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그리스와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1차전을 앞둔 자체 연습 경기에서 예상외의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의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이영표의 위치가 오른쪽으로 변경됐습니다. 이영표의 자리에는 김동진이 모습을 보이면서, 김동진-조용형-이정수-이영표로 짜인 포백이 그리스전에 출격할 것으로 보입니다.

'좌 동진-우 영표'로 짜인 풀백 조합은 그리스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영표가 줄곧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데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오른쪽으로 출전한 경험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풀백 출전에 따른 감각 문제도 염려되지만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출신인데다 그동안 쌓아왔던 실전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오른쪽에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김동진은 그동안 허정무호의 철저한 백업 멤버로 굳혀졌습니다. 이영표라는 1인자에 가려지다보니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시간적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혈행성 장애에 시달리고 대표팀 소집 도중 의식을 잃는 불의의 시간을 보내면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가 좌절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실력에서는 이영표와 버금가거나 대등하다고 볼 수 있으며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러시아리그에서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수준급의 기량을 선보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동진은 한국의 그리스전 승리를 위한 '비밀 병기'로 나서게 됐습니다. 한국과 본선에서 상대하는 팀들은 김동진을 이영표의 철저한 백업 멤버로 예상하겠지만 실제 실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오른쪽 풀백 주전 경쟁을 벌였던 오범석과 차두리가 그리스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감수하고 '좌 동진-우 영표' 라인을 내세운 허정무 감독의 변칙 전술이 그리스전 승리를 좌우 할 키 포인트로 떠올랐습니다.

그리스는 3-4-3과 4-3-3을 골고루 소화하는 팀이지만 3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하는 시스템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한국전에서는 그동안 그리스 대표팀에서 꾸준한 공헌을 했던 사마라스-게카스-하리스테아스(니니스)로 짜인 스리톱을 구사할 것이 분명합니다. 세 명의 특징을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면 테크닉-골잡이-하드웨어의 흐름입니다. 오범석 또는 차두리가 테크니션 성향의 사마라스를 봉쇄하기에는 측면 뒷 공간이 뚫릴 수 있는 불안함이 있으며 이영표가 하리스테아스와 정면 경합을 벌이기에는 하드웨어의 취약함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리스전에서는 골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실점 경기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골 넣는 작업이 어렵더라도 수비라인이 안정되어 있으면 상대팀 박스를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비 강화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사마라스-하리스테아스 봉쇄에 대한 카드로 '좌 동진-우 영표'를 내세우는 맞춤형 전략으로 그리스전을 대비하게 됐습니다.

특히 하리스테아스는 국내 여론에서 게카스-사마라스에 비해 덜 알려진 선수지만 A매치 85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며 유로 2004 우승 주역입니다. 191cm의 장신으로서 높은 점프를 앞세운 공중볼을 잘 따내며 다부진 피지컬을 앞세워 강력한 몸싸움을 자랑하는데, 특히 후방에서 넘어오는 롱볼을 머리로 받아내는 스타일은 그리스 전술의 근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영표가 공중볼이나 피지컬 같은 터프한 스타일로 상대를 몰아 붙이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하리스테아스를 봉쇄하기가 쉽지 않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반면 김동진은 이영표와 달리 신체 조건을 활용한 대인 마크에 능합니다. 터프함을 자랑하는 러시아리그에서 다져졌던 방어력을 올 시즌 울산에서 충분히 과시하며 소속팀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물론 하리스테아스보다 7cm가 작지만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대인 마크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주눅들지 않으려는 경기 운영을 펼칠 것입니다.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발재간이 좋은 선수이고 기본적인 돌파력까지 갖춘 선수인 만큼, 김동진은 하리스테아스와 정면 경합을 벌이는데 온 힘을 모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표의 오른쪽 배치도 적절합니다. 사마라스가 192cm의 장신이지만 공중볼 보다는 테크닉을 기반으로 경기를 펼치며 왼쪽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이동해서 패스를 받아 공격을 전개하거나 골을 노리는 성향입니다. 하리스테아스가 공중볼을 받아낸다면 사마라스는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끈끈한 대인마크, 순발력을 자랑하는 이영표가 재치있게 마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이영표는 경험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에 오범석-차두리와의 경쟁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작용합니다.

만약 김동진과 이영표가 하리스테아스-사마라스 봉쇄에 성공하면 게카스가 슈팅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어렵게 됩니다. 게카스는 골잡이로서의 능력이 출중하지만 미드필더진과 윙 포워드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최전방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허정무호의 필승 카드인 좌 동진-우 영표 라인의 그리스전 활약에 따라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첫 승 여부가 결정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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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저녁 8시 ´코리안 더비´ 북한전을 앞둔 허정무 감독이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대표팀 중원의 핵인 조원희가 지난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죠. 비록 경미한 부상이지만 지난달 31일 오후 훈련 이전까지 몸을 회복하는데 주력할 만큼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조원희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북한전 승패 여부가 가려질 것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달 3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조원희는 내일까지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대안으로 2~3명(김동진, 김치우)을 준비했다. 다들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라 (조원희가 못나오더라도)잘해줄 것이다"며 조원희의 북한전 결장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대체 옵션으로 김동진과 김치우를 염두하고 있다는 것은 조원희가 못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조원희는 다행히 이날 오후 미니 게임에 참가하여 비주전팀 선수로 활약했지만 북한전을 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합니다.

조원희의 중요성은 대표팀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습 공격을 펼치는 북한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중원 장악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며 '홍영조-정대세-문인국'으로 짜인 상대 3톱으로 연결되는 상대팀의 물줄기를 중앙 미드필더쪽에서 끊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조원희는 넓은 활동량과 빠른 순발력, 악착같은 대인마크를 자랑하는 홀딩맨으로서 위험 지역에서 홍영조를 필두로 하는 북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믿을맨'이었는데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북한전 행보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비단 수비 뿐만은 아닙니다. 조원희가 홀딩 역할에 충실할 경우 기성용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을 넣거나 동료 선수들의 골을 이끌어내는 장면,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공격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대표팀은 공수 양면에 걸쳐 탄력 넘치는 전력을 뽐낼 것이며 특히 공격에서는 기성용의 공격이 힘이 실리면서 상대의 밀집 수비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만큼 팀의 '살림꾼'인 조원희의 그림자가 다른 누구보다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조원희가 북한전 선발 라인업에 제외된다면 대표팀에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민에 빠진 허정무 감독은 조원희의 대체 카드로 '멀티 플레이어' 김동진과 김치우를 대타로 물색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K리그 데뷔 시절(안양, 인천) 중앙 미드필더로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적이 있는데다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허 감독이 이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두 선수 모두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북한의 골망을 출렁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동진은 지난달 31일 오후 미니게임에서 주전팀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면서 허정무 감독을 아쉽게 했습니다. 안양(현 FC서울) 시절과 2002년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음에도 중원에서 활약한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면서 김치우가 조원희를 대신할 카드로 꼽히는 상황입니다. 지난 이라크전에서 골을 넣으며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있는데다 조원희처럼 빠른 순발력과 넓은 활동폭을 자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수비의 세밀함은 조원희가 앞서겠지만) 조원희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차선책'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김치우도 그동안 측면에서 많이 뛰었기 때문에 중원 경험이 떨어지는데다 지난달 5일 바레인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음에도 잔실수를 범하는 문제점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확실한 카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북한전은 중요성이 큰 경기이기 때문에 실수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조원희 대체 카드로 김동진과 김치우 같은 멀티 플레이어들을 고려했다는 것은 중앙 미드필더 백업 자원인 한태유와 박현범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태유는 '서울에서 증명된 것 처럼' 기성용과의 호흡이 맞지 않는데다 활동력에서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어 조원희를 대신할 적임자라 보기 어렵습니다. 박현범은 많은 분들이 체격 조건(194cm/86kg) 때문에 홀딩맨으로 보시는데, 실제로는 소속팀 수원에서 박스 투 박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입니다. 주로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성용과의 스타일 및 역할에서 겹치는 문제점이 있지요.

만약 조원희가 경기 당일인 오늘, 부상에서 말끔히 회복한다면 이러한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원희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된 상황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이라크전 이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 새로운 걱정거리 입니다. 북한의 역습 공격을 봉쇄하는데 지장이 있는데다 소속팀 위건에서의 적응이 이제 본 궤도에 올라있는 만큼 무리한 출장보다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나을지 모를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허정무 감독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조원희 출전 여부가 가려질 것이며 이는 북한전 결과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허정무호가 조원희 딜레마 속에서도 북한전에 대한 희망이 있는 이유는 ´보이는 전력´이 아닌 ´보이지 않는 저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칠레전 0-1 패배 이후 19경기 연속 무패행진(9승10무)을 거두며 1년 2개월 동안 패배를 잊으며 경기를 치렀죠. 패배와 직결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골을 넣으며 오름세 분위기를 이어갔던 저력은 어쩌면 조원희 부상 여파를 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태극전사들은 ´이빨 없으면 잇몸으로 싸운다´는 정신으로 무장하여 지난해 네 번이나 괴롭힘 당했던 북한 징크스 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상암벌을 찾은 홈팬들에게 최상의 경기력을 보답해야 하는 만큼 코리안 더비전 승리가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 전제조건이 바로 '조원희 딜레마'의 해결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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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오는 20일 오전 1시 35분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A매치 두 경기에서 7골을 넣는 대승을 거뒀지만 상대가 19년 동안 한국전 무패를 자랑하는 사우디여서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 허 감독의 의도라 할 수 있다.

특히 국가대표팀의 주전 왼쪽 풀백을 두고 김동진(26, 제니트) 김치우(25, 서울)의 주전 경쟁이 날이 갈수록 뜨거움을 더해하고 있다. 4년 전 이맘때 쯤 '이영표vs김동진'의 라이벌 대결이 팬들의 흥미를 끌었다면 사우디전을 앞둔 최근에는 '김동진vs김치우'의 라이벌 구도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 이들의 경쟁은 오른쪽 풀백(이영표-오범석), 공격수(정성훈-이근호-박주영-염기훈) 경쟁보다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을 정도.

기존에는 김치우가 최근 1년 사이에 A매치 출전이 많지 않던 이영표(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주전 왼쪽 풀백을 맡았다. 지난 6월 월드컵 3차예선에서도 부진한 이영표를 대신에 주전으로 나서는 등 국가대표팀 왼쪽 측면 뒷공간을 독차지했던 것. 그러나 김동진이 지난 5일 요르단전서 김치우를 제치고 A매치 4경기 연속 주전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면서 주전 경쟁이 뜨거워졌다. 축구팬들이 많이 찾는 축구사이트와 카페에서도 김동진과 김치우의 주전 경쟁 관련 논쟁들은 몇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을 정도.

김동진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주역이라면 김치우는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6경기 3실점을 일군 베어벡호 포백의 일원이다. 올림픽 전사와 베어벡호 수비의 핵이 허정무호에서 붙박이 주전 풀백 자리를 다투는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두 선수의 주전 경쟁이 시작된 것은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 당시 김동진은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주전을 자신했으나 베어벡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에 힘을 얻은 김치우가 첫 경기부터 왼쪽 풀백으로 투입되면서 쓸쓸히 벤치를 지켰다. 그는 베트남과의 2차전서 센터백으로 출전했으나 뜻하지 않은 무릎 부상을 입으며 남은 잔여 경기를 뛰지 못한 반면에 김치우는 아시안게임 4강 이라크전까지 주전 왼쪽 풀백으로 출장하며 베어벡호 수비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는 김치우가 김동진을 '실력으로' 제치고 주전 경쟁서 승리했다. 김동진이 아시안컵 본선 1~2차전 사우디 아라비아전과 바레인전서 부진해 벤치 멤버로 전락하자 그 틈을 노린 김치우가 이후 4경기에서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쳐 한국의 대회 3위를 공헌한 것. 특히 김치우가 주전으로 출전했던 4경기에서 한국은 무실점 수비를 펼치며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포백을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김동진의 불운은 계속됐다. 지난 1월 허정무호 1기 명단에서 제외되더니 4월과 5월에는 왼쪽 무릎과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던 것. 반면 김치우는 이영표를 제치고 주전 왼쪽 풀백 자리를 지키며 허정무호 '믿을맨'의 역할을 다해냈다.

그런 김동진이 국가대표팀의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전환점이 바로 베이징 올림픽 이었다. 지난 7월 올림픽대표팀 국내 평가전 3연전과 8월 올림픽 본선 온두라스전서 후배 선수들 보다 월등한 실력을 과시하더니 9월 5일 A매치 요르단전서 기대 이상의 몫을 다하여 국가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반면 김치우는 요르단전과 10일 북한전서 왼쪽 윙 포워드로 포지션 이동했으나 뚜렷한 활약 없이 자신의 재치 넘치는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두 선수는 최근 소속팀에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대표팀 주전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우는 지난 9일 포항전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서울의 2-1 승리를 이끈 것과 동시에 정규리그 2위와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견인하며 팀의 중심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김동진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잇따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제 아무리 해외파라도 벤치 선수를 선호하지 않는 허정무 감독의 성향을 볼 때 김치우가 사우디전에 주전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이다.

무엇보다 김동진과 김치우는 공격 성향이 짙은 풀백이다. 공격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 부지런하다. 오버래핑때의 볼 키핑과 볼 컨트롤이 좋아 자신을 방어하는 상대팀 선수에 의해 쉽게 공을 빼앗기지 않는 편. 왼발을 잘 쓰는 공통점까지 있어 자신의 천부적인 왼발 슈팅을 앞세워 상대팀의 골망을 두드리는 장점이 있다.

두 선수의 전체적인 기량을 살펴보면 우열을 가리지 힘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동진에게는 아직 김치우가 경험하지 못한 플러스 알파가 있다.

김동진은 지네딘 지단이나 미하엘 발라크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독일 월드컵과 유럽 무대, 2004년 12월 독일과의 A매치를 통해 여러 차례 상대했으며 이들에게 위축되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탄탄한 체격(184cm, 78kg)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성실한 자세로 경기에 임해 어느 누구를 만나도 절대 지지 않으려는 정신력을 발휘했다. 김치우 또한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량을 힘껏 쏟으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스타일.

김동진과 김치우는 기량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동진이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한단계 성숙 시켰다면 김치우는 K리그에서 기량을 향상 시켰고 지난해 FA컵에서 전 소속팀 전남의 우승을 이끌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 선수 중에 한 선수만을 국가대표팀 붙박이 주전 풀백으로 활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김동진과 김치우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긍정적으로 풀이하면 왼쪽 풀백이 후보 자리까지 든든할 정도로 두꺼워졌다. 물론 김동진과 김치우는 각각 센터백과 측면 공격수로 전환할 수 있지만 왼쪽 측면 뒷공간에서 처럼 모든 역량을 쏟아붓지 못해 이들은 주전 왼쪽 풀백 한 자리를 두고 피말리는 접전을 펼쳐야만 한다.

대표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두 선수의 경쟁은 팀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하기에 바람직한 현상. 선수 본인들은 애가 타고 피가 마를지라도 팬들 입장에서는 좋은 구경거리다. 올해 3년째 진행중인 이들의 경쟁이 사우디전에서는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여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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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본선이 친선경기도 아니고...와일드카드 효과도 없어´

이해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다. 지난달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적인 조직력으로 모두 승리를 따냈던 한국 대표팀이 지난 7일 카메룬전서 1-1로 비긴데 이어 이번 이탈리아전서 0-3의 완패를 당하며 현재까지 승점 1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2위 카메룬(1승1무)과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벌어지면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은 커녕 8강 토너먼트 진출 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나타난 박성화호의 문제점은 여럿 있다. 특히 1명의 선수 이상 몫을 기대했던 박성화호의 와일드카드가 2경기 연속 부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성화 감독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동진(26, 제니트) 김정우(26, 성남)으로 구성된 와일드카드의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렸던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동진의 든든함은 이번 올림픽에서 보기 어려웠으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김두현을 제치고 당당히 와일드카드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우의 부진도 아쉬웠던 대목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다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두 번의 올림픽 본선 경기에서 공수 양면에 걸쳐 인상깊은 활약을 심어주지 못한 것.

특히 이탈리아전은 두 선수의 부진이 두드러졌던 경기. 김정우의 경우 전반 45분 동안 어느 장면 하나도 인상적인 활약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는 전반전 상대팀에 2골을 허용한 위치에서 토마소 로키와 주세페 로시의 움직임을 놓치고 연이어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실점 당시 자신의 주변에 있던 동료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상대팀 선수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를 펼치며 1차적인 실점의 책임을 지고 말았다.

김정우는 전반 24분 공격 전개 상황에서 공을 놓쳐 상대팀에 공격권을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루패스와 전진패스를 앞세워 정확한 공격을 연결하는 자신의 주특기가 이탈리아 수비진 앞에 맥을 못추더니 ´오장은-기성용´ 같은 후배 미드필더와의 호흡까지 맞지 않는 등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더니 전반전 종료 후 교체됐다.

김동진이 지키는 왼쪽 측면 뒷공간은 지난 카메룬전에 이어 이탈리아전에서도 번번이 뚫리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동진은 이탈리아의 오른쪽 윙 포워드 로시의 연이은 대각선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허점을 나타냈다. 특히 전반 43분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공을 잡았던 로시의 공격 전개 상황 속에서 공의 방향을 중앙으로 착각해 문전에서 머뭇거리다 뒤늦게 로시의 움직임을 놓쳐 공격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당초 두 선수의 와일드카드 선발 배경은 수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에서 비롯됐다. 출중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최철순(또는 김창수)과 김두현을 빼고 김동진과 김정우의 수비력을 믿고 주전 선수 겸 와일드카드로 활용했지만 오히려 수비력에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올림픽 이전까지 와일드카드 선발이 잘 이뤄졌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엎는 결과.

와일드카드의 부진은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리더의 부재로 이어졌다. 올림픽 대표팀의 젊은 주역들은 팀의 ´맏형´인 김동진과 김정우의 부진으로 우왕좌왕하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러한 여파는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경기의 흐름을 한국쪽으로 가져간 뒤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선수의 부재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올림픽 와일드카드 선발에서 번번이 실패를 경험했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그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8강 진출 실패 위기에 몰렸다. 오는 13일 온두라스전을 앞둔 상황에서 김동진과 김정우의 분발이 요구되지만 올림픽 실전 무대에서 부진에 빠진 두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최상의 경기력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지는 축구팬들에게 의문 부호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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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4년전 세대보다 더 강하다. 4년 전에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선배들과 나이 차가 많아 힘들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여러 면에서 팀원들의 조화와 단결이 돋보이고 있다"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금빛날개' 김동진(26, 제니트)은 지난달 31일 호주전이 끝난 뒤 박성화호의 전력이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8강 진출을 거둔 올림픽 대표팀보다 전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와 기존 팀원과의 불협화음 없이 서로 똘똘 뭉쳐 조직력이 강해졌다는 것이 박성화호의 베이징 올림픽 전망이 밝은 이유로 설명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세 차례 친선전에서 다양한 전술과 선수들의 기량을 모두 시험하며 모의고사를 마쳤다. 세 번의 승리와 함께 오는 7일 중국 친황다오에서 열릴 카메룬과의 D조 본선 첫 경기 부터 선보일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지난달 16일 과테말라전부터 호주전 까지 박성화호의 얼개와 전망을 살펴 본다.

김동진과 이근호, 박성화호 공격력 '업그레이드' 시켜

세 차례 평가전에서 나타난 박성화호의 공격력은 지난해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아시아 최종예선때 보다 향상됐다는 분석. 수비진에서 공격진으로 향하는 패스 연결이 간결해지고 빨라짐에 따라 박진감 넘치는 공격력을 펼친 것. 2선에서 공격수에게 향하는 크로스와 패스 연결이 이전보다 정확해진데다 유기적인 2: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진의 혼을 쏙 빼놓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김동진과 이근호(대구)다. 와일드카드 김동진은 왼쪽 측면 뒷 공간에서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앞세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든 숨은 주인공이다. 지난 28일 코트디부아르전서 이근호의 결승골을 위협적인 왼발 크로스로 어시스트했고 호주와의 경기 종료 직전에는 미드필더와의 2:1패스로 호주 오른쪽 공간을 무너뜨려 전력질주하는 날카로운 실력을 선보였다.

이근호는 투톱 공격수로서의 진가를 선보이며 박성화호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과테말라전과 코트디부아르전 결승골을 비롯 올림픽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4경기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해결사의 진 면목을 선보인 것.

그의 경기 내용은 골 못지 않게 영양가가 풍부했다. 경기 내내 빠른 문전 쇄도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주도하며 상대팀 수비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여기에 팀 조직력의 짜임새가 더해져 김정우(성남) 기성용과 이청용(이상 서울) 같은 2선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효율적이고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아 팀 공격력을 한 박자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김동진과 이근호는 지금까지 대표팀과 클럽팀에서 거의 매 경기마다 기복없는 활약을 펼쳐 축구팬들의 든든함을 더하게 했다. 특히 세 차례 평가전에서의 전체적인 활약은 여전히 발전중 임을 증명하며 그 기세를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부활의 빛' 떠오르는 박주영

지난해 8월 박성화호 출범 이후 아직 골을 넣지 못했지만 박주영(서울)의 부활 예감은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환희를 기대케 하고 있다. 오랫동안 골 가뭄으로 일부 축구팬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박주영으로 향하는 공격 루트와 그 전술은 상대팀 수비진을 쉽게 허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으며 그의 활발한 움직임과 빠른 질주는 3년 전의 진 면목을 다시 보는 듯 했다.

무엇보다 박주영을 거쳐 공격이 진행되는 박성화호의 공격 패턴이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 때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박주영과 원톱의 호흡 불일치, 2선에서 박주영으로 향하는 공격 연결의 짜임새 부족, 박주영의 무뎌진 움직임 등이 지난해 박성화호 공격의 문제점이었다면 이번 세 차례 평가전에서는 기존의 불안 요소를 장점으로 격상시키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박성화호 공격력이 살아난 원동력이 바로 박주영 중심의 전술적 움직임이 변하면서 부터다. 박주영은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공을 잡아 동료 선수들이 전방 공격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활발히 제공했다. 호주전에서 전반 9분 신영록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전달한 것을 비롯 11분 뒤에는 이청용과 협력적인 2:1 패스를 시도하며 그의 슈팅 공간을 영리하게 만들어준 것. 상황에 따라 백지훈-김정우-이청용 같은 미드필더들의 최전방 이동이 많아진 것 역시 박주영의 이타적인 활약에서 비롯된다.

올림픽대표팀의 모든 패스의 중심은 박주영의 발에서 시작됐다. 미드필더진은 박주영쪽을 향해 활발한 패스를 연결하며 지능적인 경기 운영을 도왔고 그런 박주영은 슈팅보다는 패스를 앞세워 뒷 공간에서 문전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격 기회를 연결했다. 거의 모든 공격 전개 장면이 대체적으로 효율적이었다는 평가. '골'을 떠나서 박주영의 경기 내용 만큼은 부활의 기지개를 켠게 분명하다.

올림픽에 나설 박성화호, '효율성과 조직력의 조화'로 승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이 8강 진출에 그쳤던 원인은 효율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의 부재 때문이었다. 이천수(수원)의 빠른 발과 조재진(전북)의 포스트플레이에 의존하며 공격을 풀어갔기 때문. 와일드카드 정경호(전북)의 부진은 김호곤호 공격력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으며 수비수로 출전한 주장 유상철(은퇴)과 동료 수비수의 호흡 불일치는 상대팀에 번번이 실점하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남기고 쓸쓸히 아테네를 떠나야만 했다.

그들을 넘어서겠다는 박성화호는 '효율성'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박주영 중심의 공격력을 앞세워 올림픽 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팀 공격의 중심인 박주영이 경기 내용면에서 슬럼프에 완벽히 탈출한 모습을 보이자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이 덩달아 살아나 한결 부드럽고 정확한 공격 연결을 활발히 펼칠 수 있게 됐다. '박주영 파트너' 이근호와 '든든한 와일드카드' 김동진의 빠른 공격력은 박주영의 공격 부담을 덜 수 있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공격 도구다.

앞서 김동진이 언급한 것 처럼 와일드카드와 기존 팀원들의 조화는 눈에 띄게 팀 전력의 장점으로 진화했다. 김동진으로 향하는 패스와 그가 이어주는 공격 연결이 정확하게 이뤄지면서 기존 약점으로 지적된 측면 뒷 공간의 공격력을 해소 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김정우는 영리한 위치선정으로 파트너 기성용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계속 나아진 호흡을 보여줬다.

지난해 아시안컵 6경기 3실점의 주인공 '김진규-강민수'의 센터백 조합은 여전히 군계일학이었다. 그간 대표팀과 프로팀에서(지난해 상반기 전남시절) 서로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순간 상황 판단이 뛰어나 상대팀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수비력에 여전히 손색이 없는 것. 반면 호주전에서 번번이 수비 뒷공간을 허용했던 '김진규-김근환' 조합은 불안정 하다는 평가.

이들과 호흡을 맞출 좌우 풀백 김동진과 신광훈(전북)은 공수 양면에 걸쳐 날카로운 기동력을 뽐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격시의 오버래핑과 수비시의 적극 가담이 장점인 두 선수의 활약은 올림픽 대표팀의 측면 뒷 공간에 탄력적인 힘을 싣게 한다.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해진 정성룡(성남)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록 안정감을 더하는 활약상을 펼쳤다.

이렇게 박성화호의 베이징 올림픽 전망이 밝은 이유는 최근 세 차례 평가전에서 두드러지게 향상된 '효율성과 조직력'이 4년 전 아테네 세대보다 월등하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최근의 페이스를 중국 대륙에서 그대로 이어가면 '한국과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보여 이들의 영광같은 기적을 기대해봐도 좋을듯 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