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은 지난 봄 부터 리버풀 이적설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습니다. 2009/10시즌 볼턴에서의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와 정교한 볼 배급, 날카로운 슈팅을 앞세워 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고 다른 팀들의 관심과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래서 볼턴 인근에 소재한 리버풀이 이청용 영입을 염두하게 됐습니다.

리버풀이 이청용을 원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구단주의 재정난으로 대형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영건 영입의 필요성이 뚜렷해졌습니다. 둘째는 리버풀의 스폰서로 참여한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 차터스>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아시아 선수 영입을 염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선수가 바로 이청용입니다. 물론 두번째 이유는 지난 봄에 루머로 그쳤지만, 구단의 재정 확충을 위해서는 아시아 선수 영입을 통한 마케팅 수익 강화가 필요하며 선수의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성공한 이청용이 유력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리버풀이 이청용에 영입 관심을 나타낸 이유는 라파엘 베니테즈 전 감독(현 인터 밀란 감독)의 의사가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베니테즈 감독은 지난 4월 12일 풀럼전을 앞둔 정례 기자회견에서 "시즌이 끝나면 이청용 영입을 검토하겠다"며 이청용에 대한 영입 의사가 있음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베니테즈 감독이 리버풀에서 경질되고 인터 밀란으로 둥지를 틀면서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출중한 선수라도 감독 입맛에 맞지 않으면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청용 리버풀 이적의 핵심 포인트는 2009/10시즌까지 풀럼 사령탑을 맡았던 로이 호지슨 리버풀 신임 감독의 선택 입니다. 호지슨 감독은 총체적인 성적 부진에 빠진 위기의 리버풀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을 적극 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리버풀 스쿼드에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들로 새롭게 스쿼드를 꾸릴 것이 분명합니다. 이청용이 호지슨 감독의 구미에 맞는 선수인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호지슨 감독은 풀럼에서 공수 양면에 걸친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하는 윙어를 선호했습니다. 클린트 뎀프시, 졸탄 게라, 사이먼 데이비스, 데미언 더프가 대표적 예 입니다. 두꺼운 수비 조직력을 통한 빠른 역습을 선호하는 호지슨 감독은 윙어를 통한 드리블 돌파를 통한 공격을 전개하지만, 실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윙어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합니다. 공격에 치중하는 윙어보다는 어느 위치에서든 쉴틈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윙어를 원했으며 스탠딩 성향의 설기현이 호지슨 감독에게 눈 밖에 났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호지슨 감독은 수비적인 성향의 지도자입니다.

이러한 호지슨 감독의 스타일에 가장 어울리는 오른쪽 윙어가 디르크 카위트 입니다. 특유의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경기 내내 헌신적인 활약을 펼치는데다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 호지슨 감독의 색깔에 잘 어울립니다. 반면 카위트의 백업인 막시 로드리게스는 움직임보다는 기교로 승부하는 타입에 속합니다. 감각적인 볼 배급을 앞세워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절에 비해 폼이 저하된 것이 단점입니다. 여기에 카위트가 페르난도 토레스와 함께 투톱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이청용이 리버풀에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리버풀에게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윙어가 아니라 공격수입니다. 토레스 이외에는 마땅한 공격 자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비드 은고그는 토레스의 백업으로서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토레스가 잔류를 선언한 것이 리버풀 공격력에 도움이 되겠지만 잦은 사타구니 부상 및 월드컵 피로까지 가중되면서 2010/11시즌의 지속적인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카위트를 공격수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팀의 오른쪽 윙어로서 가장 적합한 옵션이기 때문에 공격수를 새로 보강해야 합니다. 5개월 전 리버풀과 가계약을 맺었던 세르비아의 밀란 요바노비치는 알베르토 리에라가 떠나지 않으면 공격수로 기용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청용은 호지슨 감독이 선호하는 활동적인 타입보다는 기술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윙어입니다. 물론 이청용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선수지만 활동량보다는 기교를 강점으로 삼고 있으며 공격 포인트를 노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베니테즈 감독의 구미에 잘 맞지만 호지슨 감독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냉정히 말해, 리버풀은 카위트가 오른쪽 윙어로서 굳건히 자리를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청용이 실력으로 밀어내기에는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합니다. 만약 올해 여름 리버풀로 이적하면 볼턴과 달리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워집니다.

물론 이청용이 리버풀에 이적해서 호지슨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로 변화하면 카위트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축구를 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축구 선수는 그동안 많은 경기 출전 속에서 축적되었던 경험을 통해 스타일을 키워야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른 옵션과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변화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청용은 기술을 중요시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을 어렸을적부터 지금까지 꿈꾸었기 때문에 지금의 개인 기량을 최대화 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청용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 무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빅 클럽의 명성도 좋지만 아직은 유럽 무대에서 경기 감각이 더 여물어야 하기 때문에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청용에게 있어 볼턴은 경기 출전에 대한 일종의 보험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지금은 볼턴에 잔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선택입니다.

또한 이청용의 백업 멤버였던 블라디미르 바이스는 최근 뉴캐슬 임대설에 직면한데다(맨시티가 원소속) 슬로바키아 대표팀에서의 입지 향상을 위해 볼턴 잔류보다 이적을 택할 가능성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오언 코일 감독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은 볼턴에서 기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긍정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2010/11시즌 볼턴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리버풀 이외에 또 다른 빅 클럽의 영입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원했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클럽들을 유혹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청용에게는 리버풀 잔류보다 볼턴 잔류가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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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비록 이청용(22, 볼턴)이 시즌 막판 체력 저하로 힘이 부친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볼턴에서 성공한 선수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볼턴 공격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옵션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 일부 여론에서는 이청용을 흔드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청용이 지난 17일 스토크 시티전 부진으로 교체된 뒤, 그의 백업 멤버였던 블라디미르 바이스가 팀의 2-1 역전승을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언 코일 감독은 바이스에 대한 신뢰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인터뷰를 했었고, 24일 포츠머스전에서는 이청용이 선발에서 제외되고 바이스가 대신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래서 '볼턴에서의 입지가 좋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이청용의 입지는 시즌 중반보다 약해졌을지 모릅니다. 스토크 시티전까지 3경기 연속 교체 아웃되었고 포츠머스전에서는 교체로 투입했기 때문에 붙박이 주전이라고 부르기에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잣대를 근거로 이청용의 입지를 판단하기에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 격입니다. 이청용이 지난해 초반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할 휴식기 없이 경기 출전을 강행하며 체력이 떨어진 것은 축구팬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풀타임 출전을 원하는 일부 여론의 근시안적인 안목 때문에 이청용이 힘들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안목 때문에 쓰러졌던 축구 인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동국-고종수-최성국-박주영-김진규는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청소년-올림픽-국가대표 같은 각급 대표팀에 소속팀 경기 일정까지 소화하는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체력 소모와 여론 기대에 대한 중압감을 못 이겨 잦은 부상, 슬럼프 혹은 체력 저하로 고생했습니다. 박주영이 여전히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이유는 혹사의 악령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어 이청용과 기성용이 혹사에 시달리게 됩니다.

기성용은 셀틱에 진출한 이후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혹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다릅니다. 올 시즌 볼턴의 빠듯한 일정에 시달리는 강행군에 시달린 끝에 체력은 물론 경기력까지 저하된 상황입니다.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실력보다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선발로 투입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청용이 포츠머스전 선발에서 제외된 것도 이 같은 배경입니다. 이미 체력이 방전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즌 초반과 중반같은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기 힘듭니다.

그런 선수에게 경기력 향상에 대한 쓴소리를 하는 여론의 반응이 참으로 가혹하다는 느낌입니다. 지금 이청용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인데, '5골 8도움에 만족해선 안된다'-'확실한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건설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청용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코일 감독이고, 코일 감독은 이청용에게 휴식을 줬습니다. 만약 일부 여론이 이청용의 휴식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청용은 이동국-고종수-최성국-박주영-김진규에 뒤를 이어 혹사에 시달린 끝에 슬럼프 및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선수 리스트에 포함되는 안좋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청용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체력적으로 고생하면 앞으로 힘들어질지 모릅니다.

효리사랑은 지난 19일 <'골 부족' 박주영-이청용의 동병상련>이라는 글을 통해 이청용이 앞으로 남은 경기에 모두 결장해도 팀 내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볼턴의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사실상 확정적이기 때문에 이청용의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고, 공교롭게도 이청용은 포츠머스전에서 교체 출전해 휴식을 취했습니다. 일부 여론에서는 남은 경기가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시험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선수들이 바뀌는데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쉽지 않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그 작업을 프리 시즌에 진행합니다.

이청용에게 휴식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남아공 월드컵입니다. 볼턴에서 끊임없는 체력 저하에 시달린 끝에 허정무호에 합류하는 것과,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린 이후에 허정무호에 합류하는 것은 극과 극입니다. 단기전 승리를 위해 엄청난 체력을 쏟아내야 하는 월드컵에서는 이청용의 체력과 컨디션이 모두 좋아야 합니다. 대표팀의 공격이 박지성-이청용으로 짜인 좌우 날개에 치중을 두는 만큼, 볼턴에서 2경기를 앞둔 이청용에게 체력적인 희생을 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청용이 포츠머스전 선발에서 제외되었다며 팀 내 입지를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의 입지는 튼튼하며 코일 감독의 여전한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청용이 잉글랜드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볼턴은 지금쯤 강등이 확정되었을 것입니다. 이청용이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경기 중에 대부분이 볼턴의 승리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총 1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5골 8도움, 프리미어리그 4골 6도움)를 달성했는데 볼턴이 10승2무1패를 올렸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7승2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볼턴의 9승 중에 7승이 이청용의 몫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청용 입지에 대한 일부 여론의 그릇된 판단은, 흔히 말하는 '박지성 위기론'이 언젠가 '이청용 위기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지성 위기론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박지성은 최근 부상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인데, 최근 어느 언론이 박지성 입지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면서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과 비난을 받았습니다. 2~3경기 이상 맹활약을 펼치면 박지성을 찬양하고, 2~3경기 결장하면 박지성 입지에 대한 안좋은 발언에 이청용과의 직접적인 비교까지 일삼았던 언론의 보도는 축구팬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박지성 위기론이 최근 이청용에 대한 여론의 반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청용은 그저 1경기에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을 뿐인데 우려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이청용도 박지성처럼 위기 논란에 빠지며 힘든 나날을 보낼지 모릅니다. 이러한 반응은 타국에서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선수를 힘들게 할 뿐이고, 이청용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이청용 위기론을 조장하는 여론이 불편한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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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블루 드래곤' 이청용(22)의 소속팀 볼턴이 프리미어리그 선두 첼시에게 고춧가루를 뿌리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앞으로 남은 4경기에 대한 밝은 희망을 엿보게 했습니다.

볼턴은 1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했습니다. 전반 43분 디디에 드록바의 크로스에 이은 니콜라 아넬카의 헤딩골 한 방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볼턴은 리그 15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고 첼시는 승점 3점을 획득해 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이청용은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하여 후반 37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문제를 야기했다(Caused problems)'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이청용, 첼시전 선전으로 평소의 폼을 되찾았다

우선, 볼턴은 지난해 10월 28일과 31일 첼시와의 2연전 모두 0-4로 대패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포백과 미드필더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압박이 느슨해지고 상대 공격 옵션을 놓치는 불안함을 노출했습니다. 이청용은 28일 첼시와의 칼링컵에서 결장했고 31일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마이클 에시엔의 강력한 압박에 걸리는 바람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첼시전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 됐습니다. 지난 3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에 빠졌던 내림세가 문제였습니다. 반면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스탬포드 브릿지에 강했습니다. 결국 볼턴은 첼시 원정에서 아넬카에게 골을 허용해 0-1로 패하면서 4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볼턴의 경기 내용을 되돌이켜보면 첼시와 대등한 경기 흐름을 유지하며 지난 3경기에서의 무기력함에서 벗어났습니다.
 
볼턴은 첼시 원정에서 4-2-3-1 포메이션을 구성하여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수비수 리케츠를 홀딩맨 무암바의 짝으로 돌리고 테일러-윌셔-이청용으로 짜인 2선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 첼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압박했습니다. 미드필더들의 위치를 내려 협력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쳐 첼시 공격 옵션들에게 뒷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가했고 특히 왼쪽과 중앙 수비가 탄탄했습니다.

그런 볼턴에게 오른쪽 측면이 불안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드록바-지르코프의 스위칭 과정에서 빈 공간을 허용해 아넬카에게 골을 내줬기 때문입니다. 특히 첼시 왼쪽 풀백인 지르코프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간 활로를 개척하면서 볼턴의 수비 저지선이 여러차례 뚫린게 아쉬웠습니다. 지르코프와 동일선상에 있던 선수가 이청용이었기 때문에 수비력에 약점을 꼬집을 수 있지만, 두 선수의 매치업이 자주 벌어지지 않아 이청용이 지르코프에게 뚫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지르코프가 동료 선수와의 스위칭 및 2대1 패스를 통해 볼턴의 협력수비를 뚫으며 공격을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이청용은 첼시전에서 오른쪽 풀백 스테인손의 불안한 수비력을 커버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수비에 임했습니다. 이날 스테인손은 스카이스포츠에서 양팀 최저 평점인 5점을 기록할 만큼 지르코프-아넬카의 정면 돌파에 무너지면서 뒷 공간을 쉽게 허용했습니다. 그래서 이청용의 수비 부담이 많아지면서 동료 선수와 협력 수비를 펼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습니다. 전반전에는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협력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반전에는 첼시 선수가 소유한 공을 직접 따내거나 패스를 차단하는 적극성을 발휘하며 팀의 수비에 안정을 꾀했습니다.

물론 이청용은 수비가 강한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시즌 초반과 중반에는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다보니 상대 측면 옵션에게 뒷 공간을 내주거나, 강력한 압박을 펼치지 못해 상대 측면 옵션의 전방 돌파를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볼턴이 근래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이청용이 팀 전술에 융화 되었고 상대 측면 옵션을 악착같이 따라 붙거나 동료 선수들과 협력 수비를 펼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어느새 수비에 자신감이 붙었고 그것이 첼시전에서 드러났습니다. 스테인손이 첼시전에서 부진하여 수비 공간이 많아졌던 어려움을 감안하면, 이전보다 수비력이 발전한 것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이청용의 이날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지난 3경기에서 체력 저하에 따른 무기력했던 활약과 달리 첼시전에서는 열흘이라는 충분한 휴식 속에 평소의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습니다. 적극적인 수비를 통해 팀의 협력 수비에 기여했다면 공격시에는 오른쪽 측면 전방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팀의 기동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활발한 볼 배급을 받으며 상대팀 진영 오른쪽 공간 및 박스 바깥 중앙에서 양질의 패스를 연결하여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연출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비록 볼턴이 첼시를 상대로 골을 넣는데 실패했지만, 이청용을 통한 공격 전개를 통해 골 기회를 노렸던 공격력은 매끄러웠습니다. 볼턴이 첼시전 이전까지의 3경기에서 무기력한 공격을 펼쳤던 원인은 쉐도우를 맡는 엘만더에 편중된 공격 전술 및 엘만더의 불안한 볼 키핑력과 데이비스와의 호흡 불안 이었습니다. 그래서 윌셔-이청용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첼시전에서는 엘만더를 벤치로 내리고, 테일러-윌셔-이청용으로 짜인 2선의 아기자기한 공격 전개를 통해 첼시 진영을 공략하며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엮었습니다.   

첼시를 상대로 선전한 볼턴 그리고 이청용의 경기력이라면 앞으로 남은 4경기에 대한 희망을 엿보게 합니다. 특히 오는 17일 스토크 시티 원정과 24일 포츠머스와의 홈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첼시전 선전이 두 경기에서의 승리에 적지 않은 자신감과 직결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첼시전을 통해 평소의 폼을 되찾은 이청용이라면 두 경기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이제는 이청용이 팀의 승리를 해결지을 시점이 찾아왔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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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유망한 재능을 가진 젊은 선수에게 빅 클럽이 영입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빅 클럽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유망주를 발굴해야 하며 대형 선수 영입에 높은 이적료를 지출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 클럽들은 언론을 통해 유망주 영입설을 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빅 클럽 이적설과 얽혀있는 유망주라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리버풀의 영입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이었습니다. 다음 시즌부터 4시즌 동안 리버풀의 메인 스폰서로 계약된 영국계 금융 그룹 스탠다드 차타드가 아시아 시장 개척 차원 및 마케팅 효과를 위해 이청용 영입을 검토중이라는 루머가 국내에서 흘러 나왔죠. 하지만 이청용의 에이전트측이 이를 부정하면서 리버풀 이적 루머는 당시까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스타>에서는 "리버풀이 이청용 영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베니테즈 감독이 한국의 국가대표를 안필드로 데려오기 위해 이적료 800만 파운드(약 137억원)를 책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설이 잉글랜드까지 전파됐습니다. 그리고 베니테즈 감독이 지난 12일 풀럼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청용 영입에 대한 현지 기자의 질문에 "시즌 종료 후 천천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리버풀 이적설이 구체화 됐습니다. 이것은 베니테즈 감독이 이청용이 누구인지, 어떤 스타일의 경기를 펼치는지 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이청용이 리버풀의 영입 관심을 받는다고 해서 리버풀 이적과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재능이 출중한 유망주들이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 세례를 받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죠. 라싱 산탄데르(스페인)의 19세 미드필더 세르히오 카날레스는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세비야, 첼시, 맨유 같은 스페인과 잉글랜드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 대상 이었습니다.(올해 여름부터 레알 마드리드 선수) 박주영-기성용도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았던 선수들이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설은 선수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이청용의 차기 행선지는 아스날이 될 것 같다는 여론의 기대 심리가 작용했습니다. 이청용이 올해 초 아스날과의 2경기에서 인상깊은 공격력을 과시하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찬사를 받은 것, 선수 본인이 아스날을 좋아했던 것, 날카로운 패싱력과 창의적인 공격력을 뽐내는 이청용의 스타일이 아스날의 코드와 일치하는 것, 아스날의 측면 옵션인 로시츠키-월컷이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이 그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비록 아스날이 이청용에게 영입 관심을 밝힌적이 없었지만 '이청용이 빅 클럽에서 성공할까?'라는 여론의 기대가 있었던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설은 아스날 이야기와 다릅니다. 리버풀이 이청용을 즉시 전력감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에라가 베니테즈 감독을 비난하면서 올 시즌 종료 후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보이며 베나윤은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신음했습니다. 최근에는 바벌-막시가 좌우 윙어를 맡고 있으나 팀 전력에 꾸준히 공헌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주전으로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바벌은 그동안 팀의 철저한 벤치멤버였고 막시는 지난 1월 리버풀에 입성했으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내림세에 접어들던 선수였기 때문에 앞날의 오름세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리버풀 측면 옵션의 불안한 현실을 미루어 볼 때 이청용이 새로운 옵션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입니다.

Football - Bolton Wanderers v Manchester United Barclays Premier League

[사진=볼턴측이 제작한 이청용의 대형 걸게가 지난달 28일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공개 됐습니다. 이청용은 리버풀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나 볼턴은 여전히 이청용을 필요로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C) 티스토리 PicApp]

하지만 이청용의 리버풀 이적은 좋은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이청용의 현재 재능과 풍부한 잠재력을 놓고 보면 빅 클럽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적어도 베니테즈 체제의 리버풀이라면 환영보다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베니테즈 감독이 리버풀에서 경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성적 부진으로 빅4 수성 실패가 유력하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를 치러야 합니다. 특히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에 의존하는 팀 전술이 다른 팀들에게 읽힌것을 비롯 팀 전력에 여러가지 문제가 벌어지면서, 베니테즈 감독이 그 책임을 물어 경질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버풀에게 있어 베니테즈 감독 경질은 다소 섣부를 수 있습니다. 그를 내치면 대형 선수 한 명 영입에 맞먹는 1500만 파운드(약 172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리버풀이 성적 향상을 위해 대형 선수 영입보다 새로운 감독 영입을 통한 체질 개선에 돌입하면 베니테즈 감독은 경질 될 것입니다. 구단주의 재정난으로 대형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제토라인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체질 개선쪽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베니테즈 감독과 리버풀의 현재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절친인 기성용이 최근 셀틱에서 토니 모브레이 감독 경질 이후 좀처럼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설기현과 송종국이 각각 풀럼과 페예노르트에서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해 국내에 돌아왔던 사례처럼, 감독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선수는 경기에 뛰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이청용이 리버풀에 이적하고 베니테즈 감독이 경질되면, 이청용은 쟁쟁한 스쿼드 속에서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 놓입니다.

만약 베니테즈 감독이 경질되지 않더라도 이청용이 리버풀로 이적하면 그 시나리오 또한 마냥 좋은 것이 아닙니다. 비록 리버풀의 측면 옵션 중에 일부가 부침을 겪고 있으나 본래 리버풀의 스쿼드는 탄탄합니다. 베니테즈 감독은 맨유의 퍼거슨 감독처럼 로테이션 시스템을 즐기는 성향이며 제토라인이나 인수아-캐러거-레이나 같은 몇몇 붙박이 주전 멤버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포지션에 로테이션 멤버들을 골고루 기용합니다. 특히 측면에는 백업과 주전 사이에 있는 로테이션 멤버들(리에라-베나윤-바벌-막시, 카윗은 논외)이 있어 이청용도 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합니다.

이청용은 올해 나이가 22세이며 유럽 리그를 한 시즌째 뛰었습니다. 아무리 볼턴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고 해서 유럽 리그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유럽 리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량 못지 않게 경험이 즐비해야하며 그것이 풍족할 수록 부상과 부진, 경쟁 같은 돌발 변수를 이겨낼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닙니다. 그래서 레벨이 높은 클럽 이전에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클럽에서 기량과 경험을 쌓는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청용은 더 발전해야 할 선수이기 때문에 명성보다는 실리를 택해야 합니다. 그의 에이전트측이 리버풀 이적설 속에서도 언론을 통해 '볼턴 잔류'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하지만 리버풀과 볼턴의 이해관계가 맞으면 이청용은 리버풀의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볼턴 입장에서는 두둑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영표가 토트넘 시절에 구단이 종용했던 AS로마 이적을 거부했던 사례가 있었던 것 처럼, 이청용이 리버풀 이적을 반대하는 주장을 내세울 권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볼턴이 최근 연패로 강등 위협을 받는것이 이청용에게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볼턴이 강등되면 이청용은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을 노크할 것이고 리버풀이 그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강등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러나 볼턴 입장에서 이청용은 팀 전력의 중요한 선수라는 점에서 그의 이적을 허용할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크지 않습니다.

물론 이청용은 언젠가 볼턴을 떠날 것임에 분명합니다. 자신의 명성과 가치를 높이려면 그에 걸맞는 레벨의 팀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빅 클럽 이적 자체가 시기상조 입니다. 22세 유망주에게 있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롱런하려면 아직은 경기 출전 경험이 더 많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볼턴에서 다져진 경기 감각으로 나날이 업그레이드 될 이청용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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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2개월 동안 골 없는 이유는?

효리사랑-축구 2010/03/22 07:38 Posted by 효리 사랑

Football - Bolton Wanderers v Burnley Barclays Premier League

[사진=지난 1월 27일 번리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이청용. 하지만 이청용이 골 넣고 기뻐하는 모습을 2개월 동안 보지 못했습니다. (C) 티스토리 PicApp]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은 지난 21일 에버턴전에 풀타임 출전했으나 팀은 0-2로 패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쳐 팀 전력에 무게감을 실었지만 후반들어 공격 전개 과정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팀은 에버턴의 공세에 의해 수비 밸런스가 깨지면서 두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활발했지만 최종 볼 처리가 부족했다(Lively but lacked final ball)"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이청용의 에버턴전 공격 전개가 평소와 달리 저조했습니다. 이청용은 90분 동안 12개의 패스를 연결했는데(8개 성공) 에버턴전 이전까지의 5경기에서 평균 24.2개(총 121개)의 패스를 시도했던 것보다 절반이 부족합니다. 에버턴전에서는 오른쪽 측면 뒷 공간에서 3개의 롱볼을 날렸으나 2개씩이나 부정확하게 날렸습니다. 볼턴이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이청용의 빠른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감각적인 패스를 활용하여 공격을 전개하는 팀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이청용의소극적인 패스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의 에버턴전 공격력 부족은 선수 개인의 문제에 초점을 돌리기에는 무리입니다. 이청용은 개인의 공격력 이전에 팀 전술을 충실히 이행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죠. 볼턴의 선 수비-후 역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볼턴은 팀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비수들을 골문 밑으로 내리고 미드필더들을 포백과 간격을 좁히면서 적극적인 압박을 펼칩니다. 그래서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으며 문전에서 수비에 임하는 장면이 부쩍 많습니다.

이청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볼턴이 선 수비-후 역습으로 완전히 돌아선 지난달 부터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 상대 미드필더의 공을 따내려는 모습이 많아진 것을 비롯, 볼턴 오른쪽 문전 뒷 공간에서 수비수들과 횡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에 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에버턴전에서는 상대 왼쪽 풀백인 레이턴 베인스의 오버래핑을 차단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수비 가담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볼턴이 경기 초반부터 밀집 수비를 펼치면서 점유율을 버렸던 만큼, 이청용은 공격력보다 수비력에 많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윙어도 수비력이 요구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이청용이 수비 가담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팀 전술에 따라 공격 60-수비 40, 공격 40-수비 60(%)로 갈라지는 경기 패턴이라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이청용은 게리 멕슨 전 감독 시절에 수비보다는 공격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 문전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비롯 직접 골까지 넣었습니다. 하지만 선 수비-후 역습을 펼치는 오언 코일 감독 체제에서는 수비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특히 볼턴의 전술이 최근 밀집수비에 중심을 두면서 이청용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공격보다 수비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그런 이청용의 '수비형 윙어' 역할은 '공격형 윙어'였던 본래 컨셉과 다릅니다. 이청용이 전 소속팀인 FC서울과 대표팀, 그리고 볼턴에서 두각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팀 공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강렬한 임펙트를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청용에게서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수비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거나, 팀 공격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힘이 풀리는 바람에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단점을 안고 가야 합니다.

또한, 국내 축구 여론은 코일 감독의 이미지를 '볼턴의 롱볼을 짧은 패스 위주로 바꿔놓은 지도자'로 바라봅니다. 볼턴이 코일 감독 부임 이후부터 롱볼에 대한 빈도가 줄어든 것은 맞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일 감독이 즐겨쓰는 전술은 선 수비-후 역습 이었습니다. 전 소속팀인 번리에서 쓰던 전술을 볼턴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죠.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을 주문하여 '이청용이 포진한' 측면을 통한 빠른 역습을 노립니다. 그래서 이청용은 압박과 역습을 위해 상대 문전보다는 볼턴 진영이나 하프라인쪽에서 활동 반경을 넓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볼턴의 성적과 밀접합니다. 볼턴은 올 시즌 내내 강등권 위협에 시달렸던 약팀이며 앞으로 남은 7경기에서 강팀을 비롯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을 꿈꾸는 중상위권 팀과의 대결이 많기 때문에 강등 위험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강팀과의 경기에서 뚜렷한 재미를 보지 못했던 볼턴이라면 앞날의 행보가 밝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강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점(수비 조직력) 요소를 극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포백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드필더들이 짊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청용도 예외없이 팀 전술에 따라야 합니다.

이청용이 지난 1월 27일 번리전 이후 2개월 동안 골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번리전 이전까지 과감한 문전 침투나 동료 선수와의 공격 연결 과정을 통해 직접 슈팅을 날리는 장면을 활발히 연출했고 상대 진영을 활발히 누볐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팀의 역습 과정에서 공을 잡아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 많지만, 상대 문전까지 파고들며 골 기회를 노리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공격 이전에 수비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지나친 공격가담을 펼치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면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공략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슈팅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청용은 지난해 12월 12일 맨시티전 부터 지난 1월 31일 리버풀전까지 10경기에서 슈팅 14개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전 이후에 열린 10경기에서는 슈팅이 5개에 그쳤으며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이청용이 2개월째 골이 없는 이유는 선수 본인의 골 결정력이 아닌, 수비 비중이 커진 팀 전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5골 넣은 이청용은 코일 감독 체제에서 한 골만 넣었습니다.

어쩌면 볼턴에게 남은 7경기 중에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이청용의 골을 기대하기 힘들지 모릅니다. 볼턴이 선 수비-후 역습을 일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코일 감독이 이청용의 과감한 문전 침투를 활용해 골을 넣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이청용의 뒷 공간을 후방 옵션들이 커버하는 전술을 꺼내들면 이청용이 2개월 전 처럼 골을 노리는 경기 운영에 초점을 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청용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했던 지금의 전술에서는 이청용의 골 역량을 키우는 유연성을 코일 감독에게 기대하기 힘듭니다.

결국, 이청용의 골 여부는 코일 감독의 전술에서 판가름 될 것입니다. 수비 60-공격 40의 비중을 두는 이청용의 역할이 수비 40-공격 60(%)로 바뀌면 멕슨 전 감독 시절처럼 골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집니다. 코일 감독이 이청용의 공격력을 얼마만큼 끄집어내느냐에 따라 선수의 골 여부가 가려질 것이며, 더 나아가 볼턴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 순위가 결정 될 것입니다. 이청용이 골 넣은 5경기는 볼턴이 모두 이겼음을 코일 감독이 인지 할 필요가 있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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