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가 아스널 원정 2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한국 시간으로 17일 오전 4시 30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64강) 재경기 아스널전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41분 잭 윌셔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것. 골키퍼 미하엘 포름을 비롯하여 많은 선수들이 아스널 공세를 막는데 주력했으나 마지막 4분을 버티지 못했다. 기성용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하면서 부상 복귀 이후 14경기 연속 경기에 투입됐다.

[전반전] 스완지, 기성용-미추 공백 보였다

스완지는 기성용, 미추, 윌리엄스 같은 몇몇 주력 선수들이 아스널전에서 벤치에 머무르거나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월에 대회 3개를 병행하면서 FA컵 3라운드 재경기를 치르느라 체력 안배가 불가피 했다. 그럼에도 전반 17분 점유율에서는 58-42(%)로 앞섰다. 지난 10일 캐피털 원 컵 4강 1차전 첼시 원정에서 수비 중심의 축구를 펼쳤던 것과 달리 이번 아스널 원정에서는 1.5군 멤버로 공격에 초점을 뒀다. 지난달 2일 아스널 원정에서 2-0으로 이겼던 만큼 평소처럼 경기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17분까지 슈팅 숫자에서는 1-3(유효 슈팅 0-1)개로 밀렸다.

아스널은 전반전을 신중하게 보냈다. 윌셔와 카솔라의 위치를 바꾸면서 중앙에서 강한 압박을 펼쳤다. 스완지 공격이 시작될 때는 포어체킹을 펼치면서 상대팀의 롱볼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수비 전환도 적극적이었다. 비록 점유율에서는 밀렸지만 수비에 신경을 쓰면서 스완지에게 슈팅을 적게 허용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전반 22분까지 슈팅 5개(유효 슈팅 3개)를 날렸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그 중에 2개가 지루의 슈팅이었으나 2개 모두 유효 슈팅이 아니었다.

그 이후 아스널은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전반 30분 이후에는 스완지 진영에서 볼을 주고 받을 시간이 많았으나 상대팀 압박에 걸리면서 박스 안쪽을 흔들지 못했다. 포돌스키 같은 돌파형 윙어가 없다보니 공격이 앞쪽으로 뻗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역할을 디아비가 종종 도맡았으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월컷은 오른쪽 윙어였으나 실질적으로 최전방 공격수나 다름 없었다. 중앙에서 볼을 기다리는 움직임이 많았다. 하지만 팀의 기동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면서 윙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완지는 전반전 점유율에서 54-46(%)로 앞섰다. 그러나 기성용-미추의 선발 제외 공백을 드러냈다. 기성용이 빠지면서 아스널 미드필더들의 허를 찌르는 패스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못했다. 스완지 공격이 아스널 압박에 걸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구스틴은 부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를 날리며 공격 전개 과정에서 특출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원톱 그라함은 아스널 수비에 고립됐다. 미추가 벤치에 있다보니 스완지 공격진의 무게감이 약해졌다. 스완지는 전반전에 유효 슈팅이 단 한 개도 없었다.

[후반전] 아스널, 25번째 슈팅 끝에 스완지 골망 흔들었다, 스완지 0-1 패배

아스널은 후반 3분에 결정적인 골 기회가 찾아왔다. 월컷이 스완지 문전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을 스치면서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플로레스 손동작에 밀리면서 슈팅 자세가 흐트러진 것. 하지만 주심은 파울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이후의 아스널은 공격 주도권을 잡으면서 여러차례 골 기회가 찾아왔으나 볼은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데이비스-윌리암스-치코-랑헬이 모두 빠진 스완지 포백이 예상외로 잘 버텼다. 후반 17분에는 윌셔의 슈팅을 포름이 슈퍼 세이브로 걷어냈으며, 월컷의 리바운드 슈팅을 그라함이 몸을 날려 막았다.

스완지는 후반 13분 파블로, 15분 기성용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초반 아스널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자 미드필더 구성을 바꿨다. 기성용과 브리튼이 더블 볼란치, 라우틀리지-파블로-다이어가 2선 미드필더를 맡게 된 것. 그러나 아스널 공세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완지 진영에 머무는 아스널 선수들이 많았다. 아스널은 스완지가 공격을 펼칠 때마다 4~5명이 포어체킹을 펼치면서 전진 수비까지 취했다. 이에 스완지는 포백과 더블 볼란치, 2선 미드필더 사이의 공격이 유기적으로 전개되지 못하면서 상대팀 공격을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총공세를 펼친 아스널은 후반 26분 슈팅 17-4(유효 슈팅 10-1, 개) 점유율 52-48(%)로 앞섰다. 많은 슈팅을 퍼부었으나 좀처럼 스완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원톱 지루는 슈팅 6개(유효 슈팅 2개)를 날렸으나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완지 골키퍼 포름의 거듭된 선방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스완지 선수 중에서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후반 34분에는 기성용이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아스널 골키퍼 스체스니 선방에 막혔다.

공격에 올인했던 아스널은 후반 41분 마침내 골을 얻었다. 윌셔가 박스 바깥 중앙에서 지루의 원터치 패스를 받아 왼발로 스완지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의 25번째 슈팅이 첫 골로 연결된 순간이었다. 그 중에 슈팅 9개를 놓쳤던 지루는 도움을 기록하며 골 불운의 아쉬움을 조금 해소했다. 아스널의 1-0 승리가 확정됐다. 스완지는 후반전에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 패인이었다. 중소 클럽치고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했다. 그나마 제 몫을 다했던 포름의 슈퍼 세이브 7개는 빛이 바래고 말았다.

-아스널vs스완지, 출전 선수 명단-

아스널(4-2-3-1) : 스체스니/깁스-베르마엘렌-메르데자커-사냐/코클랭-디아비(후반 36분 램지)/카솔라-윌셔-월컷/지루
스완지(4-2-3-1) : 프롬/티엔달리-플로레스-바틀리-리처즈/아구스틴(후반 13분 파블로)-브리튼/라우틀리지-데 구즈만(후반 15분 기성용)-다이어/그라함(후반 25분 미추)

 

Posted by 나이스블루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이적은 아스널의 위기를 뜻합니다. 파브레가스가 아스널의 에이스이자 주장이기 때문이죠. 지난 14일 뉴캐슬전 0-0 무승부는 아스널이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특히 공격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없었습니다. 아르샤빈-램지가 부진했고, 제르비뉴는 퇴장 당했고, 판 페르시는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도 2선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끝내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죠. 그동안 자신의 골 역량을 도와줬던 파브레가스는 더 이상 북런던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진=잭 윌셔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그래서 아스널은 6시즌 연속 무관에 시달렸던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빅4 이탈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파브레가스만 떠나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가엘 클리시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사미르 나스리도 클리시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의 하늘색 유니폼을 착용할지 모릅니다. 엠마뉘엘 에부에는 갈라타사라이 이적이 합의된 상황이죠. 키어런 깁스가 클리시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경험이 아쉬우며, 제르비뉴는 나스리에 비해 피니시가 떨어집니다. 에부에는 만년 백업 멤버였지만 아스널 입장에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를 잃었죠. 반면 빅 사이닝은 제르비뉴(1050만 파운드, 약 185억원) 한 명 뿐이었죠. 명문 구단 위상에 상처를 입을지 모를 고비의 순간이 왔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를 기록하며 빅4에서 탈락했던 리버풀의 전례를 밟을지 모릅니다. 당시 리버풀의 대표적인 부진 원인은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요인도 있었지만 누구도 알론소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했습니다. 2000만 파운드(약 352억원)에 영입했던 알베르토 아퀼라니는 먹튀로 전락하며 다음 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죠. 알론소와 파브레가스의 공통점은 중원에서의 정교한 패싱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어가는 미드필더 입니다. 세부적인 역할은 다르지만 리버풀과 아스널에 없어선 안 될 '패스 마스터' 였습니다.

하지만 아스널은 데니스 베르캄프(아약스 수석코치)의 은퇴 속에서도, 티에리 앙리의 바르사 이적 속에서도 공격의 구심점은 늘 존재했습니다. 지난 뉴캐슬전에서는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지만 또 한 명의 결장이 아쉬웠죠. 지난 시즌 PFA(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19세 신동 잭 윌셔의 영향력이 높아야 할 시점입니다. 윌셔는 2009/10시즌 후반기 볼턴으로 임대되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면, 2010/11시즌은 아스널의 신성으로 주목 받으며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아스널의 새로운 에이스로 올라설 기회입니다.

물론 윌셔는 파브레가스 대체자라고 하기에는 포지션이 다릅니다. 파브레가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 입니다. 볼을 예쁘게 다루는 아스널 공격 옵션과 달리 때로는 투박하면서, 때로는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며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죠. 10대 후반의 선수로서 경험 부족을 지적하기에는 아스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앙리가 바르사로 떠났던 2007년에는 파브레가스가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파브레가스의 나이는 20세 였습니다. 이듬해 가을에는 주장으로 선임되었죠.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아스널 특성상, 19세 윌셔가 에이스로 떠오르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아스널 공격을 이끌어갈 기질이 발달됐습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팀의 빌드업 속도를 높이고 공격 옵션들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는 성향이죠. 상대 박스쪽으로 접근할때는 동료 선수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줍니다. 그리고 상대 선수와의 볼 경합에서 이길려는 투쟁심까지 갖췄죠. 공격에 치우치는 경기를 펼치면서 다른 팀에 비해 거친 수비 견제를 받는 아스널이라면 윌셔 같은 싸움닭이 필요합니다. 마치 예전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는 듯 하죠.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루니의 당돌했던 자취가 지금의 윌셔에게 느껴집니다.

혹시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윌셔의 공격 포인트 부족을 아쉬워할지 모릅니다. 윌셔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1골 3도움에 그쳤기 때문이죠. 다른 대회까지 포함하면 49경기 2골 9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윌셔에게 공격 포인트를 요구하는 것은 발라드 가수에게 댄스를 부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윌셔는 동료 선수들의 공격 포인트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죠. 송 빌롱과 함께 아스널 중원을 주름잡는 살림꾼입니다. 축구에서 패스의 가치를 도움 기록으로 재단할 수 없듯, 지금까지의 윌셔 활약을 공격 포인트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윌셔라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만약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적 부진에 빠지면 윌셔의 포지션이 윗쪽으로 올라올지 모릅니다. 윌셔는 지난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그 이전이었던 볼턴 임대 시절에는 4-4-2의 왼쪽 윙어를 맡았고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지금은 애런 램지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키우는 시점이기 때문에 윌셔의 포지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팀이 위기에 빠지면 윌셔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아스널 입장에서 윌셔는 파브레가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지녔습니다. 윌셔는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서 앙리-파브레가스 같은 비 잉글랜드 선수처럼 다른 나라 리그로 떠날 가능성이 적습니다. 잉글랜드의 스타급 선수들은 스페인-독일-이탈리아 같은 리그에 진출하는 사례가 적습니다. 과거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이었던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이 예외적인 케이스죠. 윌셔가 돈 때문에 부자 클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10년 후에도 아스널 공격을 주름잡을 잠재력이 있습니다. 스타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한 아스널에서는 드문 사례죠. 재정 적자도 착실히 메우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아스널 팬들이 윌셔를 사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브레가스 시대를 청산해야 할 아스널의 앞날 과제는 '윌셔의 시대'가 우승과 꾸준한 인연을 맺는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스날은 지난달 28일 칼링컵 결승 버밍엄전에서 1-2로 패했습니다. 후반 44분 코시엘니의 실책성 플레이로 마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패배의 충격이 큽니다.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지난 시즌까지 무관에 빠졌던 그림자가 올 시즌에도 짙은 색깔입니다. 버밍엄을 비롯해서 약팀에게 종종 고전하는 기복의 경기력을 놓고 볼 때, 프리미어리그-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중요 대회에서 우승할 전력인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아스날의 행보가 다사다난에 빠진 이유는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에 빠졌습니다. 판 페르시-파브레가스-월컷-송 빌롱-코시엘니 같은 주력 자원들이 부상으로 신음중입니다. 특히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뽑았던 판 페르시가 무릎 부상으로 최소 3주 동안 결장하는 것은 아스날에게 청천벽력과 다름없는 소식입니다. 오는 9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르사 원정에서 8강 진출을 굳혀야 하지만, 샤막-벤트너 같은 그동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중앙 공격수를 기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특히 샤막의 폼은 시즌 전반기보다 떨어진 상황입니다.

[사진=잭 윌셔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의 앞날 전망이 불안한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필더진에 있습니다. 파브레가스-디아비-송 빌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로시츠키가 버밍엄전에서 부진했죠. 특히 로시츠키가 우려되는 이유는 예전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기량이 정체 됐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클래스가 살아있기 때문에 몇몇 경기에서 존재감 그 이상의 힘을 발휘했지만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당분간 경기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잠재적인 부상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들이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은, 로시츠키가 '유리몸의 대명사'라는 점입니다.

나스리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도 예상됩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기 때문에 중앙 배치가 다소 모험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나스리의 문제점은 중앙에서 횡패스 혹은 낮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전개하며 아스날의 공격 템포를 떨어뜨립니다. 측면에서 영민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이유는 공간을 넓게 커버하여 개인기를 시도하거나 전방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패턴에 익숙하죠. 중앙에 배치되기에는 상대팀의 압박 세기와 싸우면서 공격 파괴력이 반감됩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의 취약한 미드필더 환경을 놓고보면 나스리의 포지션 전환은 벵거 감독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스날에게 희망적인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윌셔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스날에게 아쉬웠던 버밍엄전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했던 선수가 바로 윌셔 였습니다. 상대 미드필더와의 볼 경합에서 우세를 점하여 빠른 원터치 패스로 아스날 공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죠. 송 빌롱-로시츠키-클리시-사냐 같은 주변 동료 선수들의 폼이 떨어졌던 아쉬움 속에서도, 윌셔는 공수 양면에서 그나마 선전 했습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상대 선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몸싸움 및 커팅 능력은 '과감함'이 자신의 주무기임을 뜻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날이 지난해 12월 28일 첼시전-지난달 17일 바르사전 승리를 이끈 주역이 윌셔 였습니다. 윌셔가 두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스날이 승리하는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면서 팀의 압박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안겨줬죠. 그 결과 첼시-바르사는 허리 싸움에서 파괴력이 저하되었고, 윌셔가 그 틈을 노리면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종패스로 공격 기회를 연출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스날은 그동안 첼시-바르사에 약한 면모를 보였죠. '윌셔 효과'가 나타났던 겁니다.

최근 윌셔의 경기 패턴을 놓고 보면 홀딩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 공격을 무너뜨리는 투쟁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19세의 나이가 경험 부족 또는 성인 경기에 대한 자신감 결여를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윌셔는 그 특징을 당돌함으로 채우며 아스날 전력에 활력을 쏟았습니다. 송 빌롱이 최근 경기력이 저조한 것도 윌셔가 그 불안 요소를 커버했죠. 아스날의 앞날 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윌셔의 오름세가 그나마 위안입니다.

윌셔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울 대안입니다. 단순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스날 공격을 짊어질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질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볼턴에 임대되었을 때 4-4-2의 왼쪽 윙어로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자유자재로 연결하며 코일 감독의 기술 축구 정착에 획을 그었던 경험이 있죠. 볼턴에서의 커리어는 올 시즌 아스날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본래는 공격적인 재능이 타고났던 플레이메이커 출신입니다. 벵거 감독이 모험을 선택하면, 윌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송 빌롱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현 시점에서는, 윌셔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은 유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날에게 중요한 일전인 9일 바르사전에서는 로시츠키 대신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아비는 3일 레이튼전(FA컵 16강 재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데니우손까지 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백업 멤버 에부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이 가능하죠. 아스날 중원 옵션이 버밍엄전 보다 두꺼워졌기 때문에 윌셔의 전방 배치에 힘이 실리죠. 파브레가스가 바르사 원정에 모습을 내밀지 않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물론 윌셔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벵거 감독의 선택에 달린 일입니다. 하지만 윌셔는 어느 포지션에서든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질이 넘쳐 흐릅니다. 측면 및 중앙, 수비형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옵션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그 장점을 아스날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윌셔는 위기의 아스날을 구할 적임자로서 적절합니다. 또한 아스날의 무관 악연을 끝낼 '거너스(아스날 애칭)'의 희망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