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알린 것. 만치니 감독의 경질은 이미 예견되었다. 지난 주말 FA컵 결승 위건전 0-1 패배로 48시간 이내에 경질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제기되었고 결국 현실이 됐다.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어도 팀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근본적인 경질의 원인은 만치니 감독의 한계에서 비롯됐다.

 

만치니의 한계, UEFA 챔피언스리그 징크스

 

만치니 감독의 경질은 두 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탈락에서 비롯됐다. 2011/12시즌 3승 1무 2패(A조 3위) 2012/13시즌 3무 3패(D조 4위)로 고개를 떨궜다. 특히 올 시즌 6경기에서는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답지 않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대진운이 안좋았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A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리, 올 시즌 D조에서는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 같은 강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 시즌 연속 죽음의 조에 포함되었던 것. 그러나 팀의 화려한 선수 구성을 놓고 볼 때 32강 탈락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러한 맨시티의 고전은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침체로 이어졌다. 잉글랜드가 UEFA 리그 랭킹 2위로 밀려난 것도 맨시티의 두 시즌 연속 32강 탈락의 여파가 작용했다. 다시 1위를 되찾으려면, 독일 분데스리가에게 2위 진입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맨시티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분발해야 한다. 문제는 만치니 감독이 고질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약했다. 인터 밀란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졌던 한계였다.

 

만치니 감독은 2007/08시즌까지 인터 밀란의 세리에A 3연패를 이끌었던 지도자였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경질됐다.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면모가 문제였다.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8강, 2006/07시즌과 2007/08시즌 16강 진출에 만족했다. 인터 밀란이 1964/65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클럽임을 감안해도 만치니 감독은 단 한 시즌이라도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경험하지 못했다. 특히 막판 두 시즌에는 이전 두 시즌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으며 유럽 대항전에 약한 지도자라는 오명을 남겼다. 결국 인터 밀란은 무리뉴 감독을 영입했고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인터 밀란에서 쫓겨난 만치니 감독은 2009년 12월 맨시티 사령탑을 맡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팀의 빅4 도약 및 우승을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맨시티에서도 유럽 대항전에 약한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으로 인터 밀란 시절보다 더 안좋은 결과를 내고 말았다. 2010/11, 2011/12시즌 유로파리그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지도자가 아닌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지난 시즌에는 여론에서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을 선수단의 경험 부족으로 꼽는 인상이었다. 훌륭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을 활발히 영입했을 뿐 팀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단골 진출과 거리감이 멀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올 시즌에 또 탈락했고 3무 3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냈다. 경험 부족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경험 부족한 팀들이 선전했다.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파리 생제르맹과 말라가는 8강에 올랐다. 32강 조별리그에서는 셀틱이 FC 바르셀로나를 2-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네 팀은 맨시티보다 스쿼드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지도자가 팀의 전술적 완성도를 높인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파리 생제르맹은 맨시티와 똑같은 부자 클럽이다. 비록 8강에서 FC 바르셀로나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1~2차전 모두 비겼다.(원정 다득점 열세로 탈락)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안첼로티 감독이 팀을 잘 이끌었다는 뜻이다. 같은 이탈리아 국적의 만치니 감독과 대조적이다.

 

맨시티가 유럽 최고의 클럽이 되고 싶다면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야 한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 체제에서는 역부족이었다. 만치니 감독이 팀을 프리미어리그 강호로 이끌었던 성과는 칭찬할 부분이다. 2010/11시즌 FA컵 우승과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만치니 감독의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징크스는 맨시티가 발전하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한다. 맨시티가 만치니 감독을 경질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을 만회할 기회마저 놓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고 FA컵 결승에서는 위건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판 페르시를 영입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당시 판 페르시의 거취는 맨시티행으로 기우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은 공격수 4인 체제(아궤로, 테베스, 제코, 발로텔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판 페르시 영입을 포기했고 이는 판 페르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으로 이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판 페르시 효과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다. 결과적 관점에서 만치니 감독에게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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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중인 클럽이자 지난 시즌 우승팀이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0-1로 패하면서 D조 4위(3무3패)를 확정지었으며 조 3위에게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32강 진출마저 실패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32강에서 떨어지면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맨시티 챔스 탈락, 만치니 감독에게 책임있다

우선,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무승 탈락은 더 이상 경험 부족을 꼬집어선 안된다. 지난 시즌까지는 팀으로서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부족했지만 올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32강 6경기를 소화했다. 유로파리그까지 포함하면 세 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을 경험했다. 선수 면면을 봐도 맨시티 입단 이전에 챔피언스리그를 뛰었던 소유자들이 여럿 있다. 테베스, 야야 투레, 마이콘, 발로텔리의 경우 이전 소속팀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발로텔리는 2009/10시즌 결승 바이레른 뮌헨전에 결장했지만 18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맨시티와 더불어 신흥 부자 클럽으로 꼽히는 파리 생제르맹은 챔피언스리그 A조에서 1위(5승1패)를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 경험 부족의 우려를 떨친 끝에 A조 선두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맨시티에 비해서 조편성이 좋았던 편을 감안해도 6경기에서 3실점을 허용했던 짠물 수비를 과시한 것이 의미있다. 안첼로티 감독이 팀의 수비 조직력을 강하게 키웠음을 뜻한다. 승점 관리에도 충실했다. 포르투와의 2경기를 제외한 4경기에서 12골 퍼부으며 승점 3점씩을 챙겼다. 챔피언스리그 경험 부족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반면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7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1위(38경기 93골)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공동 2위(15경기 28골)에 걸맞지 못한 기록. 최전방을 책임지는 아궤로, 테베스, 제코, 발로텔리는 유럽 정상급 공격수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비록 발로텔리가 올 시즌 부진에 빠졌지만 유로 2012 활약상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플레이메이커 실바의 폼이 지난 시즌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이나 선수층은 다른 유럽 빅 클럽에 비해 크게 아쉬울 것이 없다. 결국 만치니 감독에게 챔피언스리그 탈락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만치니 감독, 무엇이 문제였나?

만치니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것은 인터 밀란 사령탑 시절부터 잘 알려진 일이다.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약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 번 연속 32강 조별리그에서 주저 앉았고 유로파리그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세우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대팀 포어체킹에 맥을 못추는 경우가 빈번했다.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 2차전 도르트문트전에 이어 3차전 아약스전 마저 포어체킹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는 상대팀이 맨시티 약점을 읽었다는 뜻이자 만치니 감독이 전술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했다. 1차전에서 드러난 약점을 2차전에 다른 방향으로 극복하면서 이전보다 진보된 경기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그러나 맨시티 전술은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3백 전환도 실패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부 경기와 챔피언스리그 32강 3차전 아약스전에서(정확히는 후반 18분 이후) 3백을 활용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약스전의 경우 3백을 세우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당하며 1-3으로 패했다. 지난 8월 커뮤니티 실드 첼시전에서는 3백을 활용하면서 우승했으나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달랐다. 수비수 리차즈가 3백에 불평할 정도로 오히려 선수들이 혼란을 겪었다. 만치니 감독의 대표적인 패착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스쿼드의 힘 때문인지 약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도르트문트-아약스보다 조직력이 덜 다듬어진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아무리 죽음의 조에 포함되었지만 선수층만을 놓고 보면 세 클럽에게 결코 밀리지 않거나 또는 압도한다. 이전부터 야야 투레, 실바에 편중되었던 미드필더들의 공격 전개가 달라지지 않았던 또 다른 문제점까지 포함하면 만치니 감독이 경질되는 시나리오는 결코 어색하지 않다.

이제는 맨시티 결단이 필요하다

어쩌면 만치니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맨시티를 이끌지 모른다. 프리미어리그 2연패 달성이 맨시티 감독직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통해 맨시티와의 계약이 5년 연장된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자국 리그 성적에 만족하지 않아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최고의 리그이며,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에 걸맞게 이제는 첼시처럼 유럽 대항전을 통해 신흥 명문 클럽으로 거듭나야 한다.

만치니 감독은 소속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끄는 재주가 남다르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또는 돌풍이 필요한 맨시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것과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드러냈다. 따라서 그의 경질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경질 타이밍을 떠나 맨시티의 결단이 필요해졌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16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스완지 시티전 4-0 대승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의 탄력을 얻었습니다. '이적생' 세르히오 아궤로가 2골 1도움을 기록했던 임펙트가 컸습니다. 아궤로의 화려한 데뷔는 '먹튀' 에딘 제코와의 투톱 공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실바-존슨-야야 투레 같은 수준급 볼 배급을 자랑하는 미드필더들의 역량을 끌어주는 공격력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시즌 4-2-3-1의 더블 볼란치(배리-데 용)를 주축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공격이 경직되었던 맨시티 전술이 다채롭게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맨시티의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어느 팀이든 9~10개월 장기 레이스를 보내면서 항상 고비가 찾아옵니다. 특정 선수의 부상 및 부진, 기존의 전술이 상대팀에게 읽히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다른 대회와의 일정 병행에 따른 체력 문제, 다른 팀과의 순위권 싸움 및 스쿼드 두께 등이 변수로 작용합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FC 바르셀로나도 국왕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했습니다. 맨시티는 리그 첫 경기부터 아궤로 영입 효과를 누렸지만 약점도 분명 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아궤로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맨시티의 약점은 내부에 있습니다. 최근 이적시장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스쿼드가 두꺼우졌지만 경쟁에서 밀렸던 고액 주급자를 벤치로 내리거나 다른 팀으로 임대 보냈습니다. 빅 클럽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만 맨시티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최근에는 사미르 나스리(아스널) 영입을 완료할 분위기입니다. 이적 대상자였던 카를로스 테베스는 잔류로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죠.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맨시티라는 집단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선수들의 팀워크가 끈끈했다면 모르겠지만 맨시티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맨시티 전술은 지난 시즌보다 진보할 것입니다. 하지만 팀워크는 여전한 불안 요소죠. 일부 선수들이 훈련 도중에 싸우거나, 경기 도중 자신을 교체시켰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불만을 피우거나, 선수 본인이 크고 작은 구설수를 일으키거나, 시즌 도중 "팀을 떠나겠다"며 다른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어느 팀이든 악동 기질이 있겠지만 조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맨시티가 심각성을 느껴야 합니다. 자칫 선수끼리의 분열이 맨시티가 이루고 싶은 목표의 방해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테베스-발로텔리는 맨시티의 대표적인 악동입니다. 만약 테베스가 잔류하면 지금의 공격력이 더 강해질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력을 봐도 말입니다. 하지만 테베스가 태업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해야 합니다. 지난 4년 동안 맨체스터라는 도시에 머물렀지만 또 다시 향수병이 도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릅니다. 본인은 지난 시즌 이적을 원했는데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면 동기 부여가 떨어집니다. 결국 태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발로텔리는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만약 두 선수가 동료 선수에게 폐를 끼치면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습니다. 맨시티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까지 곱지 않겠죠.

그리고 맨시티는 고액 주급자들이 즐비합니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못했으나 대형 선수를 많이 영입했던 이유는 높은 주급 이었죠.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고, 구단에게 비싼 돈을 받으면서, 팀 성적까지 좋아지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염려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프로 선수들이 훌륭한 대우를 받을 자격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틀에 지나치게 얽메이면서 '내가 최고다', '열심히 안해도 돈이 나온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기 시작하면 맨시티는 새로운 고비에 직면합니다. 인간은 늘 그렇습니다. 계속 승리하면 어느 시점부터 자만하거나 느슨하게 됩니다.

아직 맨시티에게 고비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앞에 언급된 약점과 만나지 않으려면 지도자가 팀을 강하게 이끌어야 합니다. 선수들과 친밀감을 나누면서 때로는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요구됩니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일심동체 한 마음으로 뭉치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의 통솔력은 의문 부호가 따릅니다. 특별히 카리스마에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자신에게 교체 지시를 받았던 선수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듣는가 하면, 훈련 도중에 싸우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권위지향적인 지도자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명장이라면 통솔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맨시티 경기력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인 역량에서는 지금까지 시끄러웠죠. 만치니 감독의 팀 장악력과 관련이 없지 않습니다.

맨시티 약점은 개선 될 수 있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다스리면서 팀에 엄습할지 모를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코칭스태프와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만치니 감독을 서포트하며 통솔력에 힘을 실어주면 선수들이 팀을 위한 마인드를 인지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기강이 생기죠.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포기했던 발로텔리가 변수겠지만 팀 전체가 강하면 일부 선수의 존재감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수 영입은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만큼, 이제는 내부가 단단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당시 20세였던 이탈리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를 이적료 2250만 파운드(약 386억원)에 영입했습니다. 전 소속팀 인터 밀란에서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나 디에고 밀리토-사뮈엘 에토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20세에 불과했던 나이를 감안해도 이적료가 지나치게 비쌌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또래 선수들에 비해 천부적인 잠재력을 자랑하지만 맨시티가 2250만 파운드를 쏟을 가치가 있는지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발로텔리를 먹튀로 단정짓기에는 이릅니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에딘 제코(맨시티)처럼 극심하게 부진한 것도 아니었고 나이가 어린 선수입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현 시점에서는 향후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할 기회가 무궁무진 합니다. 27경기 9골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 활약상을 넘어설 역량이 있습니다. 카를로스 테베스,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 같은 고액 이적료를 기록한 공격 옵션들에 비해 자신만의 개성이 부족하지만 왼쪽 윙어 및 원톱을 오가며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사진=마리오 발로텔리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cfc.co.uk)]

하지만 발로텔리의 문제는 실력 때문이 아닙니다. 악동 기질 때문입니다. 발로텔리의 구설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맨시티 이적 이후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죠. 팀 동료와 훈련 도중 난투극을 벌이거나, 유소년 선수에게 다트를 던지거나, 그라운드에서 리오 퍼니난드(맨체스터 유나이니드)에게 윙크를 하며 상대팀 선수를 자극하고,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잭 윌셔(아스널)에게 불필요한 독설을 내뱉으며,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디나모 키예프전에서는 일명 쿵푸킥을 날리며 퇴장을 받고 팀의 탈락을 초래했으며, 운전 도중 이탈리아 여성 교도소 난입을 시도하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잦았죠. 인터 밀란 시절에도 비슷한 사건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5일 미국에서 진행된 LA갤럭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또 악동 기질이 도졌습니다. 골문 가까이에서 상대 수비수 견제를 받지 않으면서 쉽게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갑자기 몸을 돌리며 뒤꿈치로 힘없이 슈팅을 날린것이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근처에 있던 제코가 두 손을 들며 어이없다는 제스쳐를 취할 정도로 허무하게 골 기회를 놓쳤죠. 그래서 전반 31분 조기 교체 되었으나 만치니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고, 벤치에서 물병을 던지는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직 인간으로서 성숙하지 못했지만 좀처럼 악동의 모습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 그의 단점이자 자신의 실력적인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발로텔리의 멘탈은 인터 밀란 시절 조세 무리뉴 감독(현 레알 마드리드)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성의 없는 훈련 태도, 동료 선수를 자극하여 말썽을 피우거나, 지역 라이벌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밀라노 시내에서 모형 총 놀이를 했고, 무리뉴 감독에게 대드는 안좋은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국내 축구계 같았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들이었죠. 물론 유럽 축구에서는 슈퍼 스타들이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즐비하지만 아직 20대 초반인 발로텔리의 악행은 도를 넘었습니다.

문제는 발로텔리의 말썽이 팀 내에서 꾸준히 불거지고 있습니다. 인터 밀란 및 맨시티에서 동료 선수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그라운드에서는 쿵푸킥 및 불필요한 뒤꿈치 슈팅으로 팀 사기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죠. 특히 LA 갤럭시전에서의 뒤꿈치 슈팅은 제코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비친 것을 봐도 동료 선수들의 힘을 빠지게 합니다. 멘탈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비슷한 문제가 다발적으로 벌어질지 모릅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선전을 꿈꾸는 맨시티의 대표적인 불안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발로텔리의 구설수는 '악마의 재능'으로 불리는 안토니오 카사노(AC밀란)를 떠올리게 합니다. 카사노는 이탈리아 세리에A를 휘어잡는 공격력을 소유했음에도 문란한 사생활과 끊이지 않는 악동 모드로 실력이 과소 평가되었던 선수입니다. 올해 초 AC밀란 이적 이후에는 팀의 세리에A 우승에 일조하며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습니다. 전 소속팀 삼프도리아에서 방출된 것도 구단주와의 언쟁 때문에 불거진 일입니다. 발로텔리가 카사노를 닮아가면 맨시티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발로텔리는 향수병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 잉글랜드 현지 언론에서 자신의 향수병을 제기한 것이 발단입니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를 떠나 잉글랜드 무대로 옮겼지만 어린 나이의 선수가 타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잉글랜드 날씨는 우중충하기로 유명하죠. 더욱이 팀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범하면서 새로운 무대에 완전히 정착되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문입니다. 맨시티가 발로텔리 영입으로 최상의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쌓였습니다. 선수 스스로 개과천선 의지가 확고하지 못한 것이 앞날의 불안함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발로텔리는 타고난 재능을 자랑하는 공격수 입니다. 하지만 인터 밀란 시절부터 갖가지 사건을 일으키는 멘탈을 개선하지 못했습니다. 팀을 위해 솔선수범하거나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캐릭터 였다면 지금쯤 메시에 필적한 축구 레벨을 자랑했을지 모릅니다. 축구 기량 이전에 인간으로서 더 많이 배우고 깨우쳐야 합니다. 그의 악동 기질이 씁쓸한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오는 6일 아스날 원정을 앞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에 직면했습니다.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와 콜로 투레가 훈련 도중에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그 모습이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미러><더 선>같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두 선수의 다툼이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3연승으로 승승장구했던 맨시티 선수단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게 됐습니다.

맨시티는 지난해 12월 초 마리오 발로텔리와 제롬 보아텡이 훈련 도중에 다투는 난투극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아텡이 발로텔리의 목을 잡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죠. 비슷한 시기에는 카를로스 테베스가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맨시티를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그리고 아데바요르와 투레가 서로 싸우면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선수단 장악에 또 다시 의문 부호가 붙게 됐습니다. 2009년 12월 맨시티 감독 부임 이후부터 크레이그 벨라미(카디프 시티 임대), 테베스, 아데바요르와의 불화설에 시달렸던 장본인이기 때문이죠.

분명한 것은, 만치니 감독은 선수단 장악이 뛰어난 컨셉과 거리가 멉니다.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은 지난해 11월 1일 어느 맨시티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만치니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불화를 제기했습니다. 선수들이 만치니 감독을 존경하지 않으며 전술에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 그 요지 입니다. 맨시티 관계자 인터뷰를 무조건 믿을 수 없겠지만, 자신이 소속된 팀의 감독에 대해서 안좋은 부분을 들춰낸 기사가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기사의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그 외에 불화설 및 몇몇 선수들의 훈련 도중 다툼이 최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은 팀 분위기를 다듬지 못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지난해 12월 5일 볼턴전에서는 경기종료 직전에 교체했던 테베스에게 짜증을 들었습니다. 당시 테베스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시티의 1-0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만치니 감독 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만치니 감독은 테베스의 짜증이 기쁘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얼마뒤 테베스는 맨시티측에 이적을 요청하며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습니다. 향수병 및 그 외 복합적인 이유로 맨시티를 떠나길 원했기 때문에 볼턴전 교체가 이적을 결심한 결정타로 작용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친정팀 맨유 소속이었다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공개적인 언쟁을 벌였을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만치니 감독의 지도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맨시티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로 도약하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원동력은 만치니 감독의 지도력 이었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구현하는 안정적인 팀 컬러가 맨시티 전술에 자리를 잡으면서 리그 최소 실점 1위(16실점)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전임 사령탑 마크 휴즈 전 감독(현 풀럼) 시절에 대량 실점으로 발목이 잡혔던 맨시티의 색깔이 만치니 감독의 조련에 의해 달라졌습니다. 시즌 초반에 약점으로 꼽혔던 선수들의 호흡이 최근에 손발이 맞게 되었고, 테베스에게 골을 몰아주는 패턴에서 벗어나 실바의 패스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며 최근 3연승을 거둔 것은 만치니 감독의 전술 역량이 컸습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맨시티 선수들을 이끄는 기질이 강하지 않다는 인상입니다. 맨시티는 다른 팀들과 달리 대형 선수 영입이 잦기 때문에 전술 이외에 또 다른 무언가가 요구되는 팀입니다. 선수단 전원을 똑부러지게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입니다. 맨시티는 그동안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고액 주급자까지 늘어났습니다. 최근 맨시티 이적 확정을 굳힌 에딘 제코(볼프스부르크)의 예상 주급은 현지 언론에서 17만 파운드(약 2억 9800만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편에 속하는 돈이죠. 또한 맨시티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아도 대형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돈이 작용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라커룸에 점점 늘어났죠.

만약 조세 무리뉴 감독(레알 마드리드) 거스 히딩크 감독(터키 대표팀) 퍼거슨 맨유 감독 같은 '용장'들이 맨시티를 지휘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난투극이나 불화설이 완전히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확률은 줄일 수 있었죠. 용장들은 선수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어떤 동기부여를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꿰뚫는 기질이 넘쳐흐르는 유형입니다. 그들이 팀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특성이 용장의 장점이며 감독의 기본적인 임무에 속합니다. 또한 용장은 천방지축 같은 선수를 마음껏 다룰 수 있습니다. 또는 가차없이 방출시켰죠.

하지만 만치니 감독의 지금까지 행보를 비춰보면 용장이 아닙니다. 휴즈 체제에서 수비 불안에 허덕였던 맨시티의 불안 요소를 강점으로 키우는데 성공했지만 팀 분위기를 추스리기에는 미흡했다는 평가입니다. 오히려 휴즈 전 감독이 조금 나았습니다. 팀에서 트러블을 일으켰던 엘라누(산토스)를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죠. 한때 맨시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엘라누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일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실상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휴즈 전 감독의 경질 원인은 성적 부진이었고(여담이지만, 리버풀이 참고했으면) 지금의 맨시티를 이끌기에는 예전과 스쿼드가 다릅니다. 그만큼, 맨시티를 원만하게 지휘할 지도자는 한정적입니다.

그렇다고 만치니 감독의 경질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려한 스쿼드 구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에 실패했던 맨시티의 올 시즌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29일에는 맨유-버밍엄전이 치르기 3시간전까지 애스턴 빌라를 4-0으로 제압하면서 리그 선두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4위권을 지켰기 때문에 해고할 명분이 작용하지 않죠. 오히려 만치니 감독이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어느 팀이든, 감독의 행보가 결코 순탄하지 않기 때문에 만치니 감독도 그 과정에 직면했습니다. 맨시티에서의 롱런을 위해서는 팀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수습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면서 선수단의 신뢰를 얻는 것과 동시에 단합을 유도해야 합니다.

최근에 불거진 아데바요르와 투레의 난투극은 맨시티의 현주소를 말합니다. 이적시장에서의 거물급 선수 영입으로 스쿼드의 내실을 키우면서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맨시티의 이미지가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치니 감독의 능력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맨시티가 선수들이 오랫동안 웃으면서 화합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려면 만치니 감독이 존재감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연주자들이 즐비해도 지휘자의 역량에 따라 각각의 소리가 전하는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맨시티와 만치니 감독의 앞날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