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이름은 인터밀란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5일 뉴캐슬전과 8일 풀럼전에 선발 출장하면서 많은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에 이번 인터밀란전 보다는 14일 리버풀전 선발 출장 가능성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풀럼전 골로 인터밀란전 선발 출장에 대한 변수가 생겼지만, '누구도 꿰뚫 수 없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머릿 속 생각은 '박지성은 인터밀란전 보다 리버풀전이 제격이다'는 것이 그 요지였습니다. 왜냐하면 리버풀전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 여부가 달린 중요한 경기이자 '장미전쟁'으로 회자되는 라이벌 대결이기 때문이죠. 챔피언스리그도 챔피언스리그지만 리버풀전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맨유의 선수층은 다른 유럽 명문 클럽보다 두껍고 탄탄하기 때문에 인터밀란과 리버풀을 누를 자신감이 있었지요.

그래서 5일과 8일 경기에 선발 출장했던 박지성이 인터밀란전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동안 큰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던 나날이 길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자신을 선발 출장 시키지 않았던 겁니다. 더욱이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만큼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3연속 선발 출장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 '독'이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박지성이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전술적인 요소와 연관이 깊습니다. 퍼거슨 감독 그리고 맨유 입장에서 이번 인터밀란전은 반드시 이겨야했던 경기이기 때문에 '허리 싸움을 펼칠' 미드필더진에서 최적의 조합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난 시즌 맨유 더블 달성의 키워드였던 '스콜스-캐릭'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인터밀란전 승리 카드로 꺼내든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강팀과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던 라이언 긱스가 자신의 원래 자리였던 왼쪽 윙어로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이며 오른쪽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선발 출장은 거의 매 경기 고정이었습니다.

맨유는 전반 4분 네마냐 비디치, 후반 4분 호날두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지만 자칫 인터밀란에게 골을 허용하여 8강 진출이 좌절될 뻔했습니다. 전반 28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골포스트를 맞춘 슈팅과 36분 데얀 스탄코비치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중거리슈팅, 후반 14분 아드리아누가 골포스트를 맞춘 슈팅, 후반 28분 즐라탄의 헤딩슛은 '운'이 좋았다면 골이 될 뻔했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네 장면 모두 측면에서 전개된 골 기회 였습니다. 맨유가 전반 24분까지 58-42(%)의 볼 점유율 우세를 나타낸 이후부터 인터밀란에게 공격을 허용하는 빈도가 늘어났던 것은 '1차전에서 박지성에게 졌던' 더글라스 마이콘의 오른쪽 측면 오버래핑을 차단하지 못하면서 부터 였습니다. '비에라-캄비아소-사네티'로 짜인 인터밀란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맨유 미드필더진에 밀리면서 마이콘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맨유의 약점은 오른쪽 윙 포워드나 다름없는 마이콘의 오버래핑에서 드러났습니다. 긱스가 왼쪽 측면과 최전방에서 공격에 집중하다보니 '긱스-에브라' 사이의 빈 공간이 벌어지면서 마이콘이 이를 노리며 전반 25분 이후부터 맨유 왼쪽 옆구리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맨유의 왼쪽 수비는 균열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경기 초반 맨유의 기세에 눌려있던 인터 밀란이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맨유가 쉽게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오셰이'로 짜인 포백이 평소 처럼 끈끈하고 견고한 수비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즐라탄은 몇 차례 문전에서 골 기회를 잡았던 것 이외에는 비디치와 퍼디난드에게 밀리면서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했고 마리오 발로텔리는 오셰이의 발에 묶여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두 선수를 뒷받침하던 스탄코비치는 '스콜스-캐릭' 조합이 포백과의 간격을 좁히면서 철저하게 압박을 가하다보니 공격력에 이렇다할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이는 인터밀란이 마이콘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더라도 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자 퍼거슨 감독의 '전술 승리'였습니다.

맨유가 1차전에서 마이콘을 꽁꽁 견제하는데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즐라탄-발로텔리' 투톱을 봉쇄하는 것, 다시 말해 마이콘을 막지 못하는 것을 어느 정도 감수를 하더라도 적어도 골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작전이었습니다. 적어도 무실점은 보장되어야 8강 진출을 노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박지성의 활용도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박지성은 후반 37분 웨인 루니를 대신하여 교체 투입되었습니다. 박지성 카드를 앞세워 2-0 승리를 굳히겠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의도였죠. 얼핏보면 소위 '잠그기'를 쓸 것 같아 보였지만, 수비에 치중을 두던 맨유의 기세는 박지성의 교체 투입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퍼거슨 감독이 '맨유를 추격하려는' 인터밀란 선수들의 힘을 완전히 빼놓겠다는 것이죠. 박지성은 후반 39분과 41분 팀의 역습 기회를 제공하면서 인터밀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뿌리쳤습니다. 후반 45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 최후방에서 마이콘의 공격을 끊는 등 조커로서 제 몫을 다하면서 '짧게나마' 팀의 2-0 승리를 공헌했습니다.

비록 박지성이 인터밀란전에서 늦은 시간에 교체 출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14일 리버풀전 맹활약을 위한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지성이 교체로 투입된 것은 맨유 전력에 여전히 중요한 선수임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인터밀란전 단 한 경기만으로 팀 내 입지를 놓고 일희일비식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요한 경기들이 더 남아있는 만큼, 박지성의 선발 제외는 '무척' 아쉽지 않습니다.(저로서도 박지성이 선발 출장하기를 바랬지만, 14일 리버풀전을 비롯한 남은 경기들이 많은데다 부상이 많았던 만큼 교체 출장이 깔끔했던 것 같습니다. 결장보다 나은 거니까요.)

적어도 박지성 중심의 시각보다 맨유 중심의 관점에서 본다면, 박지성을 조커로 기용한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은 칭찬받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박지성의 선발 제외보다 더 의아해야 할 것은 '박지성 경쟁자' 루이스 나니가 풀럼전에 이어 인터밀란전에서도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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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제패를 위해 UEFA 챔피언스리그에 발을 내딛었던 32개 팀 중에 절반이 지난해 가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6강 1차전을 거쳐 오는 11일과 12일에 열릴 2차전에서 8강에 진출할 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처럼 패자부활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16개의 팀들이 8강에 진출하기 위해 2차전에서 모든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한 팀은 웃어야 하고 다른 한 팀은 울어야 하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흥미진진한 대결입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2차전에 대한 관심사는 높습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팀들 중에 유일한 한국인 선수가 대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오는 12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인터 밀란의 16강 2차전에서 왼쪽 윙어로 나설 박지성(28) 말입니다. 맨유와 인터 밀란의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매치 중에서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열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박지성이 맨유의 8강 진출을 위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 2차전이 몹시 기다려집니다.

박지성, AC밀란에 이어 인터 밀란전에서도 골 넣을까?

맨유와 인터 밀란의 2차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혈전이 예상됩니다. '퍼거슨vs무리뉴', '잉글랜드 리그 1위vs이탈리아 리그 1위'의 매치업이 형성된데다 서로 안정된 팀 컬러를 자랑하는 만큼 어느 팀이 이길지 섣불리 장담할 수 없습니다.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두 팀이 8강에 진출하려면 2차전에서 골 넣는 축구로 승리해야 합니다. 특히 인터 밀란은 최소 1-1의 무승부를 거둘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8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맨유가 인터 밀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당초, 박지성의 2차전 선발 출장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맨유가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 공격 포인트가 부족했던 자신보다는 루이스 나니의 선발 출장이 유력했으며 실제로 그는 지난 8일 풀럼 원정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박지성이 풀럼전에 선발 출장하면서, '12일 인터 밀란전 교체 또는 결장-14일 리버풀전 선발 출장'이라는 밑그림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리버풀전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 여부가 거의 윤곽이 드러나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강팀용 선수'인 박지성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경기입니다.

그런데 박지성은 풀럼전에서 골을 넣으며 '골이 부족한 선수'라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편견을 '실력으로' 깨뜨렸습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것은 최근 4경기 중에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1골 2도움)를 기록하며 팀의 골을 엮어내는 선수로 발돋움한 것입니다. 경기 종료 후 퍼거슨 감독이 "인터 밀란전 선발 라인업을 짜기 힘들어졌다. 월드클래스급 선수를 빼야 하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은 풀럼전 4-0 승리 주역인 박지성이 인터 밀란전에 선발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미 1차전에서 더글라스 마이콘의 발을 묶는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마이콘을 또 봉쇄하는 것과 동시에 팀의 왼쪽 공격을 개척하기 위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성은 지난 1~2월 동안 이타적인 활약에 치중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맨유 공격의 새로운 루트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기존에는 퍼거슨 감독의 무한 스위칭 전술 속에 좌우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휘저었지만 최근에는 한쪽 측면에서만 움직이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이 늘어났으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입니다. 이는 인터 밀란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인터 밀란의 좌우 풀백 라인이 스위칭을 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박지성vs마이콘'의 공방전이 계속 벌어질 공산이 큽니다. 박지성이 왼쪽 날개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맨유가 골 넣는 과정이 쉬워질 것이고, 박지성이 '오른쪽 윙 포워드'와 다를바 없는 마이콘을 꽁꽁 봉쇄하면 맨유 수비진이 무실점 경기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두 팀 모두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 입니다. 그런 만큼 박지성은 1차전보다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거나 골을 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마이콘을 농락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여야 합니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벤 시절을 비롯, 그동안 마이콘과의 볼 다툼에서 거의 우세를 점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강한 체력으로 쉴세없는 공격을 펼칠 경우 상대팀의 오른쪽 수비 진영을 쓰러뜨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차전에서도 효과를 봤던 만큼, 항상 꾸준하고 매 경기 나아지는 경기력을 펼친 그의 진가가 기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세컨볼이나 팀 동료 선수가 찔러주는 킬패스를 통해 골을 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풀럼전에서는 자신이 직접 골을 만들며 그동안 숨겨졌던 킬러 본능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공수 양면에 걸쳐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뛰어다녔던 이전의 경기력에서 벗어나 감각적인 개인기로 과감히 문전을 돌파하며 상대 수비 진영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단지 풀럼전 골을 넣었다고 해서 '골이 부족한 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에는 뭔가 확실한 존재감이 부족합니다. 이번 인터 밀란과의 2차전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빅 매치이기 때문에 이 경기에서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칠 경우 유럽 무대에서 그의 주가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항상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던 그였기에 조세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의 콧대를 납짝하게 만들 능력이 있음엔 분명하기 때문이죠.

특히 2005년 봄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AC밀란전은 오늘날의 박지성을 있게 한 경기나 다름 없었습니다. 1차전에서는 미드필더진과 수비라인 최후방에서 상대팀의 공격을 끊어내고 역습을 전개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뛰어다녔고 2차전에서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원정 다득점에 의해 팀은 결승진출 실패) 박지성은 두 경기에서의 활약상에 힘입어 그해 여름 맨유에 입성했고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11 선정, UEFA 올해의 선수 후보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4년만에 밀라노를 연고로 하는 팀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기회를 맞이 했습니다. 2005년 AC밀란과의 2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AC밀란 라이벌 인터 밀란을 상대로 골문을 조준하게 됐습니다. 최근 맨유에서 3번이나 공격 포인트를 쌓았던 그의 인터 밀란전 골 여부는 더 이상 '설레발'이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박지성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럽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선수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2008/09시즌 맨유의 주전 선수로 자리잡으며 항상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체가 될 이번 인터 밀란과의 2차전 경기는 자신의 축구 인생의 큰 족적을 남길지 모를 중요한 때입니다. 최근들어 만개한 공격 포인트 본능, 그리고 5개월 18일 동안의 기다림 끝에 단련된 킬러 본능을 앞세워 팀의 8강 진출을 이끄는 골을 터뜨릴지 그의 인터 밀란전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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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탱크' 박지성이 83분 동안 9.99km를 누비며 인터밀란의 발을 꽁꽁 묶었습니다. 측면에서 자주 공 다툼을 벌였던 인터밀란 오른쪽 풀백 더글라스 마이콘과의 대결에서 우세를 점했습니다.

박지성은 25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쥬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인터밀란과의 2008/0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짠물수비로 마이콘을 꽁꽁 묶으며 인터밀란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공격에서는 9.99km를 뛰는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이며 마이콘을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적어도 두 선수와의 맞대결을 놓고 보면 박지성의 승리였습니다.

우선, 인터밀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맨유의 수비 전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전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쥬세페 메아차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맨유가 1차전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력을 펼칠거라 장담했는데, 맨유는 그와 정반대로 경기 시작부터 공격을 주도하면서 인터밀란의 수비 진영을 흔들었습니다. 전반전까지 볼 점유율이 50-50이었고 슈팅 숫자에서 11-6으로 앞서면서 원정팀 치고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겁니다.

비록 맨유의 공격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적어도 '무실점 수비'를 펼쳤기 때문에 홈에서 치르는 2차전 일정이 유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선발 출장했던 조니 에반스와 존 오셰이는 불과 얼마전까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즐라탄-아드리아누' 투톱의 발을 꽁꽁 묶으면서 팀의 무실점에 큰 공헌을 세웠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전까지 에반스의 출장이 힘들거라는 말을 했는데, 이는 인터밀란을 의식한 연막작전으로 드러났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 팀의 71%가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이라는 점에서, 맨유의 1차전 무실점 수비가 값진 역할을 했습니다.

맨유가 무실점 수비를 펼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박지성 이었습니다. 박지성이 인터밀란의 오른쪽 공격수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마이콘의 오버래핑을 끈질기게 차단한 것은, 인터밀란의 오른쪽 날개가 부러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었습니다. 여기에 오셰이가 인터밀란의 왼쪽 공격까지 봉쇄하면서 상대팀의 공격은 중앙쪽으로 몰렸고, 중앙을 지키던 사네티와 문타리가 '플래처-캐릭' 조합에 의해 공간 장악에서 밀리면서 '즐라탄-아드리아누' 투톱이 전방에서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박지성이 마이콘을 봉쇄했던 것은 맨유가 인터밀란과의 경기 주도권에서 밀리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이콘이 자랑하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저지하기 위해 전방에서 밀착 수비를 가한 것은 상대방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인터밀란의 오른쪽 공격이 뜸했던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후반전에는 마이콘이 박지성의 왼쪽 공간 돌파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할 정도로 세리에A를 평정했던 공격력이 '박지성의 수비에' 무너지고 말았던 겁니다.

박지성의 진면목은 수비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왼쪽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휘젓는 폭 넓은 움직임과 민첩한 몸놀림으로 상대 미드필더진과 마이콘을 뚫는 과감한 경기 운영을 펼친 것이죠. 전반전에 마이콘을 공략하면서 2번의 정확한 크로스로 베르바토프에게 골 기회를 마련했고 후반전에는 측면과 중앙으로 침투하는 돌파력에 힘이 실리면서 마이콘쪽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동료 선수들이 후반 막판 마이콘쪽을 위주로 골 기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역력했을 만큼, 박지성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빛났던 겁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습니다. 후반 21분 상대팀 문전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호날두의 짧은 패스를 슬라이딩하여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른발이 공에 닿지 않았던 겁니다. 호날두의 패스가 약간 왼쪽으로 향했다면 박지성이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공이 조금 오른쪽으로 빗나갔습니다. 만약 이것이 슈팅으로 연결되었다면 박지성의 슛이 골로 들어갈 가능성이 컸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경기에서 제 몫을 다했습니다.

박지성의 수비는 이번 경기에서도 증명한 것 처럼 자신이 맨유에서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FC 바르셀로나전 1~2차전에서 상대팀 에이스이자 세계적인 축구 천재인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은 것이 우연이 아님을 쥬세페 메아차 원정에서 입증한 셈이죠. 당시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에서는 메시와 경합하여 4번의 인터셉트에 성공하여 그를 상대했던 맨유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공격 차단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인터밀란 오른쪽 공격의 젖줄인 마이콘을 꽁꽁 묶었던 겁니다. '수비형 윙어'인 박지성의 수비력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봐도 손색 없을 정도입니다.

맨유에 객관적인 보도를 하기로 유명한 맨체스터 지역언론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경기 종료 후 박지성에게 평점 7점을 주며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좋아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단련된 모습과 활동량이 만족스러웠다"고 평했습니다. 아무리 퍼거슨 감독에게 '골을 못넣는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팀을 위한 경기력에 충실했기 때문에 강팀과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며 그것이 올 시즌 맨유의 당당한 주전 선수로 발돋움한 비결입니다.

비록 후반 막판에는 체력 저하로 힘이 부치면서 교체되었지만, 박지성은 마이콘을 막기 위한 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무리뉴 감독의 2차전 전략을 어렵게 만들어 놓은 그의 활약은 그야말로 '군계일학' 이었으며 자신의 수비가 '무결점' 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클럽 끼리의 진검승부입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 2연패와 3연패는 물론 올 시즌 리그 독주 체제를 질주하고 있는 터라 리그 전체의 자존심까지 걸렸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인터 밀란이라는 두 거성이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제대로 충돌하게 되었습니다. 두 팀은 오는 25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쥬세페 메아차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정면 승부를 벌입니다.

이번 대결은 팽팽한 전력을 자랑하는 팀들의 대결이어서 지구촌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물론 그라운드를 수놓는 선수들의 대결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앙숙 관계'로 통하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조세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의 지략 대결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피튀기는 축구 전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맨유vs인터 밀란, 외나무 다리에서 '빨리' 만났다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8월 3일 이탈리아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통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맨유 또는 인터 밀란이 우승할 것 같다"며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들어올릴 후보군으로 맨유와 인터 밀란을 꼽았습니다. 맨유가 디펜딩 챔피언인데다 인터 밀란이 지난해 여름 조세 무리뉴 감독을 영입했기 때문에 두 팀의 우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죠.

그런데 리피 감독이 우승후보로 꼽았던 맨유와 인터 밀란이 결승전과 4강전도 아닌 16강전에서 피할 수 없는 혈투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하기에는 외나무 다리에서 빨리 만났습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마냥 신나는 일이지만 대회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죠. 무리뉴 감독은 "맨유와 만나기를 바랬다"며 특유의 당당한 자신감으로 대답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16강 조추첨때 인터 밀란과 경기하지 않기를 바랬다. 전력이 강하기 때문이다"며 인터 밀란을 부담스러워하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맨유는 올 시즌 4관왕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위 리버풀과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린데다 칼링컵 결승전에 진출했기 때문에 최소 더블 우승이 유력시되나 퍼거슨 감독의 야심은 '모든 대회 우승'이기 때문에 두꺼운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의 힘을 앞세워 모든 대회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맨유에서 23년간 장기 집권한 퍼거슨 감독으로서도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전까지 '빅 이어 획득 숫자가 부족하다'는 현지 언론의 지적을 받았던 만큼 내심 이번 대회 우승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인터 밀란은 맨유보다 더 필사적이고 칼을 갈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세리에A 3연패를 이끈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을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를 이유로 경질시키고 2003/04시즌 FC 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무리뉴 감독을 영입한 것은 54년만에 빅 이어를 들어 올리겠다는 열망이 크기 때문입니다. 인터 밀란이 그 꿈을 이루려면 16강에서 맨유라는 강자를 반드시 꺾어야 합니다.

감독 전적vs2차전 홈팀 우세, 흥미로운 기록대결


맨유와 인터 밀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유일하게 격돌했던 것은 1998/99시즌 8강전이었습니다. 당시 맨유는 1~2차전 합계 스코어에서 3-1(1승1무)의 우세를 거두고 트레블 달성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기 때문에, 십년 전과 전혀 다른 팀 컬러를 갖춘 두 팀의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맨유 킬러' 무리뉴 감독이 인터 밀란의 지휘봉을 잡고 맨유와 상대하기 때문이죠.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와 첼시 사령탑을 맡던 시절 퍼거슨 감독의 맨유를 상대로 12전 7승4무1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며 퍼거슨 감독과 맨유를 이기는 방법을 정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포르투 사령탑을 맡던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는 맨유를 누르고 대회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2004/05시즌과 2005/06시즌에는 맨유를 제치고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더욱이 맨유는 인터 밀란과 상대하면서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16강 징크스'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4/05시즌 우승팀인 리버풀은 다음 시즌 16강에서 벤피카에 무릎을 꿇었고 2005/06시즌 우승팀인 FC 바르셀로나는 다음 시즌 16강에서 리버풀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2006/07시즌 우승팀인 AC밀란 역시 아스날과의 2차전에서 '원정팀의 무덤'으로 꼽히는 홈에서 두 골을 내주고 무너졌습니다. 그 다음 희생양이 맨유의 차례가 될 수 있는데, 16강 상대가 '맨유 킬러' 무리뉴 감독의 인터 밀란이어서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언뜻보면 맨유가 기록 대결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 처럼 보이지만, 맨유에게는 인터 밀란을 압도할 수 있는 기록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승리팀의 기록을 보면 2차전을 홈으로 치렀던 팀들 중에서 71%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인터 밀란과의 2차전을 홈으로 치르는 맨유에게는 일정상 유리한 고지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무리뉴 감독은 24일 맨유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 전술을 구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쥬세페 메아차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1차전 원정에서 비기기 작전, 2차전 홈 경기에서 이기는 작전을 펼칠지 모를 맨유를 잔뜩 경계 했습니다. 

특히 맨유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를 집중 견제하는 수비 작전으로 0-0 무승부를 거둔 뒤 2차전 홈 경기에서 폴 스콜스의 중거리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런 만큼 인터 밀란과의 일정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습니다. 결국, 두 팀의 대결은 감독 전적과 2차전 홈팀 우세 전적 중에 하나가 깨질 것으로 보여 치열한 '기록 대결'을 방불케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호날두-루니-박지성vs즐라탄-아드리아누-마이콘, '스타워즈' 맞대결

맨유와 인터 밀란의 경기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끼리의 대결인데다 특급 스타들도 즐비해 그야말로 '스타워즈'로 불릴 만합니다. 지구촌 축구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챔피언스리그를 빛낼 예정이어서 어떤 결말을 맺을지 자못 흥미롭습니다.

우선, 두 팀이 자랑하는 '득점기계'들의 대결에 이목이 쏠립니다. 각각 맨유와 인터 밀란에서 자국리그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경기 12골)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4경기 14골)의 맞대결이 관심사입니다. 호날두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득점왕에 오르며 맨유의 더블 우승을 이끌었다면 즐라탄은 유럽에서 가장 멋있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로 유명합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 선수의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호날두 5경기 0골, 즐라탄 6경기 1골) 이번 경기에서 신들린 득점포로 팀 승리를 이끌지 주목됩니다.

축구계의 '악동'으로 유명한 웨인 루니와 아드리아누의 맞대결도 관심사입니다. 두 선수는 최근 연이은 득점포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물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얼마전 부상에서 복귀한 루니는 지난 19일 풀럼전과 22일 블랙번전에서 골을 넣었는데 한 번 좋은 분위기를 타면 이후 몇 경기동안 거침없는 활약을 펼치는 스타일이어서 인터 밀란전에서 득점포를 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동안 인터 밀란 퇴출설로 바람잘날 없었던 아드리아누는 최근 6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붙박이 주전 자리를 되찾은 것은 물론 무리뉴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얻었습니다.

전술적으로는 박지성과 더글라스 마이콘의 맞대결이 주목됩니다. 박지성은 맨유의 왼쪽 미드필더이고 마이콘은 인터 밀란의 오른쪽 풀백이어서 90분 동안 쉴세 없는 공방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두 선수 모두 폭발적인 기동력과 끈질긴 압박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들입니다. 박지성은 맨유 공수의 연결고리이고 마이콘은 인터 밀란 오른쪽을 거의 독점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두 선수 중에서 누가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두 팀의 승패가 엇갈릴 공산이 큽니다.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박지성이 브라질 국가대표 주전 선수이자 세계적인 오른쪽 풀백인 마이콘의 콧대를 부러뜨리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맞대결입니다.

이 외에도, 불과 몇년전까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이름 떨쳤던 36세 라이언 긱스(맨유)와 37세 루이스 피구(인터 밀란)의 '노장 미드필더 맞대결', 리오 퍼디난드(맨유)와 하비에르 사네티(인터 밀란)의 '수비 맞대결', 마이클 캐릭(맨유)과 설리 알리 문타리(인터 밀란)의 '중원 맞대결'에 이르기까지 맨유와 인터 밀란의 대결은 지구촌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흥분되는 그날이 다가왔습니다. 오는 25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쥬세페 메아차에서 열리는 인터 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08/0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말입니다. 퍼거슨vs무리뉴, 잉글랜드 리그 1위vs이탈리아 리그 1위의 흥미진진한 매치업을 형성하는 두 팀의 경기는 지구촌 축구팬들의 엄청난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입니다.

특히 국내팬들에게 열렬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 경기에서 '산소 탱크' 박지성(28, 맨유)이 선발 출장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지난 22일 체력 안배 차원에서 블랙번전 18인 엔트리에 빠지면서 인터밀란전 맹활약을 위한 산소탱크를 충전했습니다. 올 시즌 맨유의 주전급 선수로 자리잡은데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박지성의 선발 출장을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박지성으로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제외라는 뼈아픈 시련이 전화위복이 되어 올 시즌 맨유에서의 입지가 탄탄해진 것이죠.

무리뉴는 박지성을 잘 알고 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맨유와 상대하는 조세 무리뉴 감독이 박지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최정상급 명장으로 꼽히는 무리뉴 감독이(참고로, 무리뉴 감독은 차기 맨유 사령탑으로 유력한 지도자입니다.) 두번씩이나 박지성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인터밀란전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임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죠. 

무리뉴 감독은 지난 22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맨유는 최고의 역습 능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특히 루니, 호날두, 베르바토프, 테베즈, 박지성은 경기 반전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주로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며 맨유 공격에서 조심해야 할 5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박지성을 꼽았습니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종횡무진의 움직임과 동료 선수들의 골 기회를 돕는 이타적인 활약이 팀 내에서 '톱클래스'인 박지성의 경기력을 읽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은 맨유전을 앞둔 2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제한 뒤 "맨유는 루니, 베르바토프, 호날두, 테베즈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을 것이다. 박지성, 캐릭, 스콜스, 긱스 같은 수비적이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 (선발) 출장할 거라 생각한다. 그들은 쥬세페 메아차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며 맨유가 1차전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력을 펼칠거라 장담하면서 박지성의 선발 출장을 예견했습니다.

또 무리뉴 감독은 첼시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 2006년 11월 28일 잉글랜드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맨유의 문제점은 그들 벤치에 공격 성향의 선수들이 남아 있지 않다. 맨유는 박지성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부상으로 빠졌는데, 그들이 돌아오면 맨유 공격진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고 경계했습니다. 지금까지 박지성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인터뷰를 했던 적이 없었지만, 세 가지의 인터뷰 내용을 유추하면 무리뉴 감독이 박지성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현지에서 어느 정도 읽힌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성이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FC 바르셀로나전 1~2차전에서 리오넬 메시를 끈질기게 견제하면서 여러차례 인터셉트하는 발군의 활약을 펼친데다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 조 콜과 조세 보싱와의 측면 공격을 손쉽게 저지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지난해 11월 8일 맨유전에서 박지성과 자주 맞닥드릴 테오 월콧에게 오른쪽에서 중앙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주문했고, 바카리 사냐를 박지성의 몸싸움 상대로 놓았죠. 그만큼 박지성이 맨유 전력을 빛내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를 '전략가' 무리뉴 감독이 모를리 없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12일 맨유-첼시전을 직접 관람하며 박지성의 역동적인 경기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박지성은 이날 조세 보싱와를 완전히 농락시키는 경기를 펼쳐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고, 보싱와는 박지성에게 밀린 끝에 후반 중반 질책성 교체 되었습니다. 지금의 박지성은 무리뉴 감독이 첼시 사령탑을 맡은 시절보다 더 강해지고 굳건해졌기 때문에, 무리뉴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박지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박지성이 인터 밀란전에서 맹활약 펼칠 가능성이 높은 인물임을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지성의 인터 밀란전 활약에 믿음이 가는 이유

박지성의 인터 밀란전 활약이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쥬세페 메아차의 그라운드를 밟는 점이 있지만, PSV 에인트호벤 시절이던 2004/05시즌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이 골은 퍼거슨 감독의 확실한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어서 맨유 입단이라는 최고의 선물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인터 밀란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맨유 통산 10호골 고지에 오르는 것이어서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5개월 동안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던 아홉수 징크스에서 탈출 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박지성은 A매치를 비롯, 강팀과의 경기 혹은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맨유 입단 첫 해였던 2005년 12월 21일 버밍엄시티와의 칼링컵 4강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고 이듬해 4월 10일 아스날전에서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결정 지었습니다.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으며 당시 80경기 넘는 홈 경기 무패행진을 펼치던 첼시의 기세를 초반부터 무너뜨렸습니다.(비록 1-1로 비겼지만) 더욱이 4년 전 AC밀란전에서 절묘한 선제골을 터뜨렸기 때문에 AC밀란과 같은 홈 구장을 쓰는 인터 밀란을 상대로 골망을 출렁이게 할지 자못 기대됩니다.

비단 골 뿐만은 아닙니다. 앞서 무리뉴 감독이 박지성이 수비적인 선수임을 언급한 것 처럼, 박지성은 주로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상대 측면 옵션의 공격을 번번이 무너뜨렸던 스타일입니다. 번개처럼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재빨리 전방으로 역습을 전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동안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전술적인 가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맨유 공격 옵션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고 활동폭이 큰 박지성이기에 공수 양면에 걸쳐 자신의 진가를 빛낼 수 있었던 겁니다.

맨유에게 있어 인터 밀란전은 반드시 박지성의 맹활약이 전제되어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거나 원정에서 무실점 경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박지성이 맨유 전력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인터 밀란의 오른쪽 공격을 빛내는 '슈퍼 풀백' 더글라스 마이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콘은 '즐라탄-아드리아누' 투톱을 쓰는 인터 밀란의 공격 색깔을 다채롭게 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인데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빠른 돌파 속도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자랑합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세리에A 시에나전에서 두 골을 넣을 만큼 득점력까지 출중하기 때문에 맨유가 경계할 수 밖에 없으며, 박지성이 팀을 위해 마이콘의 공격을 반드시 봉쇄해야 합니다.

더욱이 맨유는 네마냐 비디치가 징계, 하파엘 다 실바가 부상으로 인터 밀란 원정 엔트리에서 빠진데다 조니 에반스와 존 오셰이가 잔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어 수비진의 형편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파트리스 에브라의 센터백 전환 가능성이 대두될 만큼 상황이 안좋은데, 그만큼 박지성의 수비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몇몇 국내팬이 박지성의 왼쪽 풀백 전환을 예상하고 있지만(참고로 박지성은 올림픽대표팀 초창기 시절 오른쪽 윙백으로 뛰었습니다. 원래부터 수비력이 뛰어났던 선수죠.) 그만큼 박지성의 수비력은 '내실 면에서' 세계 정상급이라고 봐도 손색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 밀란의 오른쪽에 마이콘이 있다면 맨유의 왼쪽에는 박지성이 있습니다. 물론 포지션은 각각 풀백과 윙어지만, 마이콘은 4-3-1-2를 쓰는 인터 밀란의 오른쪽 공격을 거의 독점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피튀기는 맞대결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싱와를 두번이나 눌렀던 박지성이 이번에는 마이콘이라는 강력한 상대를 꺾을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공교롭게도 인터 밀란전이 열리는 25일은 박지성의 생일(1981년 2월 25일생) 입니다. 박지성이 자신의 생일에 인터 밀란이라는 강력한 상대를 만난 만큼 마이콘을 압도하는 좋은 경기 내용을 발휘할지 기대됩니다. 이날 경기 활약상으로 우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지 벌써부터 박지성의 경기가 두근 기다려집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