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난타전이었다. 이렇게 골이 많이 터진 경기는 오랜만에 본다. '공격 축구vs공격 축구' 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아스날이 9골을 주고 받았다. 결과는 맨시티의 6-3 승리였다.

 

맨시티는 전반 14분 세르히오 아구에로 선제골에 의해 1-0으로 앞섰다. 전반 31분 시오 월컷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8분 뒤 알바로 네그레도가 골을 터뜨리며 다시 리드했다. 후반전에는 총 6골이 터졌다. 후반 5분 페르난지뉴(맨시티), 후반 18분 시오 월컷(아스날), 후반 21분 다비드 실바(맨시티), 후반 43분 페르난지뉴(맨시티), 후반 49분 페어 메르데자커(아스날), 후반 51분 야야 투레(맨시티) 골에 이르기까지 골을 주고 받는 공방전이 펼쳐졌고 맨시티가 승점 3점을 따냈다.

 

 

[사진=아스날전 6-3 승리를 발표한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mcfc.co.uk]

 

'홈에 강한' 맨시티, 기선 제압에 성공하다

 

맨시티가 아스날을 이겼던 것은 홈구장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펼친 영향이 컸다. 이번 경기를 포함하여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8경기를 모두 이겼으며 35골 5실점 기록했다. 1경기 당 평균 득점과 실점이 각각 4.375골, 0.625골 이었다. 특히 홈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1, 토트넘을 6-0으로 대파하며 빅6 경쟁팀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선보였고 이번에는 아스날을 제물로 삼았다. 빅6는 아니지만 노리치와의 홈 경기에서는 7-0 대승을 거두었다. 올 시즌 홈에서 많은 골을 넣었으며 쉽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스날전 이전까지 7번의 홈 경기에서 2실점 허용했을 뿐이다.

 

아스날전에서는 아구에로 선제골을 통해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이 효과를 봤다. 아구에로는 팀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 때 골대 중앙에서 데미첼리스의 헤딩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맨시티 원정에 대한 부담감과 체력 저하를 안고 있던 아스날 선수들의 사기를 일시적으로 꺾어 놓았다. 만약 상대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면 힘든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하지만 아스날의 공격 옵션들이 전반 초반부터 맨시티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경기 흐름이 맨시티쪽으로 기울어졌다.

 

맨시티는 4-4-2를 활용하면서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다. 좌우 풀백을 맡은 클리시-사발레타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좌우 윙어를 맡았던 실바와 나스리가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아스날 선수들을 교란했다. 네그레도-아구에로 투톱도 주변 선수들과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를 펼쳤고 아스날의 무게 중심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면서 맨시티가 후방에서 볼을 돌리면서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이 전반전에 자주 연출됐다. 이렇다보니 맨시티에게 여러 차례 골 기회가 주어졌고 아스날은 2선과 원톱을 맡았던 윌셔-지루-외질-월컷이 집단적인 봉쇄를 당했다.

 

특히 맨시티는 아스날 선수 뒷 공간을 가르는 패스들이 정확하게 연결됐다. 전반 21분 콤파니 스루패스를 통해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연출했고 전반 27분에는 실바와 투레가 원투패스를 시도하는 장면도 있었다. 여기에 횡패스와 롱패스까지 섞으면서 아스날의 수비 부담을 키웠다. 이에 아스날은 좀처럼 무게 중심을 잡지 못했다. 공격을 펼치기 위해 4선의 무게 중심을 올렸으나 오히려 맨시티의 빠른 공격 전환과 날카로운 역습을 대처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우왕좌왕했다. 전반 31분에는 아스날이 투레의 볼 키핑 실수를 틈타 월컷의 동점골을 만들어냈으나 전반 39분 네그레도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다비드 실바, 메수트 외질을 이겼다

 

맨시티의 아스날전 승리 수훈갑으로 여러 선수를 꼽을 수 있겠으나 그 중에서 실바의 활약이 돋보였다. 실바는 전반전 팀 내 핵심 패스 1위(3개) 볼 터치 1위(57개) 패스 성공률 3위(88%)를 기록하면서 날카로운 공간 침투를 선보이며 팀 공격에 활발히 관여했다. 후반 21분에는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득점을 올렸는데 결과적으로 맨시티 승리의 쐐기를 박는 결승골이 됐다. 문전 중앙에서 나바스가 오른쪽 공간에서 찔러줬던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이 득점은 아스날의 플레이메이커 외질과의 맞대결에서 이겼던 결정타가 됐다.

 

실바는 왼쪽 윙어를 맡았으나 특정 공간에 머무는 선수가 아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위치가 자주 바뀌면서 주변 동료와 패스를 주고 받거나 직접 침투를 시도하며 골 기회를 만들어낸다. 아스날전에서는 네그레도-아구에로-나스리-투레-페르난지뉴가 모두 건재한 모습을 보였고 클리시가 월컷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실바가 마음껏 상대 수비 공간을 흔들 여건이 마련됐다.

 

반면 외질은 전반 31분 월컷의 동점골 과정에서 도움을 기록했으나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맨시티 압박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볼 터치와 패스 횟수가 팀에서 많은 편에 속했음에도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결정적인 장면들을 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스날이 전술과 체력에서 맨시티에게 밀리는 악조건에 있었음에도 팀의 플레이메이커라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면모를 발휘했어야 한다. 이러한 여파로 지루까지 부진하면서 아스날이 화력 싸움에서 맨시티에게 밀렸다. 그럼에도 3골 넣었던 것은 팀 전술 보다는 월컷과 메르테자커의 클래스가 돋보였다고 봐야 한다.

 

맨시티의 중앙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는 아스날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과 2호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에 '벌써' 8골 넣은 투레에 비해서 공격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아스날전에서는 팀의 파상공세 흐름을 타면서 2골이나 꽂았다. 후반 5분에는 플라미니가 외질의 패스를 받지 못했던 실수를 틈타 슈팅을 날린 것이 골로 연결되었고 이 장면은 맨시티가 후반 초반부터 또 기선 제압을 하는 결정타가 됐다. 후반 43분에는 나스리와의 원투 패스에 이어 메르테자커를 개인기로 따돌리고 골을 넣었다. 자신의 공격 재능을 아스날전에서 마음껏 보여줬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번 주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빅 매치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아스날의 맞대결이다. 두 팀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저녁 9시 45분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두 팀에게 있어서 이번 경기는 중요하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9위 부진에 의해 우승 경쟁 대열에서 사실상 이탈하면서 맨시티와 아스날이 챔피언이 될 기회를 얻었다.

 

맨시티와 아스날의 맞대결은 어느 팀이 이길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통계상으로는 맨시티의 우세가 예상된다. 프리미어리그를 기준으로 올 시즌 7경기에서 모두 이겼으며 29득점과 2실점을 허용했다. 1경기 평균 4.14골, 0.28실점이라는 괴력을 발휘하며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원정에서 2승 2무 4패로 고전하면서 현재 리그 순위가 4위지만 적어도 홈에서는 승점 3점을 쉽게 따냈다. 참고로 맨시티는 올 시즌 홈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던 프리미어리그 팀이다.

 

 

[사진=다비드 실바, 메수트 외질 / 맨시티와 아스날의 경기는 양팀의 플레이메이커 실바와 외질의 맞대결로 주목을 끈다.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하지만 아스날의 승리가 기대되는 이유도 있다. 8시즌 연속 무관에 시달렸던 과거와 '외질 효과-램지&지루 각성'에 의해 프리미어리그 선두로 뛰어 올랐던 지금의 아스날은 마치 다른 팀 같다는 착각이 든다. 맨시티가 홈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면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에서 맨유와 더불어 원정 득점이 가장 많다.(14골) 하지만 맨유는 8경기 치렀으며 아스날은 7경기를 소화했다. 실질적으로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원정 득점 1위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맨시티와 아스날의 경기는 '공격 축구와 공격 축구의 맞대결'로 기대감을 가지기 쉽다. 두 팀 모두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뛰어난 공격 옵션을 영입하며 기존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으며 올 시즌 전반기를 거치면서 그 효과를 충분히 봤다. 맨시티는 알바로 네그레도, 헤수스 나바스를 영입하며 스페인 커넥션을 강화했고 아스날은 메수트 외질과 계약하면서 팀 공격의 무게감이 커진 것과 동시에 올리비에 지루의 폼이 더 좋아졌다.

 

그러나 아스날이 공격 지향적인 모습을 보일지는 약간 의문이다. 지난달 7일 도르트문트 원정 1-0 승리때 처럼 승점 3점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 수비에 많은 신경을 쏟을 수도 있다. 맨시티는 홈에서 많은 골을 넣는 팀이며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탈압박에 능하다. 아무리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최저 실점 1위(15경기 11실점)를 기록중이나 매 경기마다 적은 실점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지난 12일 나폴리 원정에서는 0-2로 패했다. 맨시티 원정에서 압박 비중을 높이면서 2선의 역습이나 빠른 타이밍의 패스에 의한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여 골을 생산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아스날의 파상공세를 기대할 수도 있다. 맨시티전이 끝나면 10일 뒤 첼시와 맞대결 펼친다. 이미 캐피털 원 컵에서 탈락하면서 주력 선수들이 한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 맨시티 원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뒤 오는 24일 첼시전을 비롯한 박싱데이 기간을 준비할 것이다. 이번 맨시티전은 골을 넣으면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득점 기회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맨시티는 다비드 실바가 부상에서 돌아온 것이 반갑다. 실바는 주중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전반 28분에 추격골을 넣으며 팀의 3-2 역전승을 공헌했다. 95%에 이르는 패스 성공률과 위협적인 몸놀림에 골까지 넣으면서 부상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날은 후반 28분까지 뛰었다.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으며 체력을 아꼈고 아스날전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바이에른 뮌헨전에 이어 아스날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면 외질과 같은 포지션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된다. 다만, 맨시티가 4-4-2로 전환하면 실바는 윙어로 전환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과연 누구인지 참으로 흥미롭다.

 

또 하나의 볼 거리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맨시티 감독과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의 지략 대결이다. 어느 팀의 감독이 상대 팀을 압도하는 전술로 승점 3점을 챙겨갈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저녁 9시 45분 경기로서 한국의 많은 축구팬들이 두 팀의 빅 매치를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시즌 최종전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위로 밀어내고 44년 만에 우승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후반전 종료 무렵까지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게 1-2로 밀렸지만 인저리 타임에 에딘 제코가 동점골, 세르히오 아궤로가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시나리오를 연출했습니다. 경기 막판 2골이 아니었다면 기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든 다비드 실바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맨시티 우승은 돈으로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2008년 여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프리미어리그의 철저한 중위권팀이자 한때 챔피언십리그까지 전전했습니다. 그랬던 팀이 이적시장 때마다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2008/09시즌부터 10위-5위-3위로 승승장구한 끝에 이번 시즌 리그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렇다고 오직 돈이 우승을 가져다준 것은 아닙니다.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 열심히 뭉쳤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그 중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 3인방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르히오 아궤로, 야야 투레, 다비드 실바는 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있어서 막대한 공헌을 세웠습니다. 세 선수의 국적은 각각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스페인으로써 서로 다르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의 활약을 통해 맨시티로부터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잉글랜드에 진출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스페인 대세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아궤로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아궤로, EPL 최정상급 공격수로 도약하다

아궤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이적생이라고 칭찬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리미어리그 34경기에서 23골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에 올랐습니다. 맨시티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8월 15일 스완지전에서 31분 뛰면서 2골 1도움 기록하며 앞날의 예사롭지 않은 활약을 예고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날카로운 공간 침투와 예리한 슈팅으로 상대 박스 안쪽을 위협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8도움 올리며 이타적인 기질까지 인정 받았습니다. 짧고 정확한 짧은 패스를 통해서 동료 선수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팀 공격을 주도하는 기질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아궤로의 맹활약은 맨시티에게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맨시티는 제코-발로텔리가 13골씩 기록했지만 기복이 심하거나 트러블이 잦았던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카를로스 테베스가 교체 출전을 놓고 대립이 있었고, 테베스는 팀을 이탈하면서 무려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만약 아궤로를 영입하지 못했다면 믿음직한 공격 옵션이 부족한 약점을 안고 시즌을 치렀겠죠. 이웃 라이벌에게 우승을 허용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궤로가 전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계속 남았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프리메라리가 1위는 '신계'에 속한 두 클럽이 항상 독차지했죠. '인간계'에 속한 클럽에게 넘을 수 없는 벽 이었습니다. 2009/10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지만 그것으로는 소속팀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확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여름 맨시티 이적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작용했습니다. 끝내 우승을 이루면서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습니다.

또한 아궤로는 이적료 3800만 파운드(약 701억원)를 기록하고 이티하드 스타디움에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료 3000만 파운드(약 553억원)를 넘겼던 축구 스타 중에서 유일하게 먹튀 논란이 없었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5000만 파운드, 첼시) 앤디 캐롤(3500만 파운드, 리버풀) 호비뉴(3250만 파운드, 맨시티)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75만 파운드, 맨유) 안드리 셉첸코(3000만 파운드, 첼시)는 몸값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나마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지만 강팀에 약한 징크스가 걸림돌 이었습니다. 아궤로의 올 시즌 활약 만큼은 딱히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야야 투레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야야 투레-실바, 맨시티 허리의 핵심

아궤로가 맨시티 간판 공격수라면 야야 투레는 맨시티 공격과 수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 이었습니다. 맨시티의 숨은 에이스나 다름 없었죠. 물론 맨시티에는 에이스급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야야 투레의 헌신적인 활약이 없었다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38경기 93골)을 이루었을지 의문입니다.

야야 투레는 4-4-2 중앙 미드필더, 또는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경기 형태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종방향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거나, 직접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면서 팀 공격의 판로를 개척했습니다. 맨시티가 상대팀 밀집 수비를 뚫는 과정에 있어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죠. 수비에서는 다부진 피지컬과 강력한 몸싸움으로 상대방을 제압했으며 가레스 배리와 더불어 포백 보호에 충실했습니다. 홀딩맨, 앵커맨, 박스 투 박스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중앙 미드필더 였습니다.

맨시티 경기는 야야 투레와 실바의 전력적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야야 투레가 2선 미드필더들에게 공격을 지원하거나 수비 부담을 줄이면서, 실바가 특유의 기교로 맨시티 공격의 창의성을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두 선수 중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팀의 경기력이 조금이라도 어긋날 때가 있었죠. 특히 실바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동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에 관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볼이 없을때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동료 선수 공격을 돕거나,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2차 공격을 전개하거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주면서 골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실바는 맨시티 우승을 계기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아스널에서 뛰었던 스페인 대표팀 동료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FC 바르셀로나로 떠난 여파를 무시할 수 없지만, 파브레가스가 아스널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죠. 또 다른 스페인 대표팀 동료 후안 마타(첼시)가 자신의 경쟁 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 명 모두 유로 2012에서 스페인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실바에게는 맨시티 우승을 이끈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다른 미드필더들에게 가려진 경향이 짙었던 실바로서는 2012년이 '도약의 해'일지 모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여름에 스페인 발렌시아 소속 윙어였던 다비드 실바(24) 영입에 2500만 파운드(약 441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실바는 170cm 단신 및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로서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거친 몸싸움에 버거움을 느꼈습니다. 과연 잉글랜드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여부가 관심사였죠. 맨시티가 그동안 스쿼드 보강에 많은 돈을 쓰면서 몇몇 먹튀 선수들을 양산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에서(그 범주에 아데바요르가 포함 될 수 있습니다.) 실바의 '잉글랜드 드림'을 낙관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실바는 맨시티 공격에 없어선 안 될 옵션입니다. 맨시티의 측면 공격을 주도하는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맨시티가 수비 안정에 무게를 두거나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골을 몰아주는 체제를 진행했기 때문에 실바의 공격력이 과소평가 될 여지가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맨시티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로 도약했던 원동력 중에 하나는 실바의 영입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입니다. 다른 측면 옵션들 중에서 실바의 존재는 맨시티에 각별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경기가 29일 애스턴 빌라전 이었습니다. 맨시티는 마리오 발로텔리의 해트트릭(페널티킥 2골 포함), 줄리온 레스콧의 추가골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그 원동력은 실바에게 있었습니다. 실바는 전반 6분 아크 왼쪽에서 발로텔리와 두 번의 패스를 주고 받았는데, 특히 왼발로 내밀었던 두번째 패스는 상대 수비가 차단할 타이밍을 놓치는 킬패스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로텔리가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골을 넣었죠. 전반 26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야야 투레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문전쪽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슈팅을 날렸던 것이 상대 골키퍼 펀칭에 이은 발로텔리의 리바운드 골로 이어졌습니다.

골 장면에만 관여했던 것은 아닙니다. 맨시티가 전반전에 3골을 몰아붙인 것을 비롯, 경기 내내 애스턴 빌라의 수비 진영을 괴롭힐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실바가 있었습니다. 주 포지션이었던 왼쪽 뿐만 아니라 중앙 및 오른쪽에서도 볼을 터치하고 연계 플레이를 이어주면서 맨시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죠. 레오 코커-베넌-페트로프가 구축했던 애스턴 빌라 중원 뒷 공간을 마음껏 누비면서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습니다. 그 과정이 민첩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막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맨시티 선수들이 실바의 움직임을 빠르게 읽으며 패스를 연결했죠. 실바는 스위칭 과정에서도 여러차례 간결한 스루 패스를 띄우며 맨시티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공격 패턴은 올 시즌 내내 꾸준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의 윙어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얽메이지 않고 성실히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치는 기교와 부드러운 발재간, 경기 템포 조절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맨시티 공격의 다채로움을 이끌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테베스의 골 기회를 의식하는 패스가 여럿 있었지만 최근에는 특정 선수를 보조하기 보다는 팀 공격의 전체를 짊어지는 패싱력으로 무장했습니다. 불과 한달 전까지 주춤했던 맨시티가 다시 2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실바 효과'를 통한 공격의 다채로움이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바는 공격 센스가 탁월한 선수입니다. 드리블이 그 예 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동작이 조급하거나 위축되지 않습니다. 상대 수비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파악하며 동선 방향을 바꾸고 드리블을 성공시킵니다. 거친 수비에 시달리거나 동료 선수와의 간격이 벌어졌을 때 버거웠던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본능 만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예측 불가능한 패스를 날리며 맨시티 공격의 색깔을 화려하게 덧칠했죠.

이러한 실바의 창의성은 기존 윙어들과의 차별화로 이어집니다. 2008/09시즌과 2009/10시즌에 각각 왼쪽 윙어를 맡았던 호비뉴(현 AC밀란) 크레이그 벨라미(현 카디프 시티 임대)는 돌파 위주의 공격을 선호합니다. 발재간 및 스피드가 뛰어난 파괴적인 윙어들이지만 때로는 상대 수비에 막히면 팀 공격이 매끄럽게 풀리지 않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마크 휴즈 전 감독(현 풀럼) 시절까지는 공격 옵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문제점에 직면하면서 두 선수의 돌파 성향 공격이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맨시티와 상대하는 팀들은 그 특징을 읽으면서 협력 수비로 이겨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호비뉴는 2009년 1월 부터 슬럼프에 빠지더니 부상까지 겹치면서 지난 1월 맨시티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맨시티 측면을 담당하는 아담 존슨, 제임스 밀너의 성향은 실바와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다릅니다. 단점만을 언급하면, 존슨은 공격 패턴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단조로움이 있습니다. 밀너는 가끔 볼 배급이 정확하지 못하거나 팀 공격 템포를 끊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존슨은 오른쪽, 밀너는 왼쪽 및 중앙 미드필더를 맡지만 실바처럼 2선 모든 지역에서 공격에 관여하는 윙어들은 아닙니다. 물론 존슨-밀너는 각자만의 특화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실바와 더불어 로테이션 형태로 좌우 윙어를 번갈아가고 있지만(발로텔리, 야야 투레까지 포함), 그만큼 실바의 존재감이 맨시티에 있어 특별합니다.

물론 실바는 맨시티에서 많은 골을 터뜨리지 않았습니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36경기 10골 7도움을 올렸음을 감안하면 골 기록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리그 스타일의 차이점 및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따른 문제가 제가 될 수 있지만,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맨시티의 팀 플레이에 익숙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바가 존재해야 테베스-발로텔리 같은 공격수들이 골을 노리는데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 역할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난 시즌에 투톱이나 스리톱을 쓰지않고 올 시즌 4-2-3-1의 원톱 체제를 고수할 수 있었던 것도 실바의 존재감과 밀접하죠.

그래서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 영입은 성공작입니다. 피지컬 문제를 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두각을 떨친 것, 맨시티의 붙박이 주전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한 성과입니다. 세계 축구의 대세가 '기술 축구'라는 점에서 맨시티의 실바 영입은 탁월한 선택 이었습니다. 축구는 체격이 좋은 선수들에게 유리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최근에 깨지는 추세이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테크니션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가 즐비합니다. 특히 실바가 앞으로 두각을 떨치면서 프리미어리그 경기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하면 맨시티 공격의 세기가 부쩍 높아질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