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 - Manchester United v AC Milan UEFA Champions League Second Round Second Leg

[사진=박지성 (C) 티스토리 PicApp]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역시 3월의 사나이, 그리고 풀럼의 킬러 다웠습니다. 3월들어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한데다 풀럼전에서 시즌 첫 어시스트를 기록해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박지성은 14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풀럼전에서 후반 27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 투입 됐습니다. 맨유의 첫 교체 선수로 출전했던 박지성은 루이스 나니와 함께 좌우 측면을 스위칭하며 상대 미드필더들을 흔들었습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폭의 강점을 맘껏 발휘했던 박지성은 슈퍼 조커로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소화했습니다.

그러더니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와 정확한 짧은 패스를 연결하며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헤딩골을 엮으며 어시스트를 기록해 팀의 3-0 승리와 프리미어리그 선두 탈환을 주도했습니다. 박지성을 교체 투입해 공격력을 끌어올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교체 작전이 적중했고, 퍼거슨 감독의 신뢰속에 그라운드에서 산소탱크 역할을 했던 박지성의 활약은 맨유 공격의 자극제가 됐습니다.

사실, 박지성 투입 이전까지의 맨유는 1-0으로 앞섰음에도 공격력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풀럼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수부터 전방 압박을 가한것을 비롯 허리라인이 안정된 수비 밸런스를 바탕으로 맨유 미드필더들의 침투 공간 길목을 막으면서 맨유의 공격력이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캐릭-플래처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전반 10분까지 띄웠던 전진패스가 세 번씩이나 상대 미드필더의 몸에 걸렸을 만큼 상대의 압박이 두꺼웠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전진패스를 띄울 공간이 확보되지 못해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날리는 빈도가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풀럼은 이날 맨유의 미드필더 습성을 철저하게 연구한 듯한 느낌 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게 두 명의 마크맨이 달라 붙고, 캐릭-플래처의 전진패스 및 문전 침투 공간 길목을 차단하고, 나니는 측면 깊숙한곳으로 움직임을 유도하여 맨유의 페너트레이션을 붕괴하기 위한 압박 작업을 벌였습니다. 후반 시작 후 30초만에 루니에게 기습 선제골을 내주는 허점이 있었지만, 후반 27분 박지성 투입 이전까지는 맨유 미드필더 봉쇄에 성공했을 만큼 풀럼의 압박 작전은 견고하고 강했습니다.

그래서 맨유의 공격은 풀럼의 압박을 극복하지 못해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 15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이 3개에 그친것을 비롯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은 결정력 문제도 있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며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단순한 공격 패턴이 문제 였습니다. 나니-발렌시아가 측면에서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획일적인 형태의 공격 패턴을 반복했던것이 상대의 압박 타이밍을 벌어주는 문제점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발렌시아는 이날 경기에서 상대의 공격에 철저하게 막혔습니다. 공격 패턴이 단조롭고 왼발을 쓰지 못하는 기존의 약점이 풀럼 미드필더들에게 읽히고 말았기 때문이죠. 특히 시즌 초반과 중반에 활발했던 과감한 문전 침투가 최근들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맨유를 상대하는 팀들이 발렌시아의 습성을 읽었음을 의미합니다. 왼발 구사 능력이 약하다보니 왼쪽 윙어와의 스위칭을 할 수 없는 한계는 맨유의 공격 루트가 다채롭게 변화하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발렌시아가 풀럼의 압박에 막히면서 제한적인 공격 패턴을 나타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첫번째 교체 대상으로 발렌시아를 지목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발렌시아의 경기력이 맨유의 공격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오른쪽 윙어로 박지성을 투입한 것입니다. 그런 박지성은 감독의 의중을 이해한 듯, 나니와 함께 좌우 측면을 번갈아가며 상대 미드필더들의 압박에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상대 미드필더 및 풀백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과감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며 상대를 흔들었고, 공간 확보에 성공하면 그 즉시 패스 및 크로스를 띄우며 맨유에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결국, 맨유의 박지성 교체 투입은 성공 했습니다. 풀럼의 압박에 쩔쩔메던 맨유는 박지성의 공간 창출을 앞세워 베르바토프의 폼까지 살아나면서 상대 문전에서 유기적인 공격 패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38분과 44분에 루니, 베르바토프가 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확정지었죠. 무엇보다 박지성을 후반 27분에 교체 투입한 퍼거슨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적절했습니다. 발렌시아를 좀 더 이른시간에 뺄 수 있었겠지만, 압박 작전을 펼치는 상대의 집중력이 떨어질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죠. 그래서 후반 25분이 넘어서는 그 시점에 박지성을 투입했고, 박지성은 짧은 시간 동안 왕성한 움직임을 발휘하며 상대의 기세를 무너뜨렸습니다.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의 맹활약도 대단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한 가지를 더 칭찬하고 싶습니다. 풀럼전을 비롯 최근들어 볼 터치 횟수가 늘어난 것은,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 능동적이고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 여럿 속출했지만(일부 팬들이 '박지성은 왕따가 된게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로) 최근의 맨유 공격 패턴에서는 박지성을 통해 거치는 패스가 많아졌습니다. 이것은 동료 선수에게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늘었음을 의미하며, 그런 박지성은 공을 잡은 상태에서 마크맨의 뒷 공간을 노리는 돌파를 노리며 절호의 공격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박지성의 풀럼전 선발 제외가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맨유가 점유율에서 역습 축구로 공격 전술을 바꾼 이후부터 박지성의 폼이 오른 것을 비롯 지난 11일 AC밀란전에서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박지성의 풀럼전 선발이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풀럼전에서 박지성이 지치지 않도록 휴식 차원의 배려를 했습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전술 역량을 최대화 시키는 존재로써, 잦은 경기 출전으로 무리를 시키기보다는 특정 경기에 고정적으로 출전시키거나 절호의 타이밍에 교체 투입하여 선수의 역량을 끌어올려 팀 승리를 이끌기위한 기폭제 역할을 맡겼습니다. 이것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맨유의 승리를 결정지을 키 포인트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선호를 받기 쉽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감독의 입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걸출한 기량을 자랑하는 상대팀의 핵심 전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팀 플레이어도 감독의 선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과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패스 연결, 이타적인 공격력, 적극적인 압박, 세밀한 커팅 그리고 강철같은 체력을 자랑하며 90분 동안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입니다.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희생에 강한 면모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팀 플레이어로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박지성은 맨유의 스쿼드 플레이어이며 얼마든지 저평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경기를 꾸준하게 지켜보셨던 분들이라면 박지성이 왜 맨유에 필요한 선수인지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풀럼전에서 그랬던 것 처럼, 박지성은 선발과 조커를 가리지 않고 팀 공격에 역동성과 활력을 키울 수 있는 아우라가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의 공격력이 약하다고 지적하지만,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에 강한것을 비롯 전술 이해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의 공격력은 개성이 강합니다. 발렌시아의 단조로운 공격력보다는 박지성의 예측불가능한 공격력이 더 강한것이 풀럼전에서 그대로 증명됐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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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발렌시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은 지난 20일 에버턴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위협적인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해 후반 21분 교체되었고 팀은 1-3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경기에 관여하지 못했다'는 혹평과 함께 평점 6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맨체스터 지역 언론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를 통해서는 '에버턴에게 위협적인 순간을 주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에버턴전 이후 국내 언론으로부터 '공격력 부족'에 대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상대의 견고한 압박을 흔들지 못한데다 과감하고 저돌적인 공격이 저조했기 때문이죠. 지난 17일 AC밀란전 맹활약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효리사랑의 생각은 국내 언론과 다릅니다. 만약 박지성이 '공격력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팀의 역습 축구에서 적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를 앞세워 팀의 역습 및 빌드업을 시도하고, 짧은 패스와 2대1패스를 번갈아가며 상대를 교란하는 모습(요즘에 이런 장면이 부쩍 잦아졌죠.),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돌리며 동료 선수의 문전 침투를 돕는 장면, 그리고 활발한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박지성은 박지성만의 공격력을 주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국내 언론은 박지성이 맹활약을 펼치면 공격력에 대한 찬사를 내보내지만, 부진하면 공격력 부족이라는 약점을 꺼내듭니다. 박지성에 대해서 이렇게 일희일비하고 있습니다.)

박지성이 에버턴전에서 AC밀란전 맹활약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박지성을 위주로 경기를 봤던 분들이라면 선수 개인의 공격력 부족을 아쉬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박지성의 맹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맨유의 에버턴전 전술이 안토니오 발렌시아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루이스 나니가 퇴장 징계로 결장하면서 발렌시아가 맨유의 페너트레이션을 주도했는데 이것이 맨유가 에버턴전에서 매끄럽지 못한 공격력을 펼친 원인이 되었습니다.

발렌시아는 맨유의 페너트레이션을 이끌며 상대 수비의 압박을 분산시키고 공격진을 향해 골 기회를 밀어넣거나 직접 문전 침투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있는 선수입니다. 에버턴전에서는 전반 16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게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를 연결해 선제골을 엮어냈지만 문제는 그 장면 이외에는 상대 수비의 압박에 막히는 시간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 터치가 많았던 것은 팀 공격이 발렌시아에 의존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밀집 수비를 펼치던 상대팀의 전략에 읽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발렌시아에 집중되는 공격이 많다보니 맨유의 공격 마무리가 번번이 끊어졌고 이것은 루니-베르바토프의 고립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만약 발렌시아가 호날두-나니처럼 페너트레이션이 뛰어난 선수라면 직선-곡선을 골고루 활용하는 드리블 패턴을 앞세워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취하며 상대 수비의 압박을 무너뜨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드리블 패턴이 단조로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직선 위주의 움직임이 많으며, 곡선적인 움직임에서는 순간 가속도가 떨어지면서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합니다. 페너트레이션이 단순하다는 것은 팀의 역습 축구를 전개하는데 부족함이 있습니다. 맨유가 점유율에서 역습 축구로 전환하면서 오른쪽 윙어로 발렌시아가 아닌 나니를 꾸준히 선발 출전 시켰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발렌시아의 또 다른 문제점은 왼발을 쓰지 못합니다. 슈팅과 패스, 개인기 구사 과정에서 오른발에 치우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왼발에 있는 공을 오른발로 옮길 때 그 타이밍이 느리다보니 상대 수비수가 커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공을 지켜내는 능력에 있어서는 왼발 때문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물론 발렌시아의 공격력은 수비력이 약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었지만, 에버턴처럼 수비가 견고한 팀을 상대로는 고전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래서 에버턴은 발렌시아가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한 명의 마크맨(레이턴 베인스)이 꽁꽁 견제하면서 상대의 활동 반경을 옆쪽으로 틀도록 유도했고, 다른 한 명(리온 오스만)은 대각선쪽에서 근접마크하는 방어 형태를 취했습니다. 베인스가 발렌시아와 정면에서 맞닥드렸다면 오스만은 발렌시아의 대각선 방향에 포진하면서 문전 침투 길목을 막아내거나 베인스와 압박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에버턴은 맨유전 승리를 위해 발렌시아를 집중마크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고, 발렌시아 위주의 공격 패턴을 줄기차게 고수했던 맨유는 결국 에버턴 원정에서 '수비 불안까지 겹쳐' 1-3 역전패로 장렬하게 전사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했던 박지성 이야기를 다시 꺼내겠습니다. 에버턴전에서 드러난 발렌시아의 문제점은, 박지성의 공격력 부족이 선수 본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맨유의 공격이 발렌시아쪽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박지성쪽으로 공이 날라오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발렌시아가 상대 수비를 제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맨유의 공격 타이밍이 느려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박지성이 상대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을 취하더라도 골로 연결 될 기회가 적어집니다. 발렌시아가 오른쪽에서 시간을 지체하면서 에버턴의 수비 전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박지성은 왼쪽에서 특유의 활발한 공격력을 시도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발렌시아는 맨유의 역습에서 나니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선수입니다. 물론 나니는 부정확한 볼 배급이 적지 않은것을 비롯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발렌시아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단정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니는 양발잡이인 것을 비롯 좌우 윙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 상대 수비를 단번에 제치고 2차 공격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파괴력이 출중한 선수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선수는 역습에서 강점을 발휘하며, 나니와 함께 좌우 측면에서 장단을 맞출 최적의 적임자가 바로 박지성 이었습니다. 박지성이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는 것과 함께 나니가 역습을 주도하며 맨유가 역동적인 공격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지성과 발렌시아는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발렌시아가 역습 축구 적응에 최적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박지성이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를 통해 역습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성향이라면 발렌시아는 효율적인 볼 배급이 우선시되는 점유율 축구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나타냈던 선수였습니다. 역습에 강한 윙어와 점유율에 강한 윙어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팀의 성적 부진 원인이었던 점유율 축구에서 역습 축구로 전환한 맨유의 현 상황이라면, 박지성보다는 발렌시아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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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발렌시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포지션 경쟁이 치열한 곳이 바로 윙어입니다. 윙어는 많은 활동량이 요구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여러 대회 출전으로 바쁜 일정에 시달리는 맨유로서는 여러명의 걸출한 옵션들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팀의 입장에서는 포지션 경쟁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올 시즌 맨유의 윙어로 활약한 선수는 8명입니다. '산소탱크' 박지성을 비롯해서 라이언 긱스, 루이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안데르손, 대런 플래쳐, 조란 토시치, 가브리엘 오베르탕이 바로 그들 입니다. 지난 8월 22일 번리전과 9월 5일 토트넘전에서 윙어로 출전했던 중앙 미드필더 안데르손과 플래쳐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주 포지션은 윙어입니다.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거의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경쟁하는 구도였다면 올 시즌에는 호날두가 떠나면서 경쟁 구도가 확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대로라면, 맨유에서의 입지가 튼튼한 윙어는 긱스와 발렌시아 입니다. 긱스는 36세의 나이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맨유의 점유율 축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입니다. 특히 지난 9월 4경기에서 2골 6도움의 저력을 발휘하며 '왼발 마법사'라는 칭호를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발렌시아는 완전히 물이 올랐습니다. 칼링컵을 제외한 최근 7경기 연속 선발 출전(6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고 3골을 넣으며 맨유 전력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특히 3골의 기록은 '골이 부족한 윙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한 활약상 입니다.

하지만 '긱스-발렌시아' 체제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공식 매거진 <인사이드 맨유> 한국판 11월호를 통해 "시즌 초반 긱스의 체력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측면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시즌 진행에 따라 다시 중앙으로 옮겨갈 예정"이라며 긱스의 중앙 미드필더 전환을 예고했습니다. 만약 긱스가 적절한 시점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하면, 또 다른 윙어가 긱스의 몫을 담당할 것입니다. 발렌시아도 마찬가지 입니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과도한 일정을 소화한 경험이 없는데다 시즌 초반에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시즌 중반과 후반에 최상의 컨디션과 체력으로 경기에 임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발렌시아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맨유의 이적생으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펼쳤기 때문이죠. 불과 9월까지만 하더라도 직선 형태의 드리블 돌파에 의존했지만 10월 이후에는 횡적인 방향으로 활발히 움직이며 짧고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문전으로 파고드는 대각선 움직임, 문전에서 골망을 가르는 공격력에 자신감을 얻어 지난달 17일 볼튼전부터 지난 3일 CSKA 모스크바전까지 5경기에서 3골을 넣었습니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오름세는 맨유의 공격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MANCHESTER UNITED V VALENCIA CF

[사진=발렌시아는 올 시즌 아스날-리버풀-첼시전에서 모두 부진했습니다. (C) 티스토리 PicApp]

하지만 지난 첼시전에서는 발렌시아의 새로운 약점이 나타났습니다. 강팀과의 대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죠. 발렌시아는 올 시즌 아스날-리버풀-첼시전에서 상대팀의 왼쪽 풀백인 클리시-인수아-애슐리 콜의 강력한 견제에 밀려 평소의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4-3-3의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했던 첼시전에서는 돌파 과정에서 콜을 뚫지 못해 팀의 오른쪽 공격에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격 과정에서 동료 공격수와의 간격을 좁히지 못해 웨인 루니의 최전방 고립을 부추겼습니다.

발렌시아가 강팀과의 경기에서 부진한 것은 맨유 입장에서 아쉬움에 남습니다. 평소답지 않게 공격시의 파괴력이 약했기 때문이죠. 이것은 발렌시아가 강한 상대 앞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돌파 과정에서의 순발력과 기교, 그리고 타이밍이 클리시-인수아-콜을 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또한 아스날전과 리버풀전에서는 무기력한 움직임을 보였던 문제점도 있었죠.

강팀과의 경기에서 부진한 것은 아스날-리버풀-첼시전 뿐만은 아닙니다. 지난 9월 20일 맨시티전에서는 후반 16분 교체 투입되었지만 웨인 브릿지의 견제를 뚫기에는 임펙트가 부족했습니다. CSKA 모스크바와의 2경기에서는 후반 막판에 2골 넣었지만 상대 수비조직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골망을 출렁였을 뿐입니다. 또한 모스크바의 수비는 프리미어리그 강팀들보다 견고함이 떨어진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올 시즌 강팀과의 경기에서 부진한 것은 자신의 기량에 부족함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강팀에 약한 발렌시아의 행보는 누군가의 존재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바로 박지성입니다. 박지성은 유독 강팀과의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AS로마전과 4강 FC 바르셀로나전에서 1~2차전을 포함한 총 4경기에 선발 출전하여 맹활약을 펼치면서 '강팀용 선수'로 부각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첼시-아스날-리버풀전, 인터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리가 데퀴토와의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것을 비롯 강팀을 상대로 골까지 넣으며 팀 공격에 큰 이득을 안겼습니다.

'지난 시즌까지의' 박지성이 강팀에 강했던 이유는 다른 공격 옵션들에 비해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입니다. 특유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자세로 공수 양면에 걸쳐 묵묵히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죠. 평점 5~10점을 넘나드는 기복있는 플레이보다 꾸준히 평점 7~8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박지성의 특징 이었습니다. 한 쪽 측면에서 호날두가 이기적인 활약을 펼치다보니 다른 한 쪽 측면에서는 이타적인 활약의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나니보다는 박지성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선택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은 최근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팀 전술이 호날두 이적 여파로 역습에서 지공 형태의 점유율 축구로 바뀌더니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오베르탕이 맨유의 조커로 꾸준히 모습을 내밀면서 나니의 입지가 축소 되었고 박지성도 위험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이 오베르탕에게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빠른 복귀가 절실하다는 조급한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 처럼, 박지성은 언젠가 지난 시즌의 포스를 되찾을 것이 분명합니다. 긱스는 이미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예고되었고 나니-오베르탕은 맨유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입니다. 오른쪽보다는 왼쪽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발렌시아보다는 박지성쪽에 여전한 무게감이 실립니다. 발렌시아는 강팀을 상대하면서 자신의 클래스를 발휘하지 못했으니까요. 박지성은 상대팀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을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는 아우라가 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참가하게 될 A매치 덴마크-세르비아전에 맨유 피지컬 코치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박지성의 몸을 관리하기 위해서죠. 이것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의 기를 살리기 위해, 박지성을 A매치 데이 이후부터 실전에 꾸준히 투입 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믿음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발렌시아가 부진했던' 강팀과의 경기가 박지성의 입지를 지난 시즌처럼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By. 효리사랑(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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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 나니보다 잘하는 이유

효리사랑-축구 2009/10/22 06:11 Posted by 효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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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렌시아-나니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이제는 우열이 확실하게 가려졌습니다. 시즌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측면 옵션으로 활발히 기용되었던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루이스 나니의 경기력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렌시아가 오름세를 타고있는 반면에 나니는 발전이 정체된 모습을 일관하며 맨유 3년차 선수 답지 못한 경기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CSKA 모스크바전에서는 두 선수의 활약상이 서로 엇갈렸습니다. 발렌시아는 후반 41분 결승골을 비롯 오른쪽 측면에서의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싱력,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의 유연한 볼 키핑력으로 팀 공격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하지만 나니는 부정확한 패싱력과 비효율적인 움직임, 패스할 타이밍과 슈팅할 타이밍을 구분짓지 못하는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맨유 공격의 임펙트를 떨어뜨렸습니다. 만약 발렌시아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나니는 0-0 무득점 부진의 장본인으로 찍혔을지 모를 일입니다.

특히 발렌시아로서는 모스크바전 골이 값집니다. 후반 41분 문전 앞 오른쪽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게 헤딩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골로 밀어 넣었습니다. 모스크바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던 팀에 골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또한 지난 17일 볼튼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띱니다. 전 소속팀 위건에서 3시즌 동안 90경기 7골에 그쳤기 때문에 '골을 못넣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2경기 연속골을 통해 득점력이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최근 맨유가 웨인 루니의 부상과 베르바토프-오언의 골 가뭄으로 공격력 무게감이 떨어졌음을 상기하면 발렌시아의 2경기 연속골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나니는 지난 8월만 반짝했습니다. 지난 8월 9일 커뮤니티 실드 첼시전 선제 중거리포, 8월 22일 위건전 프리킥골을 통해 팀 내에서의 입지가 넓어지는 듯 했지만 시즌 내내 경기력 부진에 시달리며 팀 공격에 보탬을 주지 못했습니다. 첼시전과 위건전 이외에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는 나니의 행보는 지난 시즌 벤치 신세에서 벗어난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입니다. 라이언 긱스가 지난달 12일 토트넘전부터 왼쪽 윙어로 전환한 것은 역설적으로 나니의 경기력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는 대목입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효율성에서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맨유 선수 중에서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공격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움직임이 많습니다. 지나친 패스미스도 문제입니다. 지난달 16일 베식타스전에서는 맨유 선수 중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기록했지만(11.034km) 패스 정확도(52%)가 선발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저조했습니다. 26일 스토크 시티전에서도 후반 10분 교체되기까지 패스 정확도가 64.3%에 그쳤습니다. 지난 4일 선더랜드전에서는 패스 정확도가 48%에 그쳤으며 50개의 패스 중에 26개의 미스를 범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모스크바전에서는 패스 정확도가 46%에 그쳤습니다. 52개의 패스 중에 24개를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했을 뿐 28개씩이나 미스를 범했습니다. 짧은 패스 59%(17개 시도 10개 성공) 미디엄 패스 38%(29개 시도 11개 성공) 롱패스 50%(6개 시도 3개 성공)의 저조한 기록을 올렸습니다. 이날 맨유 선수중에서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기록했지만(11.669km) 여전히 효율성 결여에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공격 연결과정에서 침착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맨유는 1~2골을 더 넣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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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스크바전에서 후반 41분 결승골을 넣은 뒤 마이클 오언과 기쁨을 나누는 발렌시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물론 발렌시아도 지난달에 주춤했습니다. 공을 잡고 정지한 상황에서 시도하는 드리블 돌파가 상대 수비수들에게 읽혀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패스 타이밍이 빨라지지 못했고 문전 앞에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0일 맨체스터 시티전과 26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15개의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정확하게 연결한 것이 단 2개 뿐이었습니다. 발렌시아가 나니와 같은 선수였다면 침체된 분위기에 휩쓸려 이번달에 부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나니와는 다른 선수입니다. 최근 2경기 연속골을 비롯해 경기 내용에서도 지난달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맨유의 붙박이 주전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번달 초 A매치 데이에서 남미 원정 경기를 치르지 않고 캐링턴(맨유 훈련장)에 남았던 것이 자신의 경기력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볼튼전과 모스크바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장하여 그라운드를 활발히 질주했고 동료 공격 옵션보다 경기 내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패턴도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직선 형태의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쉽게 읽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오른쪽 문전으로 빠르게 달려들며 골 기회를 노리거나 동료 선수에게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 했습니다. 활동 패턴도 직선에 의존하기보다는 횡적인 방향이 늘어나면서 공격 연결 형태가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와 경합중인 상황에서도 공을 끝까지 소유하여 팀의 공격 템포가 끊기지 않도록 재빠르게 패스를 연결하거나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그런 발렌시아는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통해 경기 상황에 따라 이타적인 요소와 이기적인 요소를 골고루 발휘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어느 상황에서 패스를 연결하고 슈팅을 시도할지 또는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지 경기를 읽는 눈이 넓어졌습니다. 이러한 매끄러운 경기 운영은 맨유에서 보낸 세 시즌동안 경기력 개선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나니와는 다른 행보입니다.

또한 발렌시아는 전 소속팀 동료인 조원희가 포포투 8월호를 통해 극찬했을 정도로 출중한 수비력까지 자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맨유에서의 앞날에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오름세를 꾸준히 이어가면 맨유 공격의 키 플레이어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By. 효리사랑

MANCHESTER UNITED V VALENCIA CF

[사진=안토니오 발렌시아 (C) 티스토리 PicApp]

안토니오 발렌시아(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박지성의 경쟁자이자 맨유 측면의 뉴페이스로 떠오른 선수입니다. 비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스타일이 다르고 대체자도 아니지만, 올해 여름 맨유에 입단하면서 웨인 루니의 공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우선, 시즌 개막 무렵의 발렌시아 행보는 인상적 이었습니다. 오른쪽 측면 공간에서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를 연결해 루니의 골 기회를 도왔고, 지난달 29일 위건전에서는 자신의 크로스로 루니의 헤딩골을 엮었습니다. 감각적인 볼 키핑과 컨트롤을 앞세운 드리블 돌파, 그리고 오른쪽 측면에서 직선 방향으로 파고드는 저돌적인 모습은 맨유 공격의 기동성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활약은 공격력 부족으로 주춤했던 박지성의 입지를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저력은 거기까지 였습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상대 수비의 거센 압박을 받으면서부터 삐끗하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공을 잡고 정지한 상황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플레이가 문제입니다. 그 방향이 직선적이었고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과 맞닥드릴때는 턴 동작을 시도했지만 타이밍이 한 박자 늦습니다.

이것은 발렌시아가 상대 수비에게 읽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활동 패턴이 단순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들이 압박하기가 편해진 것이죠. 그로인해 드리블 돌파가 번번이 끊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맨유 오른쪽 공격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크로스 정확도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15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그 중 2개만이 동료 선수의 몸에 정확하게 향했을 뿐입니다. 크로스가 장점이었던 선수의 경기력이 맞는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위건 시절에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끈질긴 압박을 펼쳐 윙어로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오른쪽 공격에 집중하면서 수비 가담하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수비 가담 속도가 늦고 있습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높이다보니 압박의 세기가 위건 시절에 비해 느슨해졌습니다. 맨유 전술의 문제점을 꿰뚫고 있는 팀이라면 발렌시아의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 시도를 활발히 펼쳤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발렌시아의 활약상은 위건 시절보다 떨어집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여러차례 노출하는 모습입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단점을 커버하는 모습이나 날이 갈수록 경기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대 수비에 읽힌 발렌시아의 공격력은 맨유에 이로운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발렌시아는 맨유로 이적한지 두달 정도 되었습니다. 팀 전술에 적응을 못한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될 수 있지만, 이미 발렌시아는 시즌 초반부터 동료 선수들과 척척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자신의 장점을 뽐냈습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읽힌 상황에서 더 이상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은 대형 선수 답지 않습니다. 또한 맨유 이적 이후 아직까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골이 부족한 윙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위건에서 활약한 세 시즌 동안 90경기에서 7골에 그쳤던 선수였기에 골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내림세는 맨유 전술의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퍼거슨 감독의 시즌 초반 전술 계획은 나니-발렌시아 조합에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발렌시아는 상대 수비에 읽혔고 나니도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팀 공격에 제대로된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36세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최근 2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하면서 5도움을 올린것은, 역설적으로 나니-발렌시아의 부진이 심각함을 말합니다. 긱스의 맹활약은 이미 나니의 위기로 이어졌고 그 다음은 발렌시아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언 하그리브스가 복귀를 앞두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경기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앙 미드필더보다는 오른쪽을 주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맨유의 중원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죠. 스콜스-플래처-안데르손-캐릭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중이며 긱스는 왼쪽과 중원을 골고루 소화 중입니다. 지난 5월에 재계약했던 대런 깁슨도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하그리브스는 부상 이전까지 맨유 중원의 4~5 옵션으로 밀린 상태였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 포진이 잦을 것입니다. 발렌시아에게 직격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발렌시아는 올해 여름 맨유로 이적하면서 1800만 파운드(약 342억원)의 거액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을 노렸기 때문에 이적료가 폭등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적료가 비쌉니다. 하지만 맨유에서의 경기력은 1800만 파운드의 가치보다 떨어집니다. 이것은 발렌시아가 먹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먹튀 선수들을 여럿 배출했습니다. 2000년대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 2810만 파운드) 클레베르손(플라멩고, 600만 파운드) 같은 먹튀들이 있었고 현 맨유 선수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75만 파운드) 하그리브스, 안데르손(이상 1800만 파운드) 나니(1400만 파운드)도 먹튀 논란의 대열에 있습니다. 발렌시아도 맨유 먹튀 대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발렌시아가 맨유의 부끄러운 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려면 분발하는 모습이 매우 절실합니다.

By. 효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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