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K리그 빅 클럽 1년 전체 예산의 2~3배 규모 입니다. 지난해 8월 영입했던 아르헨티나 공격형 미드필더 다리오 콘카의 연봉은 세계 3~4위로 알려졌습니다. 클레오-무리퀴-조원희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수준급 실력을 자랑합니다. 또한 광저우는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액의 승리 수당을 걸었습니다. 선수들의 승리 의욕을 키우겠다는 심산이죠. 전북전 승리로 1600만 위안(약 28억원)의 수당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광저우는 그동안 줄기차게 박지성 영입을 추진했습니다. 박지성의 중국행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광저우의 야심이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우수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중국과 아시아를 제패하겠다는 의도죠. 자국 선수의 힘으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어렵죠. 중국 대표팀 행보를 봐도 말입니다. 광저우가 아시아 No.1이 되는 최선의 수단은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등용하는 것입니다. 풍부한 자금력으로 말입니다. 얼마전에는 상하이 선화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를 영입했었죠. 돈 많은 중국 클럽들은 앞으로도 성적 향상을 위해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 분명합니다.

자금력하면 중동 축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한국인 선수들의 중동 진출이 잦아진 것은 돈 때문입니다. 중동 축구의 경기력은 우리나라보다 뛰어나지 않지만, 중동 클럽 입장에서는 전력 보강을 위해서 많은 돈을 들이며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던 알 사드(카타르)는 세네갈 공격수 마마두 니앙 영입에 750만 유로(약 11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K리그 시민구단 1년 예산 규모입니다. 니앙을 비롯해서 이정수-케이타-벨하지 같은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보유했죠.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은 AFC가 한 몫을 했습니다. AFC는 중동 입김이 강하기로 유명하죠. 4강 1차전 수원전에서 관중을 폭행했던 케이타는 추가 징계를 받지 않았지만, 수원의 스테보는 K리그 포함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AFC의 공정하지 못한 징계 처분 입니다. 당시 AFC의 징계는 전북-알사드 결승전이 얼마 안남았던 시점입니다. 알사드 우승에 힘을 보탠 것과 마찬가지죠.(AFC는 부정하고 싶겠지만) 그런 케이타는 전북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알사드 우승은 순수한 실력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있어서 중동의 꼼수는 못마땅합니다. 대표적으로 K리그와 중동 클럽 경기에서 중동 심판이 배정되는 경우입니다. FC서울은 2009년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움살랄(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중동 심판 오심에 당했죠. 안태은의 중거리 슈팅이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갔지만 중동 주심은 득점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두 팀은 2차전에서 1-1로 비겼습니다. 만약 안태은 슈팅이 골로 인정되었다면 서울이 1~2차전 원정 다득점에 힘입어 4강에 진출했을 겁니다. 하지만 서울은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오심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K리그 클럽들은 앞으로 중동 클럽과의 경기에서 중동 편향의 환경적 요건을 감안하고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까지 말입니다.

내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2012년 K리그는 총 44경기 열립니다.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되면서 K리그 경기 숫자가 늘었지만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불가피합니다. 챔피언스리그-FA컵을 병행하는 팀은 더 어렵죠. 총 3개 대회를 병행하면서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는 체력적으로 어렵습니다. 그 선수를 보유한 팀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가 올해 하반기 토너먼트에 접어들면 중동 원정이 불가피합니다. 그때는 국가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중동 원정을 다녀올 가능성이 있습니다.(이 글을 쓰는 오늘 조추첨하지만) K리그 44경기 편성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에게 불리한 것은 분명합니다.

또 하나 불편한 사실은, 2002년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K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 동시에 우승했던 팀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전북-포항-성남-울산은 K리그 우승에 도전할 전력입니다. 두 대회 우승을 노리기에는 다른 팀에 비해서 선수들이 지치기 쉽습니다. 그나마 2011년 전북은 더블 우승이 가능했던 전력이지만 결승 알사드 승부차기 패배가 아쉬웠죠. 올해 챔피언스리그 32강 1차전에서는 이적생 팀 적응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전북은 김정우-서상민, 성남은 요반치치-한상운 같은 이적생들이 전술적으로 겉도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두 팀은 1차전을 이기지 못했죠. 단지 이적생 때문에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고 볼 수 없지만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2010년 성남의 우승 과정을 봐도 말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K리그의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낙관론이 힘을 받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K리그의 아시아 제패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세계에서든 온갖 어려움을 정면으로 이겨내고 목표를 달성했던 존재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과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대상이 스포츠라면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아슬아슬하게 경합하면서 끝내 승리를 이루는 결과가 더 재미있을지 모릅니다. 2006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전북은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되도록 챔피언스리그에서는 K리그 클럽 전체가 선전해야겠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꼭 필요합니다.

진정한 우승팀은 온갖 고비를 뛰어넘을 아우라가 있습니다. 지난해 우승팀 알사드가 과소평가 되는 이유이자, K리그가 올해 아시아 No.1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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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7일 저녁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2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H조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1-5 대패를 당했습니다. 전반 26분 클레오, 전반 40분 다리오 콘카, 후반 23분 클레오에게 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었습니다. 후반 24분 정성훈이 만회골 넣었지만 후반 27분 콘카에게 또 실점했고 후반 30분에는 무리퀴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면서 중국 클럽에게 대량 실점으로 패했습니다. 전북은 대회 16강 진출을 위해 남은 5경기에서 분발해야 합니다.

 

[사진=전북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전 1-5 대패를 발표한 아시아 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C) the-afc.com]

우선, 중국은 한국에 비해서 오랫동안 축구 실력이 약했습니다. 하지만 2년전 A매치에서 한국을 3-0으로 이기면서 공한증을 극복했습니다.(당시 허정무호는 국내파 위주였지만) 클럽 축구에서는 몇몇팀이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습니다. 지난 1월 상하이 선화가 EPL 첼시 소속이었던 니콜라 아넬카 영입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 사례 입니다. 광저우 부리는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 데얀(FC서울) 영입을 위해 거액의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슈퍼리그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고 전력 보강에 성공했죠. 적어도 중국의 클럽 레벨은 성장세가 눈에 띱니다.

전북과 상대했던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중국 최고의 클럽입니다. 단순한 네임벨류를 놓고 보면 전북보다 약할 것 같지만 엄연히 우승팀 전력입니다. 경기에서 이기는 기질이 강하다고 봐야죠. 전북 원정에서는 수비에 무게감을 두기 보다는 팀의 밸런스가 앞쪽으로 치우쳤습니다. 클레오-콘카-가오린-무리퀴 같은 공격 옵션들이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전북의 1차 공격 전개를 약화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전북의 닥공을 제어하겠다는 뜻이죠. 실제로 전북의 공격은 광저우의 짜임새 넘치는 수비를 받은 끝에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했습니다. 패스를 주고 받는 선수와의 약속된 움직임이 평소보다 무뎌졌습니다. 광저우 압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광저우 수비가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전반전에는 때떄로 수비 공간이 벌어지면서 에닝요를 놓쳤습니다. 그럼에도 전반 23분까지 전북에게 오프사이드 4개를 안겨줄 정도로 포백의 라인 컨트롤이 좋았습니다. 전북이 완만한 공격을 펼쳤을 때 수비수들이 대처를 잘했습니다. 보통 레벨의 클럽이라면 팀의 전체적인 수비 붕괴로 빠졌을지 모르지만 광저우는 중국 챔피언입니다.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할 때 침착하게 대응하더군요.(특히 승리 수당이 쎕니다.) 공격 옵션들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면서 팀 응집력이 발달됐습니다. 개인 공격력은 기본적으로 좋은편이죠.

이제부터는 전북에 대해서 논하겠습니다. 전북은 광저우전에서 4-4-2로 전환했습니다. 이동국과 에닝요를 투톱으로 놓고 박원재-김상식-김정우-서상민을 미드필더로 배치했습니다. 선수 구성부터 안정감이 떨어졌습니다. 에닝요가 왼쪽 윙어에서 중앙 공격수로, 박원재를 왼쪽 풀백에서 왼쪽 윙어로 올렸고 김정우-서상민은 이적생입니다. 완성도 높은 공격을 기대하기에는 선수들이 실전에서 발을 맞출 기회가 적었습니다. 몇몇 선수는 포지션을 바꿨고 김정우는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광저우 압박에 밀려 패스미스가 속출한 것은 상대팀이 잘했던 이유도 있지만 전북의 팀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특히 김정우-서상민 선발 투입은 실패작입니다. 공수 양면에서 기존 팀원들과 어우러지지 못하면서 '전북이 광저우보다 팀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안겨줬습니다. 그동안 중국 클럽이 과소평가 되었지만 챔피언스리그 경기임을 감안하면 팀 워크가 중요했습니다. 두 이적생이 전북에 빨리 적응해야 팀 전력이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은 첫번째 실점을 허용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전반 26분 클레오에게 실점한 것은 임유환 패스미스에서 비롯됐습니다. 수비진에서 불안하게 볼을 처리한 것이 상대팀에게 좋은 빌미가 됐죠. 후방 옵션들의 패싱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당시 골을 내줬을때는 조성환이 부상으로 그라운드 바깥에서 치료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김상식이 심우연 투입 이전까지 센터백으로 내려갔지만 조성환 부상으로 수비진의 라인 컨트롤이 무너졌습니다. 광저우 입장에서는 선제골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겠지만 전북은 한 순간의 집중력 저하가 뼈아픈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에닝요의 골 불운도 아쉬웠습니다. 전반 31분 골문 가까이에서 시도했던 슈팅이 골대 바깥을 스쳤고, 33분에는 골문 중앙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슈팅을 날린 볼이 크로스바를 강타했습니다. 둘 중에 하나라도 골이 연결되었다면 광저우와 대등하게 경합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팀이 0-2로 뒤진 전반 막판에도 유효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세이브에 막혔죠. 에닝요 득점 실패가 아쉬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광저우 수비 뒷 공간이 열렸던 시점입니다. 전북이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광저우 미드필더들의 압박을 뚫었습니다. 그러나 에닝요 슈팅이 골로 이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광저우에게 두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경기를 뛰는 선수 입장에서 의욕이 꺾였을지 모릅니다.

후반전에는 잇따른 수비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포백의 라인 컨트롤과 선수들의 대인마크가 느슨해지면서 광저우 공격 옵션을 놓치는 장면이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전북이 0-2로 뒤진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오히려 광저우에게 허를 찔렸죠. 후반 23분과 27분에는 클레오-콘카에게 실점했습니다. 후반 30분에는 최철순이 무리퀴와의 스피드 싸움에서 밀리면서 팀의 다섯번째 실점으로 이어졌죠. 공격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수비 안정이 필요했습니다. 광저우 선수들의 움직임을 앞쪽으로 쏠리도록 유도하면서 결정적인 타이밍에 역습을 노리는 작전을 펼쳤으면 더 좋았다는 느낌입니다. 광저우에게 대량 실점 패배를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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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한 뒤에는 전북-울산의 경기가 열리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라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평소 지방 경기였다면 TV로 축구를 즐겼겠지만 오늘 만큼은 현장에 가고 싶었습니다. 평소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포스팅이지만, 전주 1박 2일 여행을 앞둔 축구팬의 마음을 자세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축구팬으로서 전주 원정에 가는 3가지 이유는 이렇습니다.

1. 2011년 마지막 K리그를 즐기고 싶어서

전북과 울산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2011년 마지막 K리그 경기 입니다. 올 시즌 K리그는 승부조작의 악재속에서도 여러가지 희망을 봤습니다. 신영록이 기적 같이 의식을 회복하면서 승부조작으로 우울했던 K리그에 감동을 선사했고, 10월 3일 수원-서울 라이벌전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최초로 K리그 경기에서 만석을 달성했습니다.(4만 4,537명 집계) 그동안 이상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승강제가 확정되었고, 신생팀 광주FC 돌풍이 신선했으며, 전북의 '닥공'과 울산의 '철퇴'가 여론의 긍정적인 주목을 끌면서 K리그 경기력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느낌입니다. 긍정적인 스토리가 쏟아지는 시점이라면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멋진 명승부가 연출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K리그 최초로 300만 관중 돌파가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299만 7,032명의 관중이 K리그 경기장을 찾았으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2,968명의 관중이 찾으면 대기록을 달성합니다. 전북의 홈 경기이자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특수성을 놓고 보면 '저를 포함한' 최소 3만 관중이 운집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K리그=텅 빈 관중', 'K리그는 관중 없다'며 K리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현실 속에서 K리그 300만 관중 시대는 매우 의미있는 업적입니다. 그 현장을 TV로 지켜보는 것보다는 직접 지방 원정에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K리그의 역사적인 순간이니까요.

2. 전북vs울산, 흥밋거리가 즐비하다

저는 며칠전 칼럼에서 "전북과 울산의 공통점은 기존의 한국 축구 스타일에서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과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압박-파워-스피드-기술-공중볼-조직력 등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양한 장점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자랑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완성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팀의 경기력만으로 흥미를 더합니다.

주중 1차전에서는 전북이 에닝요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습니다. 2차전에서는 전북이 홈에서 통합 스코어 리드를 지키느냐, 아니면 울산이 기적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정규리그 6위팀의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여줄지 두 팀의 기세가 팽팽합니다. 체력에서는 전북이 절대적 강세지만, 울산이 예측불허 속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기질이 강합니다. 또한 이동국과 설기현의 79년생 공격수 맞대결, 조성환-심우연-정성훈-김신욱의 공중볼 마스터 대결,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시즌 10호골 달성 여부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이동국은 울산전에서 2골을 넣을 경우 K리그 통산 최다 득점(현재 115골. 1위는 우성용 116골) 기록을 경신합니다.

3. 전주 비빔밥, 전주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를 즐기고 싶다

전주 1박 2일 여행은 K리그 경기를 보는 목적도 있지만 여행 가고 싶은 동기 부여가 뚜렷했습니다. 전주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전주를 찾게 되었는데 관광객 입장에서 즐길 거리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원정의 묘미는 여행입니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여행 수요가 많아지는 현 시점에서는 지방 원정이라고 해서 K리그 관전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전주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전주 비빔밥을 먹는 것입니다. 일반 비빔밥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전주 비빔밥을 좋아하는 이유를 직접 느끼고 싶습니다. 여행 일정 중에는 전주 한옥마을 방문이 포함 됐습니다. 전주에서 가장 손꼽히는 문화 명소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전주의 특색을 즐길 생각입니다. 한달전에 구입했던 DSLR 카메라(캐논 600D)를 다루면서 사진 스킬을 기르고 싶습니다. 좋은 렌즈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사진을 찍고 싶네요. 이 글을 마치고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내려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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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