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내멋대로 EPL 8라운드 리뷰

1.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는 강팀의 클래스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흔히 강팀하면 전력이 강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풀리그 방식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승점을 많이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쑥날쑥한 경기를 펼치는 팀보다는 지속적으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팀이 더 유리하다. 다음은 8라운드 주요 경기 스코어다.

토트넘 2-4 첼시
맨유 4-2 스토크 시티
웨스트 브로미치 1-2 맨시티
노리치 1-0 아스널

첼시와 맨체스터 두 팀은 역전승을 거두면서 상위권을 지켰다. 반면 아스널은 노리치에게 패하면서 9위를 기록했다. 3위 맨시티에게 승점 6점 차이로 밀렸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은 첼시와 맨체스터 두 팀의 대립으로 확정됐다. 반면 아스널은 세 팀과 다른 대열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 위안 삼을 축구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스널은 이미 우승 레이스에서 밀렸다. 앞으로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중에 최소 80% 이상 승점 3점을 얻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일부 주축 선수들의 A매치 참가를 변명거리로 삼는 축구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첼시-맨유-맨시티도 비슷한 조건이었다.)

아스널은 이전에도 승점 관리가 취약했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나 항상 어느 순간에 무너졌다. 특히 약팀 원정 경기에서 미끄러지는 경향이 있다. 상대팀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때 힘을 못쓰는 경향이 있다.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거나 주변 선수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할 줄 아는, 상대 수비 움직임보다 더 빠른 속도의 패스 플레이, 공격 옵션의 현란한 개인기가 줄기차게 이어지지 않으면 밀집수비를 깨기 어렵다. 노리치전에서는 선수들의 볼 배급이 상대 수비에게 읽히는 경향이 강했다. 슈팅 14-7(유효 슈팅 5-3, 개), 점유율 72-28(%) 우세도 소용없게 된다.

베르마엘렌 실수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후반 막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프라인에서 동료와 볼을 돌리다가 갑자기 다리가 뒤엉키면서 홀트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역습을 허용 당했다. 그 이후의 홀트가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놓쳤던 상황도 베르마엘렌 실수와 다를 바 없지만, 수비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볼을 지켜야 마땅하다. 공격 옵션들의 포어체킹이 강조되는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의 볼 관리와 패싱력이 중요해졌다. 자칫 아스널의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첼시-맨유-맨시티에 대해서는 어제 따로 글을 남겼기 때문에 PASS.

2.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한국과 일본 선수는 다음과 같다.

한국 : 박지성(QPR) 기성용(스완지) 지동원(선덜랜드)
일본 : 카가와 신지(맨유) 미야이치 료(위건) 요시다 마야, 리 타다나리(이상 사우스햄프턴)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한국인 선수의 진출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일본이 한국보다 1명 더 많다. 2년 전부터 유럽파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프리미어리그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8라운드에서는 일본 선수들의 행보가 좋지 못했다. 카가와-리 타다나리는 18인 엔트리 제외, 미야이치는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었으나 결장, 요시다는 웨스트 브로미치전에 풀타임 뛰었으나 팀은 1-4로 대패했다.

이제는 퍼거슨 감독이 카가와의 몸싸움 부족을 인지했다. '떡대 좋은' 스토크 시티 선수들과 볼을 다투기에는 버거우니까. A매치 프랑스-브라질전 출전에 따른 에너지 소모 때문에 휴식 차원에서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데 경쟁자였던 판 페르시-루니-웰백이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판 페르시-루니는 부동의 주전이고 웰백도 맨유에서 검증된 공격 자원이다. 특히 루니가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2골 1도움 기록했다. 카가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루니가 펄펄 날았다. 팀 내 입지를 지키고 싶다면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의욕적으로 뛰어야 할 듯.

요시다는 사우스햄프턴에서 꾸준히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소속팀은 리그 최다 실점 1위팀이다.(8경기 24실점) 현재 성적은 18위. 잉글랜드 땅에서 힘겨운 강등권 싸움을 경험하게 됐다. 리 타다나리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고, 미야이치는 기성용이 경기를 지배하는(스카이스포츠에서 이렇게 평가하더라.) 모습을 벤치에서 봤을 것이고. 어쨌든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는 일본인 선수들이 웃지 못했다.

3. 위건의 오른쪽 윙백 에머슨 보이스의 스완지전 후반 24분 골 장면을 보면 '기발하게 골 넣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뒷발차기로 골을 넣다니. 본인이 슈팅을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몇개월만에 나올까 말까한 골 장면이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베스트 골이다.

4. 8라운드와 관련 없지만 팔카오의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또 불거졌다. 벌써부터 내년 1월 이적시장이 기대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위건을 홈으로 불러들여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 탈출을 노리겠다는 각오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위건전에서 모두 승리했던 전적을 그대로 이어가며 '위건전 11연승'을 완성지을지 주목됩니다.

맨유는 21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위건과의 홈 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서 6승7무를 기록했는데 이긴 경기보다는 무승부에 만족했던 경기들이 더 많았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직까지 화려한 비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1위 첼시(9승1무3패) 2위 아스날(8승2무3패)가 선두권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3패를 기록중인 것이 맨유에게 위안입니다.

그래서 맨유는 위건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리그에서 위건과 상대했던 10경기를 다 이겼고 지난 시즌 두 경기에서 모두 5-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10경기에서 31골 4실점의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는데, 1경기당 3.1골의 놀라운 득점력을 발휘했습니다. 2005/06시즌 칼링컵 결승전에서는 위건을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달성했고, 2007/08시즌 리그 최종전 위건 원정에서는 2-0으로 승리하여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달콤한 추억이 있습니다. 위건과 상대하면 득점력이 폭발하는 것이 맨유의 '본능' 입니다.

맨유가 상대하는 위건은 리그 17위(3승5무5패)를 기록하며 강등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건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라과이 출신 센터백 안토닌 알카라스를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보다 수비 라인이 안정됐습니다. 시즌 초반 블랙풀-첼시를 상대로 무려 10실점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액댐'으로 작용하여 그 이후 리그 11경기에서 11실점만 허용하는 짠물 축구를 펼쳤습니다. 그 중에 4경기에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다만, 리그 최소 득점 1위(13경기 10골)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이 팀 성적 향상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맨유의 승리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는 위건이 원정 경기에 약합니다. 최근 리그 원정 13경기에서 단 1승만 기록했으며 지난 8월 28일 토트넘 원정 1-0 승리가 최근 이었습니다. 강팀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선 수비-후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올 시즌 팀 전체가 골 부진에 빠졌기 때문에 맨유를 상대로 시즌 첫 패를 안기는 것이 버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수비 라인의 안정된 폼을 믿을 수 있겠지만, 센터백 게리 콜드웰이 지난 13일 웨스트 브로미치전 도중에 허벅지를 다치면서 맨유전 결장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콜드웰의 부상은 알카라스에게 부담이 많아지는 약점으로 나타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맨유가 위건을 상대로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완패했던 사례를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 경기 이전까지 26년 동안 올드 트래포드에서 애스턴 빌라에게 패한적이 없었던 전적을 자랑했습니다. 위건전 통산 10연승을 자랑하는 맨유가 타산지석 삼아야 합니다. 또한 첼시의 사례는 맨유의 분발을 유도합니다. 지난 15일 선덜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고 경기 내용에서도 밀렸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평준화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맨유가 위건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웨인 루니의 복귀 입니다. 루니는 올 시즌 부상 및 부진, 스캔들, 맨유와의 대립 등을 놓고 매우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 발목 부상에서 회복되어 팀 훈련에 참가했지만 위건전에서는 퍼거슨 감독에 의해 일찌감치 선발 제외가 예고 됐습니다. 벤치에서 경기를 바라보다가 적절한 시점에 투입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건과의 11경기에서 9골을 넣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맨유의 조커로 출전하면 '위건 킬러'의 저력을 과시할지 주목됩니다. 부진에 시달리는 맨유 입장에서는 루니의 부활이 필수입니다.

루니의 복귀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각성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지켜봐야 합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9월 19일 리버풀전까지 리그 6골을 넣으며 먹튀 탈출을 노리는 듯 했지만, 그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해서 9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을 때 동료 선수에게 화를 내는 불썽사나운 태도를 일관할 정도로 골 부진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맨유가 그동안 위건에 많은 골을 넣었다는 점이 베르바토프에게 위안거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 부진하면 주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맨유의 신성'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위건전 골을 벼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9월 29일 발렌시아전 부터 지난달 24일 스토크 시티전까지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포함한 5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4경기에서는 무득점에 빠졌습니다. 전형적으로 박스 안에서 골을 노리는 성향이지만 상대 수비수들이 그 특징을 읽으면서 집중 견제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쉐도우로 출전하는 베르바토프가 공격 조율에 치중했던 것이 오히려 자신의 최전방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베르바토프와의 투톱 조합은 실패작임이 드러났고, 위건전에서 루니와의 투톱 형성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박지성의 선발 출전 및 시즌 5호골 달성 여부 입니다. 박지성은 지난달 20일 부르사스포르전 부터 지난 13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7경기 중에 6경기에 선발 출전 했습니다. 맨유가 오는 25일 챔피언스리그 C조 본선 5차전 레인저스 원정을 치르지만, C조 1위가 유력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레인저스전 보다는 위건전 선발 출전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그리고 위건이 맨유에게 많은 골을 허용했던 전적이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골을 기대하기 쉽습니다. 지난 6일 울버햄턴전에서 2골을 넣은 득점 감각이 무뎌지지 않으려면 위건전 골을 통해 골 넣는 본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위건전에서 프리미어리그 9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습니다. 지난 16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었기 때문에 2경기 연속 골이 기대되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슈팅이 없었습니다.

이청용의 볼턴은 23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DW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위건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후반 14분 위건에게 역습을 내준 상황에서 프랑코 디 산토의 침투패스에 이은 우고 로다예가의 땅볼 슈팅으로 선제골을 허용했습니다. 21분에는 박스 가까이에서 메튜 테일러가 케빈 데이비스의 헤딩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던것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었고, 근처에 있던 요한 엘만더가 슬라이딩으로 밀어넣으면서 동점골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볼턴은 위건전 무승부로 2승6무1패를 기록했으며 7위에서 8위로 떨어졌습니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후반 20분 교체됐습니다.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들쭉날쭉했다(In and Out the game)'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마틴 페트로프를 비롯한 3명의 선발 선수와 함께 6점을 기록했으며 볼턴의 최저 평점 이었습니다. 한편, 스튜어트 홀든과 요한 엘만더는 각각 평점 9점과 8점을 올리며 위건전에서 맹활약 펼쳤음을 입증했습니다.

이청용, 집중 견제 극복하기에는 몸이 무거웠다

우선, 이청용은 지난 스토크 시티전보다 패스 횟수가 많았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86분 동안 20개의 패스를 시도하여 16개를 정확히 연결했다면, 이번 위건전에서는 65분 동안 21개의 패스 중에 15개를 성공했습니다. 출전 시간의 많고 적음을 놓고 보면 위건전에서의 공격 전개가 많았음을 의미합니다. 스토크 시티전에서는 골을 넣은 것과 달리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패스를 받지 못했던 아쉬움을 남겼지만 위건전에서는 그것이 해소됐습니다. 볼턴이 위건전에서 이청용을 활용한 공격 전개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죠. 경기 초반부터 상대 중원을 장악하면서 다양한 공격 시도를 했기 때문에 이청용의 볼 터치가 늘어났습니다.

그 배경에는 중앙 미드필더 홀든의 맹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홀든이 중원에서 활동 폭을 넓게 움직이고 볼턴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연결하며(33개 시도, 24개 성공) 상대 뒷 공간을 허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암바가 중원에서 궂은 역할을 잘 해줬고, 왼쪽에 있던 페트로프가 횡방향으로 폭을 넓게 잡으면서 홀든과의 연계 플레이를 노리거나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볼턴 공격의 물꼬를 텄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른쪽 이었습니다. 오른쪽 풀백 스테인손이 로다예가 봉쇄에 실패했고,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펼치지 못하면서 이청용의 활동 부담을 키우는 아쉬움을 남겼죠. 그래서 이청용의 움직임은 종방향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이청용의 활동 패턴을 읽을 수 있었죠.

경기 종료 후 <ESPN 사커넷>에 올라온 이청용의 히트맵 그래프를 보면 위건전 부진 원인을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토크 시티-위건전에서 오른쪽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에 별 다른 차이점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파란색 동그라미 부분을 보시면 스토크 시티전에서의 공격적인 활동 폭이 더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는 상대 진영에 접근하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볼을 터치하고 패스를 연결하는 다양한 공격 패턴을 취했습니다. 선제골을 넣었던 지점 또한 '파란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중앙 이었습니다. 오른쪽 윙어로서 팀 득점의 결정적인 임펙트를 과시하려면 중앙쪽으로 넘나드는 움직임이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위건전에서 볼턴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중앙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위건의 왼쪽 풀백 피게로아에게 그림자처럼 봉쇄당했던 것을 비롯해서 은조고비아-토마스의 협력 수비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피게로아가 이청용의 중앙 접근 차단을 위해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면, 은조고비아-토마스가 함께 견제를 하거나 예상 돌파 지점을 미리 선점하여 2차 저지선을 구축하는 철저한 집중 견제망이 형성 됐습니다. 물론 이청용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했지만 위건의 끈끈한 수비를 혼자서 극복하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스테인손의 부진이 아쉽습니다.

이청용은 상대의 압박에 막히면 볼을 빼앗기거나 패스가 커팅 당하는 불안한 장면을 여럿 노출했습니다. 상대 견제가 느슨하면 간결한 패스로 동료 선수에게 정확히 공격을 연결했지만 집중 견제를 당하면서 여지없이 흔들렸죠. 그래서 볼턴은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상대 수비망을 벗기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위건이 수비시에는 거의 잠그기나 다름없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쳤기 때문에 볼턴이 90분 동안 유효 슈팅이 2개 밖에 없었습니다.(위건 6개) 이청용은 위건 입장에서 '표적'이었죠. 결국, 이청용은 후반 20분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습니다. 1분 뒤에는 위건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엘만더에게 동점골을 내줬는데, 이청용을 방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순간적으로 방심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이청용의 위건전 부진이 허무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이미 집중 견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측면에 계속 머물기보다는 상대 문전 중앙으로 넘어오면서 볼 터치를 노리거나, 측면에서의 얼리 크로스를 통해 한 번의 결정적인 골 기회를 밀어주며 상대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보다는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면서 팀 플레이를 노리기 때문에, 중앙쪽으로 활동 폭을 벌리면 움직임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올 시즌의 전반적인 경기력을 보면 상대의 집중 견제를 직선과 곡선을 골고루 활용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이겨내는 경우가 여럿 있었습니다.

문제는 위건전에서의 몸이 무거웠습니다. 지난 12일 국내에서 A매치 일본전을 치른 뒤 4일 뒤에 스토크 시티전에서 86분 동안 출전했지만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저하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스토크 시티전 같은 경우에는 후반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기고 후반 41분에 교체 됐습니다. 그 이후에는 구단에서 이틀간 휴식을 얻으면서 피로를 풀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몸이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8월-9월-10월에 A매치를 치르기 위해 잉글랜드와 한국을 오가며 국내에 입국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여파가 최근 경기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코일 볼턴 감독은 지난 14일 볼턴 지역지 <볼턴 뉴스>를 통해 "이청용이 2년 동안 휴식없이 활약을 펼치고 있어 조심스럽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3~4주 휴가를 부여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며 이청용의 체력 저하를 걱정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청용은 2007년 부터 각급 대표팀 일정과 K리그를 병행하며 기성용과 함께 혹사 논란에 빠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여름 볼턴 이적 당시에는 휴식기 없이 잉글랜드 무대에 건너갔습니다. 그런 체력적인 어려움은 올해 3월~4월에 과부하에 시달리며 경기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을 이끌었으나 그 이후의 휴식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세 달 연속 한국에서 A매치를 뛰었습니다.

이청용의 위건전 부진이 안타까웠던 이유는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기에는 몸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경기를 재치있게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몸이 따르지 않으면 자신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최대한 에너지를 쏟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볼턴이 칼링컵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박싱데이 이전까지 1주일에 한경기씩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하겠지만, 내년 1월 아시안컵 이후의 행보가 조금 걱정됩니다. 체력이 강했던 소유자가 아니지만, 자신에게 직면한 어려움을 딛고 꾸준한 맹활약을 펼칠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어쩌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비기거나 패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적어도 후반 초반까지의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의 최강자입니다. 그것도 세 시즌 동안 순위권 최정상에 있었기 때문에 그만한 자존심이 있었으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선수들의 의지는 꾸준히 단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팀이라는 존재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강팀은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평소의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여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때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경기는 맨유가 왜 '잘되는 집안'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맨유가 14일 오전4시(이하 한국시간) JJB 스타디움에서 열린 위건과의 프리미어리그 순연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전반 28분 우고 로다예가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16분 카를로스 테베즈가 동점골을 넣으며 스코어를 따라잡았고 승부의 고비처였던 후반 41분 마이클 캐릭이 역전골을 넣으며 값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86점(27승5무4패)으로 2위 리버풀(80점, 23승11무2패)을 6점 차이로 제쳤으며 오는 16일 아스날전에서 최소 비길 경우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달성하게 됩니다. 위건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한 것은 우승 레이스에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위건에 고전하던 맨유, 어떻게 이겼는가?

맨유의 역전승은 그동안 꾸준히 단련되었던 선수들의 경험과 노련미, 그리고 승리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후반 초반까지의 흐름대로라면 위건에게 발목을 잡힐 것으로 보였지만 테베즈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경기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맨유의 우세로 이어졌고, 막판에는 위건 선수들의 체력과 활동량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맨유가 승리를 굳혔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것이 위건전에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경기는 맨유가 손쉽게 이길 것으로 보였습니다. 맨유는 위건전 이전까지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서 6연승을 달린 반면에 위건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무4패로 고전했기 때문이죠. 위건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8승 무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습니다. 또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자신의 제자인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10승2무로 앞서있죠.(브루스 감독의 버밍엄 시티 사령탑 시절 포함) 어찌보면 맨유의 승리는 당연할 것 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도 맨유가 2-1로 이겼지만, 문제는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맨유는 전반 초반부터 중앙 수비가 흔들리는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전반 1분 조니 에반스가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문전 기습 돌파를 놓치면서 1-1 슈팅을 허용하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죠. 다행히 발렌시아의 슛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면서 위기를 넘겼지만 '에반스-비디치' 센터백 라인의 잔실수로 여러 차례 실점 위기 상황들이 벌어졌습니다. 에반스는 빠른 순발력을 앞세운 위건 공격 옵션들의 드리블 돌파에 속수무책이었고 네마냐 비디치는 로다예가와의 경합 과정에서 끌려다니는 문제점을 노출했죠. 그러더니 28분 로다예가와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의 마크를 놓치면서 실점을 헌납했습니다.

수비가 불안정하면 팀 밸런스가 무너지기 쉬운 것이 축구의 흐름입니다. '캐릭-스콜스'로 짜인 더블 볼란치는 에반스-비디치 조합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자 수비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으며 공격에 이렇다할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공격형 미드필더 안데르손이 위건 미드필더진에 철저히 막혀 부진했고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짜인 3톱의 공격력 또한 평소와 같지 않았습니다. 맨유가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 위건에 67-33(%) 앞섰음에도 슈팅 숫자에서 7-8(유효 슈팅 0-3)로 뒤졌던 것은 상대에게 단단히 끌려다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던 퍼거슨 감독이 후반 12분 안데르손을 빼고 테베즈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4-3-3을 쓰던 맨유는 루니와 호날두를 좌우 윙어로 놓고 베르바토프-테베즈 투톱의 '판타스틱4' 체제를 가동하며 화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테베즈는 문전에서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맨유 공격에 힘을 실으며 위건 수비진을 농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16분 캐릭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왼발 뒷꿈치로 골을 넣었습니다. 테베즈의 골에 힘을 얻은 맨유는 '스콜스-캐릭' 조합의 패스가 점차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판타스틱4의 콤비 플레이를 최대화 시키기 위한 부분 전술의 성공률을 높였습니다.

특히 스콜스-캐릭 조합의 패싱력은 맨유가 이길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존재 역할을 했습니다. 스콜스는 후반 29분 교체되기까지 63개의 패스 중에 단 4개의 미스만을 범했으며 캐릭은 56개의 패스 중에 3개만 미스하더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안데르손이 57분 동안 24개의 패스(4개 미스)를 시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스콜스-캐릭 조합이 테베즈의 골과 더불어 경기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동점골 상황에서 캐릭의 대각선 패스는 위건 선수들 어느 누구도 차단하지 못할 정도로 날카롭고 정교하게 향했을 정도였죠.

TV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지만, 베르바토프의 패싱력도 단연 군계일학 이었습니다. 52개의 패스 중에 6개만 미스 했을 뿐이죠. 이날 경기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음에도 슈팅을 날리지 않고 패스 플레이에 치중했습니다. 이는 자신보다 동료 선수들의 골을 돕기 위해 전방에서 골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줬던 것이죠. 팀을 위해 경기에 힘하는 베르바토프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맨유는 후반 중반들어 오름세 페이스를 좀처럼 얻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베르바토프의 패스는 최전방 뿐만이 아니라 하프라인 부근에서도 정확도를 높인 것이어서 위건 미드필더들의 공격 의지를 떨어뜨리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맨유가 후반 41분 캐릭이 역전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 였습니다. 스콜스-캐릭-베르바토프의 섬세한 패싱력에 위건 수비수들과 미드필더진들이 이를 대처하지 못하면서 힘이 떨어졌고, 그 틈을 노린 맨유 선수들의 공격 의지와 승리욕이 빛을 발하면서 골을 넣었던 것이죠. 이날 경기에서 공격 가담을 자제했던 존 오셰이가 41분 상황에서 상대 문전까지 오버래핑을 시도하여 캐릭에게 골 기회를 열어줬던 것은, 맨유가 후반 막판에 이르러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맨유의 위건전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는 루니-호날두의 부진 속에서도 이겼기 때문입니다. 루니는 47개의 패스 중에 13개씩이나 미스를 범할 만큼 기복있는 경기력을 일관했고 호날두는 결정적인 공격 상황에서 여러차례 실수를 범하는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그럼에도 역전승을 거두었던 것은 스콜스-캐릭-테베즈-베르바토프 같은 다른 선수들의 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웬만한 팀이라면 에이스의 공격력에 의존할지 모르지만, 맨유는 경기 상황마다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맨유가 '잘되는 집안'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이로써 맨유는 위건전 승리로 16일 라이벌 아스날전에 대한 밝은 여운을 내비쳤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박지성이 후반 43분에 교체 투입 되어 경기 감각을 유지했는데 이는 아스날전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건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둔 맨유가 아스날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그리고 박지성이 아스날전에서 '강팀 킬러'의 진면목을 발휘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28일 이라크와의 친선전과 다음달 1일 북한과의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치릅니다.

대표팀은 17일 이라크와 북한전에 합류할 일곱 명의 해외파 선수들을 우선 선발 발표 했습니다. 주장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이영표(3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김동진(27, 제니트) 오범석(25, 사마라) 조원희(26, 위건) 박주영(24, AS 모나코) 이정수(29, 교토 상가FC)입니다. 이들은 오는 주말인 21일과 22일 경기가 끝난 뒤 국내 입국 후 대표팀에 합류하여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요한 무대인 북한전을 대비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바로 조원희 입니다. 지난해 11월 20일 사우디 아라비아전 이후 4개월 만에 A매치에 뛰게 된 것이죠. 그동안 유럽리그 진출을 위해 톰 톰스크(러시아) AS 모나코(프랑스) 입단을 추진했지만 여러 문제에 부딪치면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건에 입단하면서 소속팀을 구하는데 성공했고 '포지션 경쟁자' 김정우가 경고 누적으로 북한전에 빠지면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원희가 발탁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허정무호 약점인' 중원이 든든해질 것임엔 분명합니다.

허정무호, 조원희 합류가 반가운 이유

사실 조원희의 대표팀 발탁 타이밍은 이른감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FC서울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이후 백일 넘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난 14일 선더랜드전 이전까지는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으로부터 출격 명령을 받았지만 결국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적 위기가 될 뻔한 상황에서 소속팀을 구하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런 조원희가 대표팀에 포함된 것은 허정무호의 중원이 얼마만큼 취약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기성용-김정우'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올림픽 대표팀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도 최상의 호흡을 과시했지만 문제는 김정우의 출중한 능력이 좀처럼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처에 있는 기성용과 박지성의 공격력을 보조하기 위해 수비에 치우치는 활약을 펼치다보니 자신의 주무기인 공격력에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아무리 김정우가 수비에 무게를 두더라도, 피지컬이 약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과격한 몸싸움에서 여러차례 밀리는 불안한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절묘한 태클로 여러차례 공격을 저지하며 단점을 메우기 위한 고군분투를 펼쳤지만 대표팀의 허리가 튼튼해지려면 수비에서의 퍼즐을 제대로 완성시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그 선수가 바로 조원희이며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조원희 외에도 김남일이라는 또 다른 해외파가 있었지만 허정무 감독은 '김남일 카드'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조원희는 북한전 승리를 노리는 허정무호 전력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습니다. 역습 공격을 펼치는 북한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중원장악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며 북한의 플레이메이커 홍영조로 연결되는 상대팀의 물줄기를 중앙 미드필더들이 단단히 끊어야하기 때문이죠. 조원희는 '아시아의 가투소'로 불릴만큼 넓은 활동량과 빠른 순발력, 악착같은 대인마크를 자랑하는 홀딩맨으로서 위험 지역에서 홍영조를 필두로 하는 북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믿을맨' 입니다.

그런 조원희는 기성용과 함께 북한전에서 허리진을 구축하여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들의 골을 이끌어내는 장면,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모습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조원희가 홀딩 역할을 충실하게 하여 기성용의 공격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만약 조원희가 제 몫을 다할 경우 한국이 중원을 확실하게 장악하여 쉴세없는 공격 전술로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는 이점을 안게 됩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허정무호의 확실한 중심으로 발돋움하려면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합니다. 허정무호의 트렌드인 4-4-2 포메이션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넓은 활동 반경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동료 선수와의 협력과 조화가 중요한 전력의 요충지 입니다. 그동안 중원에서의 잦은 패스미스와 부정확한 전진패스의 약점을 안고 있던 그가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원에서의 패스미스는 '역습에 능한' 상대팀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박지성의 존재가 조원희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입니다. 박지성은 왼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는 윙어라는 점에서 조원희의 부정확한 패싱력을 보완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입니다. 조원희는 지난해 수원에서 전방으로 띄우는 패스보다 김대의와 홍순학에게 연결되는 측면 패스를 많이 시도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박지성과의 절묘한 호흡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조원희가 서게 될 중원은 대표팀 공수의 연결고리이자 전술 거점 지역, 즉 전력의 요충지 입니다. 중원이 강하면 대표팀의 조직력이 물흐르듯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이며 허약하면 상대팀에 와르를 무너지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항상 성실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했던 그가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믿을맨의 진면목을 발휘하여 북한전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날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