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올 시즌 출전 시간은 26분 입니다. 지난달 14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후반 19분 교체 투입했으나 그 이후 4경기 연속 결장했습니다. 부상, 체력 안배가 아닌 벤치만 지키고 있습니다. 맨유의 철저한 벤치 멤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 18인 엔트리 제외에 이어 침체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이대로 끝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후반기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박스 안에서 천부적인 위치 선정과 타고난 골 감각으로 단련된 에르난데스, 탱크처럼 상대 수비진을 돌격하며 팀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루니의 투톱 조합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연출했습니다. 반면 베르바토프는 약팀에 강했고 강팀에 약했던, 루니와의 호흡이 2% 부족했던, 박지성의 빠른 패스를 받아내지 못하는, 2008년 10월 22일 셀틱전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지독하게 골이 없었습니다. 맨유의 벤치 멤버로 밀렸고 바르셀로나전에서 후보 명단에 들지 못했던 수순은 현실적인 결과 였습니다.

[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문제는 올 시즌 입니다. 아직까지 맨유에서 명예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웨스트 브로미치전 26분 출전으로는 부족합니다. 8월 아스널전까지 웰백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줬다면 9월 11일 볼턴전은 에르난데스, 15일 벤피카전은 챔피언스리그 였습니다. 특히 벤피카전 결장은 '퍼거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베르바토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4-4-2를 활용했고 올 시즌에도 같은 포메이션 이었습니다. 그런데 벤피카전은 미드필더 한 명을 늘리고 공격수를 줄이면서 4-2-3-1이 됐습니다. 베르바토가 낄 자리가 없었습니다.

베르바토프의 벤피카전 결장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판단 입니다. 벤피카를 비롯한 포르투갈 빅 클럽들은 챔피언스리그 강팀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줄이면서 협력 수비를 강화하고, 상대 공격 옵션들보다 더 많이 뛰는 왕성한 활동량을 나타냅니다. 특히 맨유전에서는 가르시아(12.048Km)-비첼(12.191Km)이 양팀 공격수와 미드필더 중에서 12Km 넘게 뛰었던 얼굴들입니다. 긱스(10.495Km)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경기 내용상 부진했던 이유입니다. 베르바토프는 상대의 강한 수비 조직을 견디기에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빈 공간을 찾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벤피카전에서 빠질 수 밖에 없었죠.

현실적으로 베르바토프가 선발 출전할 기회는 오는 22일에 진행되는 칼링컵 32강 리즈 유나이티드(이하 리즈) 전입니다. 그 이전인 19일 첼시전에는 루니-에르난데스 투톱 기용이 유력하기 때문에 선발 출전을 낙관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베르바토프는 2009/10시즌 FA컵 64강전 리즈전에서 부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의 밀착 견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다른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까지 겹친 끝에 맨유가 0-1로 패했습니다. 리즈가 맨유의 라이벌임을 감안해도 당시에는 3부리그 팀입니다.(현재 2부리그)

그런데 오언, 마케다, 디우프 같은 또 다른 공격수들도 리즈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입니다. 맨유가 올 시즌에 많은 공격수들을 보유하면서 베르바토프가 주전을 되찾을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루니-에르난데스-웰백이 공격수 1~3순위에 있는 인물들이며 4순위를 두고 베르바토프-오언-마케다-디우프가 경합을 나타내는 꼴입니다. 리즈전에 어느 공격수가 선발로 뛸지 알 수 없지만, 베르바토프의 최근 행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답지 못합니다. 불과 몇개월 만에 팀내 공격수 4순위를 경쟁하는 처지죠.

그럼에도 베르바토프는 맨유 잔류를 원했습니다. 퍼거슨 감독도 베르바토프의 방출을 반대했죠. 하지만 베르바토프 재계약 가능성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언급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재계약이 계속 미루어지면, 베르바토프는 맨유와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 여름 자유계약 신분에 의해 다른 팀으로 떠날지 모릅니다. 맨유가 재계약에 응하지 않다는 것은 불가리아 공격수와의 인연을 끝내겠다는 의사와 다를 바 없죠. 반대로 재계약이 성사되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맨유의 힘겨운 주전 경쟁을 스스로 연장하게 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베르바토프의 실전 감각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우수한 선수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그만입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많은 경기에 출전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벤치를 달구고 있으며 조만간 웰백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올 예정입니다. 오언이 여전히 슈퍼서브로서 무궁한 가치를 지닌 것(지난 여름 재계약 성공이 그 이유), 마케다-디우프는 영건이라는 이유로 어떻게든 기회를 얻을지 모릅니다. 베르바토프가 이번 시즌에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다음 시즌에 다른 팀에서 활약하면, 2011/12시즌 경기 출전 횟수가 적었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입니다.

만약 올 시즌에 극적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하면 이야기는 다를지 모릅니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첼시전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지성은 꾸준한 노력 끝에 여전히 맨유맨으로 활약중입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나이는 30세 입니다. 루니의 건재함을 유지하면서 에르난데스-웰백 같은 영건들을 키워야 하는 맨유의 현실에서 베르바토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의문입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박지성이 결장하면 근거없는 위기론을 제기하지만, 위기라는 키워드는 베르바토프에게 매우 어울립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위건의 경기. '산소탱크' 박지성(28, 맨유)과 '조투소' 조원희(26, 위건)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지만 결과는 두 선수 모두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됐습니다. 두 선수의 치열한 매치업을 바라며 황금같은 주말 밤을 기대했던 국내 축구팬들은 아쉬움과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4명의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박지성, 설기현, 조원희, 이청용)들이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한국인 선수 매치업 기회가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인 선수가 모두 결장하는 경기는 팬들의 박탈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이고 조원희는 아시아의 가투소로 불릴만큼 언제나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였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것은 사실입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박지성과 조원희에 대한 여론의 일희일비 반응입니다. 냄비같은 축구문화가 사라지지 않다보니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여론의 반응이 지나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반응이 자극적으로 주목을 끌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 축구 여론의 아쉬운 점이죠.

박지성 냄비 여론, 이제는 식상하다

특히 박지성이 대표적입니다. 박지성이 약체 혹은 칼링컵 한 경기에 결장하더라도 '박지성이 왜 결장했나? 골 부족 문제? 나니에게 밀렸나? 재계약 난항 혹은 실패?' 등의 래퍼토리는 항상 통과의례처럼 진행 됐습니다. 박지성이 한 경기라도 빠지기만 하면 '벤치성', '밥죄송' 이라는 박지성 비하 단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게 여론의 현 주소입니다. 항상 간헐적으로 나오는 위기론도 마찬가지죠.

박지성은 맨유에서 다섯 시즌 동안 뛰면서 나름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지난해 4월 초 UEFA 챔피언스리그 AS로마전, FC 바르셀로나전을 전후로 '약팀 전용-긱스 백업'에서 '강팀용 선수'로 올라섰고 이제는 팀의 로테이션에서 없어선 안될 선수가 됐습니다. 올 시즌에도 로테이션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맨유에서 지난 시즌 거의 매 경기를 뛰었던 공격 옵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뿐임을 상기하면, 박지성의 위건전 결장은 그리 커다란 문제가 아닙니다. 박지성은 매 시즌을 거듭할 수록 자신의 입지를 넓혔지만, 일희일비 반응을 나타내는 여론의 수준은 박지성 입지만큼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반응이 너무 반복되다보니 진부하고 식상하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위건전 결장은 30일 아스날전을 대비한 포석일 가능성이 큽니다. 박지성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교체보다 선발 선수로서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내는 성향이기 때문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로테이션 차원에서 자신을 위건전 명단에 올리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있는 박지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박지성이 아스날에 강하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입니다. 박지성과 더불어 마이클 캐릭, 안데르손도 위건전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을 미루어보면 그의 위건전 결장은 컨디션 배려 차원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맨유라는 팀에서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은 당연한 숙명입니다. 여러 대회에 출전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매 경기 주전 선수를 기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많은 활동량과 다양한 임무를 소화해야 하는 미드필더진에서는 고정된 주전 선수가 한 명도 없습니다. 일부 팬들은 '박지성이 매 경기 선발 출전했으면 좋겠는데...'라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지만, 베스트 11보다 베스트 18의 개념이 선호받고 있는 유럽 축구의 현실적인 추세와는 코드가 맞지 않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라는 카드를 아끼는 지도자이고, 감독의 선수 선발 권한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에서 선수층이 가장 두껍습니다. 박지성이 결장했다고 해서 입지에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은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아스날전이나 혹은 그 이후 경기에(물론 아스날전에 무게감이 쏠리지만) 박지성의 이름을 선발 명단에 올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나니가 위건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더라도, 발렌시아가 1도움을 기록하더라도 박지성은 올 시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할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 나니-발렌시아의 위건전 90분 활약상을 지켜본 축구팬들이라면 박지성의 존재감을 떠올리실 겁니다. 왜냐하면 나니-발렌시아의 경기 내용이 안좋았기 때문이죠. 맨유의 5-0 대승은 투톱(루니-베르바토프, 조커 오언)의 힘이 빛났기에 가능했을 뿐입니다. 박지성 입지를 호돌갑스럽게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연 조원희의 행보가 위기일까?

최근에는 조원희가 팀 내 입지에 위기를 겪고 있다는 여론의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핸드리 토마스, 벤 왓슨,  호르디 고메즈를 중원에 기용하는 전술을 쓰면서 조원희가 이렇다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건은 맨유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조원희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맨유전 18인 엔트리에 없는 것은 아직 마르티네스 감독의 눈에 들어오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조원희가 언제부터 위건의 주전이었나요? 주전 선수였다가 벤치로 내려간 것이라면 위기론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원희는 아직 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습니다. 올해 '2월' 입단 테스트 끝에 위건에 입단했기 때문에 아직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을 뿐입니다. 국내에서는 최고의 홀딩맨으로 각광받았지만 잉글랜드의 시각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곳이기 때문에 주전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히 여론에서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 여론은 조원희가 빨리 주전으로 자리잡길 원하겠지만, 잉글랜드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는 여론의 바람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팀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감독과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감독의 신뢰를 받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고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죠. 한때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각광받던 에르난 크레스포(제노아)도 조세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과의 질긴 악연 때문에 몇 년 동안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습니다. 조원희를 위건 선수로 뽑은 지도자는 스티브 브루스 현 선더랜드 감독이며, 지금의 조원희는 브루스 감독이 아닌 마르티네스 감독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 과정까지는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시간 싸움을 얼마만큼 줄이느냐에 따라 조원희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가려지겠죠.

만약 조원희가 위건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선수로서의 가치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실패하고 국내로 돌아온 김두현이 그 예입니다. 김두현은 수원으로 이적하더니 '명불허전'의 실력을 되찾으며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럽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선수의 클래스가 닳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 김두현은 그 말을 실력으로 증명했고 조원희도 언젠가 그럴 날이 올지 모릅니다.(위건에서의 실패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원희는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 수원이라는 안정된 곳을 버리고 새로운 성공을 위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지금쯤 수원에 있었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겠지만 자신이 원하던 것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유럽에서의 힘든 도전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오기가 있을것이라는 신념하에 잉글랜드 땅을 밟은 것입니다. 위건의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는 과정이 힘든것은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팀의 주전이 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겠죠. 그런 그에게 위기라는 단어를 씌우기에는 너무 조급합니다.

우리는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박지성과 조원희가 루니-제라드-에시엔 같은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스타와 같은 평가를 받지 않는 사실 말입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그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 K리그 입단 테스트 탈락(박지성) K리그 방출 위기(조원희)라는 시련에 직면했던 그들이 프리미어리거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일반인도 소화하기 힘든'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매 경기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안좋은 선입견으로 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박지성과 조원희에게 있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3경기 끝났을 뿐이고 앞으로 35경기 남았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나니에게 밀렸나, 앞날이 어둡다, 위기와 같은 비관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지나치게 섣부릅니다. 그동안의 활약 및 출전여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나중에 하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불과 얼마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둘러싼 지구촌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은 퀸투플(5관왕) 달성 여부 였습니다. 클럽 월드컵과 칼링컵 우승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2위 리버풀을 승점 10점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질주하면서 5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죠.

이러한 맨유의 행보는 시즌 전, 다른 명문 클럽보다 많은 경기와 대회를 치르는 불리함에 발목 잡힐 것이라는 현지 축구 전문가들의 반응을 뒤엎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금의 맨유 멤버가 1998/99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던 주역보다 더 강하다"며 자신의 제자들이 10년 전 제자들보다 더 훌륭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5관왕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죠.

그러나 시즌 종료를 불과 50여일 앞둔 현재, 맨유 앞날에 대한 먹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지난달 14일과 22일 리버풀과 풀럼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하더니 지난 8일 포르투전 2-2 무승부로 삐걱거리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던 지난날의 성과와 대조된 행보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3-2의 역전승을 거뒀지만 몇몇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과 느린 패스전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허술한 마크와 집중력 등등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물론 맨유는 시즌 중반에도 빡빡한 경기 일정은 물론 선수들의 줄부상 여파로 '최대 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 올랐습니다. 지난 1월 25일 토트넘전 이후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에서 가장 많은 부상 선수(12명)를 보유했던 것이 그 발단이었죠. 그때는 퍼거슨 감독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바탕으로 두꺼운 선수층을 골고루 활용하면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칼링컵과 FA컵에서 약팀들을 상대했기 때문에 유망주들과 백업 멤버들의 출전 횟수가 늘어나면서 주전 선수들이 체력을 충분히 안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팀의 우승과 직결된 시즌 막판에는 다릅니다. 오랫동안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퍼거슨 감독의 전술 운용에 커다란 골칫거리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에너지 소모가 많았던 '누적 요인'도 한 몫을 했죠. 최근에는 주축 선수들이 세계 각지에서 A매치를 치르면서 몸이 완전치 않습니다. 만약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와 FA컵 결승에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지난 6일 아스톤 빌라전을 시작으로 5월 28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50여일 동안 총 16경기를 치르는 살인 일정을 견뎌내야만 합니다. 아무리 강철 체력을 지닌 소유자라도 1주일에 2경기를 거뜬하게 소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특히 박지성이 지난 8일 포르투전에서 체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맨유 선수들의 현 상황이 어떤지를 대변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박지성을 보면 팀 전체의 컨디션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박지성을 기준 삼으며 맨유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이 저조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와 동시에, 앞으포 충분한 휴식 없이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할 맨유 선수들의 활약상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죠.

지금이 시즌 중반이었다면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충분히 위기를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는 각 팀들의 순위 및 우승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경기 출전 횟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매 경기가 살얼음판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모두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체력, 컨디션 저하는 물론 줄부상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미 리오 퍼디난드, 조니 에반스, 안데르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같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웨인 루니의 몸 상태가 급격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또 다른 주축 선수들이 부상당하면 맨유에게는 커다란 전력 손실이 될 것입니다.

맨유 전력의 문제로 꼽히는 호날두의 부진과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에 대한 '근본 원인'또한 과도한 일정 때문입니다. 호날두는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혹사'에 시달리면서 지난 시즌의 놀라운 활약을 좀처럼 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이맘때 즈음에 27골을 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여전히 불안정한 골 결정력과 심한 기복, 동료 선수들을 활용하는 지능, 상대 선수들의 압박을 제치는 기교 등 전반적인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뒤쳐지면서 맨유 공격력에 꾸준한 공헌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비가 강하면 팀 전력이 좋아진다'는 축구의 진리처럼, 그동안 맨유가 순항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강력한 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난 2월 19일 풀럼전까지 리그 1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고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 사르가 리그 1310분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무결점 수비'의 진수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맨유는 최근 4경기에서 10골이나 허용했고 특히 지난달 14일 라이벌 리버풀전에서는 1-4 대패의 망신을 당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포르투전 종료 후 "최근 많은 골을 허용하고 있어 수비진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던 것은 맨유의 위기가 수비에서 비롯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에브라-오셰이(네빌)로 짜인 좌우 풀백의 경기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그동안 맨유 수비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던 네마냐 비디치의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이 되짚어 봐야 할 고민거리 입니다. 비디치도 호날두 못지 않게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이기 때문이죠. 최근들어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는 집중력과 압박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은 선수 컨디션에 문제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퍼디난드, 에반스, 브라운 같은 센터백 자원들이 부상으로 신음중인데다 오셰이와 네빌의 경기력도 이전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어느 누구도 비디치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비디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지만 팀 내 사정상 여전히 많은 경기를 뛰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맨유의 위기를 초래한 또 하나의 문제는 퍼거슨 감독입니다. 맨유에서 23년간 장기집권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잘 이겼음에도 최근들어 자신의 실수로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죠. 리버풀전과 풀럼전에서는 후반 중반에 어느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선수교체를 단행하다 막판에 골을 허용하는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아스톤 빌라전 3-2 승리는 페데리코 마케다의 천금같은 역전골로 간신히 무승부 위기를 넘겼지만 포르투전에서는 그동안 맨유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4-3-3 변신을 꾀하면서 공격과 수비 모든 전력이 비틀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개인 공격력이 다른 공격 옵션에 비해 부족한 박지성을 윙 포워드로 올린 것은 퍼거슨 감독의 명백한 선수 기용 실수입니다. 3톱의 윙 포워드는 개인이 지닌 파괴적이고 무서운 공격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졸전을 거듭하다 전반 35분부터 4-4-2로 원상복구한 것은, 퍼거슨 감독 스스로 4-3-3이 잘못된 선택임을 겸허히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감독 스스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팀 전력에 어떠한 이득을 안겨줄 수 없습니다.

맨유에게 있어 시즌 막판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올 시즌 목표인 5관왕 여부와 직결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어느 한 경기, 매 장면마다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일정과 선수들의 체력 저하 및 부상에 대한 염려, 퍼거슨 감독의 오판 등등 많은 불안 요소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현실 속에서 그토록 원하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물론 맨유는 저력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빠듯합니다. 이는 맨유가 5관왕은 커녕 '떡실신(떡이 될 정도로 녹아웃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관왕이라는 해피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할 퍼거슨 감독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두고 볼 일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28)은 세계적인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4시즌째 자신의 자리를 당당히 빛냈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포지션 경쟁자였던 루이스 나니를 제치고 중요한 경기때 마다 선발 출장을 거듭하며 팀 내에서의 부쩍 높아진 위상을 자신의 ´실력´으로 과시했죠.

그러나 앞으로 박지성이 걸어가야 할 길이 멀은것은 사실입니다. 맨유가 치렀던 최근 6경기에서 1경기(12일 첼시전)에만 모습을 드러낸 것과 최근 3경기 연속 결장으로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그의 현실이 녹록치 않음을 증명한 것이죠.

박지성은 맨유에 없어서는 안될 이타적인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위치를 굳혔지만 골 결정력 향상과 또 다른 포지션 경쟁 등 남은 과제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연속 결장중인 박지성이 과연 위기를 맞은 걸까요?

박지성 미래, '100% 맑음' 장담할 수 없다

맨유는 윙어 수집에 열을 올리며 박지성을 비롯한 기존 선수들을 긴장케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왼쪽 윙어 조란 토시치 영입을 확정지은데 이어 최근에는 위건의 에이스로 활약중인 오른쪽 윙어 안토니오 발렌시아 영입을 노리고 있죠.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는 19일 "맨유는 올해 여름 발렌시아 영입을 추진중이며 1500만 파운드(약 30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할 예정이다. 퍼거슨 감독은 자신의 제자인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과 발렌시아 이적건을 논의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발렌시아는 지난해 봄에도 맨유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던 선수로서 최근에는 첼시 이적설과 연결될 만큼 빅4팀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실력과 잠재력을 모두 겸비했습니다.

맨유의 이러한 행보에 직격탄 맞은 선수는 박지성이 아닌 나니입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선발 출장 3회에 그칠 만큼 팀 내에서의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지나친 개인 플레이와 잦은 패스미스를 일관하다 팀 공격을 여러 차례 끊었던 것이 퍼거슨 감독 눈 밖에 날 위기로 내몰린 것입니다. 더비 카운티전에서는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끄는 ´생명 연장 골´을 터뜨렸지만 향후 입지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박지성도 안심할 처지는 아닙니다. 토시치는 퍼거슨 감독에게 ´베컴과 같은 유형´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득점력이 출중해 언제든 박지성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임에 틀림 없습니다. 만약 ´EPL에서 검증된´ 발렌시아까지 맨유에 입성하면 박지성이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죠.

물론 현 상황에서 박지성과 토시치의 정면 경쟁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발렌시아까지 가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박지성은 맨유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어느 한 부분(이타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토시치는 맨유에 입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21세의 유망주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나 눈을 1~2년 뒤로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토시치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 적응에 성공하면 박지성이 밀릴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 때부터 토시치는 박지성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으며 퍼거슨 감독에게 많은 출장 기회를 부여받을 수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박지성의 계약기간 만료 시기와 겹칩니다. 결국 박지성은 팀 내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지키기 위해 매 경기를 소홀히 뛰지 않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죠.
 
재계약 기로에 선 박지성,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박지성의 가장 큰 목표는 맨유와의 재계약입니다. 오는 2010년을 끝으로 5년 계약이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맨유와 구체적인 제의를 나누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계약 만료 1년을 앞두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는 유럽 축구 시장의 일반적인 관례에 비춰볼 때 의문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 3일 영국 공영방송 를 통해 "박지성이 데이비드 길 단장으로부터 재계약을 제안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할 분위기입니다.

이에 박지성은 지난 5일 영국 <세탄타 스포츠>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맨유와의 재계약을 위해 더 많은 골이 필요하다. 20골은 어렵지만 10골 정도면 충분하다"며 적어도 10골은 넣어야 팀 잔류를 확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평소 ´개인적으로 박지성을 좋아하나 골 결정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지적했듯, 맨유와의 재계약은 골 결정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나 박지성은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4개월 째 골 침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전에 비해 슈팅 횟수가 늘어나고 질적으로도 순도가 높아졌지만 지독한 아홉 수(맨유 통산 9골)에 빠진것이 문제죠. 물론 박지성이 팀의 이타적인 플레이어로서 골에 올인할 필요는 없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들어 골을 넣기 위해 부쩍 노력하는 인상적인 모습이 이제는 열매의 결실을 맺어야 할 때입니다.

최근에는 출장 횟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박지성은 최근 맨유가 치른 6번의 경기에 단 1번만 출장했을 뿐 5번이나 결장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12일 첼시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를 위해 ´강팀용 선수´ 박지성의 체력을 아끼는 것이 아니냐는 위안거리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부에서는 5번 빠진 것이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1월에만 8번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맨유의 살인적인 일정을 감안할 때 그동안 부상 많았던 박지성에게 거의 매 경기 출장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 모릅니다. 맨유 선수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고 활동폭이 넓어 어느 누구보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어찌보면 박지성의 또 다른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최근 잦은 결장의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과 맨유 구단에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도구는 '골' 뿐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퍼거슨 감독이 가장 원하는 것이 골이잖아요.

적어도 박지성의 현재 만큼은 '위기가 아니다'

현재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벤치에 앉혀놓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분명 박지성에게 자극제를 주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는 경쟁이 팀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구사했고 감독 경력 35년의 관록까지 더하면서 기존 선수들을 긴장 상태로 만드는데 능합니다. 우리 속담에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한 개 더 준다'는 말 처럼, 퍼거슨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채찍질을 가하면 부진으로 고생하는 선수에게는 깊은 신뢰감을 표시하며 분발을 유도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2006/07시즌 초반 부상으로 3개월 결장하여 현지 언론의 악평에 시달리자 "박지성은 내가 경험해 본 선수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다"며 박지성의 저력을 인정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복귀 후 10경기에서 5골 1도움을 터뜨리며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습니다.

이어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9개월 부상에서 돌아오기 직전이었던 2007년 12월 21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은 틀림없이 맨유의 탑 클래스에 해당하는 선수이며 우리가 기대한 만큼 잘 뛰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박지성이 맨유에 없어서는 안될 일원임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 대하여 좋은 말들을 많이 했는데,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약팀 전용-긱스 백업'으로 불리던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충분한 동기 부여를 받았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및 4강 1~2차전 모두 선발 출장하여 맹활약 펼치면서 '노쇠화에 빠진' 긱스를 밀어내고 주전 도약에 성공 했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 리그 37,38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장할 수 있었죠.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골 결정력 부족'을 이유로 18인 엔트리 조차 포함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이러한 퍼거슨 감독의 자극 효과가 통했는지, 박지성은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비록 첼시전 이후에는 골을 넣는 데 실패했지만 예전보다 더 많은 슈팅을 날리며 '이타'와 '이기'를 적절하게 섞을 수 있는 선수로 변신하기 위해 진화하려는 안간힘을 썼죠. 그런 와중에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박지성에게 또 자극(최근 결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분명 퍼거슨 감독은 지난달 20일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나는 박지성을 좋아한다. 하지만 골을 더 많이 넣어줬으면 좋겠다"며 애제자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면서 자극을 줬습니다. 이는 박지성을 대하는 퍼거슨 감독의 마음이 변화했음을 나타내는 증거이자, 박지성을 팀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 선수'로 분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박지성이 12일 첼시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도 3경기에서 결장한 것은, 퍼거슨 감독 지도력이 뭔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박지성의 현재와 미래 만큼은 철저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비록 박지성이 올 시즌 거의 매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쳐 강팀용 선수로 진가를 떨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미래가 100% 밝은 것은 아니죠. 미래를 밝게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쩌면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자극하는 것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무언가의 가르침을 던져주고 있
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박지성의 현재 만큼은 '위기'가 아닌 '또 하나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이 요구하는' 성취감(골)을 얻는다면 미래 역시 밝을 것입니다.

맨유에 오랫동안 남고 싶어하는 박지성. 그의 노력이 꼭 결실 맺기를 기대합니다.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프로야구 최고 ‘흥행카드’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당초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잔치’에 침입(?)하면서 내심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봤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까지 19경기를 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에서 묻어나듯 롯데는 한국시리즈까지 ´구상의 폭´을 넓혔다.

로이스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합류에 실패한 투수 임경완과 나승현을 2군에 내리지 않고, 1군 훈련에 참가시키며 구위를 점검했다. 여기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송승준을 예고 삼성과의 대결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롯데는 ‘8888577’의 악몽을 털어낸 저력을 찾아볼 수 없이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삼성에 내리 패했다. 그것도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부산 팬들 앞에서 당해 그 충격은 실로 크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통계를 떠올렸을 때,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도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한 것.

‘가을야구’에서도 맹위를 떨칠 것만 같았던 롯데는 1차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송승준이 정규시즌에 이어 삼성전에서도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단순한 볼배합을 고집했고, 이를 삼성 타선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빈틈을 노렸다.

송승준은 1회 23개, 2회 22개, 3회 26개의 많은 공을 던지는 등 제구력 난조에 빠진 끝에 3회 대거 6실점하며 조기강판됐고, 그 여파는 3-12라는 충격적인 대패로 이어졌다.

이는 삼성 방망이에 불을 붙여 2차전 선발투수였던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회초 조동찬에게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손민한은 4회초 채태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결국 5회 2사 만루 위기 속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강한 선발투수들이 많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 롯데의 에이스급 투수 2명 모두가 5이닝도 버티지 못한 것.

롯데는 정규시즌 내내 강점으로 꼽힌 선발진이 있어 내심 한국시리즈 우승도 노리고 있었다. 각각 시즌 12승을 거둔 손민한-송승준-장원준의 선발 3인체제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이들 가운데 벌써 2명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롯데 아킬레스건이었던 경험 부족은 포스트시즌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롯데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송승준과 이용훈 모두 평소보다 실투가 많았다"면서 큰 경기 경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가했다.

로이스터 감독도 한국 포스트시즌에 대한 경험이 없다. 1-1이었던 3회초 1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최형우를 거르기 위해 송승준에게 고의4구를 지시한 것이 만루에 이은 대량 득점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고 말았다. 경기 초반 고의 4구를 지시했던 로이스터 감독의 그런 조급함을 일본식 현미경 야구에 익숙한 선동렬 감독이 간파해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정규시즌서 절정의 타격 감각을 과시했던 조성환도 포스트시즌 경험부족 앞에 무릎을 끓었다. 2차전에서 3번의 삼진과 병살타로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날리는 등 1~2차전 합계 9타수 무안타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선발투수 부진과 경험 부족의 약점을 드러낸 롯데의 3차전 전망은 밝지 않다. 3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장원준이 9월 중순부터 페이스가 꺾였던 것도 마음에 걸린다. 장원준은 올 시즌 삼성전 2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9.31이라는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전 2경기에 등판했던 선발투수들보다 삼성에 약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칫 롯데의 3연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의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삼성을 상대로 내리 3번을 이겨야 한다. 1~2차전에서 약점을 노출한 롯데가 극적인 뒤집기 시나리오를 그라운드에서 펼쳐낼 수 있을까. 기적을 꿈꾸는 부산 팬들의 마음은 벌써 대구구장으로 향하고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TAG 롯데,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