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2, PSV 에인트호번)이 라이벌 아약스전에서 1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대량 득점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쪽 윙 포워드로서 팀의 네 골 중에 3골이나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강팀 킬러'의 저력을 보여줬다.

 

박지성 소속팀 에인트호번은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후 11시 30분 필립스 스타디온에서 펼쳐진 2013/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 아약스전에서 4-0으로 이겼다. 후반전에만 4골을 몰아치며 라이벌팀을 제압한 것. 후반 8분 팀 마타우쉬, 후반 16분 예트로 빌렘스, 후반 19분 오스카 힐제마크, 후반 23분 박지성이 골을 터뜨리며 팀에게 승점 3점을 안겨줬다. 에인트호번은 유럽 대항전을 포함한 최근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부진에서 벗어났으며, 아약스전 승리를 통해 에레디비지에 단독 선두(4승 3무, 승점 15)로 뛰어 올랐다.

 

 

[사진=박지성 (C) PSV 에인트호번 공식 홈페이지 메인(psv.nl)]

 

에인트호번 4-0 승리, 박지성이 세 골 관여했다

 

사실, 에인트호번의 아약스전 승리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반 11분까지 슈팅 5개(유효 슈팅 2개)를 날렸으나 단 1개라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슈팅 1개에 그쳤던 아약스와 달리 경기 초반부터 공격 기회가 많았음에도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다. 그 이후에도 골 운이 따라주지 못했고 중앙 공격수 마타우쉬가 아약스 센터백들에게 봉쇄 당하면서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쳤다. 아약스도 중앙 공격수 시그도르손이 난조에 빠졌으나 에인트호번이 특급 골잡이가 없는 딜레마는 심각했다. 최근 경기력 저하에 시달렸던 대표적 원인이었다.

 

에인트호번에게 골 기회가 찾아온 것은 후반 8분이었다. 데파이가 왼쪽 측면에서 날렸던 크로스를 아약스 골키퍼 페르미르가 걷으려했으나 볼을 잡아내지 못했고, 근처에 있던 마타우시가 왼발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마타우시의 올 시즌 에레디비지에 첫 골이자 아약스전 결승골이 됐다. 아약스는 경기 내내 에인트호번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마타우시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였다. 이는 에인트호번이 대량 득점에 성공했던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에인트호번은 세 골을 더 추가했다. 세 골 모두 박지성이 관여했다. 박지성은 후반 16분 하프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 왼쪽에 있던 빌렘스쪽으로 패스를 밀어줬고, 빌렘스는 드리블 돌파를 통해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접근하면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빌렘스가 골을 터뜨리는 과정에서 아약스의 압박이 느슨했으나 그 이전에 자신쪽으로 볼을 띄워줬던 박지성이 아약스 진영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를 하지 않고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도록 유도했다. 아약스 수비수들이 뒷쪽으로 이동했으나 오히려 수비 전열이 갖춰지지 못하면서 빌렘스가 슈팅을 날릴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박지성의 판단력이 좋았다.

 

후반 19분에는 박지성이 도움을 기록했다.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낮게 크로스를 날렸던 볼이 힐제마크의 오른발 골로 이어졌다. 아약스의 왼쪽 윙 포워드 피셔의 대인 마크가 불안했던 틈을 타서 크로스를 띄웠던 과감함이 빛났다. 그리고 후반 23분에는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을 넘어섰을 때 전진 수비를 취했던 아약스 포백의 수비 뒷 공간이 뚫렸다. 이때 박지성은 문전쪽으로 질주하면서 아약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24일 헤라클레스전 이후 1달 만에 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굳히게 했다.

 

박지성, 다시 전성기 찾아오나?

 

박지성은 아약스전에서 1골 1도움 기록하며 에인트호번의 4-0 대량 득점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팀의 두번째 골은 도움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23일 오전 기준) 지난달 AC밀란전에 이어 아약스전에서도 강팀에 강한 본능을 충분히 재현했다. 이번 경기는 에인트호번 임대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주중 유로파리그 경기였던 루도고레츠(불가리아)전에서 후반 15분에 교체 투입된 것이 아약스전을 위한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됐다. 아약스전을 통해 자신이 에인트호번 전력에 필요한 선수임을, 코퀴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팀의 에레디비지에 우승을 이끌 적임자임을 증명했다.

 

어쩌면 일부 축구팬은 박지성의 아약스전 맹활약을 에인트호번 임대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극찬할지 모른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아약스전에서 발휘했던 포스를 오랫동안 재현할 필요가 있다. 운이 따라주면 아약스전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다. 에인트호번이 과거의 케즈만(2000년대 박지성-이영표 경기를 봤던 축구팬에게 익숙한 인물)같은 득점력이 뛰어난 골잡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박지성의 득점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박지성을 포함한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가 다득점을 기록해야 에인트호번이 전문 골잡이 부재를 해소할 수 있다.

 

만약 박지성의 맹활약이 계속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이후 다시 전성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력은 예전처럼 좋은 편이나 커리어 위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이적과 챔피언십 강등에 이은 에인트호번 임대는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QPR 이적이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던 것. 만약 QPR이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았다면,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을 외면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에인트호번 임대는 자신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증명했던 최고의 선택이 됐다. 친정팀에서 유럽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아약스전을 통해 증명했다.

 

박지성은 아약스전 승리를 통해 에인트호번의 에레디비지에 선두 유지에 힘을 써야 한다. 지난 시즌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네덜란드의 No.1 아약스가 올 시즌 7위로 추락하면서 에인트호번이 2007/08시즌 이후 에레디비지에 챔피언을 되찾을 기회를 얻었다.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체력적인 부담과 골잡이 부재,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여전한 단점으로 꼽히나 아약스전을 통해 '박지성 효과'가 강하다는 소득을 얻었을 것이다. 박지성의 원맨쇼를 앞으로 오랫동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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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탱크' 박지성(32, PSV 에인트호번)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패배 위기를 구했다.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전 2시 45분 알멜로 폴만 스타디온에서 펼쳐진 2013/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4라운드 헤라클레스 알멜로 원정에서 팀이 0-1로 뒤졌던 후반 41분에 골을 넣었다. 페널티 박스 중앙 안쪽에서 스테인 스하르스의 패스를 오른발로 터치한 뒤 상대 팀 선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PSV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PSV 에인트호번 페이스북에서는 박지성 득점 소식을 알렸다. (C) PSV 에인트호번 페이스북(facebook.com/PSV)]

 

사실, 박지성의 헤라클레스전 출전은 의외였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주중 AC밀란전을 68분 소화했으며 다음 주 29일에는 AC밀란 원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헤라클레스 원정에서 체력를 안배하고 AC밀란 원정에 선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PSV는 헤라클레스전에서 전반 6분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중앙 공격수로 나섰던 위르겐 로카디아가 기대 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후반 21분 박지성을 교체 투입시켰다.

 

박지성은 경기 막판 동점골을 작렬하며 코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0대 중반을 앞둔 노장 선수로서 어린 선수들이 많은 PSV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던 결정적 장면이었다. '고작 한 경기에서 잘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젊은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펼쳤을 때 경험 많은 선수로서 팀의 승점 획득을 돕는 골을 터뜨린 것은 의미가 있다. 그것도 PSV 복귀 후 2경기만에 말이다. 데뷔전이었던 AC밀란전 MOM(최우수 선수)에 선정되었던 오름세를 이어가게 됐다.

 

아울러 박지성은 동점골을 통해 팀 내 입지 향상의 쐐기를 박았다. PSV 임대 후 아직 90분 소화한 경기가 없었지만 존재감만큼은 붙박이 주전이나 다름 없다. 국내 여론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박지성 선발 투입 여부를 놓고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심지어 '박지성 위기론'까지 흔하게 등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경우 해리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 사용법'을 잘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박지성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하여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졌다. 박지성은 이번 골을 통해 PSV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박지성의 시즌 1호골이 빨리 터진 것도 상징적이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시즌 초반 일정을 보내게 됐다. PSV에서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 시절에 비해 득점력이 요구된다. 원 소속팀에서는 중앙에서 수비적인 비중이 높았으나 PSV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다. 공격수로서 골이 필요하게 됐다. PSV는 네덜란드의 강팀이며 에레디비지에는 강팀과 약팀의 양극화가 심하다. 박지성이 앞으로 더 많은 골을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참고로 박지성은 2012년 1월 리버풀전 이후 1년 7개월 만에 골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공식 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아울러 박지성과 함께 2005/0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절친'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축하도 반가웠다. 현재 PSV에서 견습 코치로 활동중인 판 니스텔로이는 박지성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자신의 트위터에 "Ji Sung park!!!!"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지성과 판 니스텔로이의 우정은 지금도 변함없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3시 45분 산 시로에서 펼쳐질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AC밀란 원정에서는 박지성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PSV는 1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으며 2차전 원정에서 최소 2-2로 비기거나 꼭 승리해야 32강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AC밀란의 총력전 속에서 수비적인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몇 차례의 공격 기회를 살리는 임펙트가 필요하다. 박지성이 AC밀란전에서 팀의 32강 조별리그 진출의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할지 그날이 기대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는 역할을 맡는 포지션은 공격수입니다. 축구는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이기 때문에 최전방을 맡는 공격수의 골 여부가 중요합니다.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만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골을 넣는 경우가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점을 헌납하지 않기 위해 수비 벽을 두껍게 쌓으면서 상대팀 공격수를 철저히 견제하는 것이 그것이죠. 그러면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공격 역량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득점 상위권에서 미드필더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수비수가 공격에 가담하여 골을 터뜨리며 '골 넣는 수비수'의 진가를 알렸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 팀 모두 당대 최고의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골을 터뜨릴 가능성 또한 배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결승전은 단판 경기이기 때문에 실점을 내주지 않도록 수비에 무게감을 두는 경기 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두 팀의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의 철저한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죠.

이번 결승전에서는 많은 골이 터지지 않을 공산이 있습니다. 토너먼트에서는 좀 처럼 골을 넣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지난 시즌에는 32강 조별 예선에서 1경기당 2.79골이 나왔지만 16강 토너먼트 이후에는 2.14골로 줄었습니다. 그러더니 맨유와 첼시가 맡붙은 결승전에서는 120분 공방전 끝에 단 2골(1-1)만 나왔죠. 그것도 미드필더 두 명(호날두, 램퍼드)가 넣은 골입니다. 반면 두 팀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수들의 촘촘한 압박을 받은 끝에 부진 했습니다. 그 중 디디에 드록바는 네마냐 비디치의 집요한 밀착 견제에 화를 참치 못하다가 상대편의 뺨을 때려 퇴장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결승 무대에서 공격수가 골을 터뜨리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총 43골이 나왔습니다. 그 중에 공격수는 22골을 넣었고 수비수와 미드필더는 총 19골을 기록했습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골을 넣는 비중이 공격수 못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결승전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카카(AC 밀란, 2006/07시즌 10골) 호날두(맨유, 2007/08시즌 8골)는 당시 챔피언스리그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로 뛰었습니다. 올 시즌에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가 8골로 득점 1위를 기록중이지만 그의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가 아닌 오른쪽 윙 포워드입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많은 골을 넣는다는 상식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으며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통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산소탱크'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골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박지성의 결승전 골 여부를 단순한 희망사항으로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축구는 그저 각본없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언제 어느 선수가 골을 넣을지 알 수 없는 데다 그것이 축구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골 부족에 시달렸던 박지성이 결승 무대에서 골을 넣는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파급 효과가 클 것임에 분명합니다.

박지성은 전형적으로 큰 경기에 강한 선수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한국 대표팀의 주전 선수로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더니 PSV 에인트호벤과 맨유에서도 이 같은 기세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강팀과의 빅 매치에서 골을 넣는 경우도 여럿 있었습니다. 프랑스와 아스날을 상대로 두번이나 골망을 흔든것을 비롯해서 포르투갈, 잉글랜드, 첼시, 아스날, AC밀란, 그리고 강팀 못지 않은 전력을 보유한 팀들을 상대로 골을 넣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가 '강팀에 강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 박지성의 경기력은 늘 꾸준합니다. A매치 차출 이후를 제외하면 부진한 경기가 손에 꼽을 만큼 드물 정도로 거의 매 경기마다 고른 활약을 펼쳤습니다. 감독 입장에서도 들쑥날쑥한 선수를 기용하는 것 보다는 안정적인 선수를 기용해야 벤치에서 마음 편하게 경기 보면서 전략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이 올 시즌 루이스 나니를 제치고 주전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강팀에 강한 임펙트 그리고 꾸준함이라는 키워드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도 마찬가지 입니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전 연습 경기에서 주전 팀의 왼쪽 윙어로 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왼쪽 날개의 또 다른 후보군이 라이언 긱스라는 점을 미루어보면, 박지성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3-3의 핵심인 대런 플래처가 징계로 결승전에 못나오고 있는 것 까지 더하면 맨유는 바르셀로나전에서 4-4-2를 쓸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박지성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포지션이 다름 아닌 4-4-2의 측면 미드필더 자리죠.

분명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점이죠.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의 진가를 믿고 여러차례 선발 출전시켰고 이에 박지성도 실력으로 보답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전에서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시킬 것임이 분명합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맨유에서 상대 측면 옵션의 침투를 철저히 봉쇄하는 수비적인 역할과 전방을 부지런히 움직이거나 빈 공간을 창출하는 공격적인 역할을 동시에 겸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공격수들이 골을 넣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지성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맨유가 빠른 역습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수비적인 역할을 맡을 경우 역습 과정에서 빠르게 상대 문전으로 침투하여 골을 노릴 것이고 공격적인 역할이라면 골에 대한 임무를 맡고 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강팀과의 경기 혹은 중요한 고비때마다 변칙전술을 쓰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최근 9경기에서는 4개의 포메이션을 두루 구사하고 매번 베스트 일레븐에 변화를 주면서 상대팀에 혼란을 가중시켰죠. 이는 바르셀로나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며칠전에 구사했던 전술로 바르셀로나전을 치르면 상대방에게 그대로 읽히기 때문에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꺼내들 것임이 분명합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오언 하그리브스를 오른쪽 윙어로 투입시켰다면 이번에는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의 변칙 전술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지성은 하그리브스처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미드필더이기 때문이죠. 그런 변칙적인 역할은 골이 될 여지가 분명합니다.

첼시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중인 줄리아노 벨레티는 2006/07시즌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던 당시, 결승전에서 후반 35분 역전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입니다. 박지성도 못할 것이 없습니다. 선수 본인이 속한 위치가 골을 넣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바라보는 통계적인 관점에서도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의 골 비중이 웬만한 공격수 못지 않습니다. '강팀에 강한' 박지성의 바르셀로나전 골이 현실이 될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직 상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노력의 차이는 곧 결과의 차이이며, 이 같은 인생의 진리는 축구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산소 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드디어 해냈습니다. 8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FA컵 8강 원정 경기에서 후반 36분 풀럼의 왼쪽 진영에서 상대팀의 패스를 차단하여 문전으로 빠르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아론 휴즈를 제치고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날리며 시즌 2호골과 동시에 맨유 통산 10호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이후 5개월 18일만에 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우선, 박지성은 3월에 많은 골을 넣었던 선수였습니다. 이번 풀럼전 이전까지, 맨유에서 기록한 9골 중에 4골이 3월에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 중 2007년 3월 17일 볼튼전에서는 멀티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의 유일한 골 또한 3월에 기록했던 것이어서(3월 1일 풀럼전) 유독 3월에 신들린 골 감각을 발휘했습니다. 더욱이 자신이 골을 넣은 8경기 중에서 7경기가 맨유의 승리로 이어진 것이기에 이번 풀럼전에서 10호골을 넣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최근 박지성의 공격 포인트 본능은 '말 그대로' 물이 올랐습니다. 최근 4경기중에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1골 2도움)를 기록하며 '골과 도움이 부족하다'는 팬들의 걱정을 뒤로 한 것입니다. 특히 풀럼과의 최근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2골 1도움)를 올리는 등 '풀럼 킬러'로서의 명성까지 떨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크레이븐 커티지는 박지성이 지난해 3월 1일 맨유 통산 8호골을 작렬했던 장소였기에 이번 10호골이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박지성의 전반 중반까지의 활약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비해 몸을 사리면서 미드필더 공간에만 계속 머물렀기 때문에 볼 터치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풀타임 출장하기 위한 완급조절이었을 뿐, 후반 막판에 체력적인 부담 없이 골을 넣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전반 2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 중앙 공격을 인터셉트하더니 8분 뒤 웨인 루니의 골을 이끌어낼 뻔했던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며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내뿜기 시작했습니다.

박지성의 본격적인 진가는 후반전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후반 초반부터 왼쪽 측면을 활발히 휘저으며 끊임없이 빈 공간을 창출하고 동료 선수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력을 살리기 시작한 것이죠. 후반 15분에는 풀럼 문전 정면에서 낮게 깔린 슈팅을 날린 뒤 3분 뒤 문전으로 빠른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왼발슛을 날리며 마크 슈워처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2개 모두 노골이 되고 말았지만 테베즈-루니의 득점포에 여지없이 흔들렸던 슈워처의 힘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36분 '축구팬들이 기대하던' 맨유 통산 10호골을 넣으며 그동안 골을 넣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열매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풀럼의 골망을 출렁인 박지성은 그동안 공격 마무리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부정확한 타점과 한 박자 늦은 타이밍으로 슈팅의 위력이 약해지면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2006/07시즌부터 '동안의 암살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현 맨유 리저브팀 감독)의 조언을 받으며 골 결정력 향상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9개월 무릎 부상 공백으로 골 감각을 잃은 것을 비롯 발목이 유연하지 않은 신체적인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에 많은 골을 넣기가 어려웠습니다.

박지성이 골을 넣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퍼거슨 감독이 오랫동안 골 결정력 부족을 아쉬워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동료 선수들의 골을 돕는 이타적인 활약에 치중하며 공수 양면에 걸쳐 팀을 위해 헌신을 다하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펼쳤지만 공격 마무리가 약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골 부진이 계속된다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8인 엔트리 제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던 만큼, '골을 원하는' 퍼거슨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맨유 전력의 중심축으로 거듭나겠다는 속내를 털어 놓았습니다. 어느날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쳤음에도 "골을 못넣어서 아쉽다"는 말을 했었고 "(올 시즌) 20골은 무리지만 적어도 10골은 넣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을 만큼 골을 넣으려는 집념을 위해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맨유 선수들이 인정할 만큼 항상 성실하고 착실한 자세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던 그였기에 맨유 통산 10호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이자 '노력의 결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실 박지성이 팀의 주축 선수로 위상을 굳힐 수 있었던 이유는 팀 플레이가 다른 누구보다 투철했기 때문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은 골이 부족하다'고 입버릇 처럼 지적을 하면서도 중요한 경기에서 항상 자신을 선발로 중용했던 것은 그가 스승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 이후, 스쿼드 플레이어에서 팀의 측면을 완전히 꿰차는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한 것이 그 예죠.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제자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골을 넣는 능력을 '확실히' 키울 수 있도록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이라는 가혹한 채찍질을 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 박지성은 '골'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다했습니다.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5개월 18일 동안 37번의 슈팅(유효슛 15개)을 시도하며 맨유 통산 10호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한 것이죠. 물론 그 동안의 과정은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 미들즈브러전에서는 문전 가까이에서 골을 쉽게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허공을 가르는 슈팅을 날리며 퍼거슨 감독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팀 내 역할은 미드필더진에서 궃은 역할을 맡는 것이기 때문에 슈팅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고, 맨유 통산 10호골을 넣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보다는 팀이 우선이었기에 여러 차례의 슈팅을 난사하듯이 골을 노릴 수 없었던 것이며 그런 기다림의 시간이 단련이 되어 마침내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박지성이 '나는 골을 넣을 수 없어'라는 마음속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는 맨유의 주전으로 뛸 자격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소극적인 생각은 자기 자신을 약하게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실전에서 골은 물론이요 자신의 진면목을 다하지 못하는 악영향으로 이어졌겠죠. 그래서 박지성은 연이은 골 부진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전구 발명을 위해 숱한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을 떠올리게 하듯, 골을 넣기 위한 적극적인 몸부림을 펼치며 '언젠가 골을 넣을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만의 믿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36번의 골 실패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치고 달렸고, 결국 37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 시키며 자신의 두 팔을 머리위로 치켜 세우며 환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노력이 없다는 것은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성공할 수 없게 됩니다. '노력의 힘'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이죠. 그런 박지성은 '노력의 힘'을 믿으며 5개월 18일의 시간 동안 연이은 골 부진 속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았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불굴한 저력이 있었기에 국내 축구팬들은 자신에게 '한국 축구의 아이콘', '대표적인 노력파'로 치켜 세우며 밤새도록 맨유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맨유 통산 10호골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에서 벗어난 박지성. 그의 진면목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