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관점에서는 한국 아랍에미리트 결과 보다는 골 넣은 선수들이 믿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대표팀 발탁 논란이 제기되었던 염기훈과 이용재가 한국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한국 아랍에미리트 평가전에서 골을 넣으며 자신을 대표팀에 발탁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한국 아랍에미리트 경기는 선수의 네임벨류보다 실력에 초점을 맞추며 유능한 인재를 발탁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안목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3:0 완승은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서 발휘된 '당연한 결과'였다.

 

 

[사진 = 한국 아랍에미리트 경기는 3:0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옳았다. 사진은 호주 아시안컵 2015 당시의 슈틸리케 감독 모습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한국 아랍에미리트 경기를 되짚어보면 대표팀의 승리 과정은 완벽하지 않았다. 손흥민과 이청용 같은 유럽파 공격 옵션들의 경기력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4/15시즌 막판에 시달렸던 경기력 저하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 더불어 시즌 일정을 마치고 한동안 휴식을 취했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청용은 부상 이후의 실전 감각 부족이 한국 아랍에미리트 맞대결에서도 이어졌다.

 

손흥민과 이청용은 한국의 좌우 공격을 이끌어가는 존재다. 주축 선수 전력적 비중이 높았던 이전 대표팀 같았으면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전에서 고전했을지 모를 일이다.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이청용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의 주전 측면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아랍에미리트 맞대결에서 손흥민과 이청용 부진이 크지 않게 느껴진 것은 이날 경기에서 잘했던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염기훈과 이용재, 이정협이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3:0 승리를 이끌었다면 김진수, 정우영, 이재성 같은 또 다른 선수들의 공헌도를 무시할 수 없다.

 

그중에서 염기훈과 이용재 활약상이 좋았던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골을 터뜨렸던 것과 더불어 경기 내용까지 좋았다. 두 선수가 공격 진영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 조직과 끊임없는 경합을 펼쳤던 것이 한국의 공간 창출에 도움을 줬다. 이는 한국이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던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UAE 선수들의 활동 반경이 처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대 팀 플레이메이커 오마르 압둘라흐만 활약상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의 중원 장악이 손쉬웠으며 염기훈과 이용재의 기세가 살아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사진 = 염기훈 (C)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luewings.kr)]

 

 

[사진 = 이용재 (C) V-바렌 나가사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v-varen.com)]

 

염기훈과 이용재는 그동안 일부 축구팬들에게 대표팀 발탁 논란이 제기되었던 인물들이다. 염기훈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사람들에게 대표팀에서 부진한 선수라는 인상을 남겼다. 이용재는 일본 2부리그(J2리그)에서 활약했던 것과 더불어 연령별 대표팀 활약상이 늘 2% 부족했다. 이 때문에 염기훈과 이용재를 대표팀에 불러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일부 여론의 목소리가 빗발쳤으며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악플까지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한국 아랍에미리트 3:0 완승 결과를 통해서 염기훈과 이용재를 선발로 내세웠던 슈틸리케 감독은 옳았고 일부 축구팬들의 생각은 틀렸다. 염기훈이 멋진 왼발 프리킥 골을 꽂으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렬한 임펙트를 남겼다면 이용재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느라 분주하게 움직인 끝에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두 선수는 자신이 대표팀에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슈틸리케 감독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실력으로 보여줬다. 이날 두 선수의 활약상은 손흥민과 이청용을 압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성용 부상 공백을 잊게 했던 정우영의 정확한 패싱력과 매끄러운 경기 흐름 조절이 인상적이었다. 슈틸리케호가 이전 대표팀과 달리 실전에서 우수한 경기력 발휘할 자원이 충분하다는 것을 한국 아랍에미리트 맞대결을 통해 재확인됐다.

 

[사진 = 이정협 (C) 상주 상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angjufc.co.kr)]

 

한국 아랍에미리트 경기에서 드러난 슈틸리케호의 특이한 점은 한국과 일본의 2부리그에서 활약중인 2부리거 공격수 두 명(이정협, 이용재)이 A매치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1부리거가 아닌 2부리거가, 그것도 두 명의 2부리거가 한국 대표팀에서 원톱 경쟁을 펼친 것은 과거의 한국 대표팀에서는 상상이 힘든 현상이었다.(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가 나누어진지 3년째임을 감안해도 말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정협과 이용재가 같은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이정협과 이용재의 맹활약은 2부리그에서 뛰는 선수까지 관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발굴 시야가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들의 잠재력을 대표팀 경기력에 끄집어내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대표팀 행보를 통해 확인시켰다. 한국의 아랍에미리트전 3:0 완승을 통해서 슈틸리케 감독이 우리나라 대표팀 지도자라는 것을 누구나 다행으로 여길 것이다. 지금 기세라면 한국의 2018년 월드컵 전망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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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염기훈 축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에서 보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지금도 존재할 것이다. 여전히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리 그가 K리그 클래식에서 맹활약중이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부진을 이유로 대표팀 발탁을 매끄럽지 않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K리그 클래식보다 한국 대표팀 향한 대중적인 관심이 큰 현실을 떠올리면 염기훈 대표팀 합류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슈틸리케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염기훈 반드시 필요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염기훈을 대표팀에 합류시킬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대표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염기훈 발탁은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다. 그가 K리그 클래식 평정중인 현시점에서는 그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것이 좋다.

 

[사진 = 염기훈 (C)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luewings.kr)]

 

슈틸리케호가 순항했던 원동력 중에 하나는 K리그에서 잠재력 넘치는 경기력과 우수한 기량을 과시했던 인재를 대표팀에 발탁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정협(상주) 이재성(전북)이다. 두 선수는 자신을 대표팀에 안착시킨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대표팀에서 우수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팀 내 입지를 넓혔다. 이정협이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주전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면 이재성은 3월 A매치 2경기에서 자신이 대표팀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기량으로 잘 드러냈다.

 

이러한 사례는 대표팀 주전 및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열망하는 K리그 선수들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K리그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는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정협과 이재성을 통해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대표팀 발탁에 있어서 과거의 명성보다 현재의 경기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슈틸리케 감독의 이정협과 이재성 발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를 선호하는 지도자가 아니다. 특정 선수 네임벨류 및 활동 리그보다 선수의 경기력을 더욱 중요시한다.

 

 

이런 점에서 염기훈 슈틸리케호 합류 여부가 기대되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최근 K리그 클래식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4골 5도움) 및 각종 대회 포함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한 것만으로 대표팀 합류를 더욱 기대케 한다. 그럼에도 염기훈 대표팀 합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가 비록 2010년 이후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과거에 대표팀에서 못했다는 이유로 영원히 대표팀에 합류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않다. 사람의 미래는 어찌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염기훈 현재 경기력이라면 대표팀 뽑힐 자격이 충분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다른 누구보다 월등한 활약 펼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표팀 발탁 대상으로 고려될만한 인물임에 틀림 없다. 그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근 K리그 클래식 활약상만을 놓고 보면 대표팀 발탁 여부로 주목을 끌만한 존재임에 틀림 없다.

 

슈틸리케호 향후 목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돌풍이다. 2018년이면 만 35세가 되는 염기훈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축구에서는 30대 중반의 선수가 20대 선수들에 비해 체력 저하가 찾아오기 쉽다. 하지만 염기훈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남아공 월드컵 시절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결코 없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월드컵은 선수 참가에 나이 제한이 있는 대회가 아니다. 염기훈이 대표팀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K리그에서 우수한 경기력 과시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도전이라는 동기부여가 주어질지 모를 일이다.

 

아울러 슈틸리케호는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는 대표팀 발탁 합류 가능하다'는 인식을 K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K리그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라는 동기부여를 위해 자신의 무대에서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현재 K리그 클래식 빛내는 염기훈이 만약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그러한 인식이 K리그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임에 틀림 없다. 염기훈 현재 경기력이라면 대표팀 합류는 결코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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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대표팀에서 새롭게 출범한 홍명보호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오늘 오후 8시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이하 잠실 주 경기장)에서 펼쳐질 2013 EAFF 동아시안컵 3라운드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한국은 지난 호주전과 중국전에서 우세한 경기 내용에도 불구 0-0 무승부에 만족하며 1승이 무산됐다. 동아시안컵 3차전이자 홍명보호 출범 이후 세 번째 경기인 이번 일본전에서는 '골 넣는 축구'로 상대 팀을 제압하며 우리 국민들을 기쁘게할지 벌써부터 경기가 기다려진다. 통산 76번째 한일전 프리뷰를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사진=한국 대표팀이 2011년 A매치 일본 원정 0-3 완패를 복수할지 기대된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1. 잠실 주 경기장

 

이번 일본전은 잠실 주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2000년 4월 26일 일본전 이후 13년 만에 이곳에서 한일전이 진행된다. 잠실 주 경기장은 2001년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한국 대표팀의 A매치가 주로 개최되었던 장소다. 이곳에서는 총 5번의 A매치 일본전이 펼쳐졌으며 한국이 3승 2패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을 이겼던 세 경기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승부였다.

 

한국은 1985년 11월 3일 멕시코 월드컵 예선 2차전 일본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허정무 결승골에 힘입어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던 것. 번번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던 한국 축구의 역사가 이때부터 달라졌다. 1998년 4월 1일 일본과의 친선전에서는 이상윤과 황선홍 골에 의해 2-1로 이겼다. 특히 황선홍이 일본 선수를 앞에 두고 발리슛으로 득점을 올렸던 장면은 지금도 많은 축구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2000년 4월 26일 A매치 일본전에서는 하석주가 한국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2년 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퇴장 당했던 시련을 일본전에서 극복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2. 원톱

 

2000년대 이후 한국 대표팀의 최전방을 빛냈던 황선홍과 안정환, 박주영의 공통점은 일본에 강한 '일본 킬러' 였다. 황선홍은 A매치 일본전에서 5골 넣었으며, 안정환은 한국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전 7경기에서 3골 기록했을 때 2골이 그의 몫이었다. 두 레전드는 J리그에서 수준급 맹활약을 과시한 경험이 있다. 박주영은 지금까지 각급 대표팀에서 일본을 상대로 7골 넣었으며 지난해 런던 올림픽 3~4위전 일본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이렇듯 일본전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던 공격수는 한국 축구 최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약점은 원톱이다. 호주전과 중국전에서 김동섭-서동현-김신욱이 여러차례 골 기회를 날리거나 또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세 명 모두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은' 이동국과 박주영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일본전은 이들에게 대표팀 입지를 넓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한국의 승리를 공헌하면 향후 이동국-박주영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자신감을 키우게 된다. 한국 선수가 최근 A매치 4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는 현 상황에서 일본전 원톱으로 출전할 선수의 득점력이 중요하게 됐다.

 

3. '일본 킬러' 염기훈

 

많은 사람은 염기훈을 여전히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선수라고 인식하겠지만, 염기훈이 일본 킬러라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염기훈은 수원 시절이었던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일본 클럽과의 경기에서 3골 넣었다. 32강 가시마전 2경기에서 1골씩 터뜨렸으며 16강 나고야전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했다. 당시 K리그(현 K리그 클래식) 전반기에 부진했던 수원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데 있어서 염기훈의 에이스 기질이 돋보였다. 또한 염기훈은 2008년 A매치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경험이 있다.

 

공교롭게도 현 대표팀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A매치 일본전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렸던 인물이 염기훈이다. 지난 중국전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며 2선에서 제 구실을 다했던 감각이라면 이번 일본전에 대한 느낌이 좋다. 무엇보다 일본전에서는 골이 필요하다. 향후 대표팀에서 왼쪽 윙어 자리를 놓고 손흥민-지동원 같은 유럽파와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번 경기에서 강력한 임펙트가 필요하다. 여전히 대중들에게 남아 있는 월드컵 부진의 이미지를 일본전에서 떨쳐낼지 주목된다.

 

4. 카키타니 요이치로

 

일본의 키 플레이어는 공격수 카키타니 요이치로다.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전에서 1골 1도움 기록하며 일본 대표팀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올랐다. 빠른 순발력과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타입이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다. 유소년 시절에는 카가와 신지를 능가했던 영건으로 꼽혔으나 굴곡이 심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J리그에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자케로니 감독의 선택을 받았고 중국전에서 그 기대에 부응했다.

 

5. 산책 세리머니

 

연 일본전에서는 산책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박지성은 2010년 5월 24일 일본 원정에서 골을 터뜨린 뒤 일본 관중쪽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치 산책을 하는 것 같다'는 뜻에서 산책 세리머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올해는 두 명의 선수가 일본을 상대로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동국은 4월 3일 AFC 챔피언스리그 우라와 레즈 원정, 지소연은 지난 27일 동아시안컵 여자부 3차전 일본전에서 골을 넣은 뒤 산책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남자 대표팀 선수가 일본전에서 골망을 흔들고 산책 세리머니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홍명보호 1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경찰 축구단에 소속된 염기훈이다. 영건 중심으로 개편된 국가 대표팀의 유일한 30대 선수다.(1983년생) A매치 출전 횟수는 정성룡(50회)에 이어 두 번째(47회)로 많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교체 멤버로 뛰거나 제외되기 일쑤였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근래 대표팀 발탁과 인연이 없었으나 새롭게 태극전사들을 이끌게 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으면서 다시 붉은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염기훈 대표팀 발탁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결정적 요인은 3년 전 남아공 월드컵 부진 때문이다. 그의 발탁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울러 '왼발의 X소사', '염의X' 이라는 비아냥이 지금도 불려지는 현실이다. 어떤 댓글에서는 염기훈 발탁에 대하여 홍명보 감독을 향한 실망스러운 뉘앙스를 나타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염기훈을 향한 대중적인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염기훈이 남아공 월드컵 이후 수원의 에이스를 넘어 영웅으로 거듭났고 현재 경찰 축구단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대표팀이 중시되는 한국 축구의 슬픈 현실이 드러난다.

 

글쓴이도 염기훈의 남아공 월드컵 활약에 아쉬움이 있다. 경기를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3년 전 월드컵에서 못했다고 대표팀 발탁을 원치 않거나 '지금도 안될거야'라며 평가 절하하는 것은 축구팬으로서 잘못된 태도다. 악플러 또한 마찬가지다. 악플은 사회적으로 근절되어야 할 대상 아닌가. 국가 대표팀은 이름값이 아닌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집단이다. 염기훈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K리그 챌린지 활약상을 통해 충분한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염기훈을 향한 사람들의 비난을 보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보는 것 같다. 특정 인물의 안좋았던 과거에 대하여 '예전에 못했는데 지금도 잘하겠어?', '쟤는 안돼'라며 한계를 긋는다. 그 인물은 내공 향상과 더불어 사람들의 편견까지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이를 뛰어 넘는 소유자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180도 바꿔놓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케이스라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 또는 특정 인물에 대한 한계를 짓는 것은 좋지 않다. 사람이 한계에 위축되면 발전하지 못한다. 발전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우리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

 

문제는 염기훈에 대한 비난이 3년 전에 이어 지금도 여전하다. 어떤 사람은 염기훈을 향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희석되었으나 그를 향한 악플을 보며 남아공 월드컵을 떠올릴 수도 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터넷에서 악플을 받지 않는 유명인은 흔치 않다. 축구는 더욱 골치 아프다. 웬만한 유명 축구 선수는 누구나 악플을 당했을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이끌며 한국 축구를 발전시켰던 홍명보 감독을 향한 악플도 지나칠 정도로 많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염기훈을 향한 악플러들의 비난이 멈추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염기훈이 대표팀에서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악플 세례를 선플 세례로 바꾸어 놓을 최선의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축구 선수는 그라운드에서의 경기력으로 말하는 것이 정답이니까. 염기훈이라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으며 명예회복하는 시나리오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홍명보호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염기훈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남아공 월드컵보다 동기부여가 더 클 것이다. 남아공에서의 아쉬움을 브라질에서 만회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국민적인 신뢰와 명예를 얻을 최적의 기회 또한 브라질 월드컵에 달렸다. 앞으로 11개월 뒤에는 온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흠뻑 빠져든다. 한국 대표팀의 영웅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브라질 월드컵은 염기훈의 마지막 월드컵 출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는 35세가 된다.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하면 러시아 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 출전의 무대가 될 수도 있으나 미드필더 특성상 기동력과 체력에서 영건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또한 노장 선수는 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경기력과 경험이 골고루 문제 없어야 팀 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염기훈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보다는 곧 한국에서 펼쳐질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가 중요하다. 한국 대표팀은 호주-중국-일본과 A매치 3연전을 치르며 염기훈이 출전할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는 유럽파가 출전하지 않는다. 국내파와 일본파, 중국파가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으며 대표팀의 실추된 이미지를 되찾아야 한다. 만약 염기훈이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 펼치면 향후 유럽파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명분을 얻을 것이다. 홍명보호 1기에서 기대되는 인물중에 한 명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박지성은 2011년 1월 아시안컵 종료 후 대표팀에서 은퇴했지만 그의 대표팀 복귀를 원하는 일부 여론의 주장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박지성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그 요지죠. 물론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시나리오는 가능합니다.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도 한때 대표팀에서 은퇴했으나 2006년 독일 월드컵 즈음에 돌아오면서 조국의 선전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최강희호 A매치 3연전을 보면서 박지성 대표팀 복귀가 정답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염기훈과 김보경이 왼쪽 윙어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니까요. 박지성이 여전히 대표팀에 존재했다면 염기훈의 재발견은 없었을 것이며 김보경이 대표팀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윙어는 대표팀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의 대체자들은 세계 최강 스페인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실력으로 과시했습니다.

염기훈은 그동안 대표팀에 약한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K리그에서는 잘했지만 유독 대표팀에서는 안풀리는 모습 이었습니다. 특히 조광래호에서 그런 인식이 심했죠. 최강희 감독과의 악연을 고려하면 한동안 대표팀에서 안뽑힐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전과 레바논전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하면서 제 역할을 다했습니다. 스페인전에서는 팀의 1-4 패배 속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의 활력을 깨웠습니다. 오히려 염기훈 교체 이후부터 한국 공격이 잘 안풀리면서 득점 기회를 얻기가 힘들었죠. 레바논전에서는 후반 6분 김보경 골을 돕는 킬러 패스로 한국의 3-0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김보경은 카타르전 2도움, 레바논전 2골에 힘입어 최강희호 뉴페이스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레바논전에서는 두 번이나 상대 골망을 가르며 역시차로 힘들어했던 동료 선수들의 활력을 깨웠습니다. 김보경이 전반 29분 선제골을 넣기 전까지는 한국의 공격이 상대팀의 거친 태클에 힘겨워했던 상황이었죠. 후반 2분에는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이 승리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백업 멤버 이미지가 굳어졌던 김보경 입지가 달라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레바논전에서는 오른쪽 윙어로 뛰었지만 그 이전인 카타르전에서 왼쪽 윙어로서 맹활약 펼쳤기에 다음 A매치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염기훈과 김보경은 조광래호에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선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죠. 정확히는 조광래호 왼쪽 윙어는 지동원-이근호 같은 공격수 기질이 강한 선수들이 중용됐습니다. 지동원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본래는 공격수입니다. 이근호는 측면에 강한 선수지만 허정무호 출범 이후부터는 중앙에서 출전 기회가 많았죠. 염기훈과 김보경 같은 전문 윙어들의 비중이 축소 됐습니다. 두 선수는 최강희호 출범 이후 이번 A매치 3연전을 계기로 대표팀 측면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을 각인 시켰습니다.

한국에는 전통적으로 좋은 윙어들이 꾸준히 배출됐습니다. 비록 박지성은 대표팀을 떠났지만 그의 뒤를 이을 윙어들은 어느 시점에서 돌아올 것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김보경의 경우는 손흥민과 더불어 박지성이 직접 낙점했던 후계자였죠. A매치 3연전에서는 이전에 비해 출전 시간이 넉넉했기 때문에 자신의 축구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염기훈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 선수 모두 최강희 감독의 믿음이 없었다면 '대표팀에서 못한다', '대표팀 백업멤버'라는 외부의 인식이 지금도 여전했을 겁니다. 앞으로 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표팀에서의 충분한 경험입니다.

만약 박지성이 다시 대표팀에 돌아오면 후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기가 힘들어집니다. 박지성이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하면 염기훈과 김보경은 벤치를 지키거나 또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어야 합니다. 대표팀 세대교체에 있어서 올바른 현상이 아닙니다. 선배가 후배를 벤치로 밀어낸 것 때문이 아닌, 후배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데 굳이 선배가 그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뛰기에는 명분이 약합니다. 더욱이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선수입니다. 염기훈과 김보경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것이 맞습니다. 두 윙어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비춰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이 소속팀 맨유에서의 침체를 풀기위한 방안으로 대표팀 복귀를 거론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대표팀 복귀는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가 될지 모릅니다. 박지성의 다음 시즌 전망이 어둡다는 전제에서는, 맨유에서 결장이 빈번한 상황에서 대표팀에 돌아오면 실전 감각 저하를 걱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염기훈-김보경 같은 국내파와 일본파는 실전 감각이 쌓여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두 선수 내공이 박지성보다 약할지라도 볼을 다루는 감각이나 경기 운영에서 앞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표팀은 아무리 유명한 소속팀에서 뛰고 있을지라도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는 중용하지 않아야 마땅합니다. 본래 대표팀은 자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뽑히는 집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우선적인 선발 출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조광래호 시절의 박주영은 특이한 케이스지만 아스널에서의 결장이 장기화 되면서 실전 감각이 저하되었죠.(박주영의 최근 대표팀 제외는 병역 논란 여부를 떠나 옳았습니다.) 박지성도 예외는 없습니다.

대표팀 세대교체가 성공하려면 젊은 선수를 끝까지 믿어봐야 합니다. 염기훈을 젊은 선수라고 지칭하기에는 올해 나이가 29세지만 그래도 박지성에 비해서 나이가 적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는 남아공 월드컵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안고 있습니다. 김보경은 대표팀 백업멤버에서 뉴페이스로 거듭난 기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흥미를 끕니다.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히는데 있어서 박지성 복귀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박지성 대표팀 복귀 주장은 건설적이지 못합니다. 지금은 염기훈과 김보경을 격려해야 할 때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