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디 마리아 등번호 7번은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상징하는 등번호 7번 계보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5970만 파운드(약 1005억 원)라는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레알 마드리드의 붙박이 주전으로서 맹활약 펼쳤던 경력을 놓고 보면 맨유 7번 계보 빛낼 선수임에 틀림 없다. 그의 맨유 이적이 본격적으로 앞둔 시점에서 '디 마리아 등번호 맨유 7번'을 예상했던 축구팬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디 마리아가 과연 등번호 7번의 가치를 충분히 실현 하느냐 여부다. 지난 5년 동안 마이클 오언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7번의 가치를 디 마리아가 화려하게 빛낼지 많은 맨유팬들이 기대할 것이다.

 

[사진=앙헬 디 마리아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디 마리아에게 맨유 등번호 7번이 부여된 것은 그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다. 보비 찰튼을 시작으로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한때 팀 동료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더불어 맨유 7번의 전설이 될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만약 맨유에서 오랜 기간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면 이들과 같은 반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6세의 젊은 나이를 놓고 보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맨유의 주전급 선수로 활약할 잠재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르헨티나 특급 디 마리아는 팀 내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는 선수라기 보다는 슈퍼 도우미에 더 가까운 인물이다. 그동안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 후안 마타가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던 맨유의 새로운 에이스로 두각을 떨칠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오히려 이들의 공격 포인트를 돕는 역할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기 성향 때문에 어쩌면 누군가는 '디 마리아가 맨유 7번에 어울리냐?'는 회의감을 나타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에이스급 활약을 펼쳐야만 맨유 7번 자격이 충분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 어떤 포지션으로 뛰든 맨유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경기력을 꾸준히 과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언과 발렌시아가 맨유 7번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력이 뒷받침하지 못했거나 또는 붙박이 주전 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발렌시아의 경우 2012/13시즌 등번호가 7번이었으나 경기력 부진 끝에 2013/14시즌 25번을 달게 됐다. 맨유 7번은 한 시즌 동안 공석 상태였던 끝에 2014/15시즌 이적생 디 마리아에게 돌아가게 됐다.

 

디 마리아가 맨유 7번의 가치를 높이려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 부진에 빠졌던 팀의 재건을 이끌어야 한다.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을 돕는 도우미 역할에 치중했으나 이제는 다르다. 루니-판 페르시-마타와 함께 공존하면서 맨유의 승리를 주도하는 기질을 마음껏 과시해야 한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이끌었던 경기력을 맨유에서 많이 재현하는 것이 그의 과제다. 그 경기에서는 디 마리아의 존재감이 없었으면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과정이 힘겨웠을지 모를 일이었다.

 

관건은 루니-판 페르시-마타와의 포지션 정리가 어떻게 완성되느냐 여부다. 지금의 3-4-1-2 포메이션에서는 디 마리아가 4의 역할을 맡아야 하나 그의 공격적인 장점을 놓고 보면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는 어울리지 않는다. 맨유가 4-4-2 및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기에는 마타가 측면에서 희생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 딜레마가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4-3-1-2 포메이션 전환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나 맨유의 풀백이 강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루니-판 페르시-마타-디 마리아를 공존시켜야 하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선택이 중요하게 됐다.

 

그보다는 디 마리아가 어떤 포지션과 역할을 맡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골고루 소화하면서 4-3-1-2 포메이션에서는 인사이드 미드필더로서 준수한 기량을 과시할 능력이 있는 만큼 팀에서의 쓰임새가 다양할 것이다. 훗날 맨유 7번 계보에 디 마리아가 베컴, 호날두 등과 함께 거론되는 영광스러운 날이 올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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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실드의 또 다른 화제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등번호 25번을 달고 후반 16분에 교체 투입한 것이다. 25번은 발렌시아가 2011/12시즌까지 달았던 등번호였다. 2012/13시즌 7번으로 변경됐으나 올 시즌에 다시 25번으로 돌아갔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발렌시아의 등번호는 25번으로 표기되었으며 7번은 공석이 됐다. 참고로 맨유의 등번호 7번이 팀에서 상징적인 것은 축구팬들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사진=맨유 홈페이지에 있는 선수들 프로필. 아직까지 등번호 7번은 없다. (C) manutd.com]

 

발렌시아가 25번으로 돌아간 것은 선수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발렌시아는 7번을 달았던 지난 시즌 공격력 저하에 시달렸다.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서 1골 5도움에 그쳤다. 본래 많은 골을 넣는 선수는 아니었으나 예전에 비해 파괴력이 주춤하면서 1골에 만족했다. 맨유의 7번으로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데이비드 베컴(은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오른쪽 윙어들에 비해 무게감이 부족했다. 베컴-호날두와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도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아쉬움에 남았다.

 

기존 선수 중에서는 로빈 판 페르시와 웨인 루니를 거론할 수 있으나 두 선수는 기존의 번호(20번, 10번)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루니는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던 2009년에도 10번을 고수했다.

 

그렇다면 7번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조만간 맨유와 계약할지 모를 이적생이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끄는 선수는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잭슨 마르티네스(FC 포르투)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맨유의 빅 사이닝 성사가 지지부진하면서 과연 어떤 선수를 데려올지 알 수 없다. 얼마전에는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 영입이 실패로 끝났다.

 

또 하나의 추측을 제기하면, 7번 없이 올 시즌을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맨유 7번'이라는 상징성을 충족시킬 적임자를 찾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7번을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비 찰튼,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베컴과 호날두의 공통점은 맨유 전력을 좌우했던 핵심적인 존재였다.

 

반면 2009/10~2011/12시즌에 7번을 달았던 마이클 오언(은퇴)은 맨유가 슈퍼 서브를 보강하기 위해서 영입된 선수였으며 발렌시아는 철저한 팀 플레이어였다. 맨유가 7번의 가치를 높이려면 베컴-호날두 같은 팀의 새로운 중심이 될 만한 선수에게 주어져야 한다. 과연 맨유가 어느 시점에 누구에게 7번을 부여할지 앞으로의 이적시장 행보와 더불어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등번호 7번은 각별하다.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맨유와 프리미어리그를 빛냈던 영웅들의 등번호였다. 하지만 2009년 여름 맨유에 입단했던 마이클 오언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호날두의 등번호를 물려 받으면서 맨유의 7번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언은 3시즌 동안 52경기 17골 1도움에 그쳤으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시간이 많았다. 과거의 기량을 되찾는데 실패하면서 지난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2/13시즌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7번 유니폼을 달고 있다. 칸토나-베컴-호날두 같은 맨유 에이스로 군림했던 레전드들과 달리 조연에 어울리는 콘셉트지만, 2011/12시즌 맨유 올해의 선수에 뽑힐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빼어난 문전 침투, 악착같은 수비,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에 이르기까지 공수 양면에서 만능적인 활약을 펼쳤다. 때때로 골까지 넣으면서 루이스 나니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겼으며 일부 경기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비록 맨유의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자 맨유의 7번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이번 시즌 활약상은 저조하다.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서 4도움을 기록했을 뿐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각종 대회까지 포함하면 21경기 동안 골이 없었다. 본래 다득점을 자랑했던 윙어는 아니었지만 박싱데이 이후에도 골이 없는 것 자체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맨유가 1월 이후 치렀던 다섯 경기에서는 한 경기에만 선발로 모습을 내밀었다. 가장 최근이었던 21일 토트넘 원정에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했으나 패스 성공률이 67%에 그칠 정도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발렌시아의 부진 원인은 부상 후유증이다. 2010/11시즌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까지는 부상 복귀 이후 평소의 역량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 시즌은 달랐다. 지난해 9월 29일 리버풀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으며 11월 25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을 앞두고는 엉덩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엉덩이 부상의 경우 한동안 통증을 참으며 경기에 임했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볼 때 최근에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쩌면 발렌시아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무리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축구 선수라도 몸이 좋지 않으면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러나 발렌시아가 빠질 경우 맨유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발렌시아의 공백을 루이스 나니, 대니 웰백이 메울 수 있으나 두 선수의 올 시즌 폼이 좋지 않다. 최근에는 맨유가 윌프레드 자하(크리스탈 팰리스)를 영입한다는 루머가 제기됐으나 2부리그의 촉망받는 유망주가 1부리그의 빅 클럽에서 두각을 떨친다는 보장은 없다.

발렌시아의 침체가 길어질 수록 맨유의 등번호 7번 딜레마는 점점 깊어질 것이다. 호날두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7번 유니폼을 입었던 시절까지는 다른 팀들이 부러워할 7번 계보를 이어갔으나 오언의 실패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다. 발렌시아도 7번 주인공이 되면서 부상과 경기력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가 등번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7번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누군가는 '과연 발렌시아가 7번 적임자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발렌시아는 맨유 에이스라는 이미지와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종료 후 다른 선수에게 7번 유니폼을 양보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현재로서는 발렌시아 스스로 슬럼프를 극복해야 한다. 그가 맨유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가 되고 싶다면 등번호 7번의 가치를 화려하게 빛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낼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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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11/12시즌 일정이 끝나면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3)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언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오언의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작별하게 됐습니다.

오언은 2009년 여름에 자유계약 신분으로 맨유에 입단했습니다. 3년 동안 52경기 17골 1도움 기록했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1년 재계약이 연장됐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상으로 보내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하면 맨유와의 두번째 재계약 전망이 어두웠습니다. 과거 리버풀 간판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원더 보이의 부활은 맨유에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사진=마이클 오언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이러한 아쉬움이 짙은 이유는 오언의 등번호가 7번이기 때문입니다. 맨유에서 7번은 팀 내 상징입니다.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맨유의 역사를 빛냈던 슈퍼스타들의 등번호가 바로 7번입니다. 적어도 호날두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까지는 맨유의 7번 계보가 유럽리그의 등번호 계보 중에서 위용이 실로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오언이 맨유에서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7번 계보의 상징성이 떨어졌습니다.

2012/13시즌을 준비하는 맨유의 과제는 팀의 미래를 빛낼 새로운 7번 적임자를 찾는 것입니다. 기존의 맨유 주력 선수 중에서 7번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이적생에게 팀의 상징과 같은 번호를 맡길지 모릅니다. 전자격에 속하는 선수 중에서는 20대 초중반이며, 팀 내 주전이며,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가 7번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14번) 루이스 나니(17번) 대니 웰백(19번) 톰 클레버리(23번)가 그들입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나니는 2011/12시즌 웰백-애슐리 영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웰백은 맨유 중심 선수 치고는 기복을 타는 성향이며 클레버리는 그동안 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4명 중에서는 그나마 웰백이 7번을 받을 가치가 조금이나마 높다고 판단됩니다. 올 시즌 팀 내 공헌이 제법 좋았으며 잉글랜드 국적이라는 매리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4명 모두 맨유 7번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2011/12시즌 맨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발렌시아(25번)도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맨유의 오른쪽 측면에서 양질의 공격력과 끈질긴 수비력을 과시하며 팀 전력에 활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맨유가 올해 여름에 영입할 이적생에게 7번을 부여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 7번을 달았던 호날두, 오언은 맨유 입성과 동시에 7번을 받았습니다. 현재 맨유 이적설로 관심을 모으는 니콜라스 가이탄(벤피카)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에덴 아자르(릴) 케빈 스트루트만(PSV 에인트호벤)의 공통점은 20대 초반과 중반 연령에 속합니다.

특히 아자르는 21세의 어린 나이지만 릴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습니다. 두 시즌 연속 프랑스 리게 앙(리그1)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활약상을 놓고 보면 맨유 7번의 주인공이 되는데 어색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자르는 맨유보다는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에 무게감이 실려있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선수가 맨유 7번을 받을지는 시간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2011/12시즌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요. 맨유 7번 계보가 오언에서 상징성이 꺾이면서 2012/13시즌에는 새로운 7번 선수의 맹활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선수가 누구일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등번호 7번은 팀 내에서 가장 월등한 실력을 뽐내는 선수들의 전유물입니다.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맨유의 7번이자 에이스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맨유 7번 계보는 많은 축구팬들의 주목을 끌으며 등번호 7번의 무게감과 상징성을 높였습니다.

현재 맨유에서 등번호 7번을 달고 활약중인 선수는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0) 입니다. 오언은 지난 7월초 뉴캐슬과 계약이 해지된지 사흘만에 맨유에 입단했고 주급이 무려 50% 삭감 됐습니다. 2001년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베컴과 함께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으로 꼽혔던 오언에게 있어 주급 50% 삭감은 지난날의 힘겨웠던 세월을 상징하는 대목입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뉴캐슬의 주장으로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책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발탁 실패로 온갖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호날두에 이어 등번호 7번의 주인공이 된 것은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습니다.

사실, 오언은 전성기가 지났습니다. 2000년대 초반 리버풀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나 2004/05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곤잘레스 라울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이듬해 시즌 뉴캐슬에서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고전하면서 예전의 화려했던 명성에 흠집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오언의 행보는 칸토나와 베컴, 호날두처럼 전성기를 맨유에서 꽃을 피웠던것과 사뭇 다른 행보입니다. 그래서 오언의 부진하면 맨유의 영광인 7번 계보가 끊기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팬들의 걱정스런 시선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팬들의 걱정은 현실화 되었습니다. 오언은 9일 볼프스부르크전 이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에서 4골 1도움에 그쳤습니다.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2골에 그쳤을 뿐더러 선발 출전은 3경기에 불과합니다. 지난 9월 20일 라이벌 맨시티전 결승골 이후에는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13경기에서 2골에 그쳐 골잡이 다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자유계약신분으로 이적료 없이 입단했고 주급이 50% 삭감 되었지만 오언이라는 기대치를 상기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임에 분명합니다.

오언의 골 부족은 골을 노리는 적극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볼프스부르크전을 제외한 19경기에서 19개의 슈팅을 날렸는데 1경기당 슈팅 1개에 그쳤습니다. 잦은 부상으로 경기력이 부진했던 악몽이 맨유에서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과거의 오언은 후방쪽 받은 패스를 상대 수비 뒷 공간에서 받은 뒤 문전쪽으로 빠르게 전진하여 골을 넣는 성향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 그동안의 부상 여파로 예전보다 느려지고 상대 수비를 제치는 민첩성도 약해지면서 예전의 본능같은 파괴력을 잃었습니다. 그러더니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상대 수비에게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골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오언의 경기력은 맨유 등번호 7번에 걸맞는 활약상과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오언은 맨유에서 부활을 꿈꾸는 선수였지만 이전의 7번 스타들과 비교하면 지금까지의 행보가 긍정적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오언이 7번 선수가 아닐지라도 평가는 같았을 것입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것 처럼 오언의 골 수치는 원더보이라는 기대치를 감안하면 부족함을 느끼는 기록입니다. 또한 맨유가 최근 에딘 제코(볼프스부르크) 세르히오 아구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같은 걸출한 공격수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언의 팀 내 입지가 좁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던 오언이 이번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팀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났습니다. 전반 44분과 후반 38분, 45분에 상대 골망을 세 번 씩이나 흔드는 해트트릭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19경기에서 4골에 그쳤던 선수가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선수 본인에게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앞으로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터닝 포인트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면서 가공할 화력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획득했습니다.

오언의 세 골은 절묘한 위치선정과 공격수 특유의 골 센스, 정확한 슈팅 능력의 3박자가 골고루 맞아 떨어진 결과입니다. 루이스 나니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헤딩골 넣는 장면, 가브리엘 오베르탕의 헛다리 짚기에 이은 스루패스를 골문으로 가볍게 밀어넣은 장면, 오베르탕의 전진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수비수들 사이로 빠르게 돌파하여 해트트릭의 작품을 완성지은 장면은 골잡이로서의 저력이 묻어났음을 의미합니다. 골을 노리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에게 패스 받는 위치가 정확했고 상대 수비의 견제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맨유가 이날 경기에서 기록한 4개의 유효 슈팅 중에 3개가 오언의 골 이었습니다.

오언의 3골이 값졌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날 맨유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군 선수만 무려 15명이나 부상과 컨디션 조절 등의 이유로 빠졌기 때문이죠. 특히 맨유는 수비수들 중에 거의 대부분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까지 빠지면서 기존의 4-4-2에서 3-4-1-2로 포메이션을 전환했습니다. 여기에 볼프스부르크가 맨유전을 이겨야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짓기 때문에, 맨유로서는 이날 경기 전망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맨유의 불안 요소를 오언이 해트트릭으로 깰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미비했던 팀내 공헌도를 끌어올리고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오언의 활약에 퍼거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환상적인 해트트릭이었다. 페널티 박스안에서의 오언은 정말 굉장하다. 수비수들을 가로 질러 골을 향해 가는 그의 타이밍은 기가 막히다. 오언 때문에 정말 기뻤다"라며 오언이 골잡이로서 특출난 감각을 발휘한 것을 극찬했습니다. 감독의 칭찬을 듣는 선수의 마음은 기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동안 슬럼프로 고전했던 선수라면 감독의 긍정적인 말에 힘을 얻어 앞으로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오언입니다.

오언의 승부사 기질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9월 20일 라이벌 맨시티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결승골을 넣으며 맨유의 4-3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당시 오언을 후반 29분에 교체 투입했던 맨유는 추가 시간이 4분 지난 뒤 크레이그 벨라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그 즉시 라이언 긱스의 대각선 패스에 이은 오언의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오언은 벨라미의 골 이후 집중력이 무너진 맨시티 수비진의 느슨한 압박을 틈타 문전 왼쪽 공간을 확보한 뒤, 후방에서 긱스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문 오른쪽을 노리는 골을 터뜨려 맨체스터 더비의 '위너'로 떠올랐습니다.

맨시티전과 볼프스부르크전을 미루어보면, 오언은 맨유가 승리를 필요로 하는 극적인 상황에서 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골을 넣지 못했을 뿐 해결사 본능은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맨유의 전설이자 영원한 슈퍼 서브로 회자되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주전 공격수가 아니었음에도 극적인 상황에서 한 방을 과시했던 것 처럼 오언도 그 전례를 밟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공교롭게도 솔샤르와 오언은 모두 맨유의 주전 공격수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솔샤르가 맨유의 전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은 7번 계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야 할 오언이 반면교사 삼아야 할 대목입니다.

오언은 주급 50% 삭감을 감수하고 맨유에 입성한 선수입니다. 맨유의 라이벌인 리버풀의 심장이었던 선수가 명예회복을 위해 맨유 유니폼을 입은 것은 반드시 부활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볼프스부르크전을 통해 부활 가능성을 알린 것은 솔샤르처럼 슈퍼 서브라도 기량을 만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오언의 성공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맨유 7번 계보를 이어간 선수들의 성공 행보와 다르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오언의 시대'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성기가 지난 오언이 맨유의 7번으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는 방법은 지난날의 부진과 시련을 잊고 자신의 역할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기회를 노리는 것입니다. 훗날 맨유에서 성공한 7번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