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 30인을 발표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30일 논현동에 위치한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예비 엔트리 발표회에서 30명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 엔트리에서 꾸준히 발탁된 선수들이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황재원-김치우 같은 오랜만에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은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김병지(40, 경남) 설기현(31, 포항)은 끝내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대표팀에서 탈락했습니다. 두 선수는 여론에 의해 남아공행 가능성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끝내 예비 엔트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예비 엔트리 30인 명단을 추려 다음달 중순 남아공 비행기에 탑승할 최종 엔트리 23인 명단이 결정되는 만큼, 두 선수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없게 됐습니다.

물론 김병지는 월드컵보다 소속팀 경남의 K리그 우승을 간절히 염원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 골키퍼 논란으로 여론의 김병지 발탁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표팀 발탁 여부로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기현은 월드컵 출전을 위해 10년 간의 유럽 커리어를 마치고 지난 1월 포항에 입단했으나 연이은 부상 여파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난 2월 전지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고 3월에는 무릎 연골이 파열되면서 전치 3개월 진단을 받아 대표팀 탈락 가능성이 대두됐습니다.

무엇보다 김병지가 예비 엔트리에서 탈락한 배경은 이운재-김영광-정성룡 3인 골키퍼 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의도가 있었습니다. 4년 전 대표팀 감독을 이끌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김병지를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킨 것과 다른 행보죠.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와 달리 교체 빈도가 적은 특성 때문에 예비 엔트리 30인 명단에 김병지를 포함한 4명의 골키퍼를 포함시킬 의미가 없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김병지를 뽑겠다는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병지의 경기력을 살펴보기 위해 김현태 골키퍼 코치가 지난 11일 경남-강원 경기를 관전한 것은, 김병지 발탁 여부 보다는 이운재를 자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 코치는 이운재가 지난 4일 서울전에서 치명적인 실점을 범하면서 언론을 통해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고 그로인해 대표팀 발탁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병지의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김병지는 K리그 9경기 7실점으로 분전하며 여론의 발탁 지지를 얻었지만, 대표팀에서 탈락한 이유는 실력을 떠나 기존 골키퍼를 믿고 가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의도가 작용했습니다.

사실, 김병지를 대표팀에 뽑기에는 김영광-정성룡 중에 한 명을 희생해야 하는 무리수가 따릅니다. 두 명의 젊은 골키퍼는 올 시즌 절정의 폼을 발휘하며 이운재의 No.1 자리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실력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운재가 최근 수원에서 예전보다 떨어진 폼을 보인 것은 분명하나, 그동안 허정무호의 No.1 골키퍼로서 많은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김병지 발탁이 대표팀 골키퍼 논란을 해결할 카드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설기현은 불과 얼마전까지 염기훈과 더불어 부상 때문에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희박한 선수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염기훈은 부상 회복이 빨라지면서 지난 27일 AFC 챔피언스리그 아미포스전에서 2골을 넣으며 수원의 6-2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설기현은 지난 29일 팀 훈련에 복귀하면서 그라운드 출격을 대기했지만 자신의 실력을 K리그에서 증명하기에는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포항 복귀 이후 부상에 시달렸던 것이 풀럼에서의 벤치 신세와 맞물려 실전 감각 부족에 의심을 받아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입니다. 염기훈이 부상 이전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또한 설기현은 허정무호에서의 활약이 좋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9월 5일 호주전에서 후반 막판에 골을 넣었지만 10월 14일 세네갈전과 11월 19일 세르비아전에서의 무기력한 공격력이 아쉬웠습니다. 설기현은 두 경기에서 4-2-3-1의 원톱을 맡았는데 스탠딩 성향 때문인지 2선 미드필더와의 간격을 좁히지 못해 좀처럼 상대 수비진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선 미드필더들이 설기현의 부진에 의해 박스 안으로 접근하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료 선수들과 횡패스를 주고 받는 아쉬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의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이 높다는 점, 공격수까지 소화 가능한 염기훈이 얼마전 허정무 감독에게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칭찬을 받았다는 점은 설기현의 대표팀 탈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 이었습니다. 최종 엔트리 23인에서 공격수를 4명 뽑을 수 있는 만큼, 박주영-이동국-안정환-이근호(또는 염기훈, 이승렬) 체제로 구축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설기현은 그동안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염원했으나 그 꿈은 결국 무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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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한국 축구 선수 중에서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는 박지성입니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유에서 다섯 시즌 동안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지구촌에 널리 떨쳤습니다. 그래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을 비롯한 여러 유럽 클럽들이 박지성의 성공을 계기로 수많은 한국인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여러 명의 선수들이 유럽땅을 밟았습니다.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맨유에서 성공을 거둔 박지성의 행보는 유럽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 선수들의 롤 모델이자 이상향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이 에인트호벤에서 중심을 잡기 이전에 한 명의 한국인 선수가 유럽에서 두각을 떨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스나이퍼' 설기현(31, 포항)입니다. 설기현은 지난 2000년 7월 벨기에 주펄러리그에 갓 승격했던 로얄 앤트워프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1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롱런했습니다. 재능있는 한국인 선수들이 유럽에서의 적응 실패로 고국에 돌아왔던 전례가 많았음을 떠올리면 설기현의 유럽 무대 10년의 활약상은 의미가 큽니다.

설기현이 벨기에 무대를 밟았던 시절에 유럽 무대에서 빛을 발했던 한국인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일본인 미드필더 나카타 히데토시(은퇴)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발휘했던 천재성에 한국 팬들이 부러워했던 시기였죠.(당시 한국에 나카타 팬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국 축구는 유럽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는 한국인 선수의 필요성을 느끼며 유럽 공포증을 이기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고 실행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설기현 이었습니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KFA)로 부터 유망주 해외 진출 프로젝트 1호로 선정되어 벨기에 주펄러리그에 진출했습니다.

유럽에서 웃고 있는 선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까지, 그 첫 발이었던 설기현의 벨기에리그 활약상은 당시 국내팬들의 시선과 초점을 모았습니다. 데뷔 시즌에 12골을 터뜨리고 이듬해 벨기에리그 명문 안더레흐트에 이적하면서 차범근 이후 한국 공격수가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축구 인재들이 유럽에서 위상을 떨치기 시작했던 요인도 설기현의 활약을 통해 긍정적인 희망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근래에 유럽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박지성이었지만, 진정한 개척자는 다름 아닌 설기현 이었습니다.

하지만 설기현의 데뷔 시즌이 무조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효리사랑은 2001년 어느 모 일간지에서 허정무 감독과 설기현이 대담을 나누던 내용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설기현이 허정무 감독에게 "앤트워프에 진출할 초기에 동료 선수들과 훈련했는데 나에게 공이 오지 않아 힘들었다"라며 개인적인 고충을 털어 놓았고 허정무 감독도 "나도 에인트호벤에 있었던 초기에 같은 경험을 했다"고 답변했던 내용 말입니다. 동양인 선수가 유럽이라는 낯선 땅에서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 였습니다. 여기에 설기현은 영어까지 통하지 않았고 운전면허증까지 없어(2001년 여름에 취득) 유럽에서 힘든 시기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설기현은 "유럽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신념으로 무장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8세 때 아버지를 탄광 사고로 여의면서 축구를 통해 삶의 희망을 품었고 그 마음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신이 가진 축구 재능을 맘껏 쏟으며 불붙은 득점 감각을 보여줬고 이듬해 시즌 안더레흐트에 이적하며 벨기에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그러더니 2001년 8월 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할름슈타트(스웨덴)전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로 경기 출전 및 골을 기록했습니다. 9월 12일에는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러시아)전에 출전해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았습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4강 전사로 활약한 자신감에 힘입어 벨기에 무대를 평정했습니다. 2002/03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골(6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선두에 오를 만큼 공격력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비록 윙 포워드라는 한계 특성상 연속골 이후로 다득점에 실패했지만, 정확한 크로스와 측면에서의 유연한 몸 놀림을 앞세워 측면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날이 갈수록 경기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당시의 설기현 경기는 어느 국내 방송사에서 꾸준히 생중계 되었고 그 시점이 박지성-이영표의 에인트호벤 진출 이전 이었던 만큼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참고로 2003/04시즌에는 당시 신예였던 빈센트 콤파니-맨시티-와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설기현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벨기에 리그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칠때 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그 꿈을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 여름 챔피언십리그(잉글랜드 2부리그) 울버햄튼에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울버햄튼에서 두 시즌 동안 69경기에 출전해 8골 기록했는데, 측면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경기 조율에 주력했기 때문에 골 숫자가 줄었습니다. 당시에는 글렌 호들 감독의 두꺼운 신임을 받으며 울버햄튼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이끌 선수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를 거듭할 것 같았던 설기현에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챔피언십리그 특유의 바쁜 일정에 몸이 지쳐 잦은 잔부상을 당했고 피부병까지 도졌습니다. 여기에 호들 감독과의 불화로 벤치 멤버로 전락해 경기력이 떨어졌고 그 여파로 대표팀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의 기대를 져버렸습니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A매치 세네갈전에서 일명 '역주행 사건'으로 집중력을 잃자 팬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 여파는 지금도 존재하면서 설기현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런 설기현에게 행운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승격팀인 레딩의 스티븐 코펠 감독이 자신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에서의 멋진 활약으로 주간 베스트 11에 오르더니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박지성-이영표와 함께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성공적인 가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2007년 초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코펠 감독과 불화설까지 제기 되면서 팀에서의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설기현은 자신이 꾸준히 붙박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했고 2007년 여름 풀럼에 둥지를 틉니다.

만약 설기현이 레딩에 계속 잔류하며 팀의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공헌했다면 축구 인생이 지금과 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풀럼으로의 이적 과정은 자신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은 트레이드 형태였습니다. 풀럼에는 사이먼 데이비스라는 그 당시 꾸준한 폼을 보여줬던 오른쪽 윙어가 있었기 때문에 주전 보장을 기대할 수 없었죠. 풀럼의 전술도 자신의 스타일과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풀럼은 좌우 윙어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워크를 앞세워 공격을 펼치는 팀이지만 설기현은 스탠딩 윙어였으며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한방에 찔러주는 크로스를 주무기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뚜렷한 맹활약을 펼친 경기가 없었습니다.

결국 설기현은 들쑥날쑥한 경기 출전으로 폼이 떨어졌고 시즌 중반에 부임한 로이 휴지슨 감독과 불화에 빠져 기나긴 결장을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월 사우디 알 힐랄로 임대되어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폼을 되찾았으나 지난해 여름 복귀 이후 다시 자리를 잡는데 실패해 결국 유럽을 떠나게 됐습니다. 유럽에서 활약한 10년의 커리어를 미루어보면 또 다른 유럽팀에서 활약할 역량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출전을 위해 꾸준한 경기 출전이 필요했고 포항 입단이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내렸습니다.

일부 팬들은 설기현이 풀럼에서 실패한 것에 대해 폄하합니다. 레딩의 설기현이면 몰라도 풀럼의 설기현은 완벽하게 실패한 선수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설기현이 풀럼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그동안 유럽에서 쌓아올렸던 커리어가 퇴색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기현이 벨기에 시절부터 두각을 떨칠 수 있었기에 유럽 진출을 원하는 축구 인재들이 성공을 향해 꿈을 키울 수 있었고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설기현은 10년 전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 해외 진출 프로젝트 1호에 선정되었던 선수입니다. 10년 전에는 유럽에서 두각을 떨친 한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탄생할 예정입니다. 그런 설기현의 족적이 풀럼에서의 실패와 박지성의 존재감에 가려져 팬들에게 과소평가 되었지만 이제는 그 노고에 박수를 쳐야 할 때가 왔습니다. 유럽에서 외롭고 힘겨운 세월을 보냈지만 도전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그의 축구 여정과 10년 동안의 유럽리거 경력은 유럽 성공을 꿈꾸는 한국 축구 인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현대 축구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축구에 대한 개념도 날이 갈수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한다'는 축구의 진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인정받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으로 쓰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흐름은 유지 될 것입니다. 최근에는 미드필더의 골 능력까지 강조되면서 골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허정무호도 마찬가지 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의 값진 성과를 달성하려면 골이 필요합니다. 축구는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골을 잘 넣을 수 있는 공격 옵션들이 전방에 여럿 포진해야 합니다. 그런 선수들이 즐비하고 경기에서 뜨거운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살릴수록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이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공격 옵션들에 대한 전반적인 골 능력이 향상되어야 합니다.

이동국-설기현-이근호, 호주전에서 골 넣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이 공격 옵션 자리에 이동국과 설기현 같은 올드보이를 대표팀에 부른것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통해 스쿼드의 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과 박지성의 해결사 기질만으로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무기가 부족한데다 박주영-이근호 투톱도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허 감독은 스쿼드 변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이동국과 설기현을 대표팀 공격 업그레이드를 위한 옵션으로 기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과 설기현은 아직 대표팀에서 허정무 감독에게 믿음감을 심어주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동국은 지난달 12일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이근호와 호흡이 맞지 않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경기 종료 후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부진하거나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호주전에서는 긍정적인 확답을 받아야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지킬 수 있습니다. 설기현은 지난해 2월 6일 투르크 메니스탄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으나 그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는 장기간 엔트리 제외로 이어졌습니다.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두 선수에게 있어 이번 호주전은 대표팀 경기로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호주전에서 부진하면 후배들에게 태극 마크를 내주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허정무호 초기 시절 팀 전력의 중심으로 주름잡았던 김남일은 지난해 9월 10일 북한전에서의 페널티킥 허용 및 경기력 부진으로 1년간 대표팀 엔트리에 없었습니다.최태욱은 지난 6월 3일 A매치 오만전 부진 여파로 지금까지 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동국과 설기현은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후배 경쟁자원들이 여럿있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의 부진이 대표팀 엔트리 제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30대이기 때문에 단단히 마음먹고 호주전을 치러야 합니다.

그래서 이동국과 설기현은 이번 호주전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공격수가 매 경기마다 골을 넣을수는 없는 법이지만 대표팀에서의 불안한 입지를 안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골을 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거침없는 골 감각을 발휘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그것을 증명해야 하며 설기현은 그동안의 부진을 떨칠 수 있는 결정적 터닝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대표팀 주전 경쟁은 앞으로 뜨겁게 전개 될 예정이기 때문에 호주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합니다.

특히 이동국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에게서 부족했던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결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처럼 고비때마다 강력한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기질이 뛰어난 특징도 있습니다. 그동안 K리그와 대표팀을 통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골 장면마다 값어치가 컸습니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려면 K리그에서 파괴적인 공격 본능을 발휘했던 이동국의 포스가 대표팀의 새로운 무기로 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호주전에서 그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기현이 골을 넣어야 하는 이유는 대표팀의 전술 다변화를 위한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4-2와 박지성 효과 만으로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플랜B가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4-3-3입니다. 호주는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즐비한데다 서양인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이 이번 경기에서 새로운 전술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플랜B에 대한 효과를 높이려면 설기현의 멀티 능력이 필수입니다. 설기현은 골을 잘 넣는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골을 통해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두 선수 말고도 골을 넣어야 할 선수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이근호입니다. 이근호는 지난 4월 1일 북한전 이후 지금까지 A매치 6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습니다. 그 이전까지 거침없이 골을 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A매치 골 부진이 아쉬움에 남습니다. 이근호가 지금까지 허정무호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던 것은 한때 A매치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저력을 잃었고 골을 노리는 모습보다는 박스에서 동료 선수의 패스를 기다리거나 상대팀 선수에게 고립되는 시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대로라면 대표팀 공격 운용이 힘들어집니다.

이근호의 골 부진 원인은 정성훈의 대표팀 엔트리 제외와 박주영과의 공존이 그 원인입니다. A매치 8경기 7골 넣을때는 정성훈이 최전방에서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로부터 압박이 자유로워지면서 거침없이 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들어온 이후로 서로 활동반경이 겹치는 문제점이 나타났고 결국 자신의 골 감각이 대표팀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이동국과 설기현 같은 쟁쟁한 공격 자원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적극적이지 못하면 도태되고 맙니다.

그래서 이근호도 이동국-설기현처럼 호주전에서 골이 필요합니다. 붙박이 주전 자리를 월드컵 본선까지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호주전을 발판으로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는 명분을 얻어야 합니다. 박주영과의 공존에 따른 어려움을 이기려면 자신의 본래 장점이었던 기동력과 적극성을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대표팀에서 다시 분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스나이퍼' 설기현(30, 알 힐랄)이 올해 1월 유럽 이적시장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했습니다.

설기현은 24일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나스로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팀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지난 14일 알 와타니와의 데뷔전에서는 풀타임 출장하는 등 최근 알 힐랄에서 부활 조짐을 엿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설기현의 이름은 사우디 현지에서 다르게 불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기현의 영어식 표기는 Seol Ki-hyeon이 맞습니다만, 알 힐랄 구단 공식 홈페이지 설기현 프로필(http://www.alhilal.com/en/player734.html) 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홈페이지 영문판에서 Seoul Ki-hyeon으로 되어 있네요. Seol에 u자가 추가로 포함되어서 Seoul이 된 것이죠. 이를 한국명으로 읽으면 '서울'이 됩니다. 서울이면 우리나라 수도일 텐데 말이죠.

결국 설기현은 알 힐랄 구단의 영문판 홈페이지 오류로 인하여 자신도 원치 않게 '서울기현'이라는 이름으로 소개 받고 있습니다. u자 하나만 빼더라도 설기현이라는 영문명이 맞는데, 홈페이지 관리자의 실수로 u자가 더 들어간 것이죠.

서울기현이라는 이름이 사우디에서의 등록명이 아니냐는 추측도 가져볼 수 있습니다. 강원FC 주장인 이을용 같은 경우 터키 프로축구 트라브존스포르에서 활약할 당시에 '리용(Lee Yong)'으로 블렸으니까요. 터키인들이 '을'자를 발음하지 못해서 Lee Yong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영문판에서 선수의 영어 이름이 틀렸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K리그에서도 FC서울 아디는 영문판에서 아딜손(Adilson)으로 표기되었으니까요.'서울기현'은 사우디에서의 등록명과 관계없이 명백하게 틀렸습니다.

우리 태극전사들의 영문명이 틀리게 표기되어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2006년 1월 홍콩 칼스버그컵 축구대회에 참가할 때, 스포츠마케팅 회사 옥타곤이 취재진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박지성(Park Ji-sung)을 박지싱(Park Ji-sing), 이영표(Lee Young-pyo)를 이용주(Lee Yong-ju)로 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4일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블랙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는 블랙번 구단이 취재진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박지성 이름을 박지선(Ji-Sun, Park)으로 표기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서양인들은 우리들의 이름을 표기 하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Bonus] 2005년 5월에 첼시 선수단이 수원 블루윙즈와 친선경기를 갖기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첼시 사령탑이었던 조세 무리뉴 감독(현 인터 밀란)이 차범근 수원 감독과 기자회견을 가졌었는데요.차범근 감독이 펼치고 있는 유니폼에 무리뉴 감독 이름이 틀리게 표기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리뉴 감독의 이름은 Mourinho 입니다만, 유니폼에서는 Murinho로 되어 있네요. '독설가+다혈질'로 유명한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틀리게 표기된 것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스나이퍼' 설기현(29)이 지난 1일 에버튼전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 4경기 연속 결장 했다. 시즌 개막 이후 지난달 4일 웨스트 브롬위치전 까지 6경기서 1골 터뜨렸으나 이후 한달 동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것.

설기현의 에버튼전 결장 이유는 무릎 부상 때문이다. 설기현 소속사 지쎈의 류택형 이사는 지난달 29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설기현은 무릎이 안 좋은지 좀 됐다"고 운을 뗀 뒤 "풀럼 측 요청으로 정확한 부상 부위와 상태에 대해 밝힐 수 없다. 그의 부상에 대해선 풀럼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해 그의 부상 상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무릎 부상 소식이 한달 늦게 알려지는 경우는 드물다. 분명 설기현의 무릎 부상은 최근에 나타난 것이며 그 이전까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순탄치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더욱이 설기현의 낮아진 팀 내 위상은 경기력 저하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점이다. 설기현은 당시 웨스트 브롬전서 팀이 0-1로 지고있던 후반 25분 교체 투입되어 상대팀에 밀리던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전방과 좌우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경기 페이스를 주도했고 상대팀 선수의 마크를 가볍게 뿌리치고 문전을 빠르게 침투했던 것.

당시 설기현의 이 같은 활약은 잉글랜드 현지 언론의 극찬으로 이어졌다. 잉글랜드 축구 전문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이 날 경기를 마친 뒤 설기현에게 "분위기를 살렸다(Livened thihgs up)"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하며 8점 받은 골키퍼 마크 슈워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는 4점과 6점 받은 동료 공격수 보비 사모라와 클린트 뎀프시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설기현의 결장에 대하여 국내 여론에서는 로이 호지슨 감독의 '불편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1월 호지슨 감독과 말다툼을 벌이다 시즌 종료까지 결장을 거듭했던 안좋은 추억이 있기 때문. 이후 설기현은 지난 여름 한국 투어와 올 시즌 초반 맹활약을 기점으로 호지슨 감독의 신임을 받는 듯 했지만 이후 교체 멤버로 뛰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결장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설기현을 활용하지 않는' 호지슨 감독을 향한 반응이 차갑다. 잉글랜드 대중지 가디언은 지난 9월 29일, 풀럼의 20일 블랙번전과 27일 웨스트햄전 패배의 화살을 호지슨 감독에게 쏘아 올려 "측면 옵션 중에서 팀 공격력을 강화시킬 교체 선수가 없었다. 유령과도 같은 졸탄 게라 보다 설기현이나 뎀프시가 더 좋은 활약 펼쳤을 것이다"며 교체 선수 기용에 소극적인 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어쩌면 설기현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식 영입 의사를 밝힌' 헐 시티로 이적했더라면 이 같은 걱정은 없었을지 모를 일이다. 창단 10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헐 시티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설기현을 데려오고 싶었던 팀. 필 브라운 감독은 호지슨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설기현을 원한다는 영입 의사를 밝혔고 이 소식이 언론에 퍼지면서 그의 헐 시티 이적설이 대두되었으나 설기현은 팀 잔류를 택했다.
  
물론 설기현이 '돌풍의 주역' 헐 시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말론 킹과 다니엘 쿠잔이 공격진을 빛내고 있고 조지 보아텡, 이안 애쉬비, 지오반니 등이 미드필더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더욱이 헐 시티의 이적 제안을 받았던 시점이 이적시장 막판이었던 8월 말이어서 런던으로 이사한지 1년 만에 인구 25만명의 낯선 소도시 헐 시티로 이적하는 데 걸림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설기현이 헐 시티의 이적 제안을 받았다는 점에서, 분명 헐 시티는 설기현의 재능을 '후하게' 인정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호지슨 감독에 의해 1년 동안 두터운 신뢰를 받지 못한 것보다 더 나을지 모를일.

만약 설기현이 '꾸준한 출장을 목적으로' 지난 여름 헐 시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지오반니 등과 더불어 '이변의 주인공'으로 불렸을지 모른다. 그는 불과 두 시즌전 레딩 돌풍의 당당한 주역으로 이름을 떨친 경험이 있어 헐 시티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형욱 MBC ESPN 해설위원은 "만약 설기현이 헐 시티로 이적했더라면 지금보다 출전 시간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헐 시티의 선수층이 엷기 때문이다"며 그가 팀을 옮기는 것이 더 나았다는 늬앙스의 발언을 했다.

물론 풀럼은 유니폼 스폰서인 LG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스폰서십 기간(2007~2010년)에는 반드시 한국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는 조항에 합의해 지난해 8월 31일 설기현을 영입했다. 그럼에도 헐 시티가 영입을 제안한 것은 이 조항이 '필수 조건'이 아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풀럼은 설기현 외에도 이천수, 조재진, 박주영 영입을 시도했던 팀이어서 충분히 한국 선수를 데려올 역량이 있었다.

어쨌듯, 설기현의 팀 내 입지와 향후 풀럼에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호지슨 감독이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과시하더라도 입지가 향상되지 않음을 국내팬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 '당당한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떨치겠다'던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있어 더 나은 미래를 보장 받으려면 '이적'이란 방법 밖에 없다. 지난 여름 헐 시티로 이적하지 못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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