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유럽 축구에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빛났다. 비록 골을 터뜨린 선수는 없었으나 팀에서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현지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인물들이 있었다. 잉글랜드 카디프 시티의 김보경, 독일 마인츠의 박주호,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의 박지성이 현지 여론에서 선정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주말 해당 리그에 출전했던 선수 중에서 가장 잘했던 인물 11명 중에 한 명으로 거론된 것.

 

우선, 김보경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2013/14시즌 29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주말 풀럼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부지런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공격 관여를 통해 팀의 3-1 승리를 공헌했다.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몇 번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는 코멘트와 더불어 평점 8점을 부여 받았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의해 29라운드 베스트11에 뽑혔다.

 

 

[사진=김보경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김보경의 베스트11 선정이 의미있는 이유는 불과 며칠 전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워스트11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2선 미드필더로서 공격 포인트가 부족했고, 시즌 초반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을 때와 달리 다른 선수와 포지션 경쟁하면서 로테이션 멤버로 밀렸고, 팀의 강등권 추락까지 이어지면서(현재 18위) 현지 언론의 평가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풀럼전에서는 카디프 시티의 3-1 승리를 주도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베스트11에서는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는 데이비드 마르쉘(카디프 시티) 수비수는 하파엘 다 실바, 필 존스(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티븐 콜커(카디프 시티) 루크 쇼(사우스햄프턴) 미드필더는 김보경을 비롯하여 로버트 스노드그라스(노리치 시티) 루이스 홀트비(풀럼) 조던 머치(카디프 시티) 공격수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뎀바 바(첼시)가 뽑혔다.

 

박주호는 독일 축구 정보지 키커에 의해 분데스리가 24라운드 베스트11에 뽑혔다. 비록 마인츠는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1-1로 비겼으나 박주호는 왼쪽 풀백으로서 많은 볼 터치와 패스를 통해 경기 내내 팀의 공격 과정에 관여하면서 수비까지 열심히했다. 여기에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며 지난 주중 A매치 그리스 원정에서 결장했던 아쉬움을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풀어냈다. 경기 종료 후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의해 팀 내 평점 1위(8.1점)에 올랐고 키커가 선정하는 24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키커가 뽑은 분데스리가 24라운드 베스트11은 이렇다. 골키퍼는 베른트 레노(레버쿠젠) 수비수는 박주호(마인츠) 알렉산더 마드룽(프랑크푸르트) 세바스티안 프뢰들(베르더 브레멘) 하피냐(바이에른 뮌헨) 미드필더는 티아고 알칸타라, 아르연 로번(이상 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드락슬러(샬케04) 토비아스 베르너(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는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04)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가 명단에 포함됐다.

 

박지성은 위트레흐트전에서 PSV 에인트호번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한때 중위권으로 추락했던 팀의 5위 도약을 이끈 것. 그 공로로 네덜란드 언론 AD에 의해 27라운드 베스트11에 뽑혔다. 이와 더불어 AD에서는 "지금까지 지칠 줄 모르는 박지성은 미드필드에서 지난 몇 주처럼 좋은 경기를 했다"고 호평했다. 세 선수의 베스트11 선정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며 앞으로도 유럽파들이 꾸준히 좋은 경기력 과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국 축구 대표팀이 A매치에서 2연패를 당했다. 멕시코전 0-4 대패에 이어 미국전에서 0-2 패배를 겪었던 것. 미국 전지훈련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으나 멕시코와 미국 같은 북중미의 강호들을 상대로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패한 것이 아쉽다. 공교롭게도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멕시코전은 설날 연휴 첫 날, 미국전은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대표팀은 설날 연휴에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승전보를 전하지 못하면서 미국 전지훈련 일정을 마무리했다.

 

미국전에서도 수비적인 문제점은 여전했다. 2실점 모두 후방에 있는 선수들이 문전에서 미국 선수를 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순간적인 수비 집중력 부족에서 비롯된 결과다. 때로는 상대 팀 선수를 놓칠 수도 있으나 이러한 장면이 A매치에서 반복되는 것이 대표팀의 고질적인 단점이다.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을 보장 받는데 있어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사진=미국전 출전 선수 명단. 저의 손글씨입니다.]

 

이 글에 공감하시면 추천해주세요. 손가락 버튼 누르시면 됩니다.

 

수비보다 더 답답한 것은 공격이었다. 상대 팀에게 1골 내주면 2골 따라붙고, 2골 실점하면 3골 넣으며 이길 수 있는 것이 축구의 매력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표팀 경기력에는 이러한 기질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2선 미드필더 부조화에 의한 잦은 패스미스와 골 결정력 부족, 빌드업 실종, 김신욱 머리를 겨냥한 롱볼 늘리기에 이르기까지 공격에서 총체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멕시코전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또 노출된 것. 하지만 미국전에서 또 반복된 것은 심각하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월드컵 16강 진출은 힘들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멕시코전과 미국전 경기를 보며 '유럽파가 국내파보다 더 잘한다'는 인식에 공감했을 것이다. 실제로 유럽파가 국내파를 능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각급 대표팀이나 K리그 클래식을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과시했던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개인 기량에서 유럽파가 앞설 수 밖에 없다. 이제는 국가 대표팀에서도 유럽파의 존재 유무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된다. 특히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같은 유럽파들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구자철, 지동원, 박주호, 김보경 같은 또 다른 미드필더들도 주전으로 활약할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유럽파 복귀가 대표팀 공격력 단점을 해소할 정답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월드컵 본선에서 손흥민과 이청용 같은 주력 미드필더들이 상대 팀 수비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시나리오를 떠올려 봐야 한다. 유럽파의 개인 기량으로는 월드컵 16강을 보장받지 못한다. 경기를 뛰는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짜임새 넘치는 공격을 되풀이하며 골 기회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대표팀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빌드업이 잘 풀리지 않자 롱볼을 띄우기 급급했다.

 

한국이 미국전에서 롱볼 축구를 펼친 것은 안타깝다. 이전 대표팀 시절과 다를 바 없었다. 그때는 김신욱이 헤딩머신으로 불렸을 정도로 한국의 공격 전개가 시원치 않았고 경기력까지 저조했다. 지난해 6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경기 모두 공격이 미흡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많은 사람들을 아쉽게 했다.

 

이번 미국전에서 경기가 안풀릴 수록 김신욱이 있는 최전방쪽으로 볼이 길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면 '미국 전지훈련의 성과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대표팀은 미국 전지훈련 A매치 3경기를 통해 이전보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사람들에게 전했어야 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과 결과는 기대와 전혀 달랐다. 오히려 유럽파 존재감이 커지고 말았다.

 

멕시코전 이전에는 기성용이 선더랜드의 스토크 시티전 1-0 승리를 공헌하면서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평점 8점 부여받는 진가를 발휘했다. 미국전이 시작된지 불과 몇 시간 전에는 구자철과 박주호가 마인츠 입단 이후 첫 골을 터뜨리며 프라이부르크전 2-0 승리를 합작했다. 이번 설날 연휴는 유럽파의 선전과 대표팀의 연패를 바라보는 여론의 분위기가 서로 달랐다. 오는 3월초 A매치 그리스 원정에서는 유럽파를 포함한 해외파들의 합류가 예상되는 만큼 대표팀의 졸전이 더 이상 재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을 점점 높여줘야 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제는 한국 축구팬들이 일본 축구를 아시아 최강으로 인정하는 현실이 됐다. 일본이 지난 4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의 우승을 달성했던 면모를 봐도 아시아 No.1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 비록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전 전패를 당했으나 강팀과 연이은 경기를 치렀던 경험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하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부러운 일이다. '한국<일본'으로 뒤바뀐 흐름을 부정하고 싶은 축구팬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때가 1960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진=기성용은 K리그 클래식에서 성공한 것을 발판으로 유럽 리그에서 맹활약 펼쳤다. 한국 축구는 앞으로 기성용 같은 좋은 사례가 많아야 한다. (C) 스완지 시티 공식 홈페이지(swanseacity.net)]

 

일본 축구의 성장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표팀의 유럽파 숫자를 봐도 알 수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유럽파가 4명이었으나 현재 14명으로 불어났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첫 경기 브라질전에서는 선발 11명 중에 9명이 유럽파였다. 반면 한국은 이번 달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에 11명이 해외파이며 그 중에 5명이 유럽파다. 나머지 6명 중에서 일본파는 3명, 사우디 아라비아-카타르-중국파는 1명씩 포함됐다. 한국의 해외파들이 유럽과 아시아 각 리그에 골고루 퍼져있다면 일본의 해외파 14명은 모두 유럽파였다. 한국이 일본보다 유럽파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기성용-구자철-박주영-윤석영 같은 유럽파들이 차출되지 않았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일본과 중국, 중동 같은 다른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현실이다.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몇몇 수준급 선수도 포함된다. 예전과 비교하면 유럽파들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나 일본에 비하면 아쉬움이 든다. 일본의 주력 선수들은 아시아보다 유럽리그 진출에 눈을 돌렸다. 일례로 일본의 대표급 선수 중에 K리그(현 K리그 클래식)에서 뛰었던 사례는 거의 전무했다. 마에조노 마사키요(전 안양) 토다 가즈유키(전 경남) 다카하라 나오히로(전 수원) 등은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한국에 진출했다.

 

흔히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 및 롱런에 있어서 병역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국이 징병제라면 일본은 모병제를 실시중이다. 그러나 병역만을 이유로 한국이 일본보다 유럽파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봐도 말이다. 문제는 그들중에 꽤 많은 인원이 일본, 중국, 중동 같은 다른 아시아 리그에 진출했다. 일본의 2부리그(J2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도 꽤 있다. 일본 축구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영건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실제로 지난해 런던 올림픽 엔트리에 포함되었던 18명 중에 6명이 일본-중국-중동파였다.(김보경은 런던 올림픽 당시 카디프 시티 소속이었으나 대회 직전까지 일본파였다.) 유럽파(4명)보다 더 많았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국내파 8명 중에 4명이 일본과 중동으로 진출하거나 임대로 활약했다. 이러한 사정이 저마다 달랐겠지만 결과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다른 아시아 리그 진출이 익숙해진 현실이 됐다. 런던 올림픽 세대 중에서 현재 유럽에서 뛰는 선수는 6명, 다른 아시아 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는 8명이다. 그 중에 5명이 일본팀에 소속됐다.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일본의 J리그는 한국의 K리그 클래식보다 수준이 높지 않다. 오히려 K리그 클래식이 J리그를 앞선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봐도 K리그 클래식이 아시아 No.1 이었으며 J리그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J리그와 J2리그에 진출하는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꽤 있다. 경기력 관점에서 J리그와 J2리그 진출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과 중동리그 진출 또한 마찬가지다. 경기력에서는 아시아 리그 중에 K리그 클래식에서 배울 것이 많다.

 

그럼에도 일본 진출이 만연한 분위기다. "일본이 돈을 많이 준다"는 오래된 인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젊은 선수가 J리그와 J2리그에 도전했다고 모두가 고액 연봉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높은 물가와 J리그 클럽들이 선수 인건비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 특징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돈'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강하다. K리그 클래식이 급속하게 발전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인식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중국과 중동으로 진출하는 것도 돈 때문이다.

 

최근에는 J리그를 거쳐 유럽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박주호와 김보경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 진출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J리그에서 잘하면 언젠가 박지성처럼 유럽에 갈 수 있다'는 논리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에서 경기력을 검증받고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았다. 지난 4년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이들 중에 상당수가 유럽에서 두각을 떨쳤다.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이 대표적이다. 네 명은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전력이다.

 

젊은 선수들의 다른 아시아 리그 진출을 제도적으로 막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한국인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축구 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리그와 팀에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결과적으로 2000년대 중반 K리그 드래프트 도입이 한국 축구 발전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젊은 선수 입장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국내 리그팀에 입단하기 힘든 현실에 직면했다. 이렇다보니 영건들의 일본 진출이 활발했다. 현재 K리그 드래프트는 점진적 폐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신인 선수 연봉도 이전보다 향상됐다. 만약 K리그 드래프트가 없었다면 K리그 클래식을 빛내는 영건들이 지금보다 즐비했을 것이며 한국의 유럽파도 더 많았을 것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조광래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1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K리그 선수 2~3명을 대표팀에 추가 발탁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간급 선수 및 그동안 폼이 떨어졌던 선수를 다시 대표팀에 불러들여 전력 보강헤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대표팀은 '최고참' 이정수-차두리(1980년생)에서 '주장' 박주영(1985년생) 사이에서 팀 전력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 해답을 K리그 선수의 발탁으로 풀겠다는 뜻입니다.

더 깊게 생각하면, 조광래 감독이 K리그 선수 발탁 폭을 넓힌 것은 유럽파 차출 빈도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유럽파 중용을 놓고 여론에서 논란이 많았고, 앞으로 다가올 3월 A매치 2경기(25일 콜롬비아전, 29일 몬테네그로전)가 국내에서 치러지면서 유럽파들이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때는 시즌 후반이기 때문에 유럽파들의 체력 및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합니다. 얼마전 대표팀에서 은퇴했던 박지성의 경우, 국내 또는 중국에서 치러졌던 3~4월 A매치에서 부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2007년 우루과이전, 2008~2009년 북한전)

지난 10일 터키전 명단에 포함되었던 유럽파들은 7명입니다. 차두리, 기성용(이상 셀틱) 이청용(볼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손흥민(함부르크) 박주영(AS 모나코) 남태희(발랑시엔)이 바로 그들입니다. 만약 K리그 선수 2~3명을 대표팀에 추가 발탁하면 유럽파들이 그 숫자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몇몇 유럽파들이 제외되면 다른 유럽파들이 귀국하여 3월 A매치 2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자칫 여론에서 형평성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지 모릅니다.

2009년 8월 12일 국내에서 열렸던 파라과이전이 대표적 예 입니다. 허정무호는 박지성-이청용을 체력 안배 및 2009/10시즌을 준비하는 배려 차원에서 명단에 제외했습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의 생존 경쟁, 이청용은 볼턴에 입단한지 얼마되지 않은 특수성이 있었죠. 그러나 파라과이전 명단에는 박주영-조원희-김동진 같은 또 다른 유럽파들이 있었습니다. 김동진의 경우에는 러시아리그가 춘추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유럽파에 비해 경기 감각이 올라온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첫 날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끝내 하차했습니다. 만성피로 및 위장장애가 원인으로 거론되었죠.

문제는 박주영-조원희 였습니다. 두 선수도 박지성-이청용과 더불어 2009/10시즌을 앞두고 있던 상황 이었습니다. 더욱이 조원희는 박지성-이청용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파라과이전 이후의 행보가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박주영은 8월 중순에 왼쪽 팔꿈치 탈골을 당했고, 조원희는 당시 소속팀 위건에서 이렇다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 여파는 이듬해 1월 K리그로 유턴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졌죠. 파라과이전 때문이라고 주장하는것은 아니지만, 8월 A매치를 치르지 않았다면 보다 여유롭게 새 시즌을 맞이했을지 모릅니다.

지금의 조광래호 유럽파들도 다를 바 없습니다. 7명 모두가 시즌 후반 일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팀의 우승을 위해 또는 중상위권 진입을 위해 싸울 것이며(차두리,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남태희, 구자철) 또 다른 누군가는 팀을 강등권에서 구출해야 하는 숙명에 직면했습니다.(박주영) 하지만 이들 중에 일부가 3월 A매치에 임하고 다른 일부가 소속팀에 전념하면 파라과이전 처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지 모릅니다. 7명이 소속팀에서 입지를 키우면서 다음 시즌의 밝은 전망을 가늠케하고, 더 좋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올 시즌 후반 만큼 중요한 기간이 없습니다.

물론 손흥민-남태희 같은 20세 신예들은 대표팀에서 계속 뛰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손흥민은 자신의 아시안컵 차출을 반대하려는 함부르크의 뜻을 거두면서 대표팀 합류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남태희는 A매치 데뷔전이었던 터키전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3월 A매치 2경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할지 모르죠. 하지만 손흥민-남태희는 보호가 필요합니다. 올해 U-20 월드컵,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전남의 지동원을 포함해서) 각급 대표팀과의 교통정리가 진행되지 않으면 청소년-올림픽 대표팀 경기까지 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혹사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죠.

이청용-차두리-기성용의 경우는 이미 여론에서 많이 전파됐습니다. 소속팀 감독들이 대표팀 차출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청용의 혹사는 거의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처럼 계속 대표팀에 포함시키면, 최악의 경우에는 볼턴이 이청용 혹사를 덮기 위해 걸출한 실력을 자랑하는 오른쪽 윙어를 영입할지 모릅니다. 극단적인 생각이겠지만 언제까지 이청용 혹사를 방치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차두리-기성용도 그 범주에 속할지 모릅니다. 또한 박주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특수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아시안컵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모나코 전력에서 꾸준히 공헌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모나코의 과오도 있었음) 박주영은 모나코의 강등권 탈출에 전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죠.

구자철도 최근에는 이청용 못지 않게 혹사를 당했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부상을 참고 K리그 챔피언십에 출전한 것, 일주일 휴식기를 가진 뒤 대표팀에 합류한 것, 볼프스부르크 입단 등을 꼽을 수 있죠. 아시안컵에서 체력 저하에 시달렸던 원인은 무리한 일정 소화가 컸습니다. 그 여파는 터키전까지 영향을 끼쳤고요. 최근에는 컨디션 저하에 의해 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볼프스부르크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지만, 그의 몸 상태를 놓고 보면 3월 A매치 2경기를 위해 국내에 불러들이는 것은 혹사를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구자철에게 필요한 것은 팀 적응 및 컨디션 회복, 그리고 휴식입니다.

결국, 조광래호가 3월 A매치 2경기에서 유럽파를 합류하는 것은 무리한 선택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조광래 감독은 K리그 2~3명의 선수를 더 발탁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그 폭을 더 늘려야 합니다. K리그와의 차출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에서 추가 발탁을 검토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를 대표팀에 뽑지 말자는 것은 아님) 챔피언스리그는 6월-8월에 일정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한 3월은 K리그가 개막하는 시기입니다. K리그가 흥행에 성공하려면 3월 A매치 2경기를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점을 조광래 감독 및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에 설득해야 합니다.

어쨌든, 3월 A매치 2경기는 유럽파 없이 치르는 것이 나을지 모릅니다. 오는 9월 부터 시작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대비하는 입장이라면(한국은 3차 예선부터 시작) 6월-8월 A매치에서 대비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은 선수 보호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