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tate Stadium Bloemfontein World Cup 2010 Germany v England (4-1) Match 51 27/06/10 They think it's all over, Wayne Rooney is down and out as England crash out Photo Roger Parker Fotosports International Photo via Newscom

[사진=독일전 1-4 패배가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주저 앉은 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월드컵 유럽 예선 9경기에서 9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으나 16강 독일전을 포함한 본선 4경기에서 무득점을 비롯 경기 내용까지 부진에 시달리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루니의 침묵은 잉글랜드가 조별본선 1승2무로 삐꺽거리고 16강에서 '철천지 원수' 독일에게 1-4로 무너지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독일전에서의 루니는 맨유의 공격수로서 날카로운 화력을 선보였던 선수가 맞는지 의심 될 정도의 답답함을 일관했습니다. 2선 미드필더와 폭을 좁혀 패스 플레이에 주력했을 뿐, 공격수로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거나 흔드는 움직임이 부족했으며 과감하게 문전으로 침투하는 장면 또한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36개의 패스 중에 13개를 미스할 정도로(패스 정확도 : 63.9%) 상대 수비수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슈팅을 놓치면서 끝내 골을 해결짓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루니의 무기력함이 월드컵 본선 내내 계속 됐습니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뛰어난 득점력을 비롯 팀을 위해 희생하는 본래의 장점이 경기력에 전혀 묻어나오지 못했습니다. 드리블이 경쾌하지 못한데다 상대 수비 사이를 파고들려는 움직임이 부족했고 골을 넣으려는 의지가 굳세지 못했습니다.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무언가 쫓기는 듯한 조급한 마음 때문에 패스미스를 범하거나 상대 수비의 압박에 걸리는 답답함을 일관했습니다.

루니의 남아공 월드컵 부진 원인은 맨유에서의 혹사와 영향이 있었습니다. 올 시즌 맨유에서 거의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면서 혹사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고 하체에 무리가 오면서 시즌 후반 오른쪽 무릎 및 발목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지난 2월 말 무릎을 다쳐 몸이 호전되는 듯 했으나 3월 31일 바이에른 뮌헨 원정 경기 도중에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지금까지 맨유 및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무득점을 일관하고 있습니다. 맨유에서 루니 이외에는 골문 안에서 골을 넣어 줄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에 루니의 부상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루니의 오른쪽 발목 부상은 본선 3차전 슬로베니아전에서 재발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 수비진의 집중적인 견제에 시달리다보니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지만 오히려 하체에 무리가 생기는 불운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슬로베니아전 경기 도중에 교체될 수 밖에 없었고 그 여파가 독일전에 영향을 끼치면서 이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발목 부상 재발 및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음을 상기하면, 어쩌면 2010/11시즌 맨유에서의 시즌 초반 행보가 순탄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루니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이적인 골 생산을 통해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No.1 아성을 위협하는 라이벌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3월 31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 도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주춤한 끝에 맨유의 8강 탈락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월드컵이 세계 최고로 도약햐기 위한 발판으로 작용했지만 오히려 부진을 거듭하며 잉글랜드 16강 탈락의 주범으로 몰렸습니다.

이러한 루니의 시련이 안타까운 이유는 4년 전 독일 월드컵에서도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월드컵 직전의 부상 때문 이었습니다. 2006년 4월 29일 첼시전에서 파울루 페레이라에게 백태클을 당하며 전치 6주의 오른쪽 정강이 골절로 신음했습니다. 잉글랜드가 루니의 빠른 부상 회복을 위해 산소텐트까지 동원하며 갖은 애를 썼지만, 결국 루니는 독일 월드컵 4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고 잉글랜드의 8강 탈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만약 루니가 2006년 독일 월드컵과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상 악연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잉글랜드는 기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지 모릅니다. '세계 최고의 리그' 프리미어리그의 톱클래스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스쿼드를 보유했습니다. 문제는 루니가 부상 악연으로 인해서 최전방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잉글랜드가 공격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두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루니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4년 전 독일 월드컵에서의 악연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맨유가 지난해 여름 호날두-테베스와 작별했던 파괴력을 조력자였던 루니가 대신하면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났고 괄목할만한 공격력을 키우며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벼르고 있었습니다. 팀 동료인 라이언 긱스가 지난 2월 4일 <ESPN 사커넷>을 통해 "루니는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을 위해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것은 최고의 선수만이 할 수 있다"고 칭찬할 만큼, 루니의 남아공 월드컵 맹활약 시나리오는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예상된 수순 이었습니다.

하지만 루니는 남아공 월드컵 직전에도 또 다시 부상 발목에 잡혔습니다. 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당했던 후유증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어지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루니를 비롯해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팀의 주축 멤버로 뛰었던 선수들도 컨디션 저하에 시달린 끝에 명불허전의 기량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그래서 국내에서는 이를 '프리미어리그 저주'라고 부르죠.) 프리미어리그가 다른 리그들보다 경기 횟수가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고 맨유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었던 루니가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루니는 펠레-마라도나-호나우두-지단 같은 축구 황제의 반열에 포함되기 위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월드컵 본선 8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기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에서 분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기회는 있겠지만 '월드컵 악연'이라는 꼬리표는 브라질 월드컵 이전까지 계속 따라올 것입니다. 월드컵을 통해 세계를 품으며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끌기에는 자신을 둘러싼 불운이라는 벽이 너무 높고 견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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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rustrated Wayne Rooney after missed chance England World Cup 2010 Slovenia V England (0-1) 23/06/10 Group C at the Nelson Mandela Bay/Port Elizabeth Stadium FIFA World Cup 2010 Photo Robin Parker Fotosports International Photo via Newscom

[사진=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슬로베니아를 1-0으로 제압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잉글랜드는 슬로베니아전 이전까지 두 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한때 본선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슬로베니아전에서는 전반 21분 제임스 밀너의 크로스에 이은 저메인 디포의 결승골을 앞세워 충격의 탈락을 모면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16강 진출 속에서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에이스 루니의 부진이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루니는 후반 12분 슬로베니아 골키퍼 한다노비치와의 1대1 상황에서 날렸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에 시달린 것을 비롯 상대 수비를 위협하는 움직임이 부족했습니다. 오히려 공을 잡으면 슈팅을 날리기 위해 무리한 돌파를 펼쳐 상대 압박에 걸리거나 연계 플레이가 끊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루니는 이 날도 무득점 침묵을 지키며 골잡이로서의 저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잉글랜드가 루니의 부진 뿐만 아니라 발목 부상까지 걱정하게 됐습니다. 루니가 후반 27분 교체 된 것은 부진에 따른 질책성 교체가 아닌 발목 부상에 따른 불가피한 교체였던 것입니다. 지난 3월 말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 원정 경기 도중에 발목을 다쳤던 것이 월드컵 무대에서 재발되면서 앞으로의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어쩌면 '라이벌' 독일과의 16강전에서는 루니의 부상 공백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이러한 루니의 부상 악몽은 3년 전 유로 2008 예선 탈락의 악몽이 오버랩 됩니다. 잉글랜드는 지난 2007년 11월 21일 크로아티아와의 유로 2008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패하여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당시 루니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피터 크라우치를 원톱에 배치하고 조 콜과 숀 라이트-필립스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지만 크로아티아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벤치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동료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 봤던 루니의 모습을 독일과의 월드컵 16강전에서 또 보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만약 루니가 독일전에 결장하면 잉글랜드는 골을 해결지을 수 있는 골잡이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악조건에 놓입니다. 크라우치-헤스키-디포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정상급 공격수들을 보유했지만 문제는 이들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꾸준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디포가 올 시즌 토트넘의 빅4 진입을 이끌었고 슬로베니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루니에 비해 무게감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크라우치-헤스키는 포스트플레이에 강점을 나타내는 성향일 뿐 골잡이와 거리감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루니의 독일전 결장은 잉글랜드 공격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토트넘의 투톱을 맡는 디포-크라우치를 독일 격파의 히든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잉글랜드 대표팀 뿐만 아니라 토트넘을 통해 발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조합의 힘에 기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포에게 있어 크라우치의 존재감은 무조건적으로 반가운 것이 아닙니다. 두 선수 모두 2선의 패스를 받아 공격을 따내는 스타일인데, 공을 받아내는 위치가 겹치는 문제점이 토트넘에서 두드러졌고 둘 중에 한 명이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비효율적인 공격 형태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루니의 공백은 디포가 메워야 합니다. 크라우치-헤스키는 골잡이가 아니기 때문에 올 시즌 토트넘에서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던 디포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디포의 컨셉은 한마디로 애매모호 합니다. 골잡이와 조율 역할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지만 경기력의 기복이 뚜렷한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 위치 및 역할에서든 안정감이 2% 부족한데다 횡적인 움직임이 취약합니다. 또한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공격 지원이 뒷받침 될 때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엮는 특징이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공격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잉글랜드는 루니가 독일전에 출전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루니의 발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독일전에서 풀타임 출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단 몇 분이라도 소화할 수 있다면 공격력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드컵 본선 이전까지 루니의 천부적인 공격력 및 특출난 골 생산에 힘입어 공격력에서 많은 재미를 봤기 때문에 루니에 의지하고 싶을 것입니다. 만약 '철천지 원수' 독일에게 패하고 16강에서 탈락하면 축구 종가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기 때문에 루니의 필요성이 각인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루니가 골 침묵에 빠지고 부상까지 당한 상태에서는 독일전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독일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기반으로 삼는 팀이기 때문에 루니가 고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알제리-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침묵에 빠진 루니라면 독일전 맹활약에 믿음이 실리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와 독일의 월드컵 본선 3경기 행보를 놓고 보면 메수트 외칠의 창의적인 기교와 플레이메이킹을 앞세워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독일의 승리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만약 잉글랜드가 독일을 제압하고 8강에 진출하더라도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룰지는 의문입니다. 8강에서는 아르헨티나-멕시코 승자와 맞붙는데 현실적으로 '또 다른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치열한 혈전을 벌여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됩니다. 루니의 부진 및 부상, 독일과의 부담스런 16강 일정에 8강에서 엄청난 고비를 넘어야 하는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 행보가 순탄치 않은 이유입니다. 루니의 부진이 계속되거나 발목 부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월드컵 우승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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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er League: Manchester United 3 v 0 West Ham United

[사진='맨유 7번' 마이클 오언 (C) 티스토리 PicApp]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가 어쩌면 올해 여름 팀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맨유에 잔류하더라도 다음 시즌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맨유 7번 계보의 실패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해외 축구 사이트 <풋볼 프레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맨유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면서 몇몇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다"고 보도한 뒤 "벤 포스터, 마이클 캐릭, 오언 하그리브스, 대니 웰백, 조란 토시치(FC 쾰른 임대), 안데르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오언이 그들이다"며 오언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방출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물론 현지 언론의 이적설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안데르손과 베르바토프는 여론의 이적 주장에도 불구하고 퍼거슨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맨유맨으로 안고 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그리브스는 20개월만에 복귀한데다 투쟁적인 홀딩맨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맨유에서의 잔류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그리고 오언은 지난 3월 맨유로부터 계약 연장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여름 맨유와 2년 계약 맺었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오언의 방출설이 불거진 이유는 올 시즌 활약이 네임벨류에 비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입니다. 오언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9골 1도움을 기록했으나 프리미어리그 19경기 3골에 그쳤고 시즌 후반에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면서 팀에 이렇다할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대부분의 경기가 교체로 투입되었는데 출전 시간이 짧을 수 밖에 없어 골 넣을 기회가 한정적 이었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오언 영입을 실패작으로 분류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맨유가 지난해 여름 주급 50% 삭감에 이적료 없이 영입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오언은 뉴캐슬 시절부터 잦은 부상 여파로 슬럼프에 빠졌던 선수였기 때문에 맨유의 주력 멤버로 뛰기에는 무게감이 약했습니다. 더욱이 웨인 루니와 함께 타겟맨으로 분류되는 선수여서 서로의 역할이 겹칩니다. 루니의 공격력에 의존했던 맨유로서는 오언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맨유의 오언 영입은 로테이션 강화 차원이었으며 대형 선수 영입과 성격이 다릅니다.

Football - Manchester United v Hull City Barclays Premier League

[사진=루니와 오언. 그라운드에서 서로 공존하는 경우가 적었던 이유는 두 선수 모두 타겟맨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시즌에도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C) 티스토리 PicApp]

그러나 맨유의 자랑인 7번 계보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언은 7번 계보의 실패작 냄새가 짙습니다. 오언이 역대 7번 계보에 포함된 영웅들과 대조되는 활약을 펼친데다 팀 내에서의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맨유가 오언에게 7번을 부여했지만, 결과론적인 관점에서는 오언의 활약상이 다소 찝찝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맨유의 7번은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맨유 최고 스타들이 달았던 유니폼 등번호 였습니다. 그래서 오언은 맨유 7번 계보의 영광을 이어갈 존재로 주목 받았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오언 영입 이전까지는 루니가 호날두에 이은 7번 후계자로 꼽혔으나 본인이 10번을 계속 달기를 희망하면서 한동안 7번이 공석이 됐습니다. 그러더니 오언이 맨유에 입단한지 며칠 뒤에 7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만약 오언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에 이적하면 맨유 7번 계보의 실패작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올 시즌 맨유의 7번으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절치부심끝에 맨유의 주축 공격수로 떠오르면 맨유의 7번 계보를 빛낼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낮습니다. 뉴캐슬 시절부터 걷잡을 수 없는 내림세에 빠진데다 유리몸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부활 여부를 속단할 수 없습니다.

오언이 맨유에서 처한 현실을 악화시키는 결정적 이유는 팀이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맨유는 올 시즌 후반기에 이르러 루니 이외에는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공격수 부족에 시달렸으며, 설상가상으로 루니까지 부상으로 주춤했습니다. 그래서 대형 골잡이 영입 절실이 맨유의 다음 시즌 우승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박스 안에서 골을 노리는 선수의 영입은 곧 타겟맨 영입을 의미하며 오언의 입지에 빨간 비상등이 켜지고 말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쉐도우를 맡는 베르바토프의 잔류를 희망한 것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베르바토프가 아닌 오언이 방출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베르바토프의 잔류는 속단할 수 없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2003년 여름 후안 베론을 첼시로 이적시키기 며칠전까지 맨유 잔류를 강조했던 지도자였기 때문입니다. 맨유가 대형 골잡이 영입에 어려움을 겪으면 베르바토프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오언의 계약 연장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타겟맨 3명(루니, 오언, 이적생) 체제는 공격진이 과포화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루니가 맨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이적생이 퍼거슨 감독에게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 적지 않은 경기에 출전하면 오언의 실전 투입 기회가 적어집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맨유는 다음 시즌 리빌딩 차원에서 영건들을 키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이적시장부터 지금까지 크리스 스몰링, 마메 비랑 디우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같은 영건 영입에 2000만 파운드(약 345억원)를 투자했습니다. 특히 디우프-에르난데스의 포지션은 공격수인데 마케다-웰백 같은 기존 영건 공격수와 출전 시간을 다투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맨유가 이들에게 적지 않은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오언이 그라운드를 밟을 시간이 짧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오언은 '슈퍼 조커'라는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꺼내들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꾸준한 출전 기회만 보장하면 올레 군나르 솔샤르처럼 슈퍼 조커로서 맨유 역사의 획을 그을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출전 보장을 장담할 수 없어 맨유 7번 계보의 실패작으로 꼽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난 3월 맨유로부터 계약 연장 제의를 받았지만 이것은 구단의 로테이션 강화 의지일 뿐, 현실적으로 방출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과연 오언이 맨유 7번 계보의 실패작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게 될지, 아니면 그것을 부정하기 위한 몸부림을 펼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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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News - February 06, 2010

[사진=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웨인 루니는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을 위해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 펼치고 있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선수만이 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는 지난 4일 <ESPN 사커넷>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팀 동료이자 후배인 웨인 루니(25)가 '세계 최고의 선수'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니가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두드러진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긱스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린 것입니다.

그런 루니는 7일 포츠머스전에서 팀의 5-0 대승을 이끄는 결승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양팀이 전반 40분까지 0-0으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사이, 문전에서 대런 플래처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받아 상대 골망을 흔든 것이죠. 루니의 한 방은 경기 분위기가 맨유쪽으로 쏠리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습니다. 포츠머스전에서 골을 넣은 루니는 최근 4경기 연속골(7골) 기록을 비롯 프리미어리그 21골로 득점 단독 선두 자리를 확고하게 지켰습니다.

그래서 루니는 리그 30골 득점왕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4경기에서 21골 넣었기 때문에(1경기 결장했음, 1경기 당 0.875골) 앞으로 남은 13경기에서 9골만 넣으면(1경기당 0.692골) 30골 고지를 넘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 등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PFA 올해의 선수는 2월 즈음에 PFA에 소속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하고 4월 경에 수상자를 발표하기 때문에,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선두 도약을 이끈 루니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PFA 올해의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입니다. 그래서 루니가 받는다면 프리미어리그 No.1으로 올라섭니다.

루니의 거침없는 오름세는 앞으로 계속 될 가능성이 큽니다. 맨유가 침체의 원인이었던 점유율 축구를 버리고 기존의 역습 축구로 전환하면서 최근 4경기에서 15골을 몰아넣는 파괴력을 발휘중이기 때문입니다. 루이스 나니가 '각성 모드'로 변신하여 팀의 페너트레이션을 주도하면서 맨유의 공격 스타일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이것은 루니가 최근 4경기 연속골에 7골을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맨유의 역습 축구에서는 나니-박지성-발렌시아 같은 후방 옵션들이 루니에게 다이렉트로 골 기회를 밀어줍니다. 그래서 루니는 상대 골망을 가를 수 있는 장면이 부쩍 많아졌고 포츠머스전에서는 선제골 작렬 이전까지 8번의 슈팅을 날렸습니다.

지금의 기세대로라면, 루니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엄연히 세계 최고의 리그이기 때문에 그 틀에서 No.1으로 부각되고 있는 루니에게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를 비롯한 다른 유럽 리그에도 그만한 기질의 선수가 있고, 올해는 월드컵이 있기 때문에 루니의 세계 축구 1인자 도약을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루니는 세계 축구 1인자 도약에 있어 뚜렷한 자격 조건을 갖춘 선수임에 틀림 없습니다.

MANCHESTER UNITED V VALENCIA CF  

[사진=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사실, 루니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감이 있는 선수입니다. 세계 3대 축구 천재로 꼽히는 카카-호날두-메시가 2007년 부터 지난해까지 1년 단위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했던 반면에 루니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습니다. 2007/08시즌과 2008/09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2골을 기록했을 만큼, 세계 최고의 선수에 걸맞지 않는 공격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그 당시의 루니는 호날두의 골을 도와주는 조연이었지만, 세계 축구 1인자는 늘 주연의 몫이었습니다.

카카-호날두-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공헌이 따랐기에 가능했습니다. 루니는 2007/08시즌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로 활약했으나 그 당시의 맨유 에이스는 자신이 아닌 호날두 였습니다. 호날두는 프리미어리그 31골 및 챔피언스리그 8골로 두 대회 득점왕에 등극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 자리에 올랐죠. 그런 루니는 왼쪽 측면과 중원까지 수비 가담하거나 빌드업을 이끄는 이타적인 역할로 호날두의 골을 도왔습니다.

문제는 그 이타적인 역할이 루니의 가치와 위상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에 따라 선수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2007/08시즌과 2008/09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넣은 루니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성장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나타냈습니다.

그 이유는 루니가 불과 몇년 전까지 세계 축구를 빛낼 기대주로 각광받았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 에버튼에서 화려한 데뷔를 했고 맨유로 이적한 2004/05시즌에는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잡아 미완의 대기였던 호날두를 앞섰습니다. 유로 2004에서는 19세의 나이에 4경기 4골을 뽑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호날두-메시보다는 루니가 밝은 미래를 기약했습니다. 하지만 루니가 맨유에서 이타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추면서 호날두가 2006/07시즌 부터 에이스로 치고 나갔더니 이듬해 시즌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루니는 호날두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조연이었죠.

Wayne Rooney England 2009/10

[사진=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로 맹활약중인 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루니가 올 시즌 맨유의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호날두가 지난해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맨유의 스쿼드에서 호날두 만큼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루니 밖에 없었기 때문에, 루니의 득점력을 키우는 '루니 시프트'가 맨유의 공격 키워드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그 결과는 루니가 프리미어리그 득점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거듭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고, 그런 루니는 호날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맨유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런 루니의 발끝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향하게 됐습니다. 호날두가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독보적인 행보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쳤던 사례처럼, 루니의 현재 행보는 두 시즌전 호날두의 독보적인 모습과 흡사합니다. 만약 루니가 맨유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 도약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물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경기 출전 횟수가 3경기에 불과했고, 그동안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에 토너먼트 무대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루니의 세계 최고의 선수 도약의 최대 고비는 올해 6월에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입니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끄는 맹활약을 펼치면 카카-호날두-메시에 이은 또 한 명의 세계 최고의 선수로 화려하게 비상할 것입니다. 특히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 대표팀을 가리는 대회로 꼽힙니다. 맨유의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끄는 맹활약을 펼치더라도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하는데 걸림돌이 작용할 것입니다.

'종가의 별'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골게터입니다. 1966년 이후 44년 동안 세계 제패에 실패했던 축구 종가의 한을 풀어야 하는 숙명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유럽 예선에서 9승1무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고, 선발 스쿼드가 4년 전 독일 월드컵 시절보다 탄탄해졌고, 루니의 투톱 파트너인 저메인 디포가 득점력에 눈을 떴고, 제라드-램퍼드 공존 실패 후유증에서 벗어났고,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에 브라질-스페인 대표팀과 더불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월드컵에서 발군의 골 감각을 벼르고 있을 루니의 화려한 비상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루니는 4년 전 독일 월드컵에서 4경기에 출전했으나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2006년 4월 29일 첼시전에서 파울루 페레이라에게 백태클을 당하며 전치 6주의 오른쪽 정강이 골절로 신음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 제외가 유력했지만 다행히 빠른 회복을 나타냈고 독일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8강 포르투갈전에서 퇴장당했고 그 여파속에 팀은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루니는 4년 전 보다 더 강한 선수로 성장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의 희망에서 대들보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 도약의 기틀을 다질 루니가 독기를 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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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CHESTER UNITED V VALENCIA CF

[사진=웨인 루니 (C) 티스토리 PicApp]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가 24일 헐 시티전에서 4골을 넣으며 팀의 4-0 대승과 프리미어리그 1위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전반 8분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37분, 44분, 48분에 3골을 몰아치며 상대 골문을 4번이나 흔들었던 것이죠. 그래서 루니는 헐 시티전 4골로 대런 벤트(선더랜드, 15골)를 4골 차이로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선두(19골)에 오르며 득점왕 레이스에서 독주 체제를 형성했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루니의 4골이 모두 문전 안에서 이뤄졌습니다. 선제골은 폴 스콜스의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 몸에 맞고 흐른 것을 가볍게 밀어 넣었고 두번째 골은 문전 오르쪽에서 대런 깁슨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습니다. 세번째 골은 루이스 나니의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이었고 네번째 골은 문전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로빙패스를 받고 3명의 상대팀 선수 사이를 뚫고 무게 중심을 낮춰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루니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볼 때 얼마만큼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루니는 호날두-테베즈와 공존하던 지난 시즌에 팀의 골을 도와주는 이타적인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포지션은 공격수였으나 경기 상황에 따라 왼쪽 측면과 미드필더 중앙까지 활동폭을 넓히며 팀의 빌드업을 이끌어내고 수비 가담에 임했죠. 문제는 골에 대한 욕심을 가지다보니 골 결정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대 수비를 벗겨내기 이전과 골문과 거리가 먼 쪽에서 무리한 슈팅을 날리면서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외부의 비판을 받았죠.

그래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여름 호날두-테베즈가 이적하면서 루니의 위치를 타겟맨으로 고정 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루니의 득점력을 보조할 적임자로 베르바토프를 쉐도우로 활용한 것이죠. 베르바토프가 상대의 압박 세기에 따라 경기력에 기복이 심했던 아쉬움이 있지만, 다른 동료 선수들이 최전방쪽으로 많은 골 기회를 밀어줬기 때문에 루니의 가공할 득점포가 대부분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루니는 활동 범위가 최전방쪽에 쏠리면서 지난 시즌과 달리 절호의 상황에서 골 기회가 많아졌고 이것은 문전 안에서 자신의 골 결정력이 살아나는 비결이 됐습니다.


[사진=헐 시티전에서 4골 넣은 웨인 루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문제는 이러한 '루니 시프트'가 맨유에게 있어 양날의 칼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날두-테베즈가 없는 맨유로서는 루니의 물 오른 득점포를 통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루니의 골이 침묵하면 고전했습니다. 특히 최근 치렀던 10경기에서 5승1무4패를 기록했는데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5경기에서 루니의 골은 없었습니다. 5경기 모두 루니가 출전했던 경기였습니다. 이것은 "루니를 꽁꽁 견제하면 승산있다"는 상대팀의 수비 작전이 적중했음을 의미합니다.

루니가 올 시즌에 넣은 19골 중에서 리그 10위권 이내에 속한 팀을 상대로 기록한 골은 총 4골입니다. 버밍엄 시티-아스날-토트넘-맨시티전에서 골을 터뜨렸고 아스날전 골은 페널티킥 이었습니다. 이것은 루니의 골이 약팀에게 분포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공교롭게도 루니의 파트너인 베르바토프가 올 시즌 리그에서 넣은 7골도 약팀에게 집중됐습니다. 위건(2골)-스토크 시티-선더랜드-블랙번-헐 시티 같은 수비력이 약하고 성적이 약한 팀들을 상대로 골망을 흔든 것이죠. 루니 시프트를 비롯해서 맨유 공격의 단점은 압박 수비가 뚜거운 강팀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일 리즈 유나이티전(이하 리즈) 패배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맨유는 리그1(잉글랜드 3부리그)에 속한 리즈를 상대로 슈팅 숫자에서 18-10(유효 슈팅 5-4)로 앞섰으나 점유율에서 46-54(%)로 밀리며 특유의 '점유율 축구'가 실종 됐습니다. 이것은 리즈가 미드필더진의 압박 범위를 넓히고 선수들을 거칠게 견제하여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으로 이어지는 공격 물 줄기를 끊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리즈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맨유전에서 승리하거나 비겼던 아스톤 빌라-풀럼-버밍엄 시티-맨시티도 리즈와 같은 방식의 경기 운영을 취했습니다.

맨유 점유율 축구의 화룡정점은 루니의 득점포입니다. 하지만 점유율 축구는 템포가 느리게 진행되다보니 상대팀의 수비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줍니다. 그래서 강팀 혹은 수비력이 끈끈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진의 볼 배급이 자유자재로 연결되지 못했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고전하거나 루니가 원톱으로서 발이 묶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것은 맨유의 점유율 축구가 다른 팀들에게 완전히 읽혔음을 의미합니다.

루니가 헐 시티전에서 4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선수 본인의 득점력 향상도 있었지만 역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팀의 수비가 약했습니다. 헐 시티는 리그 최다 실점 1위(22경기 46실점)를 허용할 만큼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앙 미드필더인 세이 올로핀야나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로 중원이 얕아졌습니다. 만약 헐 시티가 수비 조직력이 견고했고 수비수들의 문전 집중력이 뛰어났다면 루니는 4골을 넣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사진=웨인 루니-마이클 오언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그나마 헐 시티전을 통해 맨유 공격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마이클 오언의 선발 기용 및 타겟맨으로서의 성공적인 활약이었습니다. 오언은 루니의 앞선에서 상대 포백 사이를 파고들며 루니가 골문쪽으로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벌어줬습니다. 이것은 헐 시티 수비진이 경기 초반부터 균열이 벌어지면서 루니에게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고 그 이후에도 문전에서 여러차례 골 기회를 허용하는 현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 여파는 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과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면서(오언이 교체 되었음에도) 루니에게 몰아치기 골을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오언의 선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유는 루니와의 역할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둘 다 타겟맨을 맡고 있어서 동시 선발 출전이 힘들었던 것이죠.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루니의 득점력을 늘려야 하는 만큼 오언의 활용 폭을 줄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가 부진하면서 오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 됐습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헐 시티전에서 오언을 타겟맨에 놓고 루니를 쉐도우로 포진시켰고 이 작전은 성공적 이었습니다. 오언이 최전방에서 공간을 벌려줬던 것을 루니가 골문으로 파고들어 거침없이 골 기회를 노린 것이죠.

루니-오언 투톱은 루니-베르바토프 투톱, 루니 원톱 체제보다 파괴력이 강하다는 것을 헐 시티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수비력이 끈끈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파괴력에 불을 뿜을지는 의문이지만, 오언이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는다면 기존의 루니 시프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맨유는 오는 28일 맨시티와의 칼링컵 4강 2차전과 다음달 1일 아스날전에서 루니-오언 투톱으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루니 시프트는 양날의 칼이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헐 시티전에서 빛을 발한 루니-오언 투톱이라면 기존의 공격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맨유의 점유율 축구가 수비력이 뛰어난 상대팀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 시점에서는 루니를 타겟맨이 아닌 쉐도우로 기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베르바토프의 무릎이 좋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오언에게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성을 얻습니다. 오언이 공간을 벌려주고 루니가 골문으로 침투해서 골을 넣는 또 다른 형태의 '루니 시프트'는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꿈꾸는 맨유의 희망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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