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슈퍼매치' FC서울과 수원 블루윙즈의 라이벌전은 한 여름 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명승부 명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수없이 공방전을 펼치면서 수많은 스토리를 탄생시켰고 치열한 혈전을 주고 받은데다 많은 축구팬들을 열광 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라이벌전이 주목되는 이유는 두 팀이 포스코컵 결승 진출을 앞두고 화끈한 한 판 승부를 펼친다는 점입니다.

서울과 수원은 28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포스코컵 4강에서 격돌합니다. 두 팀은 지난 14일 8강전에서 각각 대구와 부산을 승부차기로 제압하면서 4강 고지에 올랐으며 상암벌에서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포스코컵은 정규리그-FA컵보다 비중이 떨어지지만,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과 윤성효 수원 감독 입장에서는 사령탑 부임 후 첫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입니다. 과연 어느 팀이 맞수를 상대로 승리하여 오는 8월 25일에 열릴 포스코컵 결승전 무대를 밟을지 주목됩니다.

1. 통계상으로는 서울의 우세, 하지만 수원이 달라졌다

일반적인 통계를 놓고 보면 서울의 우세가 두드러집니다. 안양 LG(FC서울의 전신) 시절을 포함한 역대 전적에서는 56전 19승14무23패로 밀리고 있지만, 최근 K리그 4연승 및 홈 8연승을 거두었고 최근 7경기 연속 무패행진(5승2무)를 기록중입니다. 그리고 수원과의 최근 홈 경기에서 2연승을 올린데다 지난 4월 4일 수원전에서는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치며 3-1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좌우 측면 공격이 저하되면서 전반기 시절보다 공격력이 떨어진 아쉬움 속에서도 '이기는 축구'로 재미를 봤습니다. 그 흐름이 수원전에서 빛을 발하면 홈팬들에게 멋진 승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수원이 윤성효 감독 부임 이후 전술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이번 경기의 최대 변수입니다. 수원은 기존의 롱볼 축구에서 미드필더진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기술 축구에 눈을 떴으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빙가다 감독은 26일 포스코컵 기자회견에서 "수원은 예전보다 공수 전환 템포가 빨라졌고 침투패스가 좋아졌다"며 수원의 달라진 전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5일에는 수원 경기가 열렸던 포항 스틸야드를 직접 찾아갈 정도로 수원를 잔뜩 경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서울전은 윤성효 감독의 지도력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2. '이적시장 폭풍 주도했던' 서울-수원, 이적생 출전시킬까?

2010 K리그 여름 이적시장은 예년과 달리 팬들의 관심 및 시선을 사로잡는 이슈가 굵직했습니다.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을 다투는 서울과 수원이 여름 이적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6일까지는 수원이 황재원-신영록을 비롯 총 6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이적시장의 폭풍을 주도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이 27일 오전 '뜬금없이' 최태욱 영입을 공식 발표했고 리마의 영입까지 앞두면서 수원과 막상막하의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더욱이 서울은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었던 제파로프와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물급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습니다.

축구팬들의 관심은 서울-수원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의 출격 여부입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출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원의 이적생 박종진-임경현은 이미 경기를 뛰고 있지만 황재원은 부상 때문에 결장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신영록은 지난 6월 부터 수원 선수단에 합류 및 훈련하면서 몸을 만들었고 다카하라-마르시오의 출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서울은 최태욱의 친정팀 복귀전을 31일 제주전으로 계획했고 리마의 영입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오늘 안으로 발표될 듯) 제파로프 같은 경우에는 서울이 오른쪽 윙어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수원전에서 그 포지션을 도맡아 K리그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주목됩니다.

3. 하대성vs백지훈, 중원 사령관 정면 맞대결

두 팀의 중원 사령관 역할을 하는 하대성과 백지훈의 대결은 이날 경기의 백미입니다. 하대성과 백지훈은 최근 물 오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대성은 FA컵을 포함한 최근 5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미들라이커의 저력을 발휘했고 백지훈은 18일 대구전 1골 1도움, 21일 수원시청전 2골을 넣으며 '골든 보이'의 포스를 되찾고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부지런한 움직임을 앞세운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골을 노리는 성향이어서 누가 라이벌팀의 비수를 꽂을지 주목됩니다.

특히 하대성은 지난 시즌의 기성용 역할을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여러차례의 중앙 쇄도 과정에서 공격진과 연계 플레이를 유도하거나 직접 슈팅 기회를 노리며 서울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도맡고 있죠. 서울이 이승렬-김태환의 부진, 에스테베즈의 방출로 측면 공격이 허약해진 상황에서 하대성의 오름세는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반면 백지훈은 25일 포항전에서 경기 상황마다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부상 및 부진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보니 최근에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이 떨어졌죠. 이 같은 어려움을 서울전에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은 자신의 친정팀이지만 4년 전 매끄럽지 못한 이별을 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분발을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4. 데얀, 서울의 수원전 승리 열쇠

서울 선수 중에서는 데얀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서울 이적 이후 그동안 수원과 만나면 항상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4월 4일 수원전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해까지 타겟맨을 맡아 박스 안에서 골을 노리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올 시즌 빙가다 체제에서는 쉐도우로 내려가면서 2선과 최전방 사이에서 공격 조율에 주력했습니다. 최근에는 스피드가 느린 약점 때문에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압박에 막혀 고전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서울이 수원전에서 승리하려면 데얀이 경기를 해결해야 합니다.

데얀으로서는 강민수의 견제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자신이 2선에서 공을 받기 위해 내려오는 순간에 강민수와 볼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강민수가 센터백에서 홀딩맨으로 전환하면서 공수 양면에 걸쳐 폼이 부쩍 오른 것은 데얀에게는 부담입니다. 강민수의 견제를 이겨내더라도 리웨이펑-최성환으로 짜인 상대 센터백 조합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또 다른 부담이 있기 때문에, 동료 선수들이 데얀의 압박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타겟맨 역할을 맡을 정조국 또는 방승환이 얼마만큼 상대 수비를 흔들며 데얀의 공격 침투 길목을 열어주거나 강민수를 공략하느냐에 따라 서울의 공격력이 결정 될 전망입니다.

5. 호세모따의 파트너, 염기훈vs하태균vs신영록...아니면 호세모따 원톱?

수원의 고민은 공격진입니다. 원톱으로서 마땅히 내세울 공격수가 없으며 서로 완성된 공격 시너지를 자랑하는 투톱 공격수 조합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염기훈이 25일 포항전에서 호세모따의 파트너로 중용되면서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에 의한 공격 루트를 개척했지만 평소에 패스 정확도가 기복이 심했던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3경기 연속 도움(4도움)을 기록하면서 호세모따의 새로운 투톱 파트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염기훈이 중앙을 맡으면서 왼쪽 측면이 임경현의 부진으로 허약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하태균 또는 신영록이 서울전에서 호세모따의 파트너로 나설 수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수원은 서울전에서 다시 원톱으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강민수가 복귀하면서 홀딩 역할을 맡아 4-4-2에서 4-1-4-1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염기훈이 왼쪽 윙어를 맡으면서 호세모따가 골을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호세모따는 상대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이 취약하며 포스트플레이에서 뚜렷한 강점을 심어주지 못했습니다. 염기훈-이상호가 상대 수비 라인 사이를 파고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지 않으면 최전방에서 고립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윤성효 감독이 고민거리가 많은 공격진을 어떻게 운용할지, 그 선택이 서울전 결과를 좌우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힙니다. 대한민국에서 많은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관계가 라이벌전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수원 선수들과의 신경전은 항상 끊이지 않았고, 두 팀 팬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세놀 귀네슈 전 서울 감독은 수원과 관련된 독설을 퍼부으며 두 팀의 라이벌 대결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오는 4일 오후 3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수많은 관중들의 관심과 성원속에 뜨거운 축구 전쟁이 펼쳐질 것입니다. 라이벌전 특성상 어느 팀이 승리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동안의 대립이 쌓이고 또 쌓였기 때문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FC서울의 2004년 연고지 이전 이후, 총 22번의 접전을 펼친(8승7무7패로 수원 우세) 두 팀의 역대 명승부 및 라이벌전을 빛낸 선수들을 종합해서 포스팅했습니다.

-역대 명승부-

1. 2005년 10월 23일, 서울 3-0 수원(박주영 결승골, 수원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박주영이 건재함을 되찾았던 경기였습니다. 박주영은 전반 20분 정조국이 헤딩으로 떨군 공을 수원 문전에서 잡자마자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K리그에서 56일 동안 골을 터뜨리지 못해 슬럼프에 빠졌으나 라이벌 수원전에서 시즌 10호골을 넣으며 아홉수에서 탈출했습니다. 박주영의 골에 힘입은 서울은 정조국과 한태유의 추가골로 홈팀 수원을 3-0으로 제압해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에서 탈출했습니다. 아울러 수원은 서울전 완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 실망한 수원팬들은 수원 선수단 버스 앞에서 차범근 감독 경질을 요구했습니다. 서울과 수원의 명암이 엇갈렸던 경기였습니다.

2. 2006년 7월 21일, 서울 1-1 수원(천제훈의 극적인 동점 중거리슛, 그리고 서울의 우승)

이 경기는 후반 39분 이전까지 '수원의 축제' 였습니다. 이관우가 대전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첫 번째 경기이자 신입 외국인 선수였던 올리베라의 K리그 데뷔 무대가 됐습니다. 특히 이관우는 수원의 오른쪽 윙어로서 정교한 패싱력과 빠른 순간 스피드, 현란한 발재간을 선보이며 많은 수원팬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리베라는 후반 26분 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인 K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수원의 기쁨도 잠시, 후반 39분 서울 미드필더인 천제훈이 그림같은 중거리슛으로 1-1 동점을 연출했습니다. 서울은 천제훈의 골에 힘입어 수원전 무승부로 하우젠컵 우승을 확정지으며 라이벌 팀 홈구장인 빅버드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3. 2007년 3월 21일, 서울 4-1 수원(박주영 해트트릭, 수원의 대패)

박주영만을 위한 경기였습니다. 박주영은 전반 13분 이청용이 오른쪽 문전에서 수원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땅볼 슈팅한 공을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6분에는 이을용의 프리킥 과정에서 역전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1분 뒤,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수원 진영을 파고들며 논스톱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작렬했습니다. 그런 박주영은 후반 45분에 교체되어 서울 팬들의 열렬한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3골을 비롯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패스워크와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를 유린하는 날렵한 발재간은 여전히 서울팬들의 달콤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4. 2007년 4월 8일, 수원 1-0 서울(하태균의 결승골, 수원의 자존심 회복)

수원은 서울전 1-4 대패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해 성남-광주와의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경기 내용 끝에 패했습니다. 3연패 수렁에 빠진 수원 선수들은 서울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합숙에 돌입할 만큼 라이벌을 이기겠다는 각오로 단단히 무장했습니다. 박주영 봉쇄를 위해 미드필더의 강력한 압박을 앞세운 견고한 수비벽을 형성하며 서울을 무실점을 요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전반 17분, 하태균이 서울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수원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수원은 2004년 10월 1일 이후 30개월 만에 서울전에서 승리했고 1-4 대패 복수 및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5. 2008년 12월 7일, 수원 2-1 서울(수원의 정규리그 우승, 역대 최고의 챔피언결정전)

K리그 우승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원과 서울이 만났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양팀이 공방전 끝에 1-1로 비겼습니다. 그리고 빅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홈팀 수원이 2-1 승리로 웃었습니다. 전반 11분 에두의 선제골로 앞선 뒤 전반 25분 정조국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36분 송종국의 결승골로 홈에서 4번째 별을 가슴에 새기게 됐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하늘이 수원의 우승을 축하하는 듯, 빅버드에 눈발이 몰아치는 광경이 연출 됐습니다. 영상 1도를 기록하는 최악의 날씨 속에서 4만 1044명이 경기장을 찾을 만큼, 역대 최고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치켜세우기에 손색 없습니다.

6. 2009년 8월 1일, 수원 2-0 서울(북한 국적 안영학에게 최고였던 경기)

수원의 홈 경기 4연승, 서울의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도전이 서로 맞물렸던 경기였습니다. 여기에 김두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친정팀 수원에 복귀했던 첫 경기였기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북한 국적의 안영학 이었습니다. 안영학은 후반 6분 김대의의 프리킥 과정에서 공을 잡아 서울 선수들을 유린하는 발재간에 이어 상대 골망을 흔들며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수원은 티아고의 추가골에 힘입어 서울을 2-0으로 제압했습니다. 부산 시절 K리그 최정상급 홀딩맨으로 주목 받았으나 수원 이적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안영학의 푸른 날개가 화려하게 비상했습니다.

-서울vs수원, 어떤 스타들이 빛냈나?-

서울은 수원전에서 스타들이 경기의 승부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특히 '수원 킬러' 박주영은 2007년 3월 21일 수원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역대 수원전에서 총 5골을 넣으며 서울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습니다. 서울의 프랜차이즈인 정조국은 총 3골을 터뜨리며 수원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008년 12월 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동점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 앞에서 닥쳐 세리머니를 펼쳤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은 직접 결승골을 넣으며 서울의 수원전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기성용은 2008년 10월 29일 수원전에서 후반 47분 결승골을 성공시켜 서울의 1-0 승리를 견인했는데 엠마뉘엘 아데바요르(맨체스터 시티)를 흉내내는 골 뒤풀이로 K리그 팬들의 이슈를 끌어 모았습니다. 이청용은 이듬해 4월 4일 수원전에서 후반 22분 문전 쇄도에 이은 오른발 결승골로 서울의 1-0 승리를 지휘했습니다. 허정무호의 일원인 이승렬은 2008년 7월 2일 수원전에서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으며 수원의 1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저지했고 그해 신인왕에 등극했습니다.

반면 수원은 기존의 해결사가 아닌 '의외의 선수'가 해냈습니다. 해결사의 기질과 거리감이 있었던 선수들이 서울전 승리를 이끈 것이죠. 2004년 10월 3일 서울전에서 김두현이 결승골을 넣었는데, 당시 수원의 해결사는 나드손 이었습니다. 2007년 서울전 3승을 이끈 주역들도 에이스는 아니었습니다. 4월 8일 서울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하태균은 신인이었고 5월 2일 서울전 선제골을 넣은 곽희주는 수비수, 8월 19일 서울전에서 골을 작렬한 이관우와 김대의는 전형적인 미드필더 역할에 충실하던 선수들 이었습니다.

2008년 서울전 3승 과정에서는 해결사들이 제 몫을 했습니다. 서동현은 4월 2일 서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4월 13일 서울전에서는 신영록이 두 골을 넣었습니다. 12월 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에두가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의외의 선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곽희주가 후반 34분 동점골을 넣으며 서울전 패배 위기를 모면했고 2차전에서는 송종국이 페널티킥을 실축했으나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재차 넣으며 수원의 K리그 우승에 결정타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1일 서울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안영학의 역할은 홀딩맨 이었습니다.

-서울vs수원전을 앞둔 양팀 감독들의 말-

"라이벌전이라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수원에서는 조원희가 미드필더진에서 경기 운영을 잘하고 있다. 주장이자 그 역할을 잘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경험이 있다. 수원은 특정 선수보다 팀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 (넬로 빙가다 FC서울 감독, 4월 2일 공식 기자회견)

"박주영이 해외로 진출한 것은 개인적으로 잘된 일이다. 박주영이 나가니깐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 그동안 박주영이 골을 많이 넣어 부담이 됐다. 이승렬-정조국-데얀 같은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골을 넣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는 막아야겠다" (차범근 수원 감독, 4월 2일 공식 기자회견)

 

Posted by 나이스블루

 

'조투소' 조원희(27)가 1년 만에 다시 수원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조원희는 지난해 3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입단 테스트 끝에 이적에 성공했으나 종아리 부상 및 주전 경쟁 탈락의 이유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위해 꾸준한 경기 출전이 불가피했고 친정팀 수원에서 1년 동안 무상 임대 자격으로 뛰게 됐습니다.

조원희의 수원 임대는 씁쓸한 구석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유럽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그 결과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면 조원희의 수원 임대는 선수 본인의 경기 감각 회복과 기량 향상의 키울 수 잇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조원희의 K리그 유턴은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꿈꾸는 허정무호와 올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꾸는 수원 삼성 전력에 플러스 효과를 안겨줄 것입니다.

우선, 조원희의 복귀는 허정무호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조원희는 위건에서의 벤치 신세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 부진으로 전반 34분 0-1로 뒤진 상황에서 질책성 교체 당했습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수원에서 경기 감각을 키우고 예전의 실력과 투철한 승부근성을 되찾으면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허정무호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조원희가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임을 상기하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공헌할 수 있는 존재로 부각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원희 효과'를 제대로 누릴 팀은 바로 수원입니다. 수원이 조원희를 1년 임대로 데려왔고 차범근 감독이 적극적인 복귀 요청을 했던 것은 올해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수원은 조원희 효과로 2007년 정규리그 초반에 부진했던 성적을 후반기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고 이듬해 더블 우승(정규리그, 하우젠컵)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지난해 초 위건으로 이적하면서 수원의 중원은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시즌 정규리그 10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으로 K리그 명문의 이미지를 잔뜩 구기고 말았습니다.

사실, 조원희가 위건에 진출할 수 있었고 홀딩맨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원과 차범근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조원희는 2007 시즌 중반까지 양상민-송종국과의 풀백 경쟁에서 밀렸던 벤치워머이자 일본 J리그 진출을 고려했으나 시즌 중반 김남일(톰 톰스크)이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수술로 빠지면서 마침내 출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풀백에서 홀딩맨으로 변신하는 모험은 결국 성공적으로 끝났고 수원은 조원희의 중원 장악에 힘입어 정규리그에서 오름세를 거듭했고 한때 성남을 제치고 1위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그런 조원희가 위건에서 친정팀 수원에 복귀한 이유는 재기를 향한 새출발을 하는데 있어 최상의 팀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수원이라면 적응 문제가 없고 2008시즌까지 팀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차범근 감독은 2년 전 주전 경쟁 탈락으로 방황하던 자신의 성공을 도와주었던 지도자입니다. 위건에서 꾸준한 경기 출전에 실패하여 경기 감각을 되찾기에는 차범근 감독의 힘이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차범근 감독이 자신의 복귀를 원하며 직접 잉글랜드로 이동해 만났던 사실은 수원 복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조원희를 임대로 데려온 수원은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전력 보강에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수비 보강을 위해 오재석과 양준아 같은 대학 축구에서 걸출한 수비력을 뽐냈던 신인들을 영입했고 배기종-박현범을 제주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통해 강민수-이동식을 데려왔습니다. 여기에 조원희까지 무상임대로 영입하면서 수비 보강에 힘을 실었습니다. 조원희를 무상임대로 데려온 것은 재정 상황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수원에게 큰 힘이 되었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수원은 2009 시즌 초반 조원희 공백으로 불안한 수비력을 일관했습니다. 중원에서 조원희의 홀딩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 없이 경기 내내 중원 장악 실패에 따른 수비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에는 안영학이 컨디션 난조로 벤치를 지켰고 박현범-송종국의 폼이 떨어졌던 시기여서 조원희의 존재감을 부추겼습니다. 그래서 수원 미드필더들은 조원희 부재로 경기 장악에 실패했고 짧은 패스보다 롱볼 위주의 공격을 펼쳐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가 반복되었던 배경도 이 때문 이었습니다.

여기에 수원은 2009 시즌 종료 후 안영학을 잃으면서 중원에서 구심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홀딩맨이 없습니다. 물론 이동식이라는 또 다른 홀딩맨을 얼마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으나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이 적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원이 조원희 카드로 중원을 강화한 것은 K리그를 비롯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칼을 빼든 것입니다. 조원희는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일본-중국-중동 미드필더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우라와 실력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원은 K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가 절실합니다. 차범근 감독 체제하에서 2005년과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데다 2002년 이후로 아시아 제패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때 아시아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손꼽혔고 세계 정상급 축구 클럽 반열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수원으로서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중요시 여깁니다. 만약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면 '팬들에게 경질 논란 겪었던' 차범근 감독의 입지가 불안해지는 만큼, 차 감독으로서도 조원희 영입이 절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수원의 '조원희 효과' 여부입니다. 조원희가 복귀하면서 팀의 불안 요소였던 중원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료 선수들이 그 이점에 힘입어 팀의 승리를 위해 열의를 다하지 않는다면 조원희 효과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올 시즌 성적 향상에 매진할 것으로 보이며 노련한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우수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성공하여 그 효과가 뿌리내리면 아시아 정복을 향한 수원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던 수원 삼성의 불안 요소는 이번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마토, 조원희, 신영록, 이정수가 팀을 떠나고 이상호, 리웨이펑, 알베스가 새로 들어왔지만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의 그림자가 너무 컸습니다.

수원이 7일 오후 3시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 애칭)에서 열린 포항과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전반 6분 김태수에게 선취골을 내준 뒤 16분 에두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따라잡았지만 37분 스테보와 후반 40분 데닐손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홈팬들에게 실망스런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후반 45분 조용태가 추격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스코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이었습니다. 수원은 최근 9시즌 동안 개막전 6승3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포항전 패배로 올 시즌 행보가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사실, 국내 축구계에서는 수원의 우승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스포츠 조선>에서는 K리그 15개팀 감독과 선수들에게 우승팀 설문 조사를 했는데 서울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다른 축구 전문가들도 서울의 우승 가능성을 밝게 내비친 것과 동시에 수원의 정규리그 2연패 여부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난 공백과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 문제였죠.(이런 글을 쓰는 저는 서울팬이 아닙니다.)

특히 포항전에서는 마토-이정수-조원희 같은 수비 자원들의 공백이 너무나 컸습니다. 세 선수 모두 센터백과 풀백, 혹은 홀딩맨까지 도맡으며 지난해 수원의 K리그 최소 실점 1위를 이끌었기 때문에 기존 수비수들과 이적생들이 그 공백을 무리없이 메우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습니다.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수비수들이 강하지 않으면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수비 부담이 늘어나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는데다 골을 넣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패배로 직결됩니다. 수원이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통곡의 벽'으로 불리던 마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독주 행진을 달릴 수 있었던 것도 퍼니단드-비디치-에반스-오셰이-하파엘 등과 같은 수비 자원들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수원은 포항과의 전반전에서 '곽희주-리웨이펑-최성환'으로 짜인 3백을 구사했습니다. '김대의(양상민)-마토-곽희주-송종국(이정수)'의 포백을 형성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무게감이 약하죠. 리웨이펑은 K리그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고 최성환은 지난 시즌 마토와 곽희주의 백업으로 활약했던 선수여서 이들이 마토와 이정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수비라인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선수들의 호흡'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원 수비라인이 포항전을 비롯 시즌 초반에 무너질 가능성은 더 없이 높았습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은 최성환이 문전으로 달려들던 김태수를 놓치면서 벌어진 것입니다. 김태수의 골을 엮어낸 데닐손의 절묘한 패스도 대단했지만, 공을 보면서도 김태수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최성환의 판단이 한 박자 늦은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후반 5분에는 데닐손과 이운재와의 1:1 경합 상황이 있었는데, 이 장면은 리웨이펑과 곽희주의 실수 였습니다. 곽희주는 김재성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는 과정에서 이미 크를 놓쳐버렸고, 김재성의 크로스를 받은 데닐손이 문전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는 가까이에 있던 리웨이펑이 그대로 머뭇거리면서 1:1 돌파를 허용한 겁니다. 다행히 이운재가 데닐손의 슛을 막았지만 만약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수원은 2-4 패배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수원의 세 번째 실점 또한 수비수 책임입니다. 김재성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상황에도 불구, 이를 마크하는 수비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적어도 수비수들은 상대팀 역습 공격에 의한 골을 내주지 말아야 했기 때문에 좀 더 집중을 하면서 경기를 해야 마땅했습니다. 김재성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은 데닐손의 마크 또한 느슨하게 이루어졌죠. 결과적으로 곽희주와 리웨이펑, 최성환의 호흡이 안맞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세 명의 수비수들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필더진에서 상대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하는 홀딩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좌우 윙백인 양상민과 김대의가 경기 초반부터 공격 지향적인 움직임을 펼치면서 '송종국-이관우' 더블 볼란치 조합의 수비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앵커맨 성향일 뿐, 조원희처럼 중원에서 궃은 역할을 다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수원이 차범근 체제에서 두 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김진우(2004년) 조원희(2008년) 같은 수비 전문 요원들의 숨은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만 '송종국-이관우' 조합으로는 수비의 약점을 메우기가 쉽지 않으며 이는 포항의 중앙 공격을 봉쇄하지 못하는 불안 요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전반 37분 스테보에게 골을 허용한 장면은 수원 미드필더진의 패스미스에서 빚어진 상황입니다. 송종국과 이관우, 김대의가 오른쪽 공간에서 엉키는 과정에서 패스미스를 범하다 데닐손에게 공을 빼앗겼고, 이는 스테볼의 골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뿐만은 아닙니다. 수원 미드필더진은 전반전에 김태수의 중앙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후반전에는 김재성에게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치고 말았습니다. 김태수와 김재성은 중원에서의 빠른 순발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인데, 앞으로 수원과 상대하는 팀들은 '포항처럼' 중앙 공격을 집중적으로 시도하여 골을 노릴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수원에는 안영학이라는 홀딩맨이 있지만(박현범은 박스 투 박스 형태임) 발이 느린 선수인데다 빠른 템포 공격에 적응하지 못해 주전에서 밀린 선수여서 앞으로도 허리싸움에서 상대팀에 밀릴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포항전에서 나타난 수원 전력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공격입니다. 3-4-1-2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약에 따라 팀 공격력이 좌우되는 포지션 입니다만 1의 역할을 맡은 최성현은 신형민의 발에 묶이면서 소극적인 활약을 일관했습니다. 더욱이 어느 위치에서 공을 잡아야 할지, 패스를 받아야 할지 애를 먹다보니 팀의 공격 기회를 놓치기 일쑤였고 볼 터치와 패스 횟수 또한 적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에두-배기종' 투톱이 2선에서 활발한 골 기회를 받을 수 없었으며 포항 수비진을 뚫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이어진 것이죠. 또한 송종국과 이관우는 포항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상대 미드필더진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활발히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경기를 중계했던 이용수 KBS 해설위원이 "수원이 작년에 비해 패스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다. 최성현의 패스 연결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한 것 처럼 미드필더진에서의 활발한 움직임과 세밀한 패싱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미드필더진의 수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효과적인 공격력을 살릴 수 없었던 겁니다.

전반 36분 스테보 퇴장 이후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놓쳤던 것 또한 아쉽습니다. 에두는 김형일과 황재원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으면서 지난 시즌의 파괴적인 포스를 살릴 수 없었으며 서동현과 배기종은 문전에서 골 기회를 놓치는 불안함을 안겨줬습니다. 그나마 백지훈과 이상호가 이번 포항전에 결장했기 때문에 앞으로 공격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배기종과 서동현이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노력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수원이 정규리그보다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해 K리그 우승으로 상대팀 견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았는데, 그것을 포항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개막전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감바 오사카(일본)가 지난 시즌 J리그 8위를 차지하고도 아시아를 제패했던 것 처럼, 수원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2005년의 악몽을 밟지 않으려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중에서 어느 한 대회를 중점적으로 두어야 할 것이며, 리그 상향 평준화가 확실하게 굳혀진 K리그보다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력을 끌어올리기가 쉬워 보입니다.

물론 수원팬들의 바람은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제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원 선수들이 그 목표를 이루려면 포항전에서 나타난 단점들을 하나둘 씩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나 마토, 이정수, 조원희의 공백이 너무나 크다는 점에서 수원이 올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거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올 시즌 우승 레이스의 변수가 될 것입니다.

p.s : 스테보가 그랑블루를 자극하는 골 세리머니로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을 당한 것에 말들이 많습니다. 고금복 주심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지만, 올 시즌 심판 판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대 진영을 자극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심판의 견해에 따라 경고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스테보는 시범 케이스로 걸렸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앞으로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 고종수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국 선수 생활을 접었습니다. 선수 시절 내내 발목 잡았던 무릎 부상이 결국 은퇴로 이어지고 만 것이죠. 지난해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무릎 부상후유증에 재활까지 신통치 않아 결국 그라운드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대전 구단과 무릎 수술을 놓고 계약 포기까지 이어졌던 갈등을 나타낼 만큼 '자신의 천재성과 대조적으로' 말년 선수 생활이 너무나 쓸쓸했습니다.

고종수는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대표팀과 K리그를 지배했던 선수입니다. 정확한 포지션은 이탈리아어로 트레콰르티스타(Trequartista)´였죠. 이를 풀이하면 3/4지점에서 활약하는 선수로서 공격진 바로 아래서 움직이면서 창조적인 경기를 하는 포지션을 의미하는데 그 자리가 처진 공격수 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입니다. 생각하는 축구 방식과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경기를 치르는 고종수의 축구 스타일과 맥이 일치합니다. 다른 누구보다 독보적인 볼 재간을 자랑했던 선수였기에 국내 여론에서는 그를 '축구 천재'로 치켜 세웠습니다.

1996년 당시 중앙에서의 투박한 몸싸움과 측면 옵션의 빠른 발에 의존하는 공격이 주류였던 K리그에 고졸출신 신인 고종수의 창의적인 활약은 신선했습니다. 당시 18세였던 고종수는 시즌 후반기 수원 허리의 핵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뉴스에서는 고종수 소식이 나올때마다 그의 덤블링 골 세리머니 장면을 집중적으로 방영하기도 했죠. 독특한 세리머니 또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신생팀이었던 수원은 김호 감독과 조광래 수석코치가 합심했던 4-4-2 포메이션의 아기자기한 공격 축구로 기틀을 다지면서 원년부터 K리그 인기 구단으로 거듭났습니다. 미드필더 형태 또한 다채로웠습니다. 바데아를 플레이메이커로 돌리고 이진행-이광종-조현두-김이주가 좌우 측면을 골고루 휘저었고 윤성효가 살림꾼 역할을 맡는, 그야말로 미드필더의 '분업화'가 철저하게 이뤄졌습니다. 소위 '무전술'이 팽배했던 당시 K리그의 열악한 환경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당시 수원 홈 구장 관중 기록이 1위였지요.(한 가지 첨언하자면, 수원과 더불어 기술 축구로 주목 받은 팀이 바로 부천이었죠. 당시 수원vs부천은 라이벌 관계로 주목 받았는데, 오히려 김호vs니폼니시(훗날 조윤환) 대결 구도가 더 주목 받았습니다. 이는 K리그의 경기력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고종수는 바데아에 가려져 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이 되자 출장 시간이 늘어나면서 성인 축구 템포에 적응하더니 현란한 볼 재간과 출중한 개인기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예로 주목 받았습니다. 1997년 1월에는 사상 최연소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서 한국 축구 문화에 새바람을 일으켰죠.   

그 이후, 고종수는 무서운 존재로 변신합니다.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은 '고종수 존'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유연한 왼발목 스냅으로 볼이 날아가다 어느 순간에 밑으로 떨어지는 '드롭 골'까지 넣었습니다. 1996년 신인 시절의 앳된 플레이는 프로와 대표팀 경험, 패기까지 더해지면서 패스-개인기-돌파력-경기를 조율하는 능력 등등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거듭났습니다. 1998년 정규리그 우승, 1999년 전관왕 달성, 2000년 더블 우승(아디다스컵, 대한화재컵), 2001년 아디다스컵 3연패 등, '신흥 명문'으로 불리던 수원의 전성기를 이끌었죠. 특히 1998년에는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 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고종수를 지지하는 수원팬들의 열기였습니다. '고종수=수원 블루윙즈'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큼 고종수를 좋아해서 수원을 좋아했던 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박건하, 이운재 같은 스타 플레이어도 여럿 있었지만 고종수 만큼은 절대적이었습니다. '!! !!!! 고~종수' 콜은 경기장에서 자주 불려지던 응원 구호였고요.(!는 박수를 말함) 2002년 7월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 슈퍼컵 1차전 알 히랄 전에서는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 응원석에 걸어진 걸게 중에 거의 대부분이 고종수 관련 응원문구였을 정도였죠. 당시 고종수가 십자인대 부상에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만큼 고종수의 존재가 수원팬들에게 애증 그 이상이었던 겁니다.

당시 고종수는 '수원의 영웅'이었습니다. 수원하면 고종수였고, 고종수하면 수원이었습니다. 수원의 공격 중심은 고종수였고, 아직까지 수원팬들에게 회자되는 '고데로 트리오(고종수-데니스-산드로)'는 수원 역사상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였습니다. 창의적인 실력 이외에도, 덤블링 세리머니, 1999년 올스타전에서 컨츄리 꼬꼬의 노래를 부른것에 모자라 연예계까지 진출했던 끼, 주로 대표팀에서 선을 보였던 노란색 머리 등등 팬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있었습니다. 수원이 1998년 K리그 르네상스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K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인물이 고종수였던 만큼,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종수는 수원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2001년 7월 십자인대 부상을 시작으로 끝없는 내리막에 빠집니다.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에 많은 출장을 거듭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화'가 되었던 겁니다. 19세였던 1997년 수원과 청소년 대표팀,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혹사를 시작으로 적지 않은 체력 소모에 시달리더니 2001년에 이르러 주저 앉고 만 것입니다.

당시 고종수는 '히딩크호의 황태자'로 주목 받았지만 고강도 체력 훈련을 이기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 출장을 거듭하다 결국 십자인대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김호 감독이 히딩크 감독의 체력 훈련에 불만을 제기했을 정도로 고종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2001년에는 수원이 K리그와 아시안클럽선수권 대회(AFC 챔피언스리그 전신)에 참가하는 등 고종수의 출장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피로 골절 증상으로 고생했던 그에게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시련이 닥쳤던 겁니다. 근본적으로는, 1997년부터 각급 대표팀에 차출되었던 한국 축구의 후진적인 시스템에 발목이 잡힌 것이죠.(고종수 외에도 이동국, 최성국, 박주영 등도 같은 케이스죠.)

결국 고종수는 잦은 부상과 그로 인해 얻은 슬럼프로 팬들에게 점점 잊혀지는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그를 '게으른 천재'라 했을 만큼 인내심과 의지력이 부족했던 고종수의 정신력을 비판하기도 했었죠. 그만큼 안좋은 일들도 많았습니다. 2003년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했으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방출됐고 2004년 수원으로 돌아왔으나 그해 11월 임의탈퇴 처리 되었습니다. 2005년에는 전남에서 재기를 노리다 방출되었고 2006년에는 소속팀을 구하지 못해 1년간 실업자 상태로 지냈죠. 특히 2004 시즌 도중에는 서울 영동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우울증에 걸려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2007년 9월 스포츠 2.0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이렇게 말했죠. 이런 일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고종수를 대하는 언론 또한 문제였습니다. 1997년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는 고종수가 박이천 감독을 대신하여 사령탑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기사가 나왔고, 강남에 식당 차렸거나 술집을 한다는 거짓말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루머가 여럿 나올 만큼, 재기를 노리던 고종수를 괴롭혔죠.

그동안 당했던 시련 만큼, 2007년 대전에서의 재기 성공은 극적이었습니다.많은 사람들은 '고종수가 뛸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가졌지만, 고종수는 그해 여름 대전 사령탑을 맡은 김호 감독의 조련 속에 대전의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4-3-3 전형의 미드필더 꼭지점에서 이성운, 박도현(김용태, 나광현)과 유기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브라질리아-슈바-데닐손' 브라질 트리오의 공격력을 적극 도왔죠. 조광래 감독이 "고종수가 다시 축구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고 찬사를 보낼 만큼, 고종수는 다시 일어선 끝에 대전의 창단 첫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당시 대전팬들이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내려가 고종수와 얼싸안을 만큼, 6강 진출의 주역은 고종수였던 겁니다. 그런 활약속에 지난해 대전의 주장을 맡을 수 있었죠.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한 대전구단과의 갈등은 재계약 포기로 이어졌고, 결국 재활마저 신통치 않아 은퇴를 했습니다. 비록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나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은퇴'가 악플 및 조롱 대상이 되면서 또 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분명 고종수는 한국 축구 역사에 잊혀지지 않을 선수로 남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한때 한국 축구를 화려하게 장식하다 내리막길을 걸었던 '비운의 축구천재' 말이죠.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고종수가 현역 K리그에서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고종수는 2007년 9월 스포츠 전문 잡지 <스포츠 2.0>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랜기간 나를 아껴준 그랑블루가 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그랑블루랑 따로 은퇴식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수원팬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전성기 시절 자신을 영웅처럼 지지했던 수원팬들과 다시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죠.
 
결국 고종수는 우리들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어떠한 은퇴식 없이 쓸쓸히 떠났지만 수원과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만큼 마음만은 '영원한 수원맨'이었던 겁니다. 자신을 아껴주었던 수원팬들과 함께하고 싶었던 만큼, 그는 앞으로도 수원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몸은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수원의 영웅' 고종수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