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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정환 (C) 부산 아이파크 공식 홈페이지]

'판타지 스타' 안정환(34, 다롄 스더)이 코트디부아르전에서 1년 9개월 만에 대표팀 경기를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졌고, 위치선정도 간혹 매끄럽지 못했고, 공격 과정에서 주위 선수들을 의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세월의 흔적이 아쉽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안정환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으며 이제는 은퇴를 바라보는 시점에 왔습니다. 그런 선수에게 전성기 시절의 포스를 요구하는 것 부터가 잘못 됐습니다. 안정환이 다시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기량을 떠나 그의 클래스가 여전히 대표팀에 필요로 하기 때문에 태극 전사의 일원이 됐습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되어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거나 강렬한 임펙트를 발휘하는 슈퍼 조커로서의 클래스를 끝까지 유지했기 때문이죠. 허정무호가 출범 이후 2년 넘게 슈퍼 조커 발굴에 실패했음을 상기하면, 안정환의 존재감은 당연히 대표팀에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정환은 코트디부아르전을 힘들게 치렀습니다. 그동안 발을 맞추지 못했던,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동료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거나 전술적 움직임을 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여기에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후반 45분을 소화했음에도 경기 종료 후 "오랜만에 뛰어서 힘들었다"는 소감을 밝힌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럼에도 안정환에게서 희망을 보는 이유는 원톱이라는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최선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2~3차례의 슈팅이 골대 바깥으로 스치고 말았지만 어떤 위치에서도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은 한국의 공격 분위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슈퍼 조커로서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골 결정력 부족으로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지만, 안정환을 마크하는 상대 수비수 입장에서는 그를 막는데 적지 않은 체력과 집중력을 쏟아야 합니다. 특히 후반전 절호의 승부처에서는 그런 유형의 공격수를 봉쇄하기 어렵습니다.

안정환은 최전방에서 끊임없이 슈팅 및 패스 기회를 마련하며 후방 공격 옵션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이동국이 그동안 최전방에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비롯,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최전방에서 후방 공격 옵션의 패스를 받아내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음을 상기하면(포스트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안정환의 공격 조율에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합니다. 이동국보다는 안정환을 통한 공격 전개가 최전방에서 활발했음을 상기하면, 안정환은 결코 부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여기에 안정환은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박지성의 돌파 반경에 힘을 실어주거나 또는 미드필더진으로 내려가 전진패스를 받아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상대 진영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전반전보다 쉬워진 것을 비롯, 한국의 후반전 공격이 전반전보다 역동적인 흐름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원인이 됐습니다. 안정환이 1년 9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여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나타내기 어려운 조건이 주어졌음을 감안하면 이날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특히 허정무 감독이 안정환을 원톱에 배치한 것은 미드필더들의 공격력과 맥락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안정환은 미드필더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수 사이의 틈새를 노려 골을 해결짓거나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주는 성향입니다.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은 전진패스와 스루패스, 대각선패스에 강점을 발휘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연계 플레이를 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원 포지션이 원톱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혹은 쉐도우 스트라이커)였기 때문에 미드필더들과 척척 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절호의 골 기회를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반대로 이동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동국은 소속팀 전북의 원톱으로서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지만 에닝요-루이스-최태욱의 크로스와 논스톱 패스 같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방에 찔러주는 패스를 통해 골을 해결짓는 성향입니다. 에닝요-루이스-최태욱의 스타일은 박지성-기성용-이청용과 맥락이 다른만큼, 이동국에게는 자신의 공격력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있으며 안정환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표팀의 원톱으로서 이동국보다 안정환이 위력적인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성은 미드필더들에게 있었습니다.

원톱의 문제점은 공격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에게 고립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에서 최전방에 고립되는 빈도가 많았던 이동국이 대표팀의 원톱을 맡기에는 불안함이 있습니다. 물론 전북의 원톱으로서는 거의 매 경기마다 골을 넣었지만 이것은 미드필더들의 스타일이 절대적 영향을 끼쳤을 뿐입니다. 반대로 안정환은 상대팀에게 고립되지 않기 위해 직접 측면으로 이동하거나 2선으로 내려와 후속 공격을 이끌어가는 성향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으로서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다져진 원톱 경험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얼마전 인터뷰에서 대표팀의 공격을 원톱과 스리톱으로 변화를 주겠다고 시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4-2-3-1을 쓰는 AS 모나코의 원톱 공격수로서 맹활약을 펼치는 박주영의 공격력을 대표팀에 전술에 최대한 적용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박주영 이외에는 원톱에서 검증된 선수가 없었습니다. 이동국은 그동안 대표팀의 투톱 공격수로 꾸준히 출전한데다 원톱으로서 고립 될 가능성이 다분한 선수입니다. 이근호-이승렬은 원톱에 맞는 공격수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안정환이 박주영 원톱 체제의 또 다른 대안이 된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전은 안정환이 대표팀의 원톱으로서, 슈퍼 조커로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습니다. 아울러 '안정환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말해준 경기였습니다. 안정환 원톱 효과가 앞으로 더 크게 빛을 발하는 허정무호라면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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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허정무호가 5-0 대승을 거두었던 A매치 홍콩전은 '사자왕' 이동국(31, 전북)의 골이 값졌던 경기였습니다. 물론 상대는 약체였지만, 이동국 본인에게는 그토록 원했던 대표팀에서의 부활과 월드컵에서의 꿈을 향한 자신감의 토대가 됐습니다.

이동국이 지난해 8월 12일 파라과이전부터 지난달 22일 라트비아전까지 A매치 7경기(지난해 10월 14일 세네갈전 결장)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사슬을 끊은것은 긍정적 현상입니다. 지난 2006년 2월 15일 멕시코전 이후 4년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보면서 앞날의 화려한 비상을 향한 자신감을 얻은 것은 향후 대표팀 경기력의 플러스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동안 이동국의 경기력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허정무 감독도 이날 만큼은 활짝 웃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선 이동국에게 축하를 해주고 싶고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이동국의 움직임이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수준 만큼 활발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존재로써 자신의 강점인 골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홍콩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동국은 한국이 2-0으로 앞섰던 전반 31분 김보경의 프리킥을 김정우가 문전쪽으로 헤딩 패스한 것을 머리로 받아 상대 골망을 갈랐습니다. 프리킥 이전에 상대 수비벽을 파고들기 위한 움직임을 취했고, 김정우의 패스 상황에서 수비벽을 뚫고 문전으로 돌진하여 정확한 타점에 의한 헤딩슛을 날렸습니다. 이 골은 이동국이 어떤 장점을 가진 선수인지를, 대표팀에서 무엇으로 허정무호의 승리를 안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결정적 장면 이었습니다.

물론 이동국의 홍콩전 골은 얼마든지 과소평가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골 가뭄에 시달린데다 약체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에 후한 평가를 내리기가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동국 본인입니다. 그동안 도돌이표 처럼 반복되었던 A매치 골 침묵에 대한 부담감을 홍콩전 헤딩골로 이겨냈습니다. 이것은 선수 본인의 심리적 부담을 해소시키는 것과 동시에 자신감 향상의 토대가 됐습니다.

이동국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신감 이었습니다. 허정무호 공격 전술에 부합하는 부지런한 움직임, A매치에서 90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지난달 핀란드전에서 90분 뛰었으나 체력 저하로 힘들어했죠.), 공격 상황에서의 빠른 판단력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자신감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축구 재능이 출중해도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분하지 못하면 그 선수는 실전에서 과감함과 강력한 임펙트를 뽐낼 수 없습니다. 그동안 대표팀 부진으로 힘들어했던 이동국은 홍콩전 골로 마음속의 짐을 이겨내고 부활의 함성을 내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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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물론 이동국의 홍콩전 골은 완벽한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 23인 합류 및 본선 출전의 꿈을 이루려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박주영이 대표팀 부동의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고 이근호는 한때 '허정무호의 황태자'라는 찬사를 받던 선수였습니다. 최근에는 월드컵에서 슈퍼 서브로 활용 될 가치가 충분한 안정환의 대표팀 합류 여부를 허정무 감독이 검토 중입니다. 홍콩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이승렬, 동아시아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표팀 재발탁 가능성이 높은 설기현이 있는 만큼, 이동국에게는 포지션 경쟁자들이 즐비합니다.
 
그럼에도 이동국의 골이 반가웠던 것은 허정무호의 공격력 향상과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이동국 만큼 출중한 골 감각에 타겟 역량까지 갖춘 선수가 대표팀 내에서 드물기 때문이죠. 박주영-이근호-이승렬-안정환은 정통 타겟맨이 아니며 설기현은 타겟맨이지만 근래에 많은 골을 넣은 경험이 없고 실전 감각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물론 박주영은 소속팀 AS 모나코의 원톱 타겟맨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그 이전까지는 쉐도우로서 가장 적합한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이동국은 5명의 공격수와는 다른 색깔의 스타일과 자신만의 두드러진 장점이 있던 선수죠.

어쩌면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에게 미련을 두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이동국의 움직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줄기차게 가했던 것은, 역의 관점에서 이동국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물론 그 방식은 다소 지나쳤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동국은 허정무 감독의 비판 속에서도 A매치에서 꾸준히 선발 출전을 거듭했습니다. 만약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의 플레이를 싫어했다면 대표팀 명단에 가차없이 제외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여전히 대표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이것은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의 역량을 대표팀에서 필요로 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그 역량은 바로 골입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을 달성하려면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를 이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상대팀과 희비를 가를 수 있는 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전형적인 골잡이가 대표팀에서 필요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이었던 이동국의 존재감은 대표팀의 공격 색깔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국은 후방에서 골문쪽으로 한번에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골잡이의 본능입니다.

물론 이동국의 움직임은 박주영과 이근호처럼 부지런하지 못합니다. 최전방에서의 포스트플레이 또는 절묘한 위치선정을 바탕으로 골을 넣는 타입이기 때문에 두 선수처럼 기민한 움직임을 펼치는 것과 스타일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동국은 움직임 부족을 개선하면서 자신의 최대 강점인 골을 앞세워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을 말해줘야 합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는 축구의 지론처럼, 골을 앞세워 팀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기질을 보여줘야 합니다. 홍콩전에서의 골은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소득을 안겼습니다.

그런 이동국은 자신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중반 본프레레호 시절 A매치 22경기에서 11골을 넣었으나 움직임 부족을 이유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당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팬들의 거센 질타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2004년 12월 독일전 A매치에서 올리버 칸을 울렸던 멋진 터닝슛 이었습니다. 10년 전 각급 대표팀의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빌 때는 경기력 부진 속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결승골을 넣는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이동국의 최대 강점은 출중한 골 감각에서 다져진 강렬한 '한 방' 이었습니다.

이동국은 그동안 대표팀과 프로팀, 그리고 한국과 잉글랜드에서 온갖 산전수전을 겪으며 시련과 환희를 거듭했습니다. 굴곡이 많은 세월을 보냈지만 절치부심하며 지난해 K리그에서 재기에 성공했고 그 발끝이 이제는 대표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홍콩전에서 골을 넣은 이동국의 부활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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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은 지난 18일 핀란드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펼치는 인상적인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라트비아전에서는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 움직임도 위협적이지 못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이동국에게 "더 많이 뛰어주지 않고 무기력해 아쉬웠다"고 평가한 것이 타당성을 얻는 이유입니다.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kfa.or.kr)]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가상의 그리스' 라트비아를 물리치고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한국은 22일 오후 11시 1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습니다. 후반 10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받은 이동국이 오른쪽으로 공을 흘린 것을 김재성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1-0 승리 속에서도 경기 내용은 개운치 못했습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상대 팀보다 거의 2배 많은 패스 시도, 수많은 슈팅을 날렸음에도 1골에 그쳤습니다. 90분 동안 우세한 경기 흐름을 나타냈음에도 주도권을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은 한국 축구의 전형적인 문제점이 제대로 드러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트비아전, 효율성 부족 아쉬웠다

한국의 평가전 상대인 라트비아는 수비가 강점인 팀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2조 그리스와의 2경기에서 7골 내줬지만 나머지 8경기에서는 8골 허용했습니다. 이것은 라트비아의 무기가 수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한국전에서는 밀집수비를 적극 구사했는데 특히 문전 앞에서 공을 잡는 한국 선수에게 최소 2명의 선수가 달라붙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4명의 수비수가 문전을 기반으로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고,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포백과 거리를 좁히고, 나머지 선수들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임하면서 한국 공격진을 괴롭혔죠.

이러한 라트비아의 전술은 수비를 두껍게 세우면서 빠른 역습을 펼치는 그리스와 비슷한 색깔을 나타냅니다. 특히 수비에서 만큼은 그리스를 빼닮았습니다. 많은 숫자의 인원이 수비에 가담하면서 커팅에 주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트비아는 강한 상대가 아닙니다. 두꺼운 수비는 인상적이나 경기 초반부터 중원 장악에서 밀렸고 역습의 세기가 느린데다 전방 공격수의 높이를 앞세운 롱볼에 의존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던 장면이 거의 전무했음을 떠올리면, 한국이 그리스전 승리를 위한 스파링 파트너로 삼기에는 다소 약한 상대였습니다.

문제는 라트비아를 상대로 단 1골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라트비아와의 슈팅 숫자에서 22-8(유효 슈팅 8-1), 코너킥 9-4, 프리킥 23-11, 볼 점유율 66-34(%), 패스 시도 442-259(패스 성공 341-174), 패스 성공률 77-67(%, 나머지 단위는 개)의 우세한 경기 흐름과 수많은 공격 기회를 잡았으나 상대 골망을 출렁인 장면은 단 한 번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쳤기 때문에 공격 작업에서의 어려움이 따를 수 있겠지만, 수많은 공격 기회 속에서 1골에 그친것은 밀집수비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전반전은 공격의 효율성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 및 중원 장악에서 우세를 나타내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기 때문이죠. 활발한 공격을 펼쳤음에도 골이 이른 시간에 터지지 않으면서 전반 30분 이후를 기점으로 공격 템포가 무뎌졌고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그동안 한국 대표팀 경기에서 끊임없이 노출되었는데, 상대 수비 조직을 벗겨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단 한번의 공격이라도 골로 연결지을 수 있는 효율성과 임펙트, 경기 흐름과 상대 수비 동작을 빠르게 캐치하는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이동국의 머리를 노리기 위해 측면에서 무수히 많은 크로스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의 대부분은 부정확하게 향하거나 타이밍도 한 박자 느렸습니다. 그럴 수록 빠른 판단력을 앞세운 크로스로 상대 수비의 허를 찔러야 했으나 문제는 비효율적인 크로스를 끊임없이 양산했습니다. 더욱이 크로스는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라트비아의 수비가 촘촘하게 자리잡은 상황에서는 크로스보다는 2대1 패스나 빠른 타이밍의 대각선 패스, 과감한 문전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를 벗겨내면서 골 넣는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모습이 전반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한국이 후반 10분 염기훈의 크로스로 김재성의 골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전반전에 나타난 약점을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염기훈은 공을 끌면서 크로스를 띄우기보다는 마크맨의 수비 대처가 한 박자 느린점을 간파하여 즉시 크로스를 띄워 문전에 공을 정확하게 배달했습니다. 염기훈은 그 이후에도 정확한 크로스로 팀 공격의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이는 전반전에 나타난 크로스 위주의 공격력이 얼마만큼 문제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 였습니다. 문전에서 염기훈의 크로스를 정확히 받은 이후에 좁은 공간에서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하면서 절호의 골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 부족했습니다. 연계 플레이보다 슈팅 날리기에 급급하면서 시간을 버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비교적 먼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해 정확성을 떨어뜨린데다 상대 수비를 벗기지 않은 상황에서 슈팅을 날리는 장면이 잦았죠. 라트비아의 공격이 약한데다 한국이 1-0으로 리드했으나 김재성의 골 이후 공격이 풀어진 것은 월드컵 16강을 대비하는데 있어 다소 씁쓸합니다. 김재성이 골을 넣었더라도 밀집수비 완전 공략을 위해 효율적인 공격 과정에 의한 추가골을 넣어야 했습니다.

문전 좁은 공간에서 공격을 전개했던 이동국과 노병준의 경기력도 아쉬웠습니다. 염기훈이 강력한 킥력과 현란한 기교로 한국 대표팀 공격 분위기를 끌어 올린 것과 달리, 두 명의 공격수는 매끄럽지 못한 연계 플레이와 움직임을 일관했습니다. 이동국과 노병준은 상대의 밀집 수비 속에서 공격을 지켜낼 수 있는 볼 키핑이 불안했고,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민첩함도 부족했고, 전반적인 움직임이 부지런하지 못했습니다.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에서도 정확성이 떨어졌고 때로는 움직임 부족으로 고립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한국 대표팀 공격이 왼쪽으로 쏠리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크로스 문제와 맞물려 한국의 스리톱 공격이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스리톱은 중앙 공격수가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연계 플레이에 주력하고, 측면 옵션들이 빠른 판단에 의한 크로스로 중앙 공격수의 골을 도와주면서 과감한 문전 침투로 직접 골 사냥에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이동국은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노병준이 밀집 수비에 막히면서 대표팀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많은 골 기회와 공격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골 밖에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라트비아가 강한 상대가 아니었음을 떠올려 볼 때 22개의 슈팅중에 1골에 그친 공격력은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그동안 많은 주도권 속에서 골 횟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경기가 적지 않았음을 상기하면 선수들의 공격력이 좀 더 노련하면서, 공격 과정에서 부분 전술을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박지성-박주영-이근호-이청용 같은 유럽파 공격옵션 4인방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대표팀의 공격이 평소보다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표팀은 4명에 의존하는 공격 시스템이 두드러진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 약점을 극복하려면 국내파들이 서로 합심하여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려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라트비아전에서의 비효율적인 공격력으로 대표팀에 공격 개선 강화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말았습니다.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대회 선수권대회에서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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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트비아전 골에 도전하는 이동국 (C)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www.kfa.or.kr)]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만나는 그리스 격파를 위한 또 하나의 모의고사를 치릅니다. '가상의 그리스' 라트비아와 상대하여 실전을 치르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한국은 22일 오후 11시 1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스타디움에서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릅니다. 라트비아전은 남아공-스페인으로 이어졌던 1월 전지훈련의 마지막 경기로써 태극 전사들이 최상의 과정과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18일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허정무호는 그리스전 해법을 위해 라트비아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며 유럽 축구의 힘을 이길 수 있는 노하우를 찾겠다는 각오입니다.

1. 라트비아는 어떤 팀?

얼마전 허정무호가 상대했던 핀란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5위였다면 라트비아는 45위를 기록중입니다. 라트비아는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2조에서 5승2무3패의 성적으로 3위를 기록해 스위스-그리스에 밀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특히 그리스와 두 번씩이나 상대했지만 모두 패했습니다. 2008년 9월 10일 홈 경기에서 0-2로 패했고 지난해 10월 10일 원정 경기에서는 2-5로 무너졌습니다. 특히 2-5로 패했던 경기에서는 그리스의 공격수인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에게 페널티킥을 포함해 4골씩이나 허용했습니다.

라트비아는 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18골 1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스전 5실점이 아쉬웠지만 나머지 9경기에서는 2실점 이하의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는 공격수인 마리스 베르파코프시키(한국전 불참)로써 3골을 기록했는데, 어느 한 선수의 골에 의존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에서는 20명의 선수를 소집했으며 그 중 9명이 월드컵 유럽 예선에 뛰었던 선수들입니다. 세대교체를 위해 스쿼드에 대폭적인 변화를 주었고 10경기에 모두 뛰었던 골키퍼 안드리스 바닌스(FC시온) 수비수 카스파르스 코르크스(QPR)가 핵심 멤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라트비아전, 3백 성공할까?

허정무 감독은 라트비아전에서 3백을 기반으로 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전술적인 변화와 실험을 통해 기존의 4-4-2를 3-4-1-2의 3백으로 변화하여 상대팀의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4백을 주 전술로 쓰는 그리스가 수비 상황에서 3백이 되고 경우에 따라 5백을 쓰는 만큼, 한국도 카멜레온처럼 능수능란하게 대처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허정무 감독의 생각입니다. 또한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수석코치는 4백보다 3백을 선호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3백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3백은 허정무호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2008년 1월 출범 이후 초반 몇 경기에서 3백을 실험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했고 지난 13일 남아공에서 열렸던 현지 프로클럽 플래티넘 스타스전에서 3백을 썼으나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플래티넘 스타스전 3백 변형 실패 원인을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4백으로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렀던 대표팀 수비수들이 3백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과연 라트비아전에서는 3백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 라트비아전에서 선보일 스쿼드는?

한국은 라트비아전에서 3-4-1-2를 구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운재를 골키퍼로 세우고 이정수-조용형-강민수로 짜인 3백, 박주호-김정우-신형민-오범석을 미드필더, 김두현을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국-염기훈 투톱 체제로 라트비아와 상대할 계획입니다. 3-4-3이 아닌 3-4-1-2를 쓰는 이유는 노병준의 측면 공격보다는 김두현의 중앙 공격 조율을 테스트하겠다는 성격이 강합니다. 김두현은 남아공 전지훈련과 지난 핀란드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미드필더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라트비아전 승리 여부는 김두현의 발끝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3백은 센터백인 조용형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조용형은 4백보다 3백의 가운데 공간에서 자신의 수비 역량을 맘껏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유연한 수비 조율로 동료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절하며 팀의 수비 밸런스를 잡는데 강점을 발휘했던 성향입니다. 세밀한 태클로 상대 중앙 공격을 끊는가 하면 정확한 피딩 패스 연결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도맡아 팀의 수비 조직력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그동안 4백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던 답답함을 3백에서 맹활약의 꽃을 피울지 주목됩니다.

4. 이동국, 라트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릴까?

지난 핀란드전에서는 이동국의 달라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공격수로서 절호의 골 기회를 여러차례 놓쳤기 때문에 '재발견'이라고 말하기에는 어색함이 있지만 지난 9일 잠비아전 부진 만회 및 지금까지의 경기력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변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절박함이 경기력에서 그대로 묻어 나왔습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죠. 경기 초반부터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공격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이동국은 라트비아전에서 염기훈과 함께 투톱을 맡습니다.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김두현의 후방 공격 지원을 받는 만큼 골을 넣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합니다. 3-4-1-2가 중앙 공격수에게 있어 3선 포메이션보다 활동 폭이 넓지 않은 만큼, 이동국은 최전방에서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포스트 플레이 또는 절묘한 위치선정을 앞세워 골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는 명분을 쌓으려면 라트비아전 골이 필수입니다.

5. 김정우-신형민, 라트비아전에서 맹활약 펼칠까?

한국이 지난 핀란드전에서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우-신형민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의 경기 장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두 선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핀란드전에서 상대 공격 옵션을 압박으로 밀어 붙였습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핀란드 중앙 옵션의 침투 공간을 좁혀 커팅을 시도하는 압박을 통해 상대의 공격 물 줄기를 끊었고 이것이 한국에게 무실점 승리의 발판이 됐습니다. 커팅 성공 이후에는 동료 공격 옵션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높이는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두 선수는 라트비아전에서도 중원을 담당합니다. 이것은 허정무 감독에게 핀란드전 맹활약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핀란드전에서의 영민한 경기력을 라트비아전에서 그대로 이어가면 한국은 튼튼한 중원을 유지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격과 빈틈없는 수비 작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두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제 몫을 하면 앞으로의 중원 경쟁에서 한 발짝 치고 올라갈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김정우는 김남일-조원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고 신형민은 기존의 중원 옵션을 위협할 새로운 다크호스로 거듭날 것입니다. 두 선수에게 라트비아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6. 박주호, 왼쪽 측면의 새 강자로 부상하나?

라트비아전에서는 박주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최철순-강민수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왼쪽 풀백의 새로운 적임자로 떠올랐습니다.잠비아와의 A매치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았으나 그 이후 현지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기세를 핀란드전에서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핀란드전에서는 오범석의 오버래핑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 측면 공격을 꽁꽁 봉쇄하는 수비력과 동료 수비수들과의 호흡이 매끄러웠습니다.

박주호의 장점은 경기에 몰입하는 강한 집중력과 상대 공격 옵션을 꽁꽁 막아내는 투쟁력, 그리고 볼 센스가 뛰어납니다. 이영표처럼 상대 골문까지 치고 올라가며 폭발적인 움직임을 공격력을 자랑하는 풀백은 아니지만 무리한 공격 가담을 자제합니다. 특히 3백의 윙백으로서는 상대와 맞닥드리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볼 키핑과 개인기를 앞세워 공격을 지켜내는 모습이 두드러졌고 3년 전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 빛을 발했습니다. 3백을 선보이는 라트비아전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이영표-김동진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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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주영 (C) 효리사랑]

-부제 : 허정무호 공격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은?

1. 최근 축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킨 키워드가 바로 '타겟맨' 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며칠전 A매치 잠비아전 종료 후에 가진 인터뷰에서 "타겟맨들의 실력이 모자르면 억지로 남아공 월드컵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논쟁의 발단이 됐죠. 허정무 감독이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는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짐작하실 것입니다. 바로 이동국입니다.

2. 이동국은 허정무호 출범 이후에 가진 A매치 5경기에서 무득점에 시달린 것을 비롯 대표팀 전술과 맞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지난 잠비아전 부진까지 겹쳐 대표팀 엔트리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14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2부리그 축구팀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친선전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비록 2부리그 축구팀과의 경기지만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다는 것은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이 2골을 넣었다고 해서 붙박이 주전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무리입니다. 남아공 2부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었으나 A매치에서는 아직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허정무호에서 두각을 떨친 공격수가 박주영-이근호에 불과하고 정조국-고기구-조재진-정성훈 같은 타겟맨들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음을 떠올리면 이동국이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동국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운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동국은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성향의 타겟맨이 아닙니다.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으로 짜인 한국의 미드필더들은 타겟맨에게 다이렉트 패스를 연결하기 보다는 움직임이 부지런한 공격수와 함께 공을 돌리며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찾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격수들이 많은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를 요구받고(박주영-이근호가 허정무호의 주전인 이유) 이동국이 허정무 감독에게 움직임에 대한 지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표팀에서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고 2선으로 가담하며 활동 폭을 넓혔으나 전반적인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고 슈팅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런 이동국은 박주영-이근호가 아닙니다. 미드필더들의 크로스, 대각선 패스, 논스톱 패스를 문전에서 받아 '절묘한 위치선정과 함께' 슈팅을 날리는 저격형 공격수입니다. 전북에서 에닝요-루이스-최태욱에게 이러한 형태의 공격 지원을 받으며 많은 골을 생산했고 이것은 전북의 지난 시즌 K리그 우승 공식 이었습니다. 전북과 대표팀의 서로 대조된 미드필더 공격 전개 스타일은 이동국이 허정무호의 전술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가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정황상으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많지 않습니다.

3. 그 이유는 박주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이 허정무호 공격에서 중요 기능을 수행하는 선수이자 지금까지의 공헌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투톱 체제에서는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자유롭게 번갈아가는 움직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한 역습 유도,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중요 기능을 수행하며 출중한 기동력을 뽐냈습니다. 이러한 박주영의 역할은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맡는 임무와 활동 범위가 똑같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을 박주영의 또 다른 대안으로 생각했으나 선수 본인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이동국 중심의 공격을 구사하기에는 미드필더 물갈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은 허정무호의 타겟맨이 아닙니다. 측면과 중앙, 2선을 아우르는 움직임을 펼쳐 미드필더들과 패스를 주고 받아 공간을 파고드는 스타일이죠.(맨유의 베르바토프와 유사한 플레이) 반면 이근호는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흐트러놓으며 왼쪽에 있는 박주영의 문전 침투를 도와줍니다.(첼시의 아넬카가 드록바를 보조하듯이) 이근호가 박주영과 투톱을 맡은 이후 A매치에서 골 침묵에 빠졌던 것도, 골을 노리기보다는 이타적인 플레이에 주력했기 때문입니다.(아넬카도 드록바와 호흡을 맞춘 이후부터 골 숫자가 줄었죠.)

다만, 박주영은 드록바와 다른 유형의 공격수입니다. 드록바는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앞세워 상대 수비수를 힘으로 제압하며 골을 노리는 전형적인 타겟맨입니다. 반면 박주영은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로 동료 선수들과 협력하는 경향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근호와 함께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다보니 서로의 스타일이 중복 됐습니다. 그래서 두 선수 사이에서 공간이 겹치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대표팀이 활발한 공격 기회 속에서도 공격 마무리 부족으로 골 기회를 놓치는 모습이 잦았습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운 골이 거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것은 2년 전 박성화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나타났던 문제점이죠.

4. 축구는 상대팀보다 많은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스포츠인 것 처럼, 한국이 본선에서 승리하고 16강에 진출하려면 공격수들의 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만약 허정무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이근호 투톱을 쓰면 기존의 문제점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두 선수가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기에는 기회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허정무호 공격 전술에 맞는 공격수이지만 투톱으로서 힘을 합치면 서로의 위력이 반감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이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미드필더진을 장악하거나,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4-4-2보다는 4-2-3-1이 수월합니다. 한국의 4-4-2는 미드필더들의 공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강팀을 상대로 매끄럽게 경기를 펼치는데 제약을 받습니다. 김정우-기성용이 상대의 중앙 공격을 정면에서 맞대응하면서 공격 비중이 줄어들고, 이것은 공격 옵션들에게 부담이 커져 팀의 공수 밸런스가 깨지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김정우-기성용 조합이 통했지만 세계 무대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반면 4-2-3-1은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철저히 구분되기 때문에 두꺼운 압박과 유연한 공격 전개를 노릴 수 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한 명 없는 것이 부담이지만, 3과 1이 활발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간격을 좁힌다면 공격 숫자 극복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한국이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 90분 동안 4-2-3-1을 구사한 것은, 월드컵 본선에서의 주 전술이 4-4-2가 아닌 4-2-3-1로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의 문제점도 4-2-3-1을 통해 해결할 수 있죠.

5. 결국, 허정무호의 공격 답안은 바로 박주영의 원톱 기용입니다. 이근호가 원톱을 맡은 경험이 전무한 만큼, 박주영에게 초점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박주영은 타겟맨과 쉐도우, 도우미 역량과 킬러 본능을 골고루 지닌 선수입니다. 특히 AS 모나코에서 4-2-3-1의 원톱이자 타겟맨을 소화하며 올 시즌 6골 3도움을 기록했고 최근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1도움)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모나코에서 유럽 및 흑인 수비수들과 정면으로 경합하여 경험 및 실력 향상에 주력한 박주영의 오름세는 대표팀 공격 향상의 플러스 효과를 안길 것입니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의 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타겟맨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역량을 쌓았습니다. 다부진 체격에 거친 방어 자세를 취하는 상대 수비수와 맞닥드려 적극적인 몸싸움과 공중볼 다툼을 펼쳤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이것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노하우가 쌓였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돌파를 통해 직접 슈팅을 시도하거나 후방 공격 옵션의 문전 침투 공간을 만들며 골을 유도했습니다. 아직은 임펙트가 덜 여물었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좋아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박주영의 역할은 대표팀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주영을 원톱에 놓고 이근호-박지성-이청용을 후방 공격에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근호-박지성-이청용 라인은 지난 세르비아와의 후반전에서 선을 보였던 조합입니다. 공격수였던 이근호가 본래의 자리인 왼쪽 윙어로 내려가면서 특유의 기동력을 발휘하며 한국 공격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죠. 박주영이 부상으로 결장하지 않았다면 의미가 남달랐을 평가전 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이 없었던 지난해 11월 덴마크-세르비아 원정에서는 한국이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타겟맨을 월드컵 본선에 데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역으로 볼 때 박주영의 공격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박주영은 이동국 같은 정통 타겟맨은 아니지만 타겟맨과 쉐도우 역량을 골고루 종합한 유틸리티의 능력을 자랑하며 팀에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죠. 이미 모나코는 박주영의 공격 역량을 끌어올리는 원톱 체제로 재미를 봤고 허정무 감독이 그것을 염두하면서 타겟맨을 데려가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을지 모릅니다. 박주영이 허정무호 원톱에서 가장 적합한 타겟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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