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는 금메달이 아닌 ´어떠한 경우든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선수의 투혼일지 모른다. 특히 남자 역도 선수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이 부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투혼은 ´강한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올림픽 정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멋진 장면이었다.

이배영은 12일 저녁 중국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69kg급 결승전 도중 왼발 부상으로 끝내 메달의 꿈을 접었다. 역기를 드는 순간 왼발 통증을 극복하지 못한채 무릎을 꿇었지만 실패에 아쉬운 듯 앞으로 엎어지며 죽 미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쉽게 일어설 수 없는 상황에서도 두 손으로 바를 끝까지 잡는 그의 ´부상 투혼´은 국민들은 물론 중국 관중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는 감동의 물결을 안겨줬다.

이 장면을 지켜봤던 네티즌들은 일제히 이배영의 투혼을 높이 치켜세우며 찬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의 의지는 금메달 감이다. 당신의 투혼은 금메달리스트보다 훨씬 값지고 빛났다. 당신에게 박수를 보낸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네티즌 역시 "금메달 이상의 감동이다. 당신의 끝없는 투지에 찬사를 보낸다"는 등 그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투혼이란 존재는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귀한 정신이다. 대한민국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축구도 그 중 하나.

대한민국에서 축구라는 종목은 투혼 그 자체였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온 국민을 감동 시켰던 이임생의 부상 투혼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달성하기까지 온갖 고난을 이겨냈던 투혼이 사람들에게 쉽게 떠올릴 법 하다. 끝까지 상대팀을 이기겠다는 선수들의 투혼은 팬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큰 사랑을 보답하며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주요 국제 무대에서 태극전사들을 열렬히 성원했다.

그런 이유에 편승해서 인지 2년 전 독일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붉은색 유니폼 상의 뒷자락 끝에는 ´투혼´이라는 한글 문구가 새겨졌다. 유니폼을 제작한 나이키 측이 태극 마크를 단 선수들의 자긍심과 투지를 북돋을 수 있도록 ´센스´를 발휘한 것. 당시 대표팀의 막내급이었던 박주영이 "유니폼에 새겨진 투혼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가슴에 뭔가 뭉클한 것이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을 정도.

그러나 한국 축구는 언젠가 부터 국민들에게 실망스런 모습만 안겨줬다. 한일 월드컵 이후 ´투혼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잦은 졸전 여파가 2006 도하 아시안 게임과 지난해 아시안컵 조별 예선 부진, 올해 국가대표팀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성화호가 지난 두 경기 동안 보여준 것은 프로 정신도, 투혼도, 애국심도 아닌 팬들에 대한 배신 뿐이었다.

박성화호는 올림픽 본선 이전까지 안정적인 조직력 구축과 박주영의 슬럼프 탈출 조짐, 최상의 와일드카드 선택, 7월 평가전 3전 3승이라는 긍정적인 요인 때문에 ´올림픽 대박´의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 개최지인 중국이 한국과 시차가 적고 기후와 음식도 한국과 비슷해 우리 선수들이 온두라스-이탈리아-카메룬 보다 더 나은 여건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성화호는 첫 상대였던 카메룬전부터 불안했다. 후반 22분 박주영의 골로 승리 분위기를 굳혔지만 14분 뒤 상대팀의 역습 한 방에 수비진이 이를 소홀히 여기면서 틈을 내준 끝에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던 승점 3점을 놓치고 말았다. 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사상 첫 메달 목표를 노리는 박성화호의 ´본 모습´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고 이구동성 박성화호를 향해 ´1-0 이후 방심한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냈다.

두번째 경기였던 이탈리아전은 벤치의 전략과 선수들의 활약, 정신력 등에서 한국의 명백한 완패였다.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탈리아와 상대하여 수비 위주의 전술을 꺼내들었지만 오히려 ´지오빈코-로키-로시´로 짜인 상대팀 공격수진에 번번이 농락 당하며 0-3으로 완패했다. 그것도 중앙 한 가운데에서 세번이나 뚫리는 모습을 보이며 ´단점을 알고도 고치지 못한´ 박성화호의 허술함이 그대로 노출됐다.

투혼으로 똘똘 뭉친 팀이라면 한번의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두껍게 다진 뒤 매서운 공격을 펼쳐 골을 노렸을 것이다. 그러나 박성화호는 경기에서 지고 있음에도 의미없는 롱패스와 부정확한 횡패스 남발, 공격 활로를 잃은 선수들의 비효율적인 움직임, 상대팀 선수의 위치를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느슨한 방어로 패착에 패착을 거듭하다 전쟁터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평가전이 아닌 올림픽 무대에서 맥 빠진 경기력을 거듭한 것에 국민들의 실망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팬들이 박성화호에 실망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들 개인 스스로의 능력. 박성화호는 K리그에서 펄펄 나는 선수들과 해외파, 와일드카드까지 동원해 18명의 최정예 팀을 구성했지만 그들이 빚어낸 경기력은 ´선수 능력´보다 못하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해외 축구의 트렌드 습득이 좋으나 막상 국제 대회에서 이른바 ´소심축구´를 고집해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낸 박성화 감독 역시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

대표팀에게서 투혼이 실종된 근본 문제는 선수들에게서 태극전사라는 사명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축구는 스타 의식에 사로잡힌 선수들의 안일한 정신 상태 때문에 그동안 쌓아왔던 위상과 가치가 추락했다. 지난해 음주파문과 이천수의 폭행 구설수, 기성용의 미니홈피 파문, 지금도 그치지 않는 K리그에서의 잇따른 추태 등에 이르기까지 팬들의 마음을 등돌리게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사명감은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이지 절대적인 애국심도 아니고 화려한 축구 실력과 명성으로 채워갈 수 없다. 특히 대표팀은 금전적인 이득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프로팀과 운영 체계와 다르기 때문에 사명감을 통한 선수들의 정신적인 집중과 강인함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그 사명감 결여가 박성화호의 좌초 원인으로 이어졌고 팬들의 감동을 자극하는 ´투혼´이라는 존재까지 전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예전보다 부쩍 좋아진 환경과 해외 연수 등으로 ´예전 대표팀 세대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박성화호의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땀흘리며 정신력으로 버틴 선배들의 투혼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경기 내내 죽기살기로 뛰어다니며 상대팀 선수들을 제압하겠다는 불굴의 정신력, 피 흘려도 붕대 감고 경기에 임하던 선배 선수들의 투혼을 기억하며 태극 마크의 사명감을 깨닫고 있는지 묻고 싶을 정도.

어쩌면 나라를 대표하겠다는 사명감이 선수들에게 힘들고 괴로울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 축구팬들이 옛날부터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던 것을 박성화호는 물론 한국 축구의 젊은 주역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축구팬 그리고 국민들은 지난 이탈리아전과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두번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다.

비록 박성화호는 올림픽 D조 본선 마지막 경기인 온두라스전과 상관없이 8강 진출 실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온두라스전 만큼은 그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뛰었던 선수들이 피땀흘려 바쳤던 투혼과 자긍심, 희생정신을 가슴깊이 되새겨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성화호는 모든 축구선수들의 로망인 태극전사로 선택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비록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역도 선수 이배영의 투혼´과 견줄만한 부끄럼 없는 모습이 절실하다. 스타의식에 젖은 젊은 선수들이 태극 마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진정한 태극 전사로서 축구팬들을 감동시키는 투혼을 ´박성화호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를´ 온두라스전에서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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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본선이 친선경기도 아니고...와일드카드 효과도 없어´

이해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다. 지난달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적인 조직력으로 모두 승리를 따냈던 한국 대표팀이 지난 7일 카메룬전서 1-1로 비긴데 이어 이번 이탈리아전서 0-3의 완패를 당하며 현재까지 승점 1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2위 카메룬(1승1무)과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벌어지면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은 커녕 8강 토너먼트 진출 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나타난 박성화호의 문제점은 여럿 있다. 특히 1명의 선수 이상 몫을 기대했던 박성화호의 와일드카드가 2경기 연속 부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성화 감독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동진(26, 제니트) 김정우(26, 성남)으로 구성된 와일드카드의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렸던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동진의 든든함은 이번 올림픽에서 보기 어려웠으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김두현을 제치고 당당히 와일드카드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우의 부진도 아쉬웠던 대목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다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두 번의 올림픽 본선 경기에서 공수 양면에 걸쳐 인상깊은 활약을 심어주지 못한 것.

특히 이탈리아전은 두 선수의 부진이 두드러졌던 경기. 김정우의 경우 전반 45분 동안 어느 장면 하나도 인상적인 활약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는 전반전 상대팀에 2골을 허용한 위치에서 토마소 로키와 주세페 로시의 움직임을 놓치고 연이어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실점 당시 자신의 주변에 있던 동료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상대팀 선수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를 펼치며 1차적인 실점의 책임을 지고 말았다.

김정우는 전반 24분 공격 전개 상황에서 공을 놓쳐 상대팀에 공격권을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루패스와 전진패스를 앞세워 정확한 공격을 연결하는 자신의 주특기가 이탈리아 수비진 앞에 맥을 못추더니 ´오장은-기성용´ 같은 후배 미드필더와의 호흡까지 맞지 않는 등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더니 전반전 종료 후 교체됐다.

김동진이 지키는 왼쪽 측면 뒷공간은 지난 카메룬전에 이어 이탈리아전에서도 번번이 뚫리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동진은 이탈리아의 오른쪽 윙 포워드 로시의 연이은 대각선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허점을 나타냈다. 특히 전반 43분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공을 잡았던 로시의 공격 전개 상황 속에서 공의 방향을 중앙으로 착각해 문전에서 머뭇거리다 뒤늦게 로시의 움직임을 놓쳐 공격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당초 두 선수의 와일드카드 선발 배경은 수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에서 비롯됐다. 출중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최철순(또는 김창수)과 김두현을 빼고 김동진과 김정우의 수비력을 믿고 주전 선수 겸 와일드카드로 활용했지만 오히려 수비력에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올림픽 이전까지 와일드카드 선발이 잘 이뤄졌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엎는 결과.

와일드카드의 부진은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리더의 부재로 이어졌다. 올림픽 대표팀의 젊은 주역들은 팀의 ´맏형´인 김동진과 김정우의 부진으로 우왕좌왕하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러한 여파는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경기의 흐름을 한국쪽으로 가져간 뒤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선수의 부재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올림픽 와일드카드 선발에서 번번이 실패를 경험했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그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8강 진출 실패 위기에 몰렸다. 오는 13일 온두라스전을 앞둔 상황에서 김동진과 김정우의 분발이 요구되지만 올림픽 실전 무대에서 부진에 빠진 두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최상의 경기력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지는 축구팬들에게 의문 부호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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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격 전개가 둔탁합니다. 예쁘게 공격 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11월 17일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우즈베키스탄전 해설을 맡은 강신우 MBC 해설위원이 전반 40분에 던진 말이다. 중원에 있던 한 선수가 바로 앞에 있던 상대방에게 패스미스 범하는 실수를 보고 답답했는지 한국 공격력에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이 경기는 한국의 답답한 공격 흐름 속에 0-0 졸전으로 끝났다.

강신우 해설위원은 9개월 뒤인 10일 저녁 8시 45분(한국 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D조 2차전 한국-이탈리아전에서 또 다시 박성화호 공격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번에도 한국의 답답한 공격력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합해 7명이 너무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옆쪽에 1~2명 정도 측면에 빠져야 공격이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는데요"(전반 25분 경)
"한국의 공격 패턴이 미드필더진을 생략하고 있죠."(후반 2분)

이러한 강신우 해설위원의 공격력 지적을 받은 올림픽대표팀은 공격력을 비롯한 여러 불안 요소들을 떨치지 못하고 이탈리아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7일 카메룬과 1-1로 비겼던 한국은 이탈리아전 패배로 2위 카메룬(1승1무)과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벌어지면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은 커녕 8강 토너먼트 진출 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의 공격은 답답 그 자체였다. 이탈리아를 겨냥해 4-4-1-1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을 변형했지만 미드필더들이 수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2선과 공격진의 사이가 벌어졌고, 강신우 해설위원의 말 처럼 ´수비 7명, 공격 3명´의 불균형적인 시스템이 형성될 수 밖에 없었다. 미드필더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지 못했던 ´박주영-신영록-이근호´의 3톱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슈팅 수에서 4:8로 이탈리아에 밀렸으며 유효슛에서는 1:4의 열세를 나타냈다. 전반전에 시도했던 위협적인 슛은 43분 박주영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것에 불과했으며 공격 루트가 측면쪽으로 72%(이탈리아는 62%, 좌우 공간 포함) 치우치는 단조롭고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보였다.

공격이 ´예쁘게´ 않았던 또 다른 원인은 수비 불안에 있었다. 박성화 감독은 ´오장은-김정우-기성용´으로 구축된 2선에 적극 수비 가담을 주문하면서 7명이 수비진에 들어가면서 ´지오반니-로키-로시´로 짜인 이탈리아 3톱을 적극 방어했지만, 이들의 유기적인 공격을 막는데는 실패했다. 이탈리아 미드필더진의 공격 가담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7명이 이탈리아의 3명에게 밀려 전반전에만 2골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에는 이청용과 백지훈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초강수를 두었지만 ´수비에 집중한´ 상대팀의 두꺼운 포백을 뚫는데 실패했다. 이탈리아가 후반 들어 6명(포백+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수비진에 들어가면서 그들의 빈 틈을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것.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경기 운영 흐름과 빠른 기동력 속에서도 ´박주영-이근호´ 투톱이 상대팀의 타이트한 압박 공세에 막혀 부진하면서 공격의 마무리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남겼다.

선수들의 전체적인 공격 전개도 아쉬웠다. 후반 초반에는 짧은 패스를 통해 공간을 파고들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후반 20분이 넘어들자 잦은 롱패스 남발에서 비롯된 부정확한 공격 연결로 의미없는 패스만 연결했다. 후반 33분에는 신광훈이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 활로를 잃은 횡패스를 남발하다 상대팀에 공격권을 내주면서 경기를 역전시키려는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 경기 종료 직전 세번째 실점과 함께 패배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박성화 감독은 지난달 세 차례의 국내 평가전에서 처진 공격수 박주영 중심의 공격 전술을 강화하며 올림픽 본선에 나섰다. 그러나 박주영을 중심으로 주변 선수들과 유기적인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은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주영은 두 경기에서 상대팀의 협력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력을 펼치지 못했고 그의 압박을 덜기 위해 스크린 플레이를 펼치는 동료 선수들의 희생적인 모습도 없었다.

이탈리아와의 전반전에서 3톱을 맡은 ´박주영-신영록-이근호´의 공격력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 세 명은 전반 45분 동안 상대팀 진영에서 서로의 위치를 바꾸는 활발한 스위칭 공격을 했지만 누구도 공을 잡지 않았던 상황에서 움직임이 활발했을 뿐 어느 한 명이 공을 몰고갈 때 남은 두 명이 위치를 교환하면서 골 넣을 공간을 만드는 전술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세 명의 전반전 움직임은 비효율적이란 평가.

이렇다 보니 한국의 공격 전개는 강력한 이탈리아의 전력 앞에서 여러 문제점을 남기며 자멸했고 상대팀은 이를 전반 초반부터 간파하여 한국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하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탈리아를 꺾기 위해 전반전 부터 수비 위주의 경기력을 앞세워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리던 박성화 감독의 작전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렇게 한국의 공격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오는 13일 온두라스전을 이기더라도 올림픽 8강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남은 3일 동안 공격력에 대한 단점을 고쳐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게 됐다. 이탈리아에 0-3으로 무너진 박성화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예쁘게 공격해야 한다´는 강신우 해설위원의 충고를 깊게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나이스블루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오는 10일 저녁 8시 45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2008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 2차전을 치른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1차전서 카메룬과 1-1로 비긴 터라 다음 경기인 이탈리아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탈리아가 7일 온두라스전서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3-0 완승을 거두면서 한국전에서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공산이 크다. ´박주영 중심´의 공격을 펼치는 한국이 이탈리아전서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

이날 경기는 양팀의 공격 중심인 박주영(23, 서울)과 세바스티안 지오빈코(21, 유벤투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화호는 지난달 국내에서 치른 세 번의 평가전에서 ´박주영 시프트´에 대한 철저한 대비속에 올림픽을 치르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온두라스전서 지오빈코의 출중한 공격력을 앞세워 손쉽게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미 박성화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둔 8일 인터뷰를 통해 카메룬전서 맹활약 펼친 신영록(수원)를 타겟맨으로 활용하고 박주영이 그 뒷쪽을 받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4-4-1-1 포메이션을 쓸 것임을 밝혔다. 반면 온두라스전서 4-3-2-1 포메이션을 활용했던 이탈리아는 한국전에서도 지오빈코를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계획.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정확한 포지션은 이탈리아어로 ´트레콰르티스타(Trequartista)´다. 이를 풀이하면 3/4지점에서 활약하는 선수로서 공격진 바로 아래서 움직이면서 창조적인 경기를 하는 포지션을 의미하는데 그 자리가 처진 공격수 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생각하는 축구 방식과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경기를 치르는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경기력과 맥이 일치한다.

공교롭게도 박주영과 지오빈코는 왼쪽에 치우치는 공격 패턴으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 공통점을 지녔다. 올 시즌 서울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했던 박주영은 카메룬과의 후반전에서 왼쪽 측면에 포진해 한국의 공격을 활기차게 이끌었으며 지오빈코는 유독 왼쪽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데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는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골로 꽂아 넣으며 '왼쪽'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이번 경기는 '트레콰르티스타'인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창의적인 공격력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두 선수의 활약을 비교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카메룬전서 귀중한 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린 박주영은 자신의 장점이었던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스피드, 지능적인 공격 전개가 3년 전 모습으로 되돌아왔으며 지오빈코는 164cm의 단신을 뛰어넘어 민첩성과 기술, 넓은 시야를 앞세워 큰 키의 선수들을 차례로 농락 중이다.

물론 트레콰르티스타의 맹활약 전제 조건은 '걸출한' 타겟맨의 활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박주영이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봤던 카메룬과의 전반전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자신의 성향이 포스트 플레이와 맞지 않는 이근호(대구)가 타겟맨으로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을 타겟맨으로 교체 투입시켜 상대팀 수비진을 집중 공략하도록 주문했고 이것이 적중하면서 왼쪽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했던 박주영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그런 예에서 이번 경기는 박주영과 지오빈코를 최전방에서 뒷받침하는 타겟맨 신영록과 토마소 로키(라치오)의 활약이 중요하다. 신영록은 '한국의 드록바(영록바)'라는 별명처럼 체격 큰 상대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제압하는 경기력이 장점이며 올해 31세의 로키는 세리에A에서 오랫동안 쌓아왔던 경험이 23세 이하 선수들로 즐비한 한국과 이탈리아 선수들과 다른 특징을 지녔다. 온두라스전서 결장했던 로키는 세리에A에서 4시즌 연속 10골 이상 기록한 골잡이.

그 외 이탈리아의 타겟맨 자원은 로키 이외에도 주세페 로시(비야 레알) 로베르토 아쿠아프레스카(칼리아리)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 안토니오 노체리노(유벤투스)가 같은 팀 선수인 지오빈코의 공격력을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 수비진을 뚫기 위한 '아주리 공격의 젖줄' 지오빈코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박성화호는 박주영 중심의 공격력을 최대화 시키기 위해 부상으로 온두라스전에 결장했던 김승용(광주)을 왼쪽 윙어로 출전시킬 계획이다. 박주영과 신영록, 김승용은 2004~2005년 청소년 대표팀 시절 한국 공격의 삼각 편대를 형성하며 서로의 호흡이 척척 맞는 선수들. 미드필더진에는 박주영과 소속팀이 같은 기성용과 이청용(이상 서울)이 포진하고 있어 이탈리아전서 박주영의 공격력을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국-이탈리아전은 박주영과 지오빈코를 활용하는 '창'의 열띤 공방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느 팀의 '창'이 더 날카롭고 단단할지 그 과정과 결과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집중력 저하, 어설픈 교체투입...승리 의지 있었나?´

첫 승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실망스런 경기였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7일 저녁 8시 45분 중국 친황따오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불과 후반 22분 박주영의 프리킥골까지 승리가 확실시됐던 한국은 14분 뒤 카메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앞으로 남은 이탈리아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사실 카메룬전은 한국의 올림픽 8강 토너먼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반드시 이겼어야 했다. 이탈리아가 한국-카메룬의 전 경기였던 온두라스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카메룬전에서 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1-0 이후부터 조금씩 승리와 엇갈리더니 ´쉼 없이 공격 펼친´ 카메룬에게 단 한 방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박성화호의 한계 ´지지않는 축구´

흔히 박성화 감독의 축구 스타일은 ´지지않는 축구´로 대변된다. 미드필더진의 잦은 수비 가담에서 탄력받는 포백의 조직적인 방어 능력을 앞세워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을 두는 전술의 비중이 예전부터 컸기 때문. 문제는 1-0 이후 소위 ´잠그기´를 시도하다 오히려 실점의 역효과를 맞아 많은 축구팬들의 원성을 받았으며 박성화 감독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카메룬전에서 드러났던 것 처럼, 박성화호는 1-0 이후 공격의 빈도를 차츰 줄이기 시작했다. 미드필더진이 수비진으로 적극 몰리면서 경기의 흐름은 카메룬의 공격 도 형태로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1-0´의 스코어를 지키려는 한국은 후반 36분 엉뚱하게도 오른쪽 틈에 균열이 생기면서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체력 저하로 고전하던 오른쪽 풀백 신광훈이 카메룬의 빠른 역습에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

그러나 실점의 책임을 신광훈 혼자만 짊어질 수는 없는 법.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후반 중반까지 많은 체력을 소비했던 그의 집중력 저하는 어찌보면 당연했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그의 대체 선수인 김창수의 교체 투입으로 ´견고한 수비진´의 면모를 발휘했다면 박성화 감독의 ´지지않는 축구´는 올림픽 첫 경기에서 최고의 성공작을 거두었을지 모른다.

축구팬들은 ´더운 날씨속에 고생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 중반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선수를 교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성화 감독의 용병술을 비판했다. 카메룬이 1골을 넣기 위해 지속적으로 선수를 교체시킨 것과 달리 박성화호는 후반 36분 실점 이후 오장은(39분) 김근환(47분)을 나란히 조커로 투입해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신영록과 교체 타이밍 간격이 너무 벌어진 것은 이날 경기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지않는 축구´는 필연적으로 공격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는 법. 그러나 수비를 강화하더라도 빠른 역습을 통해 추가 득점의 기회를 마련했다면 어쩌면 1-1 무승부는 없었을지 모른다. 물론 신영록이 최전방에서 분전했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박주영과 이근호, 이청용의 빠른 전방 침투가 후반 22분 선제골 이후 차츰 줄어든 것과 그 세기가 약해진 것은 ´첫 경기 승리 의지´가 과연 박성화호에 있었는지 팬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결과적으로 박성화 감독의 ´카메룬전 승리 방식´은 축구팬들이 원하던 유기적인 모습이 아닌 ´어중간한´ 과정속에 진행됐고 결국 카메룬에 뼈 아픈 동점골을 허용하는 치명타를 남기고 말았다. ´지지않는 축구´의 한계 또한 카메룬전 무승부 이후 축구팬들에게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상황.

박성화호, 4년 전 김호곤호의 실패에서 배워라

박성화 감독에게는 이제 ´이탈리아+온두라스전 승리´라는 과제가 남았다. 두 경기중에 한 경기만 이기더라도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무난하게 다음 단계에 오르려면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오는 10일 이탈리아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박성화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실패에서 배우는 자세다. 왜 카메룬에게 여지없이 실점을 허용하여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다음 경기 승리를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성화 감독은 4년 전 김호곤호의 실패를 참고삼을 필요가 있다. 당시 김호곤 감독이 이끌었던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은 첫 상대인 그리스전 승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도 2-0 이후 2실점을 허용해 지금의 카메룬전 처럼 비슷한 과정이 벌어졌다. 전반 31분 김치곤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한국은 후반 33분과 37분 그리스에게 내리 2골을 내주고 ´다 잡은´ 승리 앞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김호곤호는 3일 뒤에 열린 멕시코전서 ´박용호-유상철-조병국´의 견고한 스리백을 주축으로 1-0의 승리를 거두고 그 기세를 몰아 말리전 3-3 무승부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박성화호의 다음 상대가 ´유럽 강호´ 이탈리아지만 카메룬전에서의 실패를 충분히 만회하려면 반드시 아주리 군단을 물리쳐야 본선 탈락 위기에 대한 부담감을 씻을 수 있다.

자신의 전술을 놓고 오랫동안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박성화 감독이 충분히 명예회복할 수 있는 경기가 바로 이탈리아전이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 만이 박성화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이 이탈리아전에서 승리하고 ´최종 목표´인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