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51년 만의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8강에서 이란을 반드시 제압해야 합니다. 이란과 그동안 악연이 잦았고, 최근 A매치 이란전 6경기에서 승리가 없었기 때문에(4무2패)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진정한 '왕의 귀환'을 위해서는 이란을 제압해야 하며 4강에서도 일본-카타르 승자를 상대로 아시아 No.1이라는 이미지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한국의 공세를 적극 견제하면서 경기 집중력 저하를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빠른 역습으로 한국의 후방을 두드릴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이란전 0-1 패배 과정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또한 고트비 감독은 한국 축구의 특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골 결정력 부족, 많이 뛰는 것에 비해 상대 배후 공간을 흔들어주지 못하는 플레이(4년 전 아시안컵 시절보다 향상되었지만), 한국 센터백들의 발이 느린 약점, 패스미스 같은 약점을 '압박으로' 공략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한국이 상대 밀집 수비에 힘이 부치는 것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란은 아시안컵 D조 본선 3경기에서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했습니다. 왼쪽 풀백을 맡는 하지 사피 이외에는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선수가 없었습니다. 20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전 베스트 일레븐에는 하지 사피-테이무리안-쇼자에이를 제외한 8명이 벤치 자원 입니다. UAE전에서는 이미 조1위를 굳힌 상황이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할 이유가 없었죠. 본선 3경기에서 최정예 멤버들을 가동했던 한국과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한국보다 하루 늦게 본선 3차전을 치렀지만, 주력 선수들을 놓고 보면 체력에서는 이란이 한 수 위에 있습니다.

특히 이란 선수들은 피지컬-파워-몸싸움에 강합니다. 엄연히 중동권에 속하지만 체형이 유럽에 가깝습니다. 그 이점이 수비에서 빛을 발하면서 터프한 수비를 펼칠 수 있었고, 미드필더진에서는 '캡틴' 네쿠남이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동료 선수들이 협력 견제에 들어가면서 공간을 선점하거나 역습 기회를 노립니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윙어들의 수비 가담이 떨어지면서 미드필더들이 압박에 어려움을 겪는 단점이 노출되었지만, 이제는 토너먼트가 시작되었고 최정예 멤버를 가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에 본래의 특색을 되살릴 가능성이 큽니다. D조 본선 3경기보다 더 강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점이죠.

이란은 지난해 9월 7일 한국 원정 1-0 승리 과정을 이번 경기에서 참고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중원이 승부처가 됐습니다. 노우리-네쿠남-테이무리안으로 짜인 이란의 미드필더들이 기성용-윤빛가람과의 허리 싸움에서 피지컬과 힘으로 맞선 끝에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데 성공했죠. 쇼자에이-레자에이 같은 윙어 자원들도 2선에 적극 가담하면서 한국 허리와의 수적 우세를 점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수비진은 3백에서 5백으로 변형하여 수비 안정에 주력했지만 이란은 측면에서의 빠른 순발력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수비진의 패스 미스를 결승골로 엮어내는 기습 공격에 성공했죠.

또한 이란은 아시안컵 8강에서 박지성을 집중 견제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2009년 2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박지성을 꽁꽁 막았던(하지만 박지성이 세트 피스때 골을 터뜨렸던) 전례가 있습니다. 한국의 공격에서 박지성이 차지하는 무게감은 대체 불가능 하며, 박지성이 이번 대회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것도 상대의 집중 견제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박지성이라는 이름 그 자체가 상대팀들에게 위협같은 존재이자 반드시 막아야 하는 선수라는 승리욕이 발동합니다. 바레인-호주 선수들이 박지성의 발을 건드리는 파울을 유발한 것도 이 때문 입니다.(그 중에 몇개는 주심이 넘어갔지만)

그리고 이란은 한국전에서 구자철까지 견제의 폭을 넓힐 것입니다. 구자철이 본선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고 한국의 공격 옵션중에서 가장 좋은 폼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란 입장에서 경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고트비 감독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이란 선수들은 구자철의 특징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 한국전에 출전했던 골키퍼 라흐마디, 센터벡 호세이니는 그 경기에서 한국의 첫 골을 터뜨렸던 구자철을 잊지 않겠죠. 경기 종료 직전 라흐마디가 한국 문전에서 김승규의 시야를 방해하며 우리 선수들과 신경전을 펼쳤을 때, 라흐마디의 뺨을 때렸던 선수가 구자철 입니다.

공격진에서는 원톱 내지는 스리톱을 구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측면 공격을 키우기 위해서 입니다. 지난해 9월 7일 한국전에서는 쇼자에이-골라미-레자에이가 스리톱을 형성했는데, 특히 측면 자원들이 한국의 수비 뒷 공간을 적극 두드렸던 것이 1-0 승리의 또 다른 원인이 됐습니다. 중원 장악 성공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공격 의지를 떨어뜨렸죠. 아시안컵 본선 3경기에서도 윙 플레이를 즐기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이라크전에서는 쇼자에이-레자에이(4-2-3-1), 북한전에서는 모발리-헤이다리(4-4-2), UAE전에서는 쇼자에이-압신(4-3-3)이 측면을 맡으면서 상대 수비의 허점을 파고 들었죠. 그런 기세라면, 한국전에서는 안사리 파드-골라미 중에서 한 명을 원톱에 배치할 것입니다. 상대 수비를 힘으로 제압하는 성향의 타겟맨들이죠.

그럼에도 이란은 뚜렷한 허점이 있습니다. 측면 공격 옵션들을 제외하면 선수들의 발이 느립니다. 특히 북한전에서는 상대의 기동력에 밀리면서 공격 옵션들을 놓치는 문제점을 범했습니다. 그래서 압박의 탄탄함이 떨어졌죠. 빠른 스피드와 부지런한 공격 전개를 장점으로 삼는 한국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미드필더들의 빠른 볼 터치에 의한 패스 전개, 세밀한 침투패스가 이란전 승리의 관건입니다. 이란 진영의 좁은 공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아내고 재차 띄우는 영민한 플레이까지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 이란은 압박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많이 뛰는 플레이는 오히려 체력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교로 승부수를 띄워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기력은 지난해 9월 7일 이란전과 엄연히 다릅니다. 그때는 조광래호가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적인 움직임이 살아나지 못했지만,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아시안컵 체제에서는 4-2-3-1로 전환하면서 공수 밸런스의 안정을 키울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또한 구자철-지동원-이용래-손흥민 같은 새로운 옵션들이 조광래호에서 입지를 키우면서 이란전 맹활약을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선수들의 약점 부족을 걱정하기 보다는, 그들의 예측불허 경기력이 승부에 중요한 변수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란전에서 좋은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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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란과의 후반 중반까지 경기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역전했습니다.

한국은 25일 오후 4시 30분 중국 광저우 티앤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 이란전에서 4-3으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4분 레자에이 고람레자, 전반 47분 아슈리 메렌자니에게 실점을 내줬지만 후반 2분 구자철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추격골을 넣으며 1-2로 추격했습니다. 후반 3분 안사리 사드에게 추가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30분 박주영이 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불꽃같은 공격력이 발동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42분과 44분에 지동원이 두 번의 헤딩골로 이란 골망을 가르며 4-3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전반전, 공수 양면에 걸친 '철저한 졸전'...2골 허용

한국은 이란전에서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김승규가 골키퍼, 윤석영-김영권-홍정호-신광훈이 포백, 구자철-김정우가 더블 볼란치, 홍철-김보경-조영철이 2선 미드필더, 박주영이 원톱을 맡았습니다. 0-1로 패했던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과의 4강전 선발 스쿼드를 동일하게 운영했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이기 때문에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백업 선수들을 위주로 이란전에 나설것으로 보였지만, 홍명보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유종의 미'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총동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시작은 좋지 못했습니다. 전반 4분 홍정호가 볼 컨트롤 실수로 아프신에게 공을 빼앗겼고, 아프신의 돌파 및 대각선 패스에 이은 레자에이의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홍철-박주영의 전방 침투를 앞세워 이란 진영을 두드렸던 한국이 예상치 못했던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오히려 이란의 빠른 역습에 흔들리면서 미드필더들의 활동 반경이 뒷쪽으로 쏠렸고 이란 진영에서 상대 수비 빈 공간을 노리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의 옵션들은 이란의 두꺼운 수비 조직력에 이렇다할 대응을 펼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죠.

한국과 상대했던 이란은 선 수비-후 역습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홍명보호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북한-UAE와 같은 작전을 활용했습니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공격적인 팀 컬러가 뚜렷했으나 선 수비-후 역습, 혹은 밀집수비에 취약했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 그 전술을 꺼내드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란과의 전반전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한국이 풀백-미드필더-원톱을 이란 진영쪽으로 올리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란 미드필더 뒷 공간을 노리는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고 공격 템포도 느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패스 미스, 불안한 볼 터치를 일관하며 공격이 끊어지기 일쑤였죠.

전반 27분에는 김정우가 수비쪽으로 내려와 롱볼을 시도하는 모션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패스를 날릴 목표점을 찾지 못하면서 롱볼을 포기하고 볼을 끌다가 수비수에게 횡패스를 날렸죠. 그 이후 미드필더진에서 여러차례 패스를 주고 받았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이 느리다보니 볼 템포가 아무런 위력이 없었고, 박스 안으로 침투패스가 연결되었으나 조영철이 오프사이드를 범했습니다. 이란 수비가 한국 공격 패턴을 완전히 읽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한국의 지공이 아무런 위력이 없기 때문에 미드필더진에서 강하게 압박하기 보다는, 수비 공간을 타이트하게 좁히면서 오프사이드를 유도했습니다. 경기 흐름에서 한국을 압도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체력을 소모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한국은 전반 32분에 부상당했던 홍철을 빼고 지동원을 교체 투입하면서 4-4-2로 변경했습니다. 이란이 수비에 치중했기 때문에 더 이상 4-2-3-1을 밀고 나가는데 무리였습니다. 박주영을 타겟맨, 지동원을 쉐도우로 활용하며 공격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40분이 경과하자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이란의 역습을 허용하는 불안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특히 수비진 및 더블 볼란치에서 상대 공격 옵션을 놓치거나 패스 미스로 이란에게 공격을 허용하는 불안한 장면들이 속출됐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이란의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아슈리에게 문전 정면에서 헤딩골을 허용하며 0-2로 밀렸습니다. 전반전 경기력은 철저한 '졸전' 이었습니다.

후반전에 4골 몰아친 한국, 통쾌한 역전승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정우를 빼고 윤빛가람을 교체 투입 했습니다. 이란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김정우가 더 이상 경기를 지속하는데 무리가 있음을 판단하여 윤빛가람 카드로 변화를 시도했죠. 후반 2분에는 구자철이 이란 오른쪽 진영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던 것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이란 골문 왼쪽을 가르는 추격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초반에 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란을 따라잡아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1분 뒤 박스 바깥 정면에서 안사리에게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허용하며 경기 스코어는 1-3이 되고 말았습니다. 홍정호가 안사리의 문전 쇄도를 순간적으로 놓쳤던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됐죠.

두 골 차이로 뒤진 한국은 전반전보다 경기 템포를 끌어 올리고 여러 방면에 걸친 움직임을 늘리며 추격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하지만 공격 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빈번해지면서 공격을 주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후방에서 전방쪽으로 롱볼을 띄우며 어떻게든 골 기회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공격 옵션들이 이란의 거친 수비에 맥을 못추면서 공을 따내지 못했죠. 한국이 경기 흐름에서 우세를 점할 것 같은 분위기는 이란의 압박 수비에 의해 금새 가라앉으면서 이렇다할 골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죠. 후반 15분에는 조영철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서정진을 투입하여 조커를 활용한 마지막 승부수를 꺼냈지만 경기 상황은 여전히 힘겨고 그 분위기가 후반 중반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문제점은 이란전에 임하는 동기부여가 부족했습니다. 금메달을 목표로 광저우에서 땀을 흘렸지만 4강 UAE전에서 연장 120분 접전 끝에 패하면서 사기가 저하된 것이 이란전에서 영향을 끼쳤죠. 후반전에는 이란에게 지고 있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전반전에 무기력한 몸 놀림을 일관하며 졸전을 펼쳤던 것이 오히려 이란에게 플러스가 됐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고 공격 옵션들이 이란 수비에 눌리면서 기선 제압 당했던 어려움이 후반전까지 영향을 끼쳤습니다. 잦은 패스 미스, 볼 키핑 및 컨트롤 불안, 수비 실수까지 겹치며 맥이 빠진 경기를 펼쳤죠. 경기 시작부터 나사 풀린 경기를 펼쳤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후반 30분 박주영이 추가골을 넣으며 경기 분위기가 순식간에 한국의 우세로 기울어졌습니다. 윤빛가람이 이란 박스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대각선 패스를 연결했고, 서정진이 오른쪽에서 볼을 터치하며 골문 가까이에 논스톱 패스를 이어준 것을 박주영이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차며 골을 기록했습니다. 3분 뒤에는 이란의 역습 및 슈팅 상황에서 김승규가 선방했고, 상대가 세컨슛을 노렸던 것을 홍정호가 머리로 걷어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란이 순간적으로 방심한 상황에서 윤빛가람-서정진-박주영으로 이어진 패스의 물 줄기가 한국에게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후반 42분에는 지동원이 동점골을 넣으며 이란을 3-3으로 따라 잡았습니다. 서정진이 박스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연결한 것을 지동원이 문전 쇄도 후 헤딩골을 넣었습니다. 경기 내내 이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막판부터 상대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전세가 역전됐습니다. 그리고 후반 44분에는 지동원이 윤석영의 왼쪽 크로스를 또 한 번의 헤딩골로 역전을 성공시켜 한국이 4-3으로 앞섰습니다. 전반전에 0-2로 부진했지만 후반전에 무려 4골이나 몰아치는 저력을 과시한 끝에 극적인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비록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이란전에서 끝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발휘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거두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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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A매치 데뷔 이후 6경기를 뛰었음에도 골을 못넣는 공격수. 190cm/84kg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면서도 전형적인 골잡이라 말하기 어려운 공격수. 기량과 잠재력을 모두 인정받았으면서도 올해 나이가 30세인 공격수.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정성훈(30, 부산)에 대한 평가는 철저하게 둘로 나뉘고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1년 동안 세대교체를 강조하여 끊임없이 새 얼굴들을 발탁해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정성훈과 이정수가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무명의 길을 걷고 있던 정성훈의 비상은 가히 군계일학 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성훈은 아직 대표팀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포스트플레이와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팀 공격력에 기여했고 그 결과는 자신의 투톱 파트너인 이근호가 A매치 6경기에서 6골을 넣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을 넣어햐 한다'는 축구의 진리를 토대로 할 때, 6경기 무득점에 불과한 그의 활약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팬들 사이에서 '정성훈 논쟁'으로 확대될 정도로 그의 행보가 밝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정성훈의 한계,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니다

정성훈은 불과 2년전 대전의 벤치를 뜨겁게 달구던 선수였습니다. '브라질리아-슈바-데닐손' 같은 브라질 삼총사에 밀린데다 그라운드를 밟으면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해 '무장점 공격수'라는 팬들의 비아냥을 받았죠. 2006시즌에는 26경기 8골 1도움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19경기에서 3골에 그쳐 반짝 활약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2007시즌 후에는 2:3 트레이드 형식으로 부산에 이적하는 등 '명장' 김호 감독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정성훈이 K리그에서 뛰었던 이력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2002~2003년 울산에서 39경기에 출장했으나 3골 4도움에 불과했고, 2004~2007년 대전에서는 63경기 14골 1도움에 그쳤죠. 그러더니 지난해 부산에서는 황선홍 감독의 집중 조련 효과 속에 31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했고 팀 득점(39골)의 30%를 책임지는 순도높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부산의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으며 본격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지난해 9월 중순에는 생애 첫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 되어 '인생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정성훈이 대표팀에 발탁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골' 때문입니다. K리그 후반기 시작부터 대표팀 발탁 무렵까지 7경기에서 6골을 넣은 것을 비롯 4경기 연속골(8월 27일 경남전~9월 13일 전남전)을 넣으며 허정무 감독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죠. 당시 대표팀은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골잡이와 상대 수비수에 의기소침하지 않는 타겟맨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정성훈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켰던 겁니다. 그래서 허 감독은 대표팀에서 부진한 고기구와 조재진을 대신하여 정성훈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성훈이 지난해 9월 27일 인천전을 시작으로 K리그에서 7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린 것은(놀라운 것은, 언론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의 대표팀 활약에 가려졌기 때문이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10월 1일 전남전에서는 7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골을 넣지 못했죠. 대표팀 발탁 이전까지 연속골을 넣었던 것은 결국 '반짝'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A매치 6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으니, 공식 경기에서 13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전형적인 골잡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죠.

정성훈, 이란전에서 골 넣어야 한다

공격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의무이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골 가뭄은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결코 포스트 플레이와 몸싸움만으로 꾸준한 대표팀 붙박이 주전을 노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공격수=골'을 언급하는 점에서 정성훈은 예외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법 하지만, 축구는 많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이며 최전방에 있는 공격수의 골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지적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축구계에서 인정할 만큼 선수의 자질과 잠재력을 읽을 수 있는 '눈'이 뛰어난 한국 최고의 스카우트 입니다. 그동안 허 감독의 조련속에 많은 축구 스타들이 배출되었기 때문이죠. 허 감독이 정성훈을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훈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정성훈의 이타적인 활약은 대표팀 내에서 충분히 검증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대표팀에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결국, 정성훈이 자신의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번 이란전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정성훈은 그동안 허정무 감독의 신임속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지만 허 감독의 신뢰가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대표팀 수장은 자국에서 출중한 선수들을 뽑아 치열한 주전 경쟁끝에 BEST11을 가리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정성훈 이외에도 신영록과 정조국같은 또 다른 타겟맨들이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골을 넣어야 합니다. 

이란전은 허정무호 출범이래 가장 어렵고 힘든 일전이 될 것입니다. 허정무호는 10만 이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해발 1200m 고지대의 어려움, 이란 대표팀의 아자디 스타디움 30경기 연속 무패행진(25승5무)의 불리함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정성훈이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리며 그동안 자신을 압박했던 골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 축구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가장 중대한 고비에 놓여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에 나섭니다. 한국은 B조에서 2승1무(승점 7)로 선두를 달려 1승2무(승점 5)로 2위를 기록중인 이란에 2점 앞서있지만 아직 최종예선 3경기를 치렀고 5경기 남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한국, 이란 모두 승리를 벼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란전 승리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8부능선을 넘게되며 이란은 한국을 꺾을 경우 승점 1점 차이로 B조 선두에 오르게 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북한도 승점 4점으로 만만찮은 추격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순위 추락에 직면합니다. "이란전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결단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비록 한국 축구가 지금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했고 현재 최종예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B조가 '죽음의 조'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남은 5경기에 따라 남아공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란 원정은 8부능선을 넘느냐 못넘느냐,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만약 허정무호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할 경우 앞으로의 일정이 수월해집니다. 남은 최종예선 4경기 중에 3경기를 홈에서 갖기 때문에 조 1위로서 무난한 일정을 보냅니다.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도 있는 만큼, 이란전을 소홀히 보낼 수 없습니다.

분명 이란전은 쉽지 않은 일전이 될 것입니다. 경기가 치러질 아자디 스타디움을 가득 채울 10만 이란 관중들의 광적인 응원은 세계 축구계에서도 악명 높을 만큼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번 한국전은 이란 혁명 30주년 기념일(10일) 다음날에 열리는 경기여서 이란팬들 응원이 만만찮을 겁니다. 허정무호는 지난해 11월 20일 사우디 아라비아 원정에서 7만 현지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시달렸지만, 이번에는 사우디보다 더 어려운 외적 조건에 놓였습니다.

그보다 더 부담되는 것이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30경기 연속 무패(25승5무) 행진입니다. 이란은 10만 자국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해발 1200m 고지대에 위치한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2000년 이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른 57경기에서 45승8무4패의 성적을 거뒀으며 지난 2004년 10월 독일전 0-2 완패 이후 무패행진을 기록하여 안방불패의 저력을 떨쳤습니다. 이 경기장에서 이란을 꺾은 팀이 2000년 이후 슬로바키아(2002년) 이라크(2003년) 요르단, 독일(이상 2004년)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팀들이 이란의 희생양이 되었죠.

그동안 한국이 이란 원정에 약했던 이유 또한 아자디 스타디움 때문입니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른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으며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0-2로 패했고 4년 뒤 아르헨티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2로 비겼으며 2006년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0-2로 져 아직 승리의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전을 앞둔 한국이 자신하는 것이 바로 17경기 연속 무패행진(8승9무)입니다. 한국은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월 30일 칠레전 0-1 패배 이후 아직까지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두 나라 중에 어느 한 쪽은 무패행진이 깨집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이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무패행진을 깨기를 충분히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란전을 앞두고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같은 유럽리거들이 테헤란에 합류하여 몸을 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열악한 시설의 훈련장을 제공하여 홈텃세를 부리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만만찮습니다. 반면 이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뛰고 있는 자바드 네쿠남과 마수드 쇼자에이가 대표팀에 가세하면서 31번째 아자디 스타디움 무패행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허정무호는 지난 2월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시리아, 바레인을 상대로 이란전을 위한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데다 공수 양면에 걸쳐 불안한 경기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란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에 불과한데다 이란전을 앞두고 유럽리거들이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승산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활약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두 선수의 존재감에 따라 경기 결과의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2008년 9월 이후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들이 없었던 5경기에서는 1승4무를 기록할 만큼,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게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허정무호의 약점일 수도 있겠지만 이란전에서 두 선수 모두 출장한다는 것은 허정무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이란전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입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2도움)를 기록중이어서 이란전 공격 포인트 여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 수비가 전통적으로 발이 느리기 때문에 부지런한 움직임과 폭 넓은 활동폭, 끊임없는 공간 창출로 상대 수비를 지치게 하는 박지성의 장점이 빛을 발할 경우 '이근호-정성훈-이청용' 같은 공격 자원들의 골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영표는 대표팀 수비의 핵으로서 지난 사우디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도 철벽 수비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우디전에서 두 번의 실점 위기를 온 몸 날리며 막았던 그의 투지는 후배 수비수들의 맹활약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적인 공수 완급 조절 능력과 경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오버래핑 돌파, 그리고 사우디를 무너뜨린 환상의 크로스가 있기 때문에 공격력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두 선수의 존재감 못지 않게,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넣은 골잡이 이근호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근호는 유독 중동팀에 강합니다. 지난 2007년 6월 UAE와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해 10월 15일 UAE전 두 골, 11월 20일 사우디전 결승골, 지난 4일 바레인전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이란전에서도 골을 넣을 경우 진정한 중동 킬러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발끝이 주목됩니다.

지난 두 번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였던 허정무호는 이란 원정에서 국민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기겠다는 각오입니다. 태극전사들이 이란전 승리로 남아공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