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이 위건전에서 승리했다.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후 9시 45분 DW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위건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5분 미켈 아르테타의 페널티킥 골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날 승리로 5위에서 3위(8승6무4패, 승점 30)로 뛰어 오르며 빅4 탈락론을 잠재웠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이긴팀 답지 못했다.

전반전 : 아스널, 위건 압박에 고전을 거듭하다

'아스널 상대팀' 위건은 경기 초반부터 강도 높은 포어체킹을 펼쳤다. 아스널 특유의 패스 축구 효율성을 떨어뜨리면서 역습을 노리겠다는 의도. 아스널은 적극적인 침투패스를 통해 상대팀 뒷쪽을 두드리며 허를 찌를 필요가 있었으나 포백과 더블 볼란테가 상대팀 공격 옵션들 기세에 눌리면서 위축된 경기를 펼쳤다. 그 결과 아스널은 전반 15분까지 점유율에서 45-55(%)로 밀렸다.

위건은 전반 중반에 활발한 공격을 시도하며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하지만 아스널 박스 안쪽을 겨냥한 연계 플레이가 아무런 성과 없었다. 말로니-코네-디 산토로 짜인 스리톱의 간격이 자주 벌어지면서 따로 노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끊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전반 23분에는 코네가 역습 상황에서 메르데자커를 따돌리코 아스널 골키퍼 스체스니 앞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했다.

아스널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후방의 불안정으로 포돌스키, 옥슬레이드-챔벌레인 같은 좌우 윙어들이 수비 지역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고, 원톱 월컷마저 수비에 가담하면서 공격을 펼칠 여유가 부족했다. 공격 전환시에는 월컷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벵거 감독이 마르티네스 감독과의 지략 싸움에서 밀렸다. 전반 33분에는 월컷이 박스 가운데에서 카솔라 전진 패스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상대 수비수에게 볼을 빼앗겼다. 위건의 압박은 좀처럼 느슨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스널의 또 다른 문제점은 크로스가 적었다. 전반전 크로스 횟수에서 7-15(개)로 밀렸다. 7개 중에 월컷이 3개,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2개, 아르테타와 카솔라가 1개씩 기록했다. 하지만 측면 자원의 크로스는 2개에 불과했다. 포돌스키-깁스-사냐 같은 다른 측면 자원들의 크로스가 없었다. 월컷의 신장이 크지 않았던 이유 때문인지(176cm) 공중볼을 이용한 공격이 소극적이었다.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은 팀 컬러를 감안해도 때에 따라 공격 색깔을 바꾸는 지혜가 필요했다. 두 팀의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 아르테타 행운의 PK골...아스널 1-0 승리

아스널은 후반전이 되자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중심의 공격을 펼쳤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은 후반 1분 월컷에게 크로스를 찔러줬으며, 2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박스 안쪽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월컷의 슈팅을 유도하는 패스를 연결했다. 후반 5분에는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 때 상대팀 선수의 파울을 유도했다. 후반 8분에는 사냐까지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아스널이 위건의 왼쪽 수비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에 위건은 아스널의 달라진 전술에 의해 포어체킹을 펼칠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경기 주도권을 확보한 아스널은 후반 14분 월컷이 보세주르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아르테타가 후반 15분 위건의 오른쪽 골망을 흔들면서 아스널이 1-0으로 앞섰다. 거듭된 고전 끝에 얻어낸 행운의 득점이었다. 반면 위건은 선제골 싸움에서 밀리면서 승점 3점을 따낼 명분이 약해졌다. 아스널은 1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에 비중을 두었다.

하지만 아스널은 월컷 부진을 해소하지 못했다. 월컷은 후반 25분까지 볼 터치 20개, 패스 7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 기여가 적었다. 2선으로 내려와서 볼을 받아내는 움직임이 능동적이지 못했다. 카솔라의 폼이 나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를 통해 위건 수비진을 교란할 필요가 있었으나 활동 폭이 좁아지면서 맥카시에게 봉쇄 당했다. 더욱이 맥카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3백의 가운데 수비수를 맡았던 인물. 월컷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 있음을 상기하면 아스널의 원톱 딜레마는 풀리지 않았다.

아스널은 위건과의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따내면서 4위권 진입에 성공했지만 경기 내용은 강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르테타의 페널티킥 골이 없었으면 경기 내용 열세에 의해 현지 여론의 혹평을 받았을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힘겨운 접전 끝에 승리한 것은 의미가 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이기 때문. 시즌 내내 위태로운 행보를 걸었던 아스널은 위건전 승리를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을 것이다.

-위건vs아스널, 출전 선수 명단-

위건(3-4-3) : 알 합시/피게로아-맥카시-보이스/보세주르-존스-맥아더-스탐/말로니(후반 44분 고메즈)-코네-디 산토(후반 32분 맥마나만)
아스널(4-2-3-1) : 스체스니/깁스-베르마엘렌-메르데자커-사냐/윌셔-아르테타/포돌스키(후반 34분 코클랭)-카솔라(후반 47분 코시엘니)-옥슬레이드 챔벌레인(후반 30분 램지)/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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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프리뷰

패스 축구와 패스 축구의 진검승부다. 아스널과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는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2일 오전 0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어느 팀의 패스가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경기를 지배하는지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팀에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기성용(스완지) 미켈 아르테타(아스널)가 패스로 맞짱을 뜬다.

1. 아스널vs스완지, 그리고 기성용vs아르테타

아스널과 스완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7위, 8위 기록중이다. 아스널은 스완지전 승리로 4위권 진입 및 명예회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며, 스완지는 아스널 원정을 통해 중상위권 진입의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객관적 전력상 아스널 우세지만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시즌 초반 성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이맘때에도 4위권 바깥에 머물렀지만(최종 성적 3위) 지금은 그때와 달리 판 페르시(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믿음직한 공격수가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 이상 기록중인 선수도 없다. 그나마 지루가 최근 7경기에서 5골(각종 대회 포함) 넣었지만 여전히 꾸준함이 요구된다.

스완지는 아스널 원정에서 최소 승점 1점을 따내야 한다.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지금까지 빅6 클럽과의 원정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빅6 원정에서 1무5패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한달 전 캐피털 원 컵 16강 리버풀 원정에서 3-1로 이겼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다. 다행히 최근 페이스는 좋다. 프리미어리그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를 거둔 것.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테일러 대체자' 데이비스가 성숙된 플레이를 펼치면서 팀 전력이 안정을 되찾았다.

두 팀의 키 플레이어는 기성용과 아르테타다. 스완지와 아스널 중원에서 정확한 패싱력을 자랑하는 패스 마스터. 특히 아르테타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92.8%)을 자랑한다. 올해 30세의 스페인 출신 미드필더로서 때로는 상대 선수의 허를 찌르는 킬러 패스로 골 기회를 연출하면서 짧은 패스를 통해 팀의 점유율을 높이는 특징이 있다. 기성용은 5위(92.3%)를 기록중이지만 아르테타와의 격차는 0.5% 뿐이다. 물론 기성용은 팀 동료 브리튼(4위, 92.4%)보다 순위가 한 단계 낮으나 지난 29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는 팀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날렸다.(103개)

기성용과 아르테타의 승부를 가를 변수는 체력이다. 기성용은 최근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25일 리버풀전에서 45분, 29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풀타임 뛰었다. 아스널 원정에 나서면 7일(현지시간 기준) 동안 3경기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치른다. 아르테타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두 선수 모두 주중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면서 이번 15라운드가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초반에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 QPR, EPL 1승 위한 '절호의 기회'

레드냅 감독이 이끄는 QPR은 2일 오전 0시 홈에서 애스턴 빌라와 상대한다. 애스턴 빌라는 현재 17위이며 올 시즌 원정 경기에서 1승1무5패 3골 14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28일 레딩과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으나 그 이전 3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2년 전 오닐 감독(현 선덜랜드)이 사임한 이후부터 10위권 바깥으로 밀렸더니 올 시즌 강등 위협을 받을 정도로 팀 전력이 예전같지 않다. QPR이 프리미어리그 1승을 이룰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감독 교체 효과가 애스턴 빌라전에서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난 시즌 애스턴 빌라와의 2경기에서는 모두 비겼다.

QPR이 승리하려면 공격수 시세의 슬럼프 탈출이 중요하다. 시세는 프리미어리그 13경기에서 1골에 그친 상황. 레드냅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선덜랜드전에서 부진했다. 문제는 시세를 대체할 전문 공격수가 없다. 만약 레드냅 감독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시세를 믿지 못할 경우에는 타랍 또는 호일렛을 제로톱으로 포진시킬 것이다. 타랍은 개인의 힘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기질이 있으며 호일렛은 4-4-2의 쉐도우로 뛰었던 경험이 있다. 박지성은 지난 선덜랜드 원정에 이어 애스턴 빌라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준수한 경기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주장직 유지의 명분을 얻을지 주목된다.

3. '악몽의 11월' 첼시, 12월 첫 경기에서 웃을까?

첼시에게 웨스트햄전은 자신감 회복을 위한 중요한 경기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및 2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기 때문. 오는 6일 챔피언스리그 32강 6차전 노르셸란전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입장으로서(그러나 유벤투스가 샤흐타르전에서 최소한 비길 경우 첼시의 16강 진출은 불가능) 웨스트햄전을 통해 사기를 충전시켜야 한다. 만약 웨스트햄전마저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맨체스터 두 팀과의 승점 격차가 더 벌어진다.

그런 첼시는 11월 행보가 좋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거듭된 부진,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 위기, 디 마테오 전 감독 경질, 베니테즈 감독 영입을 둘러싼 현지 여론의 악화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감독 교체의 경우 첼시가 스스로 자초했지만 근본적으로 성적 부진이 뼈아프다. '12월 첫 경기' 웨스트햄전에서 승리의 DNA를 되찾으며 최근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입장이다. 첼시가 웨스트햄에게 마지막으로 패한 것은 2003년 5월 3일(0-1 패) 이며 그 이후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10승2무 기록했다. 토레스는 2011년 4월 23일 웨스트햄전에서 첼시 이적 후 첫 골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일정-

12월 1일 : 오후 9시 45분(웨스트햄vs첼시)
12월 2일 : 오전 0시(아스널vs스완지, QPRvs애스턴 빌라, 웨스트 브로미치vs스토크 시티, 풀럼vs토트넘, 맨체스터 시티vs에버턴, 리버풀vs사우스햄프턴) 오전 2시 30분(레딩vs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2월 3일 : 오전 1시(노리치vs선덜랜드)
12월 4일 : 오전 5시(뉴캐슬vs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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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의 시즌 후반기 오름세가 대단합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9승1패를 기록했습니다. 2월 4일 블랙번전 7-1 대승을 시작으로 3월 24일 애스턴 빌라전 3-0 승리까지 7연승을 거두면서 3위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3월 31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 1-2로 패했지만 4월 8일 맨체스터 시티전 1-0, 11일 울버햄턴전 3-0 승리로 2연승을 달렸습니다. 그동안 아스널하면 시즌 막판에 무너지는 경향이 강했지만 올 시즌에는 뒷심이 무섭습니다.

[사진=잭 윌셔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이러한 아스널의 저력은 '신성' 잭 윌셔(20) 없이 거둔 성과라서 놀랍습니다. 한때 4위권 바깥에서 주춤했던 대표적 원인은 미드필더 경쟁력 약화에 있었습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 이적 여파와 더불어 윌셔의 장기간 부상 공백이 컸습니다. 윌셔는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부상이 재발하고 말았습니다. 아스널은 올 시즌 차포(파브레가스-나스리)를 잃은 상황에서 윌셔가 없었음에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실상 7시즌 연속 무관에 그쳤지만 빅4에서 탈락하지 않았습니다.

윌셔는 2010/11시즌 PFA(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 영 플레이어상을 받았을 정도로 아스널에서의 성장세가 대단했습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에 이어 아스널 허리의 구심점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2선 미드필더를 맡았던 두 선수와 달리 송 빌롱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2010년 상반기 볼턴 임대 시절에는 왼쪽 윙어로 활약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뛰어난 유망주였습니다. 전방쪽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에 적극 관여하며 공격을 이끌어가는 성향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을 정도로 중원에서의 투쟁심이 강했죠. 어린 선수 답지 않게 상대팀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는 기질이 강했던 싸움닭으로 회자됩니다.

그는 2011/12시즌이 중요했던 선수였습니다. 이전 시즌에 아스널 신성으로 떠오른 기세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다했겠죠. 과장이 없지 않지만 사비-이니에스타(이상 FC 바르셀로나) 아성에 도전할 특급 유망주로 부각되었을지 모릅니다. 자신의 축구 재능에 비해서 골이 부족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선수에게 득점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2010/11시즌에는 파브레가스-나스리 같은 공격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들을 도와주는 목적이 더 강했으니까요. 하지만 두 선수가 없는 올 시즌이라면 득점 기회가 많이 찾아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윌셔가 부상당하지 않았다면 아스널 성적은 지금보다 더 좋았을 겁니다. 아마도 맨체스터 두 팀과 우승 경쟁을 했을지 모릅니다. 시즌 초반부터 승점을 대폭 깎아먹지 않았다면 4위권 바깥에서 고생했을 시간이 줄었거나 아니면 없었겠죠. 시즌 내내 윌셔-송 빌롱 더블 볼란치 조합을 가동하면서 미드필더진을 안정시킬 수 있으니까요. 한때는 미켈 아르테타, 애런 램지 같은 파브레가스 대체자들이 부진하면서 아스널 경기력이 탄력을 받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윌셔가 있었다면 전력 약화를 방지할 명분은 있었겠죠.

다른 관점에서는 윌셔가 있었다면 아르테타, 토마스 로시츠키의 재발견이 없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스널이 시즌 막판에 성적이 좋아진 요인 중에 하나는 아르테타-로시츠키의 재능이 만발했습니다. 아르테타는 아스널 주력 선수로 떠오르기까지 부침이 있었지만 실전에서 동료 선수와 끊임없는 호흡을 맞추면서 창의적인 패싱력과 빈틈없는 커버 플레이를 과시했습니다. 얼마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후반 42분 결승골을 터뜨렸죠. 로시츠키는 그동안 유리몸 오명을 떨치지 못했지만 시즌 후반이 되자 공격과 수비에서 의욕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며 팀의 활력을 깨웠습니다. 2012년에 접어들면서 풀타임 출전한 경기가 많아졌죠. 부상 후유증을 떨쳤다는 뜻입니다.

아르테타-로시츠키의 비상은 아스널이 윌셔 부상을 극복했던 원동력입니다. 기존의 주력 선수가 빠졌지만 내부 자원이 동기 부여를 잃지 않으며 경기력 향상에 매진했습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에 비해서 화려함이 떨어질지 몰라도 실속은 두 선수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다음 시즌에도 건재하고 윌셔까지 성공적으로 복귀하면 그때의 아스널 허리는 지금보다 짜임새 넘치는 경기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의 거취가 변수입니다.

문제는 윌셔의 실전 감각 저하 입니다. 어린 나이에 부상으로 몇개월 동안 뛰지 못했습니다. 만약 한 달 안으로 복귀하지 못하면 한 시즌을 부상으로 날리게 됩니다. 많은 경기 경험이 필요한 유망주에게 치명타로 작용합니다. 곧 경기에 뛸지라도 2011/12시즌은 종료를 앞둔 상황이죠. 유로 2012 합류 여부도 불투명합니다.(런던 올림픽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과거의 경기력을 되찾으면 아스널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 필요성이 없으니까요.

p.s : 공교롭게도 2010년 상반기 볼턴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잭 윌셔, 스튜어트 홀든, 파트리스 무암바, 이청용이 장기간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현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무수한 이적 및 임대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리버풀이 크레이그 벨라미를 영입했으나 하울 메이렐레스(첼시)와 작별했고, 조 콜-크리스티안 폴센을 프랑스리그로 임대 보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오언 하그리브스, 볼턴은 다비드 은고그-가엘 카쿠타(임대), 토트넘은 스콧 파커, 뉴캐슬은 다비데 산톤, 위건은 션 말로니, 퀸스파크 레인저스는 션 라이트-필립스와 안톤 퍼니단드, 스토크 시티는 피터 크라우치-윌슨 팔라시오스를 영입했습니다. 그 외에도 또 다른 선수 이동이 있었습니다.

[사진=아스널로 임대된 요시 베나윤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arsenal.com)]

특히 주목할 팀은 아스널입니다. 이적시장 마감 당일에 페어 메르테자커(27) 안드레 산투스(28, 이상 DF) 요시 베나윤(31, 첼시 임대) 미켈 아르테타(29, 이상 MF) 영입을 완료했습니다. 다수의 한국 축구팬들이 취침했던 사이에 지구 반대편 북런던에서는 선수 보강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저녁에 오피셜이 뜬 박주영(26, FW)까지 포함하면 이적시장 마감 48시간 전에 5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단행했습니다. 여기에 니클라스 벤트너를 선덜랜드로 1년 임대를 보내면서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에서 이적시장 막판에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널이 막판에 영입한 5명의 평균 나이가 28.2세이며 박주영이 가장 어립니다. 지난 시즌 아스널 주전 평균 나이(24.9세) 지난달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 주전 평균 나이(24세)보다 더 많습니다. 특히 안드레 산투스-베르마엘렌-메르테자커-사냐로 구성 될 포백의 평균 나이는 27.25세 입니다.(베르마엘렌은 부상이지만 코시엘니와 동갑) 팀의 약점이었던 수비진에 경험이 쌓이게 됐습니다. 메르테자커의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지만 빼어난 위치선정으로 이겨낼 수 있는 선수이며, 키어런 깁스-아르망 트라오레 같은 기량이 여물지 못한 왼쪽 풀백 보다는 '경험 있는' 안드레 산투스가 적절하다는 판단입니다.

기존의 아스널하면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면서, 영건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하고 육성하는 이미지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맨유전에서 2:8로 대패하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영입 정책이 한 순간에 바뀌었습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올 시즌에 어떻게든 빅4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맨유전을 앞둔 지난 주말 "3명의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임대 선수를 포함해서 총 5명을 수혈한 끝에 분노의 영입'을 단행했습니다.

아스널은 뉴캐슬-리버풀-맨유전에서 2골 10실점을 허용한 끝에 1무2패를 기록했습니다. 토트넘(2경기 2패)과 더불어 빅6 중에서 승리가 없으며, 리그 17위로 추락하면서 빅4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아직 리그 35경기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경기력이라면 상위권에 포함될지 미지수입니다. 북런던을 떠난 파브레가스-나스리 공백을 이겨내지 못한 어려움을 비롯해서, 영건들의 성장이 주춤하며, 그나마 팀의 희망이었던 잭 윌셔는 부상으로 결장중입니다. 몇몇 선수들이 몸을 다치면서 경기에 뛸 수 없으며 3경기 연속 퇴장 선수가 속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거듭중입니다. 특히 맨유전 2:8 패배는 아스널 입장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자극을 받은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5명을 영입했죠.

그런 아스널의 이적시장이 탄력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파브레가스-나스리-클리시-에부에가 떠나면서 충당했던 수익이 6950만 파운드(약 1203억원) 입니다. 파브레가스(3500만 파운드, 약 606억원) 나스리(2400만 파운드, 약 415억원) 몸값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박주영을 비롯한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탄력을 얻었죠. 불과 며칠전까지는 빅 사이닝이 제르비뉴에 그치면서 취약한 전력에 비해 선수 영입이 인색했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며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베나윤-아르테타를 영입은 파브레가스-나스리 공백을 메우면서 팀의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베나윤은 측면-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리버풀 시절이었던 2008/09시즌에는 제라드-토레스의 공격력을 헌신적으로 보조하는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지난 시즌 장기간 부상을 당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이 문제지만 원 소속팀 첼시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재기를 다짐하게 됐습니다. 아르테타는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 배치가 가능합니다. 윌셔의 부상 공백을 메우면서 90분을 뛰는데 어려움이 있는 로시츠키의 과부하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베나윤-아르테타의 등장은 박주영 골 생산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두 선수는 창의적이면서 정확한 패싱력으로 공격수 득점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베나윤은 재기 의지가 충만하면 2008/09시즌 포스를 되찾을 수 있고, 아르테타의 대표적인 장점은 경기 내내 공격을 풀어가는 꾸준함 입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겠지만, 로시츠키 이외에는 아무도 제 구실을 못하는 아스널 미드필더진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입니다. 활발한 패스워크를 공격의 주무기로 삼았던 아스널이라면 박주영에게 많은 공격 지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나코 시절의 알론소처럼, 아스널에서도 자신의 골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등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됩니다.

아스널의 9월 일정은 무난합니다. 스완지 시티(10일) 블랙번(17일) 볼턴(24일) 같은 약체들과 경기합니다. 지난달 뉴캐슬-리버풀-맨유 같은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경기하면서(지난 시즌 뉴캐슬 원정에서 4골 넣은 뒤 후반 23분부터 4실점 허용) 잃었던 승점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병행하는 체력적 부담이 있지만 이적시장 막판에 5명을 보강하면서 로테이션 활용이 가능합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는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빅4 잔류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지만, 이적시장 막판 분노의 영입을 실현하면서 강팀의 위용을 되찾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박주영 활약상과 더불어 아스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