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위건전 0-1 패배는 한마디로 방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위건에게 한 번도 패한적이 없었습니다. 위건은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거의 매 시즌 동안 강등 위협을 받았던 약팀입니다. 그런 팀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은 선수들 활약이 안좋았다는 뜻입니다. 딱히 잘했던 선수가 없었죠.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승점 5점 차이로 앞서면서 여전히 선두를 지켰지만 앞으로 위건전 경기력이 되풀이되면 곤란합니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맨유는 16일 애스턴 빌라전, 22일 에버턴전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두 경기에서 승점 6점을 따내야 5월 1일 맨시티 원정에서 지고도 1위를 지킬 명분을 얻으니까요. 어쩌면 맨시티 원정 이전에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을지 모릅니다. 맨시티는 14일 노리치 원정, 23일 울버햄턴 원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홈에서 16승1무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7승4무5패로 주춤했습니다. 최근 세 번의 리그 원정에서는 2무1패로 부진했습니다. 노리치-울버햄턴 원정에서 승점 관리를 못할 경우 맨유가 애스턴 빌라-에버턴을 이긴다는 전제하에 두 팀의 우승 명암이 엇갈리게 됩니다.

맨유의 위건전 패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예견된 패배였을지 모릅니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1위를 위해서 너무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위건전 이전까지 리그 8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11승1무)를 기록했습니다. 유일한 무승부는 2월 5일 첼시 원정(3-3) 입니다. 한때 리그 선두였던 맨시티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경기를 이겼지만 남은 잔여 일정까지 두자릿수 연승 행진을 달리기에는 선수들의 피로도가 엄청나게 쌓이겠죠. 이미 위건전에서는 패했지만 기분 전환을 하면 우승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특히 애스턴 빌라전은 로테이션이 불가피 합니다. 위건과 경기한지 4일 뒤에 열립니다. 위건전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지쳤습니다.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근 5경기 연속 결장했던 박지성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슐리 영의 위건전 부진이 그 이유죠. 두 번의 부상속에서 본래의 경기력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한 약점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시즌 후반기 오름세는 위건전에서 꺾였습니다. 박지성-나니가 애스턴 빌라전에서 좌우 측면을 담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박지성의 5경기 연속 결장은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고질적으로 무릎이 안좋지만 올 시즌 이렇다할 부상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선수는 시즌 막판에 부상 당하기 쉽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팀 스케줄을 소화했던 피로 누적 여파가 리그 일정 막판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의 이전 시즌을 되돌아 보면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한 기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아끼는 카드였죠. 올 시즌에도 변함 없었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맨유는 위건전 패배로 분위기 전환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잡고 우승에 전념해야 합니다. 애스턴 빌라전 이후에도 다음 경기들이 있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요구됩니다. 박지성이 필요한 이유죠. 최근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면서 주력 선수와의 경쟁 관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방심하지 않게 되죠.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에 의해 맨시티 원정에 필요한 선수로 판단되면 애스턴 빌라전, 에버턴전 중에 한 경기는 뛰어야 합니다. 최근 5경기 연속 휴식을 취했지만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됩니다. 애스턴 빌라전이나 에버턴전에서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맨시티 원정은 두 팀의 우승 여부를 논외해도 맨체스터 더비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사람들을 두근케 합니다. 박지성 같은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는 선수의 존재감이 필요한 경기입니다. 지난해 10월 맨시티전 1-6 대패는 박지성이 애슐리 영보다 빅 매치에서 가치가 있음을 대표적으로 증명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보다는 애슐리 영의 공격력을 더 신뢰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약팀과 경기를 자주 치르면서 애슐리 영을 많이 중용했죠. 그렇다고 박지성 공격력이 안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박지성보다는 애슐리 영이 수비에 비해서 공격 비중을 늘리는 것은 사실이니까요.(반면 애슐리 영은 수비력이 취약합니다.) 그 차이가 두 윙어의 최근 5경기 출전 빈도와 밀접하죠. 그랬던 애슐리 영이 이제는 폼이 떨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제는 박지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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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어느 팀이 우승할지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승9무3패, 승점 69)가 아스널(18승9무5패, 승점 63)을 승점 6점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질주하면서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습니다. 아스널이 지난 18일 리버풀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는 순간부터 맨유가 우승 경쟁에서 여유를 가졌습니다. 앞으로 리그 6경기 남은 현 상황에서는 맨유의 우승 타이밍이 시간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맨유의 조기 우승을 예상하는 시각에서는 세 가지의 이유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상 선수들이 복귀했습니다. 박지성-나니-발렌시아-스콜스-안데르손이 부상에서 복귀했으며 최근 독감으로 고생했던 플래쳐도 곧 팀에 복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포지션은 공교롭게도 미드필더입니다. 지금까지 부상 잔혹사로 신음했던 미드필더진에 가용 인력이 늘어나면서 로테이션 시스템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두번째는 루니-에르난데스 투톱의 완성입니다. 루니가 와이드맨으로서 공간을 크게 흔들고 에르난데스가 골 생산에 주력하는 분업화가 성공하면서 루니-베르바토프 투톱 사이의 불균형이 해소됐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아스널의 최근 행보가 좋지 않습니다. 아스널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승4무에 그쳤습니다. 각종 대회까지 포함하면, 지난 2월 27일 칼링컵 결승 버밍엄전 1-2 패배를 시작으로 9경기 동안 2승4무3패를 기록했습니다. 우승을 위해 분주해야 할 시즌 후반에 약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승점 관리 부족, 리더십 부재, 상대의 깊은 수비에 취약한 공격력, 오랫동안 고수했던 아기자기하고 공격 지향적인 색깔이 상대팀들에게 읽힌 것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고질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이 다발적으로 터졌습니다. 현실적으로 아스널의 리그 역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사진=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예상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에르난데스의 오름세가 돋보였습니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그러나 맨유의 우승은 아직 지나치게 장담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지난 17일 FA컵 준결승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0-1로 패했던 선수단의 사기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4월에 8경기를 치르고, 다음달 8일 첼시전까지 1주일에 2경기씩 강행하는 체력적인 부담 또한 걸림돌입니다. 지난 2일 웨스트햄전을 시작으로 빠듯한 일정에 직면했죠.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위안이지만 몇몇 주력 선수들의 체력이 버텨줄지 알 수 없습니다. 아스널의 맹추격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전에는 맨유의 승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런 맨유에게 이번주는 우승을 위해 올인해야 할 시기입니다. 20일 뉴캐슬전, 23일 에버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약팀이지만 맨유가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상대들입니다. 뉴캐슬전은 맨유의 원정 경기입니다. 리그 홈 경기에서는 15승1무로 선전했지만 원정에서는 5승8무3패로 저조했습니다. 뉴캐슬이 홈에서 결코 강하지 않은 것이 통계적 변수로 작용하지만(홈 : 5승6무5패, 원정 : 5승3무8패) 웸블리에서 맨시티에게 패한 상태에서 뉴캐슬 원정에 나서는 버거움이 따릅니다. 에버턴은 최근 리그 7경기에서 5승2무를 거두고 7위로 뛰어오르는 오름세를 달렸습니다. 지난해 9월 11일 맨유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2골을 몰아넣으며 3-3으로 비겼던 팀이죠.

뉴캐슬-에버턴전은 맨유의 승리가 저절로 보장되는 경기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맨유가 두 경기에서 적절한 로테이션을 활용하면서 승리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면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로테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챔피언스리그 병행에 따른 체력 안배죠. 그래서 몇몇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특히 베르바토프는 리그 득점 1위임에도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비록 맨시티전 부진으로 팀의 FA컵 탈락 원인으로 꼽혔지만 약팀 경기에 전형적으로 강했다는 점에서 뉴캐슬-에버턴전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두 경기는 리그 득점왕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박지성에게는 시즌 8호골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는 27일 챔피언스리그 4강 살케04(독일) 원정에 선발 출전이 유력하기 때문에 뉴캐슬-에버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긱스-나니-발렌시아의 존재감을 생각할 필요가 있죠. 그럼에도 뉴캐슬-에버턴은 엄연히 맨유와 레벨 격차가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기가 수월합니다. '시즌 10골'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뉴캐슬-에버턴전에 임하는 마음이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살케04 원정에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옵션임을 퍼거슨 감독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죠.

만약 맨유가 뉴캐슬-에버턴전에서 모두 승리하면 세 가지의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아스널 성적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 가능성이 확정 단계로 굳어질 수 있으며 둘째는 그 다음 경기인 살케04 원정을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세번째는 리그 우승이 조기 확정되면 남은 잔여 경기(아스널-첼시-블랙번-블랙풀전)에 임하는 마음이 편합니다. 다음달 1일 아스널 원정이 리그 우승의 분수령으로 꼽히며, 아스널이 그때까지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 맨유의 우승은 시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뉴캐슬-에버턴전 승리는 맨유의 우승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전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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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란전 승리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태극 전사들은 이란전에서 120분 연장 접전이 펼쳐진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서로 일심동체가 되어 이란을 상대로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4강 일본전을 넘어 결승전에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자격을 얻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란전은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얻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껄끄럽게 생각했던 상대는 이란 이었습니다. 이란과 그동안 질겼던 아시안컵 악연을 비롯해서, 이란전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및 지난해 9월 7일 평가전 0-1 패배, 이란의 사령탑이 '지한파' 고트비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란에게 주늑들지 않고 윤빛가람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아시안컵 우승의 자신감을 얻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확신하는 5가지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1. 한국의 최대 강점, 아시아 No.1 박지성

외국 사람들은 한국 축구하면 박지성을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박지성이 세계 최정상급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시즌 동안 주축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입니다. 부상 및 컨디션 저하 등의 이유로 부침을 겪었던 시련이 성장의 디딤돌로 이어지면서 맨유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죠. 아시아 출신 선수가 세계적인 빅 클럽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드물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아시아 No.1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는 박지성의 실력 및 경험, 아우라를 뛰어넘을 재목은 없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선수 입장에서는 '박지성 존재감'에 기운을 받으며 상대팀에 위축되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죠.

물론 박지성이 아시안컵에서 골이 없는 것은 흠입니다. 아시안컵 이전까지 맨유에서 꾸준히 골을 생산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지성은 이타적인 플레이에 치중하며 구자철-지동원-윤빛가람-손흥민 같은 영건들이 골을 터뜨리는 발판을 열어줬습니다. 경기 내내 일정 수준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쉴새없는 패스 연결 및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상대팀의 무모한 파울을 받으며 몸에 고통을 느꼈던 장면도 있었지만,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침착하게 팀 플레이를 펼치는 내공은 그가 얼마만큼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상대했던 어떤 팀들도 아시아 No.1의 묵묵한 활약을 제어하지 못했죠. 한국의 4강 상대 일본은 지난해 5월 평가전에서 박지성 공격력에 혼쭐이 났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오는 25일 일본전에서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 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박지성이라면 일본전 맹활약이 기대되며, 그 기세는 결승전까지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2.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중원 업그레이드 성공

한국 대표팀의 중원은 조광래호의 아시안컵 불안 요소 중에 하나 였습니다. 김정우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결장했기 때문이죠. 구자철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급성장하면서 기성용-윤빛가람-구자철 공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이란전, 10월 일본전에서는 상대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바람에 중원 변화가 불가피했죠. 하지만 한국의 중원은 아시안컵 경기를 치를수록 약점에서 강점으로 부각됐습니다. 기성용-이용래 조합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됐죠. 본선 조별리그에서 커버링이 불안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8강 이란전에서는 노우리-네쿠남-테이무리안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한국의 중원을 새롭게 정의하면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라고 운을 떼고 싶습니다. 기성용이 이전과 다른 역할에 무리없이 적응했고, 이용래라는 새로운 옵션이 가세하면서 한국의 중원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우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죠. 특히 기성용은 공수 양면에 걸친 경기력 진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날카롭게 찔러주는 킬러 패스와 너른 시야로 빌드업의 활력을 더했고,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궂은 역할을 즐겼습니다. 이용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간을 이리저리 누비며 한국이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는 결정타를 마련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수없이 압박을 펼치며 기성용의 부담을 줄여줬죠.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3. 구자철 체력 저하, 그러나 윤빛가람이 있다

구자철의 8강 이란전 부진은 어찌보면 '예견된 현상' 이었습니다. 본선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이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문제는 체력 저하 였습니다. 지난해 K리그 및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부상을 참고 K리그 챔피언십을 소화했는데 대표팀 일정에 의해 휴식할 시간이 부족했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대표팀 소집 사이의 간격은 불과 8일에 불과했습니다. 아시안컵 맹활약은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한 경기 출전에 따른 부상이 걱정 되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조광래호 앞날 일정의 고민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구자철이 워낙 대표팀에서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광래호에는 '윤비트' 윤빛가람이 있습니다. 구자철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윤빛가람의 이란전 활약상은 골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장면이 없었습니다. 지동원-이청용-기성용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되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의 세기가 약했습니다. 그럼에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결승골을 뽑아내는 '과감함'은 한국에게 필요했던 부분 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 선제골 및 K리그 경남의 돌풍 주도가 보여주듯,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 있습니다. 또한 세밀한 패스 전개를 즐기는 성향으로서 공격형 미드필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앞으로 구자철 또는 윤빛가람의 선발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4. 이영표-차두리, 황금 풀백들의 맹활약

그동안 우리들이 알고 있던 풀백은 보조 역할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측면 미드필더의 공격력을 도와주면서, 또는 수비수들의 압박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인 역할 및 공수 밸런스 안정을 요구받으면서 풀백의 오버래핑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풀백은 허리쪽이 치열한 공간 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 측면에서의 오버래핑-크로스-오픈 패스 등을 이용하여 팀 공격의 돌파구를 개척합니다. 특히 상대 수비가 압박이 시작되기 전이나 느슨할 때는 풀백의 공격력이 더욱 힘을 얻습니다. 또한 상대 윙어를 밀착 견제하는 수비력까지 중요해졌죠. 풀백이 상대 공격을 묶어야 위험 지역에서 실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4강 진출을 이끈 이영표와 차두리는 현대 축구가 원하는 성향의 풀백 입니다. 앞 문단에서 언급했던 풀백의 특징에 부합되는 선수들이죠. 공격력에 대해서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공격 패턴이 다채로워졌고, 상대 윙어 공격을 틀어막으며 센터백의 수비 불안을 이겨내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특히 8강 이란전 무실점은 레자에이-칼리트바리의 발을 묶었던 이영표-차두리의 보이지 않는 수비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원톱 안사리 파드가 자연스럽게 고립되었죠. 또한 차두리는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약점을 활동량으로 덮는 내공을 발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 입니다. 두 명의 황금 풀백이 건재한 현 시점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이 간절하다

아시안컵 우승 중요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면 허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박지성-이청용 등을 비롯한 유럽파 및 중동파들은 소속팀 일정을 치르던 도중에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했습니다. 만약 탈락하면 대표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땀 흘렸던 시간들은 물거품이 됩니다. 아무런 보람이 없는 셈이죠. 또한 아시아 제패의 숙원이 후배 세대들에게 넘겨지는 씁쓸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선배 세대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이 다음 대회인 2015년(호주 개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국이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됩니다.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의지가 뚜렷합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역대 최강 라인업까지는 아니지만, 목표 달성의 꿈과 야망 만큼은 그 이전 대회보다 높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진정한 맹주가 되기 위한 방법이 아시안컵이라는 것을 한국 선수들이 잘 알고 있죠.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30대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승 실패를 용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 진출에 도전하는 젊은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감독직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명분을 마련합니다. 모두가 아시안컵 우승을 간절히 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마음이 팀으로서 똘똘 뭉쳤기 때문에 한국의 우승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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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축구의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이 가시지 않았던 2010년 7월. 축구팬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쾌거가 독일에서 전해졌습니다. 최인철 감독이 지휘했던 U-20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U-20 월드컵에서 선전을 거듭했습니다. 지소연의 5골을 앞세워 조별리그 2승1패로 8강에 진출하더니 7월 25일 멕시코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4강에 올랐습니다. 개최국 독일과의 4강전에서 1-5로 대패했지만 3,4위전 상대였던 콜롬비아를 1-0으로 제압하면서 한국 축구가 FIFA 주관대회 최초로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 축구 대표팀이 U-17 월드컵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FIFA 주관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자 축구까지 통틀어서,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메이져 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한국 축구에 요원했던 세계 제패가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어린 태극 낭자들이 FIFA 시상대 위에서 동료 선수들과 우승컵을 치켜들고 입을 맞추는 장면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여자 축구 U-17 대표팀의 우승, U-20 대표팀의 3위 입상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이은 영광스러운 신화입니다. 한국 축구 최고의 경사였고 앞으로 계속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 더 이상 변방에 있지 않음을 입증했습니다. 정신력-체력-스피드 같은 한국 선수들의 기존 강점을 비롯해서 기술 및 전술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어 국제 무대에서 연이은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다했던 태극 낭자들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U-17 대표팀의 우승이 의미있는 이유는 국민적인 관심과 응원 속에서 '세계 제패'를 했기 때문입니다. 여자 축구는 그동안 국내 축구팬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거나 무관심받는 비인기 스포츠 였습니다. 축구가 오래전부터 남자들의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뚜렷했고, 그동안 남자 축구가 프로축구 무대인 K리그를 기반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죠. 차범근-홍명보-박지성 같은 전국구 스타플레이어들이 꾸준히 등장하면서 대중들이 남자 축구에 친숙할 수 밖에 없었고 여자 축구가 인지도에서 두드러진 열세를 나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계 3위를 거둔 U-20 대표팀 같은 경우, 8강 멕시코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축구팬들이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여자 축구의 관심 부족 원인은 아직 역사가 짧기 때문입니다. 국내 여자 축구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 이었으며, 그 해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육상-역도-핸드볼 같은 다른 종목 스포츠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급조된 대표팀'을 꾸린것이 여자 축구의 첫 시작 이었습니다. 하지만 출발은 좋지 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여자 대표팀의 첫 A매치는 1990년 9월 6일 서울 동대문에서 열렸던 일본과의 친선 경기였으며, 강귀녀가 한 골을 넣고도 일본에게 1-13의 대패를 허용했습니다. 그 패배의 충격이 컸던 탓인지, 3일 뒤 일본과의 리턴 매치에서는 0-5로 패하면서 무려(?) 8실점을 줄였습니다.

당시 일본과 친선 경기를 했던 이유는 그 해 10월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 이었습니다. 그 대회에서 여자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첫 채택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아시안게임 성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북한전 0-7 패, 일본전 1-8 패, 대만전 0-7 패, 중국전 0-8 패를 허용하면서 4연속 대량 실점으로 패했고 마지막 경기였던 홍콩전에서 1-0으로 이기면서 간신히 승리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이듬해 5월 아시아 선수권에서는 태국전 0-3 패, 대만전 0-9 패, 중국전 0-10 패로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남자 축구가 그 시기에 아시아 최정상급 레벨로 자리를 잡았다면 여자 축구는 아시아 축구에서 걸음마 단계에 있었습니다. 90년대 아시아 무대에서 여자 축구를 평정했던 중국과 일본에게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북한-대만에게 밀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은 1999년 여자 월드컵 탄생 이전까지 미국과 여자 축구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여자 축구는 대중들에게 특이한 시선으로 비춰지면서도 외면받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축구는 대한축구협회가 2000년대 초 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시작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8월 동아시아대회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3년 뒤 U-20 월드컵 8강 진출,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준우승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중국-일본-북한-대만에게 뒤졌던 여자 축구의 파워가 이제는 그들과 동등한 수준이 되었고 마침내 2010년을 기점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꿈같은 순간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태극 낭자들이 FIFA 주관 대회에서 두각을 떨쳤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지도자들이 단기적인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철저한 기본기를 가르치며 기술적인 완성과 전술 이해력을 높였던 것이 국제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자 축구가 유소년 육성 단계에서 정신력-체력-스피드를 강조하면서 기본기가 취약했다면(점차 기본기가 강화되고 있지만) 여자 축구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장점을 흡수하며 국제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과감히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최덕주 감독과 최인철 감독은 철저하게 준비된 용병술을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며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이끌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자 축구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여자 축구가 오랫동안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이 제대로 가꾸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 축구 선수는 1,450명이며 미국의 170만명보다 매우 부족합니다. 경쟁력 있는 선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여민지-지소연 같은 여자 축구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는 점은 여자 축구가 성장하기 힘든 한계로 작용합니다. 남자 축구 또는 월드컵-올림픽-아시안 게임에서 나타냈던 국민적인 관심을 이제 여자 축구에 나누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자 축구가 남자 축구보다 더 먼저 세계를 제패할 것이다'는 명제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듣거나 비웃음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여자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이루어낸 성과가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U-20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 사상 최고였던 3위를 차지하면서 우승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드디어 U-17 대표팀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불과 20년 전, 일본에게 1-13으로 패했던 한국 축구가 이제는 일본을 제물로 세계 무대에서 우승하는 위풍당당함을 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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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블루

 

K리그가 많도 많고 탈도 많았던 FC 바르셀로나 초청 올스타전을 마치고 후반기에 접어듭니다. K리그 15구단 모두 정규리그 14경기씩 소화하며 남은 후반기 14경기를 앞두게 됐습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핵심 프로젝트 '5mm(5 Minutes More)' 캠페인을 시행하며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유도한 끝에 많은 축구팬들에게 경기력에 대한 호평을 자아냈습니다. 여기에 선두 다툼 및 6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리그를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재미가 컸습니다.

그런 K리그는 후반기에도 축구팬들을 신명나게 할 것입니다. 기술 축구를 선호하는 K리그 구단들이 늘어나면서 경기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향상 되었고, 지동원-윤빛가람-홍정호를 비롯 제파로프 등에 이르기까지 K리그의 판도를 좌우 할 새로운 이슈메이커들이 등장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정규리그 1~2위 및 6강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이 전반기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 될 것입니다. K리그 후반기를 뜨겁게 달굴 5가지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1. FC서울, 10년 만에 K리그 우승할까?

FC서울은 지금까지 영건을 집중하는 팀컬러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넬로 빙가다 감독을 영입하면서 '이기는 축구'로 탈바꿈 했습니다. 그 성과는 전반기 14경기에서 10승4패(승점 30점)로 단독 1위에 오르는 저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젊은 선수 위주의 스쿼드로 우승을 노렸으나 항상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던 뒷심 부족을 극복하여 그토록 원했던 K리그 우승을 이룰지 주목됩니다. 올해 초 이적시장에서 최효진-현영민-김용대-방승환 같은 경험 많은 선수를 비롯해서 대구-전북에서 가능성을 봤던 하대성을 영입하면서 업그레이드를 꽤한것이 공수 양면에 걸쳐 전력이 향상되는 비결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서울은 10년 만에 K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 가능성이 밝습니다. 지난해보다 수비가 안정된 것이 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개척한 계기가 됐죠. 지난해에는 김진규-김치곤으로 짜인 센터백의 느린 발, 골키퍼 김호준의 불안한 선방, 오른쪽 풀백 문제로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현영민-김진규-박용호-최효진으로 짜인 포백, 아디-하대성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진의 견고함이 날이 갈수록 탄력을 얻고 있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제파로프, 최태욱을 영입하여 공격력까지 강화했습니다. 특히 제파로프는 칼날같은 패싱력으로 서울의 공격을 지휘하며 K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수원, '이적생 효과' 힘입어 6강 PO 진출?

수원은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에 윤성효 감독을 영입하면서 롱볼 축구에서 기술 축구로 눈을 뜨게 됐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황재원-다카하라-마르시오-박종진-임경현-신영록을 영입했는데, 지난달 28일 서울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던 임경현을 제외한 5명의 선수가 주전급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정규리그 꼴찌의 수모를 겪었지만 윤성효 감독 영입 이후 절치부심끝에 지난달 31일 광주전 2-0 승리를 비롯해서 10위(승점 14점)에 올랐습니다. 6위 울산(승점 27점)과의 순위 경쟁에서 우세를 점하려면 5경기를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적생들의 가세로 오름세의 분위기를 마련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황재원의 영입은 불안한 수비 조직력으로 신음했던 수원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황재원은 지난 광주전에서 수원의 수비 라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고 맨마킹 및 제공권에 강한 인상을 심으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라이벌 서울이 제파로프 효과로 빛을 보고 있다면 수원은 마르시오가 있습니다. 마르시오는 중원에서 유연한 드리블 돌파와 현란한 발재간, 송곳같은 패싱력을 자랑하며 수원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습니다. 박종진은 오른쪽 측면에서 특유의 빠른발로 기동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신영록-다카하라는 하태균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골 넣는 공격축구'의 완성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입니다.

3. 치열한 ACL 티켓 획득-6강 PO 경쟁, 승자는 누구?

무엇보다 K리그의 순위 경쟁이 흥미롭습니다. 정규리그 1~2위에 자격이 있는 다음 시즌 ACL 진출권 및 6강을 노리는 순위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1위(승점 30점)를 기록중이지만 6위 울산(승점 27점)과의 승점은 불과 3점에 불과합니다. 2~4위를 기록중인 전북-제주-경남이 승점 28, 5~6위에 있는 성남-울산이 승점 27점을 기록하는 상황입니다. K리그 우승을 자신하는 서울이라도 후반기에 부진하면 중상위권 혹은 6강 밑으로 추락할 수 있습니다. 상위권 및 중위권에 있는 어느 팀이든, 아시아 제패를 위해서는 후반기 고공행진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6강 플레이오프 경쟁도 치열합니다. 6위 울산과 7위 부산(승점 22점)의 승점 차이가 5점이지만 6강에 포함된 몇몇 팀들에게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3위 제주는 조용형의 이적 공백, 4위 경남은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공백 및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불안합니다. 부산은 올해 역습 축구에 눈을 뜨면서 하위권의 이미지에서 탈피했고, 지난해 6강에 올랐던 8위 인천(승점 19점) 9위 전남(승점 14점)의 후반기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15위에서 10위로 뛰어오른 수원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하는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낼지 주목됩니다.

4. 포항 설기현, K리그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잡을까?

K리그의 아쉬운 점은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국구 스타 플레이어가 부족합니다. 지동원-윤빛가람-홍정호 같은 새로운 이슈메이커들이 나타났지만 국민적인 인지도가 있는 선수의 등장이 더 절실합니다. 과거의 이천수와 박주영처럼 매 경기마다 여론의 뜨거운 주목을 끌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언론의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고 K리그가 흥행할 것입니다. 비록 이천수는 K리그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10년 동안 유럽 무대를 누비고 지난 1월 포항으로 이적했던 설기현의 등장이 반갑습니다. 설기현은 그동안 부상으로 전반기를 보내지 못했지만 지난달 10일 전남전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르면서 서서히 감각을 끌어 올렸습니다.

그런 설기현은 지난달 25일 수원전, 31일 전남전에서 골을 넣는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포항의 타겟맨으로서 강력한 포스트플레이와 박스 안에서의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며 유럽 축구 특유의 선 굵은 스타일을 K리그에서 뽐냈습니다. K리그 하위권으로 주저앉은 포항의 느슨한 전력, 공격 옵션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전술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죠. 설기현이 앞으로 거의 매 경기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여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으면 K리그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성원을 얻으려면 설기현의 맹활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5. 지동원vs윤빛가람vs홍정호, 올 시즌 신인왕 누구?

지난해 '김영후vs유병수'가 치열한 신인왕 다툼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로 발전했다면, 올해는 지동원(전남)-윤빛가람(경남)-홍정호(제주)의 신인왕 삼각 경쟁 체제가 구축됐습니다. 세 선수 모두 최근 국가대표팀 명단에 발탁된 것이 삼각 경쟁 체제의 도화선이 됐죠. 공격수 출신의 지동원은 올 시즌 전남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올 시즌 19경기 6골 및 능숙한 경기 운영을 뽐냈고, 중앙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18경기 4골 및 가공할 패싱력을 앞세워 경남의 기술 축구를 주도했습니다. 홍정호는 지난 전반기에 조용형과 함께 센터백을 형성하며 제주의 상위권 도약을 이끈 한국 축구의 차세대 수비수입니다. 어느 선수가 신인왕을 받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세 선수의 희비는 K리그 후반기 팀 성적에 따라 엇갈릴 것입니다. 지동원은 지난해보다 성적이 부진한 전남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어야 하며,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유증을 이겨내야 합니다. 홍정호는 조용형이 카타르 리그로 진출하면서 수비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이름값을 다하는 신인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대표팀 활약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K리그 활약 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면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을 통한 네임벨류가 신인왕의 희비를 가를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신인왕의 기쁨을 누릴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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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