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이 유럽 최강의 전력으로 손꼽히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물리쳤다. 그것도 대량 득점으로 승리했다.

뮌헨은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3시 45분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르사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전반 25분 토마스 뮐러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 4분 마리오 고메스, 후반 28분 아르연 로번, 후반 37분 뮐러의 득점으로 바르사에게 4실점을 안겨줬다. 뮐러는 바르사전에서 2골 1도움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막강한 수비력으로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며 바르사를 무실점으로 제압한 것도 의미있다. 두 팀의 2차전은 5월 2일 캄 노우에서 펼쳐진다.

[전반전] 뮐러 선제골, 뮌헨이 바르사를 압도했다

홈팀 뮌헨은 경기 초반부터 바르사에게 점유율 열세를 나타냈으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취하지 않았다. 바르사가 자기 진영에서 지공을 펼칠 때 앞선에 있는 선수들이 포어체킹을 시도하며 상대 팀 공격을 끊으려 했다. 단테, 슈바인슈타이거가 인터셉트에 성공했고 리베리-뮐러-로번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면서 바르사 선수들의 활동 반경이 자기 진영과 하프라인쪽에 제한됐다. 포어체킹에 이은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겠다는 것이 뮌헨의 작전이었다. 공격시에는 알라바-람 같은 풀백들이 오버래핑을 펼치며 화력 지원을 했다.

반면 바르사는 산체스-메시-페드로로 짜인 스리톱이 뮌헨의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팀의 패스 줄기가 페널티 박스와 무관한 공간에서 활발히 연결되었을 뿐이다. 메시는 2선에서 볼 터치가 많았을 뿐 평소와 달리 상대 팀의 허를 찌르는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측면에서는 산체스가 고립됐다. 람-보아텡의 협력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페드로는 볼 터치가 많았으나 임펙트가 부족했다.

전반 25분에는 뮐러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대 오른쪽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헤딩 패스를 머리로 밀어 넣었다. 뮌헨은 1-0 이후에도 포어체킹의 강도를 높이며 바르사에게 반격의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전반 35분에는 로번이 이니에스타의 볼을 빼앗은 뒤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있었다. 뮌헨은 전반 37분까지 점유율에서 38-62(%)로 밀렸으나 슈팅 4-1(개)과 코너킥 8-2(개) 횟수에서 앞섰다. 특히 코너킥이 많으면서 바르사 선수들이 공격에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바르사가 점유율에서 앞섰을 뿐 뮌헨이 전반전을 지배했다.

바르사의 점유율 우세는 의미가 없었다. 자기 진영과 하프라인에서 볼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았을 뿐이다. 상대 팀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분산시키려 했으나 뮌헨 포어체킹에 의해 여러차례 공격이 끊기는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에는 슈팅이 단 1개에 그쳤다. 세 명의 공격수가 따로 놀면서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던 것. 빌라노바 감독이 지략 대결에서 '스페인 축구에 해박한' 하인케스 감독에게 밀렸다.

[후반전] 고메스-로번-뮐러 골, 뮌헨의 대승

후반 4분에는 고메스가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로번의 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뮐러의 헤딩 패스를 골대 중앙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뮌헨은 2-0 이후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대량 득점을 노려봤다. 수비 상황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상대 팀 공격을 끊는데 집중했다. 후반 13분에는 람이 오른쪽 측면에서 이니에스타를 끈질기게 마크하며 페널티 박스 안쪽 침투를 막았다. 중앙에서는 단테의 무결점 수비가 돋보였다. 제공권과 몸싸움, 위치선정, 인터셉트에 이르기까지 안정감 넘치는 모습을 유지했다.

바르사는 후반 중반에도 공격이 쉽게 풀리지 못했다. 이른 시간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으나 빌라노바 감독이 기존 선수들을 너무 믿었다. 뮌헨 수비에 읽히는 공격을 반복하며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연출하지 못했다. 후반 24분에는 바르트라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발의 힘이 부족했다. 반면 뮌헨은 후반 26분 고메스를 빼고 구스타보를 교체 투입하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오히려 뮌헨의 선수 교체 타이밍이 더 빨랐다.

뮌헨은 후반 28분 로번 추가골에 의해 3-0으로 달아났다. 로번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알바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으로 바르사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로번의 골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뮐러가 알바에게 파울성 플레이를 펼치면서 로번이 손쉽게 골을 넣었다. 그 이전의 고메스 골 장면은 오프사이드 소지가 있으며, 전반전에는 바르사 선수의 손에 볼이 닿았던 장면이 세 번 있었으나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4강 답지 않게 심판 판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후반 37분에는 뮐러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골대 가운데로 접근했을 때 알라바의 왼쪽 컷백을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이날 두 골을 기록했다. 뮌헨이 4-0으로 앞서면서 1차전 승리를 굳힌 것과 동시에 결승 진출 전망이 밝아졌다. 후반 44분에는 알바가 로번의 얼굴에 볼을 던지는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기존에 경고가 누적되면서 2차전에 뛸 수 없게 됐다. 경기는 뮌헨의 4-0 승리로 끝났다.

-바이에른 뮌헨vsFC 바르셀로나, 출전 선수 명단

바이에른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단테-보아텡-람/슈바인슈타이거-마르티네스/리베리(후반 43분 샤키리)-뮐러(후반 38분 피사로)-로번/고메스(후반 26분 구스타보)
FC 바르셀로나(4-3-3) : 발데스/알바-바르트라-피케-알베스/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산체스-메시-페드로(후반 38분 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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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가 드디어 가려졌다. 바이에른 뮌헨과 인터 밀란이 유럽의 유수한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유럽 제패에 도전하게 됐다. 특히 4강 1~2차전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친 탄탄한 조직력과 수준급의 기량을 선보이며 챔피언스리그에 우승할 수 있을만한 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지난 주 4강 1차전에 이어 이번에는 4강 2차전을 위주로 종합 리뷰를 대화체로 정리했다. 아울러 FC 바르셀로나-인터 밀란-바이에른 뮌헨은 대화체 편의상 바르사-인테르-뮌헨으로 표기한다.

Q.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챔피언스리그 4강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목인데...
A. 너도 그 말을 알고 있구나. 어느 프로야구 감독이 몇년 전에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명언을 했었지. 그런데 그 감독이 결국에는 직접 내려가더라고. 명장에서 평범한 감독으로. 나머지 이야기는 야구팬들이 잘 알겠지만,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을 보면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이 떠오르더라고. 내가 그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팀의 팬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Q. 내려갈 팀이 내려간다면 바르사도 그 중에 하나였겠네.
A. 그렇지. 바르사의 챔피언스리그 2연패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고 유럽 최강의 전력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4강 상대가 인테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인테르는 바르사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거든. 역대 챔피언스리그 2연패 팀이 없었음을 상기하면, 바르사에게 인테르전은 힘들고 어려운 고비였어.

Q. 인테르가 바르사보다 더 약하지 않았어? 너의 생각이 좀 의외인데.
A. 내가 4강 시작하기 전에 '인테르가 바르사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면 악플러들이 가만두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인테르가 바르사와 대등한 접전을 펼칠 것이다'라는 마음 속 생각을 했었는데 이길줄은 몰랐어. 특히 인테르 홈에서 열렸던 4강 1차전 3-1 승리가 그랬지. 바르사에게 경기 초반 골을 헌납하고 3골을 넣을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그게 인테르의 결승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했지. 원정 2차전에서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던 이유가 3-1 리드를 지키기 위함이니까. 피케에게 후반 37분 실점을 헌납했지만 결과적으로 리드를 지키고 결승에 진출했지.

Q. 인테르가 32강 본선에서는 바르사에게 패하지 않았어?
A. 맞아. 32강 본선에서 1무1패로 바르사에게 열세였지. 원정에서는 0-2로 패했어. 하지만 인테르의 행보는 32강 본선과 토너먼트가 서로 대조적이야. 32강에서는 본선 5차전까지 1승3무1패로 부진할 만큼 탈락 위기에 있었거든. 그런데 16강 부터 4강 1차전까지 토너먼트 5경기를 모두 이겼어. 이것은 주축 선수들이 선 수비-후 역습 전술에 몸이 베이면서 경기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과 커버 플레이에 따른 수비 조직력 향상으로 이어졌지. 그래서 압박이 점점 견고해지고 강해지면서 바르사를 제압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어. 경기를 치를수록 폼이 올라온 것이지.

Q. 무엇보다 메시의 부진이 의외였어.
A. 메시가 아스날과의 8강 2차전에서 4골 넣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인테르와의 4강 1~2차전은 부진했지. 1차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메시 활용에 실패했고, 2차전은 메시의 공격 패턴이 인테르에게 읽혔던 것이 맞아. 메시가 1차전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는데 오히려 바르사에게 악수로 작용했어. 캄비아소-모따를 더블 볼란치로 놓는 인테르의 중원 압박이 강했거든. 메시는 좁은 공간에서 돌파할 공간을 좀처럼 찾지 못했는데 2차전에서는 키부-사네티의 협력 수비에 걸려들었고. 허정무호가 참고할 필요가 있어.

Q. 그런데, 단순히 수비만 잘한다고 해서 결승 진출이 가능한걸까?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종목이잖아.
A. 그건 너의 생각이 모순이지. 수비 위주로 나간다고 해서 공격 의지가 없는건 아니잖아. 인테르가 4강 2차전에서 수비에 치중했지만 1차전을 3-1로 이겼잖아. 물론 1차전에서도 수비력이 탄탄했지만, 선 수비-후 역습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인테르의 공격력은 칭찬을 받아야해.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둔 것은 1차전과 같은 전략이었지만 에토-스네이데르-판데프를 2선 미드필더를 통한 빠른 역습 전개를 통해 상대 좌우 풀백을 흔들어 3골의 발판을 마련했으니까. 2차전에서는 1차전 승리 원동력인 역습이 없었을 뿐이었어. 축구는 점유율보다는 골을 넣는 전략이 더 중요한 경기거든.

Q. 결국 무리뉴 감독의 역습이 과르디올라의 공격 본능을 제압했군.
A. 무리뉴 감독 이전에 인테르 위주의 관점에서 논하고 싶은게 있어. 나는 즐라탄-에토의 맞트레이드, 막스웰을 바르사로 보낸 것, 밀리토-모따-루시우의 영입,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 위기에 놓였던 스네이데르를 받아들인 인터 밀란의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성과가 제대로 적중했다고 생각해.

에토가 바르사 시절 만큼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선에서 공을 받아 전방으로 치고 나가는 집중력과 근성이 좋거든. 즐라탄이 있었던 인테르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선수가 없었는데 에토가 측면에서 그 역할을 하는거야. 에토를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 4-2-3-1을 구사한 무리뉴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고 그것이 바르사 격파의 원동력이 됐어. 에토가 1차전에서 상대 좌우 풀백읠 뒷 공간을 파고들며 박스쪽으로 날카로운 볼 배급을 하며 득점의 발판을 열었거든. 2차전에서 막스웰-페드로 봉쇄하는거 보니까 수비 능력까지 출중하더라고. 내가 보는 에토는 먹튀가 아니야.

즐라탄의 공백은 밀리토의 공간 창출로 채웠지. 비록 밀리토가 즐라탄처럼 매력적인 타겟맨은 아니지만 상대 수비의 빈 틈을 노려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주는 체질은 강하거든. 반대로 바르사는 이러한 부분이 약했어. 에토가 빠지고 즐라탄이 들어오니까 공격 마무리가 끊기는거야. 특히 인테르와의 4강에서 그랬지. 에토가 동료 선수와의 끊임없는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며 다득점을 양산했는데, 즐라탄에게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거든. 결국 인테르전에서 즐라탄이 인테르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하면서 탈락의 빌미를 열어줬지. 즐라탄-에토의 맞트레이드는 서로에게 득과 실이 뚜렷했지만, 인테르의 '근소한' 승리에 무게감이 실리지.

스네이데르는 무리뉴 감독의 스타일인 역습 공격의 정점 역할을 하는 선수야. 양발을 통한 다채로운 패스 연결과 넓은 움직임, 안정적인 공수 전개 유지가 뛰어난 선수거든. 인테르가 4강 1차전에서 승리했던 것도 스네이데르를 통한 역습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스네이데르의 역습 본능은 에토-밀리토-판데프와 함께 공존하면서 인테르의 공격 색깔이 완성됐지. 공격적인 성향의 막스웰을 바르사로 보내고 사네티를 왼쪽 풀백으로 쓴 것, 모따의 영입은 수비 밸런스 강화의 측면이 두드러졌지. 결국, 인테르의 여름 이적시장 행보는 무리뉴 감독의 선 수비-후 역습을 강화하는 의지로 요약되는데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어.

Q. 아까 인테르 이야기를 자세하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내가 더 이상 질문할게 없다. 그러면 뮌헨-리옹의 경기로 넘어가 볼까? 뮌헨이 2차전에서 올리치의 해트트릭으로 3-0 승리를 거두었어.
A. 올리치의 골 냄새는 70년대 뮌헨과 독일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였던 뮐러를 보는 것 같았어. 후방 옵션들이 박스 부근에서 공격을 펼치면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달려들어 골을 넣더라. 상대 수비를 유린하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위치선정이 아주 좋아. 골 결정력도 좋지만,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하는 자세를 더 칭찬하고 싶어. 그것이 전형적인 골잡이들의 본 모습이니까. 한국 축구에도 그런 유형의 골잡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Q. 경기가 싱겁게 끝나지 않았어?
A. 나도 같은 기분이야. 아까 내가 서두에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말을 했잖아. 바르사에 이어 리옹도 그런 꼴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클래스가 아니었거든. 리옹의 현재 전력으로는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해. 16강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천적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빛을 발했고 8강 보르도전은 프랑스리그 클럽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Q. 그렇다고 리옹을 낮게 평가하는거 아냐? 프랑스리그 최강팀에게 감히 그런 평가를!
A. 리옹이 프랑스리그 최강인 것은 예전 이야기잖아. 지난 시즌에 보르도가 우승했고 올 시즌에 마르세유가 유력한데. 그리고 리옹의 올 시즌 리게앙 순위는 5위야.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 리그에서 보게 될 지도 몰라. 프랑스리그 7연패하던 그 리옹이 아니야.

Q. 그걸 내가 착각했네. 그런데 리옹에게 왜 그런 평가를 했어.
A. 그건 네가 경기 싱겁게 끝났다고 하니까 내가 받아친것 뿐이지. 리옹은 뮌헨에게 한 수 혹은 두 수 아래의 경기를 펼치더라고. 공격이 번번이 끊어지는 것을 비롯해 수비 조직력이 불안하더라고. 원톱인 리산드로가 번번이 고립되면서 벤제마의 존재감만 크게 만들어 놓았고, 고부-바스토스로 짜인 측면 옵션의 한 박자 늦은 기동력과 템포 전개, 마쿤-고나론스로 짜인 더블 볼란치가 슈바인슈타이거의 종적인 움직임을 계속 놓친 것, 로번 봉쇄 실패에 중앙 수비 불안까지 뮌헨을 이길 묘안이 없더라.

Q. 로번이 왼발잡이인데 뮌헨에서 경기하는거 보니까 오른쪽에서 잘하더라. 그 이유가 있어?
A. 로번이 에인트호벤과 첼시에 있을때는 전형적인 왼쪽 윙어로 통했지. 물론 첼시에서는 더프와의 스위칭이 잦았어.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에는 오른쪽 윙어로서 만발의 기량을 보여줬어.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공격을 전개하면 볼 배급 타이밍이 빨라지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봉쇄하기 쉽지 않아. 그래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유도하는 것이고. 그동안 오른쪽에서는 왼발로 피니시를 해결하려다보니 결정력이 부족했는데 뮌헨에서는 개선이 됐지. 분데스리가에서는 오른발로 골 넣었던 적도 있으니까.

Q. 그렇다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예상해볼까?
A. 창과 방패의 싸움이지. 뮌헨은 로번-올리치-슈바인슈타이거-알틴톱 같은 공격 성향의 선수들을 앞세워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고, 인테르는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수비에 중심을 두다가 반격을 노리겠지. 리베리의 결승전 출전 정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아. 알틴톱의 파괴력은 리베리 못지 않거든.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전술싸움에서 패했던 것 처럼, 무리뉴-판 할 감독의 선택이 두 팀 우승의 희비를 가르겠지.

그리고 우승팀을 예상하자면 인테르가 될 것 같아. 첼시-바르사를 꺾은 자신감이라면 결승전은 문제 없어.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 시점일 뿐, 결승전 이전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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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와 독일 축구의 자존심 대결로 주목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의 진검승부는 결국 뮌헨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8강 1차전과 2차전은 맨유가 전반전에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뮌헨이 후반전에 이를 뒤집었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맨유는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한 반면에 뮌헨은 경기 초반 실점을 허용했던 악조건 속에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든 끝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맨유는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했고 뮌헨은 2000/01시즌 이후 9시즌만의 유럽 제패에 탄력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두 팀의 대결은 여러가지 변수들이 속출하면서 경기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습니다. 결정적 승부처로 작용했던 5가지를 되돌이켜 봤습니다.

1. 퍼거슨의 오판이 빚어낸 맨유의 탈락

퍼거슨 감독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명장입니다. 그동안 유럽 축구계에서 이루어낸 업적이 많았고 맨유라는 팀을 유럽 최정상급 명문으로 키웠습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자신의 판단미스로 맨유가 패했던 전적은 최근에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3월 14일 리버풀전과 22일 풀럼전 패배, 5월 26일 FC 바르셀로나전 패배, 그리고 뮌헨과의 1~2차전과 지난 3일 첼시전 패배의 원인은 퍼거슨 감독의 잘못된 판단 능력에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느슨한 교체 타이밍 및 적절치 못한 대상자 선정, 폼이 떨어진 선수(스콜스)의 2경기 연속 선발 투입, 상대팀 측면 공격 봉쇄 실패가 문제였습니다.

특히 뮌헨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1차전에서는 박지성-캐릭을 교체하고 베르바토프-발렌시아를 투입한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됐습니다. 뮌헨 선수들을 끊임없이 압박했던 박지성-캐릭을 빼고 공격적인 선수들을 투입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1-0으로 앞섰던 맨유의 수비 밸런스가 깨지는 순간이었고 이것은 1-2 역전패의 원인이 됐습니다. 정작 빼야 할 선수는 스콜스-캐릭-루니였습니다. 2차전에서는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다는 연막 작전을 펼쳤으나 정작 실전에서는 18인 엔트리에서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맨유는 후반전에 로번의 측면 공격을 봉쇄하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박지성의 제외를 섣부르게 판단한 퍼거슨 감독의 오판이 빚어낸 맨유의 탈락입니다.

2. '역전 본능' 발휘한 뮌헨의 집중력

뮌헨의 4강 진출 원동력은 집중력에서 꼽을 수 있습니다. 8강 1차전 전반전에서 0-1로 지고 있었고, 2차전 전반 40분까지는 0-3으로 패색이 짙었으나 '역전 본능'을 발휘하며 이를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오판이 뮌헨에게 행운이 되었으나, 행운이기 이전에 뮌헨의 집념은 맨유보다 더 강했습니다. 1차전에서 리베리의 프리킥 골, 올리치의 역전골로 맨유전에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2-3으로 패했으나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올리치-로번이 골을 터뜨리면서 원정 다득점 우세 속에 4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맨유를 제압한 뮌헨이 역전 본능에 강했던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뮌헨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입니다. 아무리 상대에게 경기 흐름에서 밀리더라도 공격 옵션들이 그것을 한 방에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들이 맨유와의 점유율에서 우세를 점했던 것이 뮌헨이 추격 흐름을 놓치지 않고 맨유 골문을 겨냥할 수 있었던 발판으로 작용했습니다. 1차전에서 60-40, 2차전에서 61-39(%)의 점유율 우세를 나타냈으니 막판에 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뮌헨을 상대로 후반전에 오판을 저지른 퍼거슨 감독과 맨유의 패배는 예견된 결과 였습니다.

3. 맨유의 로베리(로번+리베리) 봉쇄-박지성 활용 실패

맨유의 패배는 로베리 봉쇄에 실패한 것이 결정타 였습니다. 1차전에서 리베리, 2차전에서 로번의 쉴세없는 전방 돌파를 저지하지 못한 것이 그 원인이죠. 1차전에서는 네빌이 리베리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해 여러차례 뒷 공간을 내주다가 동료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키우면서 경기 흐름이 뮌헨의 우세로 역전 됐습니다. 그리고 리베리의 동점 프리킥 골은 네빌이 리베리에게 거친 파울을 가했던 원인에서 비롯됐습니다. 2차전에서는 수적 열세 및 루니의 교체 속에서 나니를 전방으로 올렸으나 로번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빌미로 작용했습니다.

한 가지 의외인 것은, 로베리의 봉쇄 카드로 박지성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박지성은 1차전에서 왼쪽 윙어를 맡았으나 필립 람-알틴톱을 견제하는데 주력했고 2차전에서는 18인 엔트리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메시-마이콘-조 콜-보싱와 같은 톱클래스 측면 옵션들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하며 '수비형 윙어'라는 극찬을 받았던 저력이 뮌헨전에서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박지성의 최근 폼이 절정에 달했음을 상기하면, 퍼거슨 감독의 박지성 활용은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물론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최적의 포지션이지만,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로베리를 봉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했습니다.

4. 루니-베르바토프보다 실속이 강했던 올리치

단순한 네임벨류로는 루니-베르바토프가 올리치를 압도합니다. 루니와 베르바토프의 이름이 축구팬들에게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속은 올리치가 더 강했습니다. 올리치는 1차전과 2차전에서 뮌헨의 4강 진출을 견인하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경기 내용상으로는 비디치-퍼디난드로 짜인 맨유의 수비벽을 개인의 힘으로 넘지 못했지만 뮌헨의 볼 줄기가 맨유 진영으로 올라오는 순간에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1차전에서 에브라의 공을 빼앗아 문전 중앙에서 왼발로 상대 골망을 가르는 역전골을 넣었다면 2차전에서는 0-3으로 뒤진 전반 42분 뮬러의 크로스를 받아 캐릭의 몸싸움에 아랑곳 않고 왼발로 골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반면 루니-베르바토프는 뮌헨전에서 맨유의 4강 진출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루니는 1차전에서 전반 1분 선제골, 2차전에서 전반 2분 깁슨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움직임이 평소처럼 활발하지 못했고 볼 터치가 낮았습니다. 1차전에서 무릎 염증, 2차전에서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었기 때문이죠. 루니의 뮌헨전 맹활약을 기대하기에는 몸이 좋지 못했습니다. 베르바토프는 1차전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해 '강팀에 약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잔뜩 키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선발 출전이 유력했던 2차전에서 루니에게 밀렸다는 것은, 퍼거슨 감독이 베르바토프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했음을 말합니다.

5. 하파엘의 퇴장

그리고 하파엘의 퇴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맨유가 뮌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던 또 다른 원인은 바로 하파엘 이었습니다. 2차전에서 리베리를 악착같이 따라다니며 봉쇄에 성공한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뮌헨의 왼쪽 공격이 번번이 끊어질 수 밖에 없었고 공격의 비중이 로번쪽으로 옮겨졌죠. 문제는 후반 5분 퇴장 당시에 지나치게 손을 쓰고 말았습니다. 전반전에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카드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상대를 어떻게든 막으려다보니 무리한 행동을 범했죠. 이것은 하파엘의 경험이 부족함을 의미합니다.

물론 하파엘의 선발 출전까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네빌이 리베리처럼 빠른 타입의 상대 측면에게 고질적으로 약한 문제점이 있는데다 1차전에 리베리와의 매치업에서 패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네빌을 2차전에 선발로 기용했다면 1차전과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순발력이 뛰어난 하파엘의 선발 출전이 당연했습니다.(2차전 이전까지) 그러나 하파엘은 자기 스스로 '뮌헨전 최적의 카드'가 아닌 '맨유의 패배 원인'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퇴장은 통합 스코어에서 4-3으로 앞서며 4강 진출을 앞두던 맨유에게 찬물을 끼얹어 로번의 일격에 무너졌던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18인 엔트리에 제외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맨유는 뮌헨의 벽을 넘지 못해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맨유는 8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뮌헨전에서 3-2로 승리했으나 원정 다득점에 밀려 탈락했습니다. 전반 2분과 6분 대런 깁슨과 루이스 나니의 골로 기습에 성공했고 전반 40분 나니의 추가골로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 42분 이비차 올리치에게 추격골을 내줬고 후반 28분 아르연 로번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통합 스코어는 4-4가 되었고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뮌헨이 4강에 올랐습니다.

박지성 18인 엔트리 제외, 퍼거슨의 실책...그리고 맨유의 탈락

우선, 박지성의 뮌헨전 출전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뮌헨전을 앞둔 지난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비롯해 "박지성이 AC밀란과의 16강전에서 안드레아 피를로를 막는 활약을 펼쳤다. 평소 피를로의 패스 성공률은 80%이상이다. 박지성이 그를 막자 패스 성공률이 20% 더 떨어졌다"며 박지성의 중앙 기용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퍼거슨 감독은 "루니는 몸 상태가 100% 아니면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며 루니의 결장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맨유가 뮌헨과의 2차전에서 박지성을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베르바토프가 원톱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박지성-베르바토프의 공존은 지난 3일 첼시전에서 선보였던 조합입니다. 베르바토프가 박지성이 전진패스할 수 있는 공간 활로를 개척하지 못하면서 결과는 실패작으로 돌아갔습니다. 두 선수의 공존은 뮌헨측에서 전력 탐색을 위해 예의주시했을 것입니다. 또한 박지성-나니로 짜인 측면 조합은 지난 1차전에서 선보였으니 '골이 필요했던' 2차전에서는 다른 조합을 꾸렸어야 했습니다.

결국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뮌헨전 18인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박지성이 뮌헨과의 1차전과 첼시전에서 제 역할을 했으나 뮌헨과의 2차전 컨셉에 맞는 선수는 아니었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생각 이었습니다. 뮌헨과의 2차전은 공격 성향의 선수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슈팅 능력이 뛰어난 대런 깁슨을 선발로 깜짝 기용하여 박지성을 내렸습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을 중앙으로 기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던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뮌헨 작전의 허를 찌르기 위한 연막 작전이자 '립서비스' 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루니의 선발 출전 이었습니다. 경기 1시간 전 선발 엔트리가 뜨기 이전까지 어느 누구도 루니가 경기에 뛸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며칠 전 "루니는 오는 17일 맨시티전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루니의 뮌헨전 출전이 없을 것이라는 늬앙스의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연막 작전으로 드러났습니다. 뮌헨전에 선발 출전한 공격수는 베르바토프가 아닌 루니였습니다.

박지성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깁슨-루니를 선발에 올린 퍼거슨 감독은 뮌헨전에서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합니다. 나니-루니-발렌시아로 짜인 스리톱에 깁슨이 박스 투 박스를 맡는 형태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 이었습니다. 깁슨이 전반 2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더니 4분 뒤 나니가 발렌시아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상대의 골망을 가릅니다. 전반 시작과 함께 기습 공격을 단행하여 뮌헨을 제압하겠다는 것이 맨유의 작전 이었습니다. 여기에 전반 40분 나니의 추가골, 42분 올리치의 추격골로 전반전은 3-1로 맨유가 앞섰습니다.

그런 박지성이 선발에서 제외된 것은 극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옵션(나니-루니-발렌시아-깁슨)이 아니었다는 것이 퍼거슨 감독 생각 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에게 중요했던 것은 골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물론 박지성도 지난 두 달간 아스날-AC밀란-리버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골을 터뜨렸지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거나 상대팀 선수를 압박하는 스타일에 몸이 베였기 때문에 극단적인 공격의 컨셉과는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박지성의 선발 제외는 퍼거슨 감독의 옳은 판단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적어도 18인 엔트리에 있었어야 하는 선수였습니다. 맨유가 리드를 계속 지켜가려면 수비에서 공헌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그 적임자는 박지성 이었으나 퍼거슨 감독은 장기간 부상으로 신음했던 오셰이를 투입시킵니다. 하파엘이 후반 5분에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을 당하면서 오른쪽 풀백을 맡을 적임자가 없기 때문에 풀백 옵션인 오셰이를 넣은 것입니다. 하파엘 퇴장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오셰이를 넣었고 박지성이 투입할 명분이 없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맨유의 실책은 로번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과감한 전방 침투를 봉쇄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전반전에 뮌헨 미드필더 중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하던 로번의 폼이 점점 올라오면서 후반전에 맨유 선수들을 농락하는 파괴력을 뽐냈습니다. 나니가 루니의 교체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던 것이 오히려 로번에게 공격 공간이 열리는 역효과로 이어진 것이죠. 나니가 전방으로 올라간 것은 제로톱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지만 적어도 로번에게는 빈 공간을 허용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나니를 전방으로 올리고 박지성-플래처-깁슨-발렌시아로 짜인 미드필더진을 구성할 수 있었죠. 맨유는 로번을 봉쇄하기 위해 박지성을 투입했어야 했는데 정작 그는 18인 엔트리에 없었습니다.

결국 맨유는 후반 28분 로번에게 골을 내줬고 뮌헨이 이 골에 힘입어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습니다. 로번에게 공격을 계속 허용했던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된 것이죠. 만약 퍼거슨 감독이 로번을 막아내기 위해 박지성을 투입했다면 경기 양상은 현실과 달랐을지 모릅니다. 박지성이 윙어를 맡아 리오넬 메시, 더글라스 마이콘, 조 콜, 조세 보싱와 같은 탑클래스 측면 옵션들의 공격력을 봉쇄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박지성이 전술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퍼거슨 감독이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맨유의 8강 탈락은 퍼거슨 감독의 오판에서 빚어진 일입니다. 지난 1차전에서 후반 24분 박지성-캐릭을 교체하고 베르바토프-발렌시아를 투입해 1-2 역전패를 자초한 것, 2차전에서 후반들어 폼을 끌어올린 로번의 공격력을 봉쇄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죠. 박지성을 2차전에서 18인 엔트리에 제외시킨 퍼거슨 감독의 판단이 결과적으로는 섣불렀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는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 였지만, 수비형 윙어로서의 박지성 능력은 이미 검증되고 성공을 거둔지 오래였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잉글랜드와 독일 최고 명문 클럽 끼리의 대충돌입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추억과 안좋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998/9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0-1로 뒤졌으나 셰링엄-솔샤르의 골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으며 트레블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뮌헨은 2000/01시즌 8강에서 맨유를 제압하고 2년 전의 아픔을 복수하여 유럽 제패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맨유와 뮌헨은 3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릅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2연패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올 시즌 유럽 제패를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뮌헨은 2000/01시즌 이후 유럽 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독일 최고 명문 클럽의 자존심을 위해 유럽 챔피언 등극이 절실합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염원하는 두 클럽의 대충돌이 흥미진진한 이유입니다.

역대 전적은 뮌헨의 근소한 우세, 하지만 통계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 역대 전적에서는 맨유가 뮌헨에게 1승4무2패로 근소한 열세입니다. 맨유는 1998/99시즌 챔 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뮌헨을 제압했으나 나머지 6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4무로 끝난 경기 중에 2경기는 뮌헨이 원정 다득점으로 맨유를 제압해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뮌헨에게 약하다고 논하기에는 어설픕니다. 두 팀이 근래에 자주 붙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전력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 180분 토너먼트는 한 골의 희비 및 양팀 선수들의 엎치락 뒷치락 혈전이 펼쳐지는 특정이 있어 징크스 및 통계가 승리의 전제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뮌헨이 맨유의 우세를 인정했습니다. 루메니게 뮌헨 부사장은 지난 19일 UE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 시점에서는 맨유가 우리보다 한 수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 무대에서 4강-우승-준우승을 달성했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는 맨유의 클래스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8강 조추첨 이후 "과거 유럽 클럽 대항전 역사를 참고하면 뮌헨전은 매우 힘들다"며 뮌헨전이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경계 했습니다.

루니의 공백vs로번의 공백 또는 루니 시프트vs로번 시프트

이날 경기의 최대 관건은 주력 선수의 부상 공백 및 맹활약 여부 입니다. 맨유 골잡이 루니와 뮌헨 오른쪽 윙어인 로번이 그런 케이스입니다. 루니는 무릎 힘줄에 염증이 재발하면서 28일 볼턴전에 결장했고 로번은 27일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맨유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두 선수 모두 풀타임 출전이 어렵거나 아니면 당일 몸 상태에 따라 결장할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공격력에 의지하는 맨유와 뮌헨에게 고민입니다. 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시간 만큼은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안을 어떻게 세울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두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면 맨유는 루니 시프트, 뮌헨은 로번 시프트에 초점을 맞춰 상대 진영을 공격할 것입니다. 맨유는 루니의 골에 의존하는 팀이기 때문에, 동료 미드필더들이 루니의 활동 부담을 덜어주거나 골 기회를 열어주는 지원 사격 역할을 할 것입니다. 리베리의 부진과 공격수들의 골 가뭄으로 고심했던 뮌헨은 로번의 파괴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두 팀은 서로의 공격을 봉쇄하기 위한 작전을 펼칠 것입니다. 맨유는 박지성을 측면에 배치해 로번 봉쇄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으며 뮌헨의 판 보멀은 29일 <더 선>을 통해 "루니는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지역 방어를 펼칠 것 같다"고 밝혀 루니 봉쇄를 위한 복안을 꾸몄음을 시사했습니다.

화력과 수비력, 최근 경기력은 맨유의 우세

최근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보면 두 팀 모두 많은 골을 넣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맨유는 최근 3경기에서 10골, 뮌헨은 3경기에서 9골을 작렬했습니다. 하지만 맨유는 원톱 루니의 득점력이 오름세를 타는 반면에 뮌헨은 공격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루니는 32강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으나 16강 AC밀란과의 2경기에서 4골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뮌헨은 고메즈(8경기 1골)-뮐러(7경기 2골) 투톱이 출전 경기에 비해 골 숫자가 부족하며 고메즈는 부상으로 결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력에서는 루니 시프트로 철저하게 다져진 맨유가 우세입니다.

수비력은 맨유의 우세에 무게감이 쏠립니다. 퍼디난드는 볼턴전에 결장함과 동시에 휴식을 취하면서 뮌헨전에서의 컨디션이 좋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퍼디난드-비디치 센터백 조합이 부상 복귀 이후 평소의 폼을 되찾으며 짜임새 넘치는 수비를 과시한 것은 맨유의 오름세를 지탱했습니다. 반면 뮌헨은 데미첼리스 부상이 고심거리입니다. 판 부이텐-바트슈투버 센터백 조합을 꺼내들겠지만 수비 자원이 옅어지는 문제점을 '기복이 심한' 수비력과 함께 극복해야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인 슈바인슈타이거의 경고 누적 공백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맨유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1무1패에 7연승을 달렸고 뮌헨은 최근 10경기에서 5승2무3패에 최근 분데스리가 2연패로 주춤합니다. 최근 경기력도 맨유가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뮌헨의 관건은 리베리 부활과 공격수의 골

뮌헨이 맨유전에서 승리하려면 리베리의 부활이 필수입니다. 리베리는 지난 시즌 뮌헨의 파상공세를 주도하며 상대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특유의 날렵함을 뽐냈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자신의 장점을 맘껏 살리지 못했습니다. 3월 4경기에 조커로 출전한데다 2경기를 결장한 만큼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그 사이에 뮌헨은 3월 6경기에서 2승1무3패로 고전했습니다. 리베리가 원래의 폼을 되찾아야 뮌헨이 맨유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명분을 마련할 것이며 로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뮌헨의 또 다른 과제는 공격수의 골 강화입니다. 고메즈-뮐러 투톱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7골(8경기) 넣었던 클로제는 올 시즌 5경기 1골 및 분데스리가 21경기 2골로 극심한 골 부진에 빠졌습니다. 그나마 올리치가 챔피언스리그 5경기 2골로 어느 정도 선전했지만 꾸준한 선발 출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맨유전에서는 공격수들의 분발이 요구됩니다. 비디치-퍼디난드 조합이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공격수에 약한 타입이라는 것을 뮌헨 공격수들이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선수와의 정면 대결에서 우세를 점하기 힘들다면, 기동력을 활용한 골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박지성, 뮌헨전에서 강팀 킬러 입증할까?

박지성의 뮌헨전 맹활약 여부도 주목됩니다. 아스날-AC밀란-리버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연이어 득점포를 터뜨렸고, '강팀 킬러'로 불릴 만큼 평소 강팀에 강했기 때문에 뮌헨전에서 그 기세를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박지성이 상대하게 될 뮌헨은 판 보멀-티모슈크(또는 프라니치)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의 힘과 짜임새, 포백의 끈끈함(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을 경우)을 자랑하는 팀 컬러를 지녔습니다. 상대의 타이트한 압박을 이겨내려면 박지성 같은 공간 창출에 능한 선수가 맨유 전력에서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또한 상대팀에는 리베리-로번이라는 파괴적인 윙어들이 있는 만큼, 박지성이 '수비형 윙어'의 저력을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또한 박지성의 뮌헨전 포지션도 관심거리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뮌헨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의 포지션에 대해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박지성은 중앙을 맡아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리버풀전을 비롯한 최근 몇 경기에서 그의 활약은 환상적이었다"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울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만약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 판 보멀-티모슈크(또는 프라니치) 라인을 공략할 필승카드로 쓰일 것이며, 평소처럼 윙어로 출전하면 리베리-로번 봉쇄에 주력할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박지성 배치 및 선수의 활약 여부는 이날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키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