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첼시에서 웨스트 브로미치로 임대된 벨기에 출신 20세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 12일 리버풀 원정에서 후반 45분에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끈 것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10호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서 1도움에 그쳤으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에서는 10골 2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를 빛낼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루카쿠는 '제2의 드록바'로 주목을 끌었던 유망주다.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처럼 긴 헤어스타일을 뽐내는 흑인 공격수다. 플레이 성향까지 유사한 구석이 있다. 탄탄한 체격(190cm/100kg)을 바탕으로 강력한 몸싸움과 빠른 순발력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성향이다. 안더레흐트 시절이자 17세였던 2009/10시즌에는 벨기에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11년 여름에는 2000만 파운드(약 342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첼시에 입성했다. 당시 첼시 소속이었던 드록바와 같은 팀이 됐다.

첼시에서는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웨스트 브로미치 임대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시즌의 3분의 2가 끝난 시점에서 벌써 10골 넣었다. 그것도 팀의 붙박이 주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 자릿수 골을 올렸다. 자신이 출전했던 24경기 중에 11경기에 선발로 나섰을 뿐 나머지 13경기에서는 교체 멤버로 투입했다. 이번 리버풀전에서는 후반 29분에 모습을 내밀었다. 프리미어리그 10골은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다.

사실, 루카쿠는 선발 멤버로서의 경쟁력이 강하다. 골을 넣었던 9경기 중에 6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 붙박이 주전을 맡기에는 연계 플레이가 떨어지는 것. 프리미어리그 24경기 패스 성공률이 68.4%에 불과하다. 오프사이드 인식, 수비 공헌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 하지만 너무 앞설 필요는 없다. 벨기에 국가 대표팀 일정과 병행중인 20세의 어린 선수에게 무리한 일정은 반갑지 않다. 웨스트 브로미치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된 현 상황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올 시즌 3경기에서는 교체 멤버로서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 18일 리버풀전에서는 세트 피스 이후의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었고 11월 24일 선덜랜드전에서는 페널티킥 골을 터뜨렸다. 이번 리버풀전은 골을 통해 조커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팀의 역습 상황에서 볼을 터치한 뒤 다니엘 아게르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루카쿠는 이 장면을 통해 원 소속팀 첼시 복귀 이후 팀 내 입지 향상을 위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첼시에서는 뎀바 바를 비롯한 걸출한 킬러들과 경쟁하면서 조커로 출전하는 횟수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강렬한 임펙트를 과시할 줄 아는 면모를 기를 필요가 있다. 교체 멤버로서 매 경기마다 골을 터뜨릴 수는 없으나 적어도 몇몇 경기에서 득점을 올려야 팀 내 입지가 나빠지지 않게 된다.

첼시는 올 시즌 종료 후 대형 공격수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메시-호날두와 함께 신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력 인물. 팔카오 영입에 실패하면 또 다른 빅 네임 공격수와 계약하기를 바랄 것이다.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룰이 변수이나 페르난도 토레스, 뎀바 바가 원톱에서 경쟁하는 구도로는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낙관하기 어렵다. 토레스가 첼시에서 뛸 지는 알 수 없지만, 루카쿠가 다음 시즌 첼시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한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맹활약 및 벨기에 돌풍을 위해 2013/14시즌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축구 실력을 키워야 한다. 벨기에는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 1위를 기록중이다. 2006년과 2010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루카쿠를 비롯한 '황금세대' 등장에 힘입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루카쿠가 월드컵 본선에서 세계 축구팬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경기력을 과시하려면 2013/14시즌 소속팀 입지가 중요하다.

루카쿠는 지금 기세라면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떠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올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 임대 및 10골 달성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No.1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에당 아자르(첼시)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빈센트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 같은 벨기에 국적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의 슈퍼 스타로 발돋움 한 것 처럼 루카쿠도 못할 것이 없다. 잠재력을 놓고 보면 드록바처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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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커뮤니티 실드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도 역전승을 달성했습니다. 박지성 결장이 아쉬웠지만 맨유가 리그 개막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날의 불안을 예감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맨유는 15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호손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이하 웨스트 브롬)전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웨인 루니가 전반 13분 선제골을 넣었으며 웨스트 브롬 공격수 셰인 롱이 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두 팀이 팽팽히 맞섰던 후반 36분에는 애슐리 영이 왼쪽 측면 구석을 파고들면서 골문쪽으로 패스를 찔러준 것이 스티븐 레이드의 몸을 맞고 맨유의 결승골이 됐습니다. 상대팀 자책골 행운이 더해진 맨유의 승리였습니다.

맨유, 여러가지 단점이 노출했던 개막전 승리

맨유는 웨스트 브롬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데 헤아가 골키퍼, 파비우-비디치-퍼디난드-스몰링이 수비수, 애슐리 영-클레버리-안데르손-나니가 미드필더, 루니-웰백이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커뮤니티 실드 전까지는 애슐리 영이 부진했지만 퍼거슨 감독의 꾸준한 믿음을 얻었습니다. 웨스트 브롬은 4-4-1-1을 활용했습니다. 포스터가 골키퍼, 쇼레이-올손-타마스-레이드가 수비수, 모리슨-샤르너-물룸부-브런트가 미드필더, 초이가 쉐도우, 셰인 롱이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지난 시즌 최다 득점자였던 오뎀윈지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우선, 맨유는 웨스트 브롬전 승리로 3가지 소득을 누렸습니다. 첫째는 원정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챙겼습니다. 맨유는 항상 시즌 초반이 되면 '슬로우 스타터'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지난 시즌 원정에서 5승10무4패로 부진했습니다. 올 시즌 초반 5경기 중에 3경기 상대는 토트넘-아스널-첼시 같은 빅6 팀들입니다. 결과적으로 웨스트 브롬전 승리가 값집니다. 둘째는 루니의 개막전 골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베르바토프-에르난데스 득점력을 보조하는 역할에 치중하며 지난 2월 맨체스터 시티전 오버헤드킥 골 이전까지 득점력이 과소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막전 골에 힘입어 올 시즌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겁니다.

세번째는 클레버리-안데르손의 맹활약입니다. 맨유가 웨스트 브롬을 제압했던 배경과 밀접하죠. 클레버리-안데르손은 경기 내내 정확한 패스를 공급하며 맨유의 공격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클레버리가 활동 폭을 넓히면서 중원의 연계 플레이를 도왔고 때에 따라 원터치 패스를 시도하며 웨스트 브롬의 중원을 흔들었습니다. 안데르손은 중원에서 빌드업을 담당하는 역할 이었습니다. 클레버리보다 뒷쪽에 위치하면서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활발히 띄워주는 경기를 했죠. 특히 두 선수의 패스 정확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클레버리가 90.6%(58/64) 안데르손이 93.2%(55/59)였습니다. 윙어로 뛰었던 애슐리 영(37/58, 63.8%, 도움을 패스에 포함시킴) 나니(24/35, 68.6%)보다 패스 정확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클레버리-안데르손의 역할 분담이 좋았습니다. 클레버리가 박스 투 박스로서 그라운드 이곳 저곳에서 패스 플레이에 관여하는 성향이었다면 안데르손은 앵커맨으로 활약했습니다. 서로의 역할이 중복되지 않는 패스 플레이를 펼치면서 맨유의 공격 작업이 유기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중에 안데르손은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의 빈도가 많았습니다. 스콜스의 2000년대 후반, 지난 시즌 역할을 소화했죠. 이미 은퇴한 스콜스에 비하면 시야가 너르지 않지만 군더더기 없는 패스를 연결하면서 클레버리의 활동 부담을 줄였습니다. 클레버리의 맹활약은 맨유가 스네이더르를 영입하지 않아도 되는, 캐릭의 부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플러스를 가져왔습니다.

[사진=톰 클레버리-안데르손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하지만 맨유는 웨스트 브롬전에서 퍼펙트한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점유율에서 59-41%로 앞섰지만 슈팅에서는 11-16(유효 슈팅 1-3)개로 밀렸습니다. 웨스트 브롬 공격에 흔들렸다는 뜻이죠. 애슐리 영-클레버리-안데르손-나니로 짜인 미드필더들이 공격에 치우치면서 상대 역습 대처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4명의 미드필더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아니죠. 약팀 경기에서 공격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작전이지만, 이 선수들은 지난달 30일 FC 바르셀로나전 선발 출전으로 선 수비-후 역습을 익혔습니다. 수비 축구를 할때는 감독의 전술을 잘 이행했지만 막상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수비력이 소홀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애슐리 영-나니 측면 조합은 나니-발렌시아 콤비처럼 수비 밸런스를 맞추지 못합니다. 서로 공격에 중심을 두면서 수비 가담이 늦어지거나 상대 측면 옵션에게 뒷 공간을 내주는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국내 축구팬 입장에서는 박지성 결장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애슐리 영-나니가 주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그저 애슐리 영에게 적응의 기회를 주는 것 뿐이죠. 클레버리는 공격쪽에서 넓게 움직이면서 수비시에는 상대 선수를 따라붙는 속도가 다소 늦으며 악착같이 볼을 따낼 필요가 있습니다. 안데르손은 위치 특성상 클레버리에 비해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본래 수비적인 역할에 익숙한 선수가 아니었죠. 초이를 봉쇄하기에는 버거움이 있었습니다. 맨유에 특출난 홀딩맨이 없는 문제점이죠.

그리고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앞날 일정의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비디치-퍼디난드가 경기 도중에 각각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됐습니다. 비디치는 2주, 퍼디난드는 6주 정도 뛸 수 없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두 센터백이 같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결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경기는 뛰지 않았지만 오른쪽 풀백 하파엘이 어깨 부상으로 10주 결장합니다. 맨유는 주전 수비수 3명을 부상으로 잃게 됐습니다. 문제는 세 선수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마땅치 않습니다. 에반스-스몰링-필 존스가 세 선수를 대체하겠지만, 에반스의 수비력은 여전히 불안하며 스몰링은 웨스트 브롬전 오른쪽 풀백으로서 모리슨 공격력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필 존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뛸 수 있지만 공격력이 뒷받침될지 의문입니다.

웰백의 에르난데스 공백 메우기까지 실패했습니다. 웨스트 브롬 수비진 사이를 뚫고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며 동료 선수들의 침투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봉쇄 당한 끝에 교체 되었죠. 조커로 투입된 베르바토프도 루니와 호흡이 맞지 않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웰백-베르바토프는 기복이 심한 편이죠. 다음 경기에서 누구를 루니 파트너로 활용할지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또한 셰인 롱에게 동점골 빌미를 내줬던 골키퍼 데 헤아의 판단력 불안까지 겹쳤습니다.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으로 제코에게 실점을 내줬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당분간 데 헤아를 둘러싼 여론의 자질 논란이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웨스트 브롬전에서 나타난 맨유의 단점들을 종합하면, 앞으로 상대해야 할 강팀과의 경기가 위태롭습니다. 특히 수비쪽에서 리스크가 큽니다. 데 헤아가 믿음감을 심어주지 못했고, 주력 수비수들이 부상당하면서, 일부 백업 수비수들이 불안하고, 미드필더들의 수비력이 미흡했습니다. 맨유가 슬로우 스타터를 피하려면 수비 보완이 급선무입니다. 개막전 승리가 마냥 반가웠던 것은 아닙니다. 전술적으로 여러가지 단점이 노출하면서 앞으로 상대할 토트넘(23일) 아스널(29일) 첼시(9월 19일)전에 대한 부담이 생겼습니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했던 웨스트 브롬전 이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승리가 절실히 필요했던 경기에서 끝내 이기지 못한 것은 맨유에게 문제점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맨유가 지금의 불안을 극복할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맨유는 16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이하 웨스트 브롬)전에서 2-2로 비겼습니다. 전반 5분 루이스 나니의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몸을 맞고 앞으로 흘러나온것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세컨슛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25분에는 나니가 추가골을 작렬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5분 파트리스 에브라가 자책골을 기록했고 5분 뒤에는 스멘 초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끝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승점 14점(3승5무)에 그쳐 시즌 8경기 중에 3경기에서만 승리하는 불안한 행보를 나타냈습니다.

맨유, 웨스트 브로미치전 부진 원인은?

경기 흐름만을 놓고 보면, 맨유는 웨스트 브롬을 압도했습니다. 슈팅 20-9(유효 슈팅 6-2, 개), 점유율 56-44(%), 패스 399-326(개)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실점이 너무 뼈아팠습니다. 후반 5분 브런트의 프리킥을 에브라가 볼의 궤적을 읽지 못하면서 자책골을 내줬고, 5분 뒤에는 판 데르 사르가 공중볼을 잡으려다 펀칭 실수로 공을 놓쳐 초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뼈아픈 실수를 연출했습니다. 해외 축구 사이트 ESPN 사커넷이 홈페이지 메인에 맨유 소식을 띄우면서 'Van Der Sar's horror show(판 데르 사르의 호러쇼)'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일 정도로 그 실수가 치명적 이었죠.

문제는 경기 내용 우세속에서 어이없는 실점으로 비긴 경우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8월 22일 풀럼전에서 후반 44분 한겔란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 지난달 11일 에버턴전에서 후반 인져리 타임에만 2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고, 웨스트 브롬전에서도 2-0 리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경기 모두 수비수와 골키퍼의 실수에서 비롯된 실점 때문에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이것은 맨유가 승리에 대한 의지가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드를 지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번번이 수비 실수를 범하는 것은 강팀 선수 답지 못한 자세입니다.

웨스트 브롬전에서는 골 결정력도 아쉬웠습니다. 20개의 슈팅 중에 유효 슈팅이 6개에 불과했고, 그 중에 2개를 상대 골망에 흔들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종료후 <MUTV>를 통해 "전반전을 5-0으로 앞설 수 있었으나 결과는 2-0 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2-0은 안심할 수 있는 스코어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선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을 꼬집었습니다. 에르난데스와 나니의 골 장면은 인상깊었지만, 문제는 많은 슈팅 기회 속에서 골을 넣기 위해 세기를 날카롭게 다듬는 열의가 부족했습니다. 선수들이 2-0 이후 심리적으로 풀어진 것이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웨스트 브롬전은 중원의 경기력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캐릭-안데르손 조합은 얼마전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여전히 경기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수 양면에 걸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패스 미스까지 범하면서, 상대 허리 싸움에서 밀리거나 공격 옵션들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불안함을 나타냈습니다. 그나마 맨유가 나니 위주의 공격 패턴을 펼쳤고 베르바토프-에르난데스의 움직임을 늘리면서 공격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습니다. 그것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면 맨유는 홈에서 철저한 졸전을 펼쳤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맨유의 중원 불안은 끝내 극복되지 못했습니다. 캐릭-안데르손이 중원 장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의 역습에 뚫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그래서 압박 자체가 잘 되지 않으면서 포백의 수비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후반 27분에 캐릭-안데르손을 모두 교체시킨 것은 퍼거슨 감독이 두 선수의 경기력을 못믿고 있다는 의중이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중원이 흔들렸습니다. 맨유가 세 번째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깁슨-스콜스가 무리하게 공격쪽으로 올라오면서 상대에게 배후 공간을 내주는 불안함을 노출했습니다.

전반 43분 긱스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된 것은 맨유에게 좋지 못한 시나리오 엿습니다. 긱스를 빼고 안데르손을 왼쪽 윙어로 돌려 깁슨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했으나, 안데르손은 어정쩡한 경기력을 일관했습니다. 맨유가 공격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발렌시아-박지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긱스까지 다치면서 전문적인 윙어가 나니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또한 나니는 시즌 초반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 저하가 우려됩니다. 맨유의 스쿼드 편성에 적잖은 고민을 안게 됐습니다.

교체 선수들도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깁슨은 중원에서 연계 플레이를 노리거나 킬패스를 찔러주는 볼 배급이 떨어졌고, 그 결과는 맨유가 측면과 최전방의 기동력에 의지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즌 초반에 선전했던 스콜스도 부진했습니다. 위치선정 및 볼 키핑력이 매끄럽지 못해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루니도 정상적인 감각을 찾지 못했습니다. 후반 27분 안데르손의 대타로 교체 투입하여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기에는 몸이 무거웠고 볼 터치자 적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결코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2008/09시즌에 비해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었고, 에이스였던 루니의 끝없는 부진을 비롯해서, 수비과정에서의 실수가 잦아졌습니다. 물론 2008/09시즌 초반 8경기에서는 승점 15점(4승3무1패)를 기록하면서 지금과 승점이 똑같지만, 적어도 그때는 시즌 초반 경기력 저하를 만회할 수 있는 힘이 충만했고 그 이후부터 호날두가 뿔꽃같은 득점 실력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불안 요소가 점점 쌓여가는것을 비롯해서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리 본능'을 잃어가는 맨유의 앞날이 순탄할지 의문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