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수와 지동원은 2010년까지 A매치 출전 경험이 부족했던 K리그(현 K리그 클래식) 공격수였다. 전자는 K리그 득점 선두를 질주하며 프로 2년차 답지 않은 거침없는 활약을 펼쳤고 후자는 K리그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었다. 그 해 연말에는 아시안컵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부상으로 제외됐던 박주영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서로 똑같지 않아도 비슷한 구석이 있었던 두 선수의 행보는 이랬다.

 

두 공격수는 2011년 1월 아시안컵을 계기로 서로의 운명이 달라졌다. 지동원은 아시안컵에서 4골 넣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공격수로 기대를 받게 됐다. 그 해 여름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 진출했고 올해 1월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임대됐다. 팀의 1부리그 잔류를 공헌했던 활약에 힘입어 도르트문트를 포함한 분데스리가 6개 클럽의 영입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병수 영입을 발표한 FC 로스토프 공식 홈페이지 (C) fc-rostov.ru]

 

유병수도 지동원과 같은 시기 해외에 진출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명문 클럽 알 힐랄로 이적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의 FC 로스토프로 떠나며 유럽파가 됐다. 하지만 지동원과는 차이가 있다. 지동원이 잉글랜드, 독일 같은 유럽 빅 리그를 경험했다면 유병수는 중동을 떠나 러시아로 둥지를 틀었다. 서로 해외에 진출했으나 지동원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쉬웠다. 아울러 지동원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멤버로 두각을 떨쳤다. 반면 유병수는 알 힐랄에서 두 시즌 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음에도 우리들에게 익숙한 유럽파들에 비해 일거수 일투족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론에서 점점 잊혀졌으나 FC 로스토프 이적으로 다시 관심을 끌게 됐다.

 

만약 유병수가 아시안컵에서 조광래 전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한국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다면 지금쯤 유럽 주요리그에서 뛰었을지 모를 일이다. 아시안컵을 전후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현재 챔피언십 소속), 프랑스 리그1 AS 모나코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기 때문. 2010시즌 K리그 득점왕을 달성했던 여파가 컸다. 그러나 유병수는 아시안컵에서 굴욕을 겪었다. 조별리그 2차전 호주전에서 후반 22분에 조커로 나섰으나 21분 만에 교체되고 말았다.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따른 질책성 교체였다.

 

그 이후 유병수는 아시안컵에서 항명 논란에 시달렸다. 호주전 종료 후 자신의 미니홈피에 “진짜 할 맛 안난다. 90분도 아니고 20분 만에 내가 가지고 이룬 모든 것이 다 날아가버렸네”라는 글을 남긴 것이 문제가 됐다. 언론에서는 조광래 전 감독을 향한 불만이 아니냐는 보도를 내보냈으나 유병수는 이를 부정하며 항명이 아님을 밝혔다. 그러나 호주전 이후 지금까지 A매치를 뛰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지동원과의 경쟁에서 밀린 끝에 대표팀과 점점 멀어졌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포함하면 허정무호와 조광래호, 최강희호에서 외면 받았다.

 

일각에서는 유병수를 인맥 축구의 희생양으로 지목한다. 여론에서는 인맥 축구를 한국 축구 문제점 중에 하나로 꼽는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러한 견해에 공감하지 않는다. 유병수는 아시안컵에서 지동원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그 이후 박주영이 부상을 회복하면서 유병수가 대표팀에 발탁 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아울러 감독마다 선수를 선호하는 성향이 다르다. 조광래 전 감독은 박주영과 지동원 같은 연계와 침투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를 선호하며 패스 축구의 정착을 시도했다. 최강희 전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 같은 빅 맨들을 중용하며 롱볼 축구를 했었다. 철저히 골을 노리는 유병수의 전술적 성향과는 차이점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럼에도 유병수의 득점력만을 놓고 보면 이동국과 박주영 입지를 위협할 능력이 있었다. 유병수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짓는 능력이 강하다. 어쩌면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약점인 골 결정력 부족을 일부분 해소했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현대 축구에서는 전형적인 공격수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공격수가 드물다. 그나마 2년 전까지의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잘했으나 지금은 어느 누구도 대표팀 공격수로서 임펙트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병수가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 출전할 기회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이 아쉽다. 아시안컵에서 지동원과의 운명이 엇갈린 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게 됐다.

 

어쩌면 유병수의 득점력은 골 부족에 시달리는 지금의 대표팀에 절실할지 모른다. 박주영은 지난 2년 동안 침체에 빠졌고, 이동국은 대표팀 주전으로서 믿음직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며, 김신욱은 A매치에서 1골에 그쳤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공격수로 뛸 수 있으나 현재까지 대표팀에서는 2선 미드필더로 분류된다. 유병수에게 FC 로스토프 이적은 대표팀 발탁 여부와 더불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를 위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유병수가 대표팀에 뽑히면 2011년 아시안컵 시절과 다르다는 것을 실전에서 골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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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저녁부터 시작 될 K리그 6라운드 8경기는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예상됩니다. 지난 5라운드에서 0-0 무승부가 속출하면서 'K리그 재미없다', '수비축구' 같은 논란이 가열됐습니다. 6라운드에서는 K리그 경기력을 재확인하자는 여론의 반응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일각에서 K리그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주장을 펼치는 것에 개인적으로 공감하지 않지만,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6라운드의 중요성이 큽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6라운드에서 주목할 수 있는 5경기를 조명했습니다.

1. 수원vs강원, 통계를 뒤집는 스코어 나올까?(15일 저녁 7시 30분, 수원 빅버드)

단순한 무게감을 놓고 보면 수원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수원의 강원전 홈 성적은 1무1패입니다. 수원과 강원의 올 시즌 성적은 각각 4위(3승1무1패) 16위(5패) 입니다. 얼핏보면 수원의 승리를 예상하기 쉽지만 오히려 강원이 K리그 첫 승을 위해 사력을 다할 가능성이 큽니다. 수원에게는 AFC 챔피언스리그 병행에 따른 체력적인 리스크가 작용하죠. 또한 두 팀은 골이 적습니다. 수원은 5경기에서 6골, 강원은 0골입니다. 통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많은 골이 터질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축구는 통계에 의존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아무리 약팀 경기라도 질 수 있고, 0-0에서 4-4 난타전으로 이어지거나 8-1까지 확장되는 것이 축구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속출할 수록 재미있는 것이 축구의 매력이죠. 수원과 강원의 대결은 통계를 뒤집는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합니다. 두 팀 모두 골이 절실합니다. 수원은 원톱 및 미드필더 공존 문제에 시달리며 피니시가 부족한 문제점에 직면했고 강원은 어떻게든 부진의 사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득점력 향상을 노리는 두 팀의 맞대결이라면 K리그가 0-0 무승부 논란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김정우vs박은호, 드디어 격돌한다(16일 오후 1시, 상주 시민구장)

시즌 초반 K리그 득점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메이커들이 드디어 격돌합니다. 김정우(상주, 6골) 박은호(대전, 4골)가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책임져야 할 운명입니다. 또한 두 선수의 득점력에 따라 경기 결과가 엇갈리면서 순위까지 좌우 될 수 있습니다. 대전은 박은호의 골을 필두로 K리그 선두를 지켜야하며 5위 상주는 김정우의 골을 앞세워 다시 상위권에 도약해야 합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두 팀이 김정우 또는 박은호를 견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합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이라면 두 선수를 봉쇄하려는 팀들의 수비 전술까지 지켜볼 수 있는 재미를 얻게 됩니다.

어쨌든, 김정우와 박은호는 K리그 득점 1위 수성을 위해 경쟁자 기선 제압이 중요합니다. 김정우는 그동안 잠재되었던 득점력을 내뿜을 필요가 있습니다. 컵대회 1골 포함해서 총 7골을 뽑아냈던 저력을 놓고 보면 앞으로 더 많은 골을 기록할 역량이 있을지 모릅니다. 대전전에서는 '윤빛가람을 봉쇄했던' 김성준과 대결한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상주의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입니다. 박은호는 지금의 오름세가 반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만 아직 K리그 경험이 익숙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주의 집중 견제를 이겨낼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주가 가장 경계할 것은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입니다. 박은호의 간판 무기는 프리킥입니다.

3. 제주vs포항, 6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16일 오후 3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

6라운드 빅 매치를 꼽으라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격돌하는 제주와 포항의 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팀이 서로 무패를 달리고 있죠. 제주는 지난해 K리그 준우승팀이자 올 시즌 6위(2승3무, 6위)를 달리고 있으며, 포항은 올 시즌 2위(3승2무)를 기록중이지만 선두 대전과 승점이 똑같습니다. 또한 제주는 홈에서 21경기 연속 무패(14승7무, K리그 전적) 포항은 올 시즌 원정에서 3연승을 거두며 승점을 관리했습니다. '홈에 강한' 제주, '원정에 강한' 포항의 대결은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주는 지난 1일 AFC 챔피언스리그 텐진과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포항은 모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흠입니다.

제주는 김은중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합니다. 김은중은 지난해 34경기 17골 11도움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5경기에서는 2도움에 그쳤습니다. 중앙 공격수로서 골이 없었던 것은 제주의 공격력에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제주가 상위권으로 발돋움하려면 김은중의 골이 필수입니다. 포항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슈바-고무열 같은 중앙 공격수 옵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슈바는 지난 6일 컵대회 대전전에서 2골 넣었지만, 상대팀 대전이 컵대회에서 2군에 가까운 스쿼드를 운영중인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나마 아사모아가 포항의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한 것이 포항의 상위권 진입 원동력이 되었지만, 아사모아 한 명 만으로는 제주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주전에서는 모따 공백까지 이겨내야 합니다.

4. 황보관 감독-김호곤 감독, 승리가 절실하다(16일 오후 5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서울과 울산은 K리그에서 강호의 이미지가 축적된 팀들입니다. 하지만 두 팀의 이름은 순위표에서 상위권이 아닌 중하위권에서 찾아야 합니다. 울산은 2승3패로 10위, 서울은 1승2무2패로 12위에 머물렀습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위안으로 삼기 쉽지만, 올 시즌 초반 행보가 좋지 않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 중심에는 황보관 감독과 김호곤 감독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적 부진으로 소속팀 팬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마주칠 두 감독은 서로를 넘어야 할 운명에 있습니다.

황보관 감독 입장에서는 지난 2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던 기운이 있습니다. 그 이후 원정 2경기(나고야-부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다시 홈으로 돌아오면서 전북전의 기분좋은 추억을 품으며 K리그 2승을 거두는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죠. 김호곤 감독의 울산은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두 팀은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서울은 공격 옵션들끼리 손발이 맞지 않거나 중원 장악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해야하며 울산은 설기현 부진 및 비효율적인 롱볼 축구가 고민 입니다. 그 외에 여러가지 과제를 안고 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 앞날의 긍정적 행보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5. 유병수, 인천의 K리그 첫 승 이끌까?(17일 오후 3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

유병수는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그가 최근 2경기 연속골로 득점포에 기지개를 튼 것은 인천과 상대하는 팀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인천이 자랑하는 공격력은 단연 유병수의 득점력이며, 더 나아가 김정우와 박은호가 격돌중인 득점 1위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합니다. 상대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는 성남(1승2무2패, 11위)이지만 인천도 만만치 않습니다. 3무2패로 14위에 쳐졌죠. 지난해 늦여름에 허정무 감독을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성적 향상을 위한 두드러진 행보는 없었습니다. 인천은 성남을 상대로 홈에서 K리그 첫 승을 노려야 하며 유병수 발끝이 두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것입니다.

그런 유병수의 매치업 상대는 사샤 입니다. 두 선수는 지난 1월 아시안컵 한국-호주전에서 적으로 상대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볼을 다투는 장면이 거의 없었지만, 유병수 입장에서 사샤를 바라보면 호주전의 여운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당시 호주전에서 후반 22분 교체 투입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없이 43분에 교체되었던 악몽이 있죠. 그 이후 미니홈피 논란에 시달렸고, 호주전을 끝으로 A매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만약 사샤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면 K리그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그 시나리오가 인천의 승리로 귀결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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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호날두' 유병수(23, 인천)는 국내에서 톱클래스 공격수로 손꼽힙니다. 지난해 K리그 최연소 득점왕(28경기 22골)의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K리그 11위 팀 인천에서 이렇다할 특급 도우미 없이 득점왕을 달성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아무리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지만 K리그에서의 활약만큼은 경이적 이었습니다. 그런 유병수를 과소평가 하면서 K리그를 깎아내리는 일각의 편협한 반응은 씁쓸합니다.

하지만 유병수는 K리그라는 틀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쳐야 할 시기가 왔기 때문입니다. 축구 선수가 내실있게 성장하려면 되도록이면 큰 물에서 뛰어야 합니다. 아시안컵에 참가했으나 지난 2월 10일 터키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을 놓고봐도, 아직 유병수는 갈길이 멉니다.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하는 입장이라면 대표팀에서의 행보는 중요할 수 밖에 없죠. 아시안컵 기간 중에 미니홈피 구설수가 있었지만 그 화살은 조광래 감독에게 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병수가 조광래 감독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전술적인 괴리감 때문입니다.

유병수 업그레이드, 대표팀 공격에 반드시 도움 될 것

유병수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박스 안에서 골을 노리는 냄새가 탁월한 공격수입니다. 본프레레-아드보카트호 시절의 이동국 이후로 대표팀에서 보기 드물었던 유형이죠. 그 이후에 박스 안을 지켰던 공격수들이 등장했지만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 밀리거나 골 부족에 시달리며 대표팀에서 낙마했습니다. 지금의 박주영 같은 경우에는 필드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아시안컵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던 지동원은 제로톱을 소화하면서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에 익숙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타겟맨을 두지 않은 전술이 적중한 케이스죠.

그런 유병수가 아시안컵 호주전에서 제로톱에 적응하는 것은 버거웠습니다. 후반 21분 지동원을 대신해서 교체 투입했지만, 지동원처럼 최전방-2선-왼쪽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다른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주고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패턴이 자신의 옷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인천에서 골을 노리는 타겟맨으로 활용되더니 실전에서 시행착오가 나타났죠. 그 이전에 대표팀에서 제로톱에 대한 훈련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교체 멤버로 출전했기 때문에 슈퍼 서브의 존재감을 발휘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자신의 공격력에 의해 경기 흐름을 결정짓는 기질 보다는 선발 선수로서 골에 익숙한 타입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유병수는 후반 44분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호주전 승리를 이끌 조커로 투입되었으나 다시 벤치로 돌아오는 굴욕을 당했죠. 엄연히 질책성 교체 였습니다. 그 이후로 A매치에 뛰지 못했죠. 자신의 공격 스타일이 조광래 감독 전술에 어울리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무리 최전방 공격수라도 박스 바깥 쪽에서의 움직임이 중요함을 조광래 감독이 주문하고 있죠. 그 전술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는 유병수가 아닌 지동원 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병수가 대표팀에서 낙마한 원인을 미니홈피로 꼽을지 모르겠지만,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전술적 이유일 뿐이죠. 축구는 감독 성향에 맞는 선수들이 입지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표팀은 유병수의 장점(골)을 대체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 없습니다. '아시안컵 득점왕' 구자철을 거론할 수 있겠지만 엄연히 미드필더 입니다. 터키전이 적절한 예 입니다. 지동원이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거나, 최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도하지 못하면서 구자철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박스쪽으로 침투해서 골을 노리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구자철은 경기 초반 왼쪽 윙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죠. 지동원이 제로톱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면 구자철의 득점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이 조광래호 제로톱의 문제점입니다. 또한 제로톱은 수준 높은 개인 기량을 갖춘 공격 옵션들이 뭉쳐있을 때 유리한 전술입니다. 지동원-구자철은 더 발전해야 하는 선수들입니다.

조광래호는 플랜B가 필요합니다. 제로톱이 안되면 다른 패턴의 공격 전술을 구사해서 상대 골망을 흔들어야 합니다. 박스 안에서 골을 책임질 수 있는 공격수를 보강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김신욱을 활용했지만 196cm의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플레이에 익숙한 체질입니다. 또한 지동원이 올해 U-20 월드컵,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조광래호에 꾸준히 전념하기에는 체력적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대표팀 중복 차출이 이루어지지 않는 전제 조건에서 말입니다. 조광래호가 지동원의 제로톱에 의존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유병수가 조광래호에 필요한 선수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른 옵션들과 차별화된 '골' 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조광래 감독이 유병수의 골 생산을 키워주는 전술로 변경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의 세밀하고 빠른 패스 플레이를 주문하며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겁니다. 스페인식 패스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유병수는 조광래 감독을 흡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공격 재능을 겸비해야 합니다. 때로는 박스 바깥에서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존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박스쪽을 비집으며 골을 노리는 패턴으로 말입니다. 지금까지 타겟맨에 익숙했다면 이제는 만능형 공격수로 진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해 K리그 득점왕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유병수의 공격력 변화를 기대하는 이유는 한국 축구의 킬러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죠. 올해 23세로서 아직 젊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K리그 득점왕을 이루어낸 만큼, 올 시즌 인천에서는 자신의 공격력 변화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물론 득점왕 2연패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공격 패턴에 안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더 나아가면 인천의 에이스로서 K리그 돌풍을 주도해야 하는 숙명이 있죠. 허정무 인천 감독도 유병수가 직면한 현실을 충분히 인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유병수의 대표팀 합류를 결정짓는 기준은 바로 '인천' 입니다. 올 시즌 인천에서 얼마만큼 공격력이 달라지느냐에 따라 대표팀에서의 승선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축구팬들의 K리그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유병수의 업그레이드는 대표팀 공격력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1-1로 비겼지만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남은 본선에서 인도전이 남아있고, 인도가 이번 대회 최약체임을 감안하면 조광래호의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호주전은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아시아 제패를 위한 소중한 배움을 얻는 경기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 약이 쓴 맛 이었지만요.

호주전에서는 '슈퍼 서브(Super sub)'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교체 이전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조광래 감독은 1-1 상황이었던 후반 21분 구자철-지동원을 빼고 염기훈-유병수를 투입하여 결승골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동반 부진에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술이 제로톱과 4-2-3-1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면서 호주의 반격에 의해 밸런스가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후반 44분 유병수를 벤치로 내리고 윤빛가람을 투입하는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지만 결승골을 노리기에는 기회 및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유병수 교체가 의미하는 슈퍼 서브의 중요성

슈퍼 서브는 경기 도중에 투입되어 자신이 소속된 팀의 유리한 흐름을 주도하는 능력을 지닌 선수를 말합니다. 짧은 출전 시간 동안에 공격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공헌을 펼치며 팀을 이끌죠. 국내에서는 안정환-이원식, 해외에서는 솔샤르 등이 슈퍼 서브로 각광을 받았던 대표적 선수들입니다. 다른 누구보다 열심히 뛰면서, 상대 수비의 떨어진 집중력 및 체력을 공략할 수 있는 '치명적 무기' 입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벤치 자원의 활용이 선발 스쿼드 운용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또한 슈퍼 서브는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떨어지는 선수가 도맡기 쉽습니다. 수원의 이현진이 전자라면 맨유의 에르난데스는 후자에 속합니다. 이현진은 지난해 슈퍼 서브로서 맹활약을 펼쳐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떨치고 '수원의 앙리'로 떠올랐습니다. 에르난데스는 넉넉하지 않은 출전 시간 속에서 절정의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솔샤르의 재림'으로 거듭났습니다. 수원은 이현진 효과에 힘입어 꼴찌 수렁에서 벗어나 중위권으로 도약했고, 맨유는 에르난데스가 있음에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많아졌습니다.

슈퍼 서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유병수가 과연 조광래호에 어울리는 슈퍼 서브였는지 말입니다. 박주영의 아시안컵 불참으로 공격진이 허약해진 현 시점에서는 유병수의 호주전 부진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유병수와 함께 투입된 염기훈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자기 포지션은 아닙니다. 왼쪽 윙어 및 투톱 공격수로 출전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풀어가는 능력이 특출나지 않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타입은 아닙니다. 호주전에서 슈퍼 서브로서 두각을 떨치기에는 제약적인 측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호주전만을 놓고 보면, 유병수는 조광래호의 슈퍼 서브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유병수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조광래 감독의 제로톱 전술에 어울리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몇달 전 허정무 인천 감독의 트위터에서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받았지만 호주전에서는 그것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슈퍼 서브로서 깔끔히 임무 수행을 하려면 더 많이 움직이면서 호주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거나 아니면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파고들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호주전에서의 몸놀림은 선발 출전하는 선수를 보는 듯 했습니다. 인천에서 선발 출전에 익숙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의 조커가 아직 낯설었죠.

그렇다고 유병수의 능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유병수는 지난해 K리그 득점왕(28경기 22골)입니다. 조광래호 공격 옵션 중에서 골 생산 리듬이 가장 좋으며 몰아치기까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유병수가 지동원에게 주전에서 밀렸던 것은 조광래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 의해서 였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 공백을 제로톱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이타적인 역량이 강한' 지동원을 최전방에서 왼쪽으로 내리는 패턴을 주문했습니다. 그 작전은 바레인전, 호주와의 후반 중반까지 성공적이었죠. 유병수 대신에 지동원을 주전으로 기용했던 조광래 감독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후반 중반 1-1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는 결정타를 노리기 위해서는 특급 골잡이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유병수를 떠올렸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작전은 예상외로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유병수가 제로톱에서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후반 44분에 윤빛가람과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교체가 차가웠던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선수 본인의 부진도 생각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병수가 슈퍼 서브에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 호주전에서 드러나고 말았죠. 골을 터뜨리는 임펙트를 제외하면 슈퍼 서브로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에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결국, 유병수는 대표팀 선발에 어울렸던 선수였죠. 하지만 지동원이 이미 입지를 다졌습니다.

슈퍼 서브로서의 역량을 놓고 보면, 유병수보다는 손흥민이 제격 이었습니다. 골 결정력을 비롯 순발력, 패싱력, 드리블, 개인기 등 공격수로서 다양한 장점을 지녔습니다. 시리아-바레인전에서 슈퍼 조커로 출전하여 최상의 몸놀림을 과시했던 경험 또한 플러스로 작용합니다. 바레인전에서는 곽태휘 퇴장 여파로 어쩔 수 없이 교체 되었지만 짧은 시간 속에서 연계 플레이를 풀어가는 감각이 부드러웠습니다. 또한 좌우 윙어-공격형 미드필더-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전술적 활용 가치가 컸죠. 공격 과정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조커로서 왕성한 에너지로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 호주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유병수 대신에 손흥민을 투입했다면 반드시 이겼을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염기훈-유병수 투입 이전까지 한국이 경기 흐름에서 우세를 점했기 때문이죠. 박지성-이청용이 저돌적인 쇄도로 호주 수비수들의 고질적인 순발력 부족을 간파하면서 호주 센터백 사샤의 거친 플레이를 유도했습니다. 전반전에는 경고까지 엮어냈죠. 만약 손흥민이 원톱 자리에 들어갔다면 사샤와 경합하면서 골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명분이 있었습니다.(바레인전에서 원톱으로 출전) 긍정적 결과론을 기대했던 관점에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손흥민에 미련이 남는 이유는 호주전 무승부가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축구가 매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은 아니지만, 51년 동안 아시안컵 제패에 실패했던 한국 입장에서는 승리 만큼 절실한 것이 없습니다. 이미 바레인을 제압했고, 호주전이 본선 2차전이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슈퍼 서브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조광래호의 소득임에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유병수 활용은 조광래호의 새로운 고민으로 등장했습니다. 오는 18일 인도전에서 그 해답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병수가 팀 전술에 맞춰가는 노력을 보여줘야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키울 수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킬러 부족에 시달렸음을 상기하면 유병수의 분발이 꼭 필요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박 선생' 박주영(25, AS 모나코)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불참합니다. 지난 23일 FC 소쇼전 종료 후 무릎을 절뚝거렸던 것이 부상으로 이어졌죠. 당초, 박주영은 25일 국내에서 진행되었던 홍명보 자선축구 참가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부상 때문에 스케줄을 소화하지 않았습니다. 부상 여파는 아시안컵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 운용에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박주영 부상은 대표팀에게 '위기이자 기회' 입니다. 우선, 박주영 부상은 조광래호 전력 약화를 의미합니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8월 나이지리아전, 9월 이란전, 10월 일본전에서 박주영을 원톱으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무득점으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아시안컵에서는 그를 쉐도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최근 대표팀이 4-4-2 훈련을 통해 포메이션 변화를 추진한 것도 박주영의 공격 전개를 최대화 시키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유병수-김신욱이 전형적인 타겟맨이고 지동원까지 포스트플레이가 가능함을 상기하면, 조광래호의 아시안컵 우승 전략은 박주영 쉐도우 카드였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의 아시안컵 불참은 조광래호에게 위기가 됐습니다. 그동안의 전력 구상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병수-김신욱-지동원이 박주영을 대신해서 중앙 공격수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문제는 세 선수의 A매치 통합 출전이 3경기에 불과합니다. 김신욱이 2경기, 유병수가 1경기, 지동원은 아직 성인 대표팀 출전 경험이 없습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명실상부한 메이져 대회이기 때문에 경험많은 선수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허정무호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안정환을 데려간 것도 그런 맥락이죠. 이제는 박주영의 부상으로 아시안컵에서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골 생산 하나만을 놓고 보면 손흥민이 박주영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측면 윙어보다는 중앙 공격수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적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손흥민은 조광래 감독에게 세밀한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쉐도우에게는 능숙한 공격 전개 능력이 필수지만 손흥민은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죠. 소속팀 함부르크에서도 쉐도우로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최근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골을 넣었던 2경기(3골)는 모두 윙어로 출전했습니다. 조광래호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도 손흥민은 미드필더 명단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조광래 감독은 투톱 카드를 버리고 다시 원톱으로 회귀할지 모릅니다. 8월 나이지리아전-9월 이란전에서 3-4-2-1, 10월 일본전에서 4-1-4-1 포메이션(포어 리베로 활용)을 구사했기 때문에 원톱이 투톱보다 익숙하죠. 박지성-염기훈-김보경-이청용-손흥민 같은 측면 자원들의 득점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박지성은 최근 맨유에서 물 오른 득점포를 과시했기 때문에 조광래 감독이 그 특징을 대표팀 전술로 끄집어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박주영이 빠진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센터백 홍정호를 채운 것은 3-4-2-1 또는 조용형을 포어 리베로로 활용하는 4-1-4-1 포메이션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과 밀접합니다. 결국, 윙어들의 득점력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반면, 박주영 부상은 기존 공격수들에게 '기회'로 작용합니다. 유병수-김신욱-지동원의 활용 폭이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세 명 모두 그동안 성인 대표팀에서 줄곧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아시안컵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입니다. 만약 세 명 중에 누군가가 아시안컵에서 눈부신 득점력을 발휘하거나 후방 공격 옵션들의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이타적인 역할에서 빛을 발하면 박주영 공백이 걱정되지 않습니다. 대표팀 경험 부족이 약점이지만 오히려 아시안컵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마음껏 내뿜을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는 점에서 충분한 동기 부여로 작용합니다.

특히 유병수는 2010 K리그 28경기에서 22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골잡이입니다. 그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다는 여론의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기 때문에 대표팀 승선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한국 축구가 황선홍 이후로 뚜렷히 내세울 킬러가 없었다는 점, 그동안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박주영의 골 생산 기복이 높았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유병수입니다. 무엇보다 아시안컵은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공격수의 골 여부가 팀의 승리 여부와 직결됩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거나 특유의 몰아치기 내공은 대표팀 내 다른 공격수들과 차원이 다릅니다.

김신욱은 196cm의 장신 공격수입니다. 뛰어난 포스트플레이 및 몸싸움을 자랑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에게 충분한 위협을 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몇몇 아시아팀과 A매치를 치르면 상대 밀집 수비에 취약한 고질적 단점에 시달렸습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밀집 수비를 견뎌내야 하는 입장입니다. 김신욱은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후방 공격 옵션들에게 침투 공간을 벌려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조광래 감독의 믿음을 얻었습니다. 최근 대표팀 훈련에서는 조광래 감독에게 기량이 늘었다는 긍정적 평가까지 얻었습니다. 또한 홍정호가 조광래호에 가세하면서 김신욱의 센터백 전환 가능성은 극히 적어졌습니다.

지동원은 지난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통해 조광래 감독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공격수임에도 정확한 패싱력과 유연한 기교를 자랑하기 때문에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기술 축구에 적합한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대표팀 훈련에서는 타겟맨으로 활용되면서 조광래 감독이 '쉐도우' 박주영과 함께 호홉할 공격수로 염두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올해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혹사가 아시안컵 경기력의 변수로 작용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신뢰를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박주영 부상 공백을 반드시 이겨내야 합니다. 최상의 스쿼드를 가동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의 어려움을 해쳐가야 합니다. 비록 박주영이 빠졌지만 유병수-김신욱-지동원의 공격력 및 대표팀에서의 성공적 행보를 위한 동기부여라면 아시안컵 우승을 믿을 수 있습니다. 박주영의 아시안컵 불참은 위기지만 반드시 기회가 되어 우승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