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첼시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5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과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의 지략 대결이다. 2000년대 중반과 중후반에 걸쳐 프리미어리그를 뜨겁게 달구었던 두 지도자가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2개월 전 캐피털 원 컵에 이어 이번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우선, 아스날과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1위 또는 2위 진입을 노린다. 아스날은 현재 3위(11승 2무 3패, 승점 35)를 기록중이며 1위 리버풀(11승 3무 3패, 승점 36)을 승점 1점 차이로 추격 중이다. 만약 첼시를 꺾으면 선두에 진입한다. 첼시는 현재 5위에 머무르고 있으나(10승 3무 3패, 승점 33) 리버풀을 이기면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리버풀과 승점 동률이 될 수 있으나 골득실에서는 현재 9골로 뒤쳐졌다. 그럼에도 4위권 사수를 위해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사진=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과의 전적에서 9전 5승 4무로 앞섰다. 지금까지 벵거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패한 적이 없었다. 과거 첼시 사령탑을 맡았을 때는 벵거 감독을 '관음증 환자'라고 비난했을 정도로 신경전이 치열했다. 인터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다시 첼시를 지휘했을때는 또 다시 아스날을 이기며 '벵거 킬러'임을 입증했다. 지난 10월 30일 캐피털 원 컵 4라운드 아스날전에서 2-0으로 이겼던 것.

 

특히 무리뉴 감독이 벵거 감독에게 강했던 시절에는 첼시 전력이 아스날보다 더 강했다. 당시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달성했던 잉글랜드의 신흥 강자였으며 아스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더불어 그 기세에 밀렸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때의 첼시는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팀 전력을 강화했고 2004년 여름에는 무리뉴 감독까지 영입했다. 이적시장에서의 대형 선수 보강보다 유망주 육성에 주력했던 당시의 아스날보다는 첼시의 전력이 더 막강했다. 아무리 아스날이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했으나 그때는 무리뉴 감독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첼시와 아스날의 전력이 달라졌다.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3위이며 첼시는 5위다. 두 팀의 승점 차이는 2점에 불과하나 무리뉴 감독의 첼시가 벵거 감독의 아스날보다 성적이 더 안좋은 것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첼시의 경기력에서 우승 후보의 위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전히 팀의 고질적 약점들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여러 명의 선수를 보강했음에도 경기력과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은 것은 무리뉴 감독이 팀을 완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무리뉴 감독에게 이번 아스날전은 첼시의 본격적인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지난 14일 아스날을 6-3으로 대파하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첼시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6골이나 퍼부었던 맨체스터 시티와 달리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는 불리함이 있으나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에게 패한 적이 없었다. 또한 첼시는 아스날 원정에서 최근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기록중이다. 관중석에 아스날 팬들이 많은 핸디캡을 안고 있음에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스날도 첼시를 이기고 싶어할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3-6으로 패했던 수모를 홈에서 첼시에게 되갚으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복귀를 꿈꿀 것임에 틀림 없다. 최근 에버턴, 맨체스터 시티같은 4위권 이내에 포함된 팀들을 상대로 1무 1패에 그치며 시즌 초반 잘나갔던 기세가 주춤했으나 첼시전에서는 이를 만회해야 한다. 잭 윌셔가 손가락 욕설로 두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아 첼시전에 결장하는 불안 요소가 있으나 루카스 포돌스키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부상에서 회복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위안이다.

 

아스날이 첼시를 이기려면 메수트 외질이 상대 팀 압박에 약한 면모를 극복해야 한다. 좌우 측면의 공격이 살아나야 상대 수비가 분산되면서 외질이 볼에 관여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중원이 약하다는 점에서 외질이 첼시전에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첼시가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치면 중원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외질이 집중 견제를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옛 제자가 된 외질을 막아야 하는 무리뉴 감독의 지략과 외질 효과를 기대하는 벵거 감독의 지략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정면 충돌하게 됐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레알 마드리드가 가레스 베일 영입을 발표하면서 스쿼드 정리를 위해 기존 선수를 다른 팀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베일 영입에 8600만 파운드(약 1477억 원, 추정치)라는 세계 최고 이적료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이 도입한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룰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다른 팀에 넘겨야 한다. 베일과 활동 영역(2선 미드필더)이 겹치는 선수와의 작별이 유력하다. 현재 카카의 AC밀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카에 이어 또 한 명의 2선 미드필더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지 모른다. 메수트 외질이 아스널 이적을 앞둔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공영방송 <BBC>가 지난 1일 "아스널은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외질과 계약하기 위해 협상을 했다. 다른 계약도 진행중이며 팔레르모 골키퍼 에밀리아노 비비아노가 포함되고 있다. 외질의 팀 동료로써 카림 벤제마, 앙헬 디 마리아(이상 레알 마드리드) 요한 카바예(뉴캐슬)도 관심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외질의 아스널 이적이 구체화됐다. 지금까지 BBC 보도가 대부분 정확했다는 점에서 외질 아스널행은 신빙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진=메수트 외질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하지만 외질의 아스널 이적이 성사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지난 7월에는 당시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였던 곤살로 이과인 영입을 추진했으나 이적료 합의에 실패했고, 나폴리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많은 이적료를 제시하면서 결국 아스널은 이과인 영입전에서 패했다.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한 아스널의 이적시장 정책이 빅 사이닝 지지부진으로 이어졌고 이는 8시즌 연속 무관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졌다. 따라서 아스널이 외질을 영입하려면 엄청난 이적료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

 

잉글랜드의 축구 매체 <커트 오프 사이트>는 외질 이적료로 약 4000만 파운드(약 688억 원)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 액수는 아스널의 클럽 레코드(1500만 파운드, 2009년 1월 안드리 아르샤빈 영입)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과연 아스널이 4000만 파운드 전후의 이적료를 쏟아부으며 외질과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외질이 아스널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적을 인증하기 전까지 영입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사실, 아스널은 외질을 영입하지 않아도 된다. 외질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가 산티 카솔라다. 카솔라는 아스널의 플레이메이커로서 팀 전력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카솔라가 왼쪽 윙어로 나설 때는 토마스 로시츠키 또는 애런 램지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게 된다. 로시츠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존재이자 팀에 부족한 노련미를 채울 수 있으며 램지는 시즌 초반부터 오름세를 나타냈다. 아스널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 가능한 인재가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첼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6 팀들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더블 스쿼드 구축에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아스널과 4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토트넘은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에 내주기 전까지 7명의 선수를 영입했으며 그 중에 3명(샤들리-라멜라-에릭센)이 2선 미드필더 자원이다. 개막 후 3연승을 기록중인 리버풀은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는 클럽치고는 2선 미드필더가 풍부하며 빅터 모제스(첼시) 영입을 앞두고 있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같은 우승 후보 팀들은 2선이 포화됐다.

 

아스널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 카솔라를 대신해서 로시츠키와 램지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으나 스쿼드의 무게감이 부족할 우려가 따른다. 카솔라가 2선 중앙에서 뛰지 않을 때를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하다. 어쩌면 카솔라-외질이 2선에서 공존하는 새로운 플랜A가 등장할 수도 있다. 두 선수는 왼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골고루 소화할 수 있다. 왼쪽 측면에는 제르비뉴가 AS로마로 이적했고 토마스 포돌스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카솔라와 외질 중에 누군가는 왼쪽 윙어를 담당해야 한다. 참고로 외질은 베르더 브레멘 시절에 왼쪽 윙어를 맡았다.

 

더구나 올 시즌이 끝나면 아르센 벵거 감독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벵거 감독은 계약 기간 연장을 위해 올 시즌 무관의 설움을 끝내야 한다. 어느 대회에서 팀을 우승 시킬지는 알 수 없으나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으로서 어느 정도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 아스널의 외질 영입은 8시즌 연속 무관의 아쉬움에서 벗어나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야심이 있음을 상징하는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과연 아스널이 외질을 데려오는데 성공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이대로 이적시장을 마감하는 것은 곤란하다. 외질 같은 빅 사이닝이 꼭 필요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프로는 돈이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은 외국 자본에 인수된 이후부터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며 유럽 축구의 새로운 빅 클럽으로 거듭났다. 다수의 강팀들도 이적시장 때마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데 많은 이적료를 지출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1부리그에서 승격한 AS모나코가 유럽 축구의 새로운 부자 클럽으로 떠올랐다. 팀 전력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두둑한 자금을 확보하고 돈을 쓰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되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돈 때문에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의 양극화가 존재한다.

 

 

[사진=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널이 2003/04시즌 이후 9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실패한 근본적 원인은 다른 강팀들에 비해 돈이 부족했다. 인건비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 특성이 팀 성적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빅4를 사수하며 빅 클럽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승을 다투었던 과거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심지어 8시즌 연속 무관에 그쳤다. 오히려 아스널을 떠나는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사례가 늘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추구했던 '저비용 고효율' 정책은 부자 클럽이 승승장구하는 현실에서 우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젊은 선수를 톱클래스 스타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우승을 할 수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재능이 뛰어난 영건을 중심으로 전력을 강화하며 2010/11시즌과 2011/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의 성공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 이외에는 마땅한 부자 클럽이 없다. 도르트문트가 에이스 마리오 괴체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내주게 된 것도 결국 돈 때문이었다.

 

반면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첼시 같은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쓰는 팀들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투어야 한다. 세 클럽의 재정이 어려워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공교롭게도 세 클럽에는 아스널 주전이었던 선수들이 퍼져있다. 이들이 아스널을 떠난 것은 저마다 여러 사연이 있겠지만, 아스널이 애초부터 자금이 풍부했다면 로빈 판 페르시와 사미르 나스리 등을 지켜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더불어 우승 경쟁을 펼쳤을지 모를 일이었다. 참고로 아스널이 2003/04시즌을 제패한 이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회, 첼시는 3회, 맨체스터 시티는 1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루었다.

 

현실적으로 아스널의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전망이 어둡다. 첼시는 조세 무리뉴 감독 영입으로 프리미어리그 최강자로 떠오를 기회를 잡았다. 팀의 약점이었던 원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딘손 카바니(나폴리) 영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만약 성사되면 천문학적인 이적료 투자가 예상된다. 맨체스터 시티는 헤수스 나바스, 페르난지뉴 영입에 5100만 파운드(약 874억 원)를 지출했으며 카바니까지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했으나 프리미어리그 No.1을 지키기 위해 이적시장을 소홀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반면 아스널은 대형 선수의 이적설만 뜨고 있다. 현재까지 아스널 이적설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스테판 요베티치(피오렌티나) 크리스티안 벤테케(애스턴 빌라)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훌리우 세자르(퀸즈 파크 레인저스)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 몇몇은 다른 빅 클럽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주급을 원하면 아스널 이적을 원치 않을 것이다. 특히 루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아스널 최고 주급 선수의 2배 정도 되는 주급을 받는 중이다.

 

아스널이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쏟아도 팀 전력의 업그레이드를 꾀할 스타를 발굴할지는 의문이다. 산티 카솔라, 미켈 아르테타, 페어 메르테자커 같은 성공작이 있었으나 제르비뉴,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안드레 산투스 등은 기대에 못미쳤다. 올리비에 지루는 지난 시즌 46경기에서 17골 10도움 기록했으나 판 페르시 대체자로서 역부족이었으며 기복이 심했다. 지금의 아스널에는 톱클래스 선수와 계약하지 않아도 카솔라 같은 팀의 경기력에 꾸준히 도움이 될 만한 이적생이 여럿 필요하다. 그럼에도 부자 클럽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벵거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13/14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아스널 측이 계약 원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팀이 거듭 우승에 실패하면서 벵거 감독의 경질설이 종종 제기됐다. 아직은 벵거 감독의 앞날을 알 수 없으나 오랫동안 아스널에 머물고 싶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승 실패시 재계약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명문 팀의 수장으로서 '아스널은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과연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는 그날이 올 것인가?

 

 

Posted by 나이스블루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이적생 중에서 성공과 실패를 단정 짓기 힘든 애매한 타입을 한 명 꼽으라면 올리비에 지루(27, 아스널)다. 지난해 여름 이적료 1,200만 파운드(약 203억 원)를 기록하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입성했으며 올 시즌 각종 대회를 포함한 46경기에서 17골 10도움 기록했다. 그러나 지루에 대한 축구팬들의 반응은 항상 안 좋았다. 무난한(?) 공격 포인트와 달리 기복이 심한 것이 저평가의 주요 원인이다.

 

지루의 장점 중 하나는 192cm의 높은 신장이다. 하지만 190cm 넘는 체격은 자신의 약점이기도 하다. 장신 공격수는 전형적으로 발이 느린 특징이 있다. 선수마다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겠으나 지루는 그 한계를 이겨내지 못했다. 빠른 템포의 공격을 펼치는 아스널에서는 그런 약점이 두드러진다. 민첩하지 못한 몸놀림에 의해 예측 불허의 공격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더욱이 아스널에서는 원톱을 맡고 있다. 원톱은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기 쉽다. 스스로 골을 해결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지루의 원톱 플레이가 살아나려면 동료 선수들이 롱볼 빈도를 높여야 한다. 허나 아스널은 스토크 시티처럼 긴 패스 축구를 펼치는 팀이 아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 체제에서 오랫동안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지향했다. 아스널이 추구하는 방향과 지루의 스타일 사이에서 괴리감이 생긴다. 아스널이 지루의 개인 공격력에 의지하는 팀이었다면 투톱으로 전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스널은 4-4-2를 소화하기에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동 부담이 심해진다. 불과 몇 시즌 전까지 4-4-2를 활용했으나 이제는 4-2-3-1에 익숙해졌다. 또한 4-4-2는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그리고 세계 축구에서 비중이 약해지는 추세다.

 

지루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애초부터 높을 수밖에 없었다. 아스널이 지난 시즌까지 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루와 계약한 것이다. 판 페르시는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PFA(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던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지난 시즌 빅4 탈락 위기에 빠진 아스널 공격을 먹여 살렸던 절대적인 존재였다. 지루는 판 페르시가 아스널에서 쌓았던 아우라를 지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으며 그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현재 아스널 공격을 책임지는 지루는 몽펠리에 시절이었던 2011/12시즌 프랑스 리그1 득점왕을 달성하며 잉글랜드 빅 클럽에 안착했으나 엄연히 판 페르시와는 다른 타입의 선수다. 판 페르시가 연계 플레이와 활발한 스위칭, 기회를 포착하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문전을 두드리며 골을 넣는 스타일이라면 지루는 전형적인 빅 맨이다. 여기에 지루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아스널 이적 후 첫 시즌에 지나친 부담을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루의 경기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느린 순발력을 한 발 더 뛰는 움직임으로 극복하며 골 기회를 잡아내는데 안간힘을 쏟았다. 슈팅을 남발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끝까지 골을 넣겠다는 의지만큼은 칭찬할 부분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는 전반 3분 시오 월컷의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자신이 빅 매치에 약하지 않은 선수임을 입증했다. 이러한 활약을 놓고 볼 때 경기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과감함'이 충만한 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 경험만 쌓이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공교롭게도 지루는 투르, 몽펠리에 시절에 첫 번째 시즌보다는 두 번째 시즌 성적이 좋았던 공통점이 있었다. 투르 시절이었던 2008/09시즌 리그 2에서는 23경기에서 9골 기록했으나 2009/10시즌에는 리그 2에서는 38경기 21골을 터뜨렸다. 몽펠리에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2010/11시즌과 2011/12시즌에는 각각 리그 1에서 37경기 12골, 36경기 21골을 올리며 두 번째 시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변수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이다. 아스널이 8시즌 연속 무관의 악몽을 끝내기 위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하면 지루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2013/14시즌은 벵거 감독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구단과 재계약을 맺으면 계약 기간이 연장될 수 있지만, 거듭된 우승 실패로 재계약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 벵거 감독이 아스널에 오랫동안 남고 싶다면 다음 시즌 우승을 이루어야 하며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취약 포지션을 보강해야 한다. 그럴 때 지루가 일정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루는 시즌 중반 벤치 멤버로 밀렸던 경험이 있다. 원톱으로 전환했던 월컷에게 자리를 빼앗긴 것. 월컷은 포지션을 바꾸었던 초반에 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으나 미숙한 연계 플레이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오른쪽 윙어로 복귀했다. 결과적으로 지루가 실전에서 분발했던 계기가 되었지만 팀 내 입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그의 능력치만을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은 실패하지 않았다. 다른 빅 클럽의 대형 공격수보다 이적료가 2,000만 파운드(약 339억 원)를 넘지 않으며, 27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만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완벽하게 성공할 잠재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음 시즌이 고비다. 올 시즌보다 발전된 활약을 펼쳐야 빅 클럽에서 생존할 수 있다. 아스널 간판 공격수라면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판 페르시 같은 지난 10년 동안 팀 공격을 빛냈던 스타들(아스널팬들은 판 페르시를 싫어하겠지만)과 비견되는 클래스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p.s : 카카오페이지에 있는 <맛있는 축구 이야기> 제2호에 실었던 글입니다.(4월 12일 발행) 저의 블로그에는 공격 포인트를 수정하여 발행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스널은 지난 17일 FA컵 16강 블랙번전에서 0-1 패배로 탈락했다. 슈팅 26-5(유효 슈팅 5-2, 개) 점유율 54-46(%)의 우세와 달리 후반 27분 콜린 카림-리차즈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것. 그것도 안방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클럽에게 패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경기 종료 후 홈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을만 했다.

현실적으로 아스널은 올 시즌에도 우승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이가 21점으로 벌어졌으며, 캐피털 원 컵과 FA컵에서는 탈락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우승 경험이 없다. 오는 20일과 다음달 14일에 펼쳐질 16강에서는 우승 후보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넘지 못할 경우 8시즌 연속 무관이 확정된다.

바이에른 뮌헨전 고민은 나초 몬레알 공백이다. 몬레알은 시즌 전반기 말라가 소속으로 32강 조별리그 2경기에 출전하고 아스널로 이적하면서 대회 규정상 올 시즌 잔여 경기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올 수 없다. 문제는 몬레알을 대신해서 바이에른 뮌헨전에 나설 왼쪽 풀백이 마땅치 않다. 키어런 깁스는 거의 3주째 부상으로 신음중이며 안드레 산투스는 얼마전 그레미우로 임대됐다. 주장 토마스 베르마엘렌의 왼쪽 풀백 전환이 가능하나 아르연 로번을 봉쇄할 만큼 안정적인 측면 수비를 자랑할지 알 수 없다. 왼쪽 풀백을 맡을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

만약 바이에른 뮌헨에게 덜미를 잡힐 경우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치욕을 겪게 된다. 8시즌 연속 무관에 이은 또 하나의 불명예를 안게 되는 것. 프리미어리그 성적 부진과 맞물려 아르센 벵거 감독 경질론이 끊임없이 불거질 전망이다. 벵거 감독은 2000년대 후반부터 경질설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았다. 아스널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이룩한 주인공으로서 앞으로 변함없이 감독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듭된 정체에 빠진 팀 성적을 놓고 볼 때 장기 집권의 명분이 점점 약해져 간다.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 빅4 수성에 실패하면 벵거 감독은 궁지에 몰릴 것이다. 라파엘 베니테즈 첼시 감독이 3년 전 리버풀의 빅4 탈락으로 경질되었듯 벵거 감독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감독직을 유지해도 팬들과의 신뢰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는 시나리오를 우려해야 할 처지. 4위 토트넘의 승점은 48점, 5위 아스널은 44점이다. 토트넘이 내림세에 빠지지 않는 전제에서 아스널의 빅4 탈락은 곧 토트넘의 빅4 도약을 의미한다. 만약 현실화 될 경우 벵거 감독을 향한 아스널 팬들의 원성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아스널의 빅4 잔류 본능은 강했다. 2008/09시즌 후반기 6위까지 떨어졌던 성적이 '아르샤빈 효과'에 힘입어 4위로 시즌을 마쳤고, 지난 시즌에는 4위권 바깥을 맴돌았던 침체속에서 거듭된 '판 페르시 원맨쇼'에 의해 3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이적시장에서 과거의 안드리 아르샤빈처럼 팀 공격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 넣을 이적생을 보강하지 못했고, 아직까지 로빈 판 페르시(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많은 경기에서 미쳐줄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1월 이적시장에서 걸출한 공격 옵션을 영입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에 남았다. 왼쪽 풀백 몬레알 영입이 나쁜 선택은 아니었으나, 공격쪽에서 또 한 명의 핵심 자원을 수혈했다면 기존 선수들이 자극을 받으면서 치열한 내부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나마 시오 월컷과 재계약을 맺은 것이 위안이었다.

아스널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챔피언스리그 선전, 프리미어리그 4위권 진입 같은 뚜렷한 성적을 내도록 선수단이 합심해야 한다. 과정도 중요하나 결과가 좋지 못하면 루저가 되는 것이 축구의 세계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매 시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강팀의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8시즌 연속 무관에 빠진 아스널에 필요한 면모. 이제 시즌 종료까지 3분의 1이 남았다. 시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아스널의 반전은 과연 이루어질까.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